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획ㆍ특집

청도소방서, 전 지역 7분내 도착… 재난·생명 골든타임 24시간 확보

청도군민의 오랜 염원이었던 청도소방서가 5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6일 개서했다. 경북지역 18번째 소방서인 청도소방서는 지난 2012년 청도군에서 8천910㎡의 부지를 마련하고, 2016년 경북도와 경북도의회에서 81억여원의 건축비를 편성, 그해 7월부터 청사 신축공사를 시작해 지난 6일 드디어 첫 소방업무를 시작했다.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 4천80㎡ 규모로, 1층은 차고 및 현장대응단 사무실, 2층은 사무실 및 민원실(강당), 3층은 직원 심신안정실이 마련돼 있다. 신청사 개서식은 내달 13일 열 예정이다.청도소방서 개서로 인해 그동안 화재의 골든타임을 혹시나 놓치지 않을까 불안에 떨었던 군민들의 걱정이 해소되고 119 긴급출동 등 민생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청도소방서가 앞으로 추진하는 업무와 어떤 활동들을 하게 되는지 알아본다.□ 골든타임 확보한 `청도소방서`그동안 청도군은 지역 전담 소방서가 없어 재난상황 발생시 경산소방서에서 출동했다.경산소방서에서 청도읍까지 평균 40여분이 걸려 재난상황 발생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하지만, 이번 24시간 출동체계가 구축된 청도소방서가 개서됨에 따라 청도군 전역을 7분내로 도착할 수 있게 되면서 골든타임을 확보해 지역재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또 129명의 소방대원을 비롯해 펌프차 5대 등 총 27대의 소방차량을 배치해 화재, 구조·구급, 다양한 재난현장에 고품질의 소방안전서비스를 제공한다.소방서 조직도 3과(소방행정과, 예방안전과, 구조구급과), 1단(현장대응단), 3안전센터(청도, 금천, 풍각) 1지역대(화양), 1구조대, 4구급대로 구성해 청도지역 특성에 맞춤에 따라 현장성을 극대화 시켰다. 여기에 그동안 경산소방서까지 찾아가야했던 다중이용업소 완비증명, 건축물 소방시설 동의, 소방안전관리자 선임 등의 소방민원도 가까운 청도소방서에서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 지역 특성에 맞는 초기 대응 체계 구축청도소방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화재 등 재난 초기 대응 체계를 구축해 시행하고 있다.청도군에는 청도시장 등 3개의 전통시장에 145개의 점포가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경량철골조 샌드위치 판넬형으로 화재에 매우 취약한 구조이다.또 보물 9점, 천연기념물 1점,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1점을 보유한 최고의 사찰 운문사가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비구니 수행도량으로 150여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이에 화재취약지역과 문화재 보호를 위한 소방안전 대책을 현장을 직접 찾아가 추진하고 있다.청도소방서는 지난 27일 운문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소방시설 및 취약요인 분석을 위한 현장토론을 펼치기도 했다. 또 운문사를 시작으로 주요 화재취약대상지역을 전 간부가 순차적으로 방문해 화재취약요인을 하나하나 살펴 예방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여기에 취약지역 상인들이 화재발생 초기에 대응능력을 키울 수 있는 연기(물) 소화기 교육용 시뮬레이션 장비를 도입해 `전통시장 교육용 소화기 체험 대여 서비스`를 진행하고 전통시장 자율소방대를 편성해 운영할 계획이다.월 1회 이상 전통시장 소방차 길터주기,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촉진 119캠페인을 실시하고, 호스릴형 비상소화장치를 관계 기관과 협업으로 설치해 자율소방대가 초기 대응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할 예정이다.□ 도내 최초 119안전체험관 설치청도소방서는 군민들에게 최상의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북도내 최초로 119안전체험관을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소방서 3층에 138.6㎡ 규모로 설치되는 119안전체험관은 지진, 화재진압, 가정안전, 심폐소생 등의 소방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도민들에게 체험을 통한 안전교육으로 생활안전망을 구현할 수 있다.여러 준비단계를 거쳐 내년 12월에 선보일 예정인 119안전체험관은 유아 및 아동의 테마별 체험형 안전교육과 재난현장과 유사한 방식의 안전체험 교육장이 설치될 예정으로 현재 소방본부 본예산 5억원을 확보해 두고 있다.청도소방서는 119안전체험관이 설치되면 심폐소생술 교육센터(BLS TS)를 운영할 방침이다.이 교육센터에서는 청도군민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과정을 무료로 개설해 단계별 자격증을 수여할 계획이다.심폐소생술 교육센터(BLS TS)는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개발·제공하고 있는 미국심장협회(AHA)와 대한심폐소생협회(KACPR)가 승인한 심폐소생술 교육기관으로 공식프로그램과 인증강사에 의한 실기위주의 교육이 이뤄지며, 일정한 기준 통과자에게 AHA자격증 및 KACPR이수증이 발급된다.청도소방서는 심폐소생술 교육센터(BLS TS)를 통해 `아름다운 생명고을 청도`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인터뷰 장인기 초대 청도소방서장 “겨울 화재취약지역 예방 집중 최상의 소방서비스 제공 약속”“청도군민들에게 수준 높은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지난 6일 초대 청도소방서장으로 부임한 장인기(59·사진)서장의 말이다.장 서장은 “그동안 청도군은 지역 전담 소방서가 없어 여러 재난상황에서의 위험이 높은 지역이었다”며 “앞으로 군민들에게 최상의 소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청도는 올 1월부터 10월말까지 소방활동 통계를 보면 화재가 49건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재산피해도 4억7천300여만원에 이른다”며 “화재가능성이 큰 겨울철이 다가온 만큼 화재예방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청도소방서는 지난 13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를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추진기간으로 정하고, 화재로부터 안전한 청도군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장 서장은 “전통시장 등 화재취약지역에 가보면 그 지역에 사는 분들이 화재의 취약지점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알고 있으면서도 먹고 사는게 급급하다는 등의 이유로 묵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화재 위험도에 대한 상황을 알려주고 그에 맞는 조치를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취약지역 대부분이 소방차 집입이 쉽지 않아 초기대응이 힘들기 때문에 청도소방서는 자체 초기대응을 할 수 있는 여러 교육제도와 자율소방대를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확대간부회의도 화재 취약지역에서 열어 전 간부들이 해당 지역에 대한 정보를 숙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실제 청도소방서는 지난 27일 확대간부회의를 운문사에서 열었으며, 앞으로도 주요 화재취약지역을 순차적으로 방문할 계획이다.장인기 서장은 “청도소방서 전 직원과 의용소방대원들은 지역 내 다양한 재난으로부터 청도군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소방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이라며 “군민들과의 소통으로 지역 생활주변에 맞는 소방대책을 마련해 군민들도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소방서가 되겠다”고 말했다.한편, 경북 칠곡 출신인 장 서장은 1986년 소방공무원에 임용돼 의성소방서 소방행정과장, 경북도 소방본부 청문감찰담당, 예산회계담당, 119종합상황실팀장을 거쳐 지난 6일 초대 청도소방서장으로 부임했다.청도/나영조 기자 kpgma@kbmaeil.com

