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퇴계선생 좌우명 따라하기?

배성길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묻지마 폭행과 엽기적인 사건, 극단적 선택 등이 메인 뉴스를 차지한다. 가족이 함께 볼 때는 여간 민망한 게 아니다. 이럴 때 마다 우리는 묻곤 한다. 왜 우리 사회는 이런 걸 해결하지 못할까?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위인이라도 다시 나타나야 하는 걸까? 퇴계 선생이 다시 오신다면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나는 이곳 도산 계곡에 거주하면서 퇴계 선생의 발자취를 자주 찾아 다니고 있다. 도산면 소재지 퇴계태실이 있는 노송정 앞 개울을 바라보면서 퇴계 선생의 어린 시절을 상상해 본다. 노송정 주변 산기슭이나 오솔길을 다니면서 봄에는 쑥도 캐고, 가을에는 주인 없는 밤과 대추를 따먹으면서도 퇴계 선생의 흔적을 두리번거린다.선생의 자취와 향기를 더 깊게 느낄 수 있는 도산서원은 사무실에서 5분 거리에 있어 더 자주 간다. 도산서원 마당 앞에 서서는 하염없이 냇가와 건너편 들판을 쳐다보기도 했다. 조선의 수많은 선비들이 퇴계 선생을 만나러 왔다고 하니 그 선비들이 보이는 듯했다.지금은 안동댐 건설로 수몰됐지만 당시는 건너편 들판이 솔숲이었고 조선시대 정조 임금의 지시로 특별과거시험이 있었던 이곳에 1만 명이 모였고 영남선비 7천228명이 응시했다고 한다. 그 당시를 상상하면서 퇴계 선생의 흔적을 찾아 킁킁거리기도 했다.선생은 매일 24시간 끊임없이 은밀한 곳이든 혼자 있는 곳이든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이든 항상 경계하며 엄숙을 지켰다.진정한 인격수양과 학문완성을 통해 후세에 삶의 길을 제시하고자 했으며, 흐트러짐이 없이 성인의 길을 가고자 노력했다. 다산 정약용은 ‘도산사숙록’에서 퇴계의 인간적 품격과 겸허한 인격에 무한한 존경심을 밝히기도 했다.퇴계 선생은 상대가 누구든간에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고 남을 배려하고 섬기는 삶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선생은 ‘사무사(思無邪·간사한 생각을 품지 마라)’, ‘무자기(毋自欺·자기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무불경(毋不敬·항상 공경하는 마음을 가져라)’, ‘신기독(愼其獨·혼자 있을 때도 행동을 바로 하라)’ 등 네 가지 좌우명을 해서체의 친필로 써서 벽에 걸어두고 하루에도 수차례씩 바라보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한다.공자 이후 성인은 퇴계가 유일하다는 평가도 있으니 우리는 퇴계 선생을 따라 성인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인간답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마침 한국국학진흥원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11월 12일까지 주말에는 도산서원에서, 평일에는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에서 퇴계 선생의 좌우명 목판인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곧 추석 연휴가 시작되고 가을 여행철이다. 자녀들과 함께 방문해서 퇴계 선생의 좌우명을 직접 인출하여 마음에 담았으면 하고 바란다. 액자에 넣어 잘 보이는 데 걸어 두면서 두고두고 마음에 새겨도 좋을 것 같다.

2023-09-17

신라 이사부 장군이 지켜온 독도·동해…이제는 우리가 지켜야 할 때

유충근 동해해양경찰서장 중국 당태종의 유명한 고사 중“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이라는 글귀가 있다. 이는“어떤 일을 이루기는 쉬우나 지키기는 어렵다”는 말로 나라를 세우는 것과 잘 지키고 유지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어려운지를 신하들에게 물었다는 내용이다. 어떤 일을 유지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해양경찰 70주년을 맞이한 지금 우리는 해양패권의 경쟁 속에서 국가 안보와 국민의 생명 재산 등을 지키며 한 발자국씩 더 발전하고 있는지 오늘 나는 생각해 본다. 동해시 묵호진동 13번지, 이는 동해문화원과 국가기록원 동해시청 등을 통해 찾은 동해해양경찰서의 시작인 묵호기지대의 창설지이다. 동해해경은 1954년 묵호진동 13번지에서 해양경찰 묵호기지대 발대식을 거쳐 2010년 현재의 청사로 이전하기까지 70년간 동해를 지키고 있다. 우리 동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신라시대 지증왕 13년 이사부 장군이 하슬라주에 군주로 임명되면서부터 시작됐다. 군주로 임명된 이사부 장군은 동해 먼바다에 있는 우산국(지금의 독도와 울릉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나무로 된 사자를 여러 개 만들어 겁을 주니 우산국(울릉도) 사람들이 놀라 항복한 일화는 우산국을 정벌한 이사부 장군의 지혜와 함께 신라 수군 양성에 큰 역할을 했다. 이런 이사부 장군의 기백을 이어받은 동해해경은 2002년 3월 해양경찰 최대 경비함정인 5001함(삼봉호·독도의 옛 지명)을 인수해 독도와 동해북방해역까지 광활한 동해를 수호할 수 있었다. 2006년 10월 23일 울릉도 북서방 117Km 해상에서 러시아 선적 시네고리예호가 침몰했을 때 동해해경은 삼봉호를 현장으로 보내 10여 일간의 수색 구조작업을 했다. 삼봉호는 거센 파도를 뚫고 북방한계선을 넘어 수색하던 중 러시아 선원 5명을 구조하고 1명에 시신을 수습했다.  이는 국내는 물론 러시아 현지에서도 큰 감동을 불러왔고, 감명을 받은 러시아 유명 화가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4년에 걸쳐 그린 유화작품(가로 16m, 세로 1m)을 동해해경에 기증했다. 그는“러시아 선적 시네고리예호 침몰사고시 최악의 기상조건에도 불구, 한국 해양경찰의 10여 일간의 생사를 넘나든 구조 활동은 국적과 인종을 초월한 휴머니즘의 극치를 보여줬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이는 대한민국 국가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2014년 12월 1일에는 러시아 베링해에서 침몰한 501 오룡호를 수색하고자 삼봉호는 해양경찰 역사 중 처음으로 해외 자국선박 구조작업에 투입됐다. 38일간의 긴 수색작업으로 당시 평균 파고 4~5m 이상의 높은 파도와 초속 20m/s의 강풍이 부는 극한의 상황 속, 안타깝게도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한국인 6명의 시신을 인도받아 고국에 있는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렸다..또한, 2021년 12월 울릉도 북동 131km 해상에서 5천t급 파나마 선적 화물선이 침몰해 3016 함(태평양 16호)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악천후 속 선원 18명 중 17명을 구조한 동해해경은 베트남 특명전권대사로부터 감사장을 전달받았고 현재까지도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다. 한편, 내부적으로 동해해경은 동해 북방해역 등 광활한 해양영토에서 불법 조업 외국어선 대응역량을 강화해 국민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또한, 동해를 방문하는 많은 국민에게 연안안전정책 홍보 등을 통해 안전의식을 키우고 연안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로운 레저 트렌드에 맞는 수상레저활동 안전관리 대책을 세우고 시기에 맞는 특별단속기간을 정해 해양범죄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해양 마약사범 근절 등 해양수사 전문가 양성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해양경찰 70주년을 맞이한 올해, 동해해경은 묵호기지대 창설지 위치에 동해해경 표지석을 설치, 국민에게 동해해경 역사에 대한 홍보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동해해경은 지난 70년 동안 크고 작은 많은 사건·사고를 처리하면서 성장해 왔고, 기본에 충실하고 현장에 강한 국민의 해양경찰이 됐다. 칠흑 같은 어두운 바다에서 한 줄기 빛을 뽐내는 등대의 불빛처럼, 우리는 국민의 신뢰를 받는 동해의 길잡이가 돼, 안전하고 깨끗한 동해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독도의 개척자 신라 이사부 장군은 지난 2012년도 표준영정으로 돌아와 삼봉호로 승선, 독도의 수호자 동해해경과 함께 독도와 동해바다를 굳건히 지켜 내고 있다. 동해해경을 지켜온 수많은 선배님과 592명의 든든한 소속 해양경찰관, 함정 18척, 그리고 이사부 장군, 그 기세를 오늘도 떠오르는 독도 동해의 태양을 보며 해양주권 수호를 다짐하고 또 다짐해 본다.

