위로가기 버튼
문화

“코로나 시대, 무기력해진 삶에 생기를”

김기임 (주)생각연구소 대표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돈, 명예, 건강 등의 많은 요소가 있겠으나, 이들이 소위 나의 의지대로 얻어내기 어려운 것들이라면 내 주변의 인간관계에서 얻어지는 소소한 행복은 관계 안에서 얼마나 잘 소통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우리는 소소한 행복 찾기에 집중해야 하고, 소소한 행복은 소통에서 비롯되며, 소통의 기본은 존중입니다”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지금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자 애쓰고 있는 (주)생각연구소 김기임 대표는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김 대표는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 및 철학 기반의 인문학 콘텐츠를 기획하고, 다양한 인문활동을 매개로 우리 사회 소통을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올해에도 ‘들릴락(樂)말락(樂)’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을 주제로 한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기임 대표를 지난 4일 만났다.-(주)생각연구소에 대해서 소개하자면.△(주)생각연구소는 심리기반의 ‘소통을 위한 철학’을 모토로 다양한 인문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여 ‘다 같이 행복한 삶’을 꿈꾸는 경북 영천 소재 사회적기업이다. ‘듣는 기쁨 말하는 즐거움으로 소통하다’는 슬로건으로, 인문학과 철학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삶에 지친 이들이 스스로 철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여러 분야에서 인문학 교육 외에도 이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소통프로그램 개발을 연구하고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하며 어떤 도움이 되나.△우리 사회에는 세대 간, 남녀 간, 계층 간 등 생각보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다양한 관계에서의 소통을 위해 인식 전환형 맞춤소통 프로그램을 문화·예술을 매개로 운영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경북문화재단 오감백감사업 ‘세상과 시시(詩詩)하게 소통하다’는 장애인들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장애인이 이해하고자 노력 했던 프로그램이다. 대구문화재단 인생나눔교실 사업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은 신중년세대를 위한 동아리 활동 지원 사업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지식과 재능 및 지혜를 지역에 나누는 인문활동 프로그램이다.-대표적인 사업 하나를 소개한다면.△영천시 평생학습도시 사업 ‘들릭락말락 가족소통캠프’는 지역자원인 마현산(꽃동산)을 무대로 가족소통원정대를 결성하여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마을 가까이 있는 산책로를 따라 스팟 별 미션을 가족이 함께 수행하면서 가족 구성원이 서로에 대해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들었지만 코로나19 덕분이랄까 모처럼 야외에서 이루어진 가족프로그램에 전에 없던 많은 인사를 들었다.-코로나로 인해 힘들어진 인문학 교육 사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코로나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는 삶 곳곳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무기력해진 우리 삶에 생기를 찾아줄 인문활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는 말도 있듯이 위로, 공감, 소통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이를 위한 사회적인 관계망들이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나 바람이 있다면.△우리 사회는 정서적인 불안정이 초래하는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연일 뉴스를 통해 접하고 있다. 심리적 안정과 건강한 정서를 갖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고 싶다. 인생의 경험을 가진 신중년 세대들과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 세대의 사회적인 관계망을 형성하고,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작은도서관을 만들어 전통사회에서 이웃이 담당했던 정서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듣는 즐거움 말하는 기쁨으로 소통할 수 있는 매개로서의 책이 꽂혀있는, 끊임없는 대화로 시끌벅적한 도서관이 2022년 영천시에 문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경상북도의 인문학 교육 관련 정책이나 사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면.△대화를 기초로 하는 심리기반의 인문활동들은 지금까지의 사업들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인문활동의 결과물들은 대체로 참여자들의 만족도에 있다고 보이는 데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에 대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들에 대한 시도와 이를 인정해 주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미래 사회는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이며 이를 대비해야 할 우리의 준비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미래 시대 AI로 인해 사라질 직업들에 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미래에 많은 일자리를 로봇에게 내어주고 할 일이 없어지게 될 미래를 불안해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일들, 없어질 일자리를 대체할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인문학과 철학을 기초로 하는 많은 인문활동과 문화예술과 연계된 새로운 일자리가 새롭게 태어나게 될 직업들이 아닐까? 인문기반의 좋은 직업들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5

청년창업 브랜드 미리 만난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2일까지 포항시 북구 중앙동에서 예비 청년창업가 6명의 브랜드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EDITION SIX’를 운영한다.이번 팝업스토어는 법정 문화도시 특성화 사업의 일원인 ‘순환형 문화공영개발 청년문화창업특구 조성’을 통해 진행되며 공공이 개입해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고 극복하는 새로운 상생 순환형 청년문화창업을 지원해 청년들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로 성공적인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지난 9월부터 예비 청년창업가들이 모여 지역상권 분석, 세무회계 교육, 현장실습 등 교육을 받았고 전문 창업컨설팅 등을 통해 탄탄하게 창업을 준비해오고 있다.그동안의 교육과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본인의 브랜드를 미리 선보이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브랜드 스토리 전시 및 상품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팝업스토어는 중앙동 초원통닭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일 오전 11시∼오후 7시, 주말(금·토·일요일) 오전 11시∼오후 9시까지 방문 가능하다. 참여 방법은 청년 브랜드 6명의 SNS나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SNS에 게재돼 있는 링크를 통해 사전 신청 후 예약일에 맞춰 방문하면 된다. 문의 (054)289-7905./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5

선암사 템플스테이 교장 등명 스님과의 차담

천년고찰 선암사는 사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로 꼽힌다. 조계산 동쪽에 자리 잡은 사찰은 꽃과 나무, 물, 바람 등 꾸미지 않은 자연미가 그윽한 곳이다. 오랫동안 수많은 문인, 화가, 사진가, 서예가 등의 작품에 오르내릴 만큼 한국적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이런 아름답고 오래된 선암사의 모습을 선암사에서 출가하고 수행한 등명 스님(현 템플스테이 교장)이 처음으로 글로 풀어내 화제가 되고 있다.‘스님, 고민이 있어요’(마음의숲)라는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 책은 선암사를 찾은 많은 사람과의 차담(茶啖)과 템플스테이를 통해서 주고받은 삶의 진정성을 친밀한 등명 스님의 어투로 담아 독자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풀어준다. 특히 선암사 자연 풍경과 구석구석의 고풍스러운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읽는 이들에게 선암사의 사계를 펼쳐 보여준다.등명 스님은 불필요한 마음이 차오를 때면 현재의 내가 곧게 서 있는가를 우선으로 살피라고 말한다. 분별심을 갖지 않고 부차적인 욕심과 집착을 덜어내며 나 자신을 고요하게 만드는 연습(수행)을 하다 보면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속 고민이 해결된다고 한다.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무의미하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처럼, 쉼과 성찰 속에서 자신의 방향이 정해지며 결국 자기 자신과 한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2

