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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수성스타일·영일만 스타일

등록일 2025-03-13 18:14 게재일 2025-03-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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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조​​​​​​​​​​​​​​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신광조​​​​​​​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광주 상무 신도심에서 가장 잘나가는 성형외과나 치과는 병원 이름에 뉴욕이나 파리보다는 강남이 하나 붙어야 한다. 외국어학원은 더 하다.

나는 늘 전복적(顚覆的)인 사고를 한다. 출세는 크게 못했지만, 공무원 아이디어 황제로 자타가 인정했다. 항상 다른 사람과 다른 독창적·창조적·혁신적 사고로 승부한다. 내 존재의 이유이자, 살아가는 사유다.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면서 정책을 입안해 전국에 자신의 정책이 시행되는 것을 보면 황홀하다. 그러나 수도권에 뒤져있는 지방의 발전을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며 선두를 추격하는 것도, 찬란한 보람과 기쁨을 준다. 늘 역전을 꿈꿨다. 한순간도 소홀히 보낼 수 없다. 나의 업무일지 첫 페이지에는 ‘지방의 반란’을 꽃피우기 위한 다짐이 묘비명처럼 새겨져 있다.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져 수도권 집중은 일극화로 귀결되어갔다. 문화예술 한 분야만이라도 서울과 맞장 뜨고 싶었다. ‘문화수도 광주’ 기치를 내걸고 매달렸던 이유였다.

작년도 프로야구 코리안 시리즈 챔피언 전에서 기아와 삼성의 대결 정도가 지방의 분발이 있는 정도였다.

지방은 2류부터였다. 훨씬 더 잘할 수도 있는, ‘살기 좋은 지역풍경 만들기’나 주거정책 등도 수도권에 뒤졌다.

지방은 패배의식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다. 2021년 경남 함양군에서 뜻있는 사람들이 ‘농촌유토피아’ 사업을 벌여 도농상생 발전 길을 열고 농촌지역 재생의 희망에 불붙인다는 소식을 접하고 광주에서 진주까지 초고속으로 달려가 보기도 하였으나 꽃피우지 못하고 시들하다.

지방반란 불씨를 찾고 있던 나에게 희망의 모닥불이 보였다. 하나는 2025 대학입시에서 경신고의 기적과 같은 성과다. 서울 강남8학군 학부모들의 엄청난 교육경쟁 몰입을 따돌렸다. 대학입시 레드 카펫으로 등장한 의예과에 75명 등 의학계열 합격자 수만 105명이다. 강남의 학부모들도 대구의 반란이 범상치 않음을 간파하고 정보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신고 외에 경북고·대륜고·덕원고·능인고 등 대구 2학군은 강남 8학군 못지않은 입시성적을 내고 있다. 서울에서 전학 올 조짐이다. 성적 지상주의 대학입시 제도를 비판하는 입장이지만, 입시제도가 전면 개혁되지 않는 한, 주어진 제도에서 승자가 되고 보아야 한다. 강은희 대구시 교육감을 비롯한 대구고교 교장단과 교사 등 교육관계자,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 수성구에 있는 학원선생님들까지 GRIT(성장성취 동기·재충전과 회복능력·학습의욕·끈기)가 충만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승리다.

둘째는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국내 도시 선정에서 전주가 서울을 제친 것이다. 막강한 서울을 이기기 위해 전주를 중심으로 전주 대구 광주 대전이 연합전선을 폈다. 홍준표 대구 시장은 전주 홍보 영상에 출연, 강한 경상도 액센트를 과시했다. 아름다운 일이다. 지방의 반란은 모든 분야에서 계속되어야 한다.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된 반도체 벨트를 시스템 반도체는 영호남 라인으로 하강시켜 구축하는 대반란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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