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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로운 경북연극의 미래를 열어가겠다” 8대 경북연극협회장에 은하 백진기 대표

경북연극협회 신임 회장에 백진기 포항 극단은하 대표가 선출됐다.경북연극협회는 지난 26일 안동 모디684 문화센터에서 개최한 2021년 임시총회에서 제8대 경북연극협회장으로 백진기 포항 극단은하 대표를 선출했다. 임기는 4년이다. 이날 협회는 감사로 김영심(구미), 김은희(청도)를 선출했다.백진기 신임 회장은 “공유하고 소통하는 경북연극협회로 새로운 경북연극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백 회장은 △협회의 운영현항과 결정사항 전 회원에 정보공유 서비스로 제공 △연출·연기 분과 증편 △협회 부설 문화정책연구소 개소 △신규사업 개발 등을 공약했다.현재 경북연극협회는 78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으며 연간 9천만 원 정도의 예산을 경북연극제·경북연극협회 합동공연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번 회장 선출에는 총 두 명의 후보가 출마해 백진기 회장이 과반이 넘는 득표로 당선됐다.백 회장은 “그동안 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도 연계해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업을 펼쳐 경북연극의 미래를 대비하고 열린 협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백진기 회장은 영남대 철학과, 청주대 대학원에서 연극학 석사를 마친 뒤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중에 있으며 한국연출가협회 정회원, IATA국제연극협회 한국본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사)포항바다국제연극제 진흥회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9

“연약하지만, 강인하게 겨울을 이겨내는 보리처럼…”

보리수필문학회(회장 강길수)가 동인지 ‘보리수필’ 16집을 펴냈다.포항지역을 기반으로 해서 문학활동을 하고 있는 10여 명의 회원들은 2004년 포항문인협회 부설 포항문예아카데미에서 실시한 문학 강좌를 수강한 뒤 문단에 등단한 문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포항소재문학상, 한국예인문학상, 신라문학대상 등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문단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보리수필’(삼우애드컴) 16집은 포항시로부터 문예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출간했다.보리수필문학회는 언택트 시대와 메타버스 시대에도 수필 문학을 꽃피우기 위해 과감히 동인지를 인터넷 카페 회원에게도 개방을 시작했다. 결과 첫해인 올해 네 명의 수필가가 참여하는 결실을 보았다.또한, 명예 회원 제도도 도입해 수필 저변의 확대를 도모했다. 카페회원 글은 세 명의 작품을 싣고 있다. 두 명의 작가와 한 명의 시낭송가가 참여한 코너로 신선한 시도로 보인다. 특집으로 ‘교류수필’과 ‘고전수필’을 실었다. 교류수필은 형산수필과 경주 수필의 작가 네 명의 시대성 있는 글들이 실렸다.초대 수필가로서 여세주의 수필 ‘호박을 기르며’를 실었고 회원들의 신작 수필을 실었다. 발간사, 초대 수필, 명예 회원 수필, 카페 회원 수필, 교류 수필, 고전 수필 순으로 총 31편의 수필 작품이 게재됐다.강길수 회장은 발간사 ‘보리. 희망을 향하여’에서 문학과 수필의 사회적인 역할과 함께 2006년 창간호 전에 두 해 동안 앤솔로지 ‘어링불’을 펴내 올해 열 여섯번째 동인지가 된 내용을 언급해 놓았다.강길수 회장은 “보리처럼 연약해 보이지만, 강인하게 겨울을 이겨내며 푸르게 살아왔다”며 “앞으로 더 좋은 작품, 더 시대 현실에 참여하는 작품, 영상 문학과 생태계 문학, 오게 될 메타버스 문학 등 변화하는 문화 환경에 대응하고 이끌어 가는 작품을 쓰기 위해, 함께 정진하는 보리수필문학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9

1년간의 땀·정성 담은 수필작품 한권의 책으로

영남권 대표 수필문학 단체인 형산수필문학회(회장 윤영대)가 회원수필집 ‘형산수필’ 37집(북랜드)을 펴냈다.형산수필은 포항지역 수필가들이 1984년 7월 7일 창립 이후 36회에 걸친 ‘형산수필’을 출간해 왔는데 이번 호에도 지난 1년간 회원들의 땀과 정성이 배인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기획으로 공동주제 수필 ‘마스크 시대’를 실었으며 서상은, 이삼우, 조유현, 윤영대, 김경일, 김보영, 김순애, 김춘희, 김태선, 박안복, 서강홍, 서상문, 성정애, 손성범, 송귀연, 윤순옥, 이영우, 이상윤, 이화련, 장숙경, 전미라, 조효선 등 회원 22명의 신작수필 39편을 실었다.공동주제 수필 ‘마스크 시대’에는 김태선, 박안복, 성정애, 송귀연, 윤순옥, 윤영대, 장숙경, 전미라, 조효선 회원의 수필 ‘비대면 시대의 사과 전령사’ ‘마스크 상비약’ ‘눈으로 말해요’등 9편이 실렸다.‘꽃에게 당하다니’,‘고맙소’, ‘그때도 옳았고 지금도 옳다’, ‘감자 사랑’, ‘늦가을 무밭에서’, ‘환승센터’, ‘내리사랑’, ‘청하마을 차차차’ 등 주옥같은 회원들의 작품들을 읽다 보면 원로와 중견, 신인들의 작품이 대조를 이뤄 세대감과 연륜을 느낄 수 있다.회원수필집 중간에는 ‘제10회 형산수필문학상’ 당선작 장기현 씨의 ‘벼랑 끝에서 꿈을 꾸다’와 당선소감, 심사평 등을 실었다. 이밖에도 화보에는 서강홍, 전미라, 송귀연 세 회원의 신작 작품집 표지 사진과 ‘제22회 재생백일장’ 대상을 수상한 윤순옥, 차상을 수상한 김태선 씨의 기념사진 등 회원 동정 등을 실었다.한편, 형산수필문학회는 1984년 7월 7일 수필가 김규련 초대회장을 중심으로 빈남수, 서상은, 장현, 성홍근, 이삼우, 박성준 등 7인의 작가가 모여 창립했으며 지난 36년간 향토적이고도 문학적 가치가 높은 수필이 실린 회원수필집 ‘형산수필’을 매년 발간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포항 및 경북 동해안 지역의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수필 공모전인 ‘형산수필문학상’을 개최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9

