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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입주아파트 사전점검·세금도 사전점검

박덕기 대구 서구 세무관리팀장 2022년 서대구역 개통과 더불어 지식산업센터, 공원, 구립도서관 등 사회기반시설이 들어섬에 따라 기존의 노후된 주택을 철거하고 새로운 주거시설을 건축하기 위한 재개발, 재건축사업이 도시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사실 서구는 대구의 중심축이었던 70~80년대 이후 신도시 개발과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등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침체기에 빠져들고 있었다.하지만 유행은 돌고 돈다 했던가? 지금 서구는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서대구 역세권 개발과 산업철도 등 광역교통 인프라연계를 통한 미래 교통허브 조성으로 서대구권의 주요 거점도시로 급부상하면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재개발사업이 서구 전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정주여건 또한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두류역e-편한세상 902세대가 2022년에 입주했고 서대구KTX영무예다음(1천418세대), 서대구역서한이다음더퍼스트(856세대)가 올해 상반기에 입주를 마쳤으며 하반기에는 서대구센트럴자이(1천526세대), 서대구역화성파크드림(1천594세대), 서대구역반도유보라센텀(1천678세대) 등 4천798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대단지 신축아파트단지가 조성되면 주거환경 개선 및 인구증가뿐만 아니라 취득세 등 관련 세수도 늘어나게 된다. 특히, 입주민들은 아파트가 준공됨에 따라 이주 준비, 분담금 정산, 자금 대출, 취득세 납부 등 그동안 미뤄졌던 일들을 처리하기에 정신이 없다.그래서 우리 세무과에서는 아파트 시공사에서 입주 전 각종 하자나 마감 확인을 위한 사전점검일을 지정하는데 착안해 사전점검 현장에서 안내 책자를 배부하고 취득세 등 지방세 상담을 실시함으로써 입주민들의 세무 궁금증을 해소하고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2023년 3월에 서대구KTX영무예다음, 8월에는 서대구역반도유보라센텀 그리고 9월에 서대구역화성파크드림 사전점검일에 세무상담 부스를 설치해 운영한 결과 200여 건의 세무고충을 상담했으며 특히 은행 부스의 대출 상담과 연계한 편리성으로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제는 입소문이 나서 다른 재개발 현장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우리 구청에서는 내년에도 신규 입주단지에 대하여 출장 세무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며 현직 세무사와 일대일 상담이 가능한 무료 세무상담실과 마을세무사 제도 등 구민들이 만족하는 세정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다.

2023-10-30

환동해 문화도시 포항 꽃피울 ‘포항시립박물관’을 기대한다

이강덕 포항시장 현재 포항은 철강도시에서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도약의 원동력은 자신의 뿌리를 깊이 있게 아는 데서 시작된다고 보며, 그 출발점이 바로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담은 포항시립박물관의 건립이라 할 수 있다.포항시립박물관의 건립은 우리 지역의 수많은 유물을 수집하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공간 즉, 지역 수장고를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에 시급한 현안이다.안타깝게도 포항에는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할 수장고가 아직 없다.이런 연유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라 금석문으로 평가받는 국보 ‘포항 중성리 신라비’(501년 제작 추정)가 포항에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또한, 중국 서진(西晉)시대 관인으로 포항 신광면에서 출토된 보물 ‘청동 진솔선예백장 인장’, 흥해읍 일대 고분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 등 과거 포항에서 출토된 문화유산 대부분이 다른 지역의 박물관 혹은 연구소에 보관돼 있다.안타깝게도 이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다.경주 불국사에 버금가는 가람이었다고 전하는 법광사지는 10년 넘게 발굴이 진행되면서 많은 조사 성과를 거두었다.신라 왕실 원찰에서만 확인되는 녹색 유약을 바른 벽돌인 녹유전을 비롯해, 불상·기와·토기 등 각종 유물이 3,000여 점이나 출토되었지만 수장시설의 부재로 이미 고향을 떠났거나 앞으로도 반출이 이어질 전망이다.문화유산은 그 지역의 정신을 담고 있다.포항시민의 정체성 확립과 우리 고장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포항의 문화유산을 되찾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도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한 구심점인 수장고의 건립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박물관의 존재는 단순히 유형의 문화자원 보존에 그치지 않는다.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포항은 대한민국 산업 발전을 견인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도시가 개발되고, 인구가 급증했으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이러한 과정에서 과거의 모습·관념·전통 등이 사라지고 잊혀져가며 안타까움을 더한다.포항시민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언어문화, 전통 놀이, 풍습 등 소중한 무형적 문화자원이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이 같은 정신적 자원을 체계적으로 연구·보존해 미래 세대에게 전승해 줄 수 있는 박물관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포항은 그동안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어왔다.더불어 시민들이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갈증을 겪어 온 것도 사실이다.그렇기에 포항시립박물관은 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 관리를 넘어, 시민들과 지역정체성을 함께 공유, 소통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또한 영일만을 따라 펼쳐지는 포항시립미술관, 2026년에 완공될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등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해 포항시립박물관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용비어천가에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움직이지 아니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으니’ 라는 구절이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 꽃과 열매가 많이 열린다는 뜻이다.50만 시민들의 염원을 모은 ‘포항시립박물관’이 지역민의 자긍심과 정체성의 ‘뿌리’가 되어, ‘문화도시 포항’이라는 꽃을 피우길 기대한다.

2023-10-22

스마트시티 포항, 원도심에 새 숨결 불어 넣다

안병국 포항시의원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우리나라 도시들은 초고속 성장과 빠른 산업화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 반면 원도심의 물리적 환경쇠퇴와 인구 감소 및 중심 기능의 유출로 도시화의 부작용이 커졌다.필자는 평소에 매일 자전거로 죽도시장과 중앙상가 인근 거리를 다닌다. 얼마 전 ‘2023 중앙상가 야시장’ 개최로 오랜만에 조용하고 한산했던 중앙상가 주변이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그동안 쇠퇴하던 원도심 공간을 기회의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자 우리 지역 특성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좋은 아이디어인 소프트웨어가 준비돼 있어도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적인 도구나 기술이 충분히 뒷받침 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성공시키기 위해서 스마트시티 기술은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렇다면 스마트시티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가? 스마트시티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수단이자, 도시의 지속 가능한 번영을 추구하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플랫폼이다.우리 포항시는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 주관 ‘2022 스마트시티 챌린지 본사업’에 최종 선정돼 관련 사업을 추진중이다. 해당 사업은 우수 기술력을 가진 기업과 지자체가 협업해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우리 시는 스마트 도시안전, 스마트 교통, 디지털 행정혁신, 데이터허브 4대 분야 10개 서비스를 통한 미래형 스마트시티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스마트시티 챌린지 본사업의 연계로 CCTV에 AI기반 지능형 분석 시스템을 적용, 사람·차량 객체 식별과 폭력, 쓰러짐 등 선별 감지로 이상 상황을 즉각 감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또 녹화된 CCTV 저장 영상에 검색어 추출을 통해 사람·차량·사건을 찾아내는 시간을 대폭 줄여 사건 해결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범죄예방과 시민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포항시는 최근 중앙동 ‘육거리 보행환경조성’을 위해 교통섬·고원식 횡단보도 설치를 마쳤다. 교통섬 간 횡단보도 설치로 횡단 길이가 짧아져 보행자가 도로 위에 머무는 시간이 최소화된다.교통섬과 인도 간에 설치되는 고원식 횡단보도는 보행자를 안전하게 만들고, 남북방향 양 직진 시 보행자 신호를 추가로 부여해 보행자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이러한 교통섬과 고원식 횡단보도의 설치는 시민들의 수요가 많은 육거리 위쪽 거점시설(북구청, 꿈트리)과 도서관, 인디플러스 영화관, 북포항 CGV 등 육거리 아래쪽 중앙상가와 빠르고 자연스럽게 연결돼 상호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인근 죽도시장과 중앙상가 등을 이용하는 시민과 관광객의 이용 편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고, 교통 접근성 및 보행 안정성 향상으로 원도심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또 다른 방안인 스마트주차장은 공공 및 민간주차장의 실시간 주차 면수, 주차장 위치 정보를 홈페이지나 앱으로 제공하여 불법 주정차 예방 및 방문객을 유도한다.이는 중앙상가에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주차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2019년에 시작된 1차 사업은 민간주차장에 AI(인공지능) 카메라를 설치하고 도로가에 VMS(문자표출장치)를 부착해 민간 주차장별 주차가능 현황을 제공했다.2023년 고도화 사업은 민관통합주차관제 시스템을 도입, 향후 중앙상가 내 어디에 주차를 하더라도 이용자가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또 ‘주차난으로 중앙상가를 찾지 않는다’는 오명도 씻을 수 있게 된다.스마트시티는 일상생활의 여러 가지 불편을 첨단 기술로 해결하면서 원도심 기능을 다시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또 육거리를 중심으로 한 원도심과 시민들의 삶이 혁신기술과 함께 많이 나아지길 기대한다.

