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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2009 포항시 여성상 수상 최채원·이평자씨

디지털 시대, 다감한 여성의 능력 필요 최채원씨, 23년간 교직원으로 참일꾼 양성 노력이평자씨, 25년간 미용사로 예절문화 보급 앞장 “디지털 시대, 친환경 시대인 21세기는 섬세하고 다감한 여성의 능력을 더욱 필요로 하는 시대 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여성이라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되고 있지요. 생명의 모태로서 만물의 근원이며 여기에 새로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지닌 여성, 이제 여성은 `절반의 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와 능력을 지닌 무한한 힘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009 포항시여성상` 수상자 최채원(74) 연원장학회 이사와 이평자(62) 전 경북미용협회장. 포항여성상은 포항시가 지난 1997년부터 여성의 권익 증진과 봉사활동에 기여한 지역 여성을 뽑아 주는 상이다. 최채원 이사는 지난 6일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묻자 “늦은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앞으로도 내가 필요한 곳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포항 출신인 그녀는 1960~1980년 포항여성사회를 그야말로 주름잡던 일꾼 중의 일꾼이었다. 당시 여성들 뿐 아니라 남성들도 그녀를 모르면 간첩으로 불릴만큼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밝은 지역사회를 위해 많은 봉사활동을 펼쳤다. 그녀는 여성의 사회적 참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성의 권익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동지교육재단 교직원으로 23년간 재직하면서 참일꾼 양성을 위해 노력했다. 1957년 교육공무원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은 그녀는 특히 졸업생들이 안정되고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직업군별 자료 정리와 사업장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또한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학생들의 건전한 성장 발달을 돕고, 그들이 저마다의 적성, 흥미, 능력, 포부, 성격에 맞는 진로를 선택해 자아를 실현하도록 도움을 줬으며 또한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소리 없이 학생 4명에게 등록금과 쌀, 옷을 지원했다. 특히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소리없이 학생 4명을 지원했고, 학교새마을어머니연합회장으로 장학사업과 청소년들의 호연지기를 위해 전방견학 및 국토순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여성전진대회와 국산차 보급에도 앞장서고 사회복지시설 및 군부대 위문과 재활용나눔장터 개최 등 스스로 참여하는 자원봉사 생활문화를 만들어가는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특히 주부들의 가정문화 회복을 위해 전통윤리 사상에 입각한 다도, 관혼상제, 복식, 음식문화, 인사법, 다양한 예절교육을 24개 읍면동 지역 및 여성문화회관에서 교육시켜 인간중심의 전통윤리사상의 정착화와 여성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존경받는 여성지도자상을 정립했다. 38세에 홀로 5남매를 훌륭히 키워낸 친정엄마의 정신을 존경하고 그 가르침으로 살아왔다는 그녀. “나이가 있어 뒷자리 있었지만 앞으로는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싶다”며 “오래 살다보니 기뻤던 일도 찾기 어렵지만 장애인들에게 봉사하면서 삶의 큰 기쁨을 얻었다”고 했다. 이평자 회장은 1979년 (사)포항시미용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지역사회발전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그녀는 수상소감에 대해 “부족한 면이 많은데 이렇게 큰 상을 받아 영광스럽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달전이 고향인 그녀는 25년간 미용사로 일해오다 여성유림회 창립을 시작으로 지역의 예절문화 보급에 앞장서온 주인공이다. “그때만 해도 미용인들에 대한 사회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았을 때이지요. 저는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직접 회원업소를 방문해 지부를 조직하고 포항시 위생계와 협의해 매주 일요일을 정기휴일날로 정하고 회원들의 권익신장과 또한 사회계층간의 학력격차로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미용인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야간고교, 통신고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진로를 마련하는 한편 포항대학 야간부에 진학할 수 있는 교육 균등의 기회를 열어주었지요.” 이후 1986년 경상북도 미용협회장에 취임해 도내 각 시군에 시군지부를 창립하고 여성 미용인의 상호 유대강화 및 조직활성화 및 권익신장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1994년에는 성균관 유성유도회 중앙회 포항시지부를 창립해 유교문화 보급에 앞장서기도 했다. 