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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시각장애인 IT 개발자로 사회 첫발

17일 송현아 씨가 대구대 경산캠퍼스에서 졸업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비전공자로 글씨도 잘 볼 수 없을 정도로 중증 시각장애 졸업생이 IT 개발자로 사회 첫발을 내디뎌 눈길을 끈다.  17일 열린 2022학년도 전기 대구대 학위수여식에서 학위를 수여 받은 송현아(22, 여) 씨가 주인공으로 포스코휴먼스 표창장까지 받게 된 그는 IT 회사의 AI 사업팀으로 출근하며 IT 전문가가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단지 남들보다 눈이 조금 좋지 않은 줄로만 알았던 그는 19살 때 망막색소변성증 판정으로 말미암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지만 2019년, 대구대 아동가정복지학과에 입학했다.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한 꿈으로 학교 수업은 물론 대구시각장애복지관에서 근로 학생으로 일하고, 사회복지실습까지 열심히 했다.  입학 당시에는 교재나 스마트폰에 있는 글씨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괜찮아 다른 장애 학생을 돕는 도우미 활동과 시각장애 학생 연합동아리 ‘푸른 샘’에서 활동하며 장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희망을 배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 종이에 적힌 글자는 볼 수 없게 됐고, 스마트폰에 있는 글자만 겨우 읽었다. 그마저도 오랜 시간 볼 수 없었다. 결국, 2021년 무렵 그의 장애 정도는 ‘심한 장애’로 바뀌었다.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할 무렵, 그는 지인 추천으로 ‘코딩’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SK CC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운영하는 ‘청년 장애인 ICT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비전공자로 눈까지 안 좋아 프로그램 개발 툴(Tool)을 배우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어 교육을 시작한 지 1~2주가 지나자 후회가 몰려왔다.하지만, 스터디를 하며 다른 교육생의 도움을 받고 6개월간 열심히 공부해 수료증을 받아들었다. 이 수료증은 그의 인생의 진로를 바꾸는 ‘무기’가 됐다. 하지만, 장애인에게 취업의 문턱은 더 높았다. 면접 준비를 하면서 “중증 시각장애인이 IT 개발자를 준비하는 것은 처음 본다”는 말과 글자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코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몸으로 증명하고 싶었다. 지난해 9월 그는 경기도 성남의 IT 회사에서 합격 통보를 받고 10월부터 본사에서 근무하며 화면낭독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3-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