2023-10-18

구미, 대구는 ‘경부고속도로’라는 대동맥으로 연결된 우애 깊은 兄弟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1968년∼1970년 박정희 대통령께서 건설한 경부고속도로. 우리나라 산업화와 근대화,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대동맥으로 일일 생활권이 가능해졌다.그야말로 우리나라 산업화를 앞당기고, 이로 인해 대구·경북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는 급성장 할 수 있었으며, 비슷한 시기인 1969년 구미국가공단이 조성되며 우수한 제조능력을 바탕으로 수출국가로 거듭나게 되었다.우리나라 산업화의 초석을 다진 구미공단. 조성 54년 동안 수출과 무역흑자 확대로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1등 공신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그 배후에는 대구광역시라는 큰집이 있어서 가능했고, 구미공단에서 근무하는 많은 산업역군들은 대구에서 주거와 문화, 교육 등을 충족하고 있어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대구와 구미가 ‘경제공동체’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은혜 갚은 까치’, ‘결초보은’이야기를 알고 있는가.누군가 상대방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그 은혜는 또 다른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며, 우애 깊은 형제는 밥 한 그릇이 있을 때 형 먼저, 아우먼저 양보하기 마련이다.구미와 대구는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받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힘을 합쳐 성장해온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순망치한’인 것이다.그러나 지금 대구와 구미, 구미와 대구는 어떤가?취수원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 않은가?단언컨대 대구시민과 구미기업의 입장해서 생각해야 한다. 대구시민의 상당수는 구미라는 국가공단이 있기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그 소득을 기반으로 살아갈 수 있으며, 구미기업은 대구라는 거대 도시가 있기 때문에 우수한 근로자를 채용해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문화와 교육,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으며, 경제1번지인 구미공단과 대구는 견고한 협업을 통해 대구경북이 메가시티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소소하고 감정적인 대립에서 벗어나 대승적이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정신도 지금 시점에서 꼭 필요하며, 서로를 흠집 내거나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될 것이다.경부고속도로와 구미국가공단을 통해 산업화를 앞당겼듯이 이제는 서로가 서로의 고마움을 깨닫고, 긴밀한 협력에 손을 맞잡아야 한다.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라는 큰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이 파도를 어떻게 하면 더 잘 탈 수 있을지 도로망, 철도망 확충과 시너지 극대화에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재차 강조컨대 구미와 대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에 있음은 분명하다. 기업으로 따지면 생산기지와 RD부서랄까? 연구개발 없이 생산할 수 없고, 연구개발을 아무리 잘한 듯 생산기반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감사하고 기쁘게 여기며 긴밀한 협력을 강화할 때 비로소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고 일자리가 넘치는 지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요컨대 박정희 대통령께서 구미공단을 만드셔서 대구·경북을 먹여 살리고 국가경제에 큰 역할을 하였는데 구미에 기업 활동을 제한하고 기업유치를 막는다는 것은 경부고속도로를 해체하는 것과 다를 바 없고, 박정희 대통령을 욕보이게 함은 물론이며,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부디 구미와 대구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협력과 공생을 통해 서로 윈윈하기를 바래본다.

2023-10-18

포스코, 지역균형발전 힘 보태야

이재훈 (전)경북테크노파크원장 ‘균형(均衡)’을 영어로‘밸런스(Balance)’라고도 하지만, ‘이퀄리브리엄(Equilibrium)’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후자는 물리학이나 경제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로, ‘회복력’ 또는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 좀 더 적극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이제 ‘지역균형발전’의 개념도 이와 같이 확장할 필요가 있다.진정한 균형발전이란 각 지역의 자원과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이를 외면한 채 계속해서 수도권 집중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지방소멸을 가속화 해 결국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것이다.과거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주로 항만·도로·철도 등 대형 SOC사업 위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지금은 기존 정책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러 정부 부처 간 협업을 기반으로 지역이 주체가 되어 기업 및 대학과 협력하여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그런 점에서 포항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춘 도시라 할 수 있다. 지난 반세기 포항은 포스코 그룹과 함께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근대화와 산업화에 기여해 왔고, 철강을 넘어 친환경 미래소재의 시대가 도래 한 지금은 차별화된 RD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산업 등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여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포항은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세계 최고의 이차전지 선도기업이 자리 잡고 있으며, 포스텍을 비롯한 포항가속기연구소, 막스플랑크한국 포스텍연구소(MPK) 등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우수한 연구기관 및 시설을 다수 보유한 그야말로 산(産)·학(學)·연(硏)이 총 망라된 지역이다.최근에는 ‘이차전지 양극재 산업 특화단지’ 선정과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 최종 통과를 비롯해 국내 최초 ‘육양국 연계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조성 MOU 체결로, 명실상부 포항이 미래 첨단전략 신산업의 최적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바 있다.아울러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최근 제정됨에 따라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을 통해 기업에 대한 규제 특례, 세제 혜택 등 국가 차원의 다양한 행·재정적 지원이 기대되는 한편,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해 소비하며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도입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은 기업이 지방에 정착해 지속가능한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미래 첨단 기술력이 곧 경제이자 안보인 시대, 이제는 수도권을 넘어서 각 지역을 기반으로 첨단 기술을 특화하고 육성하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이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말이 내포하는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전략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특히 포스코가 철강을 넘어 미래신소재인 이차전지로의 구조전환에 성공한 것은 포항기반 우수 연구 인력의 기여가 결정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포스코 그룹이 현재 추진 중인 미래기술연구원의 수도권 분원 설립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처사로 재고가 필요하다. 포스코 그룹은 간판뿐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미래기술연구원 포항본원 구축으로 우수한 인재유지와 나아가 영입을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아울러 포항시는 국제학교, 스마트병원 설립 등 교육, 의료를 비롯한 다양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더욱 힘써 인재들이 모여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새로운 미래 100년, 그 장미빛 여정의 시작을 ‘글로벌 기업 포스코 그룹’과 ‘미래 신산업 도시 포항’이 함께 손잡고 열어가기를 희망해 본다.

2023-09-26

구미, 대구는 경제공동체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SK실트론, LG이노텍 구미에 조단위 대규모 투자’, ‘반도체 특화단지 구미 지정’, ‘방산혁신클러스터 구미 유치’이러한 구미산단의 경사가 있으면 누가 가장 좋아 할까. 그 수혜자는 누구일까. 구미시민인가. 구미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인가. 단언컨대 대구의 위성도시인 구미에 기업 신증설 투자가 일어나 고용이 늘어나고 GRDP가 증가하면 그 수혜는 구미도 구미지만 대구도 못지 않다고 본다. 유동인구 60만을 상회하는 구미에 직장을 두고 대구에서 출·퇴근 하는 인원만 수만여 명에다 구미에서 창출한 소득을 기반으로 대구에서 소비를 주도하는 사실은 이미 다 알고 있지 않은가?우리 회사 직원 30%도 대구에 주소지를 두고 있고, 구미산단의 기업 대표자나 임원, 근로자까지 대구 수성구나 북구, 달서구, 성서 등에서 출·퇴근 하고 있으며, 기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그 뿐인가 구미기업에서 필요한 자재와 공구의 상당량은 대구에서 올라오고 있으며, 하다못해 ‘선산5일장’의 상인들도 대구에서 많이 온다. 필자는 어제도 대구 수성구에서 저녁을 먹고 왔으며, 대구는 제2의 고향이자 대구와 구미를 떼어놓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기업은 어떤가? 구미에 본사를 두고 대구에 공장을 두는 기업, 반대로 대구에 본사를 두고 구미에 공장을 두고 있는 기업도 허다하다. 요컨대 구미와 대구는 하나, 경제공동체라는 뜻이다.순망치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평소에는 다툴 때도 있지만 돌아서면 좋아 어쩔 줄 모르는 부부 사이라고도 할 만큼.구미는 대구가 없으면 지금과 같이 성장 할 수 있을까? 수만여 명의 근로자가 대구에 주거지를 두고 있는데 구미 혼자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반대로 대구는 구미가 없으면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일자리와 소득창출의 기반인 구미가 없다면 대구는 실업자가 급증할 것이다.큰 그림을 봐야한다. 우리 동네에서 공부 좀 잘한다고 으스대서는 안 된다. 수도권과의 경쟁, 더 넓게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좁은 시야에서 물문제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하며, 대구에 물을 주고, 양 지역 상생을 위해 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다.구미는 알다시피 삼성, LG, SK, 한화, 도레이, 코오롱, 효성, LIG넥스원 등 글로벌 기업의 생산기지로 이미 이들 대기업이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어 신증설 투자가 용이하며, 실제로 최근 조단위 투자까지 일어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기업이 모여 있지 않은 지역에 임의로 대기업 공장을 지으려 한다면 다른 지역에서 반대할 것이며, 기업 경쟁력도 떨어질 것이다.다시 말해 구미가 잘되는 것이 대구가 잘되는 것이며, 구미를 키워야 대구경북이 다 같이 잘 살 수 있다고 본다.이러한 맥락에서 대구에서도 구미산단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같이 고민해주어야 한다.KTX, 백화점 등 어떤 인프라가 구미에 더 갖추어지면 구미기업 일자리가 늘어나 결국 대구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이런 고민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또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라는 큰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이 파도를 어떻게 하면 더 잘 탈수 있을지 도로망, 철도망 확충과 시너지 극대화에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신공항을 거점으로 구미의 정주여건이 개선되고 물류경쟁력까지 키울 수 있다면 인구 증가는 물론, 기업 경쟁력이 한층 높아져 구미는 아주 매력적인 산단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고 본다.구미와 대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에 있음은 분명하다. 기업으로 따지면 생산기지와 RD부서랄까. 연구개발 없이 생산할 수 없고, 연구개발을 아무리 잘한 듯 생산기반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감사하고 기쁘게 여기며 긴밀한 협력을 강화할 때 비로소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고 일자리가 넘치는 지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2023-09-25