또한 법무부 교화위원으로 위촉돼 재소자 기술자격취득을 지원해 사회갱생과 재범방지에 앞장서 왔다. 특히 경북도교육청 위탁교육 외국인 교사 한국전통 문화체험 봉사를 운영했으며 예절교실에 출강해 학생들의 올바른 예절교육에 앞장서 예절있는 청소년을 길러내는 역할을 했다. 후배여성들에게 “매일 자신을 거울 삼아 자신을 되돌아 보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하루를 반성하고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온 것이 오늘의 수상의 영광을 안은 것 같다”고 했다. 어릴적부터 신사임당을 존경했다는 그녀. “현모양처라기 보다 여자로서 옛날 사람임에도 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식과 남편을 뚜렷이 만들고 시서에 능한 여자로서의 당당한 모습과 여성으로서 갖추고 자기일을 완벽히 해낸 모습을 본받고 싶었어요.”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예절교육의 전도사로 오래토록 봉사하고 싶다는 그녀는 특히 청소년 인성교육에 몰두하고 싶다고 했다. “가정에서 부모들이 바쁜 관계로 아이들 인성교육에 신경을 많이 못쓰기 마련이지요. 작은 시간이라도 아이들의 인성교육 강사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어요.” 미래포항을 견인할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희망찬 메시지를 우렁차게 전해주었던 두 여성상 수상자들. 오랫동안 대양으로 진출을 꿈꾸어왔던 포항의 꿈이 영일만항에서 펼쳐지듯 이들 여성들의 꿈도 대양과 함께 드넓게 펼쳐지길 희망한다. 끝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09-07-10

윤희정 기자가 만난 여성들 (72) 김인순 포항차인회장

茶 한잔 마시며 찻잔 속 여유를 담다 26년간 다도교실 운영… 2천여명 제자들 배출포항여성차문화축제 10회째 열며 우리차 홍보 김인순(79·포항시 북구 중앙동 59번지·사진) 포항차인회장은 경북도내 최고령 다도인이다. 경남 김해가 고향인 그녀는 남편과 결혼후 포항에 정착하면서 올해로 26년째 다도 인생을 살고 있다. 경기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녀는 지난 1983년 1월 (사)한국차인연합회에 입회해 (사)한국차인연합회포항차인회를 직접 설립했다. 1994년 7월 한국다도대학원 교수 자격증을 취득하던 그해부터 한국차인연합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74년경에 일본의 지인으로부터 초청을 받고 동경에 가게 됐다. 그 집이 바로 일본에서도 이름있는 表千家(오모데센게)의 교수집이다. “생전에 보지도 못한 차(茶)를 대접 받고 당혹스러움을 본 다도교수님이 한국에도 茶가 있느냐 하고 묻는데 나는 그 순간 입이 딱 다물어졌어요. 과연 우리나라는 차가 숭늉인가?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쥬스, 사이다인지, 아니면 커피일까?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으며 대답을 할 수가 없었지요. 이 순간이 계기가 되어 한국에 돌아와서 백방으로 우리 차 알기에 앞장섰으며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때, 교수분이 2007년 포항시청 개항 기념 때 한일다도 교류하신 교수님 이시지요.” 그녀는 다도가 주는 보람으로 단연 `여유로움`을 꼽았다. 그래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취미라고 귀띔했다. “우리는 무한경쟁 속에 살고 있어요. 학교 들어가서부터 계속 남보다 한 점이라도 앞서야 했으며, 사회에서도 모든 면에 심사기관이 있어 대상이다 은상이다 하며 또한 겨누며 마음 다치게 합니다. 그러나 다도(茶道)란 한마디로 설명하기가 어렵지만 다도를 통해서 얻어지는 깨달음의 경지로 가는 것입니다. 자기내면과의 부단한 싸움, 자기를 이기면 성공하는 것 입니다. 다도가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철저하게 상대방을 배려함이 스며 있으며, 차 생활에는 예절이 덧붙여 가게 돼 있습니다. 예절이 플러스 돼 있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 할 수 있지요.” 26년간을 쉬지않고 다도 교실을 운영해 오면서 하나의 조직이 자연이 생기게 되니 많은 사람을 소리 없이 하나같이 한결같이 대한다는 것은 쉬운 일 만은 아닌 것. 그녀는 바쁘게 살며 마음의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것은 차 생활이라며 사람으로 하여금 예의롭게 해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 한 잔 마시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 짧은 시간에 몸에 배고 습관이 되어서 차츰 자기의 마음속에 향유하는 시간과 공간이 한 없이 넓어진다면, 자기의 인생을 멋지게 설계하는 항목이 생길 것입니다.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을 놓아보기도 하고, 삶의 갈증난 목을 적셔보기도 하는 마음의 여유, 이것이 정신적인 건강이 됩니다.” 그녀는 최근 포항시민에게 있어 최고의 영예인 포항시민상을 수상했다. 포항시승격 60주년 뜻깊은 행사날에 수상하게 돼 그 기쁨이 배가 됐다고 했다. “차! 하면 보통사람들 생각에도 굴러다니는 차로 생각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굴러다니는 차가 아니고 기호음료인 마시는 차로 인식하게 되어 무엇보다 기쁩니다. 말하자면 차의 위상이 이 만큼 높아졌으며 많은 사람이 차를 즐겨 찾고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번 시민상은 비단 본인에게 준 것이 아니며 차를 사랑하는 차인들에게 주신 큰상이라 믿습니다. 그동안 차를 찾는 곳이라면 앞뒤 돌아보지 않고 경제적인 문제 등은 염두에 두지도 않았으며 무조건 홀린 듯이 쫓아가서 찻자리를 폈던 것입니다. 그 회수, 그 많은 시간 등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요.” 