2017-11-30

원자력·경북지역 상생… 미래에너지 발전 원동력 돼야

`에너지(energy)`는 산업국가 발전의 근원이다. 에너지 전환시대에 원자력은 곧 지역발전의 `힘(力)`. 최근 공급 중심에서 친환경·고효율 수요관리로 패러다임 전환이 일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과 경북지역의 상생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23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7 경북에너지포럼`에서는 각 분야 에너지 전문가들이 모여 국내 전력수급계획을 토대로 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과 부산물 처리방안 등을 점검했다.이날 전(前)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박군철 총장(서울대 명예교수)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박상덕 위원, 한국수력원자력 재난안전팀 서대권 팀장, 전 한국원자력학회 장문희 회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기술연구소 조천형 소장이 차례로 나서 주제발표를 했다. 이들은 “원자력과 경북지역의 상생을 통해 미래 에너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이어 종합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열띤 공론의 장이 펼쳐졌다. 지역을 넘어 국가산업 발전을 이끌 원동력으로서 원자력을 재평가하기 위한 관심은 뜨거웠다.기조 연설 박군철 서울대 명예교수“미래에너지 원자력산업 발전 `안전` 최우선 돼야”에너지원을 둘러싼 국가 충돌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청정에너지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미래 에너지 전략의 핵심이다.원자력은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안보, 환경개선, 지역발전, 고용창출 등을 이끈다. 원자력 발전 효과는 GDP의 약 2.4%를 차지한다.하지만 정부 방침대로 오는 2030년까지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할 경우 134조~217조원 가량의 경제적 부담이 예상된다. 전기요금도 44.2~71.3% 인상이 불가피하다. 지난 2011년 원전을 정지한 일본은 연료수입 급증으로 2014년 129조원의 적자가 나기도 했다.국내 원자력 발전량을 화석연료로 대체하면 이산화탄소 1억1천만t 배출에다 온실가스 저감손실은 2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철강·자동차·조선·석유화학·반도체 등 국가기간산업은 에너지 다(多)소비업종이다. 전체소비 전력 중 산업용이 55%를 차지하는 것이 단적인 예다.탈원전으로 인한 원자력기반 붕괴는 △원전수출 봉쇄 △국내산업 경쟁력 상실 △온실가스 감축 목표 미달성 △원자력기술 쇠퇴 및 인력 상실 등 부작용이 엄청나다.신고리 3·4호기 건설에만 연간 1천만명의 고용창출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미래를 위한 원자력 발전은 세계적으로도 증가하는 추세다.세계 원전시장 현황 및 수출 전망 분석 자료를 보면 자국건설 공급이 가능한 중국과 러시아, 프랑스를 제외하고도 오는 2030년까지 약 70기, 총 350조원에 달하는 신규 원전 진입이 가능하다.세계 방사선 시장 규모도 지난 2011년 기준 172조원으로 어마어마하다.원자력 지역난방을 비롯해 담수용 원자로, 원자력 수소, 원자력 제철 등 원자력 관련 산업연구가 지금 세계 곳곳의 연구기관에서 이뤄지고 있다.특히 거대 에너지시장인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이 더 진행되면 안정적 공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충돌과 경쟁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이 같은 세계 에너지시장 흐름 속에서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정책 방향이 과연 최선인지 묻고 싶다.물론 안전확보 없는 원자력 발전은 무의미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교훈 삼아 9·11테러와 경주·포항 지진 같은 천재지변까지 모든 사고 경위를 고려해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원자력 발전에 대한 찬반논쟁이라도 펼칠 수 있다. 종합토론·질의응답`2017 경북에너지포럼`에 참석한 원자력 산학업계 전문가와 경주시의회 의원이 `원자력이 나아갈 방향과 경북도의 관계`에 대해 종합토론을 벌였다. 전문가들은 “탈원전 추진은 아직 이른 것으로 보고 미래 재생에너지 산업의 허브 역할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놓았다.△김영희 경주시의회 원전특위위원장점은 충분히 들었다고 생각하고 단점에 대해 말하자면 경북이 원자력 클러스터를 유치하기에 적지라고 하지만, 지난 2013년도까지 주민들은 원자력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다른 지역은 원자력 관련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반면에 경북, 특히 경주가 원자력 이해도가 높은 지역이 이렇게 나왔으면 경주에 원자력 클러스터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들어오는 시설물들을 시민들이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단점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이용래 원자력과학단지 경주유치추진단장우리가 탈원전을 하더라도 해야 할 일이 있다. 원자력 혜택을 누리고 살았기 때문에 앞으로 50년 동안 폐기물이 나온다. 새로 들어서는 원전까지 합치면 앞으로 50년 동안 운영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때문에 국가 정책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원전에 대한 안전은 지켜져야 한다. 경주에 여러 가지 오해가 있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이고 어딘가 만들어져야 할 일이다.△박상덕 서울대 원자력센터 연구위원원전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원자력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생각 안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재생에너지는 미래적으로 생각하는 반면, 원자력은 과거와 현재 기술로만 바라보는 편견이 있다.2차 대전 이후 50년 정도 된 기술인데, 앞으로 4차 산업 혁명을 통해 로봇이나 AI가 나온다면 핵연료도 로봇이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이를 고려하면 미래에는 원전에 대한 관리가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장문희 전 한국원자력학회 회장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하려면 연구를 통해 취약한 점을 보강해야 한다.원자력 연구 분원이 경주에 유치된다면 분원의 임무 중에 하나가 미래에 사용핵연료에 대한 방법을 연구하는 결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경북이 적지로 주목받는 것은 인접한 주민이 없는 인적이 드문 부지에 설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원자력의 단점 같은 아픈 것을 안 아프게 하려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정현주 경주시의회 의원탈핵을 찬성하던 시민들이 원자력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보게 하는 것은 이 포럼에 의미를 사라지게 한다.발제자 모두다 원자력에 대한 공정한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데 환경 단체가 없는 자리에서 환경 단체의 의견을 지적하는 부분도 알맞지 않다고 생각한다.서울시에 보다 많은 전기들이 사용되고 서울에 더 많은 인구가 있는데 왜 서울시에 방폐장을 가져가지 않는가. 또 경주에서 이주시켜달라고 말하는 분들의 이야기는 경청하지도 않았다. 전문가들이 모두를 위한 발제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발제 박상덕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 “ 7차 전력수급계획 수립 예측치·실제수요 일치”전력수급계획은 2년마다 새로 작성한다. 그동안 7차까지 수립된 전력수급계획은 예측치와 실제수요가 일치했다. 전력수급계획은 크게 네 가지 요소를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세운다. 안보적 측면, 환경적 측면, 공평성(경제적) 측면, 안전성 측면을 고려해 완성된다.안보적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원의 수입에서부터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할 때까지의 위험도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5% 이상인 데다 비상 시 외국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연계망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에너지자원 비축량을 보면 석유 130일, 석탄 2개월, 우라늄 2년, 천연가스 1주일 정도다. 환경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외에 답이 없다. 자연환경에 대한 위해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기상재해 등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후폭풍이 일어나고 있다.전력수급계획에서 말하는 공평성은 뛰어난 접근성을 말한다. 그럴려면 우선 경제성이 확보돼야 한다. 원전을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은 원자력 발전비용에 사후처리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해체비용의 경우 해외 평균과 비슷한 6천500억원, 핵연료 관리비용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적립하고 있다.안전성 측면에서 볼 때 최악의 사고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격납용기 안에서 모든 과정이 끝나도록 돼있다. 그만큼 안전하다는 얘기다. 심층방어, 다중방호의 개념으로 원전은 설계돼 운영된다.8차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현 정부는 예측치를 대폭 줄인다고 한다. 태양광을 포함한 재생에너지를 확충해 수급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력수급계획은 연구개발계획이 아니라 실제 우리나라 전력을 운용하는 계획이다. 국가와 산업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치명적이다.원자력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보급을 반대하지 않는다. 당연히 확대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재생에너지의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는대로 확대해 나가도 늦지 않다고 본다.발제 서대권 한수원 재난안전팀장“경주·포항지진으로 확인된 월성원전 안전 `이상무`”지난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지는 월성원전으로부터 약 45km 떨어진 지역이다. 지난해 발생한 경주지진은 경주시 남남서쪽 9km지역, 지하 15km, 규모 5.8이었다. 당시 월성원전의 최대 계측값은 0.098g로 안전설계값 0.2g에는 못 미쳤지만 원전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설정해 둔 수동정지값 0.1g에 근접한 수치였다.정밀 분석한 결과 응답스펙트럼값이 0.12g까지 나와 월성 1·2·3·4호기 운영을 정지하고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정밀 점검결과 예상대로 지진으로 인한 영향이 전혀 없었다.11·15 포항지진에 대한 월성원전의 시간대별 대응을 보면, 지진을 감지한 직후 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 주의단계인 C급을 발령하고 초동상황반을 꾸려 운영했다. 절차에 따라 약 6시간 동안 원전의 운전변수와 설비를 점검했으며 출력감발, 방사선 수치 등 어떤 이상도 없음을 확인했다.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 충분한 해안 높이를 확보하지 못한 고리원전은 이듬해 해발 10m까지 해안방벽을 설치했다. 해일에 의한 비상디젤발전기실의 침수를 막기 위해 전기가 필요 없는 디젤배수펌프를 설치하고 방수문도 설치 중에 있다.외부전원이 상실되고 비상디젤발전기 가동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이동형 대형발전차량도 구비했다. 원자로 비상정지 후 원자로계통에 남아있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수가 부족할 경우 비상냉각수를 외부에서 직접 주입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도 했다.원자로건물에 수소가스 농도가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수소제거설비를 설치하고 격납건물이 내부압력으로 견디기 어려울 때를 대비해 여과배기설비를 설치했다.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추가로 설정치 이상의 지진이 감지될 경우에는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되는 설비도 갖췄다.이 뿐만 아니라 여러 경우의 수를 상정해 다양한 종류의 소규모훈련과 극한재난에 대비하고 있다.대규모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민관군합동 비상대응훈련까지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니 완벽한 대비에 가깝다.발제 장문희 전 한국원자력학회장“경북도, 우수한 원자력 산업발전 환경으로 최적지”우리나라는 수요에너지의 97~98% 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가 전체가 단일 전력망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어 전력수급 불일치 발생 시 전국이 `블랙아웃(Black-out)`이 된다. 초고속 압축성장을 지원한 중앙집중식 전력 공급체계가 원인이다.경북도는 우수한 원자력 산업환경을 갖추고 있다. 동해안 원자력클러스트, 한수원 본사 경주이전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 가동 등 원자력과 너무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의 메카(Mecca), 중심지로 봐도 무방하다.무엇보다 도민들이 앞장 서 동해안 원자력클러스트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미래원자력시스템 기술개발을 목표로 원자력연구원 분원 유치에 적극 나섰으면 한다.현재 대전에 있는 본원은 부지 포화에다 연구 환경 열악 등 여러 제약 조건으로 인해 분원의 필요성과 시급성이 대두된지 오래다. 경북에서 국내 원전의 절반이 가동되고 있고 도민들의 원자력 이해도도 높아 최적지라고 생각한다.분원 부지요건으로는 △임해부지로 지질적 조건 만족 지역 △추가부지 확보 용이 지역 △거주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 △원자력 이해도 높은 지역 △원자력산업 현장과 교류 용이 지역 △연구원 정주여건 양호 지역 △국토 균형발전 명분 유리 지역 등이 있다.분원을 본원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도 필요하다. 기술이 지역과 산업 발전을 이끌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행복증진을 견인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기기와 부품산업이 원자력발전 지속의 생명 사업임을 염두해야 한다.만약 탈원전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관련 산업까지 사라지진 않는다.원자력 기술개발과 산업연계 및 집적화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할 것이다. 원자력 산업을 기반으로 경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에너지 안보에 이어 신(新) 기후체제 리더로서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경북은 원자력발전 기기 및 부품산업 유치에도 적극 앞장서야 한다. 전 세계 원자력발전산업 지방정부간 협력체를 구성, 친환경 원자력 진흥 및 기후변화 대응에 주도적 역할을 선도했으면 한다.발제 조천형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기술연구소장“사용후핵연료 저장공간 부족…안전시설 확충 시급”사용후핵연료는 높은 방사선과 고온의 열을 장기간 방출하는 물질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영구처분하기 전까지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습식저장과 건식저장 두 가지가 있는데 후쿠시마 사고 이후 건식저장 방법을 선호한다.건식저장 방법은 사용후핵연료를 금속재 혹은 콘크리트재 용기에 넣어 보관하는 방법으로 70년대 상용화 이후 40년간 무사고 운전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다.우리나라의 경우 경수로형 사용후핵연료는 습식저장만 하고 있다. 중수로형 사용후핵연료의 경우 90년대 초 건식저장 시설이 도입되면서 원자력발전소 내에서 운영하고 있다.현재 원자력발전소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 공간이 부족해 이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저장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 국내 운반 기술은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또한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하 KORAD)에서는 국내 최초로 운반과 저장이 동시에 가능한 겸용용기를 개발해 현재 규제기관이 설계승인 심사 중이다.건식저장 기술의 경우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기 위한 사일로와 조밀저장시설(MACSTOR-400)을 설계하고 건설, 운영한 경험이 있다. 금속겸용용기와 콘크리트 저장용기 2종을 개발한 것 외에 아직 실제 적용한 사례는 없다.KORAD에서 개발한 건식저장용기는 경수로 사용후핵연료 21다발을 저장할 수 있다. 항공기 충돌, 200m 침수 등 심각한 사고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지 않도록 설계했다.선진국과의 기술격차 해소를 위해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 분야 12대 핵심기술을 선정하고, 2030년까지 선진국대비 90% 이상의 기술력을 확보할 계획이다.단기적으로는 원전 내 저장과 연계된 제반기술을 확보하고, 중기적으로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처분을 연계한 표준시스템 개발, 장기적으로는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 및 장기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에 중점을 둔다.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기술이다. 적극적인 RD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그간 쌓아온 경험과 원자력발전소 수출 기술력을 바탕으로 충분히 선진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기술력 확보가 가능하다.정리/김민정기자hykim@kbmaeil.com/전재용기자 sport8820@kbmaeil.com

