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고립된 장애인들에게 타인의 편견이 가장 무서운 적 아닐까요?”임정택(30·사진) 대표는 포항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커피전문점 `히즈빈스(HISBEANS)`의 창업주다.`히즈빈스`는 장애인이 주인공인, 장애인을 위한 행복한 일자리를 만드는 커피전문점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포항에는 7개의 히즈빈스 매장에 지점마다 매니저를 제외한 37명의 장애인이 전문 바리스타로 솜씨를 뽐내는 중이다.임 대표는 수년 전 한동대에 재학하던 시절, 진로 등 여러 고민을 하다 한 장애인 가족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후 소외된 이웃의 삶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겨 장애인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에게도 꿈을 이루고 싶은 의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그는 “장애인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지만 사회의 편견 및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어려워요. 누구나 좋아하는 커피를 만드는 기술을 배워서 카페를 열면 이들이 일도 하고 사람들과 많이 만날 기회를 가질 것으로 생각했죠”라고 말했다.이에 지난 2008년 결국 한동대 동문·교수들의 도움을 받아 사회혁신기업 ㈜향기내는사람들을 설립했고, 커피전문점 설립을 위해 전국 각지를 다니며 연구를 한 후 2009년 모교인 한동대에 첫 `히즈빈스` 매장을 열었다.당시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우연히 히즈빈스를 방문한 후 먼저 “시에서도 장애인 고용 창출을 위해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혀와 공공기관에도 문을 여는 등 현재는 7개까지 매장이 늘었고 올해 6월에는 서울·경기지부를 만들어 부천에도 문을 연다. 그러나 사실 히즈빈스가 소속된 `㈜향기내는사람들`이 얻는 수익은 대단하지 않다는 게 임대표의 설명이다.그는 “저도 대표라 하지만 지난 2010년에 처음으로 월급을 받았어요. 이윤을 내는 게 목적이 아니라 소외계층과 장애인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보니 수익이 적어요. 이러다 보니 직원들 월급을 우선 주고 제 월급은 밀려 못 받은 적도 있고 그래도 좋아서 하는 일이니 어쩌겠어요”라며 웃었다.㈜향기내는사람들은 히즈빈스 이외에 또 다른 소외계층인 북한이탈주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떡` 등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설레(Seolleh)`, 북한이탈주민들의 직업훈련 등을 맡은 `향기나는자원센터`, 장애인 고용을 위한 카페를 컨설팅해주는 `히즈빈스 컨설팅`등 여러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또한 사업을 시작한 지 7년정도 된 지금은 `히즈빈스`의 사례가 알려지며 장애인 고용 커피전문점 운영에 대한 문의가 전국 및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소외계층의 사회적자립을 돕겠다는 취지라면 도움이 필요한 누구에게나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임 대표다.그는 “순수하고 정직한 내면을 지닌 장애인들에게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위로받고 있어요. 제가 이분들을 `선생님`이라 부르는 이유죠. 이렇게 대단한 분들이 단지 사회적 한계로 빛을 못 보는 게 안타깝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더 많은 이들이 사회로 나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도울겁니다”라고 말했다./고세리기자manutd20@kbmaeil.com
2015-04-28
바쁜 사회생활에 지쳐 있는 현대인에게 최근 유행하는 트렌드 중 하나가 먹방, 맛집 등 `요리`를 통한 마음의 치유라 할 수 있다. 맛있는 요리를 먹는 순간만큼은 누구나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지기 때문이다.꾸밍쿠킹스튜디오의 김다영(26)·변상연(29) 대표는 요리를 통해 느꼈던 마음의 안정을 타인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의지로 요리의 길을 직접 찾아나선 사례다.이들이 운영 중인 `쿠킹스튜디오`는 요리를 체험하고 배우는 공간으로 주로 베이킹, 초콜릿 등 디저트류를 만들 수 있으며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일에 불과하지만, 함께 요리를 만들며 나눌 수 있는 교감 등을 통해 정서적으로도 편안함을 느끼고 잠시라도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처음에 막상 스튜디오를 차린다는 계획을 세우고는 걱정이 태산같이 앞서기도 했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요리와 미술 등을 병행하는 강좌가 많이 활성화돼 있었지만, 아직 지역 내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아 스튜디오 운영이 얼마나 잘 될지 미지수였다. 하지만 문을 연 지 수개월째인 지금은 소문을 타고 제법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다.여태 수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는 없느냐고 묻자, 변 대표가 문득 떠오르는 학생이 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한 자매가 강좌를 들으러 왔었는데 중학생이었던 언니가 엄하게 자랐는지 늘 주눅이 들어 요리를 하면서도 망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어요. 하지만 요리란게 답이 없잖아요. 좋아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즐겁게 먹을 수 있으면 그게 정답이며 잘하고 있다고 늘 격려해줬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자신감을 되찾는 모습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때 느꼈죠. 