‘풍성하고 생생’ 포항문예회관 이목집중

포항문화예술회관의 대극장인 대공연장이 최적의 건축음향으로 국내 음악계에 주목받고 있다.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1년 여의 리모델링 기간을 거쳐 지난해 11월 운영을 재개했다. 시립대극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번 대공연장의 리모델링에는 총사업비 69억원이 투입돼 쾌적한 관람 환경을 갖춘 국내 대표 공연장으로서의 위상을 찾기 위한 각종 기술과 장비가 도입됐다.1995년 포항시 남구 희망대로 850 현재의 자리에 개관한 포항문화예술회관은 개관 이후 처음으로 대공연장의 대대적 개보수를 단행했다. 개관 당시로써는 최첨단 음향 시설과 최신 무대 등을 갖춘 공연장이었으나 노후해 다양한 개성을 지닌 현대 공연 기법을 구현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이번에 새롭게 단장한 공연장은 클래식 공연에 적합한 공연장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무대가 처음 만들어진 당시 강연회와 클래식 공연 등 다목적 홀 용도를 목적으로 세워 클래식 관람객들에게 음향의 집중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개보수로 객석과 바닥 교체를 통해 잔향시간이 기존 1.61초에서 1.71초까지 확보되면서 별도의 음향장치 없이 무대 위 공연자들의 자연음을 생생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또한 전체적인 컴퓨터 자동화 제어시스템이 도입됐고, 무대전환 속도와 허용하중 등의 물리적인 기능을 3배 정도 개선해 대규모 세트와 전환이 필요한 뮤지컬, 오페라 등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다.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건축 음향은 이번 리모델링 공사 완료 후 적절한 잔향감으로 최적의 음향을 제공함으로써 지난 11월 포항문화재단이 개최한 ‘2021 포항음악제’에 참가했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참여 연주자들이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건축음향을 극찬했다.박유신 ‘2021 포항음악제’ 예술감독은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일반적인 복층구조가 아닌 단층구조 덕분에 무대에서 전 객석이 한눈에 잘 들어와 연주자들이 관객들과 보다 가깝게 호흡할 수 있어서 좋았다. 리모델링을 통해 조성된 최적의 음향과 공연환경이 ‘2021 포항음악제’의 주요한 성공요인으로 생각된다. 이제 대공연장은 명실공히 최상의 어쿠스틱 환경을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의 공연장임을 인정받은 셈”이라고 전했다.한편, 포항문화예술회관은 리모델링 이후 2021년부터 재개관 기념공연인 ‘디즈니인콘서트’의 전석 매진을 시작으로 ‘별이 빛나는 포항’시리즈, 유니버셜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2021 포항음악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얼이섞다’ 등의 공연을 통해 많은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8

“올해 마지막 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함께”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오는 31일 오후 7시30분 제야음악회 ‘Adieu 2021’를 선보인다. ‘Adieu(아듀)’는 프랑스어로 헤어짐의 ‘안녕’을 뜻하는 말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힘들었던 올해 안녕을 고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기대를 담았다.이번 음악회는 클래식 대중화에 힘써온 인기 배우 강석우가 사회를 맡고,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지휘자 배종훈의 지휘로 진행된다.공연에는 소프라노 고수진, 김은희, 최정원과 쓰리테너 하이체, 바리톤 최윤성 등 걸출한 성악가들이 나선다.또 바이올리니스트 안재경, 뮤지컬배우 민우혁이 출연해 오페라 ‘투란도트’, ‘토스카’, ‘루살카’, ‘카르멘’의 유명 아리아와 바이올린 독주곡,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프랑켄슈타인’의 대표 넘버 등 폭넓고 대중적인 구성의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특히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공연 전 ‘포춘쿠키’ 증정 이벤트를 준비해 관객에게 연말 분위기와 함께 기분 좋은 추억을 선물한다. 포춘쿠키를 열면 새해의 운세를 확인할 수 있다.또 내년 1월 대구오페라하우스 기획공연인 오페레타 ‘박쥐’의 입장권을 경품으로 준비해 모두 30명에게 증정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7

양수진 판소리 완창 ‘만정제 흥보가’ 공연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형국)이 올해 마지막 기획공연으로 ‘양수진의 판소리 완창: 만정제 흥보가’를 30일 오후 7시 비슬홀에서 연다. 잊혀가는 우리 소리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고 영남 소리의 맥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기획된 판소리 완창 시리즈 일환이다. 지난 9월 김영자, 11월 석지연에 이은 세 번째 무대다.이번 무대에 주목할 점은 대구 출신의 젊은 소리꾼 양수진이 ‘만정제 흥보가’를 완창한다. 타고난 목과 맑으면서도 힘이 있는 성음이 특징인 양수진은 영남 판소리의 맥을 이어갈 차세대 소리꾼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흥보가) 이수자이며 만 24세에 ‘상주전국민요경창대회’ 명창부에서 장원을 차지해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2019년 금정 남해성 전국판소리경연대회 명창부 종합대상(국회의장상), 문화관광부장관상 등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이날 선보이는 ‘만정제 흥보가’는 가난하고 착한 흥부와 부자이면서 욕심 많은 놀부의 대비를 통해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는 작품이다. 총 3시간 여 공연에서 17가지 대목을 들려준다. 우스운 재담 대목이 많고 ‘놀보 박타는 대목’잡가 등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가장 해학적인 마당으로 준비했다.‘만정제’는 국악인 만정(晩汀) 김소희 명창에 의해 완성된 유파다. 여러 스승에게 배운 소리 대목 가운데 가장 좋은 대목을 적절히 조합해 동편제, 서편제 소리의 특성을 고루 갖춘 새로운 창법이다.가성을 쓰지 않고 자유자재로 소리를 구사하는 창법이 특징이며 고운 음색과 명확한 창법으로 널리 알려졌다.고수는 남원시립국악단 수석단원인 임현빈 명고가 맡는다. /윤희정기자

