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선거라는 정치의 결과물은 이성적인 판단에 따라 투표되어야 하지만, 우리는 종종 감정에 휘둘리곤 한다. 이번 대선을 통해 우리나라는 건국, 산업화, 민주화의 과정을 거쳐 빠르게 발전해왔지만, 그동안 소홀히 했던 공화정의 기틀을 마련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의 긴장을 공화정으로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화와 민주화는 좋은 국가의 필요조건이며, 공화 혁명은 이를 완성하는 충분조건이다.
그동안 한국 정치는 좌우를 막론하고 수구 세력을 심판하는 도살장과 같았고, 한국사는 역사의 법정 역할을 했다.
이제 상대를 적으로 보는 대신, 희망의 경쟁 상대로 인식할 때 비로소 우리는 공화의 길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가슴 속에서 살아 숨 쉴 때, 비로소 희망의 균형을 이루며 힘차게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적을 타도하자!”라는 구호는 민주공화국을 자멸로 이끄는 지옥문과 같다. 공화혁명의 길에 들어서야만 자유 시민들이 공공선을 실현하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
공화주의적 국민 통합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이 부족한 정치인과 정치 세력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자신을 특정한 명사로 고정시키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을 단순히 ‘유권자’, ‘의사’, ‘교수’로 규정짓는다면, 그 안에 담긴 수많은 가능성과 역동성을 잃게 된다. 우리는 변화무쌍한 동사처럼 살아야 하며, 고정된 자아에 갇혀서는 안 된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도 그 사람의 본질과 대화하고, 상대를 인간 존재로서 대해야 한다. 스스로를 규정하거나 외부의 조작에 의해 한정된 ‘나’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사적 삶을 살며 역동적으로 존재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있다.
모든 조건, 소유, 지위를 다 떼어내고 나면 우리의 본래 존재는 호수처럼 투명하고 바다처럼 역동적이다. 우리는 현재 자신이 실천하고 있는 동사들을 나열해야 한다. 그것만이 우리가 공허감을 벗어나는 길이다.
저는 영·호남 지방인이 이번 대선에서 정치인들이 쳐놓은 거미줄 같은 사슬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지역감정의 망령을 떨치는 것이라고 본다.
지역감정은 정치인들이 선거에서 손쉽게 승리하기 위해 순진한 국민들에게 뿌린 마취제와 같다. 이는 정치인들의 승리 외에 다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거 때마다 지역감정을 이용한 술수에 철저히 농락당한 이들은 영남과 호남 사람들이다. 영남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호남에서는 민주당 소속이 아니면 예수님이나 이순신 같은 인물도 공천이나 당선이 불가능하다.
결국 손해는 지역 주민들이 모두 떠안고 있다.
실제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제대로 된 공약이 부재한 상황이다.
공화정을 향한 선거 혁명이 이루어진다면 영·호남의 관계도 이유 없이 멀어진 관계가 아닌, 서로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며 상생하는 가까운 관계로 변모할 것이다. 함께 국가 발전을 도모하며 지혜를 나누고 힘을 합치게 될 것이다.
대전 대덕, 대구, 광주 등의 민간 및 군 공항 이전지에 과학기술 혁신 연구 단지를 조성하여 국가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트라이앵글을 형성할 것이다.
/신광조 사실과 과학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