2023-09-05

7박 9일 출장과 포항의 새로운 가능성

김은주 포항시의원 “지금 포항은 철강 중심도시에서 수소와 이차전지 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포항은 지역의 중소 도시지만, 유럽의 많은 과학자께서 포항에 주목해 주십시오”지난 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EKC 2023(유럽 한국 과학컨퍼런스 2023)’ 개회식에서 본 의원이 전했던 이야기는 지난 8월 11일부터 7박 9일 일정의 프랑스·독일 출장에서의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다.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철강중심 도시 포항이 새로운 산업으로 재편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을 가졌다. 지난 50여 년 포항시가 철강산업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산업 구조 패러다임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이차전지 특화 단지 선정, 수소 클러스터 예타 통과 소식은 포항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이번 유럽 출장은 모처럼 들려온 반가운 소식과 함께 포항시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국가를 벤치마킹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무엇보다 이번 출장 기간 중 세 곳의 연구소 방문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관계자들의 환대는 국경을 뛰어넘는 따뜻함 그 자체였다. 첫 번째 방문한 독일 율리히 연구센터의 수소경제연구소인 헬름호르츠 클러스터에서는 탄광 지역이었던 율리히 지역이 수소 시범지역으로 변화된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헬름호르츠 클러스터 관계자는 포항시에서 조성중인 수소 클러스터 사업에서 “연구 중심에서 탈피해 기업의 의견을 많이 수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뮌헨에 있는 막스 플랑크 재단본부(MPG) 방문과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의 MOU 체결에서는 포항시 전지 보국의 든든한 파트너를 마련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두 기관의 총책임자가 여성이라는 점과 막스 플랑크 재단 본부의 경우 여성 연구자의 경우 남편과 가족들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은 부러운 대목이었다. 포항시에서도 글로벌 첨단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 성평등한 기업문화를 놓치지 말고 벤치마킹하길 바라본다.이번 출장에서는 포스텍과 포항테크노파크의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유럽에서 만난 포항분들이라 더 반가웠는지도 모른다. 그중 한 분이 전한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포항은 훌륭한 RD(연구개발)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도시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립대학과 민간 연구소 중심으로 연구를 이어왔다. 포항시가 글로벌 과학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국가나 경북도의 전폭적인 지원이 중요한 부분이라 충분히 공감되었다.7박 9일이라는 길지 않은 출장에서 꼭 새기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바로 헬름호르츠 연구소 관계자가 수소 시범 사업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open information(정보공개)’과 ‘communication(소통)’을 강조한 점이다.포항시도 앞으로 지역민들에게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해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소통의 과정을 거치기 바란다.끝으로 독일 프라운호퍼 관계자들에게 “포항은 대한민국 최고의 첨단도시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첨단과학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전한 말이 이뤄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좋은 예감이 틀리지 않고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분의 수고에 긍정적 에너지를 한번 힘차게 불어 넣어본다.

2023-08-30

허대만을 기리며

최광열 포항시의원 허대만 위원장이 떠난 지도 벌써 1년이다. 생을 마감하기 전 외로운 투병 생활 중에 몇몇 시의원과 경주 동국대병원을 찾았다. 코로나 19가 한창이라 병문안이 불가능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이번에 보지 못하면 살아 다시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직감이 들어 무작정 찾아갔다.다행히도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야윈 모습에 피골이 상접했지만, 눈은 살아 있었다. 손을 내밀고 반가운 악수를 청하는데, 힘이 느껴졌다. 몇 마디 인사말과 응원, 격려의 말이 오간 후, ‘내가 죽으면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장’을 꼭 해달라고 당부했다. 마음이 먹먹했고, 이미 죽음을 담담하게 준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허대만 위원장은 다 알다시피 1995년 지방의회 선거에서 26세의 나이에 전국 최연소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실련 운동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할 인재로 촉망받았다. 젊은 나이지만 매우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의정활동을 한 시의원으로 꼽혔다. 이후 경북도의원 선거에 도전했으나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이 시기에 허대만 위원장은 포항 KYC와 인연을 맺었다. 상임대표를 맡아 포항시 공무원 친절도 조사 및 포항시 예산결산 분석 작업을 이끌었고 전국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시민운동단체가 전문역량을 키워 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견제 및 감시를 통해 시민 혈세의 낭비를 막고 시민들의 이익이 지켜지는 시민운동의 중요성을 각인시킨 것은 큰 성과였다. 필자는 포항 동 지역 어려운 학생들의 급식예산을 포항시의회가 삭감하는 사건을 보면서 의회 진출을 고민했고, 2014년 후보를 나섰을 때, 허위원장이 두 번을 찾아왔다. 자당 후보를 낼 수도 있었지만 내지 않고, 연대해 도와주었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거물급 정치인의 지지 방문도 주선해 줬다. 그 덕분에 많은 득표를 할 수 있었다. 허위원장은 내게 민주당 당원이 되 달라고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 시민운동을 하는데 제약이 있지 않을까 생각, 그렇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2018년 지방선거에 공천 제안을 했지만, 몸이 아파서 나갈 수 없다고 하자, 다른 한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했고, 해준 사람을 조건 없이 공천해 주었다. 정말 고마웠다. 2020년 총선이 다가왔다. 마침 우리지역에 도의원 보궐선거가 생겼다. 당시 조국 장관 여파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이 말이 아니었다. 아무도 나가려 하지 않았고, 나간다고 해도 패배는 이미 정해진 사실이고, 주변사람만 고생시킬 것이 뻔했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결심한 허대만 위원장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몇 가지 조건을 달았다. 다음번 지방선거에서는 시민운동단체에서 추천하는 사람을 포항시의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을 하자 그는 10여 명의 도·시의원이 모인 자리에서 확약해 주었다. 선거는 끝났고, 많은 주변 사람들이 당시 약속은 선거가 급해서 한 것이니 지키고 싶어도 당내문제로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나도 지키면 좋고, 아니면 할 수 없는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시민운동단체에서도 나갈 사람이 없는 형편이었다. 한데,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허위원장을 대리하는 한 분이 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이미 기초의원은 선거제도 개편으로 다수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배출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허위원장은 더 나아가 기왕이면 내게도 같이 의회에 입성할 것을 권했고, 결과는 약속대로 되었다. 선거를 치르면서 허 위원장의 병세가 그렇게 심한지 알아채지 못했다.나는 허대만 위원장이 시민운동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남달랐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는 시민운동과 정치가 어떻게 관련되어 상호발전 할 수 있는지를 긴 시간을 돌아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고 떠났다. 개인의 영달과 명예를 원했다면, 포항을 떠나 수도권에 출마 당선되는 길을 택할 수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9번 출마, 8번의 낙선을 통해, 한 개인이 겪었을 고뇌와 되지 않는 길을 간다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았을 시선에 마음고생이 많았을 것이고, 끝이 없는 지역감정으로 지역 불균형정치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 불안감, 이 길에 함께 해주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한다. 끝내 병을 얻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날 때가 되어서야 더 함께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밀려왔다.우리는 낙선이 허위원장 개인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지역감정과 진영논리, 유권자의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도 한몫했다고 본다. 제2의 허대만이 생기지 않도록 선거제도 개혁을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 추진해 주기 바란다. 또한, 허대만의 정신을 따르는 선후배 동지들이 많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고인이 원했던 지역 균형 정치가 포항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고대해본다.영원한 영면을 바라며….