2017-11-24

메디시티 대구 `동아시아 의료산업 허브` 도약

지난 2009년 4월 16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는 보건의료계와 학계, 의료산업계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의료특별시 메디시티 대구` 선포식이 진행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의료도시로의 행보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이 자리에서는 대구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원이 될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대한 `메디시티 대구 선언문`이 채택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메디시티 대구`는 `2016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의료도시 부문에서 2회 연속 대표브랜드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은 소비자들이 인정하고 선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브랜드를 소비자들이 직접 평가·선정하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로써 대구시는 의료도시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대구시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산업`을 대구의 미래먹거리로 상정하고 있다. 대구 의료산업의 상징인 첨단의료복합단지와 뷰티산업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알아본다.2038년 `대구첨복` 완료 목표의료산업분야 정보 제공의료기업 지원 통합 플랫폼 구축한국 보건의료산업 중추역할 기대□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성공350여 년전, 대구에는 `약령시`가 시작됐다.조선 효종의 명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약령시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시기를 지나 대구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부각되고 있다.하지만 대구는 `약령시`의 부각에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 2005년 시작된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뛰어든 것이다. 대구시는 섬유산업 일변도에서 미래 먹거리를 위한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다.그리고 2009년 대구시는 오송과 함께 첨복단지 유치에 성공했다.대구시를 넘어 우리나라 의료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한 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는 동구 혁신도시 내 105만㎡의 부지에 위치하고 있다.지난 2009년부터 총 사업비 4조6천억원을 투입해 조성이 시작됐으며, 오는 2038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대구 첨복은 대구시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입진흥재단(DGMIF)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구개발과 기업유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11월 현재 신약개발지원센터(미래창조과학부),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산업통상자원부), 실험동물센터와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보건복지부) 등 정부핵심 연구시설 4곳이 입주했다. 한국뇌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3D융합기술지원센터, 커뮤니케이션센터(대구시)도 들어섰다.이외에도 실험동물자원은행, 첨단임상시험센터, K-메디컬센터, 의료기술시험훈련원, 첨단의료유전체연구소, 대구식약청(이전), 의료기기SW시험인증센터, ICT임상시험지원센터 등 8개 기관도 유치가 확정됐거나 건립 중이다. 국가심장센터, 첨단뇌정밀의학클러스터, 산학연유치지원센터 등도 신규로 유치할 예정이다.뿐만 아니다. 비수도권이라는 절대 불리한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동성제약 등 연구시설 54개사와 제조시설 61개사 등 115개 관련 기업도 유치된 상태다.현재 대구시는 유치 기업에게 입지보조금과 투자보조금, 고용보조금 등을 지급하고 있으며, 의료산업분야의 전문화된 기업지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기업지원 통합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또 의료특구 근로자의 출퇴근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셔틀버스 2개를 제공하는가 하면, 기업들이 개발한 제품을 수요자인 병원에게 직접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우수제품 설명회도 개최하고 있다.□ 독자적 연구·의료기술 수준 UP지난 2016년 10월 첨복단지에 입주한 ㈜유니메딕스는 그동안 수입제품들이 독점하고 있던 `마취심도 측정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최근 첨복재단 첨단의료기기센터와 공동으로 개발한 `스마트 약물주입장치`는 중환자실, 응급의료센터, 신생아실 등에서 미세하게 또는 다량의 약물을 주입할 때 오차를 ±3.26%까지 낮추는 성과를 이뤘다.또 첨복단지 입주 1호 제약기업인 한림제약(주)은 지난 2013년부터 첨복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 및 실험동물센터와 함께 골다공증 후보물질 도출, 골질환 치료제 개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후보물질 평가 등의 성과를 만들었다.의료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표적 난치성 질환(폐암·간암 등)에 대해 양·한방, 보완대체의료 등을 통합 적용하는 새로운 치료·연구병원인 (재)통합의료진흥원 전인병원이 국내 최초로 2015년 대구에서 문을 열었다.이러한 성과는 대구를 찾는 외국인 환자의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9년 2천816명 수준이던 외국인 환자는 지난해 2만1천100명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는 곧바로 대구 첨복이 `글로벌 의료산업 허브`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했다.지난 5월 정부는 `첨복단지 제3차 종합계획(2017~2019년)`을 확정했다. 계획은 첨복단지 운영 안정성 확보를 위한 예산 투입과 연구인력 확대, 국가 RD 참여, 첨복재단 이사장 중심의 조직 운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이를 위해 대구시와 정부 등은 오는 2019년까지 연구개발비 등으로 4천62억원을 투입한다.이 가운데 대구 첨복에 투입되는 예산은 모두 2천66억원이다. 연구인력도 현재 265명에서 33명이 더 늘어난다.다만, 첨복은 오는 2025년까지 총 경비의 50% 수준을 자부담해야 한다. 그때까지 운영비 부족분은 정부가 80%, 지방자치단체가 20% 비율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그동안 금지됐던 지원기관의 외부 RD 수주도 허용된다.그런가 하면, 오는 2020년에는 대구지방식약청이 대구첨복단지 인근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아울러 첨단임상시험센터도 2019년에 준공할 계획이다.첨복재단 측은 “최근 통과된 첨복특별법 개정안에 첨복단지 종합계획 수립 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첨복재단이 연구지원 외 독자적 연구과제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하여 안정적 수익확보로 재단의 원활한 운영이 기대된다”면서 “지금까지 첨복단지는 초기의 조성 목적을 충실히 달성했다. 이제부터는 지역과 국가의 성장동력으로서 한국 보건의료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면서 글로벌 메디컬허브로서의 제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위원회 출범대구시에 따르면, 첨복단지에 입주 완료된 44개 기업의 매출액은 지난 2015년 4천480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4천632억원으로 3.4% 증가했다. 의료특구의 경우에도 46개 입주 완료 기업의 매출액은 지난 2015년 2천353억원에서 2016년 3천40억원으로 25% 늘었다.지난 2015년 연매출 100억원 이상 기업이 3개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인성메디칼, ㈜한림제약, ㈜유니메딕스를 비롯해 11개 기업으로 증가했다.의료 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대구 시민들에 대한 고용도 늘고 있다.첨복단지에 입주한 44개 기업은 당초 308명의 고용을 계획했으나, 올해 9월 현재 245명을 고용해 80%의 고용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또 의료특구에 입주한 46개 기업은 당초 1천345명을 고용하려 했으나, 현재 1천481명을 고용하면서 110%의 고용달성률을 기록했다.하지만, 대구시는 이 같은 성과에 머물 계획이 전혀 없다. 지난 2016년 1월 스위스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주제로 채택된 `4차 산업혁명`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9월 대통령 직속의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출범시켰다.이러한 흐름 속에, 대구시는 빠르게 융합하며 발전하는 글로벌 의료산업 경쟁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동아시아 의료산업 허브 조성`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추진하고 있다.특히, 대구시는 지난 2014년 전국 최초로 의료관광클러스터 시범도시로 선정된 후 의료관광클러스터를 위한 다양한 노력과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실제로 5개 대학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과 서문시장, 동성로, 김광석 거리, 근대골목 등 핵심 관광자원을 연계한 도심형 의료관광클러스터를 구축했다.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가 가지고 있는 의료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충실히 산업육성을 위해 노력해 왔고, 많은 성과도 있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메디시티 대구`가 동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의료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그날까지 끊임없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2017-11-24