그녀는 여성들을 위한 `포항시 여성차문화대축제`를 올해 10회째 열고 있다. “차가 무언지도 모르는 20여년전부터 우리차를 알아야겠다는 일념으로 포항 덕수공원에서 먼저 충헌탑에 헌다를 시작으로 또한 반공비에도 동시에 헌다를 했으며, 두리차회를 하면서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차를 음미하게 했으며, 가을에는 송라 보경사에 10월 3째주 일요일에 등산객들에게 무료 차 봉사를 지금까지 하면서 우리차를 알리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처음에는 무료 시음회라고 하니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공짜 뒤에 무엇인가 대가를 바라는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했으나 진정한 뜻을 알았기에 돌아가는 길의 등산객들의 호응은 너무도 좋았지요. 이때는 떡에도 차를 넣고 하여 가마니로 해서 가지고 갔었습니다. 엄마 따라 온 아이들의 저 떡 좀 얻어달라던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녀에겐 2천여명의 제자들이 있다. 포항시 북구 신흥동에 위치한 청정다례원은 포항다도인 배출의 산실이랄 수 있다. “청정다례원에 들어오면 본원에 들어오면 한국, 중국, 일본 세나라의 차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자라나는 문생들이 직접 중국이나 일본에 가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전체에도 이와 같은 공간은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초부터 차 생활과 우리나라 전통예절을 배울 수 있도록 한 공간입니다.” 다도는 여성들이 주로 하고 번거롭다는 편견에 대해 그녀는 우리나라는 원래 선비들이 차 생활을 많이 했으나 최근에는 남성들은 직장관계로 여성들이 많은 편이다. 가정에서 차 생활은 자녀들과의 대화의 시간, 차를 마시면서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도예절이야 말로 최상의 웰빙이라는 것. “웰빙이란 최상의 몸과 마음을 유지시키는 것입니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생각이 나옵니다. 사실입니다. 다도예절이야말로 웰빙입니다.” 여름에 어울리는 우리차를 물으니 “여름에는 차를 우려서 유리다관 등에 넣어두고 시원하게 마시라”고 추천한다. “차라고 해서 무조건 뜨거운 것을 마시는 것은 아닙니다. 냉차를 해서 마시는 것 또한 최상이다. 특히 여름에는 연화차나 오미자차에 얼음을 넣어서 시원하게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녀는 우리차를 최고의 차로 꼽는다. “우리나라의 차는 최고의 찻잎으로 만든 것이며, 우리 한국 사람의 입맛에 어울리게 덖어서 만든다는 것입니다. 일본차는 증기로 찌는데 그래서 증제차라고 하는데 색은 아름답습니다.일본은 색성민족이라고 합니다. 색상을 중요시하기에 증기로 찌는 것이지요. 이 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시기에는 느끼하고 미원 같은 조미료를 넣은 듯한 맛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40여년을 다도예절을 가르치는 사범으로 다도인으로 살며 여성계의 큰언니로 존경받고 있는 그녀. 잘사는 것은 무엇으로 생각할까. “사람이 뒤돌아보면 잘 산다, 잘 살았다는 것은 후회 없는 인생살이가 될 것입니다. 정말 정갈하고 질서있게, 검소하고 덕망스럽게 산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연세가 많으신데 강의하랴 시범보이랴 힘들지 않는지 물었다. “다도가 끝이 있나요? 나의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할 겁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09-07-03

이정희 위덕대 일어일문학과 교수

정확한 시선으로 일본문학·문화 봐야일본 대학과 교류 위해 `7+1유학제도` 정착시켜“열의·성의 다해 한국 최고 학과로 만들고 싶어” 이정희(49·사진) 위덕대 일어일문학과 교수. 경기도 파주가 고향인 그녀는 1999년 위덕대로 부임해 올해로 11년째 전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8년간 일본 유학생활 후 1998년 2월 귀국해 서울에서 1년간 시간강사 생활 후 1년만에 전임이 됐다. 위덕대에 일문과가 신설되면서 부임해 `일문과 1호 교수` 타이틀도 얻었다. 처음으로 교수가 되자마자 일본인 교수와 그녀밖에 없었으니 학과장을 연이어 3년간 맡기도 했다. “당시는 미혼이었기에 24시간 모두 투자해서 학과 기틀을 마련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지요. 2000년부터 일본 대학과의 교류의 물꼬를 틀기 시작해서 지금은 `7+1유학제도`라고 해서 대학생활 4년(8학기) 중 한 학기는 일본 대학에서 학점을 취득하는 것으로 정착했습니다. 2004년에는 제1회 위덕대 총장배 전국 중고등학생 일본어 스피치 대회를 주최, 개최해 올해로 6회를 맞게 됐습니다. 이 행사는 해를 거듭 할수록 내실 있는 행사로 거듭나 위덕대 일본어학과에서 가장 주요한 행사가 됐습니다.” 그녀는 올해 다시 학과장을 맡게 됐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일본 호텔인턴십 제도를 성사시켜 해외 현장학습 체험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해외 취업과 연계시킬 계획에 있다. “우리 위덕대는 앞으로 무한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대학입니다. 올해 개교 13년째를 맞고 있습니다만, 짧은 기간 내에 많은 발전을 했습니다. 