인간과 자연의 경이로운 만남 , 41편의 글로 풀어내

에세이 ‘저녁의 비행’(판미동)은 인간과 자연의 경이롭고 우연한 만남을 다루고 있다. 저자 헬렌 맥도널드(51)는 이 책에서 어릴 적 고향에 대한 향수부터 숲에서 야생동물을 지켜보는 기쁨, 어느 이민자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감성이 담긴 글을 펴냈다. 그는 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새뮤얼 존슨상과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코스타상을 석권한 작가이며 이번 신작은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스’ 등 전 세계 유력 언론으로부터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됐다.케임브리지대 지저스 칼리지 연구교수 등을 역임한 저자는 상자 안에 산호, 화석, 바위, 깃털 등을 수집하는 16세기 수집 열풍 ‘분더카머(Wunderkammer)’처럼 이 책이 문학판 호기심 상자라고 말한다. 책에는 송골매, 칼새, 찌르레기, 토끼, 소, 돼지, 백조, 편두통, 브렉시트, 발전소 굴뚝 등 전혀 무관한 듯 보이는 주제들이 한데 모여 서로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처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관찰과 매혹, 시간과 기억, 사랑과 상실에 대한 41편의 에세이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존재를 바라보는 새롭고 다채로운 시각을 일깨워 준다.저자는 자연 세계와 그 속에 사는 생명체들을 고요한 마음으로 관찰한다. 새들의 둥지와 알을 관찰하며 집이라는 개념을 반추해 보고, 개발업자들에게 팔려 버린 초원을 찾아가 그럼에도 땅속 층층이 훗날을 기다리는 씨앗들이 살아 있다는 희망을 떠올리는 등 자연과의 만남에서 뜻밖의 위안과 감동을 찾아낸다. 자연뿐만 아니라 도시의 일상에서도 우리 주변의 다양한 존재들과의 관계와 그 역사를 돌아본다. 문명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철새 이동을 관찰하며 650피트 높이의 하늘에서는 도시와 시골 사이의 구분이 없어진다거나 템스강 백조를 조사하는 연례 행사에 참여해 국가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헝가리에서 자유롭게 날아가는 수만 마리의 두루미를 지켜보며 국경이라는 경계에 좌절하는 난민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저자는 그것이 자신의 글에 흐르는 주제인 사랑이라며, 특히 “우리를 둘러싼 모든 빛나는 존재에 대한 사랑”이라고 정의한다.저자는 “서로 간의 차이를 알아차리고 인정하면서 서로 보살피고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지금 당신의 눈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시도하는 것들이 오늘날 역사적 순간 속에서 나에게 가장 심대하게 다가오는 문제들”이라고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2

천재 철학자, 새로운 인본주의를 말하다

오늘날 인간의 생각하기 능력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인터넷 세상 속에서 실재와 가짜를 구별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스마트폰, 스마트와치, 태블릿 등 휴대용 기기들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생각이란 무엇이며, 인간의 생각은 무엇이 특별한 걸까? 철학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이 질문은 오늘날 여전히 유효하다.‘생각이란 무엇인가’(열린책들)는 독일 본 대학의 최연소 교수로 이름을 떨친 ‘천재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41)의 최신작이다.2005년 25세라는 젊은 나이로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4년 뒤 독일 본 대학 최연소 석좌교수로 부임한 가브리엘은 자신의 독자적 철학 이론인 ‘신실재론’을 바탕으로 생각의 의미를 탐구함으로써 인간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는 야심 찬 시도를 보인다.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인본주의를 주창해온 그의 이론은 탈진실과 포퓰리즘 등에 응답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철학으로 읽힌다.참신한 관점과 날카로운 통찰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가브리엘은, 이 책에서 인간의 생각이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에 비견되는 생물학적 감각임을 논증한다. 그에 따르면 색깔은 시각으로, 소리는 청각으로 접근하듯 생각은 ‘실재에 접근할 수 있는 감각’, 곧 세계와 나를 연결하는 감각이다. 우리의 생각 감각은 진화의 산물이며 우리의 개념은 역사와 문화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기 때문에 인간의 생각은 기술로 대체될 수 없다.가브리엘은 “인간은 동물이 아니기를 의지(意志)하는 동물”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기술에 대한 환상을 깨부수고 우리의 삶과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는 우리의 생각 감각을 일깨워 준다.이 책은 저자의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2013), ‘나는 뇌가 아니다’(2015)를 잇는 3부작의 완결편이다. 전작들에서 각각 우리 시대에 만연한 자연과학적 세계관과 신경중심주의에 맞서 반론을 제기한 가브리엘은 이 책에서 인간의 생각에 관한 이론을 마무리 지으며 오늘날에 필요한 새로운 인본주의를 제시한다.우리는 줄곧 생각하는 능력은 인간의 특권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인간의 지능적인 문제 해결 방식이 기계에 의해 더 잘 수행하는 상황이 빚어지면서 인간의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정신마저 기계에 넘겨주고 마는 것은 아닐까?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이 책은 우리 시대에 만연한 커다란 두 가지 사유 오류에 맞선다. 하나는 우리가 실재를 이러저러하게 위조하므로 있는 그대로의 실재(실재 그 자체)를 결코 파악할 수 없다고 여기는 구성주의적 견해, 다른 하나는 인간의 생각 능력을 모방할 수 있는 정보 처리 과정이라고 간주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바탕에 깔린 견해다.이 책에서 가브리엘은 구성주의자와 인공지능 지지자들의 주장은 물론, 논리학, 언어철학, 신경과학에서 제기할 수 있는 철학적 가설을 꼼꼼하게 검토하며 거기에 어떤 오류가 있는지 낱낱이 밝혀낸다.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철학적 기반을 공고히 다져 기술과학에 대한 환상을 쫓아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2

건설현장 조각으로 현 시대의 탐욕 풍자

포항의 청년 설치미술가 안효찬(32·사진)이 세계 최대 아트 경연대회 ‘아트프라이즈’의 한국판인 ‘2021 아트프라이즈 강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서울 강남구와 아트프라이즈 강남 조직위원회·강남문화재단이 주최하고 한국암웨이 미래재단과 신한은행이 후원해 지난 2019년부터 열리고 있는 ‘아트프라이즈 강남’은 서울 강남구가 가구거리 활성화와 시민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미국 미시건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매년 열리는 ‘아트프라이즈’ 행사를 강남구의 실정에 맞도록 변형해 2019년 도입했다.올해 3회째를 맞이한 ‘2021 아트프라이즈 강남’ 행사는 ‘지구를 살리는 착한 예술’을 주제로 회화, 입체, 사진 등 공모 선정작 98점이 논현동 가구거리 13개 가구 매장과 아트 주제관에서 전시됐다. 1차 공모접수에는 전국에서 906점의 작품이 신청됐고 그 중 98점의 작품이 선정돼 전시 기간동안 전문심사위원회를 통해 최우수상(상금 1천만원) 1명, 우수상(500만원) 4명, 인기상(상품) 2명을 선발했다.안효찬 작가의 최우수상 수상작 ‘우리 안에 우리_생산적미완 #2’는 시멘트와 철근 등을 소재로 건설현장이라는 조각의 형태를 빌어 끊임없이 탐욕하고 살아가는 현 시대를 향한 풍자적 시선을 담아냈다. 안 작가는 “이번 2021년 아트프라이즈 강남의 ‘지구를 살리는 착한 예술’이라는 주제가 내가 관심 가지고 있는 작업 주제와 맞는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는데 운 좋게 최우수작까지 수상하게 되었다.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만들어 대중들과 예술로 소통해 나아가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안효찬 작가는 포항 출신으로 포항예술고, 경북대 경북대 미술학과(조소 전공)와 동 대학원을 수료한 뒤 2015년부터 대구와 가평, 중국 등지에서 입주형 예술촌인 레지던스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동안 인간의 탐욕과 사회 모순을 풍자적 시선으로 담아내는 설치 작업 ‘우리 안에 우리’ 시리즈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1