2023-08-21

다시 기림일

김은주 포항시의원 다시 기림일이다. 정확하게 오늘은 국가 기념일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그리고 내일은 광복절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 광복의 기쁨을 누려야 할 때, 그러지 못하는 거꾸로 가는 세상에, 그리고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자 한다.8월 첫날 폭염으로 한껏 달궈진 길 위에 섰다.국회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폭염주의보에 1시간 동안의 1인 시위는 땀과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지난 몇 년 동안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운동을 했던 단체에 대한 가짜뉴스가 대량 생산되었다. 최근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났지만, 왜곡된 프레임 탓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를 지원하는 모든 활동 등이 부정되는 시간을 견뎌야 했다.1992년부터 시작해 1천600회를 넘어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현장은 더 참혹하다. 언젠가부터 역사 부정 세력들이 수요시위 자리에 집회 신고를 해서 자리를 선점하기 시작하더니 그들의 혐오 발언은 30여 년을 바위처럼 지켜온 수요시위 현장을 오염시키기 시작했다. 급기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께서 발언하시는데도 할머니의 실명을 부르면서 성희롱적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참아내기 힘들 지경이었다.‘누가 저들의 스피커를 저렇게 키워주고 있는 것인가?’ 슬프고도 참담했다. 무엇보다 그 모진 말들을 오롯이 견뎌내고 있는 수요시위를 지키는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얼마 전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수요시위 현장에서만 봤던 역사 부정 세력들이 내일 광복절에 포항 환호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소녀상 철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고 한다. 포항까지 찾아온 자세한 내막을 알 순 없다. 사실 알고 싶지 않다. 무관심이 최선이긴 하다.하지만 한 가지만 알려 드리겠다.포항 환호공원의 평화의 소녀상은 2015년 포항여성회가 주축이 되어 포항시민 3천여 명이 모금에 참여해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포항시에서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끝으로 국회에 잠들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이 긴 잠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등록한 240여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이제 생존자는 아홉 분에 불과하며 평균 연령이 94세로 할머니들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무엇보다 올해 96세이신 경북에 유일한 일본군 ‘위안부’생존자이신 박필근 할머니께서 뉴스를 자주 보신다.행여 할머니께서 역사 부정 세력들의 혐오 현장 관련 뉴스를 보시고 “누가 그카던데, 그게 무슨 말이고?” 이렇게 물으신다면, 무슨 답을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다시 기림일!혐오는 정의와 상식을 이길 수 없다.오늘 하루만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평화를 기원하는 날이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2023-08-13

7월이 되면 생각나는 이육사 詩 ‘청포도’

“내 고장 7월은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내가 바라던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아이야 우리집 식탁엔 은쟁반에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李陸史) ‘청포도’해마다 7월이 오면 잊히지 않고 떠오르는 시가 하나 있습니다.이육사가 이 시를 지은 것은 1930년대, 그의 나이 30대 초반 무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내 고장’이라 일컫는 곳이 그가 태어나 16세까지 자랐던 고향인 경북 ‘안동’인지, 아니면 형무소에서 나와 친척 형 집에 잠시 머물렀던 ‘포항’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시에 나오는 ‘하늘빛 푸른 바다’와 ‘흰 돛단배’로 미루어 경북 포항이 아니었을까 짐작이 됩니다. 안동에서는 바다를 볼 수 없기 때문이지요.다른 시들에 비해 시 ‘청포도’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이 시가 지닌 독특한 시각적 효과 때문이기도 합니다.마을에 전해오는 오랜 전설처럼, 푸른 포도가 주저리주저리 열린 바닷가 언덕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하늘과 맞닿은 먼 곳에 수평선이 길게 펼쳐져 있고, 그 수평선을 넘어 흰 돛단배 하나가 바람을 안고 곱게 밀려옵니다.그 배에는 시인이 그토록 애타게 기다려 왔던 손님이 타고 있을 것이고, 청포를 입고 고달픈 몸을 이끌며 그가 찾아오면 시인은 그와 함께 식탁의 은쟁반에 놓인 청포도를 두 손이 함뿍 젖도록 따먹을 꿈을 꿉니다.이 시가 지닌 시각적인 효과를 더욱 아름답게 돋보이게 하는 것은 ‘푸른색’과 ‘흰색’의 조화입니다.‘청포도’, ‘하늘’, ‘푸른 바다’, ‘청포(靑袍)’가 나타내는 푸른색과, ‘흰 돛단배’, ‘은쟁반’, ‘하이얀 모시 수건’이 상징하는 흰색의 대비는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던 시를 읽는 이들에게 한 폭의 수채화처럼 맑고 아름다운 ‘순수(純粹)’를 안겨 줍니다.이 시만으로 이육사를 오직 순수한 서정(抒情)을 추구하는 낭만파 시인으로만 여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그는 ‘낭만’과는 거리가 먼 열렬한 행동파 독립운동가였습니다. 그는 ‘의열단(義烈團)’의 열혈 단원이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에 가장 적극적이고 치열하게 맞섰던 독립운동 단체의 행동대원이었지요.이육사가 39년의 짧은 생애 동안 17번이나 감옥을 출입한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육사’라는 이름이, 1927년 대구은행 폭파사건에 연루되어 대구형무소에서 복역할 때, 수인번호 ‘264’에서 따온 것이라는 사실은 비교적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요. 독립운동을 하는 동안에도 그의 생활은 아무런 외부의 지원 없이 궁핍하기 짝이 없었습니다.“형제가 서로 의지하여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으나, 보잘 것 없어서 아침에는 끼니거리가 없고, 저녁에는 잠잘 곳이 마땅치 않으니 한탄스럽기 짝이 없을 뿐입니다.” 대구에서 동생과 살며 신문기자로 일할 때 친구에게 쓴 편지 내용입니다.독립운동을 위해 1943년 베이징에 건너갔던 이육사는 그 해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했다가 동대문경찰서 형사에게 체포되지요. 피체(被逮) 후 중국 베이징 형무소로 이감되어 대나무로 살점을 도려내는 등의 참혹한 고문을 받다, 결국 1944년 1월 16일 39세를 일기로 그곳에서 순국(殉國)하고 맙니다.죽는 날까지 이육사가 꿈꾸었던 것은 오직 하나, 조국의 독립이었고, 이에 대한 열정은 그의 시들에 ‘기다림’의 표현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시 ‘청포도’의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올 손님’이라든지, ‘광야(曠野)’의 ‘백마 타고 올 초인(超人)’은 그가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애타게 기다려 온 독립된 조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덧붙여, 다른 시 ‘꽃’에도 조국의 독립에 대한 기다림이 절절한 비원(悲願)으로 잘 나타나 있지요.“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눈 속 깊이 꽃망아리가 옴작거려제비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마침내 저버리지 못한 약속이여.”이토록 애달프게 기다리던 조국의 독립을 못 본채 먼 이역 땅에서 외롭게 숨져간 이육사의 유해는 1960년 그의 고향 안동에 이장되어 비로소 독립된 조국에서의 안식을 얻게 됩니다.많은 이들은 이육사를 낭만적인 시인으로서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표작인 ‘청포도’가 지닌 아름다운 서정성 때문에 말이지요. 그러나 ‘시인’으로서의 역할은 그의 전 생애의 일부분에 불과합니다.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7월을 맞으며, 일제에 맞서 처절하게 싸웠던 독립운동가로서의 이육사에 대해 많은 분들이 보다 깊은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의 생애를 짧게나마 되짚어 보았습니다. /경북매일 애독자

