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1000만 시대, 업체들 ‘단독 세대주 공략 마케팅’ 분주<br/>포항에도 여성 단독 목욕탕 등장<br/>세신·마사지 겸용, 젊은층 인기<br/>혼밥족들을 위한 라멘집 북적<br/>샤브샤브 요리 혼자 즐기는 곳도<br/>청어·꽁치 과메기 소포장도 판매<br/>업체 “나홀로족 공략 더욱 강화”
바야흐로 ‘1인 가구의 전성시대’다. 13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전국 1인 세대 수는 1002만1413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인 세대 수는 전체 세대 2400만2008개의 41.8%로, ‘5세대 중 2세대’이상이 혼자 살고 있었다.
경북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116만6594가구 중 44만4108가구(38.1%)가 1인 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인 35.5% 보다 2.6p% 높은 수치다.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한국 소비시장에서도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숫자 1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인 ‘1코노미’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비단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1인 가구를 공략한 상품과 마케팅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색 1인 가게 ‘1인 세신샵’ 등장?!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인 세신샵’. 대중목욕탕과 가정집 욕실의 편안함을 섞어놓은 듯한 1인 세신샵의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혼자서 힘들게 닿지도 않는 등을 억지로 밀 필요가 없고, 혼자가 편한 1인 가구들의 니즈를 완벽히 파악했다.
1인 세신샵 등장 배경은 수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0∼2022년)에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목욕탕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1인 세신샵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젊은 1인 가구 사이에서 ‘조용히 홀로 세신 받고 싶다’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관리 받고 싶다’라는 등 각기 다른 사유로 이곳을 찾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3월 포항에도 1인 세신샵이 등장했다.
남구 연일읍에 있는 여성 전용 1인 세신샵 사장 여 모(60대·여)씨는 “주 고객층은 20∼30대다”라며 “의외로 대중목욕탕을 가기를 꺼려 하는 젊은 손님들이 많다”고 했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세신샵은 규모가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1인이 충분히 목욕을 즐길 수 있는 1인용 욕조 2개와 세신과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세신대 2개가 목욕탕에 놓여 있다.
시간대별로 한 명의 손님만 받고 있어 조용한 분위기 속에 사장님이 준비한 음료를 마시며 욕조에서 목욕을 즐길 수 있다. 올해 세신사 경력 10년이라는 사장님은 “원래는 대중목욕탕에서 세신사를 오래했다”면서“조금 더 쾌적하게 손님들을 맞이할 수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1인 세신샵을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게 구석구석에는 1인 손님을 위한 작은 건식 사우나 방과 반신욕 기계를 볼 수 있었다. 90~120분간 세신과 마사지를 즐기는 비용은 대략 6만~10만원 사이. 싼 가격은 아니지만 찾는 손님은 점차 늘고 있다. 혼자라도 부담 없이 목욕은 물론 사우나까지 즐길 수 있는 탓에 한 달치 예약이 이미 완료된 상태였다.
◇ 1인 테이블 기본 샤브샤브도 혼자
포항에서도 이른바 ‘혼밥족’을 위한 음식점들이 늘고 있다.
북구 대흥동에 있는 일본식 라멘집은 칸막이를 설치한 테이블로 혼밥족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칸막이는 혼자 밥을 먹으러 온 사람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게 설치한 것으로 칸막이 안에는 호출 벨도 따로 마련돼 있다.
다소 이른 점심시간인 11시부터 가게는 혼밥족들로 북적였다. 주문 직후 5분 만에 조리된 음식이 나왔고, 손님들은 빠르고 간단하게 한 끼를 때우고 매장을 나갔다. 대다수의 식사 시간은 20분 안에 끝났다.
1인 테이블에서 식사를 마친 유모(32·여)씨는 “포항도 혼밥족들이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가게들이 속속들이 생기는 것 같다”며 “손님이 많은 저녁 시간에 혼자 와서 2인, 4인 테이블에 앉는 게 눈치가 보였는데 1인석이 구비돼 있어 눈치를 보지 않고 천천히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좋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남구 소재 한 음식점도 샤브샤브를 1인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는 구조로 혼밥족들에게 인기다.
◇ 혼술용 1인분 ‘과메기’도 판매
북구 양덕동에 있는 A반찬가게는 1인 가구를 위한 소량 반찬 판매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가게는 40여 가지의 다양한 반찬을 1인분씩 포장해 판매하고 있으며, 가격은 3000원부터 시작해 부담 없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소량 판매 전략은 자취생과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판매되는 반찬은 양이 많아 혼자 먹기 부담스러워 남기기 쉬운 반면, 이곳에서는 필요한 만큼만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취생 최서윤 씨는 “예전에는 대량으로 구매한 반찬을 다 먹지 못해 버리는 일이 많았지만, 여기서는 필요한 만큼만 살 수 있어 음식물 쓰레기 걱정이 줄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지역 대표 특산물인 과메기도 1인 가구 증가세에 맞춰 소포장을 확대해 판매하고 있다. 청어와 꽁치 과메기는 5마리 단위로 소포장해 제공하며, 다양한 채소와 곁들임 재료도 함께 제공해 손님들이 더욱 풍성하게 과메기를 즐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에서도 인구 구조, 생활 방식 변화에 따라 1인 고객을 위한 상품과 공간을 선보이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면서 “향후 1인 가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여 업계에서도 이들에 대한 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시라·단정민·김채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