경제효과보다는 정치효과가 더 컸던 안전 체험관

김진홍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 환동해위원회 위원 지난 연말 정년 은퇴를 하였기에 올해는 편안한 마음으로 은퇴 생활을 즐기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뜻대로 되어가지 못하는 것을 알만한 나이인데도 마음 수양이 덜 된 탓인지 가끔 속에서 끓어오르는 마음으로 불편할 때가 적지 않다. 그 원인이야 그저 자기 욕심을 못 채운 미련 때문이다. 더구나 개인적 이득보다는 ‘대의’에 어긋나지 않고 충분한 ‘당위성’을 갖추고 있었던 사안이었기에 더욱 아쉽다.벌써 만 6년이 되어간다. 포항 북구 흥해지역에서 일어났던 지진 말이다. 그날 오후 사무실에서 겪었던 지진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지진 발생 이후 뉴스가 쏟아지고 또 포항시와 경상북도로부터 매일 피해 상황을 전달받는 동안 문득 든 생각이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지진에 대한 경제적인 피해를 계산해본 연구가 있나 하는 것이었다.온갖 연구자료를 뒤져보아도 없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재산 피해액이라는 것도 실제 겪은 피해자들이 느끼는 금액과는 괴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부의 담당 부서는 명문화된 기준규정에 따라 계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문제는 그러한 피해 기준을 매년 아무런 사건, 사고도 없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이나 부동산가격 상승률을 적용하여 피해 발생에 앞서 보상이나 손해사정 기준을 개정해두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거의 반년에 걸쳐 지진 발생이 잦은 일본의 정부에서 피해액을 계산하는 수식을 어렵게 입수하고, 전문가들이 연구한 지진피해의 영향이나 분석기법을 파헤쳐서 연구한 결과(포항지진의 경제적 영향 추계 및 정책적 시사점)를 발표(2018년 5월)하였었다.나중에 특별법 제정이나 정부에 보상(배상)액을 요구할 때 이 연구 결과가 최저한도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었다는 소식에 개인적으로는 보람도 느꼈다.하지만 필자가 주목했던 점은 과거가 아닌 미래였다. 보고서에서 제시한 정책의 하나는 지진피해 지역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지진 체험 학습관을 건설하여 관광 상품화하라는 것이었다.그런데 ‘경북 안전체험관’의 발상은 분명 피해지역인 포항시 더 깊이 말하자면 북구 흥해읍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그동안의 움직임과 올해 최종후보지 선정에 포항이 제외되었다는 소식에 기가 찼다. 이것은 후보지를 고민할 필요조차 없는 사안이다.왜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 오랫동안 생각해보았다. 답은 분명했다. 경제효과보다는 정치효과가 더 컸다는 이야기다. 지역의 모든 정책은 시정, 도정, 국정으로 연결된다. 시정이야 시장이 책임지지만 시의 영역을 벗어난 도정, 국정과 얽히면 정책은 연결고리인 국회의원 정도의 정치력이 중요해진다.포항시가 제 밥그릇을 제대로 챙기려면 최소한 행정과 정치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만 한다. 적어도 내년부터는 지역의 정치력이 더이상 엇박자가 아닌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었으면 한다.

2023-09-20

퇴계선생 좌우명 따라하기?

배성길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묻지마 폭행과 엽기적인 사건, 극단적 선택 등이 메인 뉴스를 차지한다. 가족이 함께 볼 때는 여간 민망한 게 아니다. 이럴 때 마다 우리는 묻곤 한다. 왜 우리 사회는 이런 걸 해결하지 못할까?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위인이라도 다시 나타나야 하는 걸까? 퇴계 선생이 다시 오신다면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나는 이곳 도산 계곡에 거주하면서 퇴계 선생의 발자취를 자주 찾아 다니고 있다. 도산면 소재지 퇴계태실이 있는 노송정 앞 개울을 바라보면서 퇴계 선생의 어린 시절을 상상해 본다. 노송정 주변 산기슭이나 오솔길을 다니면서 봄에는 쑥도 캐고, 가을에는 주인 없는 밤과 대추를 따먹으면서도 퇴계 선생의 흔적을 두리번거린다.선생의 자취와 향기를 더 깊게 느낄 수 있는 도산서원은 사무실에서 5분 거리에 있어 더 자주 간다. 도산서원 마당 앞에 서서는 하염없이 냇가와 건너편 들판을 쳐다보기도 했다. 조선의 수많은 선비들이 퇴계 선생을 만나러 왔다고 하니 그 선비들이 보이는 듯했다.지금은 안동댐 건설로 수몰됐지만 당시는 건너편 들판이 솔숲이었고 조선시대 정조 임금의 지시로 특별과거시험이 있었던 이곳에 1만 명이 모였고 영남선비 7천228명이 응시했다고 한다. 그 당시를 상상하면서 퇴계 선생의 흔적을 찾아 킁킁거리기도 했다.선생은 매일 24시간 끊임없이 은밀한 곳이든 혼자 있는 곳이든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이든 항상 경계하며 엄숙을 지켰다.진정한 인격수양과 학문완성을 통해 후세에 삶의 길을 제시하고자 했으며, 흐트러짐이 없이 성인의 길을 가고자 노력했다. 다산 정약용은 ‘도산사숙록’에서 퇴계의 인간적 품격과 겸허한 인격에 무한한 존경심을 밝히기도 했다.퇴계 선생은 상대가 누구든간에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고 남을 배려하고 섬기는 삶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선생은 ‘사무사(思無邪·간사한 생각을 품지 마라)’, ‘무자기(毋自欺·자기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무불경(毋不敬·항상 공경하는 마음을 가져라)’, ‘신기독(愼其獨·혼자 있을 때도 행동을 바로 하라)’ 등 네 가지 좌우명을 해서체의 친필로 써서 벽에 걸어두고 하루에도 수차례씩 바라보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한다.공자 이후 성인은 퇴계가 유일하다는 평가도 있으니 우리는 퇴계 선생을 따라 성인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인간답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마침 한국국학진흥원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11월 12일까지 주말에는 도산서원에서, 평일에는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에서 퇴계 선생의 좌우명 목판인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곧 추석 연휴가 시작되고 가을 여행철이다. 자녀들과 함께 방문해서 퇴계 선생의 좌우명을 직접 인출하여 마음에 담았으면 하고 바란다. 액자에 넣어 잘 보이는 데 걸어 두면서 두고두고 마음에 새겨도 좋을 것 같다.

