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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단지 하수관 파손, 오수 수만t ‘콸콸’

황성호기자
등록일 2022-09-14 20:08 게재일 2022-09-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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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 영향 오·폐수관 터져<br/>숙박시설 오물 산책로 뒤덮고<br/>길따라 보문호로 그대로 흘러<br/>지자체·기관 핑퐁게임 끝에<br/>경주시 “태풍피해 광범위해<br/>인력수급 어려움, 긴급조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경주 보문단지 내 산책로에 오·폐수관이 터져 분뇨 등 수만t의 오물이 보문호수로 방류되고 있어 관광객과 시민들은 악취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경주시를 비롯해 경북문화관광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 관계기관에서는 7일이 지났음에도 오물이 역류하고 있는 배수로 인근에 라바콘 등으로 접근만 막아놓았을 뿐<사진>, 시설복구 등 조치는 전혀하지 않고 있다.

취재 기자가 14일 오전 11시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호텔 뒤편 현장을 방문한 결과, 분변·휴지 등 보문단지 내 숙박시설의 정화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이 역류해 산책로를 뒤덮고 있었으나 관계기관은 서로 나몰라해 시민과 관광객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하고 있다.

특히 이곳 산책로 배수로는 빗물을 보문호수로 내보내기 위한 시설이지만 태풍 등으로 보문관광단지 일대 오폐수 관로에 문제가 생기면서 수만t의 오물이 역류해 보문호수로 그대로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책로에서 만난 관광객 A씨는 “경주의 대표적인 관광단지 산책로에서 오물이 역류해 넘쳐흘러오고 있는 것을 보니 참 당황스럽다”면서 “악취도 악취지만 오물이 그대로 보문호에 쏟아지고 있는 것을 관련 기관에서 왜 이렇게 방치하느냐”고 지적했다.

보문단지 내 산책로는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책임기관이며, 보문호의 농업용수 관리는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가, 근본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오폐수관로는 경주시에서 담당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관은 응급조치 등 시설 복구보다는 책임 떠넘기기 급급하며 서로 나몰라라 하는 모양새다.

경북문화관광공사 관계자는 “산책로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오폐수 관로에 문제가 생긴 것은 경주시가 책임지고 조치해야 할 일이다”고 변명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이 사실에 대해서 인지를 하지 못하고 “지금 담당자를 현장에 보내 확인하겠다”고 했다.

오폐수 시설 책임을 맡고 있는 경주시 관계자는 “지난 7일 오폐수관로에 문제가 생겨 오물 등이 역류하고 있고 보문호로 방류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시설 복구 등이 어려운 작업이라서 장비 등을 준비하느라 시간이 소요됐고 지역의 태풍 피해가 광범위하다 보니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복구가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14일 복구장비 등을 동원해 긴급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문단지 내 인접 호텔과 리조트 등의 오폐수가 과도하게 쌓여 내려오면서 배관 등의 문제를 발생시켜 오물 등이 역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태풍 영향도 있겠지만 연휴기간 투숙객이 많아서 오폐수양도 크게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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