2021-12-27

경주 우양미술관서 위로·희망 만나요

경주 보문단지 힐튼호텔 내 우양미술관이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한 특별전을 준비했다.우양미술관은 내년 5월 8일까지 3전시실에서 ‘바디 아티비티(Bodily ARTivity)’전을, 2전시실에서 ‘2021 우양소장품전 II : 사적인 유토피아’전을 각각 열고 있다.△‘바디 아티비티(Bodily ARTivity)’전‘바디 아티비티(Bodily ARTivity)’전은 우양미술관이 지난 7월 19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최한 ‘감각의 숲’전 연장선상에서 기획됐다.‘감각의 숲’은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제한돼온 인간의 감각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감각의 개별성과 인간의 정체성과의 관계에 대해 자문해보는 전시였다면, ‘바디 아티비티’전은 아직 끝나지 않는 혼란한 상황 속에서, 여전히 제한받고 있는 우리의 ‘신체(몸)’를 메타적으로 인지해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전시에는 ‘아트와 행위’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예술가 아리송, 스튜디오 1750(김영현·손진희), 정진경, 홍원표 등 4개의 팀이 회와, 미디어, 설치 등의 작업을 통해 ‘객관적 세계의 이면에 체험된 세계’에 대한 다양한 방식들을 선보인다. 개인이 지닌 신체감각과 움직임에 집중을 유도함으로써 주어진 자극과 예술적 효과에 반응하고 개인의 감각경험을 확장하며 예술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한다. 창의적 예술 현장에서 어떠한 의미 해석이나 목적을 넘어서 자유와 유희를 추구하는 활동을 통해 새로운 자극을 경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전시장 한 켠에는 ‘바디 아티비티’전 참여작가 4팀의 아카이브 자료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작가의 프로필, 도록, 지면 스크랩 등 출판물들과 미술관에서 촬영한 인터뷰를 감상할 수 있다.△‘2021 우양소장품전II : 사적인 유토피아(Private Utopia)’전‘유토피아’는 1516년 토마스 모어(1478~1535)의 소설 제목으로 첫 등장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세계를 뜻하며, 시대와 장소에 따라 ‘천국’, ‘파라다이스’, ‘무릉도원’ 등 다양한 명칭으로 인간사에 공존하고 있다.역사 이래로 인간은 불완전한 현실에서 벗어나 이상적인 삶을 갈망하며 끝없이 동경해왔다. 그 중 각 시대의 사회상을 내면화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해온 예술가들은 작품을 매개로 특유의 예술적 상상력과 기법을 통해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탐색해왔다. ‘사적인 유토피아(Private Utopia)’전에서는 개인의 사적인 삶과 사회적인 삶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각기 자신만의 예술언어로 열정을 표출해온 국내외 작가 14인의 실험적인 창작 세계를 선보인다. 예술가 개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세계를 유영해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모색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종학, 낸스그레이브스, 로트라우트클라인모콰이, 레오니드티쉬코프, 미하일세미아킨, 샌디스코글런드, 알렉산드리아 미틀랸스카야, 이성자, 이세득, 유현미, 오천룡, 짐 다인, 프랑스와즈까르동, 토마스 맥나이트의 회화, 사진, 조각, 미디어, 설치 작품이 선보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7

연말연시엔 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지속되는 코로나19로 문화적 활동이 쉽지 않은 관람객들을 위해 입장료 30% 할인, 스케줄러 증정,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 등 연말연시 이벤트를 실시한다.앞서 양말 트리, 비누 트리, 거꾸로 트리 등 차별화된 트리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대구미술관은 올해도 특색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보였다. 올해는 임인년(壬寅年) 행복한 한 해를 고대하는 마음을 담아 강요배 작가의 작품 먼나무(2021) 열매를 모티브로 한 트리를 대구미술관 2층 로비에 설치했다.입장권 할인, 오프라인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도 제공한다. 내년 1월 2일까지 실시하는 연말연시 할인 이벤트는 모던 라이프 전시 입장료를 30% 할인한다. 오는 30일에는 대구미술관을 방문한 관람객 100명에게 선착순으로 스케줄러를 선물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오는 31일에는 선착순 관람객 50명에게 이건희 컬렉션 탁상달력을 증정한다.또한 SNS 댓글 이벤트(12월 27~31일) ‘대구미술관 새로운 10년’에 참여한 100명의 관람객에게 ‘모던 라이프’ 관람권을 증정한다.현재 대구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는 ‘모던 라이프’, ‘강요배’ 등이 있다. 프랑스 최초 사립 미술 기관인 매그 재단과 대구미술관 소장품을 공동 연구한 ‘모던 라이프’는 세계적인 작가 78명의 대표작 144점을 통해 미적 근대성을 보여주고 두 문화의 만남, 서로 다른 회화의 전통을 가진 두 미술계의 만남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강요배, 카네이션-마음이 몸이 될 때’는 지난해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인 강요배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대자연의 풍경을 담은 대형 회화, 자연과 사운드에 집중한 영상작업, 대구, 경산의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한 설치작업, 그리고 고(故) 이인성 화백의 대표작을 모티브로 한 회화 작업 등 작가의 폭넓은 작업 세계를 보여준다.미술관은 방역패스 의무 적용 시설로 관람을 희망하는 방문객은 방역패스 확인에 필요한 증명서를 제출해야 입장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6

“독서·글쓰기, 가장 가치있는 인류 유산이죠”

