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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앞둔 보문단지, 야간 경관 ‘빛 조절’이 관건

국제회의는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다. APEC 같은 대규모 정상회의는 개최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세계가 직접 확인하는 자리다. 천년고도 경주가 이번 회의에서 보여줄 환경 관리 능력은 도시의 미래 이미지를 좌우할 것이다. 경주 밝히는 조명 ‘빛공해‘ 우려 속 ‘상징적 야경’ 환경 전략•해법 모색 임시 수거 거점 설치•정화팀 운영 탄소•조명•쓰레기•안전관리 총력 ● 글 싣는 순서 1. 교통· 숙박 문제 마지막 남은 퍼즐 2. 세계유산 보존·관람 동선 관리, 경주 품격 가르는 분수령 3. 친환경과 안전없이 성공도 없다. 4.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경주를 세계에 알리자 △ 교통, 야간 경관사업 등 잘 관리해야 대규모 행사의 탄소 배출 대부분은 교통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셔틀버스 전기차·수소차 투입, 참가자 교통 통합 예약 시스템 도입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일부에서는 KTX·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그린 패스’ 프로그램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보문단지와 시내 유적지 일대는 야간 경관 조성 사업이 한창이다. 문제는 과도한 빛이다. 환경 기획자는 “빛공해를 줄이면서도 상징적인 야경을 연출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시간대별 조명 강도 조절,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 사용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 쓰레기와 하수 처리가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된다. 경주시는 보문단지와 도심 일대에 임시 수거 거점을 마련하고, 행사 전·중·후로 특별 정화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단순 수거를 넘어 재활용률을 높이고,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는 국제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관계자는 “APEC이 끝난 뒤에도 경주가 ‘친환경 회의 도시’라는 인상을 남기려면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사용된 종이와 플라스틱 절감 수치를 공개하거나, 행사 후 남은 시설을 지역 사회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세계가 인정하는 지속가능 도시로 도약해야 지속가능성은 세계가 주목하는 화두다. 경주가 APEC에서 보여줄 친환경 운영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다. 행사 이후에도 이어질 ‘레거시’다. 탄소·조명·쓰레기 관리라는 세 가지 축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경주는 세계가 인정하는 지속가능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환경 단체 관계자는 “APEC이 끝난 뒤에도 경주가 ‘친환경 회의 도시’라는 인상을 남기려면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사용된 종이와 플라스틱 절감 수치를 공개하거나, 행사 후 남은 시설을 지역 사회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세계가 주목하는 화두다. 경주가 APEC에서 보여줄 친환경 운영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다. 행사 이후에도 이어질 ‘레거시’다. 탄소·조명·쓰레기 관리라는 세 가지 축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경주는 세계가 인정하는 지속가능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13

한국관광공사, 페이페이와 맞손

한국관광공사는 페이페이(이하 ’PayPay‘) 주식회사와 함께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의 결제 편의를 높이기 위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한다. PayPay는 이용자 수 7,000만 명에 달하는 일본 대표 간편결제 서비스로, 지난 9월 30일부터 한국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를 통해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은 환전이나 별도의 카드 없이 간편하게 결제하며 한국여행을 즐길 수 있다. 또한, PayPay는 제로페이(ZeroPay)*를 포함한 알리페이 플러스(Alipay+)와도 연동돼 국내 약 200만 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공사와 PayPay는 지난 9월 12일 체결한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 중 방한 일본 관광객 타깃 프로모션을 전개할 계획이다. 일본 관광객은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아 한국인의 일상을 그대로 즐기는 ‘N차 방한’을 즐기는 만큼 공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국내 관광 소비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근희 한국관광공사 일본팀장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에 비해 재방문율이 월등히 높은 일본 관광객에게는 여행 전 과정에서 불편이 없도록 인프라를 촘촘히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번 협업으로 일본 관광객의 체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주로 현금 결제로 이루어졌던 국내 소상공인에게도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13

성리학 교육기관 서원으로 이색 여행 떠나보자

서원은 조선시대 중기 지방 지식인들에 의해 건립된 사립 성리학 교육기관이다. 현재 전국에 648개 서원이 남아 있다. 그중 대구 도동서원을 비롯한 9개 서원은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이기도 하다.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서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깊은 사유와 성찰이 빚어낸 정신적인 유산임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한때는 낡고 고리타분하다고 여겼던 서원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선비체험, 예절 교육 등은 기본이고 서원과 첨단 기술이 결합해 멋진 문화예술 공연의 장이 되기도 한다. 확 달라진 서원을 찾아 이색 여행을 떠나보자. 대구 도동서원 등 9곳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선비 체험·예절 교육·문화예술 공연의 장으로 1665년 건립된 달성 서씨 문중 서원 ‘구암서원’ 조선 사대부 집안 접객문화 체험 ‘연비 디미방’ 첨단기술에 역사 콘텐츠 연계 야간체험 등 인기 수령 400여 년 넘은 은행나무 반기는 ‘도동서원‘ 옛책 만들기 등 선비 일상 체험 프로그램 운영 △ 구암서원에서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 장관 대구 산격동에 있는 구암서원에 어둠이 깔렸다. 서원 앞쪽으로는 대구 도심의 야경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대구 북구 8경에 선정되기도 한 야경에 넋을 잃는 동안 구암서원을 밝히던 조명이 모두 꺼졌다. ‘옛 서당으로 가는 길’이라는 테마의 미디어 파사드가 시작됐다. 서원 정문으로 향하는 계단에서부터 시작해 기와를 얹은 전통 한옥 스타일의 건물 앞 계단과 외벽에 LED 영상이 등장했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외면의 가장 중심을 가리키는 파사드(facade)와 미디어(media)의 합성어. 건물 외벽 등에 LED 조명을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총 4막으로 구성된 미디어 파사드는 음악과 함께 화려한 꽃들이 꿈틀거리면서 피어나고, 성현의 말씀이 건물을 따라 마치 물고기처럼 헤엄쳐 지나간다. 서원 앞마당은 별빛 가득한 하늘이었다가 풀벌레 소리가 들릴 듯한 잔디밭으로 변한다. 10분 동안 미디어 파사드 공연이 이어지자 탄성이 이어졌다. 고리타분한 느낌의 서원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연이었다. 볼거리뿐만이 아니다. 구암서원 연비루(鳶飛樓)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이 ‘연비(鳶飛) 디미방’ 체험이다. 어머니의 사랑과 애환이 담긴 약밥을 만들며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의 접객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직접 만든 음식을 예쁜 보자기에 담으면서 포장 방법까지 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구암서원은 조선 초기 문신이었던 구계(龜溪) 서침의 덕을 기리기 위해 1665년(현종 6년) 건립됐다. 서원의 정문 격인 연비루를 비롯해 경례제, 누학재 등 다양한 건물이 격조 있게 들어서 있다. 달성 서씨의 문중 서원이었지만 최근엔 역사 콘텐츠를 연계한 야간체험형 관광지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 김굉필 선생의 학덕기리는 도동서원 대구에서 또 한 곳 빠뜨릴 수 없는 곳이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도동서원(道東書院)이다. 도동서원은 조선 전기 성리학자였던 한훤당 김굉필(1454~1504)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1605년 건립됐다. 도동(道東)은 공자의 도가 동쪽으로 왔다는 뜻이다. 성리학의 중심지라는 자부심이 듬뿍 담긴 이름이다.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강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서원 입구에는 400여 년이 넘는 세월을 이겨낸 우람한 은행나무가 팔을 벌리듯 방문객을 맞는다. 은행나무는 공자의 강학을 상징하는 나무로 여겨져 왔으며, 서원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공자의 사상을 상기시키고 유생들의 학습 분위기를 고취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무인 셈이다. 서원은 은행나무부터 사당까지 좁은 길과 오르막 계단으로 이어진다. 서원의 정문 역할을 하는 수월루(水月樓)는 ‘찬 강물을 비추는 밝은 달(寒水照月)’이라는 주자의 시구에서 따왔다고 한다. 도동서원의 유생들은 이곳에서 성인의 밝고 맑은 마음을 닮아가기 위해 수련했을 것이다. 수월루를 지나 중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환주문(喚主門)을 통과해야 한다. 수월루가 있기 전에는 이 환주문이 서원의 정문이었다고 한다. 환주문은 매우 인상적이다. 너비가 1m 남짓, 높이는 170㎝가 안 되는 문이다. 따라서 환주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사람이 몸을 반드시 숙여야만 한다. ‘내 마음의 주인을 부른다’는 환주문의 뜻을 생각해 보면 ‘주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환주문을 통과하듯 자신을 한껏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 자만하지 말고 학문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문을 통과할 때마다 마음에 새기라는 뜻을 담았으리라. 사각형부터 십이각형까지 크고 작은 돌로 빈틈없이 단을 쌓은 학당의 매력적인 건축기술과 건축미도 눈여겨볼 만하다. 불필요한 장식 없이 오직 학문에만 매진하도록 간소하게 지어졌다. 도동서원도 선비들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서원 알기, 유복 체험, 탁본, 옛 책 만들기, 국궁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한훤당고택과 남평문씨본리세거지 도동서원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한훤당고택이 있다. 김굉필 사후 11대손 김정제가 터를 잡고 300년 넘게 대를 이어온 종택으로, 최근 몇 년 새 예쁜 한옥 카페로 이름났다. 품격 높은 고가에서 만든 전통차와 유기농 커피를 즐기며 특별한 시간을 누려보자. 한옥스테이도 운영한다. 금계포란형 명당이라니 하룻밤 묵어가도 좋겠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대구민속문화재 3호)는 도심 속 한옥마을로 유명하다. 흙담이 둘러싸인 마을에 수봉정사, 광거당 등 멋스런 고가가 줄을 잇는다. 옛 골목에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필 때면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몰려든다. 대구의 자전거길 & 산책길 △ 억새군락지 – 비슬산명품산악자전거길 비슬산명품산악자전거길은 낙동강과 대니산, 비슬산, 최정산, 상원산을 잇는 자전거길로 거친 업힐(오르막길)과 짜릿한 다운힐(내리막길)이 고루 섞여 있어 인기다. 산악자전거길은 코스마다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가창면 상원임도~내상원임도~단산임도 주변에는 다양한 야생초가 자라고 있으며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복수초 군락지가 있다. 산 정상부에는 달성군이 조성한 초보자용 MTB 체험코스가 있다. MTB 체험코스는 1㎞에 불과하지만 드넓은 억새군락지와 울창한 낙엽송수림지를 통과한다. 체험코스 곳곳에는 ‘좌회전’과 ‘우회전’ 등이 적힌 안내판들이 있어 안전한 라이딩을 돕는다. 시원한 숲속의 데크길과 임도를 빠른 속도로 내달리면 체험코스는 금세 끝난다. △ 말과 관련된 전설이 있는 마비정누리길 대구 달성군 마비정누리길은 마비정벽화마을을 기점으로 삼필봉, 가창 정대리, 화원자연휴양림을 각각 종점으로 하는 3개의 걷기 코스가 있다. 말(馬)과 관련된 아련한 전설이 있는 마비정누리길의 중심에는 마비정벽화마을이 있다. 마을 전체가 1960~70년대의 농촌 풍경과 시대 분위기를 토담과 벽담을 활용해 벽화로 표현한 점이 정겹다. 마을에는 국내 유일의 연리목+연리지 사랑나무가 있는데, 나무 앞에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하니 재미삼아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1코스 1.5㎞, 2코스 5.5㎞, 3코스 1.4㎞로 1, 3코스는 30분 걸리며 2코스는 2시간30분 걸린다. △ 김광석의 향기 삼덕 봉산 문화길 대구 중구 골목투어는 대구의 원도심이라 불리는 중구의 근대 문화유산을 찾아가는 골목길이다. 동네와 동네를 실핏줄처럼 이어주는 골목에서는 잊혀진 대구 역사,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도란도란 들려온다. 그중 4코스 삼덕 봉산 문화길은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길이다.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김광석길과 방천시장, 봉산문화거리, 건들바위 등을 두루 둘러보자. 4.95㎞이며 2시간50분 걸린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13

“기상 확인 필수… 미끄럼 사고•저체온증 주의”

산림청이 본격적인 가을 단풍철을 맞아 등산객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산행 안전수칙을 제시했다. 10일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가을철 등산 인구가 증가하면서 추락, 실족, 탈진 등 각종 산악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산악사고는 연평균 1만681건 발생했다. 이에따라 산림청은 국민들이 기억하기 쉽도록 산행 안전수칙 4가지(NEED)를 마련했다. 첫 번째는 확인하는(Notice) 것으로, 기상 상황과 산행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낙엽·낙석 등 미끄럼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는 준비하는(Equip) 것으로, 계절과 기온 변화에 맞는 등산화, 여벌 옷, 스틱 등 필수 장비를 갖추고 충분한 식수와 간식을 준비한다. 세 번째는 피하는(Escape) 것으로 무리한 산행은 피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 안전하게 산행한다 마지막은 일찍 하산하는(Descent) 것으로, 가을은 일몰 시간이 빨라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해야 한다. 정가인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숲길관리실장은 “가을철은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로 저체온증이나 탈수의 위험이 높다”며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옷과 충분한 수분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13

반려동물 동반여행 가이드라인 나왔다

반려동물과의 여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관광지, 숙박시설, 식음시설 등 다양한 관광시설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수용태도를 담은 가이드라인이 발간됐다.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만든 이번 가이드라인은 . 반려동물 전용 소독제와 목줄 고정장치 등의 필수시설물부터 라운지, 놀이터, 배변장과 같은 권장시설까지 단계별 조성 방법을 담았으며, 체크리스트와 매뉴얼 예시를 함께 수록해 운영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동물보호법, 식품위생법, 사료관리법 등 관련 법규 및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규제 샌드박스 등 현재 기준 유효한 법규를 수록하여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였다. 단순히 반려동물 친화시설 확대에 그치지 않고,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표로 이번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반려동물 행동 전문가이자 수의사인 설채현 원장, 펫츠고트래블 이태규 대표, 식품의약품안전처 담당 주무관 등 현장 전문가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여 반려견 행동학과 이용자 배려 요소를 지침에 반영했다. 가이드라인 전자파일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픽토그램 8종은 한국관광데이터랩,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최혜리 한국관광공사 관광콘텐츠전략팀장은 “공사는 2022년부터 울산, 태안, 포천, 순천, 익산, 경주 등 6개 도시를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로 지정해 지원해 왔다”며, “이번 가이드라인 발간을 통해 더 많은 지자체와 관광시설이 반려동물 동반여행 시장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의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2025)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중은 28.6%에 이르고, 반려견 수는 약 500만 마리에 달한다. 오픈서베이의 조사에서는 반려인의 75.8%가 반려동물과의 여행을 희망한다고 응답했으며, 실제 반려동물 동반여행 시 1인 평균 지출액은 일반여행 대비 당일 1.9배, 숙박은 3.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0-13