울진군, 한국 넘어 세계와 견줄 `생태문화관광도시`로 재탄생

울진군이 군정 전략적 목표로 추진해 온 `생태문화관광도시`건설을 위한 성과가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생태문화관광도시 조성을 위한 인프라는 울진군 내 주요 관광명소와 탁월한 생태자원을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다.이들 인프라가 완공되면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생태문화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울진군의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기틀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울진군의 자치경쟁력이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생태문화관광도시` 울진 건설은 현 민선 6기 울진군정을 리더하는 임광원 울진군수가 지난 2010년 민선5기 울진군정의 사령탑을 맡으면서 본궤도에 올랐다.임 군수는 민선5기 4년 간 생태문화관광도시 건설을 위해 지역 내 주요 관광명소와 생태자원을 중심으로 지역의 특성을 살린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전 행정력을 집중해 추진하고 있다.왕피천 유역·죽변·후포 등대지구 등관광자원화로 관광산업 활성화 도모체험형 힐링공간 `사구습지 생태공원`군민복지 위한 국민체육센터 조성 등지역 특성 살린 개발계획 수립자치경쟁력 강화 위해 전 행정력 집중◇ 생태문화관광도시 울진 건설 순조울진 생태문화관광도시 건설 주요 내용으로는 △왕피천 유역 관광자원화 △죽변·후포등대지구 관광자원화 △울진금강송 관광자원화 △오산지구 레포츠단지 활성화 △백암온천지구 활성화 △지역특화 관광자원 개발 △문화·관광 활성화 등이다.이번에 구체적 모습을 드러낸 권역별 인프라는 민선5, 6기 동안 울진군이 배전의 노력으로 추진해 온 성과물이다. 생태문화관광 분야의 대표적 인프라는 죽변 후정리에 들어서는 국립해양과학교육관을 필두로 후포마리나항만 조성, 금강송에코리움 조성, 월송 수토문화나라 조성, 평해 월송정 사구습지 생태공원 조성, 온정 백암산림휴양밸리 조성 사업, 울진 국민체육센터 건립,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 조성 등이 그 것이다. ◇ 해양과학교육의 메카 국립해양과학교육관죽변면 후정리에 들어서는 국립해양과학교육관은 동해안 바다 생태와 가치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교육·전시프로그램과 해양관광프로그램을 결합한 국내 최대 규모의 멀티 해양과학교육관이다.전체 부지 3만3천600여평에 건축규모 1만2345㎡의 과학관, 해중전망대(해상시설), 야외전시장(육상시설), 숙박동을 갖추고 있다. 또 6m 깊이의 해중에서 바다 속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해중전망대는 새로운 바다 관광의 진수를 보여준다.해양과학교육관 건립으로 예상되는 생산유발효과는 1천980억원, 고용유발효과 1천365명으로 예상된다.지난 7월12일 첫 삽을 뜨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해양과학교육관은 총사업비 1천45억원(국비 926억, 도·군비 119억원)을 들려 2019년 12월 말 완공예정이며 2020년 5월에 본격 개관된다. ◇ 세계적 명품이 될 금강송에코리움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일원에 조성되는 금강송 에코리움은 세계적 명품인 `울진 금강소나무`를 주제로 담은 산림테라피 공간이자 산림문화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휴양체험 힐링공간이다.금강송 군락지가 조망되는 소광리 298번지 일원 5만여평에 조성되는 금강송 에코리움은 크게 금강송 전시체험지구와 금강송 치유체험지구, 금강송 자연체험지구 등 3개의 테마권역으로 조성된다.이 중 금강송 숲체험길은 전국 최고의 `에코힐링로드`로 각광받고 있는 `울진십이령길`과 연계해 숲길걷기, 트레킹, 명상, 스트레칭 등 자연치유프로그램을 적용, 운영한다.국비 277억원을 포함 도.군비 등 421억원이 투입되는 금강송 에코리움은 2018년 하반기 3~4개월 정도의 시험운영을 거처 10월에 본격 개관한다. ◇ 국제항만으로 부상할 후포 마리나항울진군의 해양관광시대를 여는 기틀 중 대표적 인프라가 현재 활발하게 공사가 진행 중인 국립해양과학교육관과 후포마리나항만 조성사업이다.이 중 후포마리나항만 조성사업은 울진군의 남쪽 관문이자 어업전진기지인 후포항에 조성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해상 8만7천277㎡, 육상 8만3천156㎡(매립 7만9천248㎡) 등 17만433㎡ 규모로 조성되는 후포마리나항만은 러시아, 강원도, 울릉.독도,일본, 부산,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중간 기착지에 위치해 거점형 국제 마리나항만으로 조성된다.국비 259억6천200만원을 포함 도·군비 등 553억3천400만원이 투입되는 후포마리나항만은 지난 2016년부터 1단계 사업인 토목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돼 9월 말 기준 4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올해 11월부터 마리나리조트 민자유치와 위탁관리를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해 오는 2019년 2월부터 마리나항만 계류시설 등 부대시설과 유통시설 조성에 들어가 오는 2019년 12월 마무리된다. ◇ 온천과 산림욕 명소 백암산림휴양밸리전국 유일의 `삼욕(해수·산림·온천욕)의 고장`인 울진의 대표적 온천욕 휴양지온정면 백암온천단지에 조성되는 `백암산림휴양밸리`는 백암온천과 백암산, 신선계곡 등 자연자원과 연계한 산림복지휴양공간이다.온정면 소태리와 금천리, 온정리 일원 99ha에 걸쳐 조성되는 백암산림휴양밸리는 백암숲체험교육장과 백암온천생태공원, 목백일홍 동산, 백암치유의 숲 등 휴양 공간으로 조성된다.백암숲체험교육장은 숲도서관을 포함한 방문자센터지구, 잔디썰매장과 야외족욕장, 숲체험교육장 등으로 조성되며 `백암 치유의 숲`은 국비 25억원을 포함 도군비 등 50억원이 투입되는 산림 테라피 공간이다.백암온천과 연계해 다양하 산림치유시설과 피톤치트숲·밀우너숲·소나무숲 등의 테마숲길로 조성된다. 백암산림휴양밸리는 국비 77억원을 포함, 도·군비 등 204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012년 백암온천 관광지 활성화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 백암치유의 숲 조성을 마지막으로 2021년 본격 개장한다.◇ 체험관광지 평해 사구습지생태공원생태관광이 각광을 받으며 동해안 해안생태계 보전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울진군인 추진하고 있는 평해 사구습지 생태공원은 자연 해안사구와 습지를 활용한 생태학습·체험형 관광공원이다.평해사구는 강원도 안인진 해안사구와 함께 경북 동해안 유일한 현존 사구습지이다. 3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울진군은 월송리 사구습지 일원 9만5천957㎡에 습지관찰대, 생태전망대, 수변데크, 야외무대, 휴식공간 등으로 조성해 오는 2018년 12월에 완공, 개장한다.▲ 임광원 울진군수◇하늘 바닷길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울진군의 남쪽 관문이자 어업전진기지로서 국제마리나항으로 변신하고 있는 후포항의 해양생태관광의 정수로 자리매김될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해상 높이 50m, 길이 135m 규모의 동해안 최대 하늘 바닷길이다.동해안 신석기 초기 유적을 품고 있는 후포 등기산과 갓바위를 연결하는 41m 규모의 출렁다리와 바다로 연결되는 스카이워크는 4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오는 11월 말에 완공된 후 스카이워크 전망대 광장에 조성되는 상징조형물 공모를 거쳐 오는 2018년 4월에 본격 개장된다.◇울진군 국민체육센터·생활체육공원울진군민 전 계층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수영장과 아동돌봄실, 다목적 체육관 등을 담은 국민체육센터가 오는 2017년 12월 완공돼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또 국민체육센터가 조성되는 울진읍 읍내리 산4번지 일원은 생활체육공원으로 조성된다. 현재 9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12월 말 마무리된다.울진/주헌석기자 hsjoo@kbmaeil.com