김현욱 작가 “저절로 책을 좋아하게 되는 아이는 거의 없습니다. 아이를 매혹적인 이야기의 세계로 끌어들여야 합니다. 누군가는 아이에게 그 길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포항 지역에서 시인이자 동화작가로 활동하면서 현재는 경주 황남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김현욱 작가는 독서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김 작가는 최근 학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독서, 글쓰기 교육을 실천하면서 터득한 경험을 학부모와 교사와 함께 나누고자 ‘교실에는 시가 필요해요’(브로콜리숲)를 펴내 주목받고 있다. 김 작가를 지난 25일 만났다.-등단 이후 첫 에세이집을 펴낸 소감은.△나는 낮에는 학교에서 근무하고 밤에는 글에 복무한다. 평일에는 아이들과 지내고 주말에는 시와 지낸다. 이번에 낸 첫 에세이집은 낮과 평일의 책이다. 학교와 아이들에 대한 글이다. 20년간 학교, 도서관 등에서 수업, 강의를 하며 겪었던 오랜 시행착오의 기록이다. 교사로서 살아온 점들을 연결한 그래프다. 그래서 그런가. 연보랏빛 말쑥한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의외로 무덤덤했다. 그것뿐이다. 무덤덤하고 조금 부끄럽고 많이 후련하다.-‘교실에는 시가 필요해요’를 소개한다면.△20년 경력의 현장 교사가 학교에서 독서, 토론, 글쓰기, 시 낭송, 시 쓰기, 그림책 읽어주기 등을 실천하면서 겪은 성공담이자 실패담이라고 소개하면 이해가 가장 빠를 것 같다. ‘문학’이 아이들을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문학’으로 아이들과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시와 그림책, 동화들과 재밌게 지낼 수 있을지 나름의 ‘어린이문학 사용설명서’를 책에 담았다.-문인이기에 앞서 초등학교 교사로 독서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하며 어떤 도움이 되나.△그동안 대구, 경북 지역의 학교, 도서관 등에서 아이들, 학부모들,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강의 경험이 늘수록 나만의 노하우도 생겼다. 대상에 따라 방법이 달라지는데 철칙은 절대로 혼자서 떠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강생들의 발표와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수업일수록 만족도가 높다. ‘책’을 통해 하나가 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책’을 통해 우리는 분명히 성장한다.-코로나19로 힘들어진 대면 독서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책은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 상태일 때 가장 책답다. 독서교육은 눈빛, 표정, 음성, 온기, 미묘한 감정의 변화 등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 책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책’은 만나야 한다. 만나야 소통할 수 있다. 소수의 어린이, 청소년 독서회라면, 대면 독서교육이 옳다. 코로나19 시대에도 소수 위주의 대면 독서교육, 대면 독서회는 지속되어야 한다.-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나 바람이 있다면.△내년 1월쯤 첫 번째 그림책이 나온다. ‘못난이 옹기’라는 책이다. ‘행복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시집, 동시집, 동화집, 에세이집, 그림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재미가 크다. 연말에는 ‘지구에서 가장 멀리 간 아저씨’라는 두 번째 그림책을 낼 예정이다. 요즘 딸과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을 읽고 있다. 856쪽짜리 책이다. 왜 고전인지 왜 꾸준히 리메이크되는지 알겠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능력은 없지만, 이런 아름다운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다. 사랑스러운 작품을 쓰고 싶다.-경북교육청의 독서교육 관련 정책들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한다면.△학교는 공부 머리가 아니라 일머리가 필요한 곳이다.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가르치는 곳이다. 독서, 글쓰기도 그렇다.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계산하는 똑똑함보다는 실천하는 우직함이 필요하다. 우직하게 책 읽어주고, 꾸준히 사제동행 아침 독서를 실천하고, 정성으로 독서동아리를 이끄는 선생님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런 선생님들을 발굴하고 격려하고 포상하고 긍지를 심어주는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쓰는 선생님이 읽어주는 선생님이 된다. 읽어주는 선생님이 쓰는 선생님이 된다. 에세이집 ‘교실에는 시가 필요해요’ -미래사회는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이며 이를 대비해야 할 우리의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독서와 글쓰기는 인간의 고유한 정체성이다. 책과 연필, 독서와 글쓰기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무리 세상이 급변해도 독서와 글쓰기는 인간을 가장 가치 있게 만드는 위대한 행동이자 유산이 될 것이다. 미래사회라는 말에 조급해하지 말자. 아이들과 함께 느긋하게 읽고 그윽하게 대화하고 꾸준히 쓰자. 미래로 갈수록 인간의 고유한 가치는 더 귀해지고 대접받을 것이다.-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즘 읽고 있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서 밑줄 그은 문장으로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혼자서 두 발로 여행할 때만큼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존재하고, 이렇게 살아 있고, 이렇게 나 자신이었던 적이 없다. …. 나는 멈춰 있을 때는 생각에 잠기지 못한다. 반드시 몸을 움직여야만 머리가 잘 돌아간다.” 루소의 말이다. 루소를 비롯한 많은 철학자가 걷기를 즐겼다고 한다. 많이, 자주, 꾸준히, 걸으시라. 건강을 위해, 위대한 생각을 위해./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6

포퓰리즘·외국인 혐오… 위기에 빠진 현대 해부

“낡은 것은 죽어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 위기는 생겨난다. 이 공백기에 다양한 병적 징후가 나타난다.” 이탈리아 사상가이자 정치가인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가 월스트리트 대공황 1년 뒤, 히틀러 집권 3년 전인 1930년에 쓴 ‘옥중수고 선집’에 나오는 구절이다.비교유럽사 분야의 석학인 영국의 역사학자 도널드 서순(75)은 신간 ‘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들’(뿌리와이파리)에서 안토니오 그람시의 이 말을 화두로 삼으며 책을 시작한다. 그람시는 1900년 초 이탈리아에서 득세했던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부에 맞서 싸우면서 공산당을 창시했던 공산당 지도자다.그람시가 보기에 당시 자본주의는 헤어날 길 없는 위기로 빠져들었지만, 자본주의를 사회주의로 대체할 노동계급 세력은 아직 허약할 뿐이었다. 그 위기를 비집고 들어선 파시즘과 극좌 모험주의는 그람시가 생각하는 ‘새로운 것’, 즉 자본주의의 병폐를 극복할 사회주의가 아직 생겨나지 않은 공백기에 나타나는 ‘병적 징후’였다.‘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들’은 현대 자본주의의 여러 병적 징후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면서 오늘날의 위기를 진단한다. ‘역사를 바탕으로 하지만 논쟁을 겨냥한 책’이라는 선언처럼 ‘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들’은 ‘위기에 빠진 21세기의 해부’를 부제로 팩트를 제시한 뒤 저자의 주장을 가감 없이 전한다.저자에게 병적 징후 중 하나인 포퓰리즘과 외국인 혐오는 주된 비판 대상이다. 이슬람 혐오를 부추기는 언론 보도 관행이나 복지국가가 쇠퇴하고 비대해진 기업의 시대에서 빈곤층은 더 빈곤해지는 세태도 구체적으로 짚었다. 저자는 기성 정당의 몰락과 유럽의 쇠퇴까지 폭넓게 다루면서 앞으로 우리는 어디에 희망을 걸어야 할지 화두를 던진다.저자는 마키아벨리의 구절을 통해 의지의 낙관주의를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과거의 무질서를 인간의 본성 탓으로 돌리지 말고, 시대를 탓하라. 시대가 바뀌어 더 나은 정부가 세워지면, 우리 도시가 장래에 더 나은 미래를 누리리라는 희망에 합당한 근거가 생기기 때문이다.”2022년 대선을 맞이하며 ‘정치적 야만’ 상태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에 이 책의 문제 제기는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책은 제1장 낡은 것은 죽어가고, 제2장 외국인 혐오의 부상, 제3장 복지의 쇠퇴, 제4장 기성 정당의 몰락, 제5장 미국의 패권, 제6장 유럽의 서사, 제7장 유럽은 결딴나는 중?, 제8장 잃어버린 희망? 등으로 구성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3

