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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여자 유도 메달리스트 허미미, 독립투사 선조 허석 의사 기적비 참배

김현묵 기자 ·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4-08-06 14:48 게재일 2024-08-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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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미 선수가 6일 현조부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기적비를 찾아 자신이 딴 메달을 기적비 앞에 내려놓고 있다. /경북도 제공
허미미 선수가 6일 현조부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기적비를 찾아 자신이 딴 메달을 기적비 앞에 내려놓고 있다. /경북도 제공

파리올림픽 여자 유도 57kg급 은메달과 유도 혼성단체 동메달을 획득한 허미미(21·경북체육회) 선수가 6일 귀국후 첫 일정으로 군위군 삼국유사면 집실마을을 찾아 현 조부(5대조)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의사 기적비를 참배했다.

이날 참배는 허미미 선수를 비롯해 박창배 경북도 체육진흥과장, 김점두 경북체육회회장, 김진열 군위군수, 최규종 군위군의장, 장상열 경북호국보훈재단 사무총장 등 30여 명이 참석해 허석 의사의 독립 정신을 기리고 그 뜻을 되새겼다. 이철우 지사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대신 추모 화환을 보내 허석 의사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허미미 선수가 6일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 현 조부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아 참배한 후 자리를 함께한 관게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경북도 제공
허미미 선수가 6일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 현 조부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아 참배한 후 자리를 함께한 관게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경북도 제공

허석 의사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렀고 1984년 대통령표창,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된 독립운동가다. 재일교포 3세로 2022년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으로 귀화한 허미미 선수는 소속팀인 경북체육회에 선수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할아버지인 허무부씨가 허석 의사의 증손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귀국 첫 일정으로 이날 허석 의사의 기적비를 찾은 허 선수는 양손의 메달을 기적비 앞에 공손하게 내려놓은 뒤 그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으로  “할아버지께 메달을 가장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다. 할아버지가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미미 선수(사진 가운데)가 6일 현조부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기적비를 찾아 김점두 경북체육회장(사진 오른쪽)과 함께 자신이 획득한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경북도 제공
허미미 선수(사진 가운데)가 6일 현조부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기적비를 찾아 김점두 경북체육회장(사진 오른쪽)과 함께 자신이 획득한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경북도 제공

이날 참배는 허 선수가 기적비 앞에 메달을 바치는 순서에 이어 참석 내빈의 헌화와 묵념, 허석 의사와 허미미 선수의 약력 소개, 기념촬영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올림픽 단체복을 입고 현조부 묘소를 찾은 허 선수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현장을 찾아 허 선수의 인기를 실감케 하기도 했다. 허 선수는 활짝 웃는 얼굴로 사람들 환호에 화답하고 셀카 촬영 요청을 들어주기도 했다.

허 선수는 참배 후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메달을 따겠다는 꿈을 이뤘다”며  “올림픽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못한 게 아쉽지만 4년 뒤엔 반드시 금메달을 가지고 이곳에 다시 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제일 먼저 (할아버지께)보여드리고 싶었다.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래도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귀국 후 첫 일정으로 기적비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허미미 선수가 현조부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기적비 앞에서 자신이 획득한 메달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북도제공
허미미 선수가 현조부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기적비 앞에서 자신이 획득한 메달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북도제공

이날 자리를 같이한 김점두 경북체육회장은 “허미미 선수가 프랑스에서 보여준 활약은 허석 선생의 긍지를 현대에도 보여주는 것 같았다”며 “경북 체육인으로서 유도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과 명예를 드높일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허미미 선수가 선대의 용기와 투지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 같다”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인 만큼 경상북도에서도 4년 뒤 LA 올림픽에서 더욱 선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김현묵·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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