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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우리가 뽑아야 할 대통령

대통령 선거가 불과 18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정치가 잘못될 때 치자(治者)만을 탓할 수는 없으며, 이는 치자와 피치자(被治者)의 상호작용이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상하관계의 지배·복종보다는, 보다 상호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지원하고 고취하는 관계로 변화했지만, 유교 전통의 한국 사회에서는 최고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개인과 사회, 국가의 발전은 무엇보다 바라는 바의 크기와 강도에 달려 있다. 이는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모든 운명은 생각에서 비롯되며, 이 생각은 말과 행동으로 이어져 결국 운명을 결정짓는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생각의 흐름이 윗자리에서부터 시작되므로, 국민이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을 잘 뽑는 일은 자신과 이웃, 사회를 위한 중요한 책임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다. 내적으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중고에 자영업 붕괴, 지역·이념·세대·성별 갈등, 청년실업·연금·의료·노사·국토 일극화 등 산적한 개혁과제가 놓여 있고, 최저출산율·최고자살율의 비애를 안고 있다. 외적으로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북핵 문제 등으로 공존과 평화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무엇보다 닥쳐올 거품경제 파고와 여파를 헤쳐 나가야 한다. 앞으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세 가지만 꼽는다면 첫째는 경제적 안정, 둘째는 부정부패 척결, 셋째는 분열과 증오의 정치 넘어 공화혁명을 이루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가 발아한 유럽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스웨덴에는 1946년부터 23년간 총리로 재임한 타게 에를란데르가 있다. 에를란데르는 재임 중 스톡홀름 시내 관공서 밀집 지역의 작은 공관에 입주해서, 퇴임할 때는 돌아갈 개인 집조차 없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스웨덴 국민들은 그에게 살 집을 마련해주었다. 그는 ‘대화와 타협’, ‘검소한 삶’, ‘특권 없는 삶’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봉직했다. “겸손하고 정직하다” 가 스웨덴 국민의 눈에 비친 정치인 이미지다. 정치 목적은 국민 행복에 있고 국민 섬기는 것이 정치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통령이 탄생했으면 한다. 독일에는 최초 여성 총리로 4선 연임한 메르켈이 있다. 그의 정치철학과 리더십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봉사와 헌신의 자세로 국민들의 삶속에 함께 하는 것이다. 24년 동안 단 한 차례의 스캔들이나 부패사건에 연루된 적이 없다. 총리 관저 대신 평범한 개인 아파트에서 월세를 내며 살았다. 메르켈의 리더십은 ‘소통과 경청’, ‘협치와 상생’, 그리고 ‘위기에 더 강해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분은 프랑스의 마크롱이다. 프랑스는 최근 ‘유럽의 시한폭탄’에서 ‘경제 모범국’으로 변했다. 악명 높았던 강성노조 철밥통을 깨뜨렸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과감한 노동개혁을 단행했다. 고용과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유연성을 강화하고 노동인력 고급화라는 투 트랙 접근법으로 기업들의 자발적 고용을 늘렸다. 부유세 폐지 등 감세로 자산가와 서민 모두를 붙잡았다. 파리 13구역 기차화물 기지를 개조해 ‘프랑스판 실리콘 밸리’를 만들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스타트업 국가’로 만들었다. 2025년까지 유니콘 기업 25개 탄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번 대선에 이런 정치지도자가 탄생하길 빈다.

2025-05-15

경주APEC에 바라는 것들

2025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미·일·러·중 세계4강을 비롯해 태평양 연안의 21개국 정상·관료·언론인 등 2만여 명 이상이 역사와 문화의 도시 경주를 방문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2005년 부산 개최 후 20년 만에 열리는 국제행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 문화와 전통을 소개하고 선진국과는 협력을, 개발도상국에는 한국의 경제 기적을 공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번 APEC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계절인 한국의 가을에,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에서 열린다. 25만 경주시민과 220만 경북도민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 속에 한마음 한뜻으로 착착 준비되고 있다. 지난 전북 잼버리 대회는 준비와 전략 부족으로 어이없이 실패하였다. 경주는 예방주사를 미리 맞은 셈이다. 한국은 올림픽·월드컵에서 보듯 국제행사에 매우 강한 나라이다. 손님맞이에 최선을 다하며, 행사 관계자들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혼신과 열정을 다 바친다. 경주는 내심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글로벌 100대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요즘 잘 먹히는 마케팅 전략은 ’내가 가진 것과 잘하는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다. 산라인의 가장 뛰어난 특질은 무엇일까? 신라가 삼국통일을 달성하게 된 배경에는, 경주의 3대 정신인 ‘개방성·포용성·진취성’이 있었다. 8세기 신라의 수도 경주는 4대 국제도시였다. 7세기에 해양부를 만든 황금의 나라가 신라다. 신라시대부터 경주는 늘 국제사회에 열려 있었으며, 백제 유민을 포함한 외국인까지 모두 받아들이는 포용성을 가졌었다. 화랑도들은 진취적 기상 화신이었다. 88올림픽은 행사의 준비도 탁월했지만 화룡점정은 이어령·표재순 콤비가 엮은 개막식의 연출 능력, 정적 속에 울려 퍼진 다듬이 소리와 굴렁쇠를 굴린 소년의 등장이었다. 치밀하게 준비되고 있는 경주APEC에 몇 아이디어를 보탠다. 첫째, 행사장을 비롯한 경주 시내 전체를 꽃향기가 진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국화가 좋겠다. 경주시 농업기술센터와 원예 농가들이 여름부터 준비하면 된다. 아파트 베란다도 국화로 장식하면 경주는 꽃의 도시로 기억될 것이다. 둘째, 행사 기간 중에는 되도록 시민들이 한복을 입었으면 좋겠다. 한복을 입은 시민들 모습은 사진에 담고 싶게 경이롭다. 셋째, 전국 ‘플래시 몹(群舞와 합창)’ 경연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대학응원단을 비롯한 전국의 합창단·무용단이 누구든지 참가할 수 있다. 16강전부터는 경주 도심지에서 개최하여 도시 전체가 흥겨운 축제 무드에 휩싸이게 하여야 한다. 넷째, 모든 참가자와 시민이 참여하는 야외음악회를 개최하자. 한국 남녀성악가 1인씩 포함하여 참가국가의 3테너 신성과 3소프라노 신성의 6인 음악회를 열자. 앞으로 세계무대를 주름잡을 성악가를 등장시키자. 또 한국의 세계적 명성의 청춘남성 피아니스트가 달빛 아래에서 합주하여 감동의 무대를 연출하자. 다섯째, 음식은 김치세계화 전략으로 백김치와 동치미(신건지)를 맛보이며 ‘한국의 불가리스’로 홍보하고 세계인을 건강하게 하자. 경주 빵·경주 떡 한 쌍 포장하여 사가게 하자. 여섯째, 경주는 원자력 도시이다. 가난과 에너지 획득은 환경의 최고 적이다. 열대우림과 맹그로브 숲 등 지구 환경보전과 가난 탈출을 위해 원자력이 최고의 선물임을 홍보하는 장으로 삼자.

