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삶을 이해하기 위한 사유의 문장 속 ‘인생’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2-08-25 18:30 게재일 2022-08-26 14면
스크랩버튼
‘인생’<br/><br/>하창수 지음·청색종이 펴냄<br/>에세이
신간 ‘인생’(청색종이)은 1987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중견 작가 하창수(63)가 등단 35주년을 맞아 펴낸 에세이다.

전업 작가와 번역가로서 살아오면서 느낀 생각들을 124편의 글로 묶었다. 이 에세이에는 삶을 이해하기 위해 밤새 뒤척이는 깊은 문장들이 가득하다.

저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없을 때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서른다섯 번 읽으며 삶이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소설가와 번역가로 수십 년을 지내오면서 삶이 조금쯤 명료해 보일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 세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영원히 규명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할수록 책상에 앉아 한 문장 숙명 같은 언어를 이어가는 작가는 끝내 명확함에 이르긴 어렵더라도 다음 생을 위해 공덕을 쌓듯 써야 한다는 애틋한 기원을 갖고 있다.

그는 소설 아닌 글을 많이 썼지만, 산문집을 묶는 데 인색한 건 이해할 수 없는 삶에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그는 “마지막 산문집이라 생각하고 무거운 표제를 달았다”고 한다.

포항 출생인 하창수 작가는 1991년 장편소설 ‘돌아서지 않는 사람들’로 한국일보문학상, 2017년 단편 ‘철길 위의 소설가’로 현진건문학상을 수상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