“청송은 그저 아름다운 여행지가 아닌 스스로의 마음을 비추어 보게 하는 곳”

청송의 풍경은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단아하고, 오래 바라볼수록 깊다. 산은 묵직한 기품으로 사람을 품고, 물은 잔잔한 여운으로 마음을 적신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곳에 서면,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본래 속도가 비로소 되살아난다. 청송은 그저 아름다운 여행지가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을 비추어보게 하는 거울 같은 곳이다. 국내 12번째로 지정(1976년)된 주왕산국립공원, 왕버들과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주산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있는 신성계곡과 백석탄, 무더울수록 얼음이 어는 얼음계곡 등 자연으로 인해 순수해지는 곳. 청송으로 가을여행을 떠나보자. 병풍바위·시루봉 등 기암괴석 곳곳에 널려 있고 용추폭포·절구폭포 등의 장엄한 계곡 어우러져 주왕산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고운 단풍 물든 가을 트레킹 코스마다 전국서 몰린 등산객 인산인해 300년 왕버들이 그림자 드리운 채 서 있는 ‘주산지’ 새벽녘이면 현실과 꿈의 경계 희미한 신비의 무대 선물 같은 맑은 공기·여유 함께 즐기는 ‘청송정원’ 붉은 하늘·은빛 억새 어우러진 푸른 산 ‘가을 백미’ △‘신의 갤러리’라는 애칭 붙은 주왕산 안개가 물 위를 살며시 스치고, 오래된 나무가 고요히 호흡하는 순간. 청송(靑松)의 아침은 그 이름처럼 푸르고 청아하다.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돌과 나무, 물과 바람이 어우러져 빚어낸 풍경 속에서, 사람은 비로소 작은 존재임을 깨닫는다. 주왕산은 바위의 산이다. 하늘을 찌르듯 솟구친 기암괴석이 골짜기를 감싸고, 그 사이로 시리도록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왕의 흔적과 바위의 이름은 허공에 메아리처럼 번져나가고, 산을 오르는 발걸음마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또 다른 장면으로 이어진다. 주방천을 따라 이어지는 협곡은 때로는 위엄 있고, 때로는 정겹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바위를 물들이고, 겨울이면 설화가 계곡을 장식한다. 계절마다 표정이 달라지는 주왕산은 사람의 마음을 담아내는 한 폭의 동양화와도 같다. 금강송 숲을 체험하는 사람들경북에는 다양한 산이 있다. 그 가운데 주왕산을 첫손에 꼽는 것은 감성적이면서도 순정한 매력이 넘치기 때문일 것이다. 주왕산은 산세가 돌로 병풍을 친 것 같다고 하여 석병산이라고도 불렸다.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될 만큼 병풍바위, 시루봉 등 기암괴석이 널려 있고 용추폭포 절구폭포 등의 계곡이 어우러져 ‘신의 갤러리’라는 애칭을 얻었다. 장엄한 협곡이 어우러진 풍경 때문에 비록 규모는 비교가 안 돼도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왕산은 산세만큼 수많은 전설을 품은 곳이기도 하다. 주왕산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주왕과 관련이 있다. 진나라의 회복을 꿈꾸던 왕손 주도가 후주천왕을 자칭하며 반기를 들었다가 당나라 군사에게 쫓겨 이 산에 숨어들었다고 한다. 주도는 이후 주왕굴에서 최후를 마쳤는데 이 때문에 주왕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신라 태종무열왕 6대손 김주원이 왕위에 오르지 못하자 이 산에 숨었다가 사후에 주원왕으로 불렸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주왕산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역시 단풍이 물든 가을이다. 오색단풍이 옷을 갈아입은 모습은 그야말로 경탄을 불러일으킨다. 트레킹코스마다 전국에서 온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왕산은 등산 코스로도 매력적이다. 초보자들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올라갈수록 다양한 풍광이 펼쳐져 눈을 사로잡는다. 날카로운 수직 바위 절벽 사이로 급수대, 학고대, 시루봉 등 다양한 모양의 기암이 줄을 선다. 용추협곡을 지나면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가 잇달아 모습을 드러낸다. 용연폭포까지는 대략 3시간 정도 걸리지만 용추폭포까지 가는 데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 환상적인 풍경이 일품인 청송의 자랑 주산지 산에서 내려오면 물의 풍경이 기다린다. 주산지다. 300년 넘게 뿌리를 내린 왕버들이 고요한 수면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 채 묵묵히 서 있다. 새벽녘,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이곳은 현실과 꿈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신비의 무대가 된다. 물 위에 서 있는 나무들은 말이 없지만, 오히려 침묵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긴 세월을 거쳐도 변치 않는 자연의 인내와 생명의 숨결이 바로 그 속에 담겨 있다. 주산지는 조선 경종 원년(1721)에 완공한 농업용 저수지다. 지금까지 어떤 가뭄에도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105호로 지정됐다. 그냥 보면 평범한 저수지 같지만 왕버들과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여름이면 물속에 반쯤 잠기고, 가을엔 물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사진작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 촬영 후 더 유명해졌다. 주산지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신성계곡이다. 청송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신성계곡에는 안덕면 신성리에서 고와리까지 맑은 천을 따라 ‘신성계곡 녹색길’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전체 길이 12㎞인 신성계곡 녹색길은 세 가지 코스로 나뉘는데, 이 중 백석탄길로 알려진 3코스는 1, 2코스에 비해 인적이 드물다.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이라는 뜻의 백석탄은 눈부시게 하얀 돌들이 모여 장관을 이룬다. 백석탄 하부에 가면 이암편, 사층리, 생흔 화석 등 수많은 퇴적 구조를 볼 수 있다. 신성계곡 녹색길 3코스는 안덕면 지소리 반딧불농장에서 고와리 목은재휴게소까지 약 4.7㎞ 거리다. 걷는 내내 1급수 어종인 꺽지와 다슬기가 서식하는 길안천의 맑은 물길을 따라간다. 길안천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를 건너 청송의 특산물인 사과가 익어가는 과수원길을 지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지질 명소에 이르기까지 청송의 숨은 속살을 만날 수 있다. 안덕터미널에서 출발점과 종점 인근을 지나가는 버스는 하루 3대밖에 없어 시간을 잘 맞추는 게 좋다. 청송에서 꼭 만나야 할 곳은 객주문학관이다. 소설가 김주영의 역작 《객주》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드라마로도 여러 번 제작된 객주는 조선 후기 팔도를 누빈 보부상의 삶과 활약상을 생생하게 그린 작품이다. 객주문학관에서는 김주영의 육필원고와 초판본에서 최신본까지의 다양한 판본을 살펴볼 수 있다. 청송군 주왕산면에는 유명한 얼음골이 있다. 한여름 외부온도가 32도가 넘으면 얼음이 얼기 시작한다. 계곡 징검다리 건너편 약수터 물맛이 일품이다. 골이 깊고 수목이 울창해 조용한 힐링을 원하는 도시민들의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 △ 자연의 결을 존중해서 만든 청송정원 청송군 파천면에 있는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사람의 발길보다는 바람이 먼저 찾아와 쉬어가는 곳, 이름 속에는 이곳을 찾는 이에게 선물하려는 맑은 공기와 여유가 담겨 있다. 청송정원은 인공의 흔적을 최소화하고 자연의 결을 존중해 만든 공간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초록의 물결은 마치 호흡하는 생명체처럼 잔잔히 일렁인다. 꽃으로 만발한 봄과 여름의 풍경도 좋지만 청송정원의 절정은 가을이다. 바람결 따라 흔들리는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고, 그 사이사이 코스모스가 붉고 분홍빛으로 춤을 춘다. 해 질 무렵, 노을이 들판을 붉게 물들이면 억새는 불빛을 머금은 듯 반짝이고, 코스모스는 마지막 햇살을 붙잡으려 몸을 기울인다. 가을에 가장 많은 사진가들이 몰리는 장소는 억새 전망대다. 나무 데크 위에 서면 억새밭 너머로 주왕산의 실루엣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붉은 하늘과 은빛 억새, 그리고 푸른 산이 어우러진 그 풍경은 말 그대로 청송 가을의 백미다. ‘산소카페’라는 이름은 과장이 아니다. 이곳의 공기는 도시에서 잊고 지낸 청량함을 품고 있다. 깊이 들이마실수록 마음까지 맑아지고, 숨이 가벼워진다. 몸이 먼저 편안해지고 나면, 마음은 저절로 유연해진다. 여행이란 결국 낯선 풍경을 만나는 일인 동시에, 잊고 있던 나 자신을 되찾는 길이 아닐까. 청송정원은 그 길 위에서 가장 순수한 쉼을 허락한다. 정원의 꽃들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한 송이, 한 송이가 모여 만든 풍경은 겸손하면서도 우아하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작고 여린 꽃잎마다 고유의 빛을 품고 있고, 멀리서 바라보면 자연의 거대한 수채화가 펼쳐진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질서와 균형이 그 속에 숨어 있다. 산책로 끝에 서면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마음은 조용히 내려앉는다.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사람에게 무엇을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잠시 멈추어 서서, 자연의 속도에 자신을 맡기라고 속삭일 뿐이다. 그 순간, 삶의 소란스러운 결이 차분히 가라앉고, 잊고 있던 단순한 기쁨이 되살아난다. 청송을 찾는 발걸음이 주왕산과 주산지에서 시작되었다면, 청송정원은 그 여정을 부드럽게 마무리하는 쉼표와 같은 곳이다. 산과 물의 웅장한 풍경을 감상한 뒤, 들꽃과 풀향기 속에서 가만히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여행은 비로소 완성된다. /글_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사진_한국관광공사 제공

2025-09-29

파브리 셰프와 함께 안동서 ‘먹어볼 결심’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 평양옥(백년가게)에서 K-로컬 미식여행 33선(이하 ‘33선’) 원정단 ‘먹어볼 결심’ 출정식을 열고 한국 미식여행 알리기에 나섰다. 33선 원정단에는 ‘흑백요리사’, ‘냉장고를 부탁해’ 등에 출연한 이탈리아 출신 유명 셰프 ‘파브리(Fabrizio Ferrari)’와 326만 유튜버 ‘조슈아 커비(Joshua Kirby)’뿐만 아니라 한국음식을 요리하는 콘텐츠로 K-푸드를 널리 알린 ‘쿠킴(김정호)’ 등 10명의 인플루언서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10월부터 11월에 걸쳐 각 지역을 대표하는 33선의 식재료와 음식을 선보이는 콘텐츠를 제작해 미식여행 홍보에 앞장선다. 또한, 조슈아 커비를 비롯한 재한 외국인 유튜버 3인은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K-로컬푸드’를 비교하는 콘텐츠 ‘케데헌vs케로푸’를 통해 한국의 미식여행에 대한 흥미를 한층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파브리 셰프와 함께하는 안동 미식여행 이벤트도 열린다. 이번 이벤트는 33선에 이름을 올린 안동찜닭과 안동소주 등을 맛 보고 지역명소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당일여행이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누구나 받아볼 수 있는 33선 가이드북의 감상평을 제출한 사람 중 추첨을 통해 22인을 선발한다. ‘여행가는 가을’ 누리집에서 오는 10월 12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한편, 33선은 우리나라 지역의 특색이 담겨있는 식재료와 음식을 홍보하기 위해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사가 발굴한 음식관광 콘텐츠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인증하는 백년가게(백년소공인)와 접목해 ‘33선 × 백년가게 미식여행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9

여행하기 좋은 가을, 기차 타고 떠나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대국민 국내관광 활성화 캠페인 ‘여행가는 가을’을 맞이해 최근 주목받는 여행 트렌드를 반영한 특별 기획 여행상품을 선보였다. 특별 기획 여행상품은 힐링, 레포츠, 예술, 지역축제, 로컬리즘, 미식 등 6개 테마로 만나볼 수 있다. △(힐링) 영월 만경산사 템플스테이와 와인 족욕 당일 여행 △(레포츠) 울진 성류굴 탐험과 요트투어, 포항 내연산 12폭포길 트래킹 △(예술) 경주에서 만나는 미술관 아트투어 △(지역축제) 구미라면축제 △(로컬리즘) 하동&산청 녹차 여행, 대전로컬트립 △(미식) 해남 별미 투어, 순창 장류 미식 여행 등 지역 곳곳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19개의 여행상품이 준비되어 있다. 여행가는 가을 캠페인 기간 중 최대 49%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다. 여행가는 가을 대표 이벤트, 기차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 ‘로컬로 가을여행’도 열린다. 교통, 식사, 체험 등 모든 것을 포함해 1인 3만9000원으로 대한민국의 가을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서울, 부산 등에서 출발하는 당일여행 코스로 10월22·27일 운영한다.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100%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본인 및 동반인 포함 최대 4인까지 1인 1회만 응모할 수 있다. 36개월 미만 영유아는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특별 기획여행상품과 ‘로컬로 가을여행’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여행가는 가을’ 공식 누리집(korean.visitkorea.or.kr/travelmonth)에서 확인하면 된다. 허소영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마케팅팀장은 “전국이 단풍으로 물들고, 여행하기 좋은 계절 가을에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지역 특색을 담은 여행을 준비했다”라며, “가을의 정취도 즐기고 지역에는 따뜻한 온기도 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9