2023-09-17

신라 이사부 장군이 지켜온 독도·동해…이제는 우리가 지켜야 할 때

유충근 동해해양경찰서장 중국 당태종의 유명한 고사 중“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이라는 글귀가 있다. 이는“어떤 일을 이루기는 쉬우나 지키기는 어렵다”는 말로 나라를 세우는 것과 잘 지키고 유지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어려운지를 신하들에게 물었다는 내용이다. 어떤 일을 유지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해양경찰 70주년을 맞이한 지금 우리는 해양패권의 경쟁 속에서 국가 안보와 국민의 생명 재산 등을 지키며 한 발자국씩 더 발전하고 있는지 오늘 나는 생각해 본다. 동해시 묵호진동 13번지, 이는 동해문화원과 국가기록원 동해시청 등을 통해 찾은 동해해양경찰서의 시작인 묵호기지대의 창설지이다. 동해해경은 1954년 묵호진동 13번지에서 해양경찰 묵호기지대 발대식을 거쳐 2010년 현재의 청사로 이전하기까지 70년간 동해를 지키고 있다. 우리 동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신라시대 지증왕 13년 이사부 장군이 하슬라주에 군주로 임명되면서부터 시작됐다. 군주로 임명된 이사부 장군은 동해 먼바다에 있는 우산국(지금의 독도와 울릉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나무로 된 사자를 여러 개 만들어 겁을 주니 우산국(울릉도) 사람들이 놀라 항복한 일화는 우산국을 정벌한 이사부 장군의 지혜와 함께 신라 수군 양성에 큰 역할을 했다. 이런 이사부 장군의 기백을 이어받은 동해해경은 2002년 3월 해양경찰 최대 경비함정인 5001함(삼봉호·독도의 옛 지명)을 인수해 독도와 동해북방해역까지 광활한 동해를 수호할 수 있었다. 2006년 10월 23일 울릉도 북서방 117Km 해상에서 러시아 선적 시네고리예호가 침몰했을 때 동해해경은 삼봉호를 현장으로 보내 10여 일간의 수색 구조작업을 했다. 삼봉호는 거센 파도를 뚫고 북방한계선을 넘어 수색하던 중 러시아 선원 5명을 구조하고 1명에 시신을 수습했다.  이는 국내는 물론 러시아 현지에서도 큰 감동을 불러왔고, 감명을 받은 러시아 유명 화가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4년에 걸쳐 그린 유화작품(가로 16m, 세로 1m)을 동해해경에 기증했다. 그는“러시아 선적 시네고리예호 침몰사고시 최악의 기상조건에도 불구, 한국 해양경찰의 10여 일간의 생사를 넘나든 구조 활동은 국적과 인종을 초월한 휴머니즘의 극치를 보여줬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이는 대한민국 국가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2014년 12월 1일에는 러시아 베링해에서 침몰한 501 오룡호를 수색하고자 삼봉호는 해양경찰 역사 중 처음으로 해외 자국선박 구조작업에 투입됐다. 38일간의 긴 수색작업으로 당시 평균 파고 4~5m 이상의 높은 파도와 초속 20m/s의 강풍이 부는 극한의 상황 속, 안타깝게도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한국인 6명의 시신을 인도받아 고국에 있는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렸다..또한, 2021년 12월 울릉도 북동 131km 해상에서 5천t급 파나마 선적 화물선이 침몰해 3016 함(태평양 16호)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악천후 속 선원 18명 중 17명을 구조한 동해해경은 베트남 특명전권대사로부터 감사장을 전달받았고 현재까지도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다. 한편, 내부적으로 동해해경은 동해 북방해역 등 광활한 해양영토에서 불법 조업 외국어선 대응역량을 강화해 국민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또한, 동해를 방문하는 많은 국민에게 연안안전정책 홍보 등을 통해 안전의식을 키우고 연안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로운 레저 트렌드에 맞는 수상레저활동 안전관리 대책을 세우고 시기에 맞는 특별단속기간을 정해 해양범죄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해양 마약사범 근절 등 해양수사 전문가 양성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해양경찰 70주년을 맞이한 올해, 동해해경은 묵호기지대 창설지 위치에 동해해경 표지석을 설치, 국민에게 동해해경 역사에 대한 홍보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동해해경은 지난 70년 동안 크고 작은 많은 사건·사고를 처리하면서 성장해 왔고, 기본에 충실하고 현장에 강한 국민의 해양경찰이 됐다. 칠흑 같은 어두운 바다에서 한 줄기 빛을 뽐내는 등대의 불빛처럼, 우리는 국민의 신뢰를 받는 동해의 길잡이가 돼, 안전하고 깨끗한 동해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독도의 개척자 신라 이사부 장군은 지난 2012년도 표준영정으로 돌아와 삼봉호로 승선, 독도의 수호자 동해해경과 함께 독도와 동해바다를 굳건히 지켜 내고 있다. 동해해경을 지켜온 수많은 선배님과 592명의 든든한 소속 해양경찰관, 함정 18척, 그리고 이사부 장군, 그 기세를 오늘도 떠오르는 독도 동해의 태양을 보며 해양주권 수호를 다짐하고 또 다짐해 본다.

2023-09-05

7박 9일 출장과 포항의 새로운 가능성

김은주 포항시의원 “지금 포항은 철강 중심도시에서 수소와 이차전지 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포항은 지역의 중소 도시지만, 유럽의 많은 과학자께서 포항에 주목해 주십시오”지난 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EKC 2023(유럽 한국 과학컨퍼런스 2023)’ 개회식에서 본 의원이 전했던 이야기는 지난 8월 11일부터 7박 9일 일정의 프랑스·독일 출장에서의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다.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철강중심 도시 포항이 새로운 산업으로 재편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을 가졌다. 지난 50여 년 포항시가 철강산업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산업 구조 패러다임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이차전지 특화 단지 선정, 수소 클러스터 예타 통과 소식은 포항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이번 유럽 출장은 모처럼 들려온 반가운 소식과 함께 포항시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국가를 벤치마킹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무엇보다 이번 출장 기간 중 세 곳의 연구소 방문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관계자들의 환대는 국경을 뛰어넘는 따뜻함 그 자체였다. 첫 번째 방문한 독일 율리히 연구센터의 수소경제연구소인 헬름호르츠 클러스터에서는 탄광 지역이었던 율리히 지역이 수소 시범지역으로 변화된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헬름호르츠 클러스터 관계자는 포항시에서 조성중인 수소 클러스터 사업에서 “연구 중심에서 탈피해 기업의 의견을 많이 수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뮌헨에 있는 막스 플랑크 재단본부(MPG) 방문과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의 MOU 체결에서는 포항시 전지 보국의 든든한 파트너를 마련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두 기관의 총책임자가 여성이라는 점과 막스 플랑크 재단 본부의 경우 여성 연구자의 경우 남편과 가족들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은 부러운 대목이었다. 포항시에서도 글로벌 첨단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 성평등한 기업문화를 놓치지 말고 벤치마킹하길 바라본다.이번 출장에서는 포스텍과 포항테크노파크의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유럽에서 만난 포항분들이라 더 반가웠는지도 모른다. 그중 한 분이 전한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포항은 훌륭한 RD(연구개발)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도시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립대학과 민간 연구소 중심으로 연구를 이어왔다. 포항시가 글로벌 과학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국가나 경북도의 전폭적인 지원이 중요한 부분이라 충분히 공감되었다.7박 9일이라는 길지 않은 출장에서 꼭 새기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바로 헬름호르츠 연구소 관계자가 수소 시범 사업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open information(정보공개)’과 ‘communication(소통)’을 강조한 점이다.포항시도 앞으로 지역민들에게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해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소통의 과정을 거치기 바란다.끝으로 독일 프라운호퍼 관계자들에게 “포항은 대한민국 최고의 첨단도시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첨단과학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전한 말이 이뤄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좋은 예감이 틀리지 않고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분의 수고에 긍정적 에너지를 한번 힘차게 불어 넣어본다.