요리에는 마음을 열 수 있는 무언가가 있구나”이처럼 눈앞에서 `요리가 가진 힘`을 느꼈다는 이들은 더 많은 사람을 만나 함께 요리하며 따듯함을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이에 수업 레시피도 타인과 함께 작업할 수 있으며 사회성·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부분을 주로 몰두해 연구하고 있다.이밖에 꾸준히 경주시 장애인 복지관을 찾아 시각장애인을 위한 재능기부를 하며, 이들이 도리어 마음의 눈으로 만드는 요리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향후 포항이나 인근 지역에서도 재능기부가 더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이라는 입장이다.마지막으로 김 대표에게 더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느냐고 묻자,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요리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감싸 안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희 모두 다른 공부를 하다 지친 마음에 요리를 배웠고, 무척 힘이 됐거든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삶에서 무척 중요한 것 같아요. 단, 자신이 창업 등으로 직접 길을 개척하게 되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몇 배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고세리기자manutd20@kbmaeil.com
2015-04-08
“꽃을 배우며 인생을 배우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꽃의 장점을 잘 살려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게 되거든요”플라워 부티크 `블레싱 가든(Blessing garden)`의 대표 윤정미(38) 플로리스트는 `꽃`에서 인생을 찾는다. 꽃을 찾거나 꽃을 보고, 느끼고 연구하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플로리스트란 꽃을 판매하거나 활용해 공간 디자인을 하는 등 장식·연출하는 이들로, 꽃의 재배, 유통, 소재 개발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가라 할 수 있다.윤 대표는 일본 동경 일본어학교를 졸업 후 MBC 아카데미 문화공연기획과정을 거쳤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마미플라워 디자인 스쿨` 출신이다.지난 2012년에는 선린대학교 플라워 디자인실내조경과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각종 유명 공연 기획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지만 그의 이러한 경험들엔 남들은 모르는 피땀 어린 노력이 뒤따랐다.21살의 어린 나이에 달랑 70만원만 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하겠다는 꿈을 가졌던 그는 일본의 명문대에 합격했지만 학비가 없어 좌절한 적도 있었다.이후 지자체의 행사, 각종 유명 공연 기획 등 일을 하며 쉴 틈 하나 없는 삶을 살았다. 그 와중에 우연히 무대에 쓰였던 꽃이 아까워 다시 꾸며 나눠주던 것이 플로리스트의 계기가 될 줄은 몰랐다.“처음에는 통역과 기획 등 이른바 `남들에게 인정받는 일`을 해왔던 탓에 플로리스트에 대한 부모님의 걱정과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어요. 꽃을 배우는 데 드는 학비도 만만치 않아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받으며 경험 삼아 일을 한다는 생각에 참고 또 참았어요. 인테리어 디자인도 하고 싶었던 분야라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플로리스트의 길을 걷기까지 수많은 인내의 시간을 거치다 마침내 창업을 준비하던 윤 대표는 당시 재학 중이던 선린대에서 청년CEO 지원 사업에 선정돼 교내 및 대구·경북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졸업 전시에 쓰였던 작품은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기증했고 이를 계기로 성전꽃꽂이 봉사활동도 하며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데 몰두하고 있다.현재 `블레싱 가든`은 내달 초 포항시 북구 양덕동 일원에 샵 및 작업실을 정식으로 열 예정이다. 작업실 한편에 포항시에서 활동하는 청년 CEO들의 공간을 만들고 청년들이 꿈을 펼치는 무대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꽃`만 파는 것이 아닌 다른 문화·예술활동 등을 펼치는 이들과 함께 꿈을 이뤄나가는 터전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다.윤 대표는 마지막으로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이 꼭 있다고 했다.“꼭 돈이 있어야지만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예요. 도전과 모험정신이 필요할 뿐이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겁내지 말고 도전하세요. 단, 무언가를 이루거나 얻으려면 노력과 고생 등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반드시 필요하답니다. 당신이 꿈을 이루게 되면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또 다른 희망이 될 겁니다”/고세리기자manutd20@kbmaeil.com
2015-03-25