2017-11-16

사양화 접어든 철강산업, 축소지향적 구조조정 불가피

포항 철강산업의 앞날을 조망해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8일 오후 `4차 산업혁명 시대, 철강산업의 대응`이란 주제를 놓고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7 포항철강포럼`은 격론의 장이었다. 주제발표를 한 전문가들은 물론 객석에 참석한 방청객들의 관심 또한 매우 높았다. 이날 경제 전문가 4명이 제시한 포항 철강산업의 미래에 대한 해법을 요약, 정리해 본다.스마트 팩토리 구축으로 새 도약 기대-4차산업과 철강산업의 미래연세대학교 손일 교수기술 진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우리가 가장 눈여겨봐야 할 키워드는 바로 `4차산업`이다. 이미 수많은 영화,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4차산업 시대는 예고됐다. 사물인터넷 (IoT), 로봇공학, 3D프린팅,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주요 기술로 대표되고 있지만, 파생되는 기술들은 벌써 우리의 삶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이 가운데 철강산업은 격변기에 놓여 있다. 성장효율성 저하와 양적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새로운 도약의 일환으로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구축이 가열차게 추진되고 있다.스마트 팩토리는 초연결사회(Hyper Connected), 초지능화(Hyper-Intelligent), 초가상화(Hyper Virtualized)된 4차산업의 집결지라고 할 수 있다. 현장측정 데이터에 대한 수집을 자동화하고 이러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과 예측, 자동제어의 구현을 말한다.크게 품질(Quality), 차별성(Differentiation), 데이타운용(Data Driven), 추적(Tracking) 네 가지 측면에서 효율적이다.먼저 철강제품을 만드는데 가장 기본적인 접합이나 용접 등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제품 교체주기를 알려주는 등 고객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한다면 소비자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은 신뢰성 있는 제품을 만드는 기본이 된다.데이터기반의 비즈니스 운용은 여러모로 장점을 지녔다. 수요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충성고객 확보도 한결 쉬워진다. 원료가격 변동에 대한 예측을 바탕으로 시장환경 변화에 적절히 반응할 수 있다.마지막으로 판매제품 추적을 통한 제품교체 주기 추정도 가능하다. 사전 재고량을 확인해 생산 예측도 자유롭다. `굴뚝산업`으로 저평가되는 철강산업이 디지털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무엇보다 스마트 공정을 적용하면 장비 효율성은 16.2% 높아지고 에너지는 17.5% 절감할 수 있다. 제품 결점율은 48.9%까지 낮출 수 있다.철강 스마트팩토리는 단위공정의 최적화를 넘어 공정별 초연결성을 부각시킨다. 전주기 제조공정 효율성을 높여 지능화를 극대화함으로써 철강산업이 우리나라 주력산업으로서 다시 한번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사람중심 경제와 소득 혁신주도 성장 필요 -한국형 제조혁신 플랫폼 전략산업통상자원부 장웅성 MD국내 주력산업의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소비·체인혁명과 제조혁명은 산업 전반에 걸쳐 효율화 및 최적화 요구를 가속화시키고 있다.최근 글로벌 산업은 개별기업 간 경쟁을 넘어 생태계 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향후 주력산업은 산업구조와 경쟁방식, 문화 등에서 4차 산업혁명의 파급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경쟁력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은 경제 성장의 주요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국가대표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이 글로벌 산업동향에 대응하고 혁신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형 제조혁신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메커니즘을 구성해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산업기술 정책의 신(新) 패러다임으로서 플랫폼 사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특히 철강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하고 향후 중국과 일본의 철강산업 구조조정 및 고도화에 대응한 산업생태계 진화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의 과도한 반덤핑 상계관계와 철강 수입 안보영향 조사(232조)로 인한 추가적 수입제안 가능성은 철강산업 전반에 우려를 낳고 있다.한국형 4차 산업혁명 플랫폼의 주요 구성인 산업생태계 진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람중심 경제와 소득 및 혁신주도 성장`이라는 정부의 경제 기조와 부합한 산업생태계 발전 방안이 요구된다.경제성장과 관련해 수요 측면에서는 일자리 중심, 소득주도의 성장을 유도하고 공급 측면에서는 혁신성장의 쌍끌이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더불어 사회보장체계 혁신을 통해 경제체질을 공정경제로 전화하고 경제 전반적으로 성장 과실이 고르게 확산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분배와 성장이 선순환을 이루는 사람중심의 지속성장 경제를 구현할 수 있다.철강산업 제조혁신을 위한 플랫폼으로는 글로벌 수요산업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효율적인 대·중소기업 공급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상생 협업을 통한 핵심 기술 자산 공유는 참여 기업은 물론 노동가치까지 동반 성장해 이익 분배를 실현할 수 있다.IoT·빅데이터 통한 제조공정 스마트화 -포스코, 스마트 제철소를 꿈꾼다포스코 기술연구원 김기수 상무최근 독일을 중심으로 촉발된 4차 산업혁명의 추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도 제조업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유사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 역시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 속에 50여년 혁신의 역사를 거름 삼아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다.거대 장치산업인 철강업 역시 세계 철강 공급과잉,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 등 녹록지 않은 외부 환경 속에서 2014년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재무건전성 및 수익성 제고 활동에 총력을 다해왔다.포스코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혁신을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력 제고, 철강제조 공정 및 업무수행 방식의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 추진 역량을 모아가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추진 전략이 있으며 차별화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기술 혁신으로 스마트제철소를 구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철강 제조공정에서는 제품 외에도 엄청난 양의 `데이터(data)`가 발생한다. 스마트팩토리는 제조공정 중에 발생한 설비·조업·품질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또 다른 기술혁신 모델이다.현장의 각종 IoT센서로부터 수집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수합, 저장하고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해 의사결정하는 새로운 가치사슬(Value Chain)이기도 하다.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플랫폼이 바로 `포스프레임(PosFrame)`이다. 중소기업에도 이 시스템을 오픈해 제조공정 전반의 생태계 관점에서 새로운 가치창출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나아가 포스코 스마트팩토리는 국내 학계와 IT·벤처·중소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 센서, 인공지능 알고리즘 등의 공동개발은 물론 공생하는 기술 생태계를 만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스마트공장 확산 사업을 통한 중소 제조현장 혁신을 위해 그룹 내 전문가가 직접 지원하고 중소·중견기업 맞춤형 스마트플랫폼도 제공할 계획이다.구조조정 속도 조절과 시장적응력 제고-철강사의 노력과 정부의 역할스틸앤스틸 서정헌 대표우리나라 철강산업 미래를 위해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할 주체는 개별 철강사와 정부라고 생각한다.개별 철강사 경영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은 시장적응력 제고다. 이제는 개별 철강사의 규모나 힘보다 시장 적응속도가 더 중요시된다는 것이다.철강사가 시장적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세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첫째는 감산을 위한 노력이다. 철강산업의 가장 큰 특성은 생산 경직성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감산능력을 키워야 한다. 가동률을 낮춰도 철강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둘째, 철강사 내부 부문 전략간 통합이 가능해야 한다. 구매 생산 판매부문의 이견이 빨리 조율돼야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진다. 통합을 위해서는 부문 간 갈등을 조정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셋째, 공조는 시장적응력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철강사 간 공조와 전후방산업과의 공조, 정부 산업정책과의 공조는 시장적응력을 높이고 시장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다. 다른 철강사와의 공조를 통해 생산 유연성을 높이면 투자를 하지 않고도 규모를 키우는 효과를 볼 수 있다.결론적으로 각 철강사는 갖고 있는 시장지배력만큼 전략을 세워 활용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시장적응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철강산업은 성장단계에 따라 시장과 정부의 역할이 달라진다. 고도성장기에는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등 정부정책이 강화되다가 성숙기에 들어서면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장의 역할이 강조된다. 사양화 단계로 들어서면 고도성장기와는 다른 더 정교한 정부의 역할이 요구된다.사양화 단계에 접어든 철강산업은 축소지향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산업 특성상 구조조정 속도가 너무 빠르면 사회적 비용이 커진다. 이를 줄이려면 정부의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 수입규제 등 다양한 제도적 개입을 통해 구조조정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공정한 심판도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가 직접 구조조정에 개입하거나 공정위를 통한 독과점 규제처럼 공정한 경쟁구도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공정한 경쟁 없이는 산업경쟁력도 기대하기 어렵다.정리/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1-09

포항 철강 상생 플랫폼 구축없인 지속가능 발전 어려워

`2017 포항 철강포럼`에서는 산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철강산업과 포항경제`를 주제로 종합토론을 벌였다. 참여한 패널 7명은 “기술혁신 바람이 불고 있지만 인적자원을 활용한 데이터 연결망 형성으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철강산업 성공과 지역경제 성장은 결국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진행=김춘식(동신대 교수)◇패널토론=신훈규(포스텍 교수), 김교덕(현대제철 생산기술팀장), 강학주(울랄라랩 대표), 장웅성(산업통산자원 RD 전략기획단 MD), 김기수(포스코 상무), 서정헌(스틸앤스틸 대표), 이관희(RIST 박사)동북아 철강 연착륙방안 고민철강업체 상생플랫폼 갖춰야中企 위해 정보·기술 공유도산업특징 고려 기술도입해야□ 김춘식=철강산업 미래에 대한 거시·미시적 접근부터 시작해보자.▲서정헌=국내 철강산업의 미래를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국한해 바라봐선 안된다. 이들은 개별 기업일 뿐 실체를 정확히 봐야 한다. 철강기업의 성과나 경쟁력이 한국 철강산업을 대표한다고 본다면 정책 대안도 왜곡될 수밖에 없다. 개별 기업의 성과를 토대로 미래를 진단해선 안 된다.▲신훈규=우리나라의 주력 산업구조에 대한 이해부터 바로 해야 한다. 내수시장은 변하지 않았는데 주력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선진국을 따라가려고 하고 시장은 따라오지 못한다. 행동은 선진국, 산업구조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부분이다. 실질적인 수단을 찾는 것부터 고민해야 한다.▲이관희=중소기업 상황은 더 어렵다. RD혁신을 하고 싶어도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이 가진 스마트 팩토리 레벨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대기업 수준으로 맞추지 않으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업 생태계가 서로 상생하는 환경을 갖추려면 최소한 중소기업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여건부터 개선돼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춘식=산업생태계의 재구조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혁신적인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지만 관점에 따라 접근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장웅성=그동안에는 산업 전반에 정부의 시장개입에 대한 거부감이 오랫동안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철강생태계 진화방향을 논하는데 정부 개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80여년간 일본이 철강산업을 이끌어온 과정을 본보기 삼아야 한다. 앞으로 5년 뒤 동북아 철강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철강산업 연착륙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김춘식=철강업계 간 전략적 제휴방안에 대해서는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김교덕=포항시가 발전하려면 철강이 중심이 돼야 한다. 포스코, 동국제강 등 지역 철강업체들과 상호 공존 발전해야 가능한 얘기다. 물리적으로 공유 플랫폼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지만 상생 플랫폼 기반을 갖추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발전이 어렵다고 본다.▲이관희=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플랫폼이 시대를 지배할 것이다. 수요·공급자가 만날 수 있는 고리 역할을 하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IT, 인공지능 플랫폼이 성공한 원인은 빅데이터 덕분이다. 하지만 철강산업은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매우 취약한 환경이다. 정보공유가 되지 않는 철강산업 구조에서 시너지를 누리지 못할 우려도 나온다. 중소기업을 위해 정보와 기술부터 공유해야 한다.□ 김춘식=4차 산업혁명 시대에 철강업계가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은 무엇인가.▲김기수=기술도 중요하지만 사람, 즉 인적자원 활용에 더 집중해야 한다. 중소기업에 우수 인력을 시기적절하게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인적자원은 지속 가능한 플랫폼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력 네트워크망 형성은 공유를 토대로 한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과 인력, 지역과 지역, 기술과 가치공유를 결합(combine)하는 것이 필요하다.▲장웅성=가치 공유는 철강산업의 가장 큰 취약점이다.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플랫폼 구축이 업계간 정보가치 제공을 목표로 해야 한다. 누가 어떻게 전달하느냐도 중요하다. 결국 사람의 힘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김춘식=현재 철강 산업생태계 상황은 어떤지.▲강학주=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현장에는 대기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원자재 생산부터 납품까지 대기업이 산업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그야말로 절벽에 내몰린 상황이다. 이들 기업이 4차 산업이나 스마트팩토리를 몰라서 접근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게 문제다.네트워크 강국이라는 강점을 잘 활용해 데이터 접근성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플랫폼의 시작은 공유다. 각 주체의 역할이 중요한데 산업생태계의 강자인 대기업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김춘식=지역 우수인력 유출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심훈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다. 자본재 투입을 누가 할 것이냐가 근본적인 문제다. 우수 인력 유입을 시장 유연성에 맡길 것인지도 고려해봐야 할 때다. 이 부담을 기업이 지느냐, 정부가 지느냐의 문제다. 정부와 민관이 함께 인력 투입에 대한 지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더불어 산학연 경계가 허물어진 만큼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여러 인센티브 제공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얘기다.▲강학주=기술은 사람을 즐겁게 만들 수 있다. 단위당 생산량보다 종합 생산량을 높이는 효율성이 필요하다. 해외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국내에서는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독일은 소비자생산까지 스마트팩토리를 적용했고, 일본은 로봇산업 중심으로 구축했다. 국가마다 산업특징에 맞춰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철강산업 특징에 맞춰 도입해야 한다./김민정·이바름·전재용기자