2023-08-30

허대만을 기리며

최광열 포항시의원 허대만 위원장이 떠난 지도 벌써 1년이다. 생을 마감하기 전 외로운 투병 생활 중에 몇몇 시의원과 경주 동국대병원을 찾았다. 코로나 19가 한창이라 병문안이 불가능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이번에 보지 못하면 살아 다시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직감이 들어 무작정 찾아갔다.다행히도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야윈 모습에 피골이 상접했지만, 눈은 살아 있었다. 손을 내밀고 반가운 악수를 청하는데, 힘이 느껴졌다. 몇 마디 인사말과 응원, 격려의 말이 오간 후, ‘내가 죽으면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장’을 꼭 해달라고 당부했다. 마음이 먹먹했고, 이미 죽음을 담담하게 준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허대만 위원장은 다 알다시피 1995년 지방의회 선거에서 26세의 나이에 전국 최연소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실련 운동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할 인재로 촉망받았다. 젊은 나이지만 매우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의정활동을 한 시의원으로 꼽혔다. 이후 경북도의원 선거에 도전했으나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이 시기에 허대만 위원장은 포항 KYC와 인연을 맺었다. 상임대표를 맡아 포항시 공무원 친절도 조사 및 포항시 예산결산 분석 작업을 이끌었고 전국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시민운동단체가 전문역량을 키워 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견제 및 감시를 통해 시민 혈세의 낭비를 막고 시민들의 이익이 지켜지는 시민운동의 중요성을 각인시킨 것은 큰 성과였다. 필자는 포항 동 지역 어려운 학생들의 급식예산을 포항시의회가 삭감하는 사건을 보면서 의회 진출을 고민했고, 2014년 후보를 나섰을 때, 허위원장이 두 번을 찾아왔다. 자당 후보를 낼 수도 있었지만 내지 않고, 연대해 도와주었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거물급 정치인의 지지 방문도 주선해 줬다. 그 덕분에 많은 득표를 할 수 있었다. 허위원장은 내게 민주당 당원이 되 달라고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 시민운동을 하는데 제약이 있지 않을까 생각, 그렇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2018년 지방선거에 공천 제안을 했지만, 몸이 아파서 나갈 수 없다고 하자, 다른 한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했고, 해준 사람을 조건 없이 공천해 주었다. 정말 고마웠다. 2020년 총선이 다가왔다. 마침 우리지역에 도의원 보궐선거가 생겼다. 당시 조국 장관 여파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이 말이 아니었다. 아무도 나가려 하지 않았고, 나간다고 해도 패배는 이미 정해진 사실이고, 주변사람만 고생시킬 것이 뻔했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결심한 허대만 위원장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몇 가지 조건을 달았다. 다음번 지방선거에서는 시민운동단체에서 추천하는 사람을 포항시의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을 하자 그는 10여 명의 도·시의원이 모인 자리에서 확약해 주었다. 선거는 끝났고, 많은 주변 사람들이 당시 약속은 선거가 급해서 한 것이니 지키고 싶어도 당내문제로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나도 지키면 좋고, 아니면 할 수 없는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시민운동단체에서도 나갈 사람이 없는 형편이었다. 한데,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허위원장을 대리하는 한 분이 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이미 기초의원은 선거제도 개편으로 다수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배출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허위원장은 더 나아가 기왕이면 내게도 같이 의회에 입성할 것을 권했고, 결과는 약속대로 되었다. 선거를 치르면서 허 위원장의 병세가 그렇게 심한지 알아채지 못했다.나는 허대만 위원장이 시민운동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남달랐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는 시민운동과 정치가 어떻게 관련되어 상호발전 할 수 있는지를 긴 시간을 돌아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고 떠났다. 개인의 영달과 명예를 원했다면, 포항을 떠나 수도권에 출마 당선되는 길을 택할 수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9번 출마, 8번의 낙선을 통해, 한 개인이 겪었을 고뇌와 되지 않는 길을 간다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았을 시선에 마음고생이 많았을 것이고, 끝이 없는 지역감정으로 지역 불균형정치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 불안감, 이 길에 함께 해주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한다. 끝내 병을 얻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날 때가 되어서야 더 함께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밀려왔다.우리는 낙선이 허위원장 개인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지역감정과 진영논리, 유권자의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도 한몫했다고 본다. 제2의 허대만이 생기지 않도록 선거제도 개혁을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 추진해 주기 바란다. 또한, 허대만의 정신을 따르는 선후배 동지들이 많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고인이 원했던 지역 균형 정치가 포항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고대해본다.영원한 영면을 바라며….

2023-08-21

다시 기림일

김은주 포항시의원 다시 기림일이다. 정확하게 오늘은 국가 기념일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그리고 내일은 광복절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 광복의 기쁨을 누려야 할 때, 그러지 못하는 거꾸로 가는 세상에, 그리고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자 한다.8월 첫날 폭염으로 한껏 달궈진 길 위에 섰다.국회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폭염주의보에 1시간 동안의 1인 시위는 땀과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지난 몇 년 동안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운동을 했던 단체에 대한 가짜뉴스가 대량 생산되었다. 최근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났지만, 왜곡된 프레임 탓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를 지원하는 모든 활동 등이 부정되는 시간을 견뎌야 했다.1992년부터 시작해 1천600회를 넘어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현장은 더 참혹하다. 언젠가부터 역사 부정 세력들이 수요시위 자리에 집회 신고를 해서 자리를 선점하기 시작하더니 그들의 혐오 발언은 30여 년을 바위처럼 지켜온 수요시위 현장을 오염시키기 시작했다. 급기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께서 발언하시는데도 할머니의 실명을 부르면서 성희롱적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참아내기 힘들 지경이었다.‘누가 저들의 스피커를 저렇게 키워주고 있는 것인가?’ 슬프고도 참담했다. 무엇보다 그 모진 말들을 오롯이 견뎌내고 있는 수요시위를 지키는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얼마 전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수요시위 현장에서만 봤던 역사 부정 세력들이 내일 광복절에 포항 환호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소녀상 철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고 한다. 포항까지 찾아온 자세한 내막을 알 순 없다. 사실 알고 싶지 않다. 무관심이 최선이긴 하다.하지만 한 가지만 알려 드리겠다.포항 환호공원의 평화의 소녀상은 2015년 포항여성회가 주축이 되어 포항시민 3천여 명이 모금에 참여해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포항시에서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끝으로 국회에 잠들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이 긴 잠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등록한 240여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이제 생존자는 아홉 분에 불과하며 평균 연령이 94세로 할머니들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무엇보다 올해 96세이신 경북에 유일한 일본군 ‘위안부’생존자이신 박필근 할머니께서 뉴스를 자주 보신다.행여 할머니께서 역사 부정 세력들의 혐오 현장 관련 뉴스를 보시고 “누가 그카던데, 그게 무슨 말이고?” 이렇게 물으신다면, 무슨 답을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다시 기림일!혐오는 정의와 상식을 이길 수 없다.오늘 하루만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평화를 기원하는 날이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2023-08-13

7월이 되면 생각나는 이육사 詩 ‘청포도’