“주짓수(Jiu-jitsu)를 아시나요?”무술의 한 종류인 `주짓수`의 도복을 제작하는 업체 `주짓슈트, 슈트 포 히어로즈(Jiu-jit suit, Suit For Heroes) `.이 업체의 대표 최지웅(25·선린대 간호학과 4학년·사진)씨는 아직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우연히 시작하게 된 운동의 매력에 빠져 아예 관련 사업까지 시작하게 됐다며 창업 동기를 털어놨다.주짓수는 보통 `브라질 유술(브라질리안 주짓수)`을 지칭하며 관절 꺾기나 조르기 등을 이용해 상대방을 제압하는 무술의 형태로 알려져있다. 한국에서는 최근 주짓수 열풍이 불며 관심 있는 마니아층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 대중화 돼 있지 않아 도복 등 관련용품 시장은 수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이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최 대표는 국내 선수들도 고유 전통미를 살린 디자인을 착용할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시작했다. 마침내 도복에 `주짓슈트(Jiu-jit suit)`라는 명칭을 붙이고 구룡포(9마리 용), 호미곶(상생의 손), 연오랑 세오녀 전설 등 지역의 특성을 담은 디자인을 개발하게 됐고, 정식 출시도 하기 전에 수많은 국내 주짓수 선수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물론 최 대표가 `주짓슈트`를 개발해내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간호학을 전공하며 디자인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만큼, 머릿속에 떠오르는 구상을 실제 그림으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대표를 응원해주던 지인들이 어려움을 알고 `재능기부`를 통해 도움을 주는 등 결국 원하는 디자인이 탄생했고 지난해 10월에는 포항테크노파크에서 초기 사업자금을 지원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그는 “왜색이 짙던 그동안의 주짓수 기모노보다 우리도 한국미를 강조한 도복을 입고, 세계적인 주짓수 강국이 돼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한 업체명인 슈트 포 히어로즈의 취지에 걸맞게 수익을 사회에 환원해 우리 모두가 `영웅`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신조다”라고 말했다.현재 슈트 포 히어로즈는 올해 생산용 도복을 완성하고 오는 4월께 판매용으로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디자인 구상과 관련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수렴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나중에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보다 한국의 봉제기술을 이용한 우수한 품질과 디자인을 경쟁력으로 삼아,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한국을 알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최 대표는 “주짓수를 오랜 시간 동안 해오던 많은 사범님 중 돈을 좇지 않아 형편이 어려운 분들도 많이 계셔서 도복 후원 등도 계획하고 있다”며 “전사 프린팅 기술 부족 등 어려운 점도 많지만 사업을 이어나가, 한국을 세계에 널리 알리며 주짓수도 더욱 열심히 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고 밝혔다./고세리기자manutd20@kbmaeil.com
2015-03-11
“그동안 접해볼 수 없었던 새로운 분야라 빠져들 수밖에 없었어요.”반응형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회사 `모노마인드(MONOMIND)`의 대표 성정훈(40)씨는 컴퓨터 공학이나 디자인을 전공했느냐고 묻자 `전혀 아니다`라며 먼저 손사래를 쳤다.10여 년 전 건축설계를 전공하고 대학원을 준비하겠다며 고향에 돌아왔으나, 취업하라는 부모님의 성화에 직업전문학교 쇼핑몰 제작반에 등록했던 것이 우연찮은 창업 계기였다는 것.홈페이지 제작에 필요한 기술을 하나하나 습득할 때마다 흥미를 느껴 잠도 잊은 채 외국원서를 공부할 정도로 재미를 붙였고, 집안형편 등 여러 사정으로 대학원의 꿈을 접고 홈페이지 제작에 몰입했다.당시 가르쳤던 선생님으로부터 지역 내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등 해당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게 된 그는 한 유명업체에 웹디자이너로 취직해 디자인 기획팀장 자리까지 단숨에 차지할 수 있었다.성 대표는 “기쁨도 잠시, 갑자기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정리해고를 당하는 등 고비가 찾아왔다”며 “이에 그동안의 거래처에서 프리랜서 형식으로 일감을 받아 생계를 꾸려나가다 자연스레 사업자의 형태를 띠게 됐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현재는 포항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사무실을 차리고 홈페이지 개발·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전산업무 등을 위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사업 목표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지금 하는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화해 종합적인 `디자인 전문회사`로 거듭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이와 함께 디자인 전문 교육기관도 만들어 같은 꿈을 꾸는 인재들을 양성하고 싶다는 바람이다.이를 위해 최근에는 블로그나 인쇄물 디자인에도 눈을 돌려 배우고 있다. 홈페이지 디자인·마케팅 분야에서 연계할 방안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된다고 했다.일상생활에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스케치했다가 설계로 옮기는 작업도 수시로 하고 있다. 덕분에 그의 아이디어 노트는 항상 다양한 스케치들로 가득하다. 가끔 자다가도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올라 노트북을 켜고 스케치를 옮긴다. 최근에는 기계 부품에 대한 디자인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그는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다. 바로 `시장조사`와 `사업계획`이다.가끔 창업교육센터나 기관 등에서 만나는 청년들을 보면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만날 때마다 철저한 시장조사가 가장 필요하다는 조언을 하곤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독창적일 수 있지만, 막상 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치열한 경쟁과 쏟아지는 아이디어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란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성 대표는 “경험과 탄탄한 자본력 등이 부족한 청년CEO들은 잠을 잘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남들보다 열심히 뛰어야 한다”며 “아울러 자본력이 갖춰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실력과 함께 사회적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세리기자manutd20@kbmaeil.com
