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덕·초곡 신축 현장 비 오는데도 콘크리트 타설 의심…감독 강화를<br/>건설사 “작업하다 비내려 방수포 덮고 대기중 레미콘 차 돌려 보내”
속보=신축 아파트 한파 속 콘크리트 타설 여부 논란<본지 2월 2일자·2월 23일자 17면 보도>에 이어 ‘우중(雨中)타설’공사가 도마에 올라 건설 현장 콘크리트 시공 기준에 대한 법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노동부, 건설부, 해당 지자체가 건설 감독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에서 콘크리트 품질 저하로 인한 건물 붕괴 참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중 타설에 대한 논란이 일자 국토교통부는 이를 막기 위해 지난달 19일 표준시방서 개정을 위한 검토에 나섰다. 현재 국토부 일반콘크리트 표준시방서에는 ‘강우, 강설 등 콘크리트 품질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필요한 조치를 정해 책임기술자의 검토·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만 명시돼 있다.
지난 18일 오후 2시쯤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위치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는 레미콘 차량 여러 대가 들어서 있었다. 20~30분이 지나도록 회차하는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3시 30분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도 레미콘 차량이 들어섰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일강수량은 14.8mm, 다음날은 2.1mm를 기록했다.
한 입주예정자는 “최근 발생한 검단 신도시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 중 하나로 부실한 콘크리트 강도가 지목됐다”며 “광주 화정 아파트 외벽 붕괴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처럼 대형 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엄격한 감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현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건설 현장 관계자는 포항시를 통해 “18일 타설을 시작했지만 오전 10시쯤 비가 오자 일부 타설한 부분은 방수포로 덮었고 타설하지 않은 대기 중 레미콘은 회차시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우중 타설이 이뤄질 경우 콘크리트에 빗물이 혼합돼 강도가 약해지고 균열이 발생하는 등 부실시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작업 중 비가 내리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불가피하게 책임기술자 승인 하에 방수포를 사용한다고 해도 면적이 넓을 경우, 빗물이 고여 흐르는 등 돌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며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면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행을 한다면 안전불감증으로 볼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4월 GS건설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의 콘크리트 강도가 부족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가 높다. 지난달 5일 국토교통부는 “사고 점검 결과 설계 단계부터 감리·시공까지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며 “사고 부위의 콘크리트 강도가 설계 기준 강도(24MPa)보다 30% 낮은 16.9MPa로 측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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