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포항 기업혁신파크 유치, 새 도약의 기회

안병국 포항시의원 우리 포항시는 청년인구의 수도권 유출 및 인구 감소,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해왔고 노력하고 있다.특히, 기업혁신파크 유치는 포항시에서 급변하는 사회·경제환경에 맞춰 새로운 도시경쟁력 확보에 대한 기대와 공모 선정에 각별한 노력을 들였고 포항시의회와 함께 힘을 모은 도약의 결과이다.포항시는 지역대학과 산업단지를 거점으로 산업·연구기관·대학 등 글로벌 혁신생태계를 구축하는 산학 연계·융합형으로 지난해 11월 기업혁신파크 공모사업을 국토부에 신청하여 올해 3월 27일 최종 결정 통보를 받았다.기업혁신파크는 기업도시개발특별법에 근거하고 있으며 민간기업의 산업·연구·관광·레저 분야 등에 걸쳐 계획적·주도적으로 자족적인 도시 개발·운영에 중점을 두고 국토의 계획적인 개발과 민간기업의 투자를 촉진시킨다는 목적이 있다.기업혁신파크는 기업이 스스로 입지 선정, 개발계획 수립, 투자, 개발, 사용 및 기업 유치 등 전 과정을 주도하고, 정부는 기반시설 조성 및 세제 지원을 통해 지역 경제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포항 기업혁신파크는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한동대 일원에 54.7㎡(16.5만평) 규모로 들어서며, 부지조성 사업비는 2천565억원이다.사업기간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로 한동대학교, (주)에코프로, (주)포스코퓨처엠 등 7개 기관이 공동 제안하여 산학융합 캠퍼스와 기업육성을 위한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필자는 포항시에 기업혁신파크가 성공적으로 조성된다면 포항의 경제성장과 발전에 반드시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며 에너지, 바이오헬스 산업도시로의 변모가 가시화됨에 따라 이는 작은 변화가 아닌 포항의 경제적, 사회적, 산학연의 지평을 확장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따라서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면 인구감소 예방에 큰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그리고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수도권과의 격차 완화로 경제적 역외유출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그 결과,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지 못하고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악순환에서 탈피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앞으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 간담회 개최 결과를 통해 4월부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현장실사 등을 통해 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은 전문가 컨설팅 등으로 보완하는 등 기업 및 지자체와의 협력 유치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이제 포항시는 거제, 당진, 춘천에 이어 기업혁신파크 선도사업지로 선정된 만큼, 지역균형발전의 초석이 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소통하며 협력하여야 할 것이다.포항 기업혁신파크의 성공을 위해 다음 몇 가지 고려 사항들을 제안하고자 한다.첫째, 양덕과 흥해 주민들과 소통이 있어야 한다. 대상지역 주민들과 소통은 사업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이것이 기업혁신파크 성공의 지름길이다.둘째, 기업혁신파크 성공은 입주할 실제기업들의 실제투자와 실입주를 이끌어내야 한다. 다른 지자체들이 내놓는 투자 유인책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앵커 기업인 (주)포스코퓨처엠, (주)에코프로와 한동대학교의 정책사업과 반드시 연계해야 한다.셋째, 포항 기업혁신파크의 유치 업종은 이차전지 에너지사업과 바이오헬스산업이다. 두 산업의 조화로운 융합과 균형있는 질서를 잘 활용해서 혁신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2024-04-01

3월 1일의 물결을 되뇌며

경북남부보훈지청 보상과 백창훈 1931년 3월의 어느 날이었다. 탑골공원에 모인 인파는 하나둘 술렁이고 있었다. 독립 선언서를 낭독해야 할 민족 대표 33인의 부재, 유혈충돌을 방지하려 했던 그들의 뜻은 의심없이 순수했지만 구심점을 잃은 인파는 모두 지향을 잃고 방황하고 있었다.그 때에 앞장선 이는 정재용 선생이었다. 그는 품속에 숨겨두었던 독립 선언서를 꺼내어 팔각정 단상 위에서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그렇게 나비의 날개짓은 태풍이 되었고, 그가 붙인 작은 불씨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한 큰 불길이 되었다. 정계, 학계 및 종교계의 거두가 아닌 단지 남들보다 조금 더 배운 지식인이 발휘한 용기와 그가 내딛은 몇 발자국이 역사의 큰 획을 그은 것이다.보훈의 사전적인 의미는 갚을 보에 공 훈, 즉 공적에 보답한다는 의미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공적 속에 세워졌으며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권리, 풍요의 밑바탕에 유공자들의 위업이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예외없이 해당되므로 보훈 역시 모두의 몫일 것이다. 3.1 운동에서의 정재용 선생의 역할에서 우리는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누군가가 해 주겠지’, ‘거창하고 복잡한 일이므로 제도적인 뒷받침이 수반되어야겠지’하는 마음이 아닌 우선 나 하나부터 실천하는 것이 보훈일 것이다. 마음가짐으로, 일상 속에서, 작은 것부터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유공자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을 대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마치 3.1운동의 불씨를 지핀 정재용 선생의 실천처럼 말이다.본인은 국가보훈부에 소속되어 공무원으로서의 책무 하에 보훈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3.1운동의 이 일화를 되뇌어본 순간 공무원이 아닌 개인이자 한 국민의 일원으로서도 유공자들의 공적에 감사하고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혹시 모를 일이다. 작디작은 몸짓이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실천이 3.1운동처럼 큰 여파가 되어 이 사회를 더 바람직한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 예우받고 존경받는 유공자들의 모습, 그들을 대우하는 국가와 이 사회의 모습을 보면 더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될 테니.

2024-02-28

하늘의 그물, 천망(天網)의 가르침

주낙영 경주시장 세상엔 다양한 그물이 있다. 물고기를 잡는 어망부터 해충을 막는 방충망까지, 우리네 일상에 뗄레야 뗄 수 없는 게 그물(網)이다.그물은 노끈이나 실, 쇠줄 따위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물과 공기는 통하되 그물코 보다 큰 물체는 드나들지 못하게 하는 구조다. 이같은 그물의 규칙성을 법(法)에 적용해 법적인 감시와 제재를 뜻하는 ‘법망(法網)’이라는 그물도 세상에 존재한다.“법망이 더 촘촘해졌다”, “법망을 빠져 나간 범죄자” 라는 식의 표현이 대표적인 용례다. 때문에 세상의 어떤 그물이던 제 기능을 못한다면 우리의 일상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상상해 보자. 방충망에 자그마한 구멍만 나도 모기떼에 밤잠을 설칠 것이며, 법망에 구멍이 났다면 사회의 법과 질서는 무너지지 않겠는가!망 가운데 ‘천망(天網)’이라는 그물도 있다. 하늘이 인간의 악행을 언젠가 걸러낸다는 그물이 천망이다.중국의 사상가 노자는 도덕경을 통해 ‘천망회회 소이부실(天網恢恢 疎而不失)’이라, “하늘의 그물은 굉장히 넓어 엉성한 것 같지만 선한 자에게 선을 주고 악한 자에게 앙화를 내리는 일은 조금도 빠뜨리지 아니한다”고 했다.하늘엔 인간 세상사를 걸러주는 망이 있고, 그물코가 넓고 커 성긴 것 같지만 놓치는 법이 없어 악행은 반드시 언젠가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이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드시’ ‘언젠가’라는 표현이다.종종 선한 사람이 고통을 당하기도 하고, 악한 사람이 잘되기도 하여 ‘천망(天網)’이 허술한 건 아닌지 의심을 사기도 하지만, 무엇이 됐건 천망에 ‘반드시’ 걸리게 되어 있다.1980년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도 30여 년 만에 진범이 검거됐고, 미궁에 빠져 있던 1991년 대구 초등학생 실종사건 또한 사건 발생 11년 6개월 만에 아이들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범인이 곧 밝혀질 것이라 확신한다.이처럼 ‘천망(天網)’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처럼 세상엔 비밀이 없고, 악행은 반드시 밝혀지게 마련이다.비록 하늘의 섭리인 천망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간이 만든 법망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우리가 항상 정도(正道)를 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공직사회 역시 마찬가지다.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것이 공직자의 행위다. 공직자의 일거수일투족은 유리어항 속의 관상어처럼 항상 노출되어 있다. 청렴하고 투명한 행정은 결국 시민을 위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청렴이란 금품·향응 수수·부정청탁 근절은 기본이고, 소극적 행정 탈피도 포함된다.공무원이 단순히 청렴만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민 입장에선 공무원의 청렴함과 적극성이 곧 유능이기 때문이다. 하늘의 그물이 엉성한 것 같아도 그 그물을 빠져나가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노자의 ‘천망회회 소이부실(天網恢恢 疎而不失)’의 가르침을 우리 모두 되새기며, 청렴 도시 ‘경주’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한층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24-02-07