온라인 예약·현장 QR 체크인 병행해야

천년 신라의 숨결이 깃든 경주의 문화유산이 APEC 무대에 오른다. 불국사, 석굴암, 대릉원 같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정상과 대표단, 외신 기자들이 반드시 찾을 명소다. 그러나 수만 명의 발길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유산은 단숨에 취약해진다. 경주가 풀어야 할 가장 섬세하고 민감한 과제가 바로 문화재 보존과 관람 동선 관리다. 불국사·석굴암 같은 핵심 유적지 예약제·시간대별 입장 제한 필요 AR 역사체험·야간 한정 투어 등 체험 콘텐츠로 관람객 밀집 분산 군중관리·비상대응·의료체계 등 예행 연습·시뮬레이션 반복만이 돌발상황에 대처, 안전운영 가능 ● 글 싣는 순서 1. 교통· 숙박 문제 마지막 남은 퍼즐 2. 세계유산 보존·관람 동선 관리, 경주 품격 가르는 분수령 3. 친환경과 안전없이 성공도 없다. 4.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경주를 세계에 알리자 세계유산 보존·관람 동선 관리, 경주 품격 가르는 분수령 △ 불국사 석굴암 관람객 밀집 분산해야 문화재 보존 전문가들은 “예약제와 시간대별 입장 제한 없이는 유적 훼손을 피하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불국사와 석굴암, 대릉원 같은 핵심 유적지는 온라인 예약과 현장 QR 체크인을 병행해, 관람객 밀집을 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주시는 이미 일부 유적지 예약제를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한 행사 대비책을 넘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을 정착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 문화재는 일순간의 실수에도 손상될 수 있다. 행사 기간에는 임시 바리케이드와 관람 우회로, 바닥 보호 매트가 필요하다. 동시에 진동·습도·소음 센서를 통한 모니터링 체계도 가동돼야 한다. 한 보존 전문가는 “행사로 인해 문화재가 손상됐다는 보도가 나오면 경주의 이미지에 치명적”이라며 “사전·사후 모니터링 자료를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분산 콘텐츠, 체류형 관광으로 유도 모든 발길이 불국사와 대릉원으로 몰리지 않도록 주변 체험 콘텐츠도 강화해야 한다. AR·VR 역사 체험, 로컬 푸드존, 야간 한정 투어 같은 프로그램은 관람객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관광학자는 “핵심 유적은 짧고 집중적인 체험, 주변 공간은 느리고 깊은 체류형 체험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긴급 복구 장비와 전문 인력을 상시 대기시켜야 한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행사 전 모의 훈련을 실시해, 폭우·과밀·시위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응할 준비가 필요하다. APEC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다. 세계가 경주의 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경험하고, 평가하는 자리다. 유산 보존과 관람 동선 관리가 실패하면 천년고도의 품격은 한순간에 흔들린다. 반대로 이를 철저히 지켜낸다면, 경주는 ‘지속 가능한 관광 도시’라는 새로운 위상을 얻을 것이다. △ 군중 관리·비상 대응·의료 체계, 경주 APEC의 최전선 국제 정상회의에서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기간, 경주는 수만 명의 방문객과 언론, 의전 인력으로 들썩일 것이다. 군중 관리, 비상 대응, 의료 체계가 허술하다면 회의 성패는 순식간에 흔들린다. 보문관광단지와 도심 유적지 일대는 행사 기간 인파로 가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군중은 예측 불가다. 반복된 예행연습과 시뮬레이션만이 답”이라고 말한다. 특히 VIP 동선과 일반 방문객 동선이 겹치는 순간 혼란이 발생하기 쉽다. 주요 행사장 주변은 구역을 명확히 나누고, 경찰·안전요원을 2배 이상 배치해야 한다. △비상 대응, 다계층 협업이 관건 돌발 상황은 다양하다. 테러 위협, 감염병 발생, 화재·지진 같은 자연재해까지 대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경찰·소방·군이 동시에 작동하는 다계층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행사 직전 일주일은 24시간 운영되는 ‘통합 상황실’을 가동해, 교통·의료·안전 핫라인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천 명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에서는 응급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현장 내 응급 의료 포스트를 설치하고, 인근 종합병원과 긴급 이송 체계를 연계해야 한다. 보건 관계자는 “구급차가 행사장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도보형 응급 대응팀을 별도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PEC은 도시의 품격을 보여주는 무대지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군중 관리와 비상 대응은 눈에 띄지 않아야 성공이다. 철저히 준비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지나가는 것 — 그것이 경주가 지향해야 할 APEC의 안전 시나리오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9

관광공사·카카오 ‘가볼만할지도 캠핑편’ 공개

한국관광공사와 카카오모빌리티는 19일, ‘가볼만할지도 캠핑편(이하 ’전국 캠핑 지도‘)’을 선보였다. 전국 캠핑 지도에는 지난 1년간(2024년 7월~2025년 6월) ‘카카오내비’ 이용자가 가장 많이 찾은 인기 캠핑장 10곳이 담겼다. △영도 마리노 오토캠핑장(부산 영도구) △인천 송도국제캠핑장(인천 연수구) △노을진캠핑장(인천 서구) △더드림핑 글램핑(경기 남양주) △평화누리캠핑장(경기 파주) △자라섬캠핑장(경기 가평)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강원 강릉) △망상오토캠핑리조트(강원 동해) △고사포야영장(전북 부안) △황매산별쿵캠핑장(경남 합천) 등이다. 캠핑장 예약 방법과 월별 방문 추이 등 캠핑장 정보와 함께 인근 관광지, 맛집 등 다양한 여행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아울러 가족친화 캠핑장 Top5, 캠핑 마니아가 선호하는 캠핑장 Top5 등 흥미로운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지도는 국내여행 정보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과 카카오 T, 카카오내비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가영 한국관광 공사 국내디지털마케팅팀 팀장은 “캠핑을 즐기기 좋은 가을에 맞춰 보다 유용한 여행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이번 캠핑 지도를 기획했다”라며, “앞으로도 시의적절하고 여행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2

스마트한 ‘축집사’가 다양한 축제 안내해요

문화관광축제 관람객이 보다 쉽고 즐겁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축제 안내를 도와주는 집사 서비스(이하 축집사)가 나왔다. ‘축집사’ 는 지난해 공사가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서비스로, 축제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방문객 집중에 따른 주차난 △주변 도로 혼잡도 증가 △음식(먹거리부스) 결제 시스템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할 예정이다. 먼저 스마트 지도를 통해 축제 부스 위치와 프로그램, 편의시설 등 일자와 시간별로 달라지는 축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또한 AI 카메라 분석을 통해 인구 밀집도를 5단계(여유, 보통, 복잡, 혼잡, 위험)로 나눠 실시간으로 지도에 표기한다. 이는 고정된 시설 위치만을 나타내는 일반적인 지도와 차별화된 것으로 관람객은 원하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축제 방문 전에 혼잡도까지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쾌적한 축제 현장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축제 방문객은 사전에 주차혼잡도 정보를 이용해 비어있는 주차공간을 파악하고 축제 먹거리 부스에서는 모바일을 통해 한 번에 주문, 결제할 수 있다. 아울러 휠체어 대여소, 장애인화장실과 경사로 등 무장애 동선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축집사 서비스를 통해 문화관광축제 관람객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지역축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공사는 앞으로도 지역축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2

교통·숙박, 단순 편의 아닌 APEC 품격 좌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이하 에이펙 )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린다. 천년 신라의 수도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보고(寶庫)인 경주에 세계 21개국 정상과 대표단, 언론이 몰려든다. 도시는 새로운 기회를 얻지만, 동시에 냉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관광 분야에서 경주가 풀어야 할 숙제는 교통·문화재·숙박·안전·지역경제 다섯 가지다. 회의 개최 40여 일이 남은 상황에서 최종 점검해야할 상황은 무엇인지 4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VIP·관광객 동선 물리적 분리 사소한 돌발 상황도 일정 차질 병목현상·주차문제 해소 관건 정상과 대표단·참가자들 숙소 “작은 소음·돌발 상황 외교 영향 보안·위생·운영 철저히 관리를” ● 글 싣는 순서 1. 교통· 숙박 문제 마지막 남은 퍼즐 2. 세계유산 보존·관람 동선 관리, 경주 품격 가르는 분수령 3. 친환경과 안전없이 성공도 없다. 4.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경주를 세계에 알리자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경주. 세계의 정상과 대표단이 모여드는 보문관광단지 일대는 회의 기간 동안 ‘최대 혼잡 구간’이 된다. 교통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회의의 품격을 좌우하는 관문이다. △ 회의장까지 1km 병목현상 해소가 관건 서울·부산에서 KTX 신경주역까지는 두 시간 남짓. 포항·울산공항을 통한 하늘길도 열려 있다. 그러나 문제는 마지막 구간이다. 신경주역에서 보문단지까지는 차량으로 25분 안팎. 정상 차량·셔틀버스·일반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면 병목은 불가피하다. 교통계획 전문가들은 “행사장 접근로를 일방통행화하고, 우회도로와 임시 주차장을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셔틀버스, 디지털 예약제로 혼잡 완화해야 경북도와 경주시는 KTX역과 공항, 시내 주요 거점에서 행사장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간대별 수요 예측 없이는 혼잡이 되풀이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QR코드 기반 ‘실시간 셔틀 예약제’를 도입해 승객 분산을 유도할 것을 제안한다. “수요를 예측하고 분산하면 대기 줄은 줄이고, 안전성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상과 대표단 차량이 통과할 순간, 주변 도로는 사실상 폐쇄된다. 행사 관계자는 “VIP 이동 경로와 일반 관광객 동선을 물리적으로 분리해야 한다”며 “예비 경로를 동시에 확보하지 않으면, 사소한 돌발 상황도 회의 일정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언론 취재 차량과 참가자 버스를 위한 별도 대기 공간이 필요하다. 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행사장 주변은 ‘주차장화’될 수 있다. 보문단지 일대의 주차 공간은 평시에도 부족하다. 정상회의 기간에는 사실상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도심 외곽에 임시 주차장을 조성하고, 셔틀로 연계해야 한다”며 “택시·카셰어링을 활용한 ‘라스트 마일’ 수송 대책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통은 단순한 불편의 문제가 아니다. 정상회의의 품격을 지켜내는 첫 관문이다. ‘마지막 1km’를 어떻게 설계하고 관리하느냐가 경주 APEC 성공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 정상단 숙소, ‘프라이버시와 보안’이 핵심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앞둔 경주의 또 다른 고민은 숙박이다. 정상단과 대표단, 기자단, 의전 인력, 관광객까지 수천 명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회의는 보문관광단지 내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리지만, 숙박은 도시 전역의 역량을 시험하게 된다. 정상과 대표단은 보문단지 내 특급호텔에 묶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철저한 보안과 프라이버시다. 호텔 한 채가 사실상 ‘폐쇄 공간’으로 전환돼야 하며, 동선·승강기·출입구 관리까지 3중 체크가 필요하다. 한 의전 전문가는 “정상 숙소는 단순한 호텔이 아니라 외교 공간”이라며 “작은 소음·돌발 상황도 국가 간 외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일반 숙소, 서비스 균등화가 관건 특급호텔이 정상단 숙소로 묶이면, 나머지 방문객은 중소규모 숙소와 민박을 이용해야 한다. 이때 서비스 격차가 문제다. 숙박업계 관계자는 “위생·침구·외국어 안내 같은 기본 서비스가 균등화되지 않으면 도시 전체 이미지에 타격이 간다”고 지적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지역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위생 점검과 외국어 안내 매뉴얼을 마련하고, 품질 인증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포항·울산·대구 등 인근 도시의 숙박 자원을 활용하는 ‘분산 전략’도 검토된다. 그러나 이 경우 교통과 연계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숙박과 교통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관광학자는 “숙박 예약과 동시에 교통편까지 연계하는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숙박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다. 정상단에게는 ‘안전한 외교 공간’, 참가자에게는 ‘쾌적한 체류 공간’이다. 특급호텔의 보안과 민박의 위생, 컨벤션센터의 운영력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경주 APEC의 품격이 지켜질 것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2