2017-11-09

포항 철강포럼과 스틸 에세이의 `따뜻한 만남`

`바쁘다 바빠` 잰걸음으로 입장○…`2017 포항 철강포럼`이 열린 포항시청 대회의장에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빠른 걸음으로 입장. 이전 일정을 마치고 뒤늦게 도착한 우병윤 경북도 경제부지사 역시 잰걸음으로 들어선 뒤 축사를 하면서 다급하게 들어온 이유를 농담으로 건네기도.서울 국회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듣고 오느라 뒤늦게 포럼장을 찾은 박명재 국회의원은 미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현장분위기를 재미있게 전하며 굳어졌던 장내 분위기를 풀어주기도. 바쁜 일정에도 포럼장을 찾은 내빈들은 철강 산업의 위기에 맞춰 열린 포럼이 `시의적절`했다고 한목소리.온기 불어넣은 `에세이 공모전`○…2017 포항 철강포럼과 함께 열린 `제1회 포항스틸 에세이공모전`의 공동 심사를 맡은 곽흥렬 수필가는 이날 심사평을 통해 한정된 주제와 `스틸`이라는 차가운 소재에 감성과 온기를 더해 표현한 수상자들의 작품을 극찬.수상 작품에 대한 심사평이 이어지자 수상자와 가족들은 다른 수상자들의 작품이 실린 책자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읽기도.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참석한 고령의 수상자 박순조(73·여·경북 청도군) 씨는 금상 수상작 `쇠, 매화를 피우다`에 대해 “신랑 얼굴도 못 보고 올린 50년 전 결혼 당시 남편이 매화가 그려진 쇠주전자를 들고 왔었다”며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그 상처가 난 주전자를 보면서 지난 여생을 돌아보고 또 남은 여생을 매화처럼 피우고자 글을 썼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기도.계속 언급된 `철강 위기`에 관심○…본격적인 철강포럼 연구발표에 앞서 개회사부터 환영사, 축사까지 계속 언급되는 `철강 위기`라는 말에 참석자들의 관심이 고조.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시작된 연구 주제발표가 쉬는 시간도 없이 3시간 정도 계속 이어졌으나 자리를 떠지 않고 그대로 앉아 경청하는 방청객들이 수두룩. 연사들이 새로운 기술과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시장적응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 등 철강산업의 `혁신`과 `변화`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자 미리 나눠 받은 2017 포항 철강포럼 자료집에 밑줄을 그어가며 몰두하기도.포항철강공단 내 D업체 이모 상무는 “지난해 위기의식이 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공감했었는데 올해는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내용들이 많아 매우 유익했다”고 소감을 피력.일부 수상자들 끝까지 경청○…이날 철강산업대상 및 스틸에세이 수상자들은 축하하러 온 가족, 직장동료 등과 포항시청 4층 로비에서 기념촬영을 하느라 행사장 입구가 한때 혼잡.봉사대상을 수상한 김태규(OCI 관리팀 매니저)씨는 축하하기 위해 온 직원 및 친지들 10여명과 기념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경영대상을 수상한 이원호(제철세라믹 부사장)씨는 끝까지 남아 포럼을 경청하기도./김민정·이바름·전재용기자