‘포항의 눈’으로 본 해양문화

포항의 해양문화를 정리한 책이 발간됐다.포항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어로(漁撈)와 그와 관련된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지만 이러한 문화의 구조와 의미망을 ‘지역의 눈’으로 포착한 작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해 기획한 ‘포항의 해양문화’(연오랑 간)는 포항 고유의 해양문화 중에서 가장 특징적이라 할 만한 네 가지 주제인 바다음식, 굿, 해녀, 고래를 선정해 그 의미와 성격을 ‘지역의 눈’으로 살펴보았다.강제윤 국립 한국섬진흥원 이사는 물회, 과메기, 개복치, 돔배기 등 풍성한 포항 바다음식의 유래와 배경, 가치를 유려한 문장으로 풀어냄으로써 음식 이야기가 한 지역의 역사를 흥미롭게 보여줄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냈다. 포항은 동해안굿의 근간을 만든 김석출 만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염원희 경희대 HK연구교수는 김석출 만신을 구심으로 하는 포항 무속의 위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함으로써 포항이 한국 무속의 특별한 공간임을 밝혀내고 지역 차원에서 그 가치를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에는 1천여 명의 해녀가 활동하고 있으며 그 인원이 제주도, 울산시 다음으로 많다. 김수희 박사는 제주 해녀와는 다른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형성된 포항 해녀의 독특한 문화적 가치를 분석하며 해녀 문화의 전승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포항은 고래와도 인연이 깊다. 지난 2005년에 1천300만 년 전 돌고래 화석이 국내 최초로 발견된 곳이 포항이다. 김도형 ‘THE OCEAN’ 편집위원은 일제강점기 때 역사의 수면 위로 올라온 영일만 밍크고래에 주목하며 현재 생존해 있는 포경선 선원과 중매인의 인터뷰를 통해 포항 고래의 역사를 생생하게 전했다.네 개의 주제 외에 이기복 해양문화연구원 연구위원의 ‘1935년 포항에서 열린 경상북도 수산진흥공진회와 경북 수산업의 동향’은 이 책의 무게를 더한다. 이 공진회는 박람회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었지만 연구사에서는 간과됐다. ‘수산’이라는 산업적 주제, ‘포항’이라는 지역적 제한성 때문이다. 이 논문은 공진회가 “당대의 지역 수산 권력·자본·식민통치력 등이 교직된 그들만의 ‘바다 잔치’였다”는 것을 밝혀내고 “1935년 식민지 조선의 바다에서 이루어진 역사를 재구성하였다”는 점에서 포항의 역사 연구자료로 큰 의미가 있다.최재선 한국해양수산연구원(KMI) 명예연구위원은 “지역 고유의 해양문화를 지역의 시각으로 심층 분석한 이 책은 지역 해양문화 연구와 대중화 작업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30

신화 속 여신들의 수다…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포항 찾아

2016년 첫 공연부터 ‘페미니즘 입문극’ 수식어가 붙으며 전석 매진에 연장 공연까지 이어졌던 화제의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가 포항을 찾는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4일 오후 2시와 오후 6시 두 차례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공연을 갖는다.‘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는 2016년 ‘산울림고전극장’ 참여작으로 처음 선을 선보여 앙코르 공연과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연장공연까지 이어졌던,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연극이다. 뿐만 아니라 2017 제4회 서울연극인대상 ‘극작상’ 수상 및 CJ문화재단에서 주최한 2017 스테이지업 공간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겸비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극의 내용은 현대 여성들의 속마음을 그리스 신화의 여신들의 모습에 빗대어 거침없이 보여주는 내숭 없는 여자들의 화끈한 이야기, 각기 다른 입장 속에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로써 그리스 신화 속 여신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의 사랑, 질투, 욕망, 분노, 저주, 다툼 등 삶의 원초적인 전형을 현재 우리의 삶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실력파 젊은 연극인들로 구성된 창작집단 LAS의 톡톡 튀는 해석과 캐릭터 표현, 무대 디자인 및 그리스 신들의 능력을 표현하는 방식 등이 한순간도 관객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제우스의 명으로 올림포스 12신이 소집된 날. 조금 일찍 도착한 세 여신이 무대에 등장한다. 헤라는 바람피우는 남편 때문에 질투의 화신으로 전락했고, 아프로디테는 매일 밤 남자를 바꿔가며 색을 탐하고, 아르테미스는 처녀성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다. 가벼운 참견으로 시작된 세 여신의 수다는 점차 적나라한 고백으로 변해가며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린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올 한해 세대별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레퍼토리의 공연을 선보이고자 노력했으며 그중 여성들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연극을 마련했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람을 부탁했다. /윤희정기자

2021-11-30

‘한국화 거장’ 박대성 화백의 독창적 작품 세계

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은 현대 한국화를 대표하는 수묵화가 박대성 화백(76)이 올해 새롭게 그려낸 신작들을 통해 독창적인 화풍의 한국화를 느껴볼 수 있는 한국화 특별기획전 ‘원융무애(圓融无涯)’전을 내년 5월 29일까지 연다.이번 전시는 박대성 화백의 신작을 포함해 49점을 전시하며 한국화의 다양성과 폭넓은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한국화의 세계화 등에 대한 비전을 화두로 던진다.제1전시실에는 세로 길이 3.5m에 달하는 ‘금강폭포1’과 ‘금강폭포2’ 작품이 나란히 걸려 박대성 화백의 한국화가 추구하는 특유의 부감법(俯瞰法)으로 마치 폭포아래서 위를 올려다보는 것 같은 감동을 전한다.또 소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세밀하게 표현한 신작 ‘소’와 ‘청우’가 거장의 붓 끝에 담긴 절제된 힘을 전하고 있다.2전시실은 박대성 화백이 서화를 대하는 자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20m족자에 빼곡하게 써진 지서 김생 임서작품과 함께 박대성 화백이 직접 작품에 대한 생각을 전하는 영상을 상영해 깊이 있는 관람을 가능하게 한다.3전시실에는 밝은 색감이 있는 작품들과 작은 크기의 그림들을 골고루 배치해 ‘내가 풍경이 되는 창’과 함께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4전시실은 그림 사이사이 에어매쉬 소재로 된 가벽을 설치해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 작품 감상의 몰입도를 극대화하고 있다.가벽 넘어 투영되는 은은한 조명과 작품이 더해져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분위기는 관람객의 시선이 오랜 시간 작품에 머물 수 있도록 발길을 사로잡는다.하이라이트 전시관인 마지막 5전시실에는 박대성 화백이 올해 새롭게 그려내 선보인 가로 11.5m 길이의 신작 ‘몽유 신라도원도’를 중심으로 좌우 벽을 따라 늘어선 조명과 가운데 앉아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해 대작 한국화가 주는 차분하고도 웅장한 분위기를 한껏 자랑한다. /윤희정기자

2021-11-30

“지역문화는 국가 문화정책의 핵심”