봉천사에서 문경새재까지… 천년의 길을 걷다

올해의 여행 테마는 꽃인거 같다. 겨울 동백으로 시작해 벚꽃과 유채꽃이 봄을 장식했다. 여름에는 연꽃과 수국이 지천으로 피어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줬다. 단풍의 계절인 이 가을, 경북 문경의 작은 절에 개미취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개미취는 쑥부쟁이나 해국, 구절초와 같은 국화과의 가을꽃이다. 강렬하지는 않지만 청초하고 은은하다. 문경의 가을길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문경새재다. 옛사람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걷다보면 평온한 가을이 문득 다가와있을 것이다. △ 개미취가 지천에 핀 봉천사의 가을 서정 문경 월방산은 해발 360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도 경치가 뛰어나 지역 주민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월방산은 역사적으로도 유서가 깊다. 고인돌 같은 선사시대 유적을 비롯해 삼국시대에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산신각까지 역사적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월방산 일출은 전국 일출 명소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최근에는 개미취가 지천에 핀 봉천사가 주목받으면서 사진작가는 물론 여행객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월방산 중턱에 있는 봉천사는 차를 타고 가면 10분 정도면 도착하지만 천천히 걸어서 올라가야 제대로 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사찰로 올라가는 길목에 독특한 동물 모양의 바위가 보인다. 두꺼비와 호랑이 형상을 한 바위가 많다. 봉천사 입구에는 울퉁불퉁한 너럭바위가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다. 너럭바위를 중심으로 개미취가 지천으로 피었다. 키가 족히 1m를 넘는 꽃이 산 중턱에 군락을 이룬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개미취는 꽃대에 개미가 붙어 있는 것처럼 작은 털이 있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잎새가 갈라진 모양이 마치 별처럼 아름답다. 개미취의 화사한 풍경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수많은 가족과 커플이 찾아왔고, 사진작가들까지 몰리며 봉천사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말과 휴일이면 하루 1500명 정도가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문경시 관계자는 “문경에 많은 관광자원이 있지만 이곳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개미취와 함께 월방산의 숨은 비경이 최근 알려지면서 그야말로 뜨거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 사찰주변 200년 넘은 소나무만 100그루 개미취꽃 단지는 봉천사 주지인 지정 스님이 직접 조성했다. 개미취꽃이 활짝 피면 사람들이 봉천사를 더 자주 찾을 것이라는 소박한 소망이 결실을 맺어 관광 명소가 됐다. 개미취 때문에 가려진 감이 있지만 봉천사의 주변 풍경도 매혹적이다. 사찰 주변에는 200년 이상 된 소나무만 100그루 넘게 있다. 소나무들이 우뚝 솟은 봉천사 바로 앞 너럭바위에 올라서면 안동 학가산과 의성 비봉산까지 보인다. 덕분에 봉천사는 해돋이가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각광받고 있다. 봉천사 바로 앞에 있는 정자도 빼놓을 수 없다. 조선 중기 유학자였던 병암 김현규(1765~1842)가 1832년 세운 병암정(屛巖亭)이다. 김현규는 진사에 급제했으나 벼슬길에 오르지 않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병암점을 세웠다고 한다.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정자의 모습은 한 폭의 산수화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 경북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진남교반 봉천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경북 최고의 절경 중 하나로 꼽히는 진남교반이 있다. 봉천사가 개미취꽃 풍경으로 빛난다면 진남교반은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두드러지는 곳이다. 경북 8경 중 제1경으로 알려진 진남교반은 낙동강 지류인 가은천과 조령천이 영강에 합류했다가 돌아나가는 지점에 있다.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층암절벽이 이어지고 강 위로 철교, 구교, 신교 등 3개의 교량이 나란히 놓여 있다. 문경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산성인 ‘고모산성’.진남교반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으면 고모산성에 오르면 된다. 고모산성은 문경지역에 남아 있는 성곽 중 가장 오래전에 세워졌고 규모도 가장 크다. 성으로 오르는 길은 산책로 같은 느낌이 든다. 고모산성은 천하장사 고모노구와 마고노구가 경쟁하며 하룻밤에 쌓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성 안쪽에는 돌고개 주막거리가 있다. 고모산성의 성곽은 여러 차례 증축과 개축을 반복했다. 지금은 옛 성벽 대부분이 허물어지고 남문지와 북문지, 동쪽 성벽의 일부만 남아 있다. 삼국시대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임진왜란 때는 우리 군사 한 명 없이도 하루 동안 적의 진격을 막았다고 한다. 주변 산세가 하도 험하고 성이 단단해 왜적이 뚫고 나갈 길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산성의 전망대로 가려면 꽤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야 한다.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진남교반이 발치에 놓여 있다. △ 선비들의 발자국과 군사의 비망 쌓인 곳 새재 새재(鳥嶺). 말이 가진 기교 없이도 그 이름만으로 등줄기에 바람이 스친다. ‘새도 한 번에 날아서 넘지 못한다’는 전언은 과장이 아니다. 동래에서 한양으로 이어지던 영남대로의 심장부였고, 임진왜란의 격랑 속에서는 전략적 요충으로 기록된 곳이다. 선비들의 발자국과 군사의 비망(悲網)이 켜켜이 쌓여 있는 길. 문경새재는 그렇게 역사의 무게를 안고 오늘도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제1관문 주흘관은 문경새재의 얼굴이다. 주흘관 앞 석성은 일반적인 원형 성곽과 다르게 계곡을 가로막은 일자형으로 쌓여 있다. 길목을 차단하는 간결한 설계는 이곳이 왜 중요한 통로였는지를 말해준다. 초곡성으로 이어지는 성벽은 길게 뻗어 2㎞가 넘고, 비 오는 날이면 계곡마다 운무가 피어 올라 성벽과 산줄기를 감싸는 풍경은 말로 다 옮기기 어려운 고즈넉함을 만든다. 주흘관을 지나면 곧바로 드라마 세트장으로 알려진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이 나온다. ‘태조 왕건’ 이후 수많은 사극이 촬영된 이곳의 초가와 돌담은 20년의 세월을 품어 진짜 민속마을처럼 보인다. 옛 건물의 빈터를 따라 걷다 보면 조령원 터가 나타난다. 조령원은 옛길에 세운 공립 여관으로, 과객과 상인이 무리를 이루어 길을 넘기 위해 머물던 곳이다. 지금은 한 채의 초가와 돌담이 그 자리를 지키며 달빛여행 같은 프로그램으로 옛 정취를 되살린다. 문경새재 곳곳에는 역사적 흔적이 빼곡하다. 김시습, 이이, 류성룡 같은 이름들이 바위에 새겨져 있고, 교귀정 주변의 선정비는 한 시대의 공덕을 기리는 사람들의 체온을 전한다. 교귀정 앞 용추폭포의 물소리는 길 위 휴식의 배경음이다. 반면 조곡관은 세 관문 중 가장 오래된 문루로, 좁은 길목과 붉은 소나무 숲이 어우러져 오히려 더 깊은 정취를 준다. 조곡관 인근에는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남아 있는 한글 전용 비석 ‘산불됴심’이 있어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 문경새재는 ‘걷기’의 방식으로 그 진가를 보여준다. 제1관문에서 제3관문까지 왕복 약 13km. 대부분의 방문객은 제1관문 주변이나 제2관문까지만 둘러보고 돌아가지만, 참맛은 하루를 느긋하게 온전히 투자했을 때 열린다. 길은 명칭뿐 아니라 과거 실제 차량이 오르내리던 길이었다. 전 구간이 비포장이지만, 두 대가 조심스럽게 지날 수 있을 만큼 넓다. 그래서 비나 눈에도 길이 완전히 막히지 않아 ‘날씨가 험할 때의 대안 산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여행의 작은 즐거움은 사람과 마주치는 지점에서 생긴다. 팔왕휴게소의 즉흥 색소폰 연주, 동화원휴게소의 제철 산나물전과 두부김치, 그리고 막걸리 한 잔이 만들어 내는 소담한 풍경들. 한때 아이들이 다니던 조령국민학교 동화원분교 터를 지나며, 산골 삶의 잔상과 오늘의 휴게소 문화가 섞이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문경새재는 도립공원임에도 일부 구간이 사유지와 맞닿아 있어 산행 전 안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안전사고 우려가 적고 길 잃을 염려가 적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계절별·기상별 유의사항은 체크해야 한다. 또한 한 걸음 한 걸음에서 만나는 비문과 명적(名跡), 관문의 자리와 찻집 하나하나가 이야기를 품고 있으니 서두르지 말고 읽듯이 걸을 것을 권한다. 천 년을 품은 고갯길을 걸을 때, 우리는 단지 풍경을 본 것이 아니다. 과거의 결단과 실패, 인간의 애환과 소망이 쌓여 있는 시간을 밟았다. 문경새재는 그 시간을 걷는 이에게 말한다. ‘속도를 낮추라. 경치를 훑지 말고 이야기를 들어라.’ 하루가 충분하다면, 새재는 당신에게 더 오래 기억될 한 줄의 이야기를 남길 것이다. /글 _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사진_ 최병일 기자/한국관광공사 제공

2025-09-22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아시나요?

경북 영주의 이미지는 극단적이다. 익숙하거나 생경한 도시다. 영주는 산과 물이 겹겹이 쌓여 온전히 시간을 품은 도시다. 소수서원·부석사·무섬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조용히 여행자를 보듬는다. 조선 성리학의 숨결이 남아 있는 소수서원에는 마당과 기와의 그림자가 고즈넉하다. 산길을 오르며 만나는 암벽과 숲의 소리는 영주의 시간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강물이 땅을 감싸며 만들어낸 풍경은 한 장의 그림처럼 여행자의 발걸음을 붙잡는 곳. 영주는 여행을 가는 곳이 아니라 스며드는 곳이다. △ 순후하면서도 절묘한 매력의 부석사 영주의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부석사다. 한반도에 많은 절이 있지만 부석사는 순후하면서도 사찰다운 매력을 제대로 발산하는 곳이다. 영주 부석사 3층석탑영주 부석사에 가보지 못한 사람들도 배흘림기둥의 무량수전(국보 제18호)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 선생의 유작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영향이 크다.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 사람도 인기척이 끊어진 마당에는 오색 낙엽이 그림처럼 깔려 초겨울 안개비에 촉촉이 젖고 있다. 무량수전, 안양문, 조사당, 응향각들이 마치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다” 최 선생의 묘사가 아니어도 부석사하면 역시 무량수전이 떠오른다. 무량수전은 불교에서 서방 극락정토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을 모시는 건물이다. 부석사 무량수전은 고려시대 목조 건축의 기본 구조인 주심포 양식으로 지어졌다. 지면으로부터 3분의 1지점을 가장 굵게 하고 그 위와 아래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지게 만들어 안정감을 준 ‘배흘림기둥’도 유명하다. 무량수전 주변의 풍경도 무량수전을 가치있게 만든다. 소백산맥의 능선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말과 글이 닿지 못할만큼 웅장하다.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몸을 슬쩍 기대고 시선을 멀리 보내면 첩첩이 파도치듯 뻗어 내린 소백산이 부석사 앞마당으로 안겨 들어온다. 날이 좋으면 좋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운치가 있다. 그중 노을 지는 저녁을 최고로 친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 해동 엄에 종의 종조인 의상대사가 왕명으로 창건한 화엄종의 수사찰이다. 대사가 당(唐) 나라에 유학하고 있을 때 당 고종의 신라 침략 소식을 듣고 이를 왕에게 알리고, 그가 닦은 화엄의 도리로 국론을 통일하여 내외의 시련을 극복하게 하고자 귀국하여 이 절을 창건하였으며 우리나라 화엄사상의 발원지가 되었다. 부석사(浮石寺)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불전 서쪽에 큰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는 아래의 바위와 서로 붙지 않고 떠 있어 뜬돌이라 한 데서 연유하였다 한다. 여기엔 의상을 사모했던 여인 ‘선묘’에 대한 이야기가 얽혀 있다. 선묘는 당나라에서 유학 중인 의상을 흠모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불가에 귀의해 그를 도우리라 결심한다. 신라로 돌아온 의상은 왕명에 따라 지금의 부석사 터에 절을 지으려 했다. 하지만 그곳은 이미 수백의 도적 떼가 차지하고 있었다. 이를 본 선묘는 사방 10리나 되는 커다란 바위로 변하여 공중에 떠서 그들을 위협했다. 도적들은 두려움에 떨다가 결국 물러났고, 의상은 뜻대로 이곳에 절을 세웠다. 고려 시대에는 선달사(善達寺) 혹은 흥교사(興敎寺)라 불렸다. 1916년 해체보수 시 발견된 묵서명에 의하면 고려 초기에 무량수전 등을 중창하였으나 공민왕 7년 (1358) 적의 병화를 당하여 우왕 2년(1376) 무량수전이 재건되고, 우왕 3년 (1377) 조사당이 재건되었다. 경내에는 통일신라시대 유물인 무량수전 앞 석등, 석조여래 좌상, 삼층석탑, 당간지주, 석조 기단 등이 있고, 고려 시대 유물인 무량수전, 조사당, 소조 여래 좌상, 조사당 벽화, 고려 각판, 원융국사비 등이 있다. 특히 무량수전은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목조 건물 중 하나이며, 조사당 벽화는 목조건물에 그려진 벽화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현재 유물관 안에 보관되어 있다. 무량수전 안에 봉안된 여래 좌상은 국내에 전래하는 최고의 소상(塑像)이다. 무량수전 서쪽에 있는 우물은 의상대사의 호법룡(護法龍)이 살았다는 우물이라 전한다. △ 최초의 사립교육기관 소수서원 소수서원(紹修書院)은 ‘이미 없어진 학문을 이어서 닦는다’는 뜻으로 본래 이름은 백운동서원이었다. 1542년 이곳 군수였던 주세붕은 우리 성리학의 시조인 안향을 모시기 위해 숙수사 절터(지금의 소수서원 자리)에 그의 사묘를 세웠다. 그리고 이듬해, 안향의 뜻을 기리고 유생들을 교육하기 위해 백운동서원을 설립했다. 소수서원이라는 이름은 1550년 퇴계 이황이 명종에게 현판을 하사받으면서 쓰이기 시작했다. 주세붕의 후임 군수였던 퇴계 선생은 부임 후 백운동서원의 사액(賜額)을 청하는 상소를 올렸다. 이에 명종은 무너진 학문을 다시 일으키라는 뜻에서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는 친필 편액과 책, 토지와 노비 등을 하사했다. 이로써 최초의 국가공인 사립 교육기관이 탄생했다. 서원 주변에는 울창한 소나무 수백그루가 숲길을 이룬다. 이리저리 가지를 틀며 수백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노송 군락이 마치 소수서원을 향해 경배하는 듯하다. 이는 유생들이 소나무처럼 어려움을 이겨내는 참선비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학자수(學者樹)’라고도 불렸다. 소수서원 바로 옆에 위치한 영주 선비촌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거닐던 옛 고을과 저잣거리를 그대로 재현해놓은 곳으로, 옛 선비 정신의 계승과 이를 통한 올바른 가치관의 정립, 역사관 확립 등을 위한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조선시대로의 시간여행 선비촌 소수서원 바로 옆에 있는 영주 선비촌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거닐던 옛 고을과 저잣거리를 그대로 재현해놓은 곳이다. 옛 선비 정신의 계승과 이를 통한 올바른 가치관의 정립, 역사관 확립 등을 위한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영주 선비촌은 크게 4가지의 테마로 거리들이 나누어져 있어 공간마다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각각 수신제가, 입신양면, 거무구안, 우도불우빈이라는 이름으로 나누어진 골목에는 해우당 고택과 만죽재, 고암고택 등 실제로 존재하는 경북 지방의 조선시대 고택들을 재현해놓았다. 고택에서 하루밤을 묵는 숙박체험도 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거리를 그대로 재현해놓아 드라마 ‘추노’를 비롯한 수많은 사극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사랑받고 있다. △ 물속의 섬같아서 붙여진 무섬마을 영주 시내에서 차로 30분쯤 달리면 무섬마을에 이른다. 행정구역상 명칭은 수도리(水島里). 말 그대로 ‘물 위에 뜬 섬’이다. 진짜 섬은 아니고, 강물이 마을 전체를 휘감아 돌아 나가는 형상이 마치 물 속의 섬 같아 ‘무섬’이요, ‘수도(水島)’다. 지금이야 튼튼한 콘크리트 다리가 두 개나 있지만, 30년 전까지만 해도 무섬마을과 바깥세상을 연결하는 통로는 외나무다리가 유일했다. 그나마도 큰비가 오면 다리가 떠내려가 고립무원의 신세가 되기 일쑤였다. 이렇다 보니 마을사람들의 삶은 늘 신산할 수밖에 없었다. 오죽하면 ‘외나무다리를 건너 꽃가마 타고 시집왔다가 죽으면 이 다리로 상여가 나갔다’고 했을까. 강물에 다리를 뻗치고 선 외나무다리는 밋밋한 생김새와 달리 건너는 맛이 제법 있다. 물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얼면 어는 대로 재밌다. 물살이 약간 느껴지는 한두 군데가 스릴 있다면, 나머지는 물 아래에서 노니는 물고기를 감상하며 노래까지 흥얼거릴 만큼 여유롭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15