‘바이오 보국’과 ‘사이디오 시그마’

김기호 전 포스코인터내셔널 전무 바이오 보국을 향한 포항시의 열기가 뜨겁다. 포항시는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을 주목하고 착실한 준비를 해왔다. 사실 국내 지방 도시 중 포항만큼 바이오산업을 일으키기에 좋은 곳도 드물다. 3·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비롯해 포스텍과 한동대, 포항테크노파크 등 뛰어난 바이오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세계 세 번째로 설립된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국내 최초의 식물 백신 상용화 시설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등 차별화된 바이오 인프라가 집적해 있으며, 그린바이오벤처캠퍼스, 해양바이오메디컬 실증연구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포스텍 의과대학과 스마트병원 설립에 포항시민 30만 명 이상이 서명한 것도 바이오 보국을 향한 시민들의 열의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바이오산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좋은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다. 그런 맥락에서 포항시는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를 이끌던 지난 2020년 6월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스마트 헬스케어 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한미사이언스-포항시-경상북도-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4자 간의 MOU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포항에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증폭한 데에는 임종윤 사장의 당시 결단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지역균형발전의 관점에서 임종윤 사장의 판단은 선구적인 혜안으로 평가할 수 있다.임종윤 사장은 2020년 11월 ‘사이디오 시그마(CYDIO CIGMA)’라는 신용어를 내놓으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K-바이오의 진로를 선도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CYber education(사이버 교육), DIgital bio(디지털 바이오), Oral bio(오럴 바이오), CIty bio(시티 바이오), Green bio(그린 바이오), Marine bio(마린 바이오) 등 여섯 분야의 이니셜을 조합한 것이다. 임종윤 사장은 ‘사이디오 시그마’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지로 포항을 지목했다. 세계 각지에서 바이오 관련 사업을 펼쳐온 임종윤 사장의 눈에 포항의 잠재력이 포착된 것이다.하지만 한미약품그룹의 창업자인 임성기 회장이 타계한 후로 그룹 경영권이 불투명해지면서 임종윤 사장의 ‘포항 프로젝트’가 뜻대로 전개될지 물음표가 붙었다. 다행스럽게 ‘포항 프로젝트’의 주체가 임종윤 사장이 이끌어 온 코리그룹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그룹은 임종윤 그룹 회장이 2009년 홍콩에 설립한 RD 및 바이오 헬스케어 기술투자 기업으로 기업 가치가 1조2천억원 수준에 이른다.‘사이디오 시그마’는 K-바이오가 나아갈 길과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에 도전하는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 국민도 정부도 바이오제약산업을 새로운 국가기간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 기업-대학-지방정부-중앙정부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포항에서 ‘사이디오 시그마’를 실현하는 것은 한국 바이오제약의 새 역사를 쓰는 일이라는 점에서 임종윤 사장의 웅대한 포부가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4-01-29

“아파트 화재, 피난·대피요령을 따르세요”

심학수 포항북부소방서장 가정의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푸른 청룡의 해가 시작되는 1월, 안타깝게도 연이은 아파트 화재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아파트 화재는 일반화재보다 다수의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평소에 피난·대피요령을 잘 숙지해야 한다.한가지 사례로 23년 3월 수원시 아파트 1층에서 발생한 화재의 경우 계단실로 연기가 확산된 상황에서 세대 내로 화염·연기가 확산되지 않았으나 계단으로 대피 중 연기흡입으로 계단에서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2019~21년 화재통계연감 자료에 따르면 공동주택 화재 시 발생하는 인명피해는 대피 중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와 같이 아파트 화재 발생 시 무조건 대피하기 보다는 상황에 맞는 정확한 행동 요령이 필요하다.안전하고 정확한 아파트 화재 피난 대피 요령을 살펴보자.첫 번째, 본인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현관으로 대피가 가능한 경우에는 낮은 자세로 지상층 및 옥상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다. 이때 반드시 계단을 이용하고 엘리베이터는 사용하지 않는다. 화재 시 엘리베이터 안 공간으로 연기가 축적되기 때문이다.두 번째, 현관으로 대피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대피 공간·경량 칸막이·하향식 피난구 등이 설치된 곳으로 이동하여 대피한다. 대피 공간이 없는 경우는 화염 또는 연기로부터 멀리 떨어져 문을 닫고 젖은 수건으로 틈새를 막고 구조 요청 후 기다린다.세 번째, 본인 집 외 다른 곳(다른 세대 또는 복도, 계단실, 주차장 등)에서 화재 발생 시 실내로 화염 또는 연기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에는 주변의 창문을 닫고, 무작정 밖으로 뛰쳐 나가기보다는 세대 내에서 대기하며 화재 상황을 주시하는 한편 안내방송을 집중해서 듣는다.마지막으로, 본인 집으로 화염 또는 연기가 들어오는 경우에는 현관을 통해 낮은 자세로 지상층 및 옥상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다. 하지만 복도·계단에 화염 및 연기가 있어 대피가 어려울 때는 대피 공간·경량 칸막이·하향식 피난구 등이 설치된 곳으로 대피하여 구조 요청한다.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생사가 엇갈릴 수 있는 위기의 재난 상황에서,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평소 본인 스스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사전의 올바른 안전 및 대피 교육과 화재 예방 실천만이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2024-01-04