2023-07-03

동학, 해월 최시형 선생과 포항 정신

김진문 시인 세상에 처음 나온 진리나 시대를 앞선 사상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이해되지 않고 오히려 멸시나 탄압을 받는다. 조선 후기 1860년 경주의 수운 최제우 선생이 창도한 동학이 그렇다.수운 선생이 선포한 동학은 곧 시천주(侍天主) 사상이다. 사람은 모두 하늘님을 모신 인격체로서 양반 상놈 없이 모두 귀하고 평등하다는 사상을 세상에 선포하자 당시 노예적 신분질서와 생존의 한계에 처해있던 일반 백성들에게 급속히 확산이 되어 조선을 뒤흔들었다.동학은 당시 난세의 조선 민중에게는 한줄기 새 빛과 같은 복음이었다. 하지만 조선 정부는 이를 가만두지 않았다. 수운선생의 동학사상 전파를 반왕조적 사태로 규정하고, 탄압하기에 이른다.결국, 수운 선생을 불온한 사상가로 지목한 조선 정부는 ‘나쁜 술책과 주문으로 사람들과 국가를 속였으며, 칼 노래로 반역을 꽤 했고, 간사한 동학으로 풍속을 어지럽힌 죄’로 처형하였다. 수운 선생이 순도하자 그 뒤를 이은 제2대 교주가 해월 최시형 선생이다.그는 1861년 35세에 동학에 입도하여 72세에 순도 하기까지 38여 년간 200여 곳을 도피와 은신을 거듭하며 떠돌았다. 오죽하면 그의 별명이 최보따리였겠는가. 초창기 해월 선생의 동학 포덕 지역은 포항,울산,영덕,영해,영양,평해,울진등지였다. 그는 동해안 산간지역에서 풍찬노숙하며 굶주림에 극단적 선택에 이를 정도의 그야말로 피눈물 나는 고난의 역정이었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후 또다시 지명 수배자가 되는 등 전 생애를 동학사상 구현에 몸 바치다 스승 수운과 같은 대명율을 위반한 ‘좌도난정’의 죄목으로 1898년 7월 서울에서 처형되었다.그렇다면 최시형은 누구인가? 해월 선생은 포항 출신이다. 해월(海月)은 그의 호다. 그는 현재 신광면 기일(터일)에서 성장한 포항 사람이다. 한때 그곳 검등골에서 가난한 화전민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19세기 조선 사회의 강고한 신분철폐 등 만민평등 의식을 고취한 반봉건, 서양 열강 등의 침입에 맞선 반외세에 투쟁한 민중 혁명가이며, 인본주의를 실천한 민족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지명 수배자로 수난의 가시밭길을 걸으면서 동학의 사상체계를 정립하는 한편 관의 탄압으로 궤멸 되다시피 한 동학을 재건 하는 데 힘썼다.그의 동학사상은 한말 의병운동, 동학농민혁명, 3·1운동, 상해임시정부, 대한민국 수립에 이르기까지의 그 영향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더구나 오늘날 생명운동, 환경운동, 여성운동, 어린이 인권운동, 평등사상 등 그 철학적 뿌리가 해월 최시형 선생의 동학사상 정립으로 시작되었다.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평등에 뿌리를 둔 민주이념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전통관념을 깨는 가부장제 철폐를 통한 부부 평등 주장은 시대를 앞서간 여성 인권 사상이었다. 그의 선각자적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흔히 포항의 정체성을 일월정신, 호국정신, 개척정신 등이라고 이야기한다. 일월 정신은 연오랑세오녀 설화와 영일이라는 땅이름에 근거를 두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세상에 빛을 밝히며 풍요로움을 지향함을 뜻하는 정신이다. 호국정신은 역사적으로 외세의 침입에 포항을 지킨 정신이다. 또 하나는 개척정신이다.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했던 제철 산업을 일군 뜨거운 가슴이다. 이 세 가지는 포항이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정신적 가치관이다.필자는 여기에 포항의 정신 가치관으로서 하나 덧붙인다고 한다면 해월 선생의 독특한 양천주(養天主)사상을 들고 싶다. 양천주란 한마디로 하느님을 공경하는 지극한 마음을 기르고 길러 사람도 공경하고, 물건도 공경하고, 자연도 공경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이렇게 해야 하늘인 사람이 하늘을 모시는 하늘 사람다운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동학의 근본인 시천주,인시천,인내천을 관통하는 실천적 사상이다. 오늘날 물질 만능과 가치관의 혼탁, 인간의 욕심과 개발로 자연파괴는 심각하다. 그 대표적 징후가 기후변화와 생물의 멸종으로 인류가 생존의 위기에 촌각을 다투고 있다. 이러한 인류 생존 위기에 당면한 해답을 동학은 그 철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최근 포항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동학을 새롭게 바라보는 분위기가 조성되어가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단법인 ‘포항동대해문화연구소’가 주최한 ‘포항 사람 해월 최시형선생의 초기활동 학술세미나’ 개최는 수운선생의 삶을 알리는 하나의 긍정적 계기가 되었다. 한편으로 영양, 영해 등 지자체에서는 해월 선생 유허지를 발굴, 보존, 기념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포항 사람 해월 선생의 인간적 면모와 그 위대성이 재평가되고 있음은 다행이다.동학은 조선민중에, 조선민중에 의한, 조선민중을 위한 조선혼의 총체다. 동학은 혁명인 동시에 개벽이다. 지금도 진행 중이다.동학, 최시형! 포항 사람이라면 이 위대한 한국 사상가를 더더욱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해월 선생의 삶의 궤적과 동학사상이 포항의 정체성을 제시하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2023-06-25

포항의 위기

김유복 포항사회네트워크 대표 세월이 참 빠르다. 봄꽃 향기가 가시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6월이다. 세계적 기후변화로 한여름 같은 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지난해 태풍으로 파괴된 피해복구가 아직도 절반을 넘지 못했다는데 올해는 폭우가 더 극성을 부릴 예상이라니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연초 필자는 ‘위기를 기회로 삼자’라는 글로, 지난해 ‘힌남노 태풍’으로 엄청난 재난을 겪은 우리지역의 위기를 관(官)과 민(民) 그리고 기업(企業)이 총망라한 지역 공동체가 하나 되는 ‘원팀’으로 뭉쳐서 극복 해 나가자고 주장한 바가 있다.당시, 남구 곳곳이 폐허가 되다시피 했고, 포스코만 하더라도 1조3천여억 원이란 천문학적 손실을 입어 지역민들의 간담을 쓸어내렸었다. 포스코는 그러나 특유의 내재된 정신력과 지역 민·관·군의 적극 지원에 힘입어 135일 만에 복구를 완료해 냈다. 포스코의 복구 과정들은 지역민들과 하나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시민 응원 속에 ‘제2의 영일만 기적’을 현실화 할 이차전지 소재부분 육성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지역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앵커기업인 포스코퓨처엠(전 포스코케미칼)이 삼성SDI와 역대 최대 규모인 총액 40조 원에 달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이차전지) 소재(양극재)를 10년간 공급하기로 한 계약을 맺은 것부터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 세계 1위를 다투는 에코프로그룹의 6개사가 영일만산단에 ‘포항캠퍼스’를 조성하고 대규모 투자를 통한 본격적인 생산 활동에 들어가면서 국내외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이런 동력들은 포항이 또 한 번 도약 할 수 있는 희망과 함께 6월중 결정 될 국가첨단산업법 시행에 따른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포항시가 가장 유력하게 부각하게 만든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실제 이차전지 업계에선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에서 포항이 타 도시를 월등히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 오고 있다. 지난 2월말부터 지금까지 4개월 가까이 이강덕 시장이 와병으로 부재(不在)하면서 컨트롤 타워 공백으로 인한 시정 난맥상 등 후유증이 들려오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을 진두지휘하던 총수도 최근 사법처리 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5일 ‘포스코홀딩스 본사이전 포항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포스코회장 퇴진 범시민궐기대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이차전지특화단지 선정 평가에서 지역 주요 산업과의 연계 발전 가능성과 특화단지를 대상으로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생태계 구축이란 항목이 있다. 포항은 누가 뭐래도 기업도시다. 50만 도시의 위상을 위태롭게 하는 인구절벽을 막기 위해서라도 기업유치를 지속적으로 늘려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현 상황에서 포항은 우선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사활을 걸어 반드시 결실을 거두어야 한다. 당연히 시민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총력전을 펼칠 필요가 있다.필자는 포스코홀딩스대책위의 포스코 회장 퇴진 궐기대회 소식을 듣고 이차전지특화단지 선정 평가단은 과연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또 포항시는 과연 포항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고 홍보해도 될까, 앞으로 관과 시민이 기업 운영에 관여하는 포항에 대기업들이 내려올까 등 여럿 상념들이 스쳐갔다.민주주의 사회에서 집회는 법으로 보장받는다. 그러니 포스코 회장 퇴진 집회는 추진하는 이들의 자유다. 다만, 포스코 문제에만 매달리고 있는 범대위가 포항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것인지는 묻고 싶고, 꼭 집회를 해야 한다면 이차전지특화단지 선정 이후에 할 것을 권하고 싶다.포항은 현재 50만 도시가 붕괴됐다. 수도권 경제 집중으로 미래도 불투명하다. 기로(岐路)에 서 있다 할 수 있다. 총체적 위기라고 표현하는 이들도 많다. 평생 포항서 살아왔고, 앞으로 뼈를 묻을 필자도 기우는 고향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는 않다. 이차전지특화단지 선정을 앞두고 있는 지금, 적어도 포항사회는 자그마한 지혜가 필요하다. 기회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2023-06-08