2025-04-24

대구와 광주의 영원한 승리를 위하여

신광조​​​​​​​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대구와 광주는 상당히 유사한 면이 많다. 한쪽은 정치 성향이 우측으로 기울어져 한쪽은 좌측으로 기울어져 있을 뿐, 둘 다 본질적으로 자존심이 세고 변화에 저항하고 고집이 세다. 두 도시 미래 발전전략은 비슷할 수밖에 없다. 여러 훌륭한 대구시장이 있지만, 대구발전을 이끈 최고의 대구시장으로 이상희 시장과 문희갑 시장을 들겠다. 이 시장님은 대구 도시계획 근간인 신천대로를 왕복 8차선에 녹지를 갖춘 형태로 구상하였고, 칠성시장 인근 구간은 시장 정비 후 지상이나 지하도로로 계획하였다. 낙동강을 대구한강으로 만들겠다는 포부에도 찬사를 보냈었다. 문희갑 시장은 대구 곳곳에 600만 그루 나무를 심어, 대구를 폭염의 도시에서 탈출시킨 분이다. 난 대구를 벤치마킹하여 ‘광주 천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을 벌였으니, 문 시장님은 전 국토 푸르게 최고 수훈자인 셈이다. 대구와 광주는 내륙도시 한계로, 수출 전진기지가 될 수는 없다. 대신 대한민국 빛나게 하는 지혜의 도시는 될 수 있다. 시대정신은 늘 변한다.‘불과 금속과 돌’의 시대에서 ‘나무와 꽃과 물’의 시대로 변했다.‘기계와 땀’의 시대에서, ‘인간과 눈물’의 시대로 변했다. 대구와 광주에게 부여된 시대적 명제는 무엇일까? 도시를 ‘생명, 자유, 평화’의 꽃이 만발하는 극락도원으로 바꾸어 달라는 것이다. 대구와 광주는 가장 부자인 도시가 될 수는 없으나, 가장 살기 좋은 도시는 될 수 있다. 그 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가장 살기 좋은 도시는 생명에 대한 사랑을 담은 도시다. 이런 이념을 추구하는 도시를 미국 버지니아 대학의 티모시 비틀리 교수는 ‘바이오필릭 시티(biophillic city)’라고 부른다. 난 이런 도시를 ‘자연사랑·인간사랑·세상사랑 삼중주 도시’로 명명한다. 핀란드는 유치원 때부터 자연으로부터 ‘배움’을 내면화·생활화했다. 덥고 습해서 짜증 나는 도시 싱가포르는 지도자와 시민들의 지혜로 ‘바이오필릭 시티’ 개념을 도시디자인에 전면 도입, 도시는 부강해지고 시민은 행복해졌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 대구시장·광주시장 이하 두 도시 공무원들이 바이오필릭 시티에 미치기만 하면, 두 도시는 승리의 도시가 된다. 우선 두 도시 새로 생긴 공항 이전 적지 250여만 평에, 바이오필릭 시티 조성 사령탑을 만들자. 그리고 이 ‘자연사랑·인간사랑·세상사랑’ 도시 만들기 수법을 대구·광주 전 지역에 확산시키자. 서울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이 대구와 광주를 찾아올 것이다. 호기심 많은 홍준표 시장이 묻는다. “빵 문제, 경제발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요?” 걱정할 것 없다.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고,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청색 경제 기술도시 요람 만들면 된다. 미국에서 개발한 상어피부 모방 항균 표면은 항생제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병원 내 감염율을 80%까지 줄인다. 청어 비늘 구조를 모방한 태양광 패널 코팅 기술은 기존 태양광 패널보다 15% 더 많은 빛을 흡수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 무궁무진하다. 경제 중흥한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센터나 플로리다 암 센터 같은 공익 의료 시설을 대구는 군 공항 이전 적지에 광주는 바이오필릭 시티 배경으로 화순에 만들면, 세계 최고 의료 힐링 도시 된다.

2025-04-10

강남스타일·수성스타일·영일만 스타일

신광조​​​​​​​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광주 상무 신도심에서 가장 잘나가는 성형외과나 치과는 병원 이름에 뉴욕이나 파리보다는 강남이 하나 붙어야 한다. 외국어학원은 더 하다. 나는 늘 전복적(顚覆的)인 사고를 한다. 출세는 크게 못했지만, 공무원 아이디어 황제로 자타가 인정했다. 항상 다른 사람과 다른 독창적·창조적·혁신적 사고로 승부한다. 내 존재의 이유이자, 살아가는 사유다.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면서 정책을 입안해 전국에 자신의 정책이 시행되는 것을 보면 황홀하다. 그러나 수도권에 뒤져있는 지방의 발전을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며 선두를 추격하는 것도, 찬란한 보람과 기쁨을 준다. 늘 역전을 꿈꿨다. 한순간도 소홀히 보낼 수 없다. 나의 업무일지 첫 페이지에는 ‘지방의 반란’을 꽃피우기 위한 다짐이 묘비명처럼 새겨져 있다.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져 수도권 집중은 일극화로 귀결되어갔다. 문화예술 한 분야만이라도 서울과 맞장 뜨고 싶었다. ‘문화수도 광주’ 기치를 내걸고 매달렸던 이유였다. 작년도 프로야구 코리안 시리즈 챔피언 전에서 기아와 삼성의 대결 정도가 지방의 분발이 있는 정도였다. 지방은 2류부터였다. 훨씬 더 잘할 수도 있는, ‘살기 좋은 지역풍경 만들기’나 주거정책 등도 수도권에 뒤졌다. 지방은 패배의식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다. 2021년 경남 함양군에서 뜻있는 사람들이 ‘농촌유토피아’ 사업을 벌여 도농상생 발전 길을 열고 농촌지역 재생의 희망에 불붙인다는 소식을 접하고 광주에서 진주까지 초고속으로 달려가 보기도 하였으나 꽃피우지 못하고 시들하다. 지방반란 불씨를 찾고 있던 나에게 희망의 모닥불이 보였다. 하나는 2025 대학입시에서 경신고의 기적과 같은 성과다. 서울 강남8학군 학부모들의 엄청난 교육경쟁 몰입을 따돌렸다. 대학입시 레드 카펫으로 등장한 의예과에 75명 등 의학계열 합격자 수만 105명이다. 강남의 학부모들도 대구의 반란이 범상치 않음을 간파하고 정보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신고 외에 경북고·대륜고·덕원고·능인고 등 대구 2학군은 강남 8학군 못지않은 입시성적을 내고 있다. 서울에서 전학 올 조짐이다. 성적 지상주의 대학입시 제도를 비판하는 입장이지만, 입시제도가 전면 개혁되지 않는 한, 주어진 제도에서 승자가 되고 보아야 한다. 강은희 대구시 교육감을 비롯한 대구고교 교장단과 교사 등 교육관계자,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 수성구에 있는 학원선생님들까지 GRIT(성장성취 동기·재충전과 회복능력·학습의욕·끈기)가 충만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승리다. 둘째는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국내 도시 선정에서 전주가 서울을 제친 것이다. 막강한 서울을 이기기 위해 전주를 중심으로 전주 대구 광주 대전이 연합전선을 폈다. 홍준표 대구 시장은 전주 홍보 영상에 출연, 강한 경상도 액센트를 과시했다. 아름다운 일이다. 지방의 반란은 모든 분야에서 계속되어야 한다.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된 반도체 벨트를 시스템 반도체는 영호남 라인으로 하강시켜 구축하는 대반란을 꿈꾸고 있다.

2025-03-13

어떻게 살아야 아름다운 존재가 되는가?