2015-02-26
최고의 사회적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지역 청년 사업가가 있어 화제다.주인공은 의료보조기구 개발 전문업체인 굿사마리탄 무브먼트(GSM, Good Samaritan Movement)의 윤효성(31) 대표.윤 대표의 업체명인 GSM은 성서에 등장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에서 따왔다.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주저함 없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힘이 되는 기업이 되자는 취지에서다.대학서 동아리 활동하며 `창업의 꿈` 키워`휠체어 샴푸 도크`로 의료박람회 참가 계획현재 포항의 한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며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그가 속한 동아리는 `사회적 창업`을 연구하며 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자활을 돕는 것을 비전으로 하는 곳.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는 창업아이템을 연구하고 개발하려는 학생들이 모여 창업경진대회와 캠프 등 활동을 펼치며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윤 대표는 처음 창업 당시 젊은 패기 아래 `아이디어`만 있으면 사업화가 가능할 줄 알았으나 이내 현실에 부딪힌 경험부터 털어놨다. 모델 설계를 하거나 도면을 만드는 등의 부분은 전문가에게 의뢰를 해야 했지만, 동아리 지원금이나 학생 신분에서는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은행 대출 역시 학생 신분엔 턱없이 높은 문턱이었다.그는 “포기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현실을 깨달을 수 있었던 계기였다”면서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아이디어를 보완하며 기회가 오길 기다렸다”고 회상했다.이후 마침내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한 `2014년 지역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을 시행하는 포항테크노파크에 창업비즈스쿨 과정이 있는 것을 알게 돼 참가할 수 있었다. 창업 교육을 받고 전문적인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며 지원금을 받는 등 사업의 구체화에 한 발 앞으로 다가가게 된 것이다.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 윤 대표는 아이템 개발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고, 최근에는 지난 1년 반 병원에 실습을 나갔던 기간 동안 휠체어를 탄 환자들이 머리감는 것을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머리를 감을 수 있는 `휠체어 전용 샴푸 도크`를 개발해 특허를 신청했다.현재 GSM은 3D프린팅을 활용해 해당 모델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실제 시제품을 제작하는 목표와 함께 더 나아가 의료박람회에 직접 참가하는 것이 향후 계획이다.윤 대표는 “거동이 불편한 분들은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도 몸을 가누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 조금이라도 덜 불편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았던 것”이라며 “빨리 제품으로 출시해 불편한 점을 보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아이템 개발 동기를 밝혔다.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많은 청년이 단순히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거기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꿈을 잃지 말고 사업 아이디어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면, 나중에 좋은 국가사업 등을 기회로 활용해 직접 실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세리기자manutd20@kbmaeil.com
2015-01-27
“국가적인 재난대응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플랫폼을 개발해 나갈 생각입니다” 가상 콘텐츠 전문 기획·제작 및 모바일 소방방재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 `모티브빌드`.현재 포항테크노파크 비즈니스센터 1인창조기업에 사무실을 차린 모티브빌드의 최성열(30·사진) 대표는 입주자 중 가장 어린 나이를 자랑한다. 12일 포항테크노파크에서 만난 그는 젊은 나이답게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그는 “어릴 적부터 건축가의 꿈이 있었지만 열악한 환경과 불안정한 미래로 다른 돌파구를 찾다 보니 이 길을 걷게 된 것”이라고 창업 계기를 밝혔다.최 대표의 모티브빌드는 건설과 IT의 융합기술을 개발하거나 3차원 가상시뮬레이션 제작, 모바일 앱 등 건축설계와 IT를 함께 활용하는 기업이다. 대학시절 창업 당시 도면그리기, 3D모델링 구축 등 밖에 할 수 없었던 그는 기술 개발자를 구하지 못했고, 한 번도 시도해본 적 없던 프로그래밍을 독학으로 시작했다. 