바다에서 새 희망을, 도약하는 대한민국

주낙영 경주시장 제28회 바다의 날 기념식이 31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백결공연장에서 열린다. 바다의 날 행사가 경주서 개최되긴 이번이 처음이다.바다의 날은 해양자원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해양수산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국가기념일이다. 그간 경주는 역사문화유적으로 가득한 도시로 알려진 까닭에 내륙 도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하지만 경주는 북쪽의 포항과 남쪽의 울산 사이로 44.51km의 해안선을 따라 드넓은 바다를 끼고 있는 해양도시다. 부산이나 인천처럼 큰 항구는 아니지만, 2025년 개항 100주년을 맞는 감포항을 비롯해 12곳의 어항이 있고, 또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업인도 상당수다.또한 아름다운 해양경관도 자랑거리다. 천연기념물(제536호)로 지정되고 ‘경북 동해안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주상절리군’이 대표적이다.이곳은 과거 군부대가 자리 잡고 있던 탓에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해안초소가 철수하고 국민 모두가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 됐다.특히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도 빼놓을 수 없다.이곳은 삼국통일의 과업을 완수한 신라 30대 ‘문무대왕’이 영면해 있는 곳으로 세계 유일의 수중왕릉이다.죽어서도 동해의 큰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그의 호국·위민 정신을 기리기 위해 경주시는 2021년 4월 이곳의 행정구역 명칭을 ‘문무대왕면’으로 개명했다.또 이곳에선 문무대왕과 관련한 관광 및 성역화 작업도 한창인데, 그 첫 번째 사업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문무대왕해양역사관’이다.이 뿐만이 아니다. 경주시는 경북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문무대왕릉 인근에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비 6500억원을 들여 SMR(소형모듈원자로) 연구·개발을 위한 국책연구소를 조성하고 있다.이 연구소의 명칭도 그의 이름을 딴 ‘문무대왕과학연구소’다.이곳서 연구·개발하게 될 소형모듈원자로는 상용화 후 첫 번째 적용 대상은 선박과 해양플랜트가 유력하다.또 이와 연계한 45만평 규모의 SMR국가산단이 정부 주도로 오는 2030년까지 이곳에 조성된다.‘혁신 해양산업, 도약 해양경제, 함께 뛰는 대한민국’이라는 올해 바다의 날 주제가 딱 들어맞는 대목이다.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은 과거부터 바다에서 많은 것을 얻어왔고, 경주는 신라시대부터 바다를 통해 전 세계와 교류하며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하지만 여전히 국민 상당수는 해양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전 세계 해양산업의 부가가치는 급증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기회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경주에서 열릴 제28회 바다의 날을 통해 가깝고도 멀었던 바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국민 모두가 몸소 체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23-05-29

OCI미술관 지방순회전, 문예 발전에 건강한 역할 수행 기대

허혜지 포항시립미술관 학예연구팀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는 지역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고미술 전시 ‘완상(玩賞)의 벽’을 개최하고 있다. 이 전시는 OCI미술관에서 OCI(주)와 함께 추진하여 포항을 이어 광양, 군산을 순회할 예정이다. OCI미술관은 개관 이후, 격년제 전시로 지역민을 꾸준히 찾아왔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4년 만에 전시를 개최한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지 않을 수 없다.‘완상의 벽’은 우리의 도자기와 회화를 선보인다. 사실 전시 제목에서 ‘완상(玩賞)’은 ‘어떤 대상을 취미로 즐기며 구경한다’라는 뜻으로, 전시는 한국의 대표적인 완상 문화를 소개한다. 사실 ‘그릇’은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문인들에게는 완물상지(玩物喪志)를 굳게 지키면서도 일상의 겪을 높이는 물건이었다. 따라서 다양한 도자 그릇들은 부엌의 실용품이자 서가를 장식하는 예술품으로 수집되었다. 결국 완상의 대상은 저마다 가지각색이었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것은 그릇이었고, 이는 공예를 넘어 회화에도 영향을 끼치며 한국의 대표적 완상 문화로 자리 잡았다.전시장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은 먼저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청자이다. 청자는 특유의 비색(翡色)과 유려한 형태로 고요한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사방 연속으로 만자문의 표현이 깃든 ‘백자청화운현명만자문병’은 당대의 수준 높은 미의식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시는 회화로 이어지는데, 이는 회화 속에서 그릇이 비중 있는 소재가 되었음을 시사한다.‘완상의 벽’은 한국의 완상 문화를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OCI 그룹의 창업주인 송암(松巖) 이회림 선생이 수집한 작품을 공개하는 자리로서 그 의미 또한 크다. 특히 한 개인이 수집한 사적 취미가 깃든 작품을, 기꺼이 아무런 제약 없이 나누는 것은 예술을 감상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OCI미술관은 지방순회전을 꾸준히 기획하여 지방 사업장이 있는 도시에서 다양한 전시를 선보여 왔다. 이는 예술을 매개로 기업과 지역 사회 간의 교류를 증진하고, 문화 향유의 기회를 지역민들과 나누려는 기업의 메세나 정신이다. 더욱이 OCI(주)는 미술관을 통해 예술가들에게 창작 활동의 기반을 마련해주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기업의 ESG+메세나를 확대해오고 있었기에 기업의 메세나 정신이 더욱 와닿는다. 바라건대 앞으로도 OCI(주)가 문화예술을 통한 창의적이고 선진적인 기업문화의 발전뿐만 아니라 예술가와 시민들이 깊게 공감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발전에 건강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

2023-04-17

경북경찰청 경무기획과 교육계 경장 정현수

정현수 경북경찰청 경무기획과 교육계 경장 최근 우리 사회는 고령화·양극화·다문화 등 사회구조의 근본적 변화와 함께 빈부·세대·지역갈등까지 장기적·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또한, 첨단 기술의 발전은 △딥페이크 △AI·블록체인 이용범죄 △사물인터넷 해킹 △가상현실 범죄 등 경찰의 치안 영역을 끝없이 확장 시키고 있다. 치안환경 급변에 대한 대비가 지체될수록, 국민안전과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은 증대되는 만큼, ‘경찰 교육훈련 혁신’을 기반으로 ‘치안 역량 제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찰의 기본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에 대비한 新지식‧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까? 먼저 경북경찰청은 ‘부서 간’, ‘기관 간’ 칸막이를 제거하고, 치안행정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자, 기존 경찰 교육훈련을 ‘융합 교육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였다. ‘범죄예방과 수사’, ‘치안행정과 일반행정’이 서로 융합해 시너지를 내는 ‘지방종합행정서비스’를 구현함으로써 ‘도민의 기대(눈높이)’에 부응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현장부서 ‘팀별 OJT 내실화’와 ‘도경 기능별 OJT 지원시스템’을 통해 지역현안에 대한 명쾌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기능‧부서별 학습모임’ 운영을 장려하고 있다. 지역 현안에 대한 상시토론‧학습을 통해, 현장 경찰의 직무 전문성과 현장 대응력을 제고하며, ‘문제 해결역량’을 배양하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과학치안, 과학수사, 글로벌 트렌드 등 전문역량 향상이 필요한 분야에서 훈련과제를 발굴하고 ‘위탁교육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경찰 특화과정의 필요성이 높은 과제들을 중심으로 지역 민‧관‧산‧학‧연이 협업하는 ‘지역 치안거버넌스 조성’에 마중물이 되리라 본다. 사회불안은 필연적으로 ‘삶의 질 하락’, ‘생산력 저하’ 등 사회‧경제적 병폐로 이어지기에, 미래사회의 ‘국가경제’, ‘국가발전’ 역시 ‘안정된 치안’이란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튼실해질 수 있다. ‘경찰 교육·훈련혁신’을 통해 ‘치안행정의 완성도’를 높이고, 미래사회 환경변화에 대비하는 경북경찰에게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며, 도내 민·관·산·학·연의 적극적인 치안거버넌스 동참을 기대해본다.