“내 고장 7월은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내가 바라던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아이야 우리집 식탁엔 은쟁반에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李陸史) ‘청포도’해마다 7월이 오면 잊히지 않고 떠오르는 시가 하나 있습니다.이육사가 이 시를 지은 것은 1930년대, 그의 나이 30대 초반 무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내 고장’이라 일컫는 곳이 그가 태어나 16세까지 자랐던 고향인 경북 ‘안동’인지, 아니면 형무소에서 나와 친척 형 집에 잠시 머물렀던 ‘포항’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시에 나오는 ‘하늘빛 푸른 바다’와 ‘흰 돛단배’로 미루어 경북 포항이 아니었을까 짐작이 됩니다. 안동에서는 바다를 볼 수 없기 때문이지요.다른 시들에 비해 시 ‘청포도’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이 시가 지닌 독특한 시각적 효과 때문이기도 합니다.마을에 전해오는 오랜 전설처럼, 푸른 포도가 주저리주저리 열린 바닷가 언덕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하늘과 맞닿은 먼 곳에 수평선이 길게 펼쳐져 있고, 그 수평선을 넘어 흰 돛단배 하나가 바람을 안고 곱게 밀려옵니다.그 배에는 시인이 그토록 애타게 기다려 왔던 손님이 타고 있을 것이고, 청포를 입고 고달픈 몸을 이끌며 그가 찾아오면 시인은 그와 함께 식탁의 은쟁반에 놓인 청포도를 두 손이 함뿍 젖도록 따먹을 꿈을 꿉니다.이 시가 지닌 시각적인 효과를 더욱 아름답게 돋보이게 하는 것은 ‘푸른색’과 ‘흰색’의 조화입니다.‘청포도’, ‘하늘’, ‘푸른 바다’, ‘청포(靑袍)’가 나타내는 푸른색과, ‘흰 돛단배’, ‘은쟁반’, ‘하이얀 모시 수건’이 상징하는 흰색의 대비는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던 시를 읽는 이들에게 한 폭의 수채화처럼 맑고 아름다운 ‘순수(純粹)’를 안겨 줍니다.이 시만으로 이육사를 오직 순수한 서정(抒情)을 추구하는 낭만파 시인으로만 여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그는 ‘낭만’과는 거리가 먼 열렬한 행동파 독립운동가였습니다. 그는 ‘의열단(義烈團)’의 열혈 단원이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에 가장 적극적이고 치열하게 맞섰던 독립운동 단체의 행동대원이었지요.이육사가 39년의 짧은 생애 동안 17번이나 감옥을 출입한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육사’라는 이름이, 1927년 대구은행 폭파사건에 연루되어 대구형무소에서 복역할 때, 수인번호 ‘264’에서 따온 것이라는 사실은 비교적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요. 독립운동을 하는 동안에도 그의 생활은 아무런 외부의 지원 없이 궁핍하기 짝이 없었습니다.“형제가 서로 의지하여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으나, 보잘 것 없어서 아침에는 끼니거리가 없고, 저녁에는 잠잘 곳이 마땅치 않으니 한탄스럽기 짝이 없을 뿐입니다.” 대구에서 동생과 살며 신문기자로 일할 때 친구에게 쓴 편지 내용입니다.독립운동을 위해 1943년 베이징에 건너갔던 이육사는 그 해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했다가 동대문경찰서 형사에게 체포되지요. 피체(被逮) 후 중국 베이징 형무소로 이감되어 대나무로 살점을 도려내는 등의 참혹한 고문을 받다, 결국 1944년 1월 16일 39세를 일기로 그곳에서 순국(殉國)하고 맙니다.죽는 날까지 이육사가 꿈꾸었던 것은 오직 하나, 조국의 독립이었고, 이에 대한 열정은 그의 시들에 ‘기다림’의 표현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시 ‘청포도’의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올 손님’이라든지, ‘광야(曠野)’의 ‘백마 타고 올 초인(超人)’은 그가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애타게 기다려 온 독립된 조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덧붙여, 다른 시 ‘꽃’에도 조국의 독립에 대한 기다림이 절절한 비원(悲願)으로 잘 나타나 있지요.“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눈 속 깊이 꽃망아리가 옴작거려제비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마침내 저버리지 못한 약속이여.”이토록 애달프게 기다리던 조국의 독립을 못 본채 먼 이역 땅에서 외롭게 숨져간 이육사의 유해는 1960년 그의 고향 안동에 이장되어 비로소 독립된 조국에서의 안식을 얻게 됩니다.많은 이들은 이육사를 낭만적인 시인으로서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표작인 ‘청포도’가 지닌 아름다운 서정성 때문에 말이지요. 그러나 ‘시인’으로서의 역할은 그의 전 생애의 일부분에 불과합니다.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7월을 맞으며, 일제에 맞서 처절하게 싸웠던 독립운동가로서의 이육사에 대해 많은 분들이 보다 깊은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의 생애를 짧게나마 되짚어 보았습니다. /경북매일 애독자

2023-07-03

동학, 해월 최시형 선생과 포항 정신

김진문 시인 세상에 처음 나온 진리나 시대를 앞선 사상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이해되지 않고 오히려 멸시나 탄압을 받는다. 조선 후기 1860년 경주의 수운 최제우 선생이 창도한 동학이 그렇다.수운 선생이 선포한 동학은 곧 시천주(侍天主) 사상이다. 사람은 모두 하늘님을 모신 인격체로서 양반 상놈 없이 모두 귀하고 평등하다는 사상을 세상에 선포하자 당시 노예적 신분질서와 생존의 한계에 처해있던 일반 백성들에게 급속히 확산이 되어 조선을 뒤흔들었다.동학은 당시 난세의 조선 민중에게는 한줄기 새 빛과 같은 복음이었다. 하지만 조선 정부는 이를 가만두지 않았다. 수운선생의 동학사상 전파를 반왕조적 사태로 규정하고, 탄압하기에 이른다.결국, 수운 선생을 불온한 사상가로 지목한 조선 정부는 ‘나쁜 술책과 주문으로 사람들과 국가를 속였으며, 칼 노래로 반역을 꽤 했고, 간사한 동학으로 풍속을 어지럽힌 죄’로 처형하였다. 수운 선생이 순도하자 그 뒤를 이은 제2대 교주가 해월 최시형 선생이다.그는 1861년 35세에 동학에 입도하여 72세에 순도 하기까지 38여 년간 200여 곳을 도피와 은신을 거듭하며 떠돌았다. 오죽하면 그의 별명이 최보따리였겠는가. 초창기 해월 선생의 동학 포덕 지역은 포항,울산,영덕,영해,영양,평해,울진등지였다. 그는 동해안 산간지역에서 풍찬노숙하며 굶주림에 극단적 선택에 이를 정도의 그야말로 피눈물 나는 고난의 역정이었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후 또다시 지명 수배자가 되는 등 전 생애를 동학사상 구현에 몸 바치다 스승 수운과 같은 대명율을 위반한 ‘좌도난정’의 죄목으로 1898년 7월 서울에서 처형되었다.그렇다면 최시형은 누구인가? 해월 선생은 포항 출신이다. 해월(海月)은 그의 호다. 그는 현재 신광면 기일(터일)에서 성장한 포항 사람이다. 한때 그곳 검등골에서 가난한 화전민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19세기 조선 사회의 강고한 신분철폐 등 만민평등 의식을 고취한 반봉건, 서양 열강 등의 침입에 맞선 반외세에 투쟁한 민중 혁명가이며, 인본주의를 실천한 민족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지명 수배자로 수난의 가시밭길을 걸으면서 동학의 사상체계를 정립하는 한편 관의 탄압으로 궤멸 되다시피 한 동학을 재건 하는 데 힘썼다.그의 동학사상은 한말 의병운동, 동학농민혁명, 3·1운동, 상해임시정부, 대한민국 수립에 이르기까지의 그 영향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더구나 오늘날 생명운동, 환경운동, 여성운동, 어린이 인권운동, 평등사상 등 그 철학적 뿌리가 해월 최시형 선생의 동학사상 정립으로 시작되었다.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평등에 뿌리를 둔 민주이념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전통관념을 깨는 가부장제 철폐를 통한 부부 평등 주장은 시대를 앞서간 여성 인권 사상이었다. 그의 선각자적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흔히 포항의 정체성을 일월정신, 호국정신, 개척정신 등이라고 이야기한다. 일월 정신은 연오랑세오녀 설화와 영일이라는 땅이름에 근거를 두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세상에 빛을 밝히며 풍요로움을 지향함을 뜻하는 정신이다. 호국정신은 역사적으로 외세의 침입에 포항을 지킨 정신이다. 또 하나는 개척정신이다.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했던 제철 산업을 일군 뜨거운 가슴이다. 이 세 가지는 포항이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정신적 가치관이다.필자는 여기에 포항의 정신 가치관으로서 하나 덧붙인다고 한다면 해월 선생의 독특한 양천주(養天主)사상을 들고 싶다. 양천주란 한마디로 하느님을 공경하는 지극한 마음을 기르고 길러 사람도 공경하고, 물건도 공경하고, 자연도 공경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이렇게 해야 하늘인 사람이 하늘을 모시는 하늘 사람다운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동학의 근본인 시천주,인시천,인내천을 관통하는 실천적 사상이다. 오늘날 물질 만능과 가치관의 혼탁, 인간의 욕심과 개발로 자연파괴는 심각하다. 그 대표적 징후가 기후변화와 생물의 멸종으로 인류가 생존의 위기에 촌각을 다투고 있다. 이러한 인류 생존 위기에 당면한 해답을 동학은 그 철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최근 포항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동학을 새롭게 바라보는 분위기가 조성되어가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단법인 ‘포항동대해문화연구소’가 주최한 ‘포항 사람 해월 최시형선생의 초기활동 학술세미나’ 개최는 수운선생의 삶을 알리는 하나의 긍정적 계기가 되었다. 한편으로 영양, 영해 등 지자체에서는 해월 선생 유허지를 발굴, 보존, 기념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포항 사람 해월 선생의 인간적 면모와 그 위대성이 재평가되고 있음은 다행이다.동학은 조선민중에, 조선민중에 의한, 조선민중을 위한 조선혼의 총체다. 동학은 혁명인 동시에 개벽이다. 지금도 진행 중이다.동학, 최시형! 포항 사람이라면 이 위대한 한국 사상가를 더더욱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해월 선생의 삶의 궤적과 동학사상이 포항의 정체성을 제시하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2023-06-25