한문학자 정민, 사자성어 400개로 마음자리 살펴

수백 년간 전해 내려온 고전 속 사자성어로 지혜와 통찰을 전해온 한국한문학자이자 고전학자인 정민 한양대 교수가 신간 ‘점검’(點檢)(김영사)을 출간했다. 한자 네 자로 이뤄진 사자성어 400개에 관해 쓴 짤막한 글을 모은 이 책은 저자가 2012년 이후 출간한 ‘일침’, ‘조심’, ‘석복’, ‘습정’,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 5권에 수록된 글 중 일부를 엮었다. ‘하나하나 따져 살핀다’는 뜻을 지닌 책 제목처럼, 사자성어를 통해 마음자리를 살피고 몸가짐을 돌아보며 세상 이치를 되짚는다.이 책에서 저자는 몇 가지 주제를 되풀이해 강조한다. 먼저, ‘안목’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참맛·좋은 문장을 알아채는 심미안뿐 아니라 훌륭한 인물을 알아보는 감식안까지 포함된다.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현상 너머 먼 곳까지 내다보는 안목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당장 보이는 것, 주어진 것이 전부가 아니다. 차고 기우는 변화의 속성을 염두에 둘 때, 말과 행동을 절로 삼가게 된다.또한 저자는 배움의 길을 따라 먼 데 이르고 뜻을 밝히기 위해, ‘고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차분히 내려놓고 안으로 살펴, 앎을 깃들이고 배움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성찰 없는 독서는 교만과 독선을 낳는다. 몸가짐과 마음자리를 고요함으로 돌볼 때 독서의 진정한 보람이 생긴다.“사람에게는 간위(艱危)의 시련만이 아니라 적막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역경이 없이 순탄하기만 한 삶은 단조하고 무료하다. 고요 속에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마음의 길이 비로소 선명해진다. 이 둘을 잘 아울러야 삶이 튼실하다. 시련의 때에 주저앉지 말고, 적막의 날들 앞에 허물어지지 말라. 이지러진 달이 보름달로 바뀌고, 눈 쌓인 가지에 새 꽃이 핀다”.-‘간위적막’에서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허깨비 좇지 않고 마음 주인 되찾기를, 작위하지 않고 순리에 따라 살기를 다짐하게 한다. 분주했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400편의 글을 음미해보길 권유한다. 길게 끌리는 여운이 필요한 때,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어지러운 세상, 돌아보아 나를 찾자’는 저자의 말이 쟁그렁 귓가에 울릴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3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찾아서

관계 문제만큼 사람을 힘들게 하는 일이 있을까? 일터나 가정에서 관계 문제로 상처를 받으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대체 이유가 무엇일지 잠이 안 올 정도로 마음이 힘들다. 대만의 심리상담사 황즈잉은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더퀘스트)에서 “지금의 관계 문제는 어릴 적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에서 내가 겪는 관계 문제의 실마리를 어린 시절에서 찾아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관계 문제는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데 이는 모두 어릴 적 가족과의 관계 문제가 원인이다. 저자에 따르면, 아이들은 가족에게 사랑받기 위해 자신만의 생존전략을 발전시키는데 이것이 성인이 돼 대인관계에서도 깊게 영향을 끼친다. 저자는 어린 시절 나를 만나 어떤 상처를 어떻게 받았는지 알아차림으로써 문제 해결이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같은 패턴으로 또다시 관계를 망치는 대신 새로운 방법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책은 ‘상처받은 아이는 자라서 어떤 관계 문제를 겪는가’, ‘외로운 어른은 어린 시절 어떤 상처를 받았는가’, ‘부부는 무엇으로 살고 또 멀어지는가’ 등 3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윤희정기자

2021-12-23

‘호흡 그리기’ 톰 그레인저 지음·불광출판사 펴냄 인문

최근 건강이나 심리 치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호흡’이다. ‘숨만 잘 쉬어도 병원에 안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호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는 최신 연구 성과와 정보들이 쏟아진다.전문가들은 일정한 시간 동안의 평온하고 깊은 호흡을 하면 혈압이 떨어지고 그 상태를 최고 30분 정도 유지시키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무의식과 의식의 영역에 두루 걸쳐 있으면서 생명과 그 무엇보다 직결되는 호흡이라는 단순한 행위가 사람의 마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신간 ‘호흡 그리기’(불광출판사) 역시 ‘호흡’을 힘주어 말하고 있다. 올바른 호흡이 신체와 정신건강에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 설명한다.영국의 작가이자 명상가인 저자 톰 그레인저는 바른 호흡이 스트레스 해소와 분노조절에서 나아가 내적감각과 자기인식 능력, 창조적 통찰력까지 제공한다고 말한다.책 속에 제시된 선과 그림을 따라가며 호흡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책에는 200개가 넘는 유도호흡 연습 문양과 만다라, 그리고 75개가 넘는 그리기 호흡 연습, 30개가 넘는 일회성 호흡 연습, 5개가 넘는 마음챙김 자유연습 호흡 문양이 있다.저자는 영성 대신 서양 의학에서 말하는 ‘내부 수용 감각(interoceptive ability)’이라는 말로 치환해 읽어보라고 권한다. 호흡이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통로’라는 말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3

“겨울 감성과 낭만 채워줄 음악 함께 즐겨요”

포항시립교향악단이 겨울의 낭만을 음악으로 전한다.23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제183회 정기공연의 제목은 ‘시와 노래’. 독일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슈만과 슈베르트의 곡으로 꾸며진다.첫 번째 무대는 슈베르트의 작품 중 서정성 면에서 단연 최고로 꼽히는 ‘로자문데 서곡’으로 섬세한 감정이 담긴 로맨틱한 음악으로 겨울날의 낭만이 잘 묻어난다.이어지는 곡은 ‘낭만’하면 떠오르는 작곡가로 꼽히는 슈만이 평생의 연인인 클라라 슈만에게 헌사했다는 ‘피아노 협주곡’이다. 평생 독주자에 관한 고민으로 협주곡 쓰기를 망설였던 슈만이 유일하게 완성한 피아노 협주곡이다. 피아노 독주가 오케스트라와 때론 대화하듯, 때론 대결하듯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곡은 따뜻한 서정이 넘치는 1악장, ‘간주곡’이라는 부제가 붙은 목가적인 2악장, 밝고 씩씩한 분위기의 화려한 3악장까지 총 3개 악장로 구성돼 있다. 각 악장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데 1악장의 제1주제가 다른 악장의 주요 선율에 교묘하게 이용되고, 2악장과 3악장은 쉬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진다.포항시향과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는 김원은 이화여자대학교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피아니스트 김석 경희대 명예교수의 아들로, 일곱 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예원학교 재학 중 도미, 줄리어드 음대 예비학교를 수석 졸업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수학한 그는 1995년 마리아 카날스 국제콩쿠르 1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20세기 작품 최우수 연주자상’을 수상하며 주목받는 연주자로 올라섰다. 2007년 세계 최고 수준의 연주자들만이 설 수 있다는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데뷔 무대를 펼친 뒤 국내 오케스트라 협연뿐만 아니라 상트페테부르크필하모닉과 러시안국립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과도 협연을 이어가고 있다. 탁월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한 정열적인 그의 피아노는 진한 여운과 감동이 느껴진다. 휴식 후에는 슈만의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이 곡은 슈만의 교향곡 중에서도 음악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는 걸작이다. 슈만의 창작열이 가장 뜨거웠던 31세가 되던 1841년에 작곡됐다. 작곡가의 삶의 희망이자 창작의 영감인 클라라와의 첫 만남부터 기나긴 투쟁을 거쳐 쟁취한 사랑의 환희까지 모든 과정이 담겨 있다. 곡은 고전적인 교향곡 형식의 틀에서 벗어나 각 악장이 휴식 없이 연주된다. 주제와 동기의 유사성을 통해 마치 하나의 그물망처럼 연결된 곡은 정열을 노래하는 제1악장에 이어 아름답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제2악장, 그리고 활기 넘치고 쾌활한 제3악장과 젊은 열정이 느껴지는 제4악장으로 구성돼 있다.이번 정기연주회를 지휘하는 임헌정 포항시향 상임지휘자는 “이번 공연명이 ‘시와 노래’인 것은 평소 슈만이 가곡 작곡에도 많은 열정을 쏟아 부은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하고 “시적이면서도 그 자체로 깊은 감정과 풍부한 서정성이 담긴 곡들이 겨울에 관객들에게 깊은 위로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2