신광조​​​​​​​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간이 아픈 분들이 꼭 진료를 받고 싶은 김정룡 의학박사가 계셨다. 오랜 연구 끝에 B형 간염백신을 개발했지만, 당시 한국에서는 이를 인증할 기준이 없어 보건복지부에서 인증 신청을 반려했다. 이후 1981년 프랑스와 미국이 B형 간염 백신을 인증하면서 한국은 세 번째로 B형 간염백신 개발 국가가 되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남들이 만든 기준을 따라하는 패스트 팔로우어(Fast Follower)에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기준을 창조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큰 바다를 여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장자’ 천도 편에 수레바퀴 깎는 사람이야기가 나온다. 왕은 책을 읽고 윤 편은 수레바퀴를 깎고 있었다. 윤 편은 당돌하게 왕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을 하고 계십니까?”“옛 성현들의 책을 읽고 있다.”“왕께서 읽고 있는 책은 조백(糟7CA8·술 찌꺼기) 일 뿐입니다.”“네, 이 놈, 무엄하도다.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하면 큰 벌을 받을 줄 알아라.” “저는 평생을 수레바퀴만 깎고 살아왔습니다. 조금만 느슨하게 깎으면 헐렁해서 쓸 수가 없고, 조금만 빡빡하게 깎으면 들어가지 않아 쓸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제 자신의 감각에 의존하기에, 어떻게 설명해줄 방법이 없어 아들에게도 전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왕은 윤 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여겼는지 노여움을 풀었다. 우리는 종종 이념이나 이론에 얽매여 살아가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개별적인 사건들이다. 보편적 이념에 구속되지 않으면 주체적 사고를 할 수 있고, 독립성과 생명력을 갖게 된다. 또한, 단순히 다른 사람이 공부해 놓은 것을 읽기만 하는 것은 죽은 공부이며, 실제로는 읽고 쓰는 것이 모두 필요하다. 배우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다른 사람이 배웠던 것을 습득하는 데만 길들여지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잊게 된다. 우리는 읽기와 쓰기, 듣기와 말하기, 배우기와 표현하기의 경계에 서야 한다. 기준의 수행자보다는 조그만 기준이라도 창조자가 되어야 주체적으로 사는 것이다. 그래야 눈빛에 야성이 돈다. 고정되면 죽는다. 죽은 나뭇잎 새는 흔들리지 않는다. 경계에 서서, 이 추운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것만 살아있다. 경북농정에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논에는 그렇지 않아도 넘치는 벼만 심어야 하는가? 콩도 심고 사과·포도도 심을 수 있다. 인생도 2모작에서 4모작까지 가능하다. 청송은 ‘산소 자치단체’로 불리며, 울진·영양과 함께 ‘반딧불 도시’로 ‘항 노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공공임대주택 대신 ‘산소 스마트’ 주택을 청년들이 살면서 갚을 수 있도록 공급하며, 최고의 건축가와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빌리지를 조성하고 있다. 육아환경은 육아왕국인 일본 돗토리현 수준을 능가하며, 모든 분야에서 기준을 창조하겠다는 생각으로 할 일이 넘쳐난다. 동해안의 바다연안에 물고기들이 접근을 못하게 하는 시멘트 콘크리트 해벽을 포스코 철강 생산 부산물을 이용한 에코 콘크리트로 바꾸니 어민과 물고기, 고래가 모두 기뻐하고,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수입 요청이 쇄도하여 포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이다.

2025-02-20

영호남, 대한민국 건각이 되어라!

신광조​​​​​​​ 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건각(健脚)이란 튼튼하고 잘 뛰는 다리나 그런 다리를 가진 사람을 뜻한다. 영호남 지역은 대한민국의 두뇌나 복부보다는 두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영호남이 건강하고 튼튼해야만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과거 영남 지역은 새마을운동을 통해 조국의 근대화와 산업화에 이바지했고, 호남 지역은 5·18 민주화 운동을 통해 민주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영호남은 오랜 기간 자신보다 나라와 국민을 살리기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려왔다. 하지만 최근정치라는 권력에 취해 영남이라는 한 다리는 우측으로, 호남이라는 한 다리는 좌측으로 기울어져 버렸다. 그 결과 나라는 제대로 뛰지 못하고 갈지(之) 자 행보를 하고 있다. 인간 세상을 움직이는 문제와 이를 풀어가는 길에는 딱딱한 ‘힘’과 부드러운 ‘정(情)’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이 두 가지 요소의 농도와 결합 방식이 지역성을 연출하고 삶의 모습에 반영된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영남 사회가 수직적인 힘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면, 호남은 수평적인 정이 앞서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전자는 제도적 질서를 중시하는 반면, 후자는 좀 더 인간적이고 감성적이며 일상적이다. 정의 특질인 ‘내유(內柔)’에 강한 호남인과 힘의 특장인 ‘외강(外强)’에 익숙한 영남인이 어떻게 협력하고 제휴할 것인지는 양 지역의 발전은 물론 국가 발전에도 매우 중차대한 문제이다. 현재 나라는 극심한 양극화와 단절에 휩싸여 있으며, 이념·지역·계층·남녀·세대 간의 심각한 갈등으로 인해 경직된 대치 상태에 놓여 있다. 나라의 기둥인 영남과 호남이 수평과 수직을 결합·융합해 십자가의 원리로 문제를 풀어내지 못한다면, 결국 나라가 망할 것이다. 현재 영호남은 정치라는 독이 든 성배(聖杯)에 마취되어 있다. 영남은 빨간색 술에 취해 있고, 호남은 파란색 술잔에 정신이 나가 있다. 원래 정치란 건강한 상태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48:52 또는 그 반대의 팽팽한 승부를 펼친다. 깻잎 한 장 차이의 승부를 펼쳐야 정치인들이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된다. 내 고장 전라도는 예수가 출마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의 옷을 입지 않으면 시의원조차 되기 어렵다. 경상도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인물 경쟁이 아닌 편싸움으로는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 정치에 대한 몰입을 줄이고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 100년 이상, 국민이 먹고살아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력과 반도체이다. 영호남이 국가 전력 공급의 베이스캠프가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영남은 이미 잘 하고 있다. 그러나 호남은 전기 생산 단가가 10배 이상 더 드는 재생에너지에만 매달리고 있어 답답하다. 반도체 산업은 기업의 부동산 투자 장래성, 연구 인력 선호 등을 이유로 수도권 외에는 어렵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은 연구 인력, 전력, 용수의 삼박자가 요건이다. 전력과 용수는 영호남이 수도권에 비해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남은 것은 연구 인력 문제인데, 지방 대학이 목표와 의지를 가지고 인재를 육성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일본 남쪽의 구마모토가 반도체 생산의 메카가 된 것처럼, 우리의 영호남도 충분히 가능하다.

2025-02-13

대중음악축제 ‘환희! 포항’을 제안하며

신광조 ​​​​​​​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과학기술 기반의 산업이 인간을 풍요롭게 한다면, 감수성과 상상력의 문화예술은 도시민을 행복하게 한다. 포항은 1970년대 포스코가 입지하면서 철강 산업 중심으로 한국 산업화를 이끌었다. 현재는 이차전지·소재 산업 육성으로 4차 산업혁명을 착근시키고 있다. 포항은 포항제철이 들어서기 전에는 전통적으로 수산업이 크게 발달했다. 울릉도에서 잡힌 오징어가 포항에서 타 지역으로 거래되었다. 이름 모를 주막집에서 소주에 취하는 것이 유일한 취미였던 나에게 영일만 횟집에서 재첩국에 취하던 달빛 아래에서의 밤이 잊혀지지 않는다. 포항은 경북 동부의 최대 도시이자 산업·국제 해양·문화 교류 중심도시로서 자리매김하였다. 이제는 산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문화에서도 시민은 물론 국내외 분들과 소통하며 바람을 일으키는 환 황해 등대로 우뚝 서야 한다. 포항에 어울리는 영어 단어를 하나 고르자면, 바로 ‘Delight’(즐거움, 환희)다. 즐거운 도시야말로 가장 매력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런던은 셰익스피어 연극으로 유명해졌고, 뉴욕은 브로드웨이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 예술 자원 중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람을 끌어모을 수 있는 분야는 단연 음악이다. 사람은 귀로 깊은 감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일요일 낮 12시에 방영되는 ‘전국노래자랑’부터 저녁에 방영되는 ‘트롯 대왕’까지, 노래가 끝나야 비로소 일주일이 끝났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외국인들에게도 음악은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프랑스의 엑상 프로방스 페스티벌은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오감의 향연이었고, 이탈리아 피렌체의 5월 음악제는 도시와 함께 꽃피우는 음악의 르네상스였다. 음악의 여러 장르 중 클래식과 팝은 모두 의미가 있고 소중하다. 나는 킬리만자로의 이상과 죽도시장 바닥의 현실을 동시에 추구한다. 그래서 남녀노소 대중 모두가 미칠 수 있는 ‘대중음악회’를 한여름 바닷가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5월 말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국제불빛축제를 열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환희! 포항’ 축제는 호주의 시드니에서 매년 열리는‘비비드 시드니!’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음악과 빛, 음식이 어우러진 3중주를 즐길 수 있다.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한 이 축제에는 한국 관광객만 5000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환희! 포항’ 축제는 포항시·경북매일신문사·포항MBC가 공동 주최·주관을 하고 경북과 포항의 문화예술인들이 주도를 한다. 8월 1일부터 일주일 이상 개최하되, 모든 유관기관들이 조금씩 손해를 보며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킨다. 포스코는 철로 제작한 야외 공연장을 마련해 주며,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자력의 안전성과 유익성을 홍보하는 장으로 활용하고 행사 후원사가 된다. 출전 가수 라인업을 화려하게 꾸며야 한다. 날짜별로 트로트·힙합·재즈·팝 등으로 색깔을 달리한다. 조용필 가왕은 ‘창밖의 여자’를, 최백호 선배는 ‘영일만 친구’를 부를 것이다. 아바(ABBA) 같은 외국 그룹 뮤지션도 초청해 이 음악 축제에 불을 질러버리는 것도 좋다. 동해안에서 잡힌 생선들은 불티나게 팔리며, 숙박시설·식당가는 ‘시장 짱!’을 외칠 것이다.