2023-04-13

4월 2일은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

4월 2일은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 예방수칙 기억하고 사이버범죄 예방하자 매년 4월 2일은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이다. 2015년 4월 사이버범죄 예방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4월 2일은 사이버(Cyber)의 ‘사(4) ‘이(2)’를 따서 선정한 것이며, 사이버범죄 예방을 위한 국민 참여로 ‘사이버안전’ 붐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사이버범죄는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여 피해범위가 광범위하고, 비대면·익명성으로 범인특정 및 검거에 장시간이 소요되는 등 피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라는 말이 있다. 사이버범죄라고 하면 예방하는게 크게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이버범죄의 유형을 파악하고 예방법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충분히 피해갈 수 있다. 의심하기! 링크 클릭 금지! 전화해서 확인하기! 이 세 가지만 기억하고 잘 지켜도 피해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첫 번째 예방수칙은 고액 알바나 고수익 투자권유 등 달콤한 유혹을 의심하여야 한다! 포인트환전사기는 ‘고수익 성인채팅 알바’(성인 채팅사이트에서 남성들과 대화만 하면 큰 수익을 주겠다고 하며 알바비로 포인트를 지급한 후 환전 등으로 금원 편취), ‘카지노 대리베팅’(SNS에서 부업 등을 미끼로 접근하여 자신이 대리로 베팅하여 큰 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여 포인트 환전 등으로 금원 편취), ‘로맨스스캠’(소개팅어플, SNS 등으로 호감을 쌓은 뒤 환전부탁) 등으로 피해자들을 현혹하여 포인트 환전을 빌미로 금원을 편취하는 사기이다. 포인트환전 수수료, 선입금 등을 유도하면 반드시 의심하여야 한다. 두번째 예방수칙은 ‘링크 클릭 금지’이다!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인터넷주소(URL), 문자 속 링크, 첨부파일 등은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 스미싱 범죄의 경우 교통범칙금, 택배주소 확인 등을 사칭하여 문자를 보내 인터넷주소나 전화번호를 클릭하도록 유도한다. 사이버사기의 경우 중고거래를 하면서 가짜 결제창이나 결제 사이트를 만들어 링크를 클릭하도록 유도한다. 링크를 클릭하는 순간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해킹당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권아름 경사 경북경찰청 사이버수사과 마지막으로 ‘엄마 나 핸드폰 고장났어’처럼 자녀나 지인을 사칭하여 금원을 편취하는 메신저피싱의 경우 휴대폰 파손 보험처리를 해야한다며 링크를 클릭하게 하거나 어플을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클릭하는 순간 ‘팀뷰어’와 같은 원격제어앱이 설치되고 △계좌개설 △대출실행 △휴대폰 개통 등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 경우 가장 좋은 예방법은 자녀나 지인과 직접 전화통화를 하여 확인하는 것이다. 경북경찰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교묘해지는 사이버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자주 발생하는 사이버범죄 피해유형과 예방수칙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적극 홍보하고, 사이버범죄 피해 예방을 위해 유관기관과 협업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학생, 노인 등 취약계층을 상대로 예방교육을 지속 실시해 안전한 사이버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사이버범죄 예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사이버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사이버범죄예방의 날을 맞아 잠깐 시간을 내어 사이버범죄 예방수칙을 기억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3-03-30

실직 중 지역가입자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지원

남상헌 국민연금공단 포항지사장 국민연금공단은 제도 시행 34년 만인 2022년 5월 ‘수급자 6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현재 수급자 622만 명에게 매월 2조8천억원의 연금을 지급하고, 포항지사 관내(포항시, 영덕군, 울진군, 울릉군) 수급자 7만4천명에게 매월 441억원의 연금을 적기에 정확하게 지급하여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수급자의 급속한 증가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생활 안전망으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하나, 이런 성장의 이면에는 팍팍한 생활로 보험료 납부가 부담스러워 못 내는 분들이 아직 많다. 매월 내야 하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워 납부를 기피하기도 하며 소득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이기도 한다.한편 지역가입자인 국민은 연금보험료 중 일부를 사업주가 내주고 있는 사업장의 근로자와 달리 보험료 전부를 본인이 내고 있어 보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있음에도 그간 지역가입자인 국민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복지 당국과 공단에 형평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또한 실직, 휴직 또는 사업중단 등으로 연금보험료 납부예외를 신청하신 분들은 대표적인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분들로서 소득이 발생하여 보험료 납부를 재개하는 경우에도 경제적 사정상 다시 납부예외를 신청하는 경우가 빈번하여 이런 분들에 대한 우선 지원이 절실하였다.이에 작년 7월부터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영세사업장에만 적용된 보험료 지원이 지역가입자인 국민까지 확대된 것이다.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제도가 국민에게 월 최대 4만5천원의 혜택을 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 실직, 휴직 또는 사업 중단하신 분들의 보험료 부담도 최대 12개월까지 경감하게 되어, 제도 시행 6개월 만에 약 4만 명이 48억 원의 보험료를 지원받아 든든한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을 다시 납부하고 있다.이제 공단은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제도를 사각지대 해소의 초석으로 활용해 더 많은 국민이 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자 한다. 가능한 모든 국민이 ‘1개월 이상’ 가입하고 가입자는 최소 ‘10년 이상’ 가입해 월 ‘100만원 이상’의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다.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제적 안정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 기본이 바로 국민연금이므로, 연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시길 바란다.

2023-03-23

기고 신종금융사기 범죄 수법을 알면 예방도 가능해요

김중환 경위 영천경찰서 남부지구대 경찰관은 금융사기로 인해 몇백만 원에서 몇천만 원을 송금하여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112신고를 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경찰관으로서 사전에 피해를 예방하지 못한 자책감을 느끼게 되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 112신고이다.피해자는 금융사기 범죄조직에 기망을 당하여 피해금을 송금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절대 알리지 말 것을 요구받고, ‘금융기관의 고액인출 고객이 있다’라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기망을 당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경찰관의 설득을 외면한다.금융사기 피해는 피해자가 땀 흘려 아끼고 아껴 모은 소중한 재산이기에 피해자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이렇게 피해를 예방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관으로서 피해자를 설득하지 못해 국민의 재산을 지키지 못하였다는 공무적 책임이 마음속에 남게 된다.우리나라는 ‘06년 5월경 보이스피싱 범죄가 최초로 발생한 후로 금융사기 범죄 수법이 날로 발전하여 ’08년부터 스마트 폰이 보급되면서 신종금융사기 범죄가 해마다 증가할 뿐만 아니라 피해액도 많아지고 있다.신종금융사기 범죄에는 스미싱, 파밍, 메신저 피싱 등이 있다.“스미싱”은 문자(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인데, 인터넷 주소가 포함된 문자를 피해자의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로 보내 악성코드를 설치하도록 유도한 후 개인정보를 빼내 가는 범죄 수법이다.“스미싱” 피해 예방은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로 수신한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문자 메시지의 〈인터넷 주소〉 클릭을 절대로 하지 말고 바로 삭제하면 피해를 예방 할 수 있다“파밍”은 악성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자가 가짜 금융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유도한 후 금융정보를 조작하여 피해자의 금융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는 범죄 수법이다.“파밍” 피해 예방은 컴퓨터 또는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로 수신한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파일이나 E-mail은 즉시 삭제하고 또한 무료 다운로드 사이트 이용을 자제해야 하며, 컴퓨터와 E-mail 등에 공인인증서나 보안 카드 사진, 비밀번호 저장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면 피해를 예방 할 수 있다.“메신저 피싱”은 메신저에서 지인이나 금융기관 또는 공공기관을 사칭하여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빼내어 가는 범죄 수법이다.“메신저 피싱” 피해 예방은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로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메신저 또는 문자를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받은 경우, 우선 의심부터 하고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하며 먼저 전화로 그 상대방에게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한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에 ‘시티즈코난’이나 ‘피싱아이즈’ 앱을 설치하여 악성 앱 설치 여부를 반드시 검사하고 악성 앱이 설치되어 있다면 바로 삭제함으로써 예방 할 수 있다.『지피지기(知彼知己)이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란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처럼, 이제 신종금융사기의 범죄 수법이 무엇인지 알고 예방법을 통하여 국민과 금융기관, 경찰이 합심하여 신종금융사기 범죄 피해를 예방해야 할 것이다.