정부는 포항지진특별법상 소멸시효 기간 연장해야

금태환 변호사 정부는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고 모든 국민의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정부는 집단 피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모든 피해자가 균등하고 완전한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눈을 돌려 작금의 포항을 한번 살펴 보자. 지난달 16일 포항지원이 포항지진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국가가 포항시민 4만 7천여명에게 지진 당시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 직후 나머지 45만 시민이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허겁지겁 갈팡지팡하며 변호사 사무실이나 길거리에서 사건을 접수하고 있다.왜 이리 동분서주하고 있는가. 포항지진특별법 위자료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일응 2024년 3월 20일로 끝나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석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석달 안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자신의 권리를 잃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정부는 길거리에서 헤매고 있는 45만 포항시민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 영하의 날씨에 대기번호를 받고 변호사와의 관계도 불분명한 사무실 앞에서 6시간을 기다리는 사태를 계속 방치할 것인가. 이것은 놀림꺼리로 해외 토픽감이다. 어린아이, 돌아가신 분을 포함한 포항시민 전부가 한사람도 빠짐없이 소송을 제기해야만 포항지진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명백히 넌센스다.포항지진의 발생원인이 정부의 잘못에 기인한다는 것은 정부조사연구단 발표, 감사원 감사결과, 진상조사위원회 보고, 그리고 이번 포항지원의 판결로써 명백해졌다. 이번 포항지원의 판결은 이때까지의 지진 발생 원인에 대한 결론을 내고 포항시민에 대한 위자료 금액을 제시한데에 큰 의미가 있다. 이번 포항지원의 판결은 포항시민 각각에게 최대 300만원의 위자료를 인정하였는데 대체적으로는 수긍이 가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히 더 고통을 받은 사람, 사망자의 유족, 병원치료를 받은 사람, 증세가 심하거나 계속 중인 사람, 이재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물론 정부에서도 할 말이 있으리라. 정부도 할 만큼 했고, 포항지진 특별법에 따른 지원도 하지 않았느냐. 그러한 의미에서 정부가 위 판결에 항소한 것도 이해가 된다.그러나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정부가 석달 안에 45만명이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을 보고 있는 것이다. 45만명 속에는 농어촌 거주 노인, 문맹자, 지체 장애자, 요양원, 장애시설 입주자, 지진 당시 미성년이었다가 이제 전국 각지에 나가 활동하는 사람, 지진 당시 해병사단에 근무하다가 이제 생업으로 복귀한 사람, 당시에는 포항 시민이었다가 이제는 각지로 흩어진 사람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도 포항 지진 피해자이고 이 중 어느 누구도 위자료를 받는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들 모두가 위와 같은 판결이 있은 줄 알아야 되고, 자신이 소송을 제기해야만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의 위자료 청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위자료 청구권이나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포항지진특별상의 소멸시효기간은 5년이다. 포항지원의 위자료 청구소송의 1차 판결이 나는데 5년 가까이 걸렸다. 1차 판결을 지켜보다 보니 시효가 이제 석달밖에 남지 않았다. 시효가 임박해 권리행사를 해야 하는 상황은 국가가 만들었다. 포항시민의 책임이 아니다. 또한 누구 책임을 떠나 석달안에 45만명이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그러하기 위해서는 국가는 3달 남은 시효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적어도 1년, 하다 못해 6달이라도 시효를 연장하여 지진피해자 모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회는 즉각 포항지진 특별법 상의 시효기간 연장 원 포인트 개정을 하여야 한다. 이후 조금 여유를 가지면서 포항시민 45만명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도 배상을 받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2023-12-18

원로들의 육성으로 엮어낸 포항 이야기

김도형 ‘원로에게 듣는 포항 근현대사’ 편집자 ‘원로에게 듣는 포항 근현대사’ 연재가 3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 연재는 지역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18명의 원로로부터 삶의 발자취를 들어보고 글과 영상으로 남기는 작업이었다. 원로들은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근현대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겪었으며 지역의 정치, 경제, 행정, 문화, 여성, 체육, 의료, 봉사 등의 분야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분들이다. 원로들의 삶을 씨줄로, 지역사를 날줄로 삼아 그동안 우리가 눈여겨보지 못했던 지역의 뿌리와 무늬를 입체적으로 복원해보는 것이 연재의 취지였다.지역 작가 11명은 부모님뻘 원로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대담 형식으로 기록했으며 원로들의 사진 앨범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사진을 골라냈다. 원로 중 최고령자는 이봉식 선생으로 1931년생이며 다른 원로도 대부분 80대이다. 작가들은 원로들의 연령을 감안할 때 이 작업이 그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거웠다. 실제로 인터뷰가 진행되는 도중에 원로들의 건강이 악화돼 작가들이 긴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행스럽게 원로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작업은 순조롭게 마무리되었고 200자 원고지 2천 장이 넘는 글과 다양한 사진이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총 100회에 걸쳐 경북매일신문에 실렸으며 단행본으로 발간되었다.포항은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도시다. 근현대로 한정해서 봐도 그렇다. 일제강점기에는 지역의 많은 자원이 수탈당한 아픔이 있으며 6·25 전쟁 때는 폐허가 되었고 1960년대 후반에 포스코가 들어오면서 도시의 지도가 바뀌었다. 산업 및 인구 구조, 도시 공간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큰 변화의 물결이 계속 몰려온 것이다. 문제는 격동의 근현대사를 건너면서 지역사를 생동감 있는 기록으로 남기는 시도가 충분치 않았다는 것이다. 도시는 급격하게 바뀌었으나 역사 자료는 충분치 않으니 도시의 역사를 온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지역에 인문학을 깊이 있게 연구하는 대학이 사실상 부재한 탓이다. 안동과 진주, 목포, 군산 같은 도시는 포항보다 규모가 작지만 국립대학이 있고 여기에 인문학 학과가 있다. 이 학과나 관련 연구소에서 지역학을 연구함으로써 지역의 역사, 정체성, 가치 등을 제대로 정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 포항의 역사를 어떻게 살려내고 계승할 것인지는 뜻있는 지역 인사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그런 맥락에서 ‘원로에게 듣는 포항 근현대사’는 지역사 복원의 한 방법으로 의미가 있으며, 지역 공동체가 공유해야 할 역사적, 문화적 자산이라 할 수 있겠다.이 연재를 통해 포항 사람도 몰랐던 포항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면서 많은 독자가 지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보람 있는 성과였다. 3년간의 여정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를 정리하는 시도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2023-11-26

변화를 통한 병역판정검사 제도 발전

김종호 병무청 차장 최근 나타난 여러 현상을 접하면서 세상의 흐름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병무청의 핵심정책이라 할 수 있는 병역판정검사 제도 역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우선 병역판정검사의 정밀성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전문 검사인력을 증원하고 첨단 의료장비를 도입하는 한편 검사 항목을 확대해 왔다.전문의 자격을 갖춘 병역판정검사전담의사를 비롯한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임상심리사 등 분야별 전문인력을 증원하고,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최신 의료장비를 매년 확충하여 더욱 세밀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병리검사의 종류도 매년 1∼2종씩 점진적으로 늘려 2022년 신사구체여과율, 2023년 알부민 및 고밀도 콜레스테롤 등 검사 항목을 추가해현재 30종의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병역판정검사의 정밀성 강화뿐만 아니라 병역의무자 편익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병역판정검사를 통해 확인된 질병은 ‘건강검진결과서’ 제공을 통해 본인에게 알려주고 치료방법을 안내해 준다. 병역판정검사가 생에 첫 종합건강검진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또한, 20대청년들의 정신과 관련 문제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 정밀심리검사를 추가하는 등 심리검사를 강화하고 정확한 진단으로 적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병역판정검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비용도 지원한다.신체등급 판정에 참조한 병무용진단서와 의무기록지 발급비용을 지급하고 있으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수급권자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병역의무자는 외부 병원 위탁검사를 우선해 실시하고 있다.이외에도, 뇌전증 위장 병역면탈 범죄 사건 등에 대한 재발 방지와 함께 더욱 정밀한 병역판정검사를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병역면탈 추적관리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병역면탈 통합 조기경보 체계도 준비하고 있다.병역판정검사는 실질적인 병역의무의 시작으로 병역의무자가 제일 먼저 병무청과 마주하는 곳이 병역판정검사장이다.따라서, 병역의무자들이 불안감을 떨치고 병역이행의 첫걸음을 잘 내디딜 수 있도록 사회의 변화 흐름에 맞추어 제도를 지속 개선함으로써 병역판정검사가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2023-11-08

유혹에 넘어가는 순간, 나도 보험사기꾼이 될 수 있다

이희철포항남부경찰서 경위 실손보험을 악용한 보험사기 사건이 잇따라 증가하고 있다.특히 실손보험 사기 사건의 경우 회사원과 전업주부, 학생 등 평범함 일반 시민이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생각에 무심코 저지르게 되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병원 측의 제안으로 실제 진료 사실과 다른 진료 내역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받는 순간,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혐의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적발된 보험사기 규모가 1조818억원으로 매년 급증세를 보이던 보험사기는 급기야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보험사기로 적발된 사람들 또한 10만명이 넘어섰다.최근 포항에서도 이같은 혐의로 의사 및 관련자 5명이 구속되고, 120명이 넘는 환자가 불구속 입건됐다.정형외과와 피부과, 피부관리실이 짜고 브로커까지 고용해서 환자를 유치한 뒤 실손보험금 청구가 되지 않는 피부미용 시술을 해주고 도수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의 진료내역서를 발급해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조사를 해보니 입건된 대다수 환자는 평범한 일반 시민이었다.“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금전적인 유혹에 넘어가 실제 진료사실이나 금액과 다른 허위, 과장 서류로 보험금을 받아 보험사기에 연루된 것이다.병원 측의 유혹에 넘어가 보험사기에 연루되지 않도록, 병원이나 브로커의 실손보험이 보장되지 않는 치료사항을 보험처리 해 주겠다는 제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또 보험금 청구 시 병원이 발급한 진료내역서, 영수증 등이 실제 진료받은 내용대로 작성되었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등 주의가 요구된다.보험사기는 개인의 탈법 행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시민들에게 피해를 전가시키고, 공보험 재정악화 등 사회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하는 범죄임을 명심해야 한다.“세상에 공짜는 없다”눈앞의 작은 이익에 현혹되지 말고, 건전한 보험질서를 확립을 위해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이자.