“포항예술진흥원을 통해 시민들에게 포항 문화예술의 새로운 길을 열어 문화 부흥의 가능성을 열어 보이고자 합니다.”정광수 포항예술진흥원장이 밝힌 진흥원 개원 취지다. 포항예술진흥원은 지역민에게 미술, 사진 작품 관람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 주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는 보다 쉽게 발표의 장을 열도록 해주고, 지역민은 지친 마음을 위로받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지난 2019년 개원했다.예술진흥원을 출범시켜 이끌어가는 정광수 원장을 지난 28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포항예술진흥원을 개원하게 된 계기는.△작은 기업을 23년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사진작가협회 포항지부 회원으로 6년 동안 사진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작품 전시 및 예술 활동을 통해 예술인들의 어려운 점들을 같이 느끼게 되었고 체계적인 지원(예술의 디지털화, 아카데미)과 기회 부여 등 많은 예술인이 참여하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포항예술진흥원을 개원하였다.-올 3월 디지털 갤러리를 개관해 미술과 사진 전시회를 진행해 시민의 호응이 높았다.△4관의 디지털 갤러리는 포항예총과 위·수탁 계약을 맺어 미술은 포항미술협회에서 사진은 한국사진작가협회 포항지부의 작가를 추천받아 매달 작가들 4명의 작품을 전시해 왔으며 현재까지 36명 작가의 작품 1천여 점을 전시하였다. 시·공간을 허무는 전시공간인 디지털갤러리 누적 방문 수는 현재까지 1만2천여 명을 기록하면서 좋은 반응을 보여 주고 있다.-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는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오프라인 전시회도 열었는데 시민의 반응은 어땠나.△비대면으로 봤던 작품들을 직접 보게 되니 물질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작가들 각자의 QR코드를 찍어 더 많은 작품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신기해했으며, 미술과 사진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이었다. 또한 대형 모니터를 통한 사이버 전시공간도 함께 보면서 오프라인 전시가 끝나도 온라인상에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가상과 현실을 잇다’ 전을 시민들도 같이 이해하고 소통으로 이어지는 전시라고 생각이 든다는 평이었다.-디지털 갤러리를 추구했는데 실물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는 전시회를 기획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디지털 사이버 갤러리 전시는 시·공간의 경계가 없는 반면 리얼리티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리얼리티의 한계를 다소나마 극복하기 위해 포항문화재단의 2021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의 지원금을 받아 전시하게 되었다.-문화기획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지역문화가 나아갈 방향 그리고 지역 문화정책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지역문화는 국가문화정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정책의 최상위로 문화정책을 내세워야만 지역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 지역 문화정책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어 지역의 모든 주체가 삶의 문화를 표현하도록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포항지역 문화 낙후성을 이야기할 때 대안으로 가장 으뜸으로 거론되는 것은 문화인프라를 늘리는 것과 문화인력 확충, 지역의 특화 개발, 문화재정 확충 등이다. 문화도시가 시각예술, 공연예술, 전통예술을 내용으로 하는 문화예술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문화관광, 문화산업, 문화생산, 역사문화, 문화창작 등을 그 분야로 하고 있는 만큼 발상의 전환을 통해 문화적 도시로 육성하는 실질적인 방향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포항시가 가장 서두를 것은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확보하는 일이다. 포항의 바다와 산, 영일민속박물관과 한말 의병활동, 일월문화제 문화, 장기읍성과 유교문화 등은 모두 문화콘텐츠로의 전환이 가능한 자연, 인문조건들이다. 이들 자산을 중심으로 문화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집중 심도 있게 검토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바람직한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제공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먼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디지털 갤러리에 대한 더 많은 홍보와 참여폭을 확대하여 공연예술 분야 예술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연구해 보려고 한다. 또 작가들의 생생한 작업 활동을 담아 시민들과 공유함으로 예술작품의 이해도를 높여가고자 한다. 도서관 20여 곳에 배포할 도록에는 작품사진뿐만 아니라 작품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작가노트를 수록하였고 QR코드도 인쇄되어 시민들이 QR코드를 스캔하면 작가들의 작품들을 언제나 쉽게 볼 수 있어 시민들의 문화향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첫째, 지난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포항중앙고등학교 축제 기간을 맞아 처음으로 ‘찾아가는 전시’를 개최하였는데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내년에는 좀 더 세심히 기획하여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도록 했으면 한다. 둘째, 작가들의 작품을 NFT(디지털저작권)화 하여 판매까지 가능한 판로를 지원하고자 한다. 셋째, 올해 1~2기(각각 3개월) 수업이 끝난 포토샵 아카데미가 내년 2022년 1월 3기 모집을 시작한다. 포항예술진흥원에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윤희정기자

2021-11-29

국립정동극장 뮤지컬 ‘용화향도’ 성료

(재)국립정동극장 경주브랜드공연인 창작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모두의 검, 하나의 나라’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북도, 경주시의 후원을 받아 국립정동극장이 제작한 ‘용화향도(龍華香徒):모두의 검, 하나의 나라’가 지난 27일 약 9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용화향도(龍華香徒)’는 지난 3월 30일 국립정동극장 경주브랜드공연 창작뮤지컬 두 번째 시즌으로 경주엑스포대공원 문무홀에서 화려한 개막 이후 총 162회차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지난 시즌 관객들에게 첫 번째 창작뮤지컬 ‘월명(月明)’으로 큰 감동을 선사한 바 있으며, 두 번째 창작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를 통해 더욱더 깊어진 작품과 묵직한 메시지로 끊임없는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용화향도(龍華香徒)’는 신라의 역사적 인물 김유신이 어린 시절 결성했던 화랑 집단 ‘용화향도’와 청년 김유신이 처음으로 승리했던 낭비성 전투를 중심으로 새로운 신라를 만들어갈 청년 유신의 꿈과 춘추, 백석 등 신라 화랑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화랑들의 ‘꿈’, ‘사랑’, ‘성장’에 대한 현시대적 감동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여기에 다양한 무대 기술뿐 아니라 배우들의 뜨거운 에너지와 감각적 음악, 생생한 북 연주를 통한 울림으로 관객들과 소통했다. 특히 뮤지컬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창작진의 투입과 신예 뮤지컬 배우, 내공 있는 한국무용수들의 출연, 역사적 깊이 있는 스토리, 다양한 무대연출 등으로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또한 신라 화랑 유신이 뜻을 함께 하는 화랑들을 모아 ‘용화향도’를 결성하며 하나가 돼 나가는 과정을 창작뮤지컬로 표현하며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 이겨낼 수 있다’는 위로와 희망적인 메시지를 줬다는 평과 함께 예매처(인터파크 공연 평점 9.8점(10점), 네이버 공연 평점 4.84점(5점))으로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도도 크게 상승했다.경주를 대표하는 브랜드공연으로서 자리매김한 국립정동극장 ‘용화향도’는 상업적인 목표보다 지역민들에게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 지역 문화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해 경주시민 대상 특별가 5천원이라는 파격 정책까지 세웠다. 또한 2% 객석 나눔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소외지역 및 계층 300여 명 대상 공연 관람을 진행하여 지역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에 기여했다.김희철 (재)국립정동극장 대표는 “2022년에도 신라 역사·문화를 소재로 한 새로운 창작뮤지컬을 제작할 계획이며, 기존 작품의 장점을 발전시키고 부족했던 점을 개선해 더욱 깊이 있고 작품성 높은 내용의 공연을 준비하여 관람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1-11-29