2025-02-06

달빛 대구의 승부수

신광조​​​​​​​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내륙에 자리 잡은 달구벌 대구는 낮은 산줄기가 연이어 펼쳐진 풍경이었다. 그 안에 자리한 들판은 마치 달처럼 둥글게 펼쳐져 있었고, 들판 한가운데로는 강물이 유유히 흘렀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는 습지가 넓게 퍼져 있어 자연의 풍요로움을 더해주었다. 대구는 광주와 함께 대표적인 ‘빨대 도시’로 불리며, 인근 경북과 전남 시군들의 땀과 눈물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행정과 교육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하면서도, 대구로 유학 온 학생들에게 하숙과 자취방을 제공하며 가용 자금을 마련해왔다. 이제는 대구가 달 구운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를 때다. 승부처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신년 초가 되면 일본 자치단체의 시정연설과 장기발전 계획을 인터넷에서 찾아 꼼꼼히 분석해 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께서는 일본 돗토리 현의 ‘육아 왕국’ 정책을 눈여겨보시는 것 같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여러모로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면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 일본 돗토리 현의 합계출산율 1.80명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돗토리 현 공무원만큼 경북도 공무원들이 자기 일에 열정적으로 매달려야 한다. 삼성 출신 헐크 이만수 선수는 대학 시절 무용과 여학생 이신화를 사랑했다. 그는 매일 새벽 십 리를 달려 그녀의 집 창문을 두드렸다. 지금도 그는 야구를 미치도록 사랑하며,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는 자비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 지방행정의 열쇠는 다른 것이 아니다. 어느 자치단체에 이만수 선수가 야구 사랑하듯, 자기 고향 발전을 위해 모든 걸 던질 수 있는 인물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문제다. 대구·경북에 중요한 시기가 찾아왔다. 대구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고가도로가 경관을 해치고 있는데, 이는 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대구 동구에 공항 이전으로 인해 약 250만평의 큰 땅이 생겼다. 또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부지 539만평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개발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미 대강의 밑그림은 나왔지만, 계획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보인다. 통합 신공항 건설 계획은 두바이와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해야 하지만, 도심 이전 부지 활용 계획은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 대구와 경북이 동원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은 한계가 있으므로,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도심공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로 접근해야 한다. 인류 치유의 답은 자연에 있다. 뉴욕 센트럴파크를 능가하는 거대한 공원을 만들어 음악회와 시민 피크닉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 또한 고급 전원주택을 지어 한국의 비버리힐스로 만들고, 개발 사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자연이나 정원 박람회를 개최하여 세계인의 관심을 끌자.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고 자연을 통해 배우는 청색기술 연구센터를 건립하여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계기로 삼자. 돈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지만, 달빛 고속철도 건설을 포기하고 그 예산을 대구와 광주에 5조원씩 나누어 전 국민을 위한 자연 교실을 만드는 데 사용하도록 건의하고 관철시키자.

2025-01-23

대구·경북 관광객을 유혹할 음식들

신광조 ​​​​​​​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나는 천하의 장돌뱅이다. 바람 따라 떠도는 떠돌이다. 전국 방방곡곡 ‘가슴에 사랑 안고 달 가듯’ 간다. 올해는 ‘경북 방문의 해’다. 동해선 등 5개 철도 노선이 동시 개통된다. 태백산맥의 수려한 자연경관, 청정 해변과 금강송 숲 어우러진 동해안, 고즈넉한 전통이 깃든 역사 유적지를 둘러보면 시름이 사라지고 마음 부자가 된다. 관광 프로그램과 콘텐츠, 그중 첫 번째는 친절이고 두 번째는 식도락이다. 음식만큼 뇌리에 남는 것이 없다. 어느 지역을 다니든, 주민들 생각하며 8색조(色調) 수선화를 준비한다. 자식 교육비 걱정하지 않고, 가끔 부부 손잡고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어서다. 전라도는 양념류 채소와 젓갈, 유배 문화 영향으로 음식이 발달했다. 경상도 음식은 담백하다. 내륙으로 가면 짜진다. 자식들 오랜만에 집에 올 때 먹이는 마음으로 음식을 장만해 보자. 나를 울린 대구·경북 8가지 음식이다. 관광 코스 식단 메뉴에 넣자. 또 수도권 등 전국에 식당을 열어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고, 지역 이미지메이킹을 하자. ① 소고기: 경북에서 가장 강한 음식 재료는 소고기다. 특히 영주 등 소백산 기슭에서 자란 소고기 맛은 살살 녹는다. 대구에는 광주 생고기에 해당하는 ‘뭉티기’가 있다. ‘뭉티기’ 한 접시에 소주 한 병이면 부러울 게 없다. 무를 듬뿍 넣고 대파를 송송 썰어 넣은 빨간 소고기 국도 참 맛있다. ② 고등어: 고등어에 굵은 소금을 뿌려 간 맞추는 ‘간잽이’는 예술가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보들보들해 자반만으로도 밥 한 공기가 부족하다. 고등어 무조림·묵은지 찌개에 또 한 공기다. 안동에 가면 헛제삿밥, 안동 국시, 안동찜닭에 안동소주로 천국에 온 듯하다. ③ 꽁치: 구룡포에 가면 쫄깃 쫀득한 ‘과메기’ 맛에 취해 인생이 익고 사랑이 익는다. ‘과메기’를 세 번 먹으면 거친 겨울 바다도 두렵지 않다. 꽁치는 회로도, 연탄불 찌개로도 끝내준다. 포항 바닷가에 홀로 앉아 ‘영일만 친구’를 부르면 날이 새고 해가 뜬다. 전남 강진·해남지역에서 나는 김국을 곁들이면, 매출이 두 배로 는다. ④ 물곰: 영덕 강구항이나 죽변항 바닷가 식당에서 파는 물곰 지리국은 지난밤 음주로 인한 쓰린 속을 달래는 데 최고다. 전주 콩나물 해장국에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술꾼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⑤ 돌미역: 울진과 영덕 등의 돌미역은 산모의 건강 회복에 최고지만, 맥주 안주로도 좋다. 자연산 홍합으로 미역국을 끓이면 바다를 통째로 먹는 기분이 든다. 돔이나 민어 미역국도 소고기 미역국보다 더 맛있다. ⑥ 닭: 꿩 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냉장고가 없던 시절, 닭고기를 장(醬)에 보관했다. 오래 묵은 장에서, 장을 먹은 닭을 꺼내어 떡국을 끓이면 백년손님인 사위가 오면 닭을 잡는 이유를 알 수 있다. ⑦ 송이버섯: 강원도와 더불어 경북 북부 지역에서도 송이버섯이 꽤 난다. 맛과 향기, 그리고 약효가 절묘하게 결합된 최고의 식품이다. 소고기 송이구이도 귀하지만, 샐러드로 만들면 가을 별미가 된다. ⑧ 토란: 토란은 땅의 달걀이다.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식품이다. ‘토란 속대 숙회’도 별미다. 닭고기를 삶은 육수에 알토란을 넣은 뒤, 닭고기를 결대로 찢어내어 삶은 알토란을 돌려 담으면 고급스럽고 몸에도 좋은 음식이 된다.