2023-11-08

입주아파트 사전점검·세금도 사전점검

박덕기 대구 서구 세무관리팀장 2022년 서대구역 개통과 더불어 지식산업센터, 공원, 구립도서관 등 사회기반시설이 들어섬에 따라 기존의 노후된 주택을 철거하고 새로운 주거시설을 건축하기 위한 재개발, 재건축사업이 도시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사실 서구는 대구의 중심축이었던 70~80년대 이후 신도시 개발과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등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침체기에 빠져들고 있었다.하지만 유행은 돌고 돈다 했던가? 지금 서구는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서대구 역세권 개발과 산업철도 등 광역교통 인프라연계를 통한 미래 교통허브 조성으로 서대구권의 주요 거점도시로 급부상하면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재개발사업이 서구 전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정주여건 또한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두류역e-편한세상 902세대가 2022년에 입주했고 서대구KTX영무예다음(1천418세대), 서대구역서한이다음더퍼스트(856세대)가 올해 상반기에 입주를 마쳤으며 하반기에는 서대구센트럴자이(1천526세대), 서대구역화성파크드림(1천594세대), 서대구역반도유보라센텀(1천678세대) 등 4천798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대단지 신축아파트단지가 조성되면 주거환경 개선 및 인구증가뿐만 아니라 취득세 등 관련 세수도 늘어나게 된다. 특히, 입주민들은 아파트가 준공됨에 따라 이주 준비, 분담금 정산, 자금 대출, 취득세 납부 등 그동안 미뤄졌던 일들을 처리하기에 정신이 없다.그래서 우리 세무과에서는 아파트 시공사에서 입주 전 각종 하자나 마감 확인을 위한 사전점검일을 지정하는데 착안해 사전점검 현장에서 안내 책자를 배부하고 취득세 등 지방세 상담을 실시함으로써 입주민들의 세무 궁금증을 해소하고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2023년 3월에 서대구KTX영무예다음, 8월에는 서대구역반도유보라센텀 그리고 9월에 서대구역화성파크드림 사전점검일에 세무상담 부스를 설치해 운영한 결과 200여 건의 세무고충을 상담했으며 특히 은행 부스의 대출 상담과 연계한 편리성으로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제는 입소문이 나서 다른 재개발 현장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우리 구청에서는 내년에도 신규 입주단지에 대하여 출장 세무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며 현직 세무사와 일대일 상담이 가능한 무료 세무상담실과 마을세무사 제도 등 구민들이 만족하는 세정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다.

2023-10-30

환동해 문화도시 포항 꽃피울 ‘포항시립박물관’을 기대한다

이강덕 포항시장 현재 포항은 철강도시에서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도약의 원동력은 자신의 뿌리를 깊이 있게 아는 데서 시작된다고 보며, 그 출발점이 바로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담은 포항시립박물관의 건립이라 할 수 있다.포항시립박물관의 건립은 우리 지역의 수많은 유물을 수집하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공간 즉, 지역 수장고를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에 시급한 현안이다.안타깝게도 포항에는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할 수장고가 아직 없다.이런 연유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라 금석문으로 평가받는 국보 ‘포항 중성리 신라비’(501년 제작 추정)가 포항에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또한, 중국 서진(西晉)시대 관인으로 포항 신광면에서 출토된 보물 ‘청동 진솔선예백장 인장’, 흥해읍 일대 고분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 등 과거 포항에서 출토된 문화유산 대부분이 다른 지역의 박물관 혹은 연구소에 보관돼 있다.안타깝게도 이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다.경주 불국사에 버금가는 가람이었다고 전하는 법광사지는 10년 넘게 발굴이 진행되면서 많은 조사 성과를 거두었다.신라 왕실 원찰에서만 확인되는 녹색 유약을 바른 벽돌인 녹유전을 비롯해, 불상·기와·토기 등 각종 유물이 3,000여 점이나 출토되었지만 수장시설의 부재로 이미 고향을 떠났거나 앞으로도 반출이 이어질 전망이다.문화유산은 그 지역의 정신을 담고 있다.포항시민의 정체성 확립과 우리 고장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포항의 문화유산을 되찾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도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한 구심점인 수장고의 건립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박물관의 존재는 단순히 유형의 문화자원 보존에 그치지 않는다.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포항은 대한민국 산업 발전을 견인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도시가 개발되고, 인구가 급증했으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이러한 과정에서 과거의 모습·관념·전통 등이 사라지고 잊혀져가며 안타까움을 더한다.포항시민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언어문화, 전통 놀이, 풍습 등 소중한 무형적 문화자원이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이 같은 정신적 자원을 체계적으로 연구·보존해 미래 세대에게 전승해 줄 수 있는 박물관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포항은 그동안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어왔다.더불어 시민들이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갈증을 겪어 온 것도 사실이다.그렇기에 포항시립박물관은 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 관리를 넘어, 시민들과 지역정체성을 함께 공유, 소통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또한 영일만을 따라 펼쳐지는 포항시립미술관, 2026년에 완공될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등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해 포항시립박물관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용비어천가에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움직이지 아니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으니’ 라는 구절이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 꽃과 열매가 많이 열린다는 뜻이다.50만 시민들의 염원을 모은 ‘포항시립박물관’이 지역민의 자긍심과 정체성의 ‘뿌리’가 되어, ‘문화도시 포항’이라는 꽃을 피우길 기대한다.