대구 연말 선물 ‘호두까기인형’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발레단의 최정상급 무용수들이 펼치는 전막 발레 ‘호두까기인형’이 오는 12월 4일과 5일 오후 5시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독일 낭만주의 대표 작가 E.T.A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을 원작으로 하는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3대 고전 발레 중 하나로 꼽히며, 해마다 연말이면 전 세계 주요 무대에 오르는 인기작이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동화적인 줄거리와 차이콥스키의 밝고 달콤한 선율의 음악이 더해져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품이 된 것.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30여 년 간 활약하며 러시아 발레의 신화를 이룩한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으로, 지난 2000년 국내 초연한 이래, 매년 전석매진을 기록해오고 있다. 주인공 소녀 이름을 ‘클라라’에서 ‘마리’로 바꾸고, 목각인형 대신 어린 무용수가 호두까기 인형을 직접 연기하도록 한 점, 그리고 호두까기인형을 선물하는 큰아버지 드로셀마이어에게 극을 이끄는 화자의 역할을 부여한 점 등이 특징이다.1막에서 주인공 마리와 왕자가 나쁜 생쥐들을 물리치고 크리스마스 랜드로 여행하는 중 마법의 눈송이들과 만나 함께 추는 화려한 군무 ‘눈송이들의 춤’, 2막 크리스마스트리 꼭대기에서 스페인, 인도, 중국, 러시아, 프랑스 인형들이 선보이는 다채로운 2인무, 앙상블의 우아하고 화려한 군무 ‘꽃의 왈츠’, 그리고 마리와 왕자의 결혼식 장면인 ‘그랑 파드되(전막 작품의 주요 장면에서 남녀 무용수가 추는 2인무로 아다지오-솔로 바리에이션-코다 순으로 공연되는 발레 형식)’까지 한순간도 놓쳐선 안 될 명장면들이 펼쳐진다. 게다가 150벌 가량의 화려한 의상 역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전망된다.강수진 예술감독이 이끄는 이번 공연은 정은영, 신승원(마리 역), 김기완, 허서명(왕자 역) 등 최고 스타 무용수들을 배치, 고난도 테크닉과 예술성을 선보일 예정이다.발레 ‘호두까기인형’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은 주인공 마리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과 함께 나쁜 생쥐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고 소개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8

대구시향, 제480회 정기연주회 ‘자유와 평화’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올해 마지막 정기연주회 제480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2월 10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이날 공연은 ‘자유와 평화’를 주제로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의 지휘로 바그너의 ‘지크프리트 목가’와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제5번’을 들려준다. 브루흐의 작품은 놀라운 기교와 깊이 있는 해석으로 호평받는 첼리스트 주연선이 협연한다.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지크프리트 목가’는 바그너가 아내의 생일선물이자 아들의 출생을 축하할 목적으로 작곡됐으며, 가족을 위한 사랑이 담겨진 곡이다. 선율이 무척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가정의 기쁨을 느낄 수 있어 자주 연주되는 명곡이다.이어 첼리스트 주연선과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를 연주한다. 1881년 작곡된 이 곡은 유대교에서 속죄의 날에 부르는 히브리 성가를 관현악 반주의 첼로 독주곡으로 변주한 일종의 환상곡이다. 첼리스트 주연선은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부 교수, 현대차 정몽구 장학재단에서 지도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휴식 후에는 프로코피예프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교향곡 제5번’이 펼쳐진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로코피예프의 조국 러시아가 승기를 잡았을 때 탄생한 이 작품은 그가 음악 인생에서 얻은 모든 경험과 실력을 집대성한 대작이다. 1945년 1월 모스크바 콘서바토리 홀에서 프로코피예프 지휘로 초연한 이후 꾸준히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1-11-28

비전업작가 19명 사진의 한계를 넘다

리얼리즘 사진을 넘어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등 사진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전시회가 열린다.다양한 기획전시와 아카데미를 통한 수준 높은 사진 마니아층 확대를 모토로 하는 지역 비전업사진작가 그룹 사진의 숲의 회원전 ‘2021 사진의 숲 트리엔날레-사진, 사진 너머 사진’전이 12월 1일부터 12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 2층 전시실에서 펼쳐진다. 전시회에서는 사실적 기록성을 넘어 형식주의 실험 및 아방가르드 정신의 사유와 감성을 일깨우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19명의 작가는 취미의 보편적 의미를 넘어 스스로에게 ‘미적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성찰한다. 작가들은 동시대 취미론의 의제를 던지는 진정한 아마추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하고자 한다.지난 2015년 포항, 경주, 영덕에서 사진의 정통성과 실험적인 도전을 추구하는 사진작가 20명이 창립 회원으로 참여해 2018년 첫 회원전에 이은 이번 두 번째 회원전은 보다 많은 시민에게 사진 예술에 더욱 쉽게 다가갈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자리이다. 한국의 대표적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상일 작가가 큐레이터로 참여해 모더니즘과 포스트 모더니즘 작품으로 나눠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팬데믹 시대에 예술로 치유를 받으며 우리들의 삶을 사진이라는 매체로 성찰한 작품 350점이 전시된다.1층 전시실은 ‘사진’을 주제로 재현과 기록 그리고 존재론적 관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강철행, 고한종, 김승기, 박성두, 오연미, 원충희, 진대훈, 최광복, 황향숙 작가들은 ‘우리 삶’의 현실에서 존재의 의미를 묻기도 하고 자연과 정물을 통해 미적인 것에 대한 숙고를, 농촌과 도시의 산업에 대한 환경에 대한 해석과 또 전례행사나 현존하는 역사적 공간을 통해 유형적 가치를 사진에 담았다.2층 전시실은 ‘사진 너머 사진’의 주제로 ‘사진 재현의 한계를 극복하고 매체의 속성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전시를 구성한다. 김용록, 김숙경, 김주영, 박영희, 박태희, 신경희, 송영숙, 양순남, 유소피아, 이한구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사진이 갖는 형식과 특성의 경계를 허물기도 하고 이미지와 텍스트의 경계를 오가기도 한다. 작가들은 사진이라는 매체의 고유성을 지키면서도 그 한계의 의제(agenda)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표현예술의 의미를 확장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의 부대행사로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갑철 사진작가와 전 경일대 교수이자 부산 고은사진미술관 관장인 이상일 다큐멘터리 사진가 초청특강이 12월 5일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과 12월 11일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또 사진벼룩시장이 전시기간 중 전시장에서 진행되며 사진경매 행사는 12월 11일 오후 5시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밖에 연계전시로 이상일 사진가 기획전 ‘쉼 , 표 _ 아날로그의 시간’이 12월 6∼11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8

세계적 문명교류학자 정수일의 유럽 기행

세계적인 문명교류학자인 정수일(87)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의 신간 ‘문명의 모자이크 유럽을 가다 1 북유럽’은 모두 5편 시리즈로 기획된 유럽문명기행 중 첫 번째 책이다. 5천여 년간 30여 개의 문명을 탄생시킨 인류사에서 1천500여 년에 걸쳐 꽃을 피운 유럽문명은 비교적 후발한 문명이다. 이런 유럽문명이 근현대의 ‘선진’ 문명 또는 ‘중심’ 문명으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교류를 통해 앞선 문명의 다양한 요소를 흡수, 동화한 덕분이다. 이질적 문명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다채롭고 찬란한 유럽문명을 새로 탄생시킨 것이다.정 소장의 유럽문명기행은 문명 담론의 실질적 발원지인 유럽의 실상을 점검하고자 기획됐다.유럽 15개국 답사를 통해 근현대 세계사의 중심이자 ‘선진’ 문명으로 자리 잡아 온 유럽문명의 허와 실을 짚어낸다.특히 첫 번째 책 북유럽 편은 척박한 자연환경과 유럽의 변방이라는 지정학적 여건 속에서 북유럽 4개국이 어떻게 세계가 손꼽는 청렴·복지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는지 각종 보고서와 탐문, 현지 기행을 바탕으로 그 비결을 탐색한다.북유럽 편이 살피고 있는 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5