외국인 인기 방탈출 게임 ‘K-퀘스트 투어’ 론칭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탈출게임이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특히 인기가 높은 스토리는 경주를 배경으로 한 방탈출 스토리 게임으로 이를 기반한 콘텐츠 개발에 적극나설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체험형 관광콘텐츠 ‘K-퀘스트 투어’를 론칭하고 방탈출 게임 인프라 지원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형 놀이 체험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대응이다. 2025년 상반기 방한 외국인의 이색체험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382.5% 증가했으며, 특히 방탈출카페(1,419.2%), 전자오락실(547.6%) 등에서의 소비가 두드러졌다. 이에 공사는 ‘데일리케이션(Dailycation)’ 트렌드와 한국인의 여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 개발에 주력했다. ‘K-퀘스트 투어’는 서울, 경주, 울산 등 전국 5개 지역에서 스토리 기반 방탈출 게임을 제공한다. 주요 콘텐츠는 △서울 ‘어서오세요 메모리컴퍼니 고객만족센터입니다’ △서울 ‘한국신과 경복궁 탈환작전’ △경주 ‘잔상일지’ △경주 ‘사라진 시계’ △울산 ‘Mission Code Fe01.’ 등이다. 공사는 국내 방탈출 기업 키이스케이프, 에픽로그 협동조합, 사이시옷 등과 협력해 영어, 일본어, 중어(간체·번체) 스토리라인을 제공하고, 11월까지 체험료 30% 할인 및 굿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K-콘텐츠를 활용한 체험형 관광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며 “지역별 특색 있는 테마 개발로 관광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단순 오락 공간을 넘어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방탈출 게임을 재해석한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15

‘대구경북 두레미마켓’ 팝업스토어 운영

한국관광공사 대구경북지사(지사장 이국희)는 10월 2일까지 현대아울렛 대구점에서 ‘대구경북 두레미마켓’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대구경북 관광두레 브랜드와 지역 주민사업체의 식음·체험·기념품 등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팝업스토어는 관광두레 홍보관, 주민사업체 전시관, 관광상품 판매부스, 체험클래스존 등으로 구성됐다. 주요 전시품목에는 △성주 특산물 참외를 활용한 ‘성주꿀참외빵’(더옐롱, 경북 성주) △칠곡 양봉특구의 ‘크림꿀’(꿀벌인, 경북 칠곡) △대구 북구 관광지를 타로 카드로 표현한 ‘지역 관광카드’(크라센, 대구 북구) △의성 마늘껍질과 백엽차를 블렌딩한 ‘의성마늘백엽차’(청백엽, 경북 의성) 등이 포함됐다. 이국희 대구경북지사장은 “현대아울렛 대구점과의 협업으로 지역 특색을 담은 관광두레 상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일 수 있었다”며,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상생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관광두레는 지역 주민 공동체가 관광사업체를 창업·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2025년 8월 기준 전국 50개 기초지자체에서 235개 주민사업체를 육성 중이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지역 관광 자원의 다양성과 경제적 가치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15

울릉도 관광문제 AI에 물었더니… “운송 안정·신뢰 회복 먼저”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해마다 줄어드는 가운데 여객선마저 중단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22년 46만명에 달했던 울릉도 관광객은 2024년 38만명으로 감소했고 2025년 상반기에는 16만 9000명에 그치고 있다. 울릉도 관광객이 줄어드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코로나 19 이후 단체 관광이 아닌 개인관광중심으로 변화된 흐름에 울릉군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높다. 또한 높은 물가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관광객 감소의 주요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부실한 관광서비스 문제도 한 몫하고 있다. 삼겹살 비계 논란이나 숙박업소의 시설 문제, 혼밥 거절 등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울릉도 숙박 및 서비스 업체의 바가지나 서비스 부재는 이미 오래전부터 논란이 된 불편한 진실이기도 하다. AI는 산적한 울릉도 관광문제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았을까? 우선 여객선 운항 중단을 막는 ‘긴급 결손보전펀드'를 가동할 것을 권고했다. 중앙(해양수산부)·광역·지방 공동 재원으로 한시적 결손보전(브리지 펀드)을 편성해 최소 필수 항로 운항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또한 대형선만 고집하지 말고 수요에 맞춰 소형·중형선을 혼용해 평일·비수기 운항비용을 낮추고 일정 유연화로 결항 위험을 줄일 것을 제안했다. 유튜브 ·SNS 모니터링팀을 즉시 꾸려 논란성 게시물은 48시간 내 사실관계(업체 진술·영수증·현장점검 결과)를 공개해 루머 확산을 차단하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식당·숙박의 표준가격 표기 의무화 및 ‘울릉 투명가격’ 인증 라벨 도입. 소비자 신고창구 설치할 것도 권유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울릉도의 체류형·고부가 관광상품 출시를 제안했다. 1박 이상 체류를 유도하는 ‘로컬 체험(낚시·해초·약초 탐방)’, 생태·웰니스·리트릿 상품을 개발해 1인당 소비와 체류일수를 늘리라는 것. 사전 브리핑과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검증된 리뷰어 중심으로 크리에이터 유튜버 언론인 등을 초청해 사실 기반의 긍정 스토리를 생산할 것도 주문했다. 자체 다큐·시리즈로 섬의 강점을 꾸준히 노출하는 것도 장기적 관점에서 울릉도 관광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AI는 통합 예약 플랫폼을 구축할 것도 제안했다 좌석·운임·수요를 실시간 관리하면 결항·초과수요 리스크를 줄어든 다는 것. AI의 조언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속도있는 협업을 강조한 것은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핵심은 중앙·지방·선사·업계가 우선순위를 맞추고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다. 뱃길을 지키지 못하면 회복의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 동시에 이미지와 상품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단기적 지원은 일시적 처방에 그친다. 운송안전과 신뢰회복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울릉도 관광 회복의 모멘텀(계기)이 만들어 질것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15

인기 웹툰으로 한국 관광지 매력 선보여

한국관광공사는 한국 인기 웹툰 IP를 활용해 국내 관광지를 일러스트로 제작하여 한국의 매력을 새로운 방법으로 선보였다. 이번 협업은 네이버웹툰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와 손잡고 일본에서 새로운 K-콘텐츠로 급부상하는 한국 웹툰을 한국여행으로 유도하기 위해 기획됐다. 공사는 △좀비딸 ◇킬러 배드로 △시한부인 줄 알았어요 △못 잡아먹어서 안달 등의 IP로 국내 관광지 곳곳을 알린다. 웹툰의 등장인물이 △순천만 국가정원 △설악산 주전골 △동궁과 월지 △전주 한옥마을 등 한국의 풍경과 정서 등을 간직한 12곳에서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담았다. 이번 일러스트의 배경은 지난 3월, 일본의 한국여행 전문가가 선정한 ‘한국 절경 30선’에 이름을 올린 곳이다. 일러스트는 9월부터 10월 말까지 두 달간 한국관광 통합플랫폼 VISITKOREA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한국관광 홍보관 하이커스테이션(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소재), 후쿠오카 코리아플라자 등 한일 주요 관광거점에서 10월 한 달간 전시되며, 한정판 굿즈를 제작해 해당 전시관을 방문한 관광객에게 증정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공사는 ‘한일축제한마당 2025 in 도쿄(9.27~28) 투어리즘 엑스포 재팬 2025 한국관(9.27~28)에서도 해당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근희 한국관광공사 일본팀장은 “한국 웹툰은 일본의 Z세대를 중심으로 급부상한 새로운 K-콘텐츠”라며, “웹툰 팬들에게 친숙한 IP를 활용해 한국 관광지 매력을 자연스럽게 알리고, 다양한 K-컬처 연계 사업을 통해 역대 최대 방한 일본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08

유등 넘실대는 ‘진주성’ 거쳐 은행잎 수북한 ‘금시당’ 들어서면…

경남도는 6일 여행하기 좋은 계절을 맞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 18곳을 소개했다. 진주시는 성곽을 곱게 물들이는 단풍과 ‘남강유등축제’ 유등이 넘실대는 진주성을, 사천시는 붉게 물든 산과 푸른 녹차밭, 산사의 정취가 어우러지는 다솔사를, 밀양시는 떨어진 은행잎이 수북이 쌓인 고택 마당이 인상적인 금시당을 가을 대표 여행지로 꼽았다. 지리산 오색빛깔 단풍 감상지로 유명한 쌍계사(하동군), 단풍과 운해가 어우러진 절경을 선사하는 해발 773m 지리산 오도재(함양군)도 가을 여행지로 그만이다. 창원시는 산책로에서 맨발 걷기를 하며 꽃무릇 구경을 하는 산호공원을, 의령군은 댑싸리와 핑크뮬리, 코스모스 등 다양한 가을꽃이 만개하는 호국의병의 숲을, 함안군은 가을 햇살 아래 코스모스길을 걷는 악양둑방길을 추천했다. 수백그루 참나무 군락과 함께 캠핑장 주변을 꽃무릇이 둘러친 앵강다숲 생태공원(남해군), 가을 구절초 군락으로 유명한 동의보감촌(산청군), 풍력발전단지를 배경으로 보라색 아스타국화가 만개하는 해발 952m 감악산(거창군), 핑크뮬리가 가득해 데이트 장소로 안성맞춤인 신소양체육공원(합천군)은 경남이 자신 있게 내세우는 가을 여행지다. 통영시는 바다·섬 뒤로 떨어지는 황금빛 노을을 감상하는 당포성지를, 김해시는 천문대에서 가을 밤하늘을 관측하고 시가지 야경 구경이 가능한 분성산을, 거제시는 양에게 먹이를 먹이면서 자연을 만끽하는 숲소리공원을 대표 여행지로 소개했다. 바람에 일렁이는 은빛 억새 군락이 장관인 천성산(양산시), 황금빛 억새평원으로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화왕산(창녕군), 50년생 이상 편백림이 빽빽한 갈모봉 자연휴양림(고성군)도 가을이면 관광객으로 북적거린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08