2023-10-22

스마트시티 포항, 원도심에 새 숨결 불어 넣다

안병국 포항시의원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우리나라 도시들은 초고속 성장과 빠른 산업화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 반면 원도심의 물리적 환경쇠퇴와 인구 감소 및 중심 기능의 유출로 도시화의 부작용이 커졌다.필자는 평소에 매일 자전거로 죽도시장과 중앙상가 인근 거리를 다닌다. 얼마 전 ‘2023 중앙상가 야시장’ 개최로 오랜만에 조용하고 한산했던 중앙상가 주변이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그동안 쇠퇴하던 원도심 공간을 기회의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자 우리 지역 특성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좋은 아이디어인 소프트웨어가 준비돼 있어도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적인 도구나 기술이 충분히 뒷받침 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성공시키기 위해서 스마트시티 기술은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렇다면 스마트시티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가? 스마트시티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수단이자, 도시의 지속 가능한 번영을 추구하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플랫폼이다.우리 포항시는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 주관 ‘2022 스마트시티 챌린지 본사업’에 최종 선정돼 관련 사업을 추진중이다. 해당 사업은 우수 기술력을 가진 기업과 지자체가 협업해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우리 시는 스마트 도시안전, 스마트 교통, 디지털 행정혁신, 데이터허브 4대 분야 10개 서비스를 통한 미래형 스마트시티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스마트시티 챌린지 본사업의 연계로 CCTV에 AI기반 지능형 분석 시스템을 적용, 사람·차량 객체 식별과 폭력, 쓰러짐 등 선별 감지로 이상 상황을 즉각 감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또 녹화된 CCTV 저장 영상에 검색어 추출을 통해 사람·차량·사건을 찾아내는 시간을 대폭 줄여 사건 해결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범죄예방과 시민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포항시는 최근 중앙동 ‘육거리 보행환경조성’을 위해 교통섬·고원식 횡단보도 설치를 마쳤다. 교통섬 간 횡단보도 설치로 횡단 길이가 짧아져 보행자가 도로 위에 머무는 시간이 최소화된다.교통섬과 인도 간에 설치되는 고원식 횡단보도는 보행자를 안전하게 만들고, 남북방향 양 직진 시 보행자 신호를 추가로 부여해 보행자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이러한 교통섬과 고원식 횡단보도의 설치는 시민들의 수요가 많은 육거리 위쪽 거점시설(북구청, 꿈트리)과 도서관, 인디플러스 영화관, 북포항 CGV 등 육거리 아래쪽 중앙상가와 빠르고 자연스럽게 연결돼 상호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인근 죽도시장과 중앙상가 등을 이용하는 시민과 관광객의 이용 편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고, 교통 접근성 및 보행 안정성 향상으로 원도심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또 다른 방안인 스마트주차장은 공공 및 민간주차장의 실시간 주차 면수, 주차장 위치 정보를 홈페이지나 앱으로 제공하여 불법 주정차 예방 및 방문객을 유도한다.이는 중앙상가에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주차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2019년에 시작된 1차 사업은 민간주차장에 AI(인공지능) 카메라를 설치하고 도로가에 VMS(문자표출장치)를 부착해 민간 주차장별 주차가능 현황을 제공했다.2023년 고도화 사업은 민관통합주차관제 시스템을 도입, 향후 중앙상가 내 어디에 주차를 하더라도 이용자가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또 ‘주차난으로 중앙상가를 찾지 않는다’는 오명도 씻을 수 있게 된다.스마트시티는 일상생활의 여러 가지 불편을 첨단 기술로 해결하면서 원도심 기능을 다시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또 육거리를 중심으로 한 원도심과 시민들의 삶이 혁신기술과 함께 많이 나아지길 기대한다.

2023-10-18

구미, 대구는 ‘경부고속도로’라는 대동맥으로 연결된 우애 깊은 兄弟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1968년∼1970년 박정희 대통령께서 건설한 경부고속도로. 우리나라 산업화와 근대화,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대동맥으로 일일 생활권이 가능해졌다.그야말로 우리나라 산업화를 앞당기고, 이로 인해 대구·경북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는 급성장 할 수 있었으며, 비슷한 시기인 1969년 구미국가공단이 조성되며 우수한 제조능력을 바탕으로 수출국가로 거듭나게 되었다.우리나라 산업화의 초석을 다진 구미공단. 조성 54년 동안 수출과 무역흑자 확대로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1등 공신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그 배후에는 대구광역시라는 큰집이 있어서 가능했고, 구미공단에서 근무하는 많은 산업역군들은 대구에서 주거와 문화, 교육 등을 충족하고 있어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대구와 구미가 ‘경제공동체’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은혜 갚은 까치’, ‘결초보은’이야기를 알고 있는가.누군가 상대방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그 은혜는 또 다른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며, 우애 깊은 형제는 밥 한 그릇이 있을 때 형 먼저, 아우먼저 양보하기 마련이다.구미와 대구는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받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힘을 합쳐 성장해온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순망치한’인 것이다.그러나 지금 대구와 구미, 구미와 대구는 어떤가?취수원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 않은가?단언컨대 대구시민과 구미기업의 입장해서 생각해야 한다. 대구시민의 상당수는 구미라는 국가공단이 있기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그 소득을 기반으로 살아갈 수 있으며, 구미기업은 대구라는 거대 도시가 있기 때문에 우수한 근로자를 채용해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문화와 교육,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으며, 경제1번지인 구미공단과 대구는 견고한 협업을 통해 대구경북이 메가시티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소소하고 감정적인 대립에서 벗어나 대승적이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정신도 지금 시점에서 꼭 필요하며, 서로를 흠집 내거나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될 것이다.경부고속도로와 구미국가공단을 통해 산업화를 앞당겼듯이 이제는 서로가 서로의 고마움을 깨닫고, 긴밀한 협력에 손을 맞잡아야 한다.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라는 큰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이 파도를 어떻게 하면 더 잘 탈 수 있을지 도로망, 철도망 확충과 시너지 극대화에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재차 강조컨대 구미와 대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에 있음은 분명하다. 기업으로 따지면 생산기지와 RD부서랄까? 연구개발 없이 생산할 수 없고, 연구개발을 아무리 잘한 듯 생산기반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감사하고 기쁘게 여기며 긴밀한 협력을 강화할 때 비로소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고 일자리가 넘치는 지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요컨대 박정희 대통령께서 구미공단을 만드셔서 대구·경북을 먹여 살리고 국가경제에 큰 역할을 하였는데 구미에 기업 활동을 제한하고 기업유치를 막는다는 것은 경부고속도로를 해체하는 것과 다를 바 없고, 박정희 대통령을 욕보이게 함은 물론이며,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부디 구미와 대구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협력과 공생을 통해 서로 윈윈하기를 바래본다.

2023-10-18

포스코, 지역균형발전 힘 보태야

이재훈 (전)경북테크노파크원장 ‘균형(均衡)’을 영어로‘밸런스(Balance)’라고도 하지만, ‘이퀄리브리엄(Equilibrium)’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후자는 물리학이나 경제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로, ‘회복력’ 또는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 좀 더 적극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이제 ‘지역균형발전’의 개념도 이와 같이 확장할 필요가 있다.진정한 균형발전이란 각 지역의 자원과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이를 외면한 채 계속해서 수도권 집중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지방소멸을 가속화 해 결국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것이다.과거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주로 항만·도로·철도 등 대형 SOC사업 위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지금은 기존 정책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러 정부 부처 간 협업을 기반으로 지역이 주체가 되어 기업 및 대학과 협력하여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그런 점에서 포항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춘 도시라 할 수 있다. 지난 반세기 포항은 포스코 그룹과 함께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근대화와 산업화에 기여해 왔고, 철강을 넘어 친환경 미래소재의 시대가 도래 한 지금은 차별화된 RD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산업 등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여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포항은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세계 최고의 이차전지 선도기업이 자리 잡고 있으며, 포스텍을 비롯한 포항가속기연구소, 막스플랑크한국 포스텍연구소(MPK) 등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우수한 연구기관 및 시설을 다수 보유한 그야말로 산(産)·학(學)·연(硏)이 총 망라된 지역이다.최근에는 ‘이차전지 양극재 산업 특화단지’ 선정과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 최종 통과를 비롯해 국내 최초 ‘육양국 연계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조성 MOU 체결로, 명실상부 포항이 미래 첨단전략 신산업의 최적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바 있다.아울러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최근 제정됨에 따라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을 통해 기업에 대한 규제 특례, 세제 혜택 등 국가 차원의 다양한 행·재정적 지원이 기대되는 한편,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해 소비하며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도입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은 기업이 지방에 정착해 지속가능한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미래 첨단 기술력이 곧 경제이자 안보인 시대, 이제는 수도권을 넘어서 각 지역을 기반으로 첨단 기술을 특화하고 육성하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이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말이 내포하는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전략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특히 포스코가 철강을 넘어 미래신소재인 이차전지로의 구조전환에 성공한 것은 포항기반 우수 연구 인력의 기여가 결정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포스코 그룹이 현재 추진 중인 미래기술연구원의 수도권 분원 설립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처사로 재고가 필요하다. 포스코 그룹은 간판뿐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미래기술연구원 포항본원 구축으로 우수한 인재유지와 나아가 영입을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아울러 포항시는 국제학교, 스마트병원 설립 등 교육, 의료를 비롯한 다양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더욱 힘써 인재들이 모여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새로운 미래 100년, 그 장미빛 여정의 시작을 ‘글로벌 기업 포스코 그룹’과 ‘미래 신산업 도시 포항’이 함께 손잡고 열어가기를 희망해 본다.