브로드웨이 대표 뮤지컬 ‘시카고’ 대구서 펼쳐진다

“36개국 490여 개 도시에서 선보인 스테디셀러 뮤지컬. 15인조 빅밴드의 찬란한 재즈 선율과 화려한 몸짓에 담긴 사회 풍자와 웃음….” 브로드웨이 대표 뮤지컬 ‘시카고’ 한국 공연 21주년 기념 공연이 오는 26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진다. 뮤지컬 ‘시카고’는 1975년 뮤지컬계의 신화 밥 파시가 처음 무대에 올렸다. 격동기 미국, 그 중에도 재즈 선율과 갱 문화가 가득했던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살인과 유혹, 욕망, 배신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후 ‘시카고’는 1996년부터 재공연되며 세계 490개 도시에서 4만 회 이상 무대에 올라 브로드웨이 공연 역사상 ‘오페라의 유령’ ‘캣츠’에 이어 세 번째로 오래 공연되는 작품이다.범죄를 저지르고 수감된 여자 죄수들과 그녀들을 전문으로 변호하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렸다. 대량생산 시스템, 대량 실업, 노동 운동, 뉴딜정책 등등의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는 대공황 이후의 시카고를 배경으로 격동기의 미국 사회를 냉소적이며 풍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1924년 시카고 트리뷴 지에 실려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살인사건 기사를 소재로 만들어졌다. 시키고 트리뷴지의 기자이며 희곡작가였던 모린 달라스 왓킨스가 쓴 1926년 연극 작품 ‘작고 용감한 여인’이 원작이다. 작곡가 존 칸더, 작사가 프레드 엡이 만들어낸 위트 있는 가사와 재즈 특유의 농익음이 묻어나는 매력적인 멜로디, 안무가 밥 파시와 앤 레인킹의 관능적이고 역동적인 춤선 등은 놓칠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이번 공연에는 21년째 시카고와 함께하는 배우 최정원부터 200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류한 티파니 영까지 다양한 실력파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때는 1920년 후반. 재즈의 열기와 냉혈 킬러들이 넘쳐나는 금주 법 시대의 시카고. 냉혈한 살인자들로 만연하던 시대의 쿡 카운티 교도소에는 자극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언론의 괌심을 한 몸에 받는 여죄수들로 가득한데….공연시간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요일 오후 2시·6시30분, 문의 1599-1980(예술기획 성우)./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2

유리상자 속 ‘야생 별’ 반짝반짝

대구 봉산문화회관이 설치·조각·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의 창조적 발전을 위해 마련한 ‘2021 유리상자-아트스타’ 전시 공모에 선정된 류신정 작가의 ‘야생 별’이라는 타이틀의 설치 작품이 오는 26일까지 전시되고 있다. 올해로 14년째 스튜디오, 아트스타 등 부제와 함께 진행 중인 유리상자는 젊은 예술가가 4면이 유리로 된 공간에서 선보이는 실험적 사고를 감상하는 전시다.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에 ‘야생 별’ 작품을 출품한 류신정 작가는 순수한 자연의 이미지를 이용한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8개의 다양한 구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스테인리스 봉에 작가가 체득한 자연 이미지의 레진을 에폭시로 고정하고 가장자리에서 퍼지는 방사형 구조이지만, 단순한 구 형상에 머물지 않고 촉수 같은 긴 라인이 자유롭게 뻗어 나가 공간과 공간을 유기적으로 이어주고, 구획하며, 확장해 나간다. 여기에 추가로 LED 조명까지 장착한 이 형상은 유리상자 공간에서 변화되는 자연의 이미지를 머금고 도심 속 빛나는 야생 별이란 생명체로 태어난 것이다.‘야생 별’은 작가의 습관적 드로잉에 기인한 형상이다. 회화를 전공한 류 작가는 본능적으로 낙서를 하듯 드로잉을 즐기며 이를 통해 이미지를 구상한다고 밝힌다. 자연스러운 드로잉이란 자연적인 이미지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생각을 꾸미지 않고 표현하는 것 그것이 야생이며, 인공적인 기존 형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실험정신이다.류 작가는 “‘야생 별’은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탐색하고 실험하는 개념으로 ‘야생’을, 그리고 현시대의 희망적 표현으로 ‘별’이라고 정했다”면서 “‘야생 별’은 화려한 도시 풍경의 빛과 대비되며 동시에 상실된 것들에 대한 희망과 바람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12-21

팬데믹 속 다양한 프로그램 ‘문화 숨통’