포항의 위기

김유복 포항사회네트워크 대표 세월이 참 빠르다. 봄꽃 향기가 가시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6월이다. 세계적 기후변화로 한여름 같은 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지난해 태풍으로 파괴된 피해복구가 아직도 절반을 넘지 못했다는데 올해는 폭우가 더 극성을 부릴 예상이라니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연초 필자는 ‘위기를 기회로 삼자’라는 글로, 지난해 ‘힌남노 태풍’으로 엄청난 재난을 겪은 우리지역의 위기를 관(官)과 민(民) 그리고 기업(企業)이 총망라한 지역 공동체가 하나 되는 ‘원팀’으로 뭉쳐서 극복 해 나가자고 주장한 바가 있다.당시, 남구 곳곳이 폐허가 되다시피 했고, 포스코만 하더라도 1조3천여억 원이란 천문학적 손실을 입어 지역민들의 간담을 쓸어내렸었다. 포스코는 그러나 특유의 내재된 정신력과 지역 민·관·군의 적극 지원에 힘입어 135일 만에 복구를 완료해 냈다. 포스코의 복구 과정들은 지역민들과 하나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시민 응원 속에 ‘제2의 영일만 기적’을 현실화 할 이차전지 소재부분 육성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지역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앵커기업인 포스코퓨처엠(전 포스코케미칼)이 삼성SDI와 역대 최대 규모인 총액 40조 원에 달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이차전지) 소재(양극재)를 10년간 공급하기로 한 계약을 맺은 것부터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 세계 1위를 다투는 에코프로그룹의 6개사가 영일만산단에 ‘포항캠퍼스’를 조성하고 대규모 투자를 통한 본격적인 생산 활동에 들어가면서 국내외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이런 동력들은 포항이 또 한 번 도약 할 수 있는 희망과 함께 6월중 결정 될 국가첨단산업법 시행에 따른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포항시가 가장 유력하게 부각하게 만든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실제 이차전지 업계에선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에서 포항이 타 도시를 월등히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 오고 있다. 지난 2월말부터 지금까지 4개월 가까이 이강덕 시장이 와병으로 부재(不在)하면서 컨트롤 타워 공백으로 인한 시정 난맥상 등 후유증이 들려오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을 진두지휘하던 총수도 최근 사법처리 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5일 ‘포스코홀딩스 본사이전 포항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포스코회장 퇴진 범시민궐기대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이차전지특화단지 선정 평가에서 지역 주요 산업과의 연계 발전 가능성과 특화단지를 대상으로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생태계 구축이란 항목이 있다. 포항은 누가 뭐래도 기업도시다. 50만 도시의 위상을 위태롭게 하는 인구절벽을 막기 위해서라도 기업유치를 지속적으로 늘려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현 상황에서 포항은 우선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사활을 걸어 반드시 결실을 거두어야 한다. 당연히 시민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총력전을 펼칠 필요가 있다.필자는 포스코홀딩스대책위의 포스코 회장 퇴진 궐기대회 소식을 듣고 이차전지특화단지 선정 평가단은 과연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또 포항시는 과연 포항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고 홍보해도 될까, 앞으로 관과 시민이 기업 운영에 관여하는 포항에 대기업들이 내려올까 등 여럿 상념들이 스쳐갔다.민주주의 사회에서 집회는 법으로 보장받는다. 그러니 포스코 회장 퇴진 집회는 추진하는 이들의 자유다. 다만, 포스코 문제에만 매달리고 있는 범대위가 포항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것인지는 묻고 싶고, 꼭 집회를 해야 한다면 이차전지특화단지 선정 이후에 할 것을 권하고 싶다.포항은 현재 50만 도시가 붕괴됐다. 수도권 경제 집중으로 미래도 불투명하다. 기로(岐路)에 서 있다 할 수 있다. 총체적 위기라고 표현하는 이들도 많다. 평생 포항서 살아왔고, 앞으로 뼈를 묻을 필자도 기우는 고향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는 않다. 이차전지특화단지 선정을 앞두고 있는 지금, 적어도 포항사회는 자그마한 지혜가 필요하다. 기회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2023-06-08

바다에서 새 희망을, 도약하는 대한민국

주낙영 경주시장 제28회 바다의 날 기념식이 31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백결공연장에서 열린다. 바다의 날 행사가 경주서 개최되긴 이번이 처음이다.바다의 날은 해양자원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해양수산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국가기념일이다. 그간 경주는 역사문화유적으로 가득한 도시로 알려진 까닭에 내륙 도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하지만 경주는 북쪽의 포항과 남쪽의 울산 사이로 44.51km의 해안선을 따라 드넓은 바다를 끼고 있는 해양도시다. 부산이나 인천처럼 큰 항구는 아니지만, 2025년 개항 100주년을 맞는 감포항을 비롯해 12곳의 어항이 있고, 또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업인도 상당수다.또한 아름다운 해양경관도 자랑거리다. 천연기념물(제536호)로 지정되고 ‘경북 동해안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주상절리군’이 대표적이다.이곳은 과거 군부대가 자리 잡고 있던 탓에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해안초소가 철수하고 국민 모두가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 됐다.특히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도 빼놓을 수 없다.이곳은 삼국통일의 과업을 완수한 신라 30대 ‘문무대왕’이 영면해 있는 곳으로 세계 유일의 수중왕릉이다.죽어서도 동해의 큰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그의 호국·위민 정신을 기리기 위해 경주시는 2021년 4월 이곳의 행정구역 명칭을 ‘문무대왕면’으로 개명했다.또 이곳에선 문무대왕과 관련한 관광 및 성역화 작업도 한창인데, 그 첫 번째 사업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문무대왕해양역사관’이다.이 뿐만이 아니다. 경주시는 경북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문무대왕릉 인근에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비 6500억원을 들여 SMR(소형모듈원자로) 연구·개발을 위한 국책연구소를 조성하고 있다.이 연구소의 명칭도 그의 이름을 딴 ‘문무대왕과학연구소’다.이곳서 연구·개발하게 될 소형모듈원자로는 상용화 후 첫 번째 적용 대상은 선박과 해양플랜트가 유력하다.또 이와 연계한 45만평 규모의 SMR국가산단이 정부 주도로 오는 2030년까지 이곳에 조성된다.‘혁신 해양산업, 도약 해양경제, 함께 뛰는 대한민국’이라는 올해 바다의 날 주제가 딱 들어맞는 대목이다.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은 과거부터 바다에서 많은 것을 얻어왔고, 경주는 신라시대부터 바다를 통해 전 세계와 교류하며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하지만 여전히 국민 상당수는 해양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전 세계 해양산업의 부가가치는 급증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기회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경주에서 열릴 제28회 바다의 날을 통해 가깝고도 멀었던 바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국민 모두가 몸소 체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23-05-29

OCI미술관 지방순회전, 문예 발전에 건강한 역할 수행 기대

허혜지 포항시립미술관 학예연구팀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는 지역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고미술 전시 ‘완상(玩賞)의 벽’을 개최하고 있다. 이 전시는 OCI미술관에서 OCI(주)와 함께 추진하여 포항을 이어 광양, 군산을 순회할 예정이다. OCI미술관은 개관 이후, 격년제 전시로 지역민을 꾸준히 찾아왔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4년 만에 전시를 개최한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지 않을 수 없다.‘완상의 벽’은 우리의 도자기와 회화를 선보인다. 사실 전시 제목에서 ‘완상(玩賞)’은 ‘어떤 대상을 취미로 즐기며 구경한다’라는 뜻으로, 전시는 한국의 대표적인 완상 문화를 소개한다. 사실 ‘그릇’은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문인들에게는 완물상지(玩物喪志)를 굳게 지키면서도 일상의 겪을 높이는 물건이었다. 따라서 다양한 도자 그릇들은 부엌의 실용품이자 서가를 장식하는 예술품으로 수집되었다. 결국 완상의 대상은 저마다 가지각색이었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것은 그릇이었고, 이는 공예를 넘어 회화에도 영향을 끼치며 한국의 대표적 완상 문화로 자리 잡았다.전시장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은 먼저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청자이다. 청자는 특유의 비색(翡色)과 유려한 형태로 고요한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사방 연속으로 만자문의 표현이 깃든 ‘백자청화운현명만자문병’은 당대의 수준 높은 미의식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시는 회화로 이어지는데, 이는 회화 속에서 그릇이 비중 있는 소재가 되었음을 시사한다.‘완상의 벽’은 한국의 완상 문화를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OCI 그룹의 창업주인 송암(松巖) 이회림 선생이 수집한 작품을 공개하는 자리로서 그 의미 또한 크다. 특히 한 개인이 수집한 사적 취미가 깃든 작품을, 기꺼이 아무런 제약 없이 나누는 것은 예술을 감상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OCI미술관은 지방순회전을 꾸준히 기획하여 지방 사업장이 있는 도시에서 다양한 전시를 선보여 왔다. 이는 예술을 매개로 기업과 지역 사회 간의 교류를 증진하고, 문화 향유의 기회를 지역민들과 나누려는 기업의 메세나 정신이다. 더욱이 OCI(주)는 미술관을 통해 예술가들에게 창작 활동의 기반을 마련해주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기업의 ESG+메세나를 확대해오고 있었기에 기업의 메세나 정신이 더욱 와닿는다. 바라건대 앞으로도 OCI(주)가 문화예술을 통한 창의적이고 선진적인 기업문화의 발전뿐만 아니라 예술가와 시민들이 깊게 공감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발전에 건강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