한계를 느끼면 서울로 올라가 IT회사를 찾아 무임금으로 일하며 배운다는 각오로 밤을 지새웠다.이처럼 끊임없는 노력 끝에 그는 특허출원 및 대학에서 주최하는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진정한 `회사`로의 면모를 다져나갈 수 있었다.하지만 기쁨도 잠시, 어려움은 순식간에 닥쳤다.기술 개발에 집중하고자 신뢰했던 대학동기에게 회사 경영을 맡겼던 게 화근이었다. 결국 경영권을 빼앗긴 그는 스스로 만든 회사에서 맨몸으로 나오는 쓰디쓴 경험을 하게 됐다.이후 슬럼프에 빠져 하루하루를 보내다 우연히 전자공학과 학생들의 작품전을 보고 다시 영감을 얻게 됐고, 당시 작품을 전시하던 학생과 협업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새 출발을 준비했다.수개월여를 대학교 연구실에서 합숙하는 등 사투 끝에 한 대기업 계열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실행하며 노력의 성과를 얻을 즈음, 고비는 또다시 찾아왔다.당시 메인 아이템이었던 `모바일 소방방재시스템` 시범사업이 실행을 앞두고 무산돼 버린 것이다.최 대표는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 된 것 같았던 기분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라며 “하지만 저를 믿고 따라준 파트너와 응원해주신 부모님을 생각하니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이 된 그는 다른 방법을 찾다 창조경제타운에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전문 평가단에 의해 우수아이디어 3기로 선정됐다. 또한 경험을 토대로 사업의 초석을 다져나가겠단 생각으로 창업가교육 및 멘토링 시스템도 이용하며 사업가로의 역량도 키웠다. 이후 포항테크노파크에 1인 창조기업에 선정됐고, 서울에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에 사업 아이템이 전시되는 등 빛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고 현재 여러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다.최 대표는 “쉽진 않았지만 이 길을 걸으며 삶의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다양한 변수와 위험요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세리기자manutd20@kbmaeil.com
2015-01-13
지난 연말 한 케이블 채널에서 종영된 드라마 `미생`은 신드롬 열풍까지 불러일으켰다. 방영 당시 미생이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회인들의 현실 상황을 꾸밈없이 잘 그려냈기 때문이다. “회사가 전쟁터라고? 밀어낼 때까지 그만두지 마라. 밖은 지옥이다.” 극 중 오과장의 옛 회사 선배가 건넨 이 대사는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잘 대변해준다. 이는 직장인, 자영업자 등 누구 할 것 없이 살아가고자 아둥바둥하는 우리네 모습이다. 수없이 도전하고 성공하며 또 실패하는 경험 속에 수많은 `미생`들은 이 순간에도 `완생`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치열한 삶을 살아간다. 최근에는 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할 청년들이 높은 취업의 벽, 비정규직 차별 등 사회의 그늘 속에서 미생처럼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토익, 해외연수, 봉사활동, 학벌 등 대기업이 정한 틀에 박힌 스펙 전쟁 속에서 벗어나 청년들이 당당하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세상을 이끌어가는 중심에 서야 할 것이다. 이에 본지는 과감히 도전하며 `완생`의 꿈을 꾸는 젊은 청년들의 당찬 이야기를 찾아 듣고, 격주 시리즈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다. 첫회에서는 청년들의 창업 현실에 대해 짚어본다.`고용 없는 성장` 불안한 환경청년창업 갈수록 주는 추세실패 두려움이 도전 걸림돌무턱대고 뛰어들기보다충분한 준비로 미래 개척해야□도전하는 청년, 경제성장의 밑거름요즘 청년들은 누구나 한 번쯤 흔히 일컫는 `신의 직장`이라는 대기업, 금융기관, 외국계회사, 공기업 등에서 일하고 싶은 꿈을 꿔 본 적 있을 것이다. 해마다 약 5~60만명의 대학졸업자가 배출되고 신의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자리 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경제가 성장하고 있음에도 고용이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이에 틈새시장을 노리는 창업 열풍도 거세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통계청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전체 창업자 가운데 2030세대의 창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년 연속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9세 이하가 세운 신설법인 비중은 2011년 28.7%, 2012년 28.4%, 2013년 28.2%, 지난해 1~3분기 27.0%로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또한 청년층의 신규 창업은 조금씩 늘고 있지만, 기존 창업까지 모두 포함한 20~30대 자영업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로 본 39세 이하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96만5천명으로 1년 전(100만2천명)보다 3.7%(3만7천명) 감소했다. 청년 자영업자 수가 정점을 찍은 지난 2005년보다 무려 52만8천명(54.7%)이나 줄었다. 사업에 실패해 퇴출당한 청년층이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사례가 그만큼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반면 지난해 3분기까지 전체 창업자 중 베이비붐 세대인 50대의 창업 증가율은 청년창업의 3배를 넘어섰다. 문제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한 혁신형 창업보다 은퇴자 중심의 생계형 창업이 급증하며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청년들의 창업이 활기를 띠지 않으면 국가의 산업 경쟁력은 그저 `고인 물`일 뿐이다. 