2017-11-09

제 1회 포항스틸에세이 수상작

▲ 금상 수상자 박순조씨. 1945년 출생. 현재 경북 청도군에 살고 있다.“어떤 어려움에도 床과 주전자 보며 살아라”금상 `쇠, 매화를 피우다`-박순조씨지난날을 두고 탓해서 무엇하리눈물에 밥 말아 먹던 날 많았지만남은 생은 매화처럼 살다 가고파반백년이 넘었다. 볼록한 배는 군데군데 상처가 있어도 늘 웃는 얼굴로 나를 지켜준다. 눈이 부시도록 하얀 몸, 가늘면서도 약간 꼬부라진 입, 선비의 깃같이 생긴 머리까지 마치 새끼 백로가 물가 자갈밭에 앉아 엄마를 기다리는 모습처럼 언제 보아도 우아하고 사랑스럽다. 그뿐이랴. 매실 모양으로 생긴 장석은 손잡이를 꽉 쥐고 있어 여간해서는 빠지지 않아 만든 사람의 뚝심과 지혜로움이 돋보인다. 가장 특이한 점은 배 가운데와 머리에 새겨진 매화는 사시사철 화르락 피어 향기를 뿜는다.이 보물이 내게 온 것은 오십여 년 전 눈이 발목까지 차던 설 단대목이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집안 살림을 쥐락펴락하던 오빠 내외는 한 입이라도 줄이기 위해 나와 엄마의 생각은 묻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혼사를 정했다. 스무 살에 선 한 번 못 보고 신랑 얼굴도 모른 채 눈이 쌓인 마당에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혼례를 치렀다. 시내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랑은 그 당시는 매우 드물게 친구 세 명을 데리고 왔다. 그때 그분들이 산수화가 그려진 액자 한 점과 함께 가져온 선물이다. 친구들은 이 그릇에 물을 끓여 오순도순 차를 마시며 하늘이 부를 때까지 매화처럼 향기를 품고 살라는 염원을 담아 가져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깊은 뜻은 하룻밤 사이 망치에 맞은 얼음처럼 산산조각 났다.호롱불 밑에서 신랑 얼굴을 보기는커녕 입 한 번 떼지 못했지만, 천만 리 불길도, 바다 속도 홀로 걸어야만 하는 여자의 일생이 결정되었다. 그렇게 첫날밤이 지나고 새신랑의 아침상이 나왔다. 새로운 가족을 환영하는 뜻에서 친지들도 모였다. 말하자면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고 항렬 소개도 할 겸 새 식구의 인품과 참을성을 시험하는 자리였다. 제일 어르신인 작은아버지와 당숙도 오셨기에 어제보다 더 잔치다웠다. 손때 매운 올케도 당신이 좋다고 한 사람이라서인지 더욱 신경을 써 그야말로 사또 곰배상이다. 또 음식에 걸맞게 맑은 술도 상 위에 올려졌다. 삼백육십오 일 두루마리 갓 벗을 날 없이 큰기침 하나로 좌우가 소통되는 작은아버지는 “고 참 주전자 하나 참해 술맛이 달구나” 하시며 좀처럼 안 하시는 칭찬까지 곁들였다.그 순간 구들목에 앉아 몇 술 뜨던 신랑이 성난 황소처럼 씩씩거리며 밥상을 찼다. 누가 말릴 새도 없이 대청을 지난 상은 폭탄처럼 눈 쌓인 마당 가운데 떨어졌다. 도자기에 담긴 갖가지 음식들은 도화지에 가을빛 수채화를 그리듯 했고, 주전자는 야구선수의 땅볼처럼 눈 위에 앉더니 다시 솟아올라 맞은편 돌담 모난 돌에 맞고는 내려 꽂혔다. 올케는 그제야 “내 눈을 내가 찔렀구나.” 했지만, 나는 무당이 잡은 대나무처럼 떨고만 있었다. 새신랑은 눈 덮인 신작로를 향해 달렸고, 엄마는 오빠들을 신랑의 뒤를 따르게 한 뒤 다리가 부러진 상보다 떨리는 손으로 한 쪽 배가 움푹 들어간 주전자부터 집었다. 엄마와 올케가 갖가지 연장으로 아무리 용을 써도 찌그러진 주전자는 좀처럼 펴지지 않았다. 엄마가 그토록 애타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청상에 홀로 된 뒤 독 씻어 단지 씻어 아들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온 사돈이기에 딸아이의 시집살이가 불을 보듯 훤했기 때문이다.오빠들의 설득으로 멋쩍게 돌아온 신랑은 주전자 안부부터 물었다. 친구들이 생각나서인지 엄마가 했던 것처럼 한나절을 만지고 또 만졌지만, 원래의 아름다움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때 남편의 얼굴을 지금까지 보아온 것보다 더 깊이 더 세세하게 보았던 것 같다.엄마는 읍에 사는 사위를 생각하며 왕복 사십 리 길도 마다치 않고 장닭 세 마리를 이고 장에 갔다. 다 팔아야 겨우 상 하나를 사 이고는 콧노래까지 부르며 왔지만, 운명의 장난은 너무나 가혹했다.전쟁 같았던 상황이 수그러지고 엄마가 조곤조곤 물었다. 이유인즉 밥 속에 종발이 들어있어 갑자기 화가 났다고 했다. 그것은 새사람의 인내심과 지혜를 시험하기 위해 오빠들이 장난으로 그랬던 것이다. 당시 풍습으로는 어느 집안 없이 다 그런 절차를 밟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겨 눈보다 더 작은 남편의 인내심은 평생 오금으로 남았다.나이 어리다고 일 년을 친정에서 보내고 신행하던 날이었다. 엄마는 부러진 다리를 명주실로 찬찬히 감은 상 위에 상처 난 주전자를 윤기 나게 닦아 올려놓고는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도 이 상과 주전자를 보면서 살아남아야 한다.” 하시며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쉬었다.엄마의 염려처럼 시집살이는 그야말로 천 리 동굴이었다. 만개한 매화의 꽃술 수만큼이나 남편의 발길에 차여 마당에 내동댕이쳐졌어도 말없이 꽃을 피우는 주전자처럼, 천둥이 치고 폭우가 쏟아질 때마다 엄마의 말씀을 또 삼켰다.키 이십 센티, 배 둘레 사십 센티, 몸무게 이백 그램 남짓한 작은 몸. 쇠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오래도록 나를 지켜주지 못했으리라. 어느 특출한 장인의 손으로 빚어졌는지는 알 길은 없으나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특별한 보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랬기에 이사를 몇 번이나 했어도 이 상처 난 주전자와 절름발이 상만은 내 지난날의 거울 같은 존재이기에 지금까지 털고 또 닦는다.젊은 시절의 충격이 컸는지 남편은 오늘도 주전자를 들고 온다. 예쁘다 싶으면 사다 나르고. 주워온 것만도 여남은 개도 넘는다. 유별나게 주전자만은 소중히 다루는 것을 볼 때마다 측은한 생각이 드는 것은 늘어난 주름이 명약인가 보다.세월은 불촉 같은 성질도 콩물로 만들었고, 예쁜 주전자를 선물해준 친구들마저 다 하늘나라로 보내버렸다. 언제부턴가 아침밥은 먹었는지, 외아들 나이가 몇 살인지는 퍼뜩 떠오르지 않는데, 지난날을 두고 탓해 무엇 하리. 웃었던 날보다 눈물에 밥 말았던 날들이 더 많았지만, 남은 생은 매화처럼 살다 가고 싶다.추석이 다가온다. 거실 진열장에서 자고 있는 제수용 놋그릇을 깨워 곱게 친 기왓장 가루로 닦는다. 당연히 주전자의 몸도 단장한다. 주방용 세제를 풀어 부드러운 헝겊으로 닦으면 매화 문양이 제철보다 환해 당장이라도 벌이 날아올 것만 같다.어언 파꽃 한 광주리씩을 이고 뚝딱거리는 이빨과 어레미에 가린 초점으로나마 서로 마주보며 웃고 있다. 푸른 날의 아픈 기억들은 해질녘에야 정으로 변하는지…….▲ 은상 수상자 배정수씨. 1959년 출생. 현재 대구시 달서구에 살고 있다.“바늘에 반해 꿈을 꿰었고… 노년엔 희망을 꿰고 싶어”은상 `바늘꽃`-배정수씨바늘귀에 주홍빛 실을 꿰어구절초를 무리지어 놓았더니가을이 문을 열고 나오네저녁부터 조물닥 조물닥 꽃을 피운다. 바늘귀에 주홍빛 실을 꿰어 장미 세 송이를 활짝 피우고, 옆에는 라벤더를 곁들인다. 개망초와 노란 씀바귀에는 빨강 열매를 수놓고, 줄기마다 짙고 옅은 초록 잎을 달아준다. 코스모스와 구절초를 무리지어 놓았더니 가을이 문을 열고 나온다. 바늘 지나간 자리가 곱다. 고마운 이에게 손수 만든 자수 브로치를 선물하고 싶었다.봄을 닮은 그녀에겐 수수하고 잔잔한 팬지와 씀바귀를, 여름의 열정이 느껴지는 매사에 열심인 그녀에겐 화려한 장미와 라벤더를, 가을의 분위기를 간직한 차분하고 온화한 친구에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와 구절초를, 겨울의 냉철함으로 늘 많은 조언을 해 주시는 선배에게는 동백꽃을 수놓으며 작은 브로치 안에 사계절을 불러 모아 가득 메우며, 바늘과 나는 하나가 된다.바늘귀에 마음을 속삭이고 바늘 끝을 따라가다 보면 수시로 생이 피어난다. 때로는 바늘과 실이 다퉈 배배 꼬이고, 엉뚱한 씨실과 날실 사이로 들어가 딴청을 부려 속을 썩이기도 하지만, 살살 달래가며 손끝 온기로 꽃을 피우다 보면 어느새 잠 때를 훌쩍 넘기기도 한다.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실과 바늘을 정리하고 있노라니, 귓가에 익숙한 음성이 들려온다.“정수야~ 엄마 볼일 보고 올 때까지 할머니랑 이모랑 잘 놀고 있어”유년시절 엄마가 나들이 하실 때는 매번 편물가게 하는 외할머니 댁에 맡겨졌고, 이모 두 분은 늘 편물 기계 앞에 앉아 뭔가를 짜고 계셨다. 외할머니께서 그 짜낸 조각들을 바늘귀가 크고 통통한 바늘로 꿰매면 하나의 털옷이 완성되었고, 그 작업을 `시아게` 한다고 말했다.온갖 색실 속에서 옆에 앉아 털실을 갖고 놀았고, 그녀의 바느질 솜씨에 감탄하며, 하나의 옷이 완성될 때마다 박수를 쳐 드렸다. 그때가 바늘을 처음 알게 된 때였고, 바늘귀에 실이 꿰이면 뭐든지 이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초등학교 저학년 때쯤, 어머니가 직공 둘을 데리고 편물가게를 차리셨다. 나일론 옷이 질기다며 한창 유행하던 시절, 어머니는 서문시장에 납품을 시작했다. 알록달록한 엄마표 디자인은 항상 인기가 있어 밤늦도록 우리 집은 사르륵 사르륵 편물기계 소리가 울려 퍼졌고, 나에겐 자장가가 되었다. 나는 자연스레 일찍부터 바늘과 친해져, 굴러다니는 실로 이것저것 짜보며, 엄마 몰래 파랑 털실 한 뭉치를 꺼내, 엉성한 벙어리장갑을 떴다가 야단을 맞았다.때로는 동네 양장점에 가서 천 조각을 얻어다 인형 옷을 해 입혀 엄마께 자랑하면, 대견해 하시면서도 여자가 손재주가 많으면 고생한다며 탐탁해 하지 않으셨다. 유년부터 실과 바늘 속에서 자라서인지 나도 모르게 어깨너머로 배운 바느질이 익숙했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바느질이나 자수 숙제가 나오면 늘 자신감으로 신이 났다. 친구들 앞에서 선생님의 칭찬과 최고의 실기 점수는 더없이 나를 으쓱하게 했고 가정 선생이 되는 꿈을 키웠다.그러나 6.25사변 때 군인이셨던 아버지는 부상을 입고, 간호사의 치료를 받을 때마다 큰 위안을 받고, 훗날 큰딸은 꼭 백의의 천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하셨단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가정과를 가겠다고 하자“가정과 안 나와도 콩나물만 잘 무친다”며 일축해 버리고 엄마는 울먹이는 나를 달래며 산파가 되면 의사 못잖게 대접받고 돈도 잘 번다며 한수 더 뜨셨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당시에, 아마도 두 분은 은근히 큰딸이 살림밑천이 되어주길 바라셨나 보다. 하지만 두 분의 기대와는 달리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바로 첫선 본 남자와 결혼했다. 집안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채, 23살 철부지 신부는 살림 살고 아이 키우느라 꿈은 아예 접고 살았다.틈이 날 때마다 바늘이 그리웠다. 시어머님 첫 선물로 스웨터를 떠서 드렸고, 옷이며 레이스 받침 등을 만들거나, 십자수와 퀼트를 배운 작품들로 벽을 장식하기도 하며 바늘과의 교제를 이어갔다.수예점의 자수 실을 볼 때마다 그 다양한 색감에 매혹되었고, 바늘에 예쁜 실을 꿰어 하얀 무명천 위에 마음껏 다양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욕구로 남모르게 흥분하며, 언젠가는 꼭 전문 자수인이 한번 되어보리라 꿈을 품었다.두 아이들이 커서 품을 떠나고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자 꿈을 찾아 나섰다. 수소문 끝에 알게 된 팔공산 근처의 명인 선생님을 찾아가, 일급 프랑스 야생화 자격증 과정을 마쳤다.선생님은 과제가 주어질 때마다 나의 바늘땀과 색감이 곱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고 격려해 주셨다. 가는 길이 멀었지만 힘든 줄을 몰랐다. 새로운 스티치 기법에 감탄하며 가슴이 뛰었다. 꿈이 영글어 가던 소중한 시간이었다.나는 중매쟁이가 되어 예쁜 색으로 짝을 지우고, 린넨 천 위에서 밀당 놀이를 한다. 때로는 바늘의 질투가 너무 심해 조금만 한눈을 팔거나 딴 맘을 품었다간 가차 없이 삐딱선을 타고, 실까지 꼬여서 짜증이나 화를 내면 따끔한 맛까지 곁들여 심하면 피까지 봐야 한다. 하지만 바늘귀에 내 마음의 소리를 들려주고, 온 마음과 정성으로 사랑해 주면 단짝인 실과 함께 예쁜 집도 지어주고 온갖 꽃이 만발한 정원도 꾸며주며, 중세 시대로 돌아가 크레놀린 레이디와 놀기도 하고, 세상에서 하나뿐인 가방을 어깨에 걸쳐 주기도 한다. 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바쁘게 돌아가는 자동화 로봇화가 되어가는 세상 한편에서, 자수는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가 조급함을 내려놓고, 한 땀 한 땀 온 정성을 다해 자신의 손끝 온기로 피운 바늘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된다. 오로지 나를 사랑하며 사치를 한껏 부려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 돌고 돌아 바늘과의 끈질긴 사랑이 이루어졌다. 프랑스 자수 강사로 문화센터나 주민센터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다. 바늘과 함께 자수를 사랑하는 동호인들과 웃음꽃을 피워보는 시간이 많아졌다.참으로 작은 쇳조각에 불과한, 몸통 하나에 귀 하나뿐인 바늘 하나의 재주에 반해 꿈을 꿰었고, 노년은 그와 함께 희망을 꿰어 모두에게 예쁜 바늘꽃을 한 아름 선사하고 싶다.손끝에서 가을이 오고 있다.

2017-11-09

“소리없이 생명을 다한 고로 앞에 숙연해진다”