진정한 성공의 원천은 활동이 아니라 태도에 있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의식 연구가인 데이비드 호킨스(1927∼2012) 박사의 ‘성공은 당신 것’(판미동)이 출간됐다. 2012년 호킨스 박사 영면 후 유품 정리 시 발견된 미출간 원고로, 시기적으로는 ‘의식 혁명’ 이전에 쓰인 그의 첫 저작이다. 이 책에서 호킨스 박사는 진정한 성공의 원천은 우리가 하는 활동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존재하는 우리의 태도에 있음을 밝힌다. 즉 성공은 분투하는 노력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부력(浮力)의 힘으로 이뤄지므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스스로 친절하고 우호적인 태도로 존재하겠다는 내면의 원칙을 세우면 부와 명성이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이 책은 호킨스 사상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도 쉬운 언어로 풀어내어 비즈니스 분야와 성공하는 사람들의 내면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명확하게 보여준다.저자는 친절하고 우호적인 태도에 대해 배려하고 공유하고 다정하고 참여하는 마음가짐, 타인의 경험이 어떨지를 상상해 타인을 위해 가능한 한 최상의 경험을 창조하려고 진심으로 노력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전한다. 이런 마음이 부족할 때 흔히들 싼 가격에 많은 양의 물건을 내놓거나 마케팅이나 홍보 기법에만 의지하는 실수를 저지른다고 이 지적한다. 어떤 비즈니스든 유일한 고객은 ‘인간의 본성’뿐이며, 그 성패는 고객들이 우수한 품질과 진실성을 느끼는 체험 자체에 달려 있다. 즉 고객들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통해 호의와 친절함을 체험하도록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저자 자신의 성공담은 물론, 식당, 사업체, 기업 등의 풍부한 사례를 든다. 파워(power)와 포스(force), 끌개 패턴 등 의식 탐구 이론의 근간이 되는 중요 개념들을 쉽게 풀이하며, 깊고 넓은 호킨스의 사상으로 들어가는 길잡이가 돼 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5

가난했던 소녀공이 자산가가 되기까지

가난했던 소녀공에서 글로벌 기업 회장으로 믿기지 않는 성공을 거둔 켈리델리(KellyDeli) 창업주이자 회장인 켈리 최(53·한국명 최금례)가 자기계발서 ‘웰씽킹’(다산북스)을 펴냈다. 켈리델리는 유럽 12개국 1200개 매장, 연매출 6천억 원이 넘는 대그룹이다. 급성장 곡선을 그린 켈리델리의 성공신화는 프랑스의 한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교재에까지 실렸다. 영국 선데이타임스 선정 2020년 ‘리치 리스트(Rich List)’에서 345위에 오른 그녀의 재산은 3억8900만 파운드(약 6천200억 원). 데이비드·빅토리아 베컴 부부(354위)보다도 앞섰다. 켈리델리는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혁신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전북 정읍에서도 시골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난 켈리 최는 고교 졸업장이라도 있어야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큰맘 먹고 상경해 소녀공이 됐다. 그때 나이가 열여섯 살. 낮엔 봉제공장, 밤엔 야간 고등학교를 다니며 눈코 뜰 새 없이 주경야독하며 보냈다.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꾸며 일본과 파리 유학을 떠나 공부를 했다. 30대에 성공 가도에 올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업 실패로 10억 원의 빚을 걸머져 삶의 마지막까지 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과 같은 상황에서도 큰 부를 이룬 부자들의 습관과 생각을 체득하기 위해 대성한 사람들 1천 명을 연구해 일상에서 실천하려고 애썼다.‘웰씽킹’은 가난했던 소녀공 시절부터 글로벌 기업 회장이 되기까지, ‘최상위 부자’ 켈리 최가 말하는 진정한 부에 관한 ‘풍요의 생각’ 이야기다. 풍요의 생각이란 결핍의 생각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결핍의 생각이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면, 풍요의 생각은 현재와 미래로 향한다. 결핍의 생각은 인생을 제한하고 벽에 가두지만, 풍요의 생각은 인생의 지평을 넓히고 벽을 부순다.그녀는 부자들의 공통된 사고방식을 하나씩 따라 하고 완전히 체득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결과, 불과 5년 만에 거대한 부를 이뤘다.책 제목 ‘웰씽킹(Wealthinking)’은 ‘부(Wealth)’와 ‘생각(thinking)’을 합성한 조어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경영 노하우와 부자의 마인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웰씽킹 아카데미’도 설립해 운영 중이다.책의 1부에서는 ‘인생의 밑바닥에서 싹튼 부의 씨앗’이라는 주제로, 누구에게나 부자가 될 씨앗이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지 그것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독자들이 자신만의 부의 씨앗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이론편’이다. 2부에서는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웰씽킹’이라는 주제로 부의 생각을 몸에 체득하기 위한 ‘실천편’이다. 그녀가 1천 명의 부자들을 공부해서 체득한 ‘7가지 생각의 뿌리’, 웰씽킹의 정수라고 말할 수 있는 ‘6가지 시각화’, 그리고 진정한 부자는 공헌의 힘에서 나온다는 ‘웰씽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생각의 뿌리, 시각화, 웰씽커, 이 세 가지를 삶의 완전한 변화를 일으킬 마중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그녀는 책에서 부를 끌어당기는 마음 자세로 ‘목표는 무조건 원대해야 한다’ ‘성공한 나의 모습을 매일 5분씩 시각화하라’ 등을 제시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11-25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 다카자네 야스노리의 유고집

‘흔들림 없는 역사 인식-조선인 강제연행·원폭 피해자의 편에서다’(삶창출판사)는 한국엔 이름이 덜 알려졌지만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으로 살았던 다카자네 야스노리의 유고집이다. 다카자네는 1939년 일본의 식민지였던 서울에서 태어나 1945년 일본으로 돌아갔다. 규슈대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하고 나가사키대 교수로 임용된 그는 세계사 현장에서 저지른 모국의 과오를 인지한다.시간이 흘러 1970년대. 원폭 피해 운동과 조선·중국인 강제 연행이란 주제에 천착한 그는 핵폭이 이뤄진 나가사키에 ‘평화자료관’을 건립하고 일생을 전후보상운동에 헌신한다.책 1부에는 다카자네 야스노리가 생전에 발표한 논문들과 짧은 글, 그리고 일생의 작업이라 할 수 있는 조선인·중국인 강제 연행 및 원폭 피해 문제, 전후 보상 문제, 역사윤리에 대한 깊은 고찰이 담긴 글을 수록했다.2부에는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의 정기간행인 ‘니시자카통신’ 권두언에 쓴 글을 모아 엮은 것이다. 침략 사상의 전파자였던 요시다 쇼인과 후쿠자와 유키치 등에 대한 비판적 인물평부터 시작해 한일조약 및 한일 정부간의 ‘위안부’ 문제 합의를 비판한 글, 평화자료관의 활동 및 설립 과정과 그 의의를 소개하는 글, 중국 및 한국을 방문하여 학살 피해자나 원폭, 강제 동원 피해자를 만난 내용을 소개하는 글 등 한국인 독자에게도 밀접한 주제를 다룬 글을 모았다.3부는 다카자네 야스노리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지인들의 추도사들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5