2023-09-26

구미, 대구는 경제공동체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SK실트론, LG이노텍 구미에 조단위 대규모 투자’, ‘반도체 특화단지 구미 지정’, ‘방산혁신클러스터 구미 유치’이러한 구미산단의 경사가 있으면 누가 가장 좋아 할까. 그 수혜자는 누구일까. 구미시민인가. 구미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인가. 단언컨대 대구의 위성도시인 구미에 기업 신증설 투자가 일어나 고용이 늘어나고 GRDP가 증가하면 그 수혜는 구미도 구미지만 대구도 못지 않다고 본다. 유동인구 60만을 상회하는 구미에 직장을 두고 대구에서 출·퇴근 하는 인원만 수만여 명에다 구미에서 창출한 소득을 기반으로 대구에서 소비를 주도하는 사실은 이미 다 알고 있지 않은가?우리 회사 직원 30%도 대구에 주소지를 두고 있고, 구미산단의 기업 대표자나 임원, 근로자까지 대구 수성구나 북구, 달서구, 성서 등에서 출·퇴근 하고 있으며, 기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그 뿐인가 구미기업에서 필요한 자재와 공구의 상당량은 대구에서 올라오고 있으며, 하다못해 ‘선산5일장’의 상인들도 대구에서 많이 온다. 필자는 어제도 대구 수성구에서 저녁을 먹고 왔으며, 대구는 제2의 고향이자 대구와 구미를 떼어놓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기업은 어떤가? 구미에 본사를 두고 대구에 공장을 두는 기업, 반대로 대구에 본사를 두고 구미에 공장을 두고 있는 기업도 허다하다. 요컨대 구미와 대구는 하나, 경제공동체라는 뜻이다.순망치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평소에는 다툴 때도 있지만 돌아서면 좋아 어쩔 줄 모르는 부부 사이라고도 할 만큼.구미는 대구가 없으면 지금과 같이 성장 할 수 있을까? 수만여 명의 근로자가 대구에 주거지를 두고 있는데 구미 혼자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반대로 대구는 구미가 없으면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일자리와 소득창출의 기반인 구미가 없다면 대구는 실업자가 급증할 것이다.큰 그림을 봐야한다. 우리 동네에서 공부 좀 잘한다고 으스대서는 안 된다. 수도권과의 경쟁, 더 넓게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좁은 시야에서 물문제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하며, 대구에 물을 주고, 양 지역 상생을 위해 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다.구미는 알다시피 삼성, LG, SK, 한화, 도레이, 코오롱, 효성, LIG넥스원 등 글로벌 기업의 생산기지로 이미 이들 대기업이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어 신증설 투자가 용이하며, 실제로 최근 조단위 투자까지 일어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기업이 모여 있지 않은 지역에 임의로 대기업 공장을 지으려 한다면 다른 지역에서 반대할 것이며, 기업 경쟁력도 떨어질 것이다.다시 말해 구미가 잘되는 것이 대구가 잘되는 것이며, 구미를 키워야 대구경북이 다 같이 잘 살 수 있다고 본다.이러한 맥락에서 대구에서도 구미산단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같이 고민해주어야 한다.KTX, 백화점 등 어떤 인프라가 구미에 더 갖추어지면 구미기업 일자리가 늘어나 결국 대구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이런 고민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또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라는 큰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이 파도를 어떻게 하면 더 잘 탈수 있을지 도로망, 철도망 확충과 시너지 극대화에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신공항을 거점으로 구미의 정주여건이 개선되고 물류경쟁력까지 키울 수 있다면 인구 증가는 물론, 기업 경쟁력이 한층 높아져 구미는 아주 매력적인 산단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고 본다.구미와 대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에 있음은 분명하다. 기업으로 따지면 생산기지와 RD부서랄까. 연구개발 없이 생산할 수 없고, 연구개발을 아무리 잘한 듯 생산기반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감사하고 기쁘게 여기며 긴밀한 협력을 강화할 때 비로소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고 일자리가 넘치는 지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2023-09-25

경제효과보다는 정치효과가 더 컸던 안전 체험관

김진홍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 환동해위원회 위원 지난 연말 정년 은퇴를 하였기에 올해는 편안한 마음으로 은퇴 생활을 즐기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뜻대로 되어가지 못하는 것을 알만한 나이인데도 마음 수양이 덜 된 탓인지 가끔 속에서 끓어오르는 마음으로 불편할 때가 적지 않다. 그 원인이야 그저 자기 욕심을 못 채운 미련 때문이다. 더구나 개인적 이득보다는 ‘대의’에 어긋나지 않고 충분한 ‘당위성’을 갖추고 있었던 사안이었기에 더욱 아쉽다.벌써 만 6년이 되어간다. 포항 북구 흥해지역에서 일어났던 지진 말이다. 그날 오후 사무실에서 겪었던 지진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지진 발생 이후 뉴스가 쏟아지고 또 포항시와 경상북도로부터 매일 피해 상황을 전달받는 동안 문득 든 생각이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지진에 대한 경제적인 피해를 계산해본 연구가 있나 하는 것이었다.온갖 연구자료를 뒤져보아도 없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재산 피해액이라는 것도 실제 겪은 피해자들이 느끼는 금액과는 괴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부의 담당 부서는 명문화된 기준규정에 따라 계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문제는 그러한 피해 기준을 매년 아무런 사건, 사고도 없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이나 부동산가격 상승률을 적용하여 피해 발생에 앞서 보상이나 손해사정 기준을 개정해두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거의 반년에 걸쳐 지진 발생이 잦은 일본의 정부에서 피해액을 계산하는 수식을 어렵게 입수하고, 전문가들이 연구한 지진피해의 영향이나 분석기법을 파헤쳐서 연구한 결과(포항지진의 경제적 영향 추계 및 정책적 시사점)를 발표(2018년 5월)하였었다.나중에 특별법 제정이나 정부에 보상(배상)액을 요구할 때 이 연구 결과가 최저한도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었다는 소식에 개인적으로는 보람도 느꼈다.하지만 필자가 주목했던 점은 과거가 아닌 미래였다. 보고서에서 제시한 정책의 하나는 지진피해 지역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지진 체험 학습관을 건설하여 관광 상품화하라는 것이었다.그런데 ‘경북 안전체험관’의 발상은 분명 피해지역인 포항시 더 깊이 말하자면 북구 흥해읍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그동안의 움직임과 올해 최종후보지 선정에 포항이 제외되었다는 소식에 기가 찼다. 이것은 후보지를 고민할 필요조차 없는 사안이다.왜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 오랫동안 생각해보았다. 답은 분명했다. 경제효과보다는 정치효과가 더 컸다는 이야기다. 지역의 모든 정책은 시정, 도정, 국정으로 연결된다. 시정이야 시장이 책임지지만 시의 영역을 벗어난 도정, 국정과 얽히면 정책은 연결고리인 국회의원 정도의 정치력이 중요해진다.포항시가 제 밥그릇을 제대로 챙기려면 최소한 행정과 정치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만 한다. 적어도 내년부터는 지역의 정치력이 더이상 엇박자가 아닌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었으면 한다.

2023-09-20

퇴계선생 좌우명 따라하기?