경주, 포항, 울산이라는 잠재력 있는 도시와 긴밀하게 연계돼 있어서, 지방대학의 한계를 극복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또 하나의 강점은 대학 교수들이 100% 박사에다 젊고, 학생들 교육과 지도에 열의와 성의를 다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현재 위덕대 일본어학과 4학년 학생들 90%정도가 재학 중 `7+1제도`로 6개월 또는 1년 이상의 일본 유학 경험이 있어서 일본어 실력이 상당히 뛰어나고, 3학년 학생들은 70% 이상이 일본어능력시험(JLPT) 2급 이상으로 일본어를 잘 한단다. 일본 쓰쿠바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녀는 박사논문으로 작가 아베 고보의 문학세계를 분석했다. 아베 고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한국에서는 그녀가 1호이다. 그래서 일본 관련 학회에서는 아베 고보 연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 현대문학의 기수라 불리는 작가 아베 고보(安部公房)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베 고보를 연구하면서 그의 작품을 번역한 작업이 가장 보람되게 느껴졌습니다.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문학치료학 분야를 새롭게 연구할 계획에 있습니다.” 위덕대 일문과 1호 교수, 아베 고보 연구 박사 제1호 등 여러 닉네임이 붙은 그녀는 여성으로, 주부로, 엄마로 바쁘게 살지만 힘들지 않다고 했다. 2002년 그녀 나이 42살에 결혼한 그녀는 그 다음해에 딸을 낳았다. “40이 넘어 엄마가 된 그때 그 감동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답니다. 그 이후로 제 생활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직장 여성들이 현실적으로 겪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일 것입니다. 임신한 직장 여성에 대해서도 의외로 주위의 배려가 없고, 출산 이후 육아 시기의 직장여성에 대한 배려 역시 인색하죠. 요즈음 출산을 장려하는 분위기인데 무엇보다도 먼저 각 직장마다 보육시설이 완비돼 있지 않으면 여전히 직장 여성들이 출산을 꺼려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제 주위에 있는 미혼 여성들에게는 반드시 엄마체험을 하라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그나마 자신의 일에 충실 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남편의 이해와 시댁식구들의 이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외숙모가 아이를 돌봐주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이런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경험하면서 인간이 인간으로 더욱 더 성숙해 가는 구나 하고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무엇보다 사람과 사물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긴다. “제가 일본문학, 일본문화를 공부하면서 좋아하게 된 문구가 있습니다. 일본어로 `이치고이치에`라고 하는데, 사람과 사람과의 인연, 나아가 사람과 사물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뜻입니. 다도(茶道) 정신 중의 하나로, 다도에서 함께 차를 마시는 이 순간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상대방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 나온 말입니다. 사람, 또는 사물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나아가 좋은 인연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노력을 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인간관계라 생각합니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게 되면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 같습니다.” 그녀는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 너무도 다른 면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제가 일본문학, 일본문화를 연구하는 이유는 정확이 일본을 보자는데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일본의 직업의 귀천이 없는 사회입니다. 무슨 일을 하건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의식이 강합니다. 이것이 일본인의 장인정신이죠.” 늦깍이로 얻은 7살난 딸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위덕대 영재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며 `자랑아닌 자랑을 하는` 그녀. 영재교육 전문가에 의한 수업으로 다양한 지적 자극과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열렬 엄마”이지만 후배 여성들에 대한 마음도 이에 못지 않다. “제 권유(?)로 제 후배들이 40이 넘어서 일본 유학을 결정하고 약 5년 뒤에 박사학위를 취득해 온 후배들이 더러 있습니다. 일본유학을 권한 이유는 물론 미국이나 유럽도 마찬가지이겠습니다만, 일본만 하더라도 남녀 차별이 거의 없는 사회입니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인정받고 기쁨을 맛 볼 수 있는 사회죠. 이런 측면에서 여성 후배들에게는 권할 만하죠.” “앞으로의 꿈이라면, 열의와 성의를 대해서 위덕대학교 일본어학과를 한국 최고의 학과로 만들고 싶습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09-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