‘2021 문화도시 포항 시민축제-포포낙락’ 팡파르

(재)포항문화재단은 법정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4일부터 오는 12월 22일까지 포항시 일원에서 시민과 공유하고 소통을 위한 시민축제 ‘2021 문화도시 포항 시민축제-포포낙락(浦包樂樂)’을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법정 문화도시 추진 2년 차 사업을 마무리하며 사업성과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문화도시 주간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시민커뮤니티와 기획자 그룹의 참여로 진행된다.특히 2021년 문화도시사업 정책의제인 ‘문화안전망’을 주제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지내 온 시민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아 문화도시 포항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다양한 예술가와 문화예술 단체, 시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참여하는 열린 행사이다.이번 축제는 지난 1년간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 온 성과의 결과물로 문화도시 시민기획자의 주도하에 다양한 전시 및 체험, 행사가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에 발맞춰 꿈틀로 일원, 시민커뮤니티 삼세판 문화공간 21개소, 포항시 중앙상가, 포스텍으로 분산해 진행된다.꿈틀로에서는 문화도시 브랜드 팝업전시 문화시민청을 중심으로 시민커뮤니티 삼세판 캠크닉(캠핑+피크닉) 체험 및 꿈틀로 298놀장, 꿈틀로 오픈스튜디오, 문화안전망을 연계한 문화재생활동가 F5 아카이빙 전시 기억보관소, 찾아가는 문화도시 PLAY 이벤트 등 각 사업의 성과공유회가 열린다.시민커뮤니티 삼세판은 각 커뮤니티 문화공간 22개소에서 온고지신 철든 클래스를 시작으로 12월 5일까지 다양한 체험 및 전시회를 연다.포스텍에서는 그랜드마리오네트 아시아거점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를 위한 예술기술 플랫폼(ARTTechnology Paltform) 국제포럼이 열린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11-24

“국립경주박물관서 신라의 사찰과 탑 만나요”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24일 신라미술관 불교사원실을 신설하고, 황룡사와 분황사, 감은사, 사천왕사 등 신라시대 대표 사찰의 출토품 530여 점을 상설 전시한다.신라미술관 2층에 있던 기존 황룡사실을 공간과 내용 면에서 크게 확장한 불교사원실은 신라의 최초 사찰인 흥륜사부터 9~10세기 사리기까지 아우르는 신라의 찬란했던 불교문화의 풍성한 이야기를 담았다. 불교사원실은 신라 왕경과 지방의 주요 사찰 유적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 탑 장식, 불상, 기와 등을 활용해 신라 사찰의 역사 전반을 조망할 수 있게 구성했다. 황룡사 구층목탑과 분황사 모전석탑에서 발견된 다종다양한 사리기와 공양품은 불교 공인 이후 사찰에 투입된 왕실의 막대한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엿볼 수 있다. 황룡사의 사리기 외함 표면에 새겨진 ‘찰주본기(刹柱本記)’는 7세기의 탑 건립과 9세기 중수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 탑을 둘러싼 다양한 역사적 상황을 전하는 귀중한 자료다. 통일 직후의 대표 사찰인 사천왕사 녹유신장상벽전(綠釉神將像7513塼)과 감은사 서탑 사리장엄구에서 볼 수 있는 한층 정교해진 도상과 높은 조형미를 통해 통일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신라의 정치, 종교, 예술적 역량을 느낄 수 있다. 통일신라 후반기의 봉화 서동리, 창녕 술정리, 함양 승안사, 포항 법광사의 사리기는 당시 지방 사찰에서 전개된 불교 신앙의 일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의 유행이 가져온 사리장엄구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외에 신라의 최초 사찰인 흥륜사를 비롯한 주요 사찰의 기와와 전돌 180여 점이 전시된다. 한편, 이번 불교사원실 신설은 2018년 이후 국립경주박물관이 진행해 온 전시 환경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서 관람객들이 더욱 나은 환경에서 신라의 사원 문화를 접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윤희정기자

2021-11-24

‘분황사 당간지주’로 이름 바꿔 보물 지정

경주 분황사와 황룡사 사이에 있는 통일신라 시대 유물인 ‘당간지주(幢竿支柱)’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된다.문화재청은 경북유형문화재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를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로 이름을 바꿔 보물로 지정했다고 23일 밝혔다.당간지주는 절 입구에 설치하는 깃발인 ‘당(幢: 불화를 그린 기)’을 걸기 위해 높게 세운 기둥인 ‘당간’을 지탱하기 위해 당간 좌우에 세운 기둥을 말한다. 통일신라 시대 초기부터 사찰 입구에 본격적으로 세워졌다.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는 분황사 입구 남쪽과 황룡사 사이에 세워졌다. 고대 사찰 가람에서의 당간지주 배치와 분황사 가람의 규모와 배치, 황룡사 것으로 보이는 파손된 당간지주가 황룡사지 입구에 자리한 예가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구황동 당간지주는 분황사에서 활용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문화재청은 경주지역에 있는 주요 사찰의 당간지주와 유사한 조영 기법과 양식을 보인 점, 현존하는 통일신라 당간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귀부형 간대석(竿臺石: 당간을 받치기 위해 하부에 받친 석재단)을 지닌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전체적인 형태와 외관은 현재 보물로 지정된 경주 망덕사지 당간지주, 경주 보문사지 당간지주, 경주 남간사지 당간지주 등과 유사해 이들 당간지주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분황사는 신라를 대표하는 사찰 중 하나로, 634년에 창건했다고 전한다. 건물은 대부분 사라졌으나 벽돌 형태의 돌을 차곡차곡 쌓은 국보 모전석탑 등이 남았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를 체계적으로 보존 및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1-11-23

우리 역사 속 다양성 한눈에

고대부터 지속된 한국과 다른 나라의 문물 교류의 근원을 살펴 볼 수 있는 유물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열린다.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24일부터 내년 3월 20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특별전 ‘고대 한국의 외래계 문물-다름이 만든 다양성’을 개최한다.고대 한국 사회는 다양한 이질적 문화 요소들이 어우러지고, 혼재돼 나타나는데, 이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외래계 문물’이다. ‘외래계’란 토착, 재지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예전부터 있어 온 것이 아니라 밖에서 들어와 당시 사람들에게는 비보편적이고 불안정적이며 낯선 것들을 말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갈등하고 빚어낸 교류의 산물인 외래계 문물을 소개함으로써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관계망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경주 계림로 14호 무덤 출토 황금보검을 비롯해 한반도 전역의 외래계 문물 172건 253점(국보 2건, 보물 6건)이 선보인다. 고대 한국 사회에서 ‘다른 사람’, ‘다른 문화’가 만들어낸 우리 역사 속 다양성을 4부로 구성해 살펴본다.제1부 ‘낯선 만남’은 외래계 문물을 이해하는 배경을 설명하는 인트로 부분이다. 이국적 외모를 지닌 사람들의 이미지를 담은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고대 한반도에 사는 이들이 경험했을 낯선 만남의 느낌을 재현한다. 더불어 외래계 문물이 나타나는 배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류’의 다양한 모습들을 모델화해 함께 전달한다.선사시대의 교류가 환경적 요인에 의한 이주가 중심이 됐다면, 이후 국(國)이라는 형태로 각자의 경계가 형성되면서 교류의 모습도 변화하게 됐다. 제2부 ‘스며들다’에서는 국가들의 정치·사회적 요인에 의해 교류가 구체화, 다양화돼 우리 역사에 스며드는 과정을 살펴본다. 요령식동검을 특징으로 하는 고조선 사회에 철기문화를 가진 수많은 중국계 유민들이 이주하고, 한군현이 설치되는 등 서서히 시작되는 전쟁과 갈등, 망명과 신기술의 전파로 나타나는 다양화된 교류 내용을 각종 금속기와 토기자료로 설명한다.제3부 ‘외연을 넓히다’에서는 삼한시기 초원과 바닷길을 넘어 본격적으로 외연을 넓혀가는 문물교류의 양상을 북방 유목민족의 동물장식, 중국과의 교역품, 동남아시아의 유리구슬, 한반도 남부 해안지역의 일본계 유물 등으로 설명한다.제4부 ‘다양성을 말하다’는 삼국시대 이후 한반도 내부의 긴장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각국의 정치, 외교 활동과 한층 복잡해진 교류의 양상을 각종 외래계 문물을 통해 소개한다. 나아가 다양한 문화와 공존하는 통일신라의 양상도 함께 살펴본다.국립경주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와 사람이 섞이고 갈등하면서 역사에 스며들어 ‘우리’를 만들고, 점차적으로 그 외연을 넓혀 문화적 다양성이 공존하기까지 고대 한국 문물 교류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또 “고대 한국 사회의 다양성을 통하여 현재 우리 사회에 필요한 문화 다양성, 사회적 포용에 대한 이해, 상호 소통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3