올 한 해 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시민과 함께하는 내실있는 운영을 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임시 휴관 등으로 힘든 시기에도 ‘포항만화축제’, ‘원 북 원 포항’, 랜선 프로그램 등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마치며 2021년 한 해를 마무리했다. 지역민을 위해 어떠한 사업을 추진했는지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북 드라이브 스루 운영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지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자 임시 휴관 중에도 ‘북 드라이브 스루’를 운영했다. 이용자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후 차량으로 수령해 가는 방식으로 소통해 나갔다. 무료 도서 택배 서비스와 특별 대출 서비스도 병행해 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코로나19 예방을 최대화하려고 노력했다는 평가이다. ■ 미디어 스튜디오 방음부스 설치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스마트 K-도서관’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난 9월 포은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 미디어 스튜디오 방음부스를 설치했다. 미디어 스튜디오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인 리모트미팅을 통한 비대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작가와의 만남 유튜브 실시간 생중계, 랜선 북테라피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독서문화프로그램 운영에 큰 역할을 했다.■ 27개의 비대면 프로그램 운영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해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시민들과 코로나 19로 바깥출입이 힘든 포항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어린이독서회, 내 삶의 이야기 책, 스토리뮤직 등 27개의 프로그램이 235회 운영됐으며 총 2천408명이 참여했다. 또한 포은중앙도서관에서 자체 제작한 영상 ‘랜선산책’, ‘랜선극장’, ‘랜선 작가의 방’ 등은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돼 조회 수가 2만2천320여회에 이르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2021 포항만화축제-일상을 넘어 만화愛 빠지다’ 개최포은중앙도서관의 특성화 자료인 만화를 주제로 한 ‘2021 포항만화축제-일상을 넘어 만화愛 빠지다’는 대면으로 운영해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포항시민들에게 만화를 통한 문화방역으로 삶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전신청과 인원제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 가운데 인기 웹툰 작가와의 만남, 웹툰 포토존, 웹툰 주인공을 찾아라! 등 다양한 전시 및 체험프로그램이 시민들의 호응 속에 진행됐다. ■ ‘원 북 원 포항’ 선정 및 관련 프로그램 진행한 책 한 도시 읽기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원 북 원 포항’은 시민추천과 시민투표를 통해 올해의 책 정세랑 작가의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를 선정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의 책 선정을 기념해 선포영상을 제작·업로드했으며 조회 수가 1천회를 넘었다. 또한 역대 원 북과 올해의 책을 대상으로 서평 및 웹툰 공모전을 실시해 총 65명의 참여로 큰 호응을 얻었으며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품은 도서관 3층 복도에 전시돼 도서관 이용자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했다.■ 온라인 독서환경 유도 위한 전자책 활성화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도서관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비대면으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전자책 활성화를 위한 ‘버스안에서(書-)전자책탐사대!’를 운영했다. 버스, KTX, 포항공항 등 교통요충지와 다중이용시설에 전자책 이용방법과 전자책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QR코드가 삽입된 포스터를 부착해 전자책 이용을 유도했으며 이용자의 편리성을 높였다는 호평을 받았다.천목원 포항시립도서관장은 “포항 시민의 방역수칙 준수와 안전한 도서관 이용으로 한 해가 잘 마무리 될 수 있었다”며 “2022년에도 다양하고 알찬 독서문화 프로그램과 행사, 축제를 계획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1

“아마추어 도예가들이 빚은 열정 보러오세요”

아마추어 도예가 10명이 출품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제2회 흙이야기공방 회원전’이다. 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내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에서 22일까지다. 아마추어라고는 하지만 작품 수준이 높고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살린 작품이 출품된 게 이채롭다. 전업작가가 아니라 다른 직업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작품 개성도 뚜렷하다는 평가다.초등학교 교사, 어린이집 원장, 주부 등 직업이 서로 다르지만 이번에 전시에 나선 아마추어 도예가 10명의 공통점은 모두 같은 도예공방 회원이라는 것이다. 포항 꿈틀로에 작업실을 두고 연잎을 활용한 테마로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드는 권미분 작가의 도예연구소다.공정필, 김정귀, 김희숙, 박위숙, 백정애, 이경희, 황선애, 황세진, 황영순, 최계자 씨 등 회원들은 길게는 15년, 짧게는 1년 경력으로 손잡이가 없는 찻잔부터 시작해 지금은 다양한 일상소품들을 자유롭게 만들어내며 이번 회원전을 준비했다.이번 전시에는 조형토, 백자토, 혼합토 등의 흙으로 작업을 한 후 다양한 색의 유약작업을 거친 후 환원소성으로 마무리 된 조명등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권미분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은 힘든 시기이지만 모두에게 작은 희망을 피워 올린다는 의미를 담아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불켜는 도자기 20여 점을 선보인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람을 바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0

‘동해안별신굿’ 지화 한자리에

중요무형문화재 제82호 동해안별신굿에 사용되는‘지화(紙花)’의 아름다움과 그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재)포항문화재단은 대안공간 298에서 내년 1월 11일까지 지화공예 전수자인 김자중 명인의 개인전 ‘바다에 핀 종이꽃’을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지화공예 전수자인 김자중 명인의 첫 개인전이다. 김 명인이 제작한 동해안별신굿의 중요한 도구인 지화 22점과 제작과정, 인터뷰가 담긴 영상 등을 만나볼 수 있다.포항문화재단이 지난 2년 여간 소멸위기에 놓인 동해안별신굿의 문화적 가치를 재발굴하기 위해 진행한 ‘문화도시 포항 인문-해양 콘텐츠 미래자산화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김자중 명인은 청하에 거주하며 66년 동안 지화작업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전시 작품들은 얇은 종이를 염색하고 접어 칼과 가위를 이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면과 선, 구멍을 뚫고 엮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작업으로 다양한 패턴과 어우러진 지화를 통해 추상적 조형미와 장인의 손에서 탄생한 꽃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굿판 외에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화려한 장식의 지화와 함께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어촌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비는 제의이자 마을축제로서 ‘동해안별신굿’의 민족예술의 소중한 가치를 더했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한국의 마을 굿 중 가장 왕성한 전승력을 지닌 동해안별신굿이 행해지는데 중요하게 쓰이는 다양한 지화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에 시민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0

라이트 페인팅 작가 고수지 개인전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어둠 속에서 신비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작가는 놀이터를 찍기 위해 밤을 택했고, 때문에 수고로운 라이트 페인팅 기법을 쓰고 있다. 밤이 오길 기다렸다가 밤새 한 놀이터와 이야기하듯 촬영을 진행한다. 포항 갤러리 권(관장 라익권)은 21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고수지 청년작가의 ‘놀이터에 담긴 어린 시절의 열정’ 전을 연다.이번 전시는 데뷔 10년 이내 전도유망한 예술가를 발굴해 예술계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는 갤러리 권의 기획 전시 ‘청년작가전’의 일환이다.대구예술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과를 전공한 고수지 작가는 라이트 페인팅 기법을 이용한 어린이 놀이터 사진 작품 5점과 이 사진 작품을 애프터 이펙트(After Effect) 프로그램으로 편집한 영상 1점을 선보인다.라이트 페인팅은 빛과 시간, 공간의 개념을 이용해 카메라 조리개를 최대로 조여준 뒤 장시간 노출을 주는 방법으로 빛의 흐름을 사진 속에 담아내는 촬영 기법이다. 카메라의 셔터스피드를 최대한 길게 설정한 뒤, 사진이 찍히는 순간 발광체로 원하는 그림을 그리면 빛이 사진 속에 기록된다. 피사체는 부동자세로 있어야 하고 그리는 사람은 원하는 그림을 상상하며 빛의 그림을 그리는 원리이다.고수지 작가는 “사진이라는 매체는 기본적으로 리얼리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리얼리티 위에 환상적인 것이 입혀지는 굉장히 효과적인 힘 있는 이미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런 작업을 하고 있다”며 “관람객들이 직장생활 등 바쁜 일상 속에서 어린 시절의 자신을 한 번쯤 생각해보며, 쉬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0