2023-04-17

경북경찰청 경무기획과 교육계 경장 정현수

정현수 경북경찰청 경무기획과 교육계 경장 최근 우리 사회는 고령화·양극화·다문화 등 사회구조의 근본적 변화와 함께 빈부·세대·지역갈등까지 장기적·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또한, 첨단 기술의 발전은 △딥페이크 △AI·블록체인 이용범죄 △사물인터넷 해킹 △가상현실 범죄 등 경찰의 치안 영역을 끝없이 확장 시키고 있다. 치안환경 급변에 대한 대비가 지체될수록, 국민안전과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은 증대되는 만큼, ‘경찰 교육훈련 혁신’을 기반으로 ‘치안 역량 제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찰의 기본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에 대비한 新지식‧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까? 먼저 경북경찰청은 ‘부서 간’, ‘기관 간’ 칸막이를 제거하고, 치안행정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자, 기존 경찰 교육훈련을 ‘융합 교육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였다. ‘범죄예방과 수사’, ‘치안행정과 일반행정’이 서로 융합해 시너지를 내는 ‘지방종합행정서비스’를 구현함으로써 ‘도민의 기대(눈높이)’에 부응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현장부서 ‘팀별 OJT 내실화’와 ‘도경 기능별 OJT 지원시스템’을 통해 지역현안에 대한 명쾌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기능‧부서별 학습모임’ 운영을 장려하고 있다. 지역 현안에 대한 상시토론‧학습을 통해, 현장 경찰의 직무 전문성과 현장 대응력을 제고하며, ‘문제 해결역량’을 배양하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과학치안, 과학수사, 글로벌 트렌드 등 전문역량 향상이 필요한 분야에서 훈련과제를 발굴하고 ‘위탁교육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경찰 특화과정의 필요성이 높은 과제들을 중심으로 지역 민‧관‧산‧학‧연이 협업하는 ‘지역 치안거버넌스 조성’에 마중물이 되리라 본다. 사회불안은 필연적으로 ‘삶의 질 하락’, ‘생산력 저하’ 등 사회‧경제적 병폐로 이어지기에, 미래사회의 ‘국가경제’, ‘국가발전’ 역시 ‘안정된 치안’이란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튼실해질 수 있다. ‘경찰 교육·훈련혁신’을 통해 ‘치안행정의 완성도’를 높이고, 미래사회 환경변화에 대비하는 경북경찰에게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며, 도내 민·관·산·학·연의 적극적인 치안거버넌스 동참을 기대해본다.

2023-04-13

4월 2일은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

4월 2일은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 예방수칙 기억하고 사이버범죄 예방하자 매년 4월 2일은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이다. 2015년 4월 사이버범죄 예방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4월 2일은 사이버(Cyber)의 ‘사(4) ‘이(2)’를 따서 선정한 것이며, 사이버범죄 예방을 위한 국민 참여로 ‘사이버안전’ 붐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사이버범죄는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여 피해범위가 광범위하고, 비대면·익명성으로 범인특정 및 검거에 장시간이 소요되는 등 피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라는 말이 있다. 사이버범죄라고 하면 예방하는게 크게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이버범죄의 유형을 파악하고 예방법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충분히 피해갈 수 있다. 의심하기! 링크 클릭 금지! 전화해서 확인하기! 이 세 가지만 기억하고 잘 지켜도 피해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첫 번째 예방수칙은 고액 알바나 고수익 투자권유 등 달콤한 유혹을 의심하여야 한다! 포인트환전사기는 ‘고수익 성인채팅 알바’(성인 채팅사이트에서 남성들과 대화만 하면 큰 수익을 주겠다고 하며 알바비로 포인트를 지급한 후 환전 등으로 금원 편취), ‘카지노 대리베팅’(SNS에서 부업 등을 미끼로 접근하여 자신이 대리로 베팅하여 큰 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여 포인트 환전 등으로 금원 편취), ‘로맨스스캠’(소개팅어플, SNS 등으로 호감을 쌓은 뒤 환전부탁) 등으로 피해자들을 현혹하여 포인트 환전을 빌미로 금원을 편취하는 사기이다. 포인트환전 수수료, 선입금 등을 유도하면 반드시 의심하여야 한다. 두번째 예방수칙은 ‘링크 클릭 금지’이다!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인터넷주소(URL), 문자 속 링크, 첨부파일 등은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 스미싱 범죄의 경우 교통범칙금, 택배주소 확인 등을 사칭하여 문자를 보내 인터넷주소나 전화번호를 클릭하도록 유도한다. 사이버사기의 경우 중고거래를 하면서 가짜 결제창이나 결제 사이트를 만들어 링크를 클릭하도록 유도한다. 링크를 클릭하는 순간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해킹당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권아름 경사 경북경찰청 사이버수사과 마지막으로 ‘엄마 나 핸드폰 고장났어’처럼 자녀나 지인을 사칭하여 금원을 편취하는 메신저피싱의 경우 휴대폰 파손 보험처리를 해야한다며 링크를 클릭하게 하거나 어플을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클릭하는 순간 ‘팀뷰어’와 같은 원격제어앱이 설치되고 △계좌개설 △대출실행 △휴대폰 개통 등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 경우 가장 좋은 예방법은 자녀나 지인과 직접 전화통화를 하여 확인하는 것이다. 경북경찰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교묘해지는 사이버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자주 발생하는 사이버범죄 피해유형과 예방수칙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적극 홍보하고, 사이버범죄 피해 예방을 위해 유관기관과 협업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학생, 노인 등 취약계층을 상대로 예방교육을 지속 실시해 안전한 사이버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사이버범죄 예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사이버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사이버범죄예방의 날을 맞아 잠깐 시간을 내어 사이버범죄 예방수칙을 기억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3-03-30

실직 중 지역가입자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지원

남상헌 국민연금공단 포항지사장 국민연금공단은 제도 시행 34년 만인 2022년 5월 ‘수급자 6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현재 수급자 622만 명에게 매월 2조8천억원의 연금을 지급하고, 포항지사 관내(포항시, 영덕군, 울진군, 울릉군) 수급자 7만4천명에게 매월 441억원의 연금을 적기에 정확하게 지급하여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수급자의 급속한 증가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생활 안전망으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하나, 이런 성장의 이면에는 팍팍한 생활로 보험료 납부가 부담스러워 못 내는 분들이 아직 많다. 매월 내야 하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워 납부를 기피하기도 하며 소득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이기도 한다.한편 지역가입자인 국민은 연금보험료 중 일부를 사업주가 내주고 있는 사업장의 근로자와 달리 보험료 전부를 본인이 내고 있어 보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있음에도 그간 지역가입자인 국민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복지 당국과 공단에 형평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또한 실직, 휴직 또는 사업중단 등으로 연금보험료 납부예외를 신청하신 분들은 대표적인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분들로서 소득이 발생하여 보험료 납부를 재개하는 경우에도 경제적 사정상 다시 납부예외를 신청하는 경우가 빈번하여 이런 분들에 대한 우선 지원이 절실하였다.이에 작년 7월부터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영세사업장에만 적용된 보험료 지원이 지역가입자인 국민까지 확대된 것이다.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제도가 국민에게 월 최대 4만5천원의 혜택을 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 실직, 휴직 또는 사업 중단하신 분들의 보험료 부담도 최대 12개월까지 경감하게 되어, 제도 시행 6개월 만에 약 4만 명이 48억 원의 보험료를 지원받아 든든한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을 다시 납부하고 있다.이제 공단은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제도를 사각지대 해소의 초석으로 활용해 더 많은 국민이 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자 한다. 가능한 모든 국민이 ‘1개월 이상’ 가입하고 가입자는 최소 ‘10년 이상’ 가입해 월 ‘100만원 이상’의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다.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제적 안정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 기본이 바로 국민연금이므로, 연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시길 바란다.

202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