2025-01-16

포항이여, 5차 산업혁명 진원지가 되어라

신광조​​​​​​​ 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대구와 경북이 위대한 이유는,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 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과 1969년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 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을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수용해 국민의 배고픔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산업혁명으로, ‘초연결·초지능·초융합’이 핵심 키워드다. 이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기술, 드론,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이 주도하는 산업혁명으로, 2016년 6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의장이었던 클라우스 슈밥은 “이전의 1, 2, 3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적 환경을 혁명적으로 바꾼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 질서를 새롭게 만드는 동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원조는 독일이다. 그러나 미국이 독일의 ‘인더스티리 4.0’을 가져다가 ‘4차 산업혁명’이라고 명명하고, 세계 경제포럼의 대대적인 행사와 저서를 통해 원조 행세를 해왔다. 모든 산업혁명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산업주도권을 미국에 뺏긴 EU는 “보다 따뜻하고 지속가능하며 인간과 자연을 위한 산업혁명 철학과 관점”에서 2020년부터 ‘5차 산업혁명’을 본격 제기하고 있다. 논의의 초점은 4차 산업혁명 빛에 가려진 우울한 회색빛 그림자를 ‘그린(Green)’의 생명력으로 치유하여, 우리 모두와 지구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5차 산업혁명 논의는 이제 시작단계다. 지구환경보호를 위해 지속가능성이 고려돼야 하고, 생산프로세스에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새로운 기술개발보다는 인간행복 관심에 중점을 둬야 하며, 산업생산에서 높은 수준의 견고한 사랑과 위기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인프라를 제공해야 함을 강조한다. 지속가능성·인간 중심·탄력성을 3대 핵심요소로 한다. 유럽위원회가 밝힌 인더스트리 5.0의 6대 기술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별화된 인간·기계의 상호작용 △생물에서 영감을 얻은 기술 및 스마트 재료 △디지털 트윈 및 시뮬레이션 △데이터 전송, 저장 및 분석기술 △인공지능 △에너지 효율성, 재생에너지 및 저장을 위한 기술이다. 여기에서 한국에서 발전가능성이 높고 치고 나갈 수 있는 분야는 ‘생물에서 영감을 얻은 기술(청색기술)’이다. 우리 앞에 4차 산업혁명이 달려가고 있고, ESG혁명이 압박하고 있고, 5차 산업혁명이 추격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경제포럼이나 다른 나라가 5차 산업혁명을 추진할 때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EU에서 5차 산업혁명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졌고, 국가는 자국이해관계 따지며 저울질하고 있지만 세계 지성들은 인류문명의 올곧은 전환을 위한 지름길로 인정하고 있다. 망설일 필요가 없다. 매가 지상의 먹이를 발견하면 전속력으로 수직낙하 하듯 돌진해야 한다. 아무리 보아도 포항이 적격·적소다. 포스코와 포항공대 때문이다. 국내에는 얼마 전 ‘인더스트리 5.0’책자를 발간한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등 10여 명의 전문가가 있다. 포항을 ‘5차 산업혁명 특구’로 선포하자. ‘청색기술 연구소’ 설립 등을 통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돌파구와 활력을 찾아주자. 이제 우리도 선진국의 산업 기준을 따라가는 국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준을 창조하는 국가로 변신해야 할 때가 왔다.

2025-01-09

“처음부터 끝까지 울어라”

신광조​​​​​​​ 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역사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때, 일으켜 세우는 자가 있다. 그런 창조적 소수자가 있을 때 역사는 희망을 가진다.” 역사학자 토인비의 말이다. 창조적 소수자는 역사 앞에 겸허하다. 공동체가 가야 할 시대정신과 소명의식으로 무장한다. 열정과 몰두가 가져다주는 상상력이 뛰어나다. 감수성이 빚어내는 눈물도 많다. 민주주의는 다수가 지배하는 사회이지만, 창조적 소수자가 세상과 사회발전의 조타수 역할을 한다. 개혁적이고 창조적인 자가 사회를 이끄는 에너지를 선사하면, 공동체는 이륙(離陸)하여 날게 된다. 창조적 소수자는 지위도 학벌도 부(富)도 명예도 변변찮은 경우가 많다. 전형적인 창조적 소수자인 전남 함평 출신 시인 박노해는 선린상고 까까머리 시절 “내가 희망을 갖고 사는 한, 내 자신이 희망이다. 길을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라고 일기장에 썼다. 한평생 희망이 되고 새 길이 되는 삶을 살았다. 공동체 발전의 불씨는 창조적 소수자에 의해 던져진다. 이 불씨를 공동체 구성원들이 잘 지펴 큰 불꽃으로 만들기만 하면 지역사회는 발전의 길을 가게 된다. 19세기 캘리포니아는 골드러시로 ‘기회의 땅’이 되었다. 당시 미국 동부의 콧대 높은 사람들은 캘리포니아를 돈과 섹스만 난무하는 곳으로 폄하하며 여행을 꺼렸다. 그러나 캘리포니아가 변방에서 벗어나 낙원의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LA 시청의 새내기 공무원이 제안한 ‘겨울 장미 퍼레이드 축제’ 아이디어 덕분이었다. 한겨울 차가운 지역인 동북부의 많은 이들이 따뜻한 캘리포니아에서 벌어지는 장미의 향연을 질투하였고, 캘리포니아는 꿈으로 가득 찬 무지개가 되었다. “파리만 첨단인가?”라는 도전적인 제목의 프랑스 남서 해안 지방 신문 편집국장 칼럼은 조용하기만 했던 칸과 니스 해변에 예술과 첨단 과학기술을 융합시켜,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기술 혁신 도시 ‘소피아 앙티폴리스’를 탄생시켰다. ‘레 미제라블’을 보면, 빅토르 위고가 말한다. “오늘의 문제는 싸우는 것이다. 내일의 문제는 이기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문제는 제값을 다하고 죽는 것이다.” 주인공 장발장은 내내 본분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이 글을 쓰면서, 행여 내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시간만 낭비하고 손해만 봤다”라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쓴다. 타인의 희망을 위해 흘린 땀과 눈물만이 시간 속에 남고, 모든 것은 다 가뭇없이 사라진다. 결국 추운 겨울날 연탄 한 장처럼 타올라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싶은 ‘사랑’만이 희망이다. 5년 전 ‘판도라’라는 영화 한 편을 보고 결정한 망국의 탈원전 정책으로 울진 원자력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취업이 막혀 희망을 잃어버렸다. 탈원전 시위를 벌이다 만난 학생들을 껴안고 울었다. 학생들은 첫 월급을 타서 겨울 바다에 고기를 잡으러 새벽길을 나서는 아버지에게 내의 한 벌 사드리는 것이 희망이었는데 좌절되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나무들이 더욱 푸르름을 낸다. 북풍한설을 이겨내고 서로 자축하는 날이 분명 올 것이다. 우리는 어제 뿌린 씨앗으로 오늘을 살고, 오늘 심은 나무로 내일의 열매를 거둘 것이다. 맨 처음 울기만 해서는 안 된다. 외롭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울어야 한다.”