대구문화예술회관, 24일 송년음악회… 유튜브 중계도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형국)은 24일 오후 7시30분 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2021 송년음악회’를 연다. 이번 송년음악회는 지휘자 임성혁의 지휘로 대구시립국악단과 20~40대 해외 유학파 출신 단원, 젊고 역량 있는 연주자들로 구성된 디오오케스트라가 출연해 전·후반 음악을 이끌어간다. 전체 프로그램을 동·서양 악기에 맞춰 새롭게 편곡해 그동안 만나보지 못한 음악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이날 협연자로 소프라노 김은주, 테너 김재형과 가수 박완규,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전통타악연희단 풍물마당 등이 아름다운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전반부는 ‘아리랑 환상곡’으로 문을 열며 소프라노 김은주가 ‘산유화’,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 중 ‘신이여 평화를 주소서’, 테너 김재형이 ‘뱃노래’,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연주한다. 이어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중 ‘저녁은 다가오고’를 이중창으로 선보인다.후반부는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캐럴과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을 그린 ‘당연한 것들’ 등을 연주하며, 록그룹 부활의 리드 보컬 박완규가 자신의 대표 레퍼토리로 화려한 무대를 꾸민다. 마지막으로 ‘사물놀이와 관현악을 위한 신모듬’ 중 3악장 ‘놀이’로 2021년 송년음악회의 대미를 장식한다.이날 공연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한다. 방문하지 못하는 관객들은 대구문화예술회관 유튜브를 통해서 공연 청취가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19

“어울려 살아가는 모든 이야기가 수필”

박월수 수필가 “더러 사는 일이 버겁다고 여겨질 때, 여기 실린 몇 편의 글에서 작은 위안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떠올려지는, 머무르고 싶은 구절들이 많은 분의 숨들이기에 묻어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최근 첫 수필집 ‘숨, 들이다’(수필세계사 간)를 펴낸 박월수(56·청송군 현동면) 수필가의 출간 소감이다.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이후 10여 년만이다.박 수필가는 일상적 체험을 중심으로 한 사색의 깊이와 은유적 성취가 탁월하고 감각적 언어로 진단해가는 자기 모색이 남다르다는 평을 받는다.지난 18일 박 수필가를 만나 이번 수필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첫 수필집을 펴낸 소감은.△너무 내 속을 드러내 보인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수필은 한 개인의 역사이기 이전에 어쩌면 우리 모두의 역사가 될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도 든다. 사람들 살아가는 얘기는 다 다르지만 그 속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 중심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이웃이 있듯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든 얘기가 한 편의 수필이라고 생각한다.-‘숨, 들이다’를 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등단부터 거의 이십 년 가까이 문단에 있었는데 그동안 쓴 글이 백여 편 남짓이다. 과작이란 말을 가끔 듣는다. 독자에게 커다란 울림을 줄 확신도 없으면서 종이를 낭비하는 일이 두려웠다. 책을 낸 작가분들이 동료 작가들에게 무상으로 보내오는 책 빚을 갚아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다. 내 책을 궁금해하고 기다리는 분들의 채근하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디딤돌 창작지원금 수혜를 받아 늦게나마 첫 수필집을 내어놓게 되었다.-수필집 제목이 특이한데.△두부 만드는 장면을 우연히 본 일이 있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 콩물을 끓이고 젓고 간수를 붓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숨을 들인다고 했다. 숨 들이는 과정의 마지막이 간수를 붓는 단계였는데 자칫 잘못하면 다 만들어 놓은 두부를 버릴 수도 있었다. 매 순간 콩물에 간수를 붓듯 정성을 들이는 일, 나는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며 숨 들이는 일이라고 이해한다. 어눌한 글이지만 치열하게 살아온 흔적이므로 그토록 아름다운 우리말을 표지 제목으로 빌려오고 싶었다.-이번 수필집은 어떻게 구성됐나.△1부에서 4부까지는 주로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다. 뻔한 얘기지만 뻔하지 않게 쓰려고 무진 애를 썼다. 어둡지만 절망이 아닌 희망을 노래하는 얘기들을 주로 실었다. 마지막 5부는 내가 사는 청송의 이야기들로 묶었다.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에 등재된 아름답고 의미 있는 곳들을 알리고 싶어 그림을 그리듯 풀어서 썼다. 수필집 ‘숨, 들이다’ -수록 작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수필은.△내가 가장 애착하는 수필은 ‘새’다. ‘달’이라는 작품으로 신춘에 등단하고 나니 글을 쓰는 일이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달’보다 더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새’는 띠라고 하는 식물로 제주 방언인데 예전 제주 사람들은 그 새를 베어다가 지붕을 이는 데 주로 썼다. 사진 모임으로 우도에 갈 때마다 바람에 흔들리는 새의 물결을 보았고 무언지 모를 벅찬 감동에 사로잡히곤 했는데 수필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끝없이 누웠다 일어서는 새가 어쩐지 나를 닮은 듯도 했다. 그러다가 새가 자신의 씨앗을 바람의 힘으로 번식한다는 걸 알았고 결국은 땅에 사는 식물이 새가 된 이유를 제 나름으로 해석하게 되었다. 식물의 삶과 사람의 삶도 살아가는 방식은 닮아있다.-좋은 수필이란 어떤 것인가.△먼저 진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필은 작가의 체험이 녹아든 글이므로 솔직하고 진실해야 독자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그다음은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 통일감 있는 주제가 받침이 되어야 한다. 나머지는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을 들고 싶다. 상상력이 결여된 글은 메마른 사막과 같아서 음미하기가 쉽지 않다. 작가만의 해석으로 촘촘하게 짜인 글, 남다른 상상력이 살아 숨 쉬는 글, 그런 수필을 나는 좋은 수필이라 생각한다.-앞으로의 바람은.△나는 수필을 연인 대하듯 쓰다듬고 보듬길 좋아한다. 그런 수필을 꾸준히 오래도록 쓸 것이다.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테마수필을 써 보고 싶다.-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수필만큼 타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수필 한 편엔 한 편의 인생 다큐가 들어있다. 있는 그대로의 것을 다만 문학적 장치만을 가미해 표현해 놓은 까닭이다. 좋은 수필을 읽으면 잔잔한 울림이 있고 반성이 있으며 살아갈 힘이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따뜻한 수필을 많이 아끼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