2023-03-22

산불예방, 우리의 실천으로부터

유문선 포항북부소방서장 해마다 봄철이면 안타까운 산불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된다. 지난해 ‘가장 오래 지속된 산불’로 기록된 울진 산불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올해 역시 경북에서만 43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계속되는 건조한 날씨로 강과 하천이 가물고 강하게 부는 바람에 한 번 산불이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어 대형화재로 번지는 일도 잦아졌다.산불은 자연재해가 아니다. 산불 발생의 많은 비율은 자연적이지 않다. 소방청이 2022년 발간한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산불 발생원인은 입산자 부주의에 의한 실화가 대부분을 차지했고(79.7%) 그다음으로 원인 미상(11.6%)이 뒤를 이었다. 많은 재산피해를 발생시키고 자연을 파괴시키는 산불의 원인은 담뱃불과 논·밭두렁 태우기 등 부주의로 발생하는 게 대부분이다. 따라서 작은 주의만 기울이면 산불을 예방할 수 있다.그렇다면 산불 예방을 위해 우리가 실천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산불예방을 위한 첫걸음은 성냥이나 라이터 등 화기물 소지 금지에서 시작된다. 산림이나 산림인접지역에서 불을 피우는 취사와 흡연, 흡연 후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으며, 적발 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일부 지역은 산림보호를 위해 화기물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입산 제한 대상이 되므로 사용 유무와 상관없이 집에서 나오기 전 소지 여부를 재차 확인해야 한다.또한 산림 인접지역에서는 논·밭두렁 소각행위를 금해야 한다. 예전부터 많은 농가에서는 병해충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봄철 논과 밭을 소각하는 행위가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하지만 이는 해충방제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미세먼지 발생 및 봄철 산불의 원인이 될 뿐이다. 영농 부산물 소각행위 역시 산림보호법에 따라 엄격히 금지된 행위이며 위반 시에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마지막으로 산불을 발견했을 때에는 즉각 119에 신고해야 한다. 초기의 작은 불은 나뭇가지나 외투 등을 사용해 두드리거나 흙을 덮어 진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지만, 화세가 커지고 있다면 신속히 벗어나 119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 시에는 등산로에 설치된 산악 위치표지판의 고유번호를 알려주는 것이 신속한 출동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등산 중 위치표지판을 지나친다면 잘 기억해 두도록 하자.산불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산불이 대형화재로 번지면 화재진압이 장기화 되고, 그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장비와 인력이 소모된다. 한번 타버린 산은 회복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축구장 1만7천300개 면적을 태우고 1천400억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남긴 울진 산불이 발생한 지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우리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산불예방에 동참해 모두가 행복한 봄의 산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

2023-03-15

대한민국 교육시장 글로벌화 추진해야

이상규 한글세계화재단 감사 대입 정원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2023학년도 정시에서 지방 소재 113개 대학 중 59곳은 3회 지원을 감안한 실질 경쟁률 3대 1에 못 미쳐 ‘사실상 미달’ 상황이다. 신입생 수가 입학 정원보다 3만∼4만 명 부족한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미달 규모의 70%는 비수도권 대학에서 나온다. 수시와 정시에서도 속수무책으로 사실상 대학이 학생 선발 능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다.해외 고급노동 인력을 받아들여 한국에서 발전된 농업, 공업, 기술 산업 인력으로 채우는 동시에 그들에게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비자 규제 혁신을 해야 할 상황이다. 찾아가는 현장 대학 프로그램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빠진 대학에서 야간 교육 혹은 계절 교육 방식으로 해외 고급인력을 산업현장의 노동 인력으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문을 닫는 대학에 충원하는 선순환적 교육 국제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노동인력의 관리 문제와 그들에게 주어지는 교육 등 제약을 가하는 규제를 대폭 풀어주는 동시에 지자체 단위로 필요한 인력 수급과 그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고급 농업, 기술 산업 노동인력을 수급하는 동시에 가능한한 국내 이민의 문턱을 낮추어나가는 교육 혁신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경북 성주 참외 농장, 구미 화훼단지, 고령의 딸기농장 등에 매년 매 군마다 200∼300명 규모의 해외고급 노동인력을 수급한 후 적절한 노동보상을 한 다음 이들을 찾아가는 현장대학으로 유인하여 지방 노동인력도 채우고 대학붕괴를 막는 방식의 국가와 지방이 연계한 전략이 필요하다. 다만 비자 제약 등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노동자 국내 체류와 관리 문제를 더 연구하여 지방 자치정부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할 체계 구축을 해야 할 것이다.현재 당면한 국내 노동인력 감소에 따른 노동인력 충당을 도모하면서 대학교육으로 연계하여 침몰해 가는 국내 대학교육 환경을 바꾸어 나갈 필요가 있다.현재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은 세계 6위권이다. 70∼80년대 우수 인력이 해외 유학을 통해 닦은 우수한 지식정보 인재들이 이 나라를 위해 기여해온 덕분이다. 이제 대한민국이 저개발 혹은 중도국가 우수 인력을 한국에 대거로 유입시키는 전력을 펼쳐야 한다. 호주가 전 세계 대학에 재학중인 농대생을 받아들여 토마토 농장이나 파인애플 농장에 노동인력 연수생으로 활용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대한민국 대학교육의 시장을 국제화하는 동시에 선순환적인 다목적 교육 시장의 개방과 노동 시장의 문을 단계적으로 열어나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인구감소의 추이로 보면 2∼30년 후 대한민국의 인구는 반토막이 나고 100년 후가 되면 대한민국이 지도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민족주의 환영에 사로잡혀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이민을 받아들이는 시대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2023-01-25

계묘년 새해가 기대되는 이유

백인규포항시의회 의장 다사다난했던 2022 임인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어느 한해 ‘다사다난’이라는 수식이 붙지 않은 해가 없지만 올해는 유독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을 써야 할 것 같다.지난 7월 제9대 포항시의회가 ‘신뢰받는 의정, 힘이 되는 의회’를 기치로 새롭게 출범했다. 시민들이 열망하는 지역경제 활성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그리고 본격적인 지방자치 실현 등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재해 있는 상황 속에서 제9대 포항시의회는 반드시 하나가 돼야만 했다.상임위원장 선거과정에서 잠깐의 불협화음이 있기도 했지만, 소통과 협치로 포항시의회는 원팀이 되었다. 원구성 이후 취약현장인 장애인재활작업장 방문을 시작으로 다양한 민생현장과 유관기관을 방문해 시민과 소통하며 시민과 지역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포항시 침수방지시설 설치 지원에 관한 조례안, 포항시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대책지역 및 인근지역 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안 등 시민 중심의 조례를 발의하고 시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시정에 대한 견제와 제도 개선, 대안 제시에도 앞장섰다. 또한,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및 상생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포항이전 및 상생협력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쌀값 폭락 극복 및 가격안정 방안 마련 촉구 건의문, 태풍 힌남노 피해 지역산업 정상화를 위한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 촉구 결의안 등을 통해 당면 현안 해결에도 선두에 섰다.특히, 지난 9월 포항을 강타한 태풍 힌남노 피해복구와 일상회복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 사전 긴급안전 대책회의를 통한 조기대응은 물론 임시회 일정 단축, 시정질문 연기, 행정사무감사 취소 등을 통해 태풍 피해복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피해 현장에서 여러 날 복구 활동을 펼쳤고, 공동주택관리 조례안을 개정하는 등 피해 복구와 항구적 대책 마련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예산심사 또한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와 태풍 피해에 대처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예산, 포항시의 미래 100년을 위한 미래 신산업 예산, 재난·재해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안전도시 예산, 사회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복지 예산을 중점적으로 면밀히 살펴 심사했다.계묘년 새해, 우리 포항시의회는 지역발전과 시민복리 증진을 위해 소통과 협치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의원 연구단체 구성, 의원연수 등을 통해 정책역량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해나갈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 및 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영일만대교 건설, 연구중심 의과대학 설립, 배터리 특구 지정 등 현안을 하나하나 극복하며 민생경제를 더욱 활성화시켜 지역발전을 이뤄나갈 계획이다.‘중력이산(衆力移山)’, 모두가 힘을 합하면 태산도 옮길 수 있다고 한다.올 한해 코로나19와 태풍피해, 경기침체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가오는 새해는 포항시의회를 비롯한 50만 포항 시민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나간다면 지역 현안들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계묘년 새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2022-12-27