‘범 내려온다’ 히트친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포항 온다

(재)포항문화재단이 ‘범 내려온다’의 춤꾼들로 유명한 현대무용단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신작 ‘얼이섞다’ 공연을 25·26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선보인다. 이 공연은 ‘2021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 공동제작배급 프로그램’에 선정돼 마련됐다. 포항문화재단, 춘천문화재단, 고양문화재단, 천안문화재단 등 4개 지역문화재단이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함께 제작했다.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에 맞춰 독창적인 안무를 선보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한국관광공사의 홍보영상에 출연해 유튜브 등에서 조회수 6억뷰를 돌파했으며, 최근 콜드플레이, 구찌 등과 협업하는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신작 ‘얼이섞다’는 ‘어리석다’라는 단어가 가진 ‘얼이 썪었다’라는 부정적 의미를 ‘얼이 섞인다’는 긍정적 의미로 바꾸기 위해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무한한 상상력과 독창성을 안무로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MBC 라디오의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에 나온 귀신 쫓아내는 소리, 밭가는 소리 등의 향토민요에 맞춰 13명의 무용수가 춤사위를 펼친다.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김보람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을 통해 과거와 현재, 춤과 소리가 섞이며 서로의 얼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며 1부에서는 MBC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속 향토민요를 사용한 무대를 선보이며 2부에서는 클럽을 배경으로 DJ가 테크노음악과 향토민요를 리믹스한 음악을 온전히 분석해 반영해낸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특유의 독특하고 강렬한 춤과 독특한 의상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문의 (054)289-7830./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3

중국 잡극 ‘조씨고아’ 섬세한 시각으로 재조명

포항시립연극단이 제184회 정기공연으로 ‘무명’(無名·기군상 작·최은영 연출)을 24일부터 27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무명’은 13세기 중국 잡극(雜劇) ‘조씨고아’를 부산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출자 최은영 연출자(기군상 작)가 각색·연출한 작품이다.시골의사 ‘정영’이 충성과 의리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처자식을 희생한 후 복수에 성공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권선징악이 아닌 복수의 공허험과 허탈감에 대해 깨달음을 주는 줄거리를 하고 있는 연극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晉)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조씨 가문이 몰살된 해가 기원전 597년이니 연극의 무대는 2천6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나라 장수 도안고는 최고 권세를 누리는 조씨 가문에 적의를 품고 역적 누명을 씌운다. 9족(族)을 멸하는 반역연좌제에 걸려 조씨 가문의 부계 4촌, 모계 3촌, 처가 2촌 300여 명은 하루아침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조씨 집안의 문객이던 정영의 도움으로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씨고아(무명)’는 유일하게 목숨을 건진다.정영이 조씨 가문에 대한 신의를 지키기 위해 자기 아들과 무명의 목숨을 맞바꿨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의 아내마저 “그깟 약속이 뭐라고, 그깟 의리가 뭐라고, 남의 자식 때문에 저 애를 죽여요”라고 울부짖으며 저 세상으로 떠난다.정영은 무명을 ‘정발’이라 이름짓고 자신의 아들로 키운다. 그렇게 20년이 지나고 정발이 장성하자 정영은 조씨 가문의 지난날을 고백하며 도안고에 대한 복수를 부탁한다. 결국 복수에 성공하지만 이들에게 남은 건 후련함이 아닌 공허함 뿐.포항시립연극단 측은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없이 공연되었던 작품이지만, 포항시립연극단의 ‘무명’은 여성 연출자의 섬세한 시각으로 작품을 재조명하였고, 각 배역들이 그 공간에서 살고, 제 방향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차분하고도 당차게 끌어내어 배우들의 풍성한 연기가 무대를 가득 메꾸어 줄 것”이라고 전했다.계략에 의해 부모가 죽임을 당하고 그 원수의 양자가 되어 자란 ‘무명’이 20살이 돼 맞이하는 운명은 가혹하기만 한데…. 처절한 숙명 앞에서 가문을 이을 여자도, 멸문을 끝낼 남자도 거부하며 아무 것도 아니길 원하는 그녀 ‘무명’의 이야기가 화려한 액션과 빠른 극의 전개로 지루함 없이 무대에 펼쳐진다.공연 시간 24∼26일 오후 7시 30분, 27일 오후 4시. 입장료 전석 5천원(20인 이상 단체, 장애인, 경로우대 3천원). 문의 270-5483./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3

낯선 풍경보다 무채색이 그리운 시대

“세상은 변했습니다. 그러나 아날로그 시대를 겪었던 저희들에겐 새롭게 생성되는 낯선 풍경보다는 무채색의 세상이 그리운 요즘입니다.”대구를 기반으로 하는 유명 사진작가들의 모임인 아날로그사진연구소 회원들은 23일부터 포항 갤러리 권에서 열리는 4번째 그룹전에 앞서 “과학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시대에 반하는 아날로그 사진의 가치와 대중적인 지속적인 관심으로 저변 확대를 위해 인간의 삶과 우주의 섭리를 포착한 작품을 선보이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갤러리 권 초대전으로 이번 전시를 갖는 아날로그사진연구소는 사진학을 전공한 중진 사진작가들로 구성됐으며 서진은 대구예술대 교수를 비롯해 노한종, 박민우, 이석주, 이순희, 이호섭, 전애경 작가 등 7명이 참여하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인쇄 기술의 진화로 작품의 대형화와 컬러의 색 공간이 가지고 있는 화려함보다는 그리 크지 않는 크기로 흑백이 품어내는 특유의 성질과 더불어 옛 필름 카메라만이 구현해 낼 수 있는 작품 20여 점을 전시한다.서진은 작가는 코로나19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내러티브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 ‘코로나의 흔적’을 선보인다. 서 작가는 “길고 지루한 코로나의 시간, 거리두기가 만든 혼자의 시간들, 점점 짙어져가는 작업실 안의 커피향과 쌓여가는 혼적들…. 언젠가는 지나갈 이 순간, 야릇한 애정을 담아 나의 코로나의 시간을 기록한다”고 전했다.박민우 작가의 ‘대구 달성공원, 2021’은 유리건판 촬영 기법을 사용해 대구 도심 대표 공원인 달성공원을 촬영한 작품이다. 유리건판은 감광유제를 유리판에 발라 건조시킨 일종의 필름으로 20세기 초 널리 이용된 사진기술이다. 새벽의 신선한 공기와 비온 후 습하고 진득한 공기의 냄새 등 달성공원의 모습을 담담한 시각으로 담았다.이석주 작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본인도 누구인지 인식할 수 없는 ‘마스크 바이러스’에 걸려버린 모습을 4계절로 나타낸 작품 ‘안면인식장애’를, 전애경 작가는 담벼락 아래 낡은 빈 의자를 촬영한‘어떤 그리움’을 출품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