배성길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묻지마 폭행과 엽기적인 사건, 극단적 선택 등이 메인 뉴스를 차지한다. 가족이 함께 볼 때는 여간 민망한 게 아니다. 이럴 때 마다 우리는 묻곤 한다. 왜 우리 사회는 이런 걸 해결하지 못할까?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위인이라도 다시 나타나야 하는 걸까? 퇴계 선생이 다시 오신다면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나는 이곳 도산 계곡에 거주하면서 퇴계 선생의 발자취를 자주 찾아 다니고 있다. 도산면 소재지 퇴계태실이 있는 노송정 앞 개울을 바라보면서 퇴계 선생의 어린 시절을 상상해 본다. 노송정 주변 산기슭이나 오솔길을 다니면서 봄에는 쑥도 캐고, 가을에는 주인 없는 밤과 대추를 따먹으면서도 퇴계 선생의 흔적을 두리번거린다.선생의 자취와 향기를 더 깊게 느낄 수 있는 도산서원은 사무실에서 5분 거리에 있어 더 자주 간다. 도산서원 마당 앞에 서서는 하염없이 냇가와 건너편 들판을 쳐다보기도 했다. 조선의 수많은 선비들이 퇴계 선생을 만나러 왔다고 하니 그 선비들이 보이는 듯했다.지금은 안동댐 건설로 수몰됐지만 당시는 건너편 들판이 솔숲이었고 조선시대 정조 임금의 지시로 특별과거시험이 있었던 이곳에 1만 명이 모였고 영남선비 7천228명이 응시했다고 한다. 그 당시를 상상하면서 퇴계 선생의 흔적을 찾아 킁킁거리기도 했다.선생은 매일 24시간 끊임없이 은밀한 곳이든 혼자 있는 곳이든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이든 항상 경계하며 엄숙을 지켰다.진정한 인격수양과 학문완성을 통해 후세에 삶의 길을 제시하고자 했으며, 흐트러짐이 없이 성인의 길을 가고자 노력했다. 다산 정약용은 ‘도산사숙록’에서 퇴계의 인간적 품격과 겸허한 인격에 무한한 존경심을 밝히기도 했다.퇴계 선생은 상대가 누구든간에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고 남을 배려하고 섬기는 삶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선생은 ‘사무사(思無邪·간사한 생각을 품지 마라)’, ‘무자기(毋自欺·자기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무불경(毋不敬·항상 공경하는 마음을 가져라)’, ‘신기독(愼其獨·혼자 있을 때도 행동을 바로 하라)’ 등 네 가지 좌우명을 해서체의 친필로 써서 벽에 걸어두고 하루에도 수차례씩 바라보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한다.공자 이후 성인은 퇴계가 유일하다는 평가도 있으니 우리는 퇴계 선생을 따라 성인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인간답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마침 한국국학진흥원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11월 12일까지 주말에는 도산서원에서, 평일에는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에서 퇴계 선생의 좌우명 목판인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곧 추석 연휴가 시작되고 가을 여행철이다. 자녀들과 함께 방문해서 퇴계 선생의 좌우명을 직접 인출하여 마음에 담았으면 하고 바란다. 액자에 넣어 잘 보이는 데 걸어 두면서 두고두고 마음에 새겨도 좋을 것 같다.

2023-09-17

신라 이사부 장군이 지켜온 독도·동해…이제는 우리가 지켜야 할 때

유충근 동해해양경찰서장 중국 당태종의 유명한 고사 중“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이라는 글귀가 있다. 이는“어떤 일을 이루기는 쉬우나 지키기는 어렵다”는 말로 나라를 세우는 것과 잘 지키고 유지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어려운지를 신하들에게 물었다는 내용이다. 어떤 일을 유지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해양경찰 70주년을 맞이한 지금 우리는 해양패권의 경쟁 속에서 국가 안보와 국민의 생명 재산 등을 지키며 한 발자국씩 더 발전하고 있는지 오늘 나는 생각해 본다. 동해시 묵호진동 13번지, 이는 동해문화원과 국가기록원 동해시청 등을 통해 찾은 동해해양경찰서의 시작인 묵호기지대의 창설지이다. 동해해경은 1954년 묵호진동 13번지에서 해양경찰 묵호기지대 발대식을 거쳐 2010년 현재의 청사로 이전하기까지 70년간 동해를 지키고 있다. 우리 동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신라시대 지증왕 13년 이사부 장군이 하슬라주에 군주로 임명되면서부터 시작됐다. 군주로 임명된 이사부 장군은 동해 먼바다에 있는 우산국(지금의 독도와 울릉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나무로 된 사자를 여러 개 만들어 겁을 주니 우산국(울릉도) 사람들이 놀라 항복한 일화는 우산국을 정벌한 이사부 장군의 지혜와 함께 신라 수군 양성에 큰 역할을 했다. 이런 이사부 장군의 기백을 이어받은 동해해경은 2002년 3월 해양경찰 최대 경비함정인 5001함(삼봉호·독도의 옛 지명)을 인수해 독도와 동해북방해역까지 광활한 동해를 수호할 수 있었다. 2006년 10월 23일 울릉도 북서방 117Km 해상에서 러시아 선적 시네고리예호가 침몰했을 때 동해해경은 삼봉호를 현장으로 보내 10여 일간의 수색 구조작업을 했다. 삼봉호는 거센 파도를 뚫고 북방한계선을 넘어 수색하던 중 러시아 선원 5명을 구조하고 1명에 시신을 수습했다.  이는 국내는 물론 러시아 현지에서도 큰 감동을 불러왔고, 감명을 받은 러시아 유명 화가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4년에 걸쳐 그린 유화작품(가로 16m, 세로 1m)을 동해해경에 기증했다. 그는“러시아 선적 시네고리예호 침몰사고시 최악의 기상조건에도 불구, 한국 해양경찰의 10여 일간의 생사를 넘나든 구조 활동은 국적과 인종을 초월한 휴머니즘의 극치를 보여줬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이는 대한민국 국가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2014년 12월 1일에는 러시아 베링해에서 침몰한 501 오룡호를 수색하고자 삼봉호는 해양경찰 역사 중 처음으로 해외 자국선박 구조작업에 투입됐다. 38일간의 긴 수색작업으로 당시 평균 파고 4~5m 이상의 높은 파도와 초속 20m/s의 강풍이 부는 극한의 상황 속, 안타깝게도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한국인 6명의 시신을 인도받아 고국에 있는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렸다..또한, 2021년 12월 울릉도 북동 131km 해상에서 5천t급 파나마 선적 화물선이 침몰해 3016 함(태평양 16호)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악천후 속 선원 18명 중 17명을 구조한 동해해경은 베트남 특명전권대사로부터 감사장을 전달받았고 현재까지도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다. 한편, 내부적으로 동해해경은 동해 북방해역 등 광활한 해양영토에서 불법 조업 외국어선 대응역량을 강화해 국민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또한, 동해를 방문하는 많은 국민에게 연안안전정책 홍보 등을 통해 안전의식을 키우고 연안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로운 레저 트렌드에 맞는 수상레저활동 안전관리 대책을 세우고 시기에 맞는 특별단속기간을 정해 해양범죄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해양 마약사범 근절 등 해양수사 전문가 양성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해양경찰 70주년을 맞이한 올해, 동해해경은 묵호기지대 창설지 위치에 동해해경 표지석을 설치, 국민에게 동해해경 역사에 대한 홍보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동해해경은 지난 70년 동안 크고 작은 많은 사건·사고를 처리하면서 성장해 왔고, 기본에 충실하고 현장에 강한 국민의 해양경찰이 됐다. 칠흑 같은 어두운 바다에서 한 줄기 빛을 뽐내는 등대의 불빛처럼, 우리는 국민의 신뢰를 받는 동해의 길잡이가 돼, 안전하고 깨끗한 동해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독도의 개척자 신라 이사부 장군은 지난 2012년도 표준영정으로 돌아와 삼봉호로 승선, 독도의 수호자 동해해경과 함께 독도와 동해바다를 굳건히 지켜 내고 있다. 동해해경을 지켜온 수많은 선배님과 592명의 든든한 소속 해양경찰관, 함정 18척, 그리고 이사부 장군, 그 기세를 오늘도 떠오르는 독도 동해의 태양을 보며 해양주권 수호를 다짐하고 또 다짐해 본다.