청량산·김생굴… 선비의 고장에서 자연과 역사를 만나다

백두대간 천혜의 자연을 품은 경북 봉화군은 높은 산 아래 맑은 물이 흐르는 태고의 멋을 간직한 고장이다. 태백산과 소백산이 둘러싼 봉화는 속세를 떠나 산속에서 글을 읽으며 지냈던 선비와 충신, 효자와 열녀로 이름났다. 청정자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정자가 있을 만큼 문화유산이 가득하다. 발길 닿는 곳마다 선조의 숨결이 묻어 있는 고색창연한 봉화로 여행을 떠나보자. 소금강이라 불리는 매혹적인 산 청량산 청량산의 천년고찰 청량사경북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에 있는 청량산도립공원은 봉우리마다 펼쳐진 수려한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룬다. 소금강(小金剛)이라 부를 만큼 아름다운 산은 1982년 경북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2007년 3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돼 수려한 경관과 더불어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청량산 입구에 들어서면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나온다. 다리에서 바라봤을 때 왼쪽에는 마치 주상절리를 옮겨 놓은 듯한 절벽이 솟아 있다. 아름다운 절벽은 예부터 학이 날아와 새끼를 치고 서식해 학소대(鶴巢臺)라고 한다. 다리를 사이에 두고 학소대와 좌우로 나란히 서 있는 금강대는 학소대와 자태를 견줄 만큼 비경이다. 청량산에는 가장 크고 긴 봉우리인 장인봉을 비롯해 자소봉 금탑봉 선학봉 자란봉 축융봉 등 12개의 봉우리가 첩첩이 산을 두르고, 봉마다 대(臺)가 있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 봉우리 동굴 속에서 신라의 대문장가 최치원이 마시고 더 총명해졌다는 총명수가 흐르고, 원효샘에서는 샘물이 솟는다. 신라시대 불교문화의 흔적 남아 있는 곳 고택과 산수유가 어우러진 띠띠미마을 경일봉 밑에 있는 김생굴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진다. 통일신라시대 글씨의 대가 김생이 이 암굴에서 9년간 글씨 수련을 했다고 한다. 김생은 어느 정도 실력을 쌓아 하산하려는데 길쌈을 수련한 청량봉녀가 나타나 실력을 겨루자고 했다. 굴속에서 불을 끄고 서로의 실력을 비교해보니 청량봉녀가 짠 천은 한 올도 흐트러지지 않았고 김생의 글씨는 고르지 못했다. 부족함을 깨달은 김생은 1년 더 수련하고 세상에 나가 최고의 명필이 됐다. 붓을 씻었던 우물, 세필정도 남아 있다. 청량산에는 신라시대 불교 문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높은 봉우리를 의상봉 보살봉 반야봉 문수봉 원효봉처럼 불교식으로 불렀다. 조선 중종 39년(1544), 당시 풍기군수였던 주세붕이 숭유억불 정책에 따라 열두 봉우리의 이름을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불가의 산은 유가의 산이 됐다. 청량산이 불교의 요람에서 유교의 성지가 된 이유로 조선시대 최고 학자, 퇴계 이황을 빼놓을 수 없다. 퇴계는 어릴 때부터 청량산에서 글을 읽고 사색을 즐겼다. 도산서원에서 제자를 가르치면서 틈틈이 산을 찾았다. 도산서원을 세울 때 청량산과 현재의 도산서원 자리 중 ‘어디에 서원을 둘 것인가’를 고민할 만큼 청량산을 사랑했다. 공민왕당과 천년고찰 청량사등 역사 흔적 곳곳에 장대한 청량산에는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축융봉 일대에는 고려시대 공민왕이 쌓았다는 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고, 군율을 어긴 죄수를 처형했다는 밀성대와 다섯 마리 말을 타고 순찰을 다녔다는 오마도, 공민왕을 신으로 모시는 공민왕당이 있다. 공민왕당에는 공민왕의 위패가 봉안돼 있고, 벽에는 임금을 상징하는 용이 그려져 있다. 산자락마다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 빛난다. 천년고찰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663)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예전에는 연대사(蓮臺寺)로 불리며 30여 개의 암자를 거느렸던 큰 사찰이었다. 연대사는 무너져 터만 남고, 연대사 부속 건물 중 하나였던 유리보전이 중심전각이 돼 청량사라는 사찰로 이름을 바꿨다. 유리보전은 여러 차례 전란을 겪으면서 정면 3칸, 측면 2칸인 팔작지붕 모양의 소박한 건물로 개축됐다. 유리보전 현판 글씨는 고려 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왔을 때 쓴 친필이라고 한다. 예전에 최치원의 이름을 따서 치원봉으로 불리던 층암절벽, 금탑봉에는 소나무들이 층을 휘감아 암벽 층마다 뿌리를 내렸다. 그 아래에 있는 응진전은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청량사의 암자로 663년 세워졌다. 금탑봉과 오랜 세월을 지켜온 응진전의 풍경은 청량산의 으뜸으로 여긴다. 청량사에서 응진전으로 가는 길에 있는 청량정사는 퇴계 이황을 기리며 조선 순조 32년(1832)에 세웠다. 퇴계 이황을 흠모하던 학자들이 성지순례하듯 다녀가며 학문과 수양을 쌓았다. 1896년 청량의진이 조직돼 의병투쟁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다. 청량사 유리보전 옆길로 이어진 가파른 산길 끝에 오르면 하늘과 가장 가까운 다리를 만난다. 2005년에 놓은 하늘다리는 해발 800m의 자란봉과 선학봉을 연결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산악 현수교다. 다리를 건널 때 골짜기에서 나무를 흔드는 바람 소리가 서늘하지만 100명이 동시에 지날 수 있도록 안전하게 설계됐다. 고산 아래 펼쳐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춘양면 서벽리에 넓게 자리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높은 산 아래 골바람이 세고 차서 ‘한국의 시베리아’라고 불린다. 백두대간의 봄은 더디 오고, 봄볕은 짧게 지난다. 그런 이유로 수목원에서는 매화부터 개나리, 진달래, 벚꽃까지 제 차례를 잊고 한꺼번에 꽃망울을 터트렸다. 수목원은 백두대간 호랑이를 형상화한 트램을 타고 돌아볼 정도로 넓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의 이점을 살려 백두대간에 자생하는 고산 식물들을 수집해 전시하고 있다. 돌이 많고 분수가 솟는 암석원에는 해발 1500m 높이에 사는 900여 종의 고산식물이 돌 틈새에서 자라고 있다. 암석원의 높이는 해발 550m지만 해발 1500m와 똑같은 환경을 조성해 지구온난화로 사라져 가는 나무와 야생화를 심었다. 수목원이 조성되기 전, 동네 서낭당 자리에 있던 금강소나무는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550년 된 철쭉군락지와 꼬리진달래군락지에서 화사한 꽃잎이 열리면 백두대간은 찬란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모습을 담은 사계원,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서 서식하고 있는 나무와 야생화를 심어놓은 백두대간 자생식물원에서 진귀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산책길에는 멸종위기 야생식물, 미선나무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은은하게 퍼져나간다. 호랑이 숲으로 가는 길에는 자작나무 숲이 우거졌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숲에서 깊은숨을 들이쉬면 폐 속까지 시원하다. 숲을 나오면 흔히 볼 수 없는 고산식물인 만병초가 살고 있다. 만병초는 5월 중순에 꽃망울을 터트린다. 만병초원을 지나면 백두대간의 상징인 호랑이를 만날 수 있다. 백두대간 중턱 4.8㏊ 숲에 백두산 호랑이가 야생 그대로 지낼 수 있는 숲을 조성했다. 자연에 풀어놓은 암수 한 쌍의 호랑이, ‘한청’과 ‘우리’가 봄볕 아래서 한가롭게 낮잠을 즐기고 있다. 노란 산수유가 물들인 띠띠미마을, 두동마을 봉성면 동양리에 있는 띠띠미마을은 뒷듬(뒤에 있는 골짜기)에서 유래됐다. 뒷마을, 뒷뜨미가 세월이 흐르면서 띠띠미마을이 됐다. 정식명칭은 두동(杜洞)마을이다. 산으로 꽉 막힌 마을이라 막을 두(杜)자를 쓴다. 1636년, 병자호란 때 두곡 홍우정이 참담한 마음으로 벼슬을 버리고 봉화의 깊은 산골 마을로 내려왔다. ‘벼슬하기 위해 공부하지 말라, 산수유만 잘 가꿔도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을 것이니 공연한 세상일에 욕심을 두지 말고 휘말리지 말라’는 뜻을 담아 마을을 일궜다. 4월이면 봄의 한가운데서 지천으로 널린 산수유나무가 꽃을 피운다. 마을이 온통 노란색으로 물든다.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내성천 가에는 400년을 살아온 시조목 두 그루가 구름처럼 부풀어 무성한 꽃을 피운다. 옥류암, 성경재, 홍의상 가옥 같은 고즈넉한 고택이 남아 있는 띠띠미마을에 산수유꽃이 만발하면 노란 꽃들의 향연 속에서 ‘신춘 시낭송회’가 열린다. 정자와 고택의 고장 봉화 분천역에서 춘양역으로 나가면 정자와 고택의 고장 봉화의 매력에 빠진다. 봉화 만산고택은 조선 말기의 문신인 만산 강용이 1878년에 지은 집으로 긴 행랑채와 너른 사랑채, 서재와 별채, 안채를 거느린 빼어난 건축물이다. 문인과 우국지사들이 모여 독립운동을 모의한 의양리 권진사댁, 충재 권벌의 후손이 지은 봉화 한수정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춘양역에서 봉화읍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안동 권씨 집성촌 달실마을에 닿는다. 황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형’ 명당으로, 조선 중기의 충신이자 대학자였던 충재 권벌이 일가를 이뤄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돼 오늘에 이른 한옥마을이다. 종가에서는 왕이 명한 불천위 제사를 지금까지 지내는데, 충재 선생의 유품을 모아 정리한 충재박물관에는 불천위 제사의 내용이 자세히 정리돼 있다. 충재 선생이 지은 청암정과 그 아들이 지은 석천정사의 계곡은 달실마을이 품은 보석이다. 국보 제201호로 지정된 봉화 북지리 마애여래좌상도 찾아보자. 호고산 자락의 바위에 새겨진 부조 형식 여래좌상으로, 통일신라 때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지림사는 의상대사가 머물며 축서사 창건의 계시를 받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림사에서 약 10㎞ 거리에 있는 축서사도 함께 돌아보면 좋다. 재산면 갈산리에서 명호면 삼동리까지 이어진 갈산구곡의 구곡(九曲)은 ‘아홉 물굽이’라는 뜻이다. 물줄기가 굽이굽이 돌아가는 계곡에서 경치 좋은 아홉 곳을 선정했다. 중국의 주자(朱子)가 복건성 무이산(武夷山)의 아름다운 계곡 아홉 곳을 정해 이름 지은 뒤 오곡에 ‘무이정사’를 지어 후학을 가르친 데서 유래했다. 산과 물이 빼어난 영남지역에는 옥산구곡, 안동 도산구곡, 봉화춘양구곡 등 구곡문화가 활발했다. 갈산구곡은 갈천 김희주가 정한 구곡으로 다른 구곡처럼 경치가 뛰어난 곳이 아니라 옛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일곡(一曲) 합강은 재산천과 낙동강이 합쳐진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배를 타고 강을 넘어 다니며 장사했으나 지금은 오가는 사람 없이 빈 배만 강 위에 떠 있다. 이곡(二曲)은 하천에 돌이 많아 돌로 담을 쌓았는데, 그 수가 50여 개가 넘을 정도로 많아 쉰담이라고 불렀다. 삼곡, 토골에는 옹기를 굽는 가마가 있었다. 이곳에서 만든 옹기는 전국으로 팔릴 만큼 이름났다고 한다. 삼곡과 사곡 사이에 있는 용소목이는 용가마처럼 생긴 둥근 못에 물이 빙글빙글 돌다가 흐르는 모양이다. 용이 하늘로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명주실 두 타래를 넣어도 끝이 닿지 않을 만큼 깊고, 가뭄이 심해도 물이 마르지 않았다고 한다. 찬물내기라 불리는 사곡에는 17가구가 모여 살면서 식수로 이용한 샘이 있었는데, 이 샘물은 아주 차갑고 가물어도 마르지 않았다. 강변에 만발한 진달래 꽃잎이 물에 떠내려가며 꽃냄새를 풍긴다고 해 골내골이라고 부르는 오곡과 육곡, 칠곡, 팔곡, 구곡까지 갈산천 구곡길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솔 향기 그윽한 봉화 솔숲갈래길 봉화읍에서 네 갈래로 갈라지는 솔숲갈래길은 봉화 읍내를 흐르는 내성천 산책길, 석천계곡에서 닭실마을로 가는 옛길, 닭실마을 안에 있는 토담길로 이어진다. 길은 다양한 표정을 담고 있다. 선비의 기상처럼 쭉쭉 뻗어 있는 금강송 숲길에서 솔 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 너럭바위 사이로 흐르는 석천계곡과 그 앞에 별장처럼 세워진 석천정사의 풍경은 마치 산수화를 옮겨놓은 듯하다. 계곡에서 난 오솔길에는 야생화가 손짓한다. 길을 따라 나오면 넓은 논밭이 펼쳐진다. 푸른 논 너머로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지세의 전통마을, 닭실마을에 고즈넉한 고택이 모여 있다. 오랜 세월의 더께를 입은 정자, 청암정은 멋스럽다. 계곡과 들판을 따라 역사와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솔숲갈래길은 운치 있다.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에서 관창리까지 난 예던길은 낙동강을 따라 청량산과 안동 도산을 잇는다. ‘녀던길’이라고 불렸다. ‘녀던’은 ‘가던, 다니던’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퇴계 이황이 13세부터 숙부 이우에게 학문을 배우기 위해 청량산 오산당(지금의 청량정사)까지 걸었던 길이다. 노년에는 퇴계의 종택이 있던 곳에서 청량산까지 50리 길을 제자들과 함께 걸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를 존경하는 후학들이 먼 길을 찾아와 옛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 거닐었다. 그런 이유로 이 길에는 바위 곳곳에 퇴계의 시가 새겨져 있다. 그가 남긴 시를 읊조리며 수려한 풍경 속을 걷는 사색의 길은 고즈넉하다. /글·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2025-09-08