애플·페이스북 같은 혁신적인 기업은 기대조차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탄탄한 도전정신을 갖춘 청년 창업은 국가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실패가 아닌 성공 위한 자산청년들은 왜 도전하는 것을 망설일 수밖에 없을까. 가장 큰 이유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꼽을 수 있다. 흔히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고들 말한다.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는 청년들을 더욱 소극적으로 만들었다.신규 창업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적 뒷받침이 어느 정도 마련돼 있다 하더라도, 창업 후 실패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이들이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 부족하다.이에 반해 해외에서는 창업 실패에 대해 패배자로 보기보다는 성공을 위한 하나의 자산으로 보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실패를 통해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창업 대출 역시 창업자의 신용이 아닌 `사업 모델`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다.이처럼 한국에서도 창업 실패 후 좌절한 청년들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이들이 실패의 경험을 토대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 또한 고부가가치 기회추구형 창업을 육성하려는 정책적 노력 역시 함께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사전준비와 정부 지원 활용해야청년 창업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으나 무턱대고 뛰어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사전검토를 통해 충분한 준비 단계를 거쳐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제도를 검토해 자금 조달에 도움을 받고,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각 지자체에서도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 놓았으며 이 밖에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중소기업청의 1인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 기술보증기금의 자금지원 등 청년창업을 돕는 다양한 제도들이 준비돼 있다.포항의 경우 시에서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력 등 성장잠재력을 갖춘 청년창업 대상자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오는 5월부터 청년창업 대상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만 20세부터 39세까지의 예비 청년 창업가들을 대상으로 기술·지식·IT응용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지원한다. 지난해에도 포항대학교, 선린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창업자금, 판로지원 및 지속적인 컨설팅을 통해 55명의 청년 창업에 성공한 바 있다.이밖에 (재)포항테크노파크가 운영하고 있는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가 아이디어 제품 개발과 창업지원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신규 지정받은 포항테크노파크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는 2014년 11월말 기준 매출액 약 20억원, 고용창출 7명 및 신규 창업 2개사 지원 등의 성과를 보였다.현재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는 청년에만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으며, 창업하고자 하는 이들에 대해 사무공간 지원, 자문위원단 운영, 창업교육 운영 및 사업화를 지원한다. 또한 세무, 회계, 법률 등 전문가 상담 및 교육, 경영지원과외부기관(기업)간 프로젝트 연계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아이디어가 넘치는 청년 창업가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성공한 청년 창업가들의 특징한편, 성공한 청년 창업가들은 관련 업종에서 경험을 쌓고 창업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8가지의 공통적인 특징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달 공개한 `청년창업가의 성공 DNA를 찾아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창업을 주도하는 청년들은 요식업 중심의 생계형 창업보다는 아이디어, 지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회추구형 창업을 주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아울러 실제로 성공한 청년 창업가들은 △자신의 일에 가치를 부여해 공익적 목적이나 신념과 연계해 창업 △즐기는 창업으로 트렌드를 주도하는 특징을 보였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창업 지원 정책을 적극 활용하며 △관련 업종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아 창업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거침없는 추진력 △인적자원의 중요성 인식 △성실·부지런함 등이 성공적인 창업의 중요한 요소였다./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2015-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