2023-09-05

7박 9일 출장과 포항의 새로운 가능성

김은주 포항시의원 “지금 포항은 철강 중심도시에서 수소와 이차전지 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포항은 지역의 중소 도시지만, 유럽의 많은 과학자께서 포항에 주목해 주십시오”지난 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EKC 2023(유럽 한국 과학컨퍼런스 2023)’ 개회식에서 본 의원이 전했던 이야기는 지난 8월 11일부터 7박 9일 일정의 프랑스·독일 출장에서의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다.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철강중심 도시 포항이 새로운 산업으로 재편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을 가졌다. 지난 50여 년 포항시가 철강산업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산업 구조 패러다임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이차전지 특화 단지 선정, 수소 클러스터 예타 통과 소식은 포항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이번 유럽 출장은 모처럼 들려온 반가운 소식과 함께 포항시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국가를 벤치마킹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무엇보다 이번 출장 기간 중 세 곳의 연구소 방문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관계자들의 환대는 국경을 뛰어넘는 따뜻함 그 자체였다. 첫 번째 방문한 독일 율리히 연구센터의 수소경제연구소인 헬름호르츠 클러스터에서는 탄광 지역이었던 율리히 지역이 수소 시범지역으로 변화된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헬름호르츠 클러스터 관계자는 포항시에서 조성중인 수소 클러스터 사업에서 “연구 중심에서 탈피해 기업의 의견을 많이 수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뮌헨에 있는 막스 플랑크 재단본부(MPG) 방문과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의 MOU 체결에서는 포항시 전지 보국의 든든한 파트너를 마련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두 기관의 총책임자가 여성이라는 점과 막스 플랑크 재단 본부의 경우 여성 연구자의 경우 남편과 가족들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은 부러운 대목이었다. 포항시에서도 글로벌 첨단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 성평등한 기업문화를 놓치지 말고 벤치마킹하길 바라본다.이번 출장에서는 포스텍과 포항테크노파크의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유럽에서 만난 포항분들이라 더 반가웠는지도 모른다. 그중 한 분이 전한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포항은 훌륭한 RD(연구개발)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도시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립대학과 민간 연구소 중심으로 연구를 이어왔다. 포항시가 글로벌 과학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국가나 경북도의 전폭적인 지원이 중요한 부분이라 충분히 공감되었다.7박 9일이라는 길지 않은 출장에서 꼭 새기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바로 헬름호르츠 연구소 관계자가 수소 시범 사업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open information(정보공개)’과 ‘communication(소통)’을 강조한 점이다.포항시도 앞으로 지역민들에게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해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소통의 과정을 거치기 바란다.끝으로 독일 프라운호퍼 관계자들에게 “포항은 대한민국 최고의 첨단도시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첨단과학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전한 말이 이뤄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좋은 예감이 틀리지 않고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분의 수고에 긍정적 에너지를 한번 힘차게 불어 넣어본다.

2023-08-30

허대만을 기리며

최광열 포항시의원 허대만 위원장이 떠난 지도 벌써 1년이다. 생을 마감하기 전 외로운 투병 생활 중에 몇몇 시의원과 경주 동국대병원을 찾았다. 코로나 19가 한창이라 병문안이 불가능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이번에 보지 못하면 살아 다시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직감이 들어 무작정 찾아갔다.다행히도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야윈 모습에 피골이 상접했지만, 눈은 살아 있었다. 손을 내밀고 반가운 악수를 청하는데, 힘이 느껴졌다. 몇 마디 인사말과 응원, 격려의 말이 오간 후, ‘내가 죽으면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장’을 꼭 해달라고 당부했다. 마음이 먹먹했고, 이미 죽음을 담담하게 준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허대만 위원장은 다 알다시피 1995년 지방의회 선거에서 26세의 나이에 전국 최연소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실련 운동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할 인재로 촉망받았다. 젊은 나이지만 매우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의정활동을 한 시의원으로 꼽혔다. 이후 경북도의원 선거에 도전했으나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이 시기에 허대만 위원장은 포항 KYC와 인연을 맺었다. 상임대표를 맡아 포항시 공무원 친절도 조사 및 포항시 예산결산 분석 작업을 이끌었고 전국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시민운동단체가 전문역량을 키워 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견제 및 감시를 통해 시민 혈세의 낭비를 막고 시민들의 이익이 지켜지는 시민운동의 중요성을 각인시킨 것은 큰 성과였다. 필자는 포항 동 지역 어려운 학생들의 급식예산을 포항시의회가 삭감하는 사건을 보면서 의회 진출을 고민했고, 2014년 후보를 나섰을 때, 허위원장이 두 번을 찾아왔다. 자당 후보를 낼 수도 있었지만 내지 않고, 연대해 도와주었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거물급 정치인의 지지 방문도 주선해 줬다. 그 덕분에 많은 득표를 할 수 있었다. 허위원장은 내게 민주당 당원이 되 달라고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 시민운동을 하는데 제약이 있지 않을까 생각, 그렇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2018년 지방선거에 공천 제안을 했지만, 몸이 아파서 나갈 수 없다고 하자, 다른 한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했고, 해준 사람을 조건 없이 공천해 주었다. 정말 고마웠다. 2020년 총선이 다가왔다. 마침 우리지역에 도의원 보궐선거가 생겼다. 당시 조국 장관 여파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이 말이 아니었다. 아무도 나가려 하지 않았고, 나간다고 해도 패배는 이미 정해진 사실이고, 주변사람만 고생시킬 것이 뻔했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결심한 허대만 위원장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몇 가지 조건을 달았다. 다음번 지방선거에서는 시민운동단체에서 추천하는 사람을 포항시의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을 하자 그는 10여 명의 도·시의원이 모인 자리에서 확약해 주었다. 선거는 끝났고, 많은 주변 사람들이 당시 약속은 선거가 급해서 한 것이니 지키고 싶어도 당내문제로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나도 지키면 좋고, 아니면 할 수 없는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시민운동단체에서도 나갈 사람이 없는 형편이었다. 한데,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허위원장을 대리하는 한 분이 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이미 기초의원은 선거제도 개편으로 다수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배출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허위원장은 더 나아가 기왕이면 내게도 같이 의회에 입성할 것을 권했고, 결과는 약속대로 되었다. 선거를 치르면서 허 위원장의 병세가 그렇게 심한지 알아채지 못했다.나는 허대만 위원장이 시민운동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남달랐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는 시민운동과 정치가 어떻게 관련되어 상호발전 할 수 있는지를 긴 시간을 돌아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고 떠났다. 개인의 영달과 명예를 원했다면, 포항을 떠나 수도권에 출마 당선되는 길을 택할 수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9번 출마, 8번의 낙선을 통해, 한 개인이 겪었을 고뇌와 되지 않는 길을 간다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았을 시선에 마음고생이 많았을 것이고, 끝이 없는 지역감정으로 지역 불균형정치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 불안감, 이 길에 함께 해주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한다. 끝내 병을 얻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날 때가 되어서야 더 함께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밀려왔다.우리는 낙선이 허위원장 개인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지역감정과 진영논리, 유권자의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도 한몫했다고 본다. 제2의 허대만이 생기지 않도록 선거제도 개혁을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 추진해 주기 바란다. 또한, 허대만의 정신을 따르는 선후배 동지들이 많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고인이 원했던 지역 균형 정치가 포항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고대해본다.영원한 영면을 바라며….

2023-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