2024-12-26

경북 동북 5개 군이 잘 사는 길

신광조​​​​​​​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한국은 2075년 ‘인구 소멸 1호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경북 영양군의 인구는 올해 4월 기준 1만5920명으로, 다양한 정책을 통해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적은 자치단체로는 울릉과 옹진군을 제외하면 강원도의 양구·화천, 경북 영양과 군위, 청송, 전북의 무주·진안·장수가 있으며, 이들 지역의 인구는 1만명에서 2만5000명 수준이다. 필자는 봉화·울진·영양·영덕·청송군의 통합을 주장한다. 이들 지역의 인구를 모두 합해도 10만명에 미치지 못하며, 50년 후에는 ‘공무원 반 주민 반’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주·진안·장수 지역의 경우, 기초 자치단체장과 자치단체 의원들의 자리 보전을 위해 행정구역이 쪼개져 있다는 감을 지울 수 없다. 반면‘봉·울·영·영·청’ 5개 군은 모두 자존심과 자부심이 강한 지역이다. 인자(仁者)는 산을 좋아하고, 지자(智者)는 물을 좋아하며, 용자(勇者)는 바다를 좋아한다는 말처럼, 5개 군이 통합된다면 인·지·용(仁·智·勇)의 기상을 갖춘 인재들이 더욱 많이 탄생할 것이다. 이곳에서는 사과 향기와 산소를 느낄 수 있으며, 산양과 반딧불도 볼 수 있어 한국의 케렌시아와 같다. 영양은 고추로 유명하며, 오일도, 조지훈, 이문열 등 많은 문인을 배출했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 행정 정보화를 이끌었던 삼보컴퓨터 이용태 회장, 울진 두천에서 ‘반딧불이 보부상 주막촌’을 열고 제2의 새마을 운동을 일으키고 있는 나광호 동지가 동북 5군 출신이다. 사랑하는 경북 동북 5개 군 주민들을 행복하게 해 드릴 7송이 수선화를 준비해 드리고 싶다. 통합되는 경북 동북 5개 군을 ‘산소(酸素) 시’(푸른 시, 반딧불 시)로 부르고 싶다. 산소 시는 시장 이하 주민들께서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을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게 할까만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살기 좋고 돈 많이 벌고 사람들 찾아오는 도시 된다. 첫째는 삼림이다. 바라보는 산 아닌 돈 되는 산 되어야 한다. 불과 쇠 시대에서 물과 나무 시대로 바뀐다. 독일·스위스처럼 벌채와 식목으로 산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자. 둘째는 행정과 AI의 접목이다. 블록체인 도입으로 행정 개혁 선구자 도시가 산소 시가 되자. 유럽 에스토니아에서 배우면 된다. 삼보컴퓨터 이용태 회장께서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셋째는 사과다. 청송 사과는 지금도 최고로 달고 맛있다. 세계 최고의 사과를 생산하여 와인도 만들고 국민 모두가 사과를 한 알씩 매일 먹도록 하자. 넷째는 에너지다. 영덕과 울진은 한국 에너지 생산 보물 단지다. 수소 경제까지 점령하자.‘전기 지역 차등 요금제’가 곧 실시된다. 산소 시가 싼 전기 요금으로 스마트 팜 천국이 된다. 다섯째는 마음 건강이다. 이상구 박사가 이곳 자연 휴양림에 산골 리조트를 설립하고 뉴스타트 운동을 벌이도록 하자. 여섯째는 관광 진주가 되자. 덕구온천은 라듐이 풍부한 천혜의 온천이다. 불영계곡과 패키지 관광 상품을 개발하면 된다. 일곱째는 ‘재즈’다. 한국 수력·원자력과 협조하여 아시아 최고의 재즈 페스티벌을 창설하자. 관광객이 몰려오고 울진 파도 식당 ‘곰칫국’ 인기가 폭발한다.

2024-12-12

“경북 영주여, 아침밥상을 책임져라!”

신광조​​​​​​​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나의 취미는 김삿갓이나 김시습처럼 떠돌아다니는 것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달처럼, 별처럼 흘러간다. 영주는 내가 좋아하는 부석사로, 자주 들러도 질리지 않는 곳이다. 만추 여행은 혼자 떠나는 게 제격이다. 산천을 해찰하다가, 근처 시장 주막집이나 옛맛 내는 식당에 앉아 배낭에 넣어둔 시집을 꺼낸다. 그리고 그 지역 시인의 시를 읽고 노래도 부른다. 얼마 전엔 풍기 오일장에 송이 냄새를 맡고 싶어 다녀왔다. 평안도 출신이 창업해 2대째 50년을 이어온 ‘서부냉면’에도 들렀다. 서부냉면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손으로 맷돌로 메밀을 갈아 썼는데, 지금은 며느리가 물려받은 맷돌을 전기로 돌리고 있다. 진한 육수는 닭과 소고기를 사용한다. 전국 어디든 소고기가 맛나지 않은 곳이 없지만, 영주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고 뛰어노는 소들에게서 얻은 소고기가 가장 뛰어나다. 면발은 쫄깃하고, 곁들여 나온 열무김치는 담백하다. 무엇보다도 양념이 과하지 않아 순수한 맛이 돋보인다. 나그네의 허전함을 달래 줄 게 무엇이 있겠는가? 증류주의 강자라 불리는 ‘안동소주’를 한 병 주문한다. 깔끔한 맛이 여운도 안남기고 목젖을 타고 넘어간다. ‘그리운 부석사’라는 정호승의 시집을 꺼내 읽는다. 경상도 출신이지만 시만 보면 사삭스러운 전라도 출신 같다. “…./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나는 부석사 당간지주 앞에 앉아/ 그대에게 밥 한 그릇 올리지 못하고/눈물 속에 절하나 지었다 부수네….” 어둠이 깔리자 발걸음을 부석사로 옮긴다. 절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풍경(風磬) 소리는 사랑에 빠진 연인의 밀어다. 저 풍경은 불에 달군 쇳조각을 망치로 두드린 후, 차가운 물에 식혀 삼가는 마음으로 세상에 내놓았던 작품이었을 것이다. 그 소리에 마음을 가다듬는다. 영주는 ‘삼홍삼백’이라 불릴 만큼 특산물이 풍부하다. 특히, 고기와 사과, 감의 삼홍과 인삼, 쌀, 인견의 삼백이 유명하다. 땅이 기름지기 때문이다. 술에 취하니 이른 아침 출근하는 남편의 식사를 준비하느라 가슴 졸이는 아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세상에서 사람의 건강에 가장 좋은 식품은 계란이다. 완숙보다는 반숙 이하가 좋다. 비릿하다면 들기름을 한 스푼 넣어 먹으면 된다. 여기에 사과 한 알, 사과가 싫으면 토마토를 삶아 같이 드시면 만사 오케이다. 그래도 허전하면 영주 쌀로 만든 인절미나 시래기나 시금치 된장국을 곁들이면 좋다. 달걀 2개씩만 매일 먹어도 의사들의 얼굴이 노래진다. 상자 안에 가두어 키운 닭보다 자연 방목한 닭이 낳은 달걀이 훨씬 좋다. 다만, 자연 방목 닭을 키우는 건 쉽지 않다. 족제비나 살쾡이 같은 외부 동물 침입이 문제인데, 진돗개를 훈련 시켜 경비를 서게 하면 된다. 곤충산업까지 함께 육성하면 세계 최고 달걀을 생산할 수 있다. 영주 노인들의 부업이나 취미로도 적합하다. 큰돈 벌이는 아니어도 손자들 학용품 사줄 정도는 된다. 야트막한 야산을 활용해 저밀도로 닭을 키우고 전국에 달걀을 아침 식사용으로 배달하는 거다. 국민들에게 선물하면 전 국민이 건강해지고, 사과 판매량도 늘어난다. 복날 여름에는 풍기 인삼과 달걀을 낳는 토종닭도 함께 드린다. 영주시민들의 땀방울로 전 국민이 건강 걱정 없이 살아간다.