다중밀집 공간에서 압사사고 예방하려면

양성빈포항남부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구조대원 소방장 코로나 거리두기 예방수칙이 완화됨에 따라서 다수 군중이 몰리는 행사와 모임이 늘어나고 있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는 핼러윈 데이를 즐기기 위해 다수의 인파가 몰리면서 3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참혹한 사건이다.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며 군중밀집 ‘압사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과 예방대책에 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먼저 군중밀집 ‘압사 사고’는 건물 붕괴 압사 사고와는 다르게 대개 공연이나 축제 행사 등에서 수많은 군중이 밀집해 있을 때, 여러 원인에 의해 넘어지고 깔리면서 압력에 눌려 사망하게 되는 사고이다.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압사 사고가 있었으며 대표적으로는 1960년 서울역에서 발생한 귀성객 압사 사고(사망자 31명, 부상자 40여명)와 2005년에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발생한 콘서트 공연장 관중 압사 사고(사망자 11명, 부상자 162명)를 들 수 있다. 이 사고들도 특정한 장소에 인파가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이러한 군중밀집 ‘압사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사람의 밀집도와 가장 관계가 깊다. 1㎡ 넓이 이내의 공간에서 3명 이하 있을 때는 걷는 데 지장이 없는 상태이고, 군중밀집이란 1㎡ 넓이 이내의 공간에 5명 이상이 들어있는 위험 임계밀도를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인파가 밀집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는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좋고, 압사 사고에 대한 위험을 사전에 생각하고, 항상 안전거리 확보에 유념해야 한다. 만약 예상치 못한 상황에 군중밀집 속에 있는 상태라면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예방법을 숙지해야 한다.우선, 주변 인파가 몰리는 느낌이 들면, 즉시 그 현장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경우에는 자신의 양팔을 끼며 ‘ㄷ’자 형태를 만들어 가슴 앞 공간을 포함하여 15㎝ 이상 공간을 확보하여 최소한의 숨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다.그리고 등을 벽 또는 타인으로부터 압박받지 않는 고정된 공간에 기대어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하는 행동으로 질식사 및 장기 손상의 위험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불가피하게 넘어졌을 경우는 복부 쪽에 있는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태아가 배 속에 있을 때의 자세를 최대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인파 속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절대 밀어선 안 된다. 많은 군중 속에서 한 사람이 넘어지면 도미노처럼 걷잡을 수 없이 쓰러지게 된다. 한번 넘어지게 되면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인들도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절대밀지 않고 천천히 이동하기를 기다려야 한다.그 누구도 이러한 참사를 예상하거나 발생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10.29 참사로 인해 희생된 이들의 넋을 위로하며 두 번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2-12-13

전 세계 탄소중립(Net Zero) 전환, 대만도 실행 돌입

린천푸 주한 대만 총영사 전세계의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전환 노력이 시작되었다. ‘파리 협정’은 국제 협력 메커니즘의 혁신적 규범도 점진적으로 발전해야 함을 강조함과 동시에, 모든 국가의 광범위한 협력을 필요로 함을 강조하고 있다. 대만은 국제사회와 협력할 의지와 능력이 있으며,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전세계적인 탄소 중립 전환 노력을 실천해 나갈 것이다.대만은 세계 21위의 경제주체로 인도 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번영과 안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국제 공급망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신기술을 통해 생산과정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지속적인 반도체 혁신을 통해 전자 제품의 다양한 스마트 응용 프로그램을 구현해내고, 글로벌 에너지 절약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대만은 탄소 중립 노력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며, 이미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22년 5월까지 재생 에너지의 누적 설치 용량은 12.3GW로, 2016년에 비해 1.6배나 크게 증가했다. 그 결과, 2005년에서 2020년까지 대만의 GDP는 79% 증가한 데 반해 같은 기간 온실 가스 배출 총량은 45% 감소했다. 대만은 경제성장과 온실 가스 배출량이 더 이상 비례하지 않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대만 차이잉원 총통은 2021년 4월 22일 지구의 날, ‘2050 탄소중립 전환’ 추진을 발표했다. 곧이어 ‘대만 2050 탄소중립 배출 노선 및 정책’을 공표하고 “에너지, 산업, 생활과 사회” 등 4대 전환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동시에 ‘과학기술 RD’ 및 ‘연관 법안’을 2대 주요 기반으로 풍력/태양열, 수소 에너지, 미래 지향적 에너지, 전력 시스템과 에너지 저장, 에너지 절약 및 탄소 포집 저장 및 활용, 운송수단의 전기화 및 비탄소화, 자원 재활용과 제로 폐기, 천연 탄소 싱크(흡수원), 탄소중립 생활, 녹색 금융 및 공정한 변혁 등 12개 항목의 관련 정책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다.특히 지속가능 에너지, 저탄소, 재활용, 탄소 네거티브, 사회과학 등 5개 분야에서 탄소중립 전환에 필요한 과학기술 연구개발 기반에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기후변화대응법’은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명확하게 설정하여, 기후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기후변화 적응 전문 대책을 업데이트 및 정보 공개 및 대중 참여 강화해 나갈 것이다.또한, ‘탄소 가격 책정’ 메커니즘을 도입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통한 배출 감소 촉진과 저탄소 녹색 성장을 주도하며, 점차적으로 기후에 대한 법적 기반을 완성해 나갈 방침이다. 대만은 2050년 탄소배출 제로 정책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민간 투자를 독려하며 일자리 창출 및 에너지 자립과 사회 복지를 향상시켜 대만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이 되도록 할 것이다.안타까운 것은 대만이 정치적 편견으로 인해 국제기구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대만은 글로벌 기후 문제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다. 따라서 국제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곤란하고, 관련 업무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이는 결과적으로는 전세계 기후 관리의 공백을 초래시킬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실제, 제한된 고유 에너지 보유 및 대외 무역 중심의 경제 시스템을 가진 대만이 만약 ‘파리 협정’과 연계된 국제 협력에 참여할 수 없다면, 향후 대만의 산업 녹색화 프로세스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 국제 산업의 안정적인 공급망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대만은 국제 감축 메커니즘에 공정하게 참여하지 못함으로써 글로벌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따르는 위협에도 직면해 있다.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대만이 탄소중립 실현 문제로 큰 타격을 입게 되면 이는 국제 협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세계 경제에도 피해를 주게 될 것이다.탄소 중립의 추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집단적, 세대적 책임이다. 국제사회가 함께 협력해야만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지난 2년 코로나19 기간 동안, 대만은 이미 세계적으로 가장 우호적이고 잠재력 있는 나라임을 증명하였다. 대만은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메카니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 받아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이러한 노력을 지지해 주기를 당부 드린다. 더 나아가 대만이 국제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공정하고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보장되기를 희망한다.

2022-11-02

쌀쌀한 날씨, 뇌졸중은 언제나 조심

포항성모병원 신경과 차민주 진료과장 점점 쌀쌀해지 것이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을 느끼게 하는 요즘 날씨이다.날씨가 추워질수록 혈관이 수축될 가능성이 크고 그로 말미암아 혈압이 높아지며 뇌졸중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겨울로 가는 길목의 10월이 뇌졸중의 날로 지정된 이유도 그것이라 생각된다.뇌졸중은 2018년도 기준 40명 중에 1명이 생길 수 있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다.뇌졸중은 시간다툼의 질환이다. 의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뇌졸중이 생기더라도 특별한 치료 없이 지켜본다는 말 그대로일 정도로 비응급 질환이었다면, 최근에는 비약적인 의학발전으로 치료를 통해 획기적인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 됐다.증상이 있을 때 뇌출혈이든 뇌경색이든 빠른 치료가 예후에 굉장한 영향을 많이 미치므로 증상이 있을 경우 빠른 내원이 필요하다.보통 뇌졸중의 증상으로는 구음장애부터, 팔다리 근력저하, 실어증, 시야 장애, 어지러움, 팔다리 감각이상, 심하게는 의식소실 등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지금 나타나는 증상이 뇌졸중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즉시 응급실로 내원해 빠른 조치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증상이 생겼을 때 빠른 치료가 좋은 예후를 보인다면 미리 예방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보통 뇌졸중의 원인 요소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담배, 그리고 노화이다.노화가 원인요소 중 하나이나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다른 원인들은 얼마든지 열심히 조절할 만한 질환이다. 고혈압이 있는 분들은 수시로 혈압을 측정해 약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고 당뇨도 혈당 체크, 식이 조절, 운동을 통해 조절이 필요하다. 또한 고지혈증도 약물치료 및 식이습관 관리, 운동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다.마지막으로 마음먹고 금연하는 것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뇌졸중이 생기면 나로 인해 혹은 가족으로 인해 한 집안의 안녕이 달라진다. 화목한 가정도 사회도 건강으로부터 시작된다. 추워지는 날씨에도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또한 빠른 대처로 모두 건강한 가을, 그리고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

2022-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