달빛 품은 암자에 내린 밤 풍경… 매혹적 감성 폭발하는 곳

요즘 여행의 코드 중 하나가 바로 ‘감성’이다. 젊은 세대들의 신조어로 ‘갬성’이라고 하는 감성은 사전적으로 말하자면 ‘감각적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이다. 여행지에서 그저 좋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느끼고 공유하는 정서가 바로 감성이다. 그런 면에서 충남 서산은 더할나위없는 곳이다. 달빛 부서지는 풍경이 인상적인 간월암부터 마음이 열리는 개심사, 역사의 향기가 짚게 배어 있는 해미읍성, 백제의 ‘천년미소’ 서산마애불까지 매혹적인 감성이 폭발하는 곳이다. 간월암 고려 말 무학대사 창건… 만공선사 중창 ‘산은 산이요 물은 물…’ 성철 스님 수행 개심사 ‘마음이 열리는 절’ 서산에서 가장 유명 못난 중생인듯 못난이 기둥들 가슴 뭉클 해미읍성 우리나라 읍성 중 원형 가장 잘 보존돼 천주교 신자 순교 현장… 아픈 역사 간직 서산마애불 강댕이골서 만난 백제불교 미술 정수 바위에 새겨진 여래입상 ‘백제의 미소’ △ 달빛 품은 밤풍경과 낙조가 아름다운 간월암 서산시 부석면에는 작은 바위섬에 들어선 암자가 있다. 아니, 바위섬 전체가 암자라고 해야 맞다. 간월암(看月庵). 물이 빠지면 간월도에서 간월암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지만 물이 차면 암자는 섬 속에 갇혀 버린다. ‘달을 보다’라는 뜻을 품은 암자답게 달빛이 내린 밤 풍경이 일품이다. 간월암은 서산방조제 공사로 들어가기가 수월해졌지만 이전에는 스님들이 스스로를 가두고 수행 정진하던 절해고도(絶海孤島)와도 같은 곳이었다. 고려 말 무학대사가 창건했을 때 이름은 ‘무학사’였다. 이후 쇄락한 이곳을 만공선사(1871~1946)가 새로 중창하면서 간월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만공은 일제강점기에 승려이자 독립운동가로 근현대 한국 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충남 예산 수덕사를 대대적으로 중창하기도 했다. 만공선사는 간월암을 중창하고 독립을 기원하는 천일기도를 드렸는데 기도가 통했는지 사흘 뒤 광복을 맞았다고 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유명한 성철 스님도 만공의 권유로 이곳에서 수행했다. 간월암은 아담하다. 법당인 관음전을 비롯해 산신각과 용왕각, 범종각까지 전부 한눈에 들어온다. 절 앞마당에는 석탑 대신 만공선사가 심었다는 사철나무가 있다. 관음전을 등지고 서면 고요한 서해가 앞마당인 양 펼쳐지고, 멀리 고깃배 몇 척이 한가롭게 떠 있다. 드러난 갯벌에서 삼삼오오 봄 바다를 즐기는 여행객의 웃음소리가 낭랑하다. 간월암은 낮보다 낙조가 시작될 시간에 더 많은 사람이 몰려온다. 간월암을 배경으로 하늘과 바다가 붉게 물들고 마침내 장엄하게 사그라드는 모습은 잊지 못할 감동을 준다. 간월암에서 나와 왼쪽을 보면 긴 방파제 끝에 빨간 등대가 있다. 어둠이 내리면 방파제와 등대에 조명이 들어와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 마음이 열리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찰 개심사 간월암과 함께 서산에서 유명한 사찰은 개심사(開心寺)다. 마음이 열리는 절인 개심사는 가는 길도 이국적이다. 개심사로 향하는 647번 지방도는 운산면 목장지대를 관통한다. 운산면의 목장은 1960년대 후반 김종필 전 총리가 조성했다. 정식 명칭은 농협 가축개량사업소인데, 4월께는 능선을 따라 벚꽃이 가득 핀다. 솔숲을 짚어 가면 돌계단 끝에 절집이 보인다. 해탈문에 들어가기 전에 만나는 외나무다리는 개심사가 유명해지는 데 단단히 한몫했다. 반듯한 직사각형 연못을 가로질러 큰 통나무 기둥을 길게 반 갈라 떡하니 걸쳐 놓았다. 개심사에는 외나무다리 말고 눈길 끄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굽어 있고 배가 불룩하며 위아래의 굵기가 다르다. 매끈하지 않고 참 못생겼다. 나무를 전혀 손질하지 않고 원래 모습대로 갖다 쓴 때문이다. 대웅전만 빼고 해탈문, 범종각, 심검당 등 대부분이 그렇다. 특히 범종각 지붕을 받치고 선 네 개의 기둥도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 개심사의 못난이 기둥들은 왠지 뭉클한 감동을 준다. 못난 중생도 ‘부처의 집’을 짊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이 못생긴 기둥들에서 느꼈기 때문이리라. ‘상왕산개심사’라고 쓴 만세루의 현판은 고암 이응노 화백의 스승인 해강 김규진의 글씨다. 마당에 서 있는 정갈한 석탑도 운치를 더한다. △ 조선시대 3대 읍성으로 평가받는 해미읍성 개심사에 갔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해미읍성이다. 해미읍성은 조선 태종 때 왜구를 막기 위해 쌓기 시작해 세종 3년(1421)에 완성된 것으로 보이며, 높이 5m, 둘레 1.8km로 남북으로 긴 타원형이다. 우리나라 읍성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었다고 평가받으며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과 더불어 조선 시대 ‘3대 읍성’이라 불린다. 해미읍성은 조선 초기 충청병마절도사가 근무한 영(사령부)이 자리한 곳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도 1579년(선조12) 훈련원 교관으로 부임해 전라도로 전임될 때까지 10개월간 근무했다. 읍성으로 들어서기 전에 성곽의 돌을 살펴봐야 한다. 돌에 청주, 공주 등 희미하게 고을명이 있다. 축성 당시 고을별로 정해진 구간을 맡아 성벽이 무너질 경우 그 구간의 고을이 책임지도록 한 일종의 공사실명제다. 읍성 안에는 동헌과 객사, 민속 가옥 등이 있다. 초가지붕을 인 민속 가옥에서는 서산 지역 노인들이 재현하는 다듬이질이며 짚공예 등을 볼 수 있다. 남쪽의 정문 격인 진남루에서 동헌으로 가는 길 중간에는 둥근 담장을 두른 옥사(감옥)도 있는데, 이 옥사에 가슴 아픈 사연이 깃들었다. 서산과 당진, 보령, 홍성, 예산 등 서해 내륙 지방을 내포(內浦) 지방이라 일컫는데, 조선 후기 서해 물길을 따라 들어온 한국 천주교가 내포 지방을 중심으로 싹틔웠다. 19세기 이 지방에는 주민 80%가 천주교 신자였을 정도다. 당시 옥사에는 충청도 각지에서 잡힌 천주교 신자로 가득했다. 옥사 앞에 커다란 회화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 가지 끝에 철사를 매달고 신자들의 머리채를 묶어 고문·처형했다고 전한다. 지금도 이 나무에는 사람을 매단 철사 자국이 있다. 신자가 많아 처형하기 힘드니 읍성 밖 해미천 옆에 큰 구덩이를 파고 생매장했다고 한다. 순교의 역사를 뒤로하고 바라보는 읍성은 평화롭기만 하다. 읍성 안에는 넓은 잔디밭이 펼쳐지는데, 벤치에 앉아 휴식을 즐기는 주민과 관광객의 모습이 유적지가 아니라 공원에 들어선 느낌이다. 굴렁쇠를 굴리며 뛰어노는 아이도 있고, 투호나 연날리기, 제기차기 등 전통 놀이를 즐기는 가족의 모습이 마냥 정겹다. 읍성 인근에 충청 지역 무명 순교자를 기리는 해미순교성지(해미성지성당 일대)가 있다. 원형 성당은 무명 순교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어루만지듯 웅장하게 섰다. 성당 뒤편 일대는 ‘여숫골’로 불린다. 처형장으로 끌려가던 신자들이 ‘예수 마리아’를 끊임없이 외쳤는데, 이것이 ‘여수머리’를 거쳐 ‘여숫골’이 됐다고 한다. 성지 한쪽에는 발굴된 유해를 안치한 기념관도 있다. 해미읍성에 얽힌 이런 사연으로 지난해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해미읍성을 방문하기도 했다. △ ‘백제의 미소’로 평가받는 절정의 아름다움 서산마애불 해미읍성에 멀지 않은 곳에 서산이 자랑하는 불상이 있다. 운산면 용현리 강댕이골에 있는 서산마애불(서산마애삼존불)이다. 후미진 강댕이골에 백제 시대 불교 미술의 정수가 새겨져 있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중국의 불교문화가 태안반도를 통해 유입됐는데 강댕이골이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길목이었기 때문이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서산 마애불의 등장으로 우리는 비로소 백제 불상의 진면목을 말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만큼 서산마애불은 역사적으로도 미술사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바위에 새겨진 여래입상은 볼이 터질 듯한 큰 얼굴에 은행 알과 같은 눈과 둥글고 긴 눈썹, 얕고 넓은 코를 하고 있다. 특히 볼에 가득 퍼진 장난기마저 느껴지는 미소가 꾸밈없이 밝고 너그러워서 흔히 ‘백제의 미소’라고 불린다. 거기엔 사람을 주눅 들게 하는 권위나 위엄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단지 오늘날 우리네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었을 백제인의 따뜻한 모습만이 살아 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01

남해·상하이·미야코지마… 늦캉스 여행지로 인기

아직도 휴가를 가지 못했다면 남해·상하이·미야코지마에 주목하자. 호텔스컴바인과 카약은 자사 데이터 분석 결과 남해·상하이·미야코지마가 늦캉스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각각 리조트·도시·섬이라는 다른 매력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호텔 검색 플랫폼 호텔스컴바인과 여행 검색 엔진 카약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 중순까지 한국인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7~9월 투숙 기준 검색량이 가장 크게 늘어난 지역으로 경남 남해(675%), 중국 상하이(183%), 일본 미야코지마(32%)를 꼽았다. 남해는 지난달 문을 연 ‘쏠비치 남해’를 비롯해 아난티 남해, 이제 남해 등 대형 리조트 개장 효과로 검색량이 급증했다. 쏠비치 남해는 총 451객실, 대형 수영장과 전망대, 다이닝 시설을 갖췄으며, 전 객실에서 한려해상국립공원 바다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독일마을, 설리해수욕장 등 인근 관광지와의 연계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상하이는 지난해 말 시행된 한국인 대상 무비자 정책 이후 검색량이 크게 증가했다. 최근 세계 최대 규모 레고랜드 개장으로 가족 관광객 수요가 늘었고, 광복 80주년을 맞아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등 독립운동 유적지를 찾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미야코지마는 ‘일본의 몰디브’로 불리며 청정한 자연환경과 한적한 분위기로 각광받고 있다. 인천에서 약 2시간30분 거리의 근접성과 함께 직항 노선 확충으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요나하마에하마 해변, 이라부 대교, 산호초 군락지 ‘야비지’ 등은 대표적 해양 관광 명소로 꼽힌다. 호텔스컴바인과 카약은 이번 분석과 함께 트립닷컴, 라쿠텐 등 제휴사를 통한 특별 할인 혜택도 마련했다. 호텔스컴바인 측은 “리조트 휴양, 도시 엔터테인먼트, 섬 자연 체험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닌 여행지가 한국인 늦캉스 수요를 이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으로 최신 여행 트렌드를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01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 한류 관광으로 연결

한국을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전 세계적 흥행 돌풍이 거세다. 한국관광공사(사장직무대행 서영충)는 케데헌을 계기로 높아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방한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마케팅을 전개한다. 케데헌 공개 직후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구글 트렌드 검색 관심도가 꾸준히 상승했다. 연관 검색어의 52.4%가 한국의 특정 장소였고 북촌(11.8%) 낙산공원(9.6%) 올림픽주경기장(9.6%) 등 실제 배경지에 대한 검색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공사는 이러한 글로벌 팬덤의 관심에 착안하여 ‘케데헌 속 한국 명소 알리기’에 나섰다. 주인공 진우와 루미가 OST 프리(Free)를 함께 부른 낙산공원 등은 한국인에게는 이미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케데헌을 통해 막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외국인도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통합플랫폼 비지트 코리아(VISITKOREA)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케데헌 속 주요 배경지를 소개했다. △낙산공원 △경복궁 △북촌 한옥마을 등 각 관광지 사진에는 한국관광 대표 캐릭터 ‘킹덤프렌즈’가 케데헌 속 장면을 재현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과 ‘현대’ 중 가보고 싶은 한국 여행 테마를 고르는 SNS 이벤트도 전개한다. 추첨을 통해 방한 항공권, 케데헌 주인공의 커플 아이템인 전통매듭 모티브 기념품 등을 증정할 예정이다. 케데헌 속 골든(Golden) 뮤직비디오에서 주인공이 전통 복장으로 궁의 어좌에 앉아 있는 장면과 도심에서 화려한 무대를 펼치는 장면이 교차했던 것처럼, ‘전통과 현대의 공존’은 한국관광의 강점 중 하나로 손꼽힌다. 김남천 한국관광공사 관광콘텐츠전략본부장 직무대리는 “이번 케데헌 열풍이 작품 자체의 인기를 넘어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 나아가 실제 방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공사는 그간 K-POP, 드라마,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방한마케팅을 주도해 온 만큼, 앞으로도 새로운 콘텐츠 발굴과 방한 프로모션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01