2024-11-28

“아직 ‘달빛 철도’를 놓을 때가 아닙니다”

신광조​​​​​​​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2023년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달빛 고속철도는 사람과 도시, 영호남을 이어 동서화합과제를 해결하고 영호남 상생발전과 국토균형개발로 국가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그리고 그가 원했듯 최다(議員) 261명이 특별법을 공동발의 하고, 예비 타당성조사를 면제시켰다. 건설 사업비는 고속화 일반철도로 수정, 10조원에는 조금 못 미칠 것이다. 이 사업을 두고선 아직도 논란이 적잖다. 사회기반 시설이 어느 정도 구비되어, 대구에서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40분 간격의 고속버스를 타면 지리산 완상하며 광주로 갈 수 있다. 고속버스 좌석은 보통 반도 안 찬다. ‘공공투자의 모순’이라는 것이 있다. 건설 열심히 하면 더 좋은 세상이 오고, 효율성이 제고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지도록 하는 것이다. 광주지하철 2호선 건설 때였다. 지하철 운영 수요 확보 기준은 현재 대구 인구인 250만 명인데 145만 명의 광주가 이걸 추진하다니, 이건 아니다 싶어 광주시 도시계획, 교통국장을 지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저지를 위해 싸웠다. 하지만 공론화 투표에서 지고 승복을 했다. ‘빛의 도시’가 아닌 ‘빚의 도시’광주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애잔한 슬픔은 스스로 달랬다. 나의 지역 살리기 전략은 명예나 이름을 버리는 데서 시작된다. 2005년 광주광역시 기획관 시절, 혁신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있었다. 한국 전력공사는 앙꼬였다. 광주, 전남은 부산과 경남, 대구와 경북에 뒤질 수밖에 없었다. 묘수가 필요했다. 숙고를 거듭했고, 그렇게 나온 안이 광주, 전남 ‘따로 백반’ 두 혁신도시를 합해 나주에 공동혁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께서도 힘을 보태주셨다. 두 광역자치단체가 힘을 합하니 시너지 효과가 낳고 결국 황금 알을 낳을 거위로 평가받던 한전을 품에 안았다. 밤새 코피를 흘리며 고민하다 동이 트는 순간 떠오른 아이디어 한 방이 올린 성과였다. 고정관념과 편견, 선입견, 평범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달빛 철도’ 건설하면 좋은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회비용관점에서, 지역발전의 승부수인 중요프로젝트를 다 포기해야 할 정도로 화급한 일이냐고 묻고 싶다. 운영적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진퇴양난에 빠질 것이다. 이제 광주전남, 대구경북은 지방으로부터의 역전과 반란을 일으켜야 한다. ‘달빛 철도’ 건설을 연기하는 대신, 소요되는 재원 10조원을 양 지역에 반씩 나누어주도록 하자. 그 돈으로,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 의료병원시스템을 포항과 화순 지역에 각각 도입하면 국민들에게 의료천국 선사해줄 수 있다. 의사숫자를 늘리는 것과 같은 양적 확대, 하향평준화가 아니다. 질적 개선 상향평준화를 하자는 말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전기에너지인프라가 열쇠다. 포항 영덕 경주 지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수소경제 착근과 혁신 중소원자로(i-SMR)건설도 매가 지상의 먹이 낚아채듯 전속력으로 수직낙하 해보자! 대구경북이 선구자로 튀어나가, 전국을 가르쳐주자. 정치적 합리성이 경제적 합리성을 찬탈하면 지방은 파국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2024-11-14

‘大慶特別市’ 섬유패션 산업 부활의 길

신광조​​​​​​​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첨단산업과 중공업이 경제발전을 이끌어온 것 같지만 방적·나일론 의류와 신발 등 경공업 현장에서 흘린 우리 누님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다. 사양(斜陽)산업은 없다. 인간은 과학기술로 돈을 만들고, ‘보고 듣고 맛보고 향(香)을 맡고 만지는 오감만족’을 위해 돈을 쓴다. 한국은 매력적인 이미지 문화적 유산에도, 세계에 통하는 브랜드 하나 못 만들고, ‘디올’백 타령만 하고 있다. 대구시의 ‘쉬메릭’브랜드만 해도 많은 돈을 들여 홍보한 지 몇 년이 되었건만, ‘황홀하다’는 뜻이 너무나 어렵다. 대구 의류의 브랜드로는 ‘Ambition(앰비션·야망, 포부)’ 정도가 적절하다. 삼성전자와 힙합 가수그룹 간 상표분쟁이 붙었으나, 삼성전자에서 상표등록만 하고 사용하지 않아 분쟁요소는 없다. 인간의 감성을 이용하여 너끈히 먹고 사는 경제 강국도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다. 대구·경북 특별시도가 ‘Ambition(야망·포부)’를 의류· 안경 등 지역 감성 상품 브랜드로 장착하였다면. 어떤 야망과 희망으로 채울 것인가? 의류 산업은 첨단 과학기술 산업이면서도 디자인 산업 즉 과학과 예술이 결합된 산업 분야이다. 의류 산업 구성요소는 뛰어난 재료인 원단 소재, 고객 만족의 디자인, 그리고 현대 산업의 특성인 유통마케팅 삼위일체로 구성된다. 10번째 유니콘 기업으로까지 성장하여, 의욕적인 도전을 펼치고 있는 ‘무신사’(‘무진장 많은 신발 사진’약자)의 젊은 조만희 대표나, “옷을 바꾸고 상식을 바꾸고 세계를 바꾼다”는 유니클로 창업주 야나이 타다시는 시대 흐름과 인간의 심리를 확실히 감지해 대단한 부자가 되었다. 대구의 의류 업체들은 뛰어난 기능성 원단 제조를 빼고는, 주로 온라인에서 현란하게 펼쳐지고 있는 유통마케팅 경쟁의 장(場)에서 위 기업들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묘수를 찾아야 한다. 바이오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체온1도 올리면 면역력이 5배 오른다. 내 몸의 적정체온을 36.5∼37.1도로 사수하는 의류 개발이 필요하다. 유니클로는 히트텍으로 대히트를 쳤다. 더 히트가 예상되는 것은 햇볕의 자가 치유능력을 결합시킨 첨단 의류소재 개발이다. 한국의 유력한 노벨과학상 후보인 서울대 남기태 교수팀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단백질들의 자가 치유기술을 모방해 수용액 상에서 불안정한 유무기 복합 소재를 안정화시키고, 태양에너지 수소변환 소재로 활용하는 연구 성과를 2016년 창출했다. 남기태 나노융합 신소재 개발팀을 대구시 다이텍(DYETEC) 연구원과 결합시키면 의류소재 개발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박태영 수영복은 상어의 지느러미에서, 고어텍스 의류 방수성은 물을 튀기는 연(蓮)잎들에서 왔다. 자연은 우리의 가장 훌륭한 스승이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고 자연을 모방하면 지구 온난화 위기 해결과 인간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는 멘토를 가질 수 있다. 이를 발견하고 연구하며 적용하는 기술을 ‘청색기술’이라 부른다. 포항시나 경산시 같은 곳에 ‘청색기술 융·복합 연구기술재단’을 설립하여, 이 분야 일인자인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을 책임자로 앉혀 놓으면 된다. 대경권(大慶圈) 의류산업 진흥과 지구환경 보전, 지속가능 발전 금자탑이 될 것이다.

2024-10-31

대구를 음악도시로 만들 수는 없을까?

신광조​​​​​​​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도시에서 과학기술이 ‘밥’이라면, 문화예술은 ‘반찬’이다. 살 맛 나는 대구를 위해, ‘음악도시 대구 만들기’를 제안한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은 뮤직 시티다. 컨트리 음악의 세계적인 수도다. 트럼펫 연주가 루이 암스트롱은 미국 남부 뉴올리언즈시 재즈 카페가 배출한 스타다. 유럽의 도시는 고전에서 현대음악까지 화려하다. 빈은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음악 본향이다. 런던은 록과 팝의 심장부다. 비틀즈는 리버풀 항구 야간무대에서 실력을 닦았다. 파리는 샹송과 재즈의 도시다. 로마는 오페라의 전당이다. 일본의 시즈오카현 서부 하마마츠시는 야마하가 풍금제작소를 설립한 이래 음악과 인연을 맺어왔다. 야마하에 이어 악기제조업체 카와이의 본사도 왔다. 하마마츠시 건물들은 악기를 형상화 한 것이 많다. 야마하, 키와이, 스즈키의 후원으로 개최되는 ‘하마마츠 국제음악 콩쿠르’는 전도양양한 뮤지션 등용문이다. 음악교류사업으로 아시아대표 음악문화도시가 되었다. 음악산업과 음악의 이미지를 살린 자동차 산업 그리고 관광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공자는 인(仁)은 시(詩)로 시작하고, 예(禮)로 서고, 음악으로 완성된다고 하였다. 자존심 강한 대구를 개성을 조화시키며 통합하는데 음악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없다. 연극의 4요소는 관객·배우·무대·희곡이다. 음악진흥전략을 펼치려면, 시민들이 음악을 사랑해야 되고, 무대가 있어야 하고, 훌륭한 음악가가 있어야 하고, 미친 기획자가 있어야 한다. 개별자들이 조금씩 손해보고 힘을 합쳐 기적 같은 큰 성과 창조가 음악도시 대구 만들기다. 2005년 5월, 서울 시청 앞 잔디광장은 서울시민을 살만하게 했다.‘조용필 콘서트 장’으로 탈바꿈하여 나이 지긋한 커플들이 ‘친구여’를 따라 불렀다. 많게는 10만원이 넘는 조용필 티켓 공연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모인 5만 시민 모두가 행복했다. 뉴욕 시민의 가장 큰 자부심은 센트럴 파크에서 열리는 보석같은 음악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가나 재단들의 통 큰 후원금과 기획력 덕분이다. 뉴욕 사람들은 담요와 피크닉 가방을 들고 나와 귀한 공연을 공짜로 누릴 수 있다. 센트럴파크와 뉴욕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 가을 청라언덕이 보이는 야외 언덕배기에서 임윤찬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면 대구시민은 기뻐 눈물을 흘리고, 많은 국민은 대구로 발길을 향할 것이다. 피아노 연주 전 대구가 낳은 세계적 소프라노 강혜정이 ‘별’과 ‘고향의 노래’를 소년소녀합창단과 같이 부르면 우리는 하나가 될 것이다. 서로 힘만 합치면 어려운 일이 결코 아니다. 대구 도심지 전통의 동인초교와 종로초교는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큰 규모의 교사(校舍)가 텅텅 비어 있다. 빈 교실 활용, 시민들 사랑받는 ‘시민예술촌’을 조성하자. 문화예술 교육은 어린이만 받는 것이 아니다. 성인 어른들이 색소폰 등 악기를, 그림 데생을, 글짓기 문학을 배우면 된다. 공예품 만들기는 부업도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문화도시다운 문화도시 대구가 탄생할 것이다. 대구 시민들은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대구 시민을 단합과 화합으로 이끌며, 이미지 제고로 지역경제를 활력 넘치게 할 것이다.

2024-10-17

대구비행장 이전 부지에 아시아 최고 과학기술 혁신단지를

신광조 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프랑스 남부 니스와 칸 지중해변에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소피아 앙티폴리스가 있다. 파리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의 벽촌에 뛰어난 자연환경을 갖춘 유럽 최고 산학 클러스터다.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50여 년 전, 파리공과대학 피에르 라피테 교수가 르몽드지에 ‘과학과 문화, 지혜가 어우러진 문화미래도시를 만들자!’는 글을 기고하면서 시작됐다. 필자의 이 조그만 글도 대구와 경북이 심혈을 기울여 이전 비행장 부지에 조성하고 있는 ‘신성장 동력 미래복합도시 건설’ 나침반과 불꽃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지금 한국의 지방은 다 죽었다. 우리는 ‘지방으로부터의 반란’을 꿈꾸어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이 경쟁하면서 상생·협력·비상하여야 한다. 그 시금석적인 일이 미래 선진문명을 이끌어갈 ‘과학기술 혁신 테크노 폴’을 만드는 것이다.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기업 유치를 위해선 인재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대학을 유치했다. 2400만m²에 달하는 첨단산업지구에 정보기술, 생명공학, 에너지, 환경 등 첨단산업 관련기업 1500여 개가 입주했다. 근로자 3만명, 연구원 1만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단지는 자연과 조화를 고려해 전체면적 대부분을 녹지공간으로 꾸몄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무현 정권에서 혁신도시를 건설하면서 수십 개의 연구기획팀이 이곳을 방문하고 자료를 수집하였다. 지금도 지방의 수많은 자치단체가 소피아 앙티폴리스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절반의 성공도 없다. 문패만 첨단과학단지일 뿐 평범하기 그지없는 공장지대일 뿐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과학입국 꿈이 어린 대덕 과학기술단지를 제외하고는 제조 산업 공장지구에서 한발도 못 나가고 있다. 과학자들이 살고 싶은 세계 초일류의 도시환경을 갖춘 ‘사이언스 파크’는 어느 곳에도 없다. 왜 그럴까? 박정희 대통령만큼의 과학 진흥을 통한 나라 경제발전 비전과 용기, 그리고 열정과 배짱이 없어서다. 장기 투자 개념으로 여기고, 조금 손해 봐도 괜찮다는 자신감이 없어서다. 행정은 꿈이 가득하고 재주 많고 선량한 과학기술자들이 살고 싶고, 꿈과 끼와 혼을 발휘할 수 있는 멍석만 깔아주면 된다. 비단길을 깔아 선량한 과학자 곰들이 재주를 마음껏 부리도록 왕 서방 노릇만 하면 되는데도, 말로만 문서로만 하고 있다.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문명전환 콘텐츠가 트리거다. 인공지능(AI)으로 디지털 문명을 선도하고, 바이오와 청색기술로 생태적 전환에 기여하며, 문화기술에 의한 인본적 전환 3중주가 울려퍼지게 하여야 한다. 지혜의 ABC(Ai Bigdata Cloud) 문명도시를 건설하여, 22세기 선진문명을, 창조의 기념비적 과업을 대구 경북이 하는 것이다. 창조력과 상상력을 겸비한 다빈치 형 인재에 에너지와 용수가 중요하다. 금호강 물에, 에너지는 혁신형 중소형 스마트 원자로(i-SMR)로 질 좋고 값싼 전력을 공급하면 된다. 수소경제 시대를 열고 스마트 인공지능·바이오청색·문화기술ABC 신산업에서 많은 청년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대구와 경북이 지방으로부터의 반란을 주도할 것이다. 국토를 옥죄고 있는 지방소멸 해결 선구자가 될 것이다.

2024-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