힌두의 본고장 찬란한 문화 숨은 보물과 마주하다

우리가 보통 ‘인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힌두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반대로 ‘힌두교’하면 ‘인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인도와 힌두교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다. 또 그 힌두교가 인도 사람들의 생활속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가장 왕성한 꽃을 피웠을 그 힌두의 본고장에도 힌두문화의 많은 유산들이 폐허화되어 방치된 곳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지금 찾아가고 있는 곳처럼 과거 대 제국을 이루어 엄청난 규모와 찬란한 문화를 말해주는 곳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1336년 테구르 부족이 세운 ‘비자야나가르’ 제국 남부 최대 제국 ‘부상’ 이슬람국가 방벽역할 맡아 1565년 이슬람연합국에 패배 이후 몰락의 길로… 거친 광야에 남아 있는 탑 ‘고프람’•신전 ‘비탈라’ 사원 ‘비루팍샤’ 등 힌두문화 순례의 발길 이어져 인도 남부의 ‘비자야나가르’. 지금 찾아가고 있는 함피 마을을 중심으로 1336년에 ‘퉁가바드라’ 강변에 ‘테루구(Telugu)’라는 군소 부족의 두 왕자 ‘하리하라’와 ‘부카’라는 힌두교도가 세운 왕국이다. 이때를 ‘상가마 왕조’라고 하는데 건국후 얼마 되지 않아 인도 남부지방에서 가장 큰 제국이 되었다. 이것은 곧 북부에 있는 이슬람 국가들의 침략을 막는 방벽 역할을 함으로써 12-13세기에 혼란과 분열을 겪은 힌두교도의 생활과 행정을 재건하는데 큰 이바지를 하게 된 것이다. 비자야나가르인들은 이슬람교도들을 개인적으로 배척하지 않았기 때문에 접촉을 통해 문물을 받아들였고, 이것은 새로운 사상과 풍부한 창조력의 바탕이 되었다. 나라를 통합하는 원동력으로서 산스크리트 사용이 장려되었고, 지방문학이 꽃을 피웠다. 이렇듯 국경 지역을 제외한 후방에서는 유래가 없을 정도의 평화와 번영을 누려 왔다. 그 전성기 시절은 툴루바 왕조의 ‘크리슈나 데바 라야’의 제위기간으로써 아라비아해에서 뱅골해까지, 데칸고원에서 인도반도의 끝까지를 다스렸다. 하지만 그의 후계자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 비자야나가르 제국에 대항하는 이슬람 세력들이 연합하기 시작했고, 1565년 그 이슬람 연합군과의 전투에서 패배하여 결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그 후 쇠퇴해진 국력을 수습하기는 했으나 겨우 명맥만 유지 해 오다가 1614년 내분과 이슬람 슐탄들의 음모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그 화려한 막을 내리고 말았던 것이다. 오늘날 그 유산들만이 이곳 함피 일대를 비롯하여 남인도 각지에서 애잔한 모습으로 지난날을 얘기해 주고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산크라망’이라는 축제가 열리고 있는 이곳은 온 사방에 커다란 바윗덩이들이 어지럽게 뒹굴고 있다. 자연 환경이 남다른 곳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그 사이 사이로 나 있는 길들을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한 곳으로 몰리고 있었다. 마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바자르(시장)가 있는 곳이다. 그 바자르의 끝이라고도 할 수 있고 처음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에 높이가 52m나 되는 거대한 힌두교식 탑이 우선 분위기를 압도하면서 ‘비자야나가르’ 제국 당시의 영광을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수많은 조각으로 뒤엉킨 이러한 탑을 ‘고푸람(Gopuram)’이라고 하는데, 남인도 일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고푸람은 사찰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져서 그 밑으로 나 있는 문을 통해 사람들이 드나들게 되어 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바자르에서 신에게 바칠 예물 즉, 섬유질을 벗겨 낸 야자, 바나나, 꽃 등을 담은 조그마한 바구니를 하나씩 사든 순례자들이 이곳을 통해 ‘비루팍샤(Virupaksha)’사원 안으로 줄을 잇고 있었다. 그들은 신 앞에 이르러 준비해 온 야자를 그 자리에서 내리쳐서 쪼갠다. 그리고 그 야자 물을 자신의 머리에 바르기도 하고, 살짝 입에 적시기도 하다가 신에게 그 야자 물을 모두 붓어내리면서 무언가 축복을 빌었다. 그래서 그 주변은 항상 야자 물로 흥건해 있다. 누구나가 사원 내에서는 맨발로 다니기 때문에 이 사정을 잘 모르는 이방인이 볼 때는 이것이 대단히 지저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중앙 홀에 모셔져 있는 신전에서는 신도들이 둘러서서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등 열광하면서 사제가 신이 내린 불꽃을 받아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사제가 불판을 들고나오니 모두들 그 불꽃에 손을 적시듯 하면서 역시 무언가를 중얼거린다. 이러한 광경은 남인도 지역의 다른 힌두교 사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도 원시적으로 비쳐지는 이러한 광경은 마치 ‘인디아나존스’ 영화의 한 장면을 대하고 있는 것 같은 신비감을 준다. 이곳 비자야나가르 유적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단연 퉁가바드라 강변에 있는 ‘비탈라(Vittala )‘ 신전이다. 이곳에는 세 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는데 두 개는 신전이고 중앙에 있는 것은 궁전이다. 비교적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이들은 그 기둥들에 머리는 용이고 몸은 사자인 기이한 동물이 조각되어 있는 것이 일품이다. 또 신전 마당에는 금방이라도 굴러 갈 듯한 ‘돌마차(Stone Car)’ 라는게 있는데 돌을 다루는 솜씨가 마치 나무를 다루는 듯해 석조 예술의 극치를 말해 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나를 진정 놀라게 한 것은 중앙에 있는 궁전 건물이었다. 물론 그것은 조각의 섬세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 궁전(Music Palace)’이라고 한다기에 처음에는 ‘이곳에서 악기를 켜면서 춤추고 노래하며 놀았는가 보지?’하고 평범하게 생각했는데 그렇게 평범한 게 아니었다. 먼저 이곳의 구조를 말하자면, 중앙에 홀(Hall)이 있고 그 둘레에 여러 개의 돌기둥들이 있는데 그 각 기둥들에는 또 다시 여러 개의 작은 기둥들이 마치 현악기의 현(絃)처럼 조각되어 있다. 또 각 기둥들마다 인도 전통의 타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사람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것은 모두 하나의 돌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자, 여기를 두드려 볼 테니까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귀를 대고 들어보세요?” 하면서 그 관리인이 손 때가 묻은 작은 돌기둥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혹시나 하고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아, 놀라웁게도 그 돌기둥에서 어떤 울림이 들렸고 그 소리 또한 꽤 맑았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안내인은 계속 다른 기둥들을 돌아가면서 두드렸는데 기둥마다 소리가 달랐고, 손가락의 놀림에 따라 음악이 연주되어 울려 났다.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각 기둥에 조각되어 있는 타악기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면 실제 그 악기의 소리가 울려 났다. 그러니까 북을 치면 북소리가, 장고를 치면 장고 소리가 나는 식으로 서로 다른 소리가 울려 나는 것이다. “제국 시절에 여러 악사들이 아무런 실제 악기도 없이 이 기둥들을 두드리면서 음악을 연주하고, 중앙 홀에서는 그 음악에 맞춰 무녀들이 춤을 추고 놀았지요. 이곳은 이 일대에 남아 있는 비자야나가르 유적들 중에서 최고의 예술품일 뿐만 아니라 인디아에서 가장 귀중한 유물 중의 하나입니다. 또 유네스코의 세계 보존 문물로도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보존상 누구나 함부로 두드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오늘 당신에게는 특별한 써비스를 한 것입니다.” 거친 광야에서 시시각각 다가서는 신전들을 기웃거리면서 순례의 발길은 이어진다. 언덕을 오르내리는 발길에 그늘 하나 없어 뜨겁고 팍팍하기만 하다. 대부분의 힌두인들은 순례를 통해 죄악이나 오염으로부터 벗어나거나 종교적 공덕을 유지하여 내세에서는 하늘에 태어나기를, 더 나아가 윤회에서 해탈하기를 바란다. 수로를 건너고 바나나 밭을 지나니 이번에는 좀 색다른 건축물이 다가섰다. 지도를 보니 ‘하자리 라마 사원(Hajari Rama Temple)‘과 ‘연꽃 궁전(Lotus Mahal)’, 그리고 ‘여왕의 목욕탕(Queen‘s Bath)’ 등이 표시되어 있었다. 모두가 왕궁터 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석조 건축물이긴 마찬가지이지만 양식이 힌두와 이슬람의 혼합 양식이었다. 그러니까 이슬람의 침공 이후 그 영향하에서 건축된 것으로 보여진다. 어떠한 문명도 한 번 힌두 속으로 들어오면 그 힌두에 동화되어 버린다고 하는데 이러한 곳들이 그런 사례인 것 같다고나 할까. 이렇듯 몇 발자욱 옮길 때마다 나타나는 것이 신전 아니면 궁전 등이다. 그 신전에 모셔져 있는 신들의 형태도 어떤 곳은 원숭이 모습을 한 ‘하누만’과 부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해서 매우 인기가 높은 꼬끼리 모양의 ‘가네쉬’ 등의 동물 모양의 형상들도 거대한 모습으로 모셔져 있어 ‘에니미즘’을 비롯한 원시종교의 일 면까지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 힌두교임을 깨닫게 한다. 소달구지를 타고 원점으로 돌아와서 함피 마을과 비루팍샤 사원이 잘 내려다보이는 헤마쿠타 언덕 위에 올랐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면서 옅은 안개를 만들어 내고 있다. 황포의 도우티를 두른 한 힌두 사두가 석양빛에 잠겨 있다. 그가 어디에서 와서, 지금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지, 또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지를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알기 위해 우리는 살아야 되지 않을까? 당시의 비자야나가르인들 뿐만 아니라 지금의 인도인들을 이해하려면 힌두교에 대한 이해 없이는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안개 속의 고푸람이 더욱 지난 비자야나가르 제국의 세계로 빨려들게 한다. / 정리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25

치어리더 이다혜와 함께하는 특별한 전북 여행

대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치어리더 이다혜와 함께하는 특별한 전북여행 상품이 출시됐다. 현재 대만에서 활동하는 이다혜는 해외 진출 1호 치어리더로 대만 현지에서 가수로 데뷔, 유튜브 인기 크리에이터 1위에 오르는 등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공사는 이다혜의 고향인 전북 전주를 함께 여행하는 상품을 기획했고, 대만 내 한국상품 최다 판매 여행사인 ‘콜라투어’를 통해 완판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대만 관광객 150여 명은 이다혜와 함께 전주비빔밥 만들기 체험을 시작으로 한복을 입고 전주한옥마을을 산책하고 보물찾기 미션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을 즐겼다. 또한, 완주 대승한지마을에서 열린 팬미팅 행사에서는 야구 응원 동작 배우기, 한국 전통놀이 체험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됐다. 이날 전라북도는 이다혜 치어리더를 전북관광명예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올해 한국관광공사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K-치어리더 테마 지방여행상품은 2026년에도 계속된다. 지난 7월 이아영 치어리더와 선보였던 ESG 부산여행상품에 이어 이번 이다혜 치어리더와 함께한 전북여행상품에 대한 호응에 힘입어 내년에는 치어리더와 함께하는 미식여행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25

여행정보 통합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 회원 100만명 돌파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국내여행 정보 통합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회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은 전국의 여행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표 국내여행 플랫폼으로, 1997년 공사 누리집에서 여행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 그 출발점이다. 2011년 출시한 모바일 앱은 2018년에 반응형 웹 기반으로 통합하여 현재와 같은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 전국의 여행지, 음식점, 숙박 및 축제‧행사 등의 여행정보 △지역별 인기 여행지‧음식점‧숙소 정보(‘지역’ 메뉴) △연령대 및 취향별 맞춤형 여행지 추천 서비스 ‘AI콕콕’ △원하는 지역‧일정‧테마를 반영한 여행코스 제작 서비스 ‘AI콕콕 플래너’ △계절‧트렌드별 여행지를 추천하는 정기 큐레이션 서비스 ‘가볼래-터’ △인구감소 위기 지역에서 여행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디지털 관광주민증’ 등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여행기사와 댓글을 자동 요약해 제공하는 등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더불어 카카오모빌리티, 티맵과의 협업으로 여행자의 이동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수요가 높은 인기 여행지나 시기별 방문 흐름을 반영한 생생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공사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회원 100만 명 돌파를 기념해 18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100만 회원 달성 기념 퀴즈 이벤트’를 연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총 100명에게 지역 곳곳의 매력을 담은 선물 랜덤박스, 모바일 기프티콘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 이벤트 메뉴에서 확인하면 된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25

바다에 깃들다

아침에 눈을 뜨니 바다가 성큼 문 앞에 다가왔습니다. 문학적 표현이라고 하겠지만 실제로 필리핀의 작은 섬인 ‘푸에르토 갈레라’의 니르바나(열반) 리조트에서는 바다가 바로 방문 앞까지 다가옵니다. 푸에르토 갈레라 라는 낯선 지명의 섬을 알게 된 것은 3년 전입니다. 필리핀에서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한국인 사장님을 따라 취재를 간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한국인 사장님은 섬에 작은 집을 사서 1년에 두 달 정도 그곳에서 사는 분이었습니다. 술도 좋아하고 성격도 호방한데다 잔정도 많은 분이어서 지역의 필리핀 사람들에게 좋은 일도 많이 했습니다. 필리핀 아이들이 제대로 된 옷을 입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한국인 사장님은 아름다운 가게나 의류 업체에 지원받아서 수백 벌의 옷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이 작은 섬에서 사장님은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입니다. 어느 날 사장님이 “최 기자님, 이 동네 작은 리조트가 있는데 거기 한번 묵어 보세요. 시설은 별로 안 좋지만 경치가 끝내 줍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같이 있는 것이 불편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는데 리조트에서 하루를 묵어 보니 섣부른 오해였습니다. 사장님 말씀대로 시설은 열악했지만, 리조트에서 보는 달과 별과 태양과 바다는 남달랐습니다. 밤에 비추는 달은 슈퍼문이 무색할 정도로 크고 은은하고 낭만적이었습니다. 밤바다 위로 별들이 쏟아지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감미로운 노래에 귀 기울이며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이 면 바다가 가볍게 방문을 두드립니다. 발 하나만 더 떼면 바다로 잠길 것 같은 리조트의 풍광은 대단히 독특했습니다. 무엇보다 니르바나의 일출은 황홀했습니다. 작은 빛이 올라오다 갑자기 노랗고 붉은 공이 봉긋 튀어 올라옵니다. 그러더니 금방 사위를 밝힙니다. 요즘 친구들 말로 감동돋는 풍경입니다. 금빛 햇살에 혼곤하게 젖을 때면 저 멀리서 고깃배가 항구로 들어옵니다. 항구에는 아이들이 몰려들어 고기가 얼마나 잡혔는지 살펴봅니다. 아쉽게도 그렇게 많은 고기를 잡지 못했네요. 새벽부터 고기 잡느라 피곤했을 법도 한데 어부의 얼굴은 환하기 그지없습니다. 뱃전에 모여든 아이들에게 필리핀 토착어인 타갈로그어로 무어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의 손마다 들려 있는 작은 바가지나 비닐에 생선을 일일이 나누어 준 어부는 집에 가지고 갈 생선을 들고 기세 좋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리조트 앞에는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작은 가게가 있었습니다. 다소 몸집이 있는 필리핀 아주머니는 나를 보더니 “어디서 왔느냐?”고 묻습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자기도 한국에 살았던 적이 있다며 간단한 한국 음식도 할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아침에 먹을 수 있는 것을 달라고 하니 라면을 끓여 줍니다. 반찬으로는 김치가 올라왔습니다. 필리핀 남부의 이름 모를 작은 섬에서 먹는 라면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라면을 발명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노벨상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식사를 하고 섬을 둘러봅니다. 작은 섬이라 차를 타고 돌면 두 시간도 안 되어서 다 돌 수 있습니다. 시골 마을답게 모든 것이 불편해도 행복했습니다. 이방인에게 기분 좋게 웃어 주고 악수를 합니다. 리조트와 이웃한 자동차 수리점에서는 술 한잔하자는 손동작을 보여 주며 놀러 오랍니다. 염치불구하고 저녁 무렵 수리점으로 놀러 갔더니 불랄로(한국의 갈비탕 비슷한 필리핀 전통 음식)에 필리핀 데킬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수수나무로 만들었다는 술은 치명적으로 독하고 달큰합니다. 술 몇 잔에 불랄로 몇 점을 먹으니 금세 술이 오릅니다. 마침 텔레비전에서는 필리핀의 국민 영웅 파퀴아오의 복싱 경기 중계가 있었습니다. 나도 저 선수를 안다고 하니까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그들도 “한국의 손흥민을 안다.”며 연신 엄지를 치켜듭니다. 기분 좋게 복싱도 보고 소박하면서도 열정적이고 정 많은 필리핀 친구도 사귀고 돌아오는 길에 니르바나 리조트 아래 바다가 보였습니다. 바다는 점잖게 내일을 준비합니다. 온통 세상을 화려하게 태울 새벽을 준비하며 조용하게 뒤척이고 있습니다. 수많은 바다를 보았지만 니르바나 리조트에서 본 것처럼 생명력이 가득하고 따스한 바다를 보지 못했습니다. 다시 그 바다에 깃들고 싶습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