▲ 대상 수상자 류현서씨.대상 `고로`(高爐) 고로는 잡다한 쇠붙이들을 열로 보듬는다. 보기 좋은 것도, 흉한 것도 품어 안고 융화시켜 준다. 고로를 거쳐 나온 쇳물은 사물로 다시 태어난다. 고로는 쇠붙이의 자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뜨거운 쇳물을 끌어안는 동안 쇠붙이로 된 몸도 서서히 닳고 삭아진다.제철공장의 고로 하나가 사라진다. 반세기 가까이 견디며 보수를 거듭해오다가 생명이 한계에 다다랐나 보다. 세월 앞에는 사람도 노쇠하고 쇠도 산화된다. 고로도 사람의 육신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로는 잡다한 쇠붙이들을 열로 보듬는다. 보기 좋은 것도, 흉한 것도 품어 안고 융화시켜 준다. 고로를 거쳐 나온 쇳물은 사물로 다시 태어난다. 고로는 쇠붙이의 자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뜨거운 쇳물을 끌어안는 동안 쇠붙이로 된 몸도 서서히 닳고 삭아진다.나의 고로는 토함산 자락의 마을에서 시작됐다. 산은 그렇게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질펀한 능선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차츰 준엄한 형상을 드러냈다. 길고 짧은 골들은 청옥색 하늘을 이고 신묘한 입체화를 이루었다. 그런 입체화가 펼쳐지는 마을에서 어머니는 태어나서 자랐다.말랐던 풀들도 일어서는 봄날, 열여덟 살 어머니는 이웃 마을에 사는 아버지를 만나 백년해로의 가약을 맺었다. 그 후, 두 분은 제철소의 쇠와 고로처럼 서로를 품기도 하고 녹이기도 하며 가정을 이루었다. 어른을 섬기고 형제들을 보살폈고 자식을 생산해 품어 키우느라 몸과 마음을 녹였다. 특히 어머니는 제철소의 고로처럼 가정의 중심이었고 자식들의 안식처였다.쇠를 녹이는 고로가 뜨겁다 한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보다 더 뜨거울 수 있을까. 혈육에서 우러 나오는 정은 온도로 책정할 수 없다. 혈로 반죽되어 고로를 거쳐 나온 생명체는 떨어뜨리려 해도 떨쳐지지 않는다. 고로는 배출해 낸 살붙이와 피붙이들을 위해 살아왔다.곰곰이 짚어보면 어머니의 생도 내적 외적 고달픔도 있었지만 기쁨과 흐뭇함도 없지 않았다. 권속들을 보살피며 살아온 어머니의 한 생애, 종갓집 종부로서 소임을 다하느라 승새 굵은 삼베치마 허리춤까지 땀에 적시고 또 적셨다. 일 년에 열 번씩 다가오는 봉제사 접빈객에 손끝에 물마를 새가 없었고, 할아버지를 찾아 사랑채를 드나드는 손님들에게도 정성을 다하느라 늘 몸이 달았다. 가족 중 누가 아프다고 하면 어머니 가슴에서는 가을 모과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이순이 다 되도록 늘 그렇게 살았다.흐르지 않는 물이 없듯이 붙잡지 못하는 게 세월이다. 어머니의 구십 성상(星霜)도 하루하루 사는 동안 물같이 흘러버렸다.구순을 갓 넘긴 어머니가 갑자기 위독해졌다. 어둠이 점점 짙게 맥질 되는 시각에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짚불이 사그라지듯 어머니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에는 별들이 숨을 죽였고 늦게 뜬 그믐달도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어머니도 달도 구름에 밀려 한마디 말도 없이 조용히 떠나갔다.인생이란 그 자체가 구름이다. 비단 어머니뿐이겠는가. 역사에 이름을 남긴 구국 영웅이든, 숨이 넘어가던 사람을 살려준 의인이든, 수많은 일터를 제공하여 나라의 부흥을 일으킨 사람이든 구름 같은 이 길은 갔다 하면 못 오는 길인 것을.멀리로는 적은 군사로 수없는 적군을 무찔렀던 장수도 한번 가면 끝이었다. 글을 만들어 문명을 밝혔던 학자도, 어두운 곳도 마다치 않고 대중들을 위해 자신을 다 바친 성인(聖人)이든, 어느 항구에서 한 소절의 노랫말 같은 인생을 풀어낸 성격이 털털한 선인(船人)도 이 길은 갔다 하면 다시 돌아왔다는 소리는 아직 못 들어 봤다. 동네 어귀에서 마을의 액운을 막아주던 아름드리 거목도 쓰려져서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영웅은 영웅으로만, 부자는 부자로만 봤다. 명함 그 자체로만 보았던 거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이름도 명예도 다 허무로 보인다. 누구나 한번 가면 다시 못 오는 것을 어머니의 죽음에서 절실히 느낀다.어머니와 함께한 지난날이 허허롭기 그지없다. 태산이 높은 것이 아니고 만경들판이 넓은 게 아니었다. 내게는 어머니의 가슴팍이 어느 산보다도 듬직했고 어느 평야보다 더 넓었던 거였다. 날숨이 길게 나오면서 온몸에 맥이 빠진다. 팔다리가 마치 아이들이 오래 주무른 헝겊인형처럼 힘없이 겉논다. 이런 걸 보니 어머니는 생전에 내겐 만상의 근원이었고, 내 육체의 원기며 기(氣)를 살리는 생성원리였던 게 틀림없다.이제까지 때로는 충고를, 더러는 칭찬을 받으며 살아왔다. 어머니가 내게 준 염려도 힘이요 충고도 힘이요 칭찬은 더 큰 힘이 되었다.어머니와 함께한 시간들을 조각보처럼 꿰매본다. 다 읽지 못할 책을 펼치다 접었다 한다. 언제라도 찾아뵈면 “아야 배 고프제. 어서 밥 먹어라. 맛있을 때 많이 먹어라.” 연달아 잉잉댄다. “많이 먹고 아프지 마라.” 귀에 익은 목소리를 붙들려면 달아나고 달아났다가는 되돌아온다. 기억은 시간의 흐름을 정지시키기도 하고 세월의 순서를 바꾸어 놓기도 한다.소리 없는 기억을 더듬다가 눈을 뜬다. 거실 유리창에 가늘게 휘어진 반쪽 달빛이 어려 있다. 유난스레 외로워 보이는 오늘의 저 달은 무엇을 생각할까. 우리가 겪는 희로애락을 구경하고 있을까. 어머니는 당신의 영혼을 저 달 속에 깊숙이 새겨두고 떠났을까. 그래서 달빛이 어머니의 영혼을 받아들여 희끄무레한지도 모른다. 넓고 넓은 하늘에 홀로 떠 있는 달은 누구나 혼자 떠나야 한다는 걸 암시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상처의 아픔은 육체적 고통이고 이별의 아픔은 정신적 고통이다. 떠나는 길을 동행할 수 없기에 그 심정은 가눌 길이 없다.근 반세기 전, 철광석을 녹여낸 포항제철의 고로가 원화로 불을 지핀 후 1천도가 넘는 열기로, 짙은 황금색 액체를 뿜어냈다. 그로 인해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발판이 된 제1고로였다. 우리나라를 산업 메카로 발돋움시키고 서서히 장막을 거두었다.어머니도 연세가 들면서 병원에 가는 날이 가지 않는 날보다 더 많았다. 제철공장의 고로가 낡아서 보수해 가며 써 왔듯이 어머니의 건강도 그러하였다. 어머니를 두고 장수했다고 덕담처럼 말하는 분들도 있다. 요즘 백세 시대로 치면 장수라고 할 수 없다는 게 뒤에 남은 자식의 마음이다. 무병장수를 바랐으나 `극병장수`에 그치셨다. 기울어지는 달은 다시 차오르지만 어머니의 쇠잔해진 기운은 다시 실해지지 않았다. 세월은 무심해도 인간사는 유심하다. 철광석을 녹여낸 고로도, 나를 낳아 평생 감싸주던 어머니도 끝내 퇴역을 거부하지 못했다.어머니는 마지막으로 고통도 무상이고 기쁨도 무상임을 나에게 알려 주는 듯하다. 생각해 보면 품에 안아 키워주던 부모도, 마주 보고 살아온 사람도 끝끝내 함께할 수가 없고, 피를 나눈 수족 같은 형제도 같이 동행하지 못한다. 모든 게 무상이라고. 인생은 혼자가 되기까지 아프고 슬프고 기쁘고 행복해하면서 무상을 향해 가는 것이라고…….녹슨 쇠를 보듬는 고로처럼, 어머니는 곰살갑게 대해주는 자식이든, 비포장도로를 굴러가는 소달구지마냥 털털거리는 자식이든 질병이라는 불순물까지 다 껴안았는지도 알 수 없다.어느 어머니인들 자식을 품고 자신을 희생하지 않겠는가. 내 어머니만은 그런 것이 아닐 테지만, 소리 없이 뜨겁게 생명을 다한 고로 앞에 숙연해진다. 벽에 걸린 어머니의 사진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묵묵히 말이 없다.류현서▲ 곽흥렬, 김은주심사평“차가운 쇠에다 감성을 불어넣은 작품들”우리 생활 주변의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철을 소재로 한 제1회 `포항 스틸에세이 공모전`은 퍽 신선한 기획이었다. 차가운 쇠에다 뜨거운 감성을 불어넣어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쇠를 소재로 마련한 이번 글잔치는 철의 도시 포항에 아주 잘 어울리는 훌륭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주제가 정해져 있는 글을 쓰는 것은 자유 주제의 글을 쓰기보다 훨씬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공모전에 4백 편이 넘는 많은 작품이 응모되었다는 사실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호주, 필리핀 등 해외에서도 응모작이 들어온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 대회가 해를 거듭할수록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으리라는 예감을 갖게 된다.예심을 통해 본심에 올린 작품은 20여 편이었다. 이 작품들을 두고 두 심사위원은 심도 있는 논의에 들어갔다. 그 결과 `고로`를 비롯하여 `바늘꽃`, `못을 읽다`, `접쇠`, `가위의 꿈`, `철의 품안은 따뜻했다`, `쇠, 매화를 피우다`, `불매소리`, `철없는 여자들`, `꿈꾸는 칼` 등 10편이 추려졌다.대상 수상작인 `고로`는 쇳물을 녹이는 고로(高爐)와 한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 이 두 대상의 동일시를 꾀한 참신한 발상으로 어머니의 희생적인 삶을 애잔하게 그려냄으로써 수필의 정형을 보여주었다. 함께 응모한 `접쇠`도 대상 수상작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작품이었다. 더구나 여자 응모자임에도 불구하고 남자 응모자의 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선이 굵었던 점이 미덕으로 다가왔다.나머지 본선 진출작들 가운데서 다시 `쇠, 매화를 피우다`, `바늘꽃`, `가위의 꿈` 등 세 편을 골라 각각 금, 은, 동상을 정했다. 이 응모작들은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만큼 자기 색깔이 뚜렷했다.`쇠, 매화를 피우다`가 소재에 얽힌 비밀스런 사연을 문학적으로 짜임새 있게 형상화함으로써 울림이 큰 수필이었다면, `바늘꽃`은 단아하고 정갈한 미감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그런가 하면 `가위의 꿈`은 가위를 의인화하여 삶에서의 의미를 붙들어낸 점이 눈길을 끄는 수작이었다. 다만 수필적인 완성도 면에서 `쇠, 매화를 피우다`가 보다 우위에 있어 금상을 차지했고, `바늘꽃`이 아깝게 은상으로 밀려났으며, `가위의 꿈`은 문장력이 다소 처져서 동상에 머물렀다.참고로, 응모작들 가운데 상당수가 지난 체험을 특별한 문학적 장치 없이 단순히 서사 위주로만 풀어놓아 예술적인 미감을 살리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밝혀 둔다. 에세이도 수필의 한 갈래이니만큼, 좋은 수필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만의 개성적인 시각으로 대상을 재해석하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남들과 똑같아서는 절대 심사위원의 눈을 끌지 못한다. 응모자들에게 앞으로 이 점을 명념하고 정진해 주길 당부한다.수상을 한 분들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선에 들지 못한 분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심사위원: 곽흥렬(수필가)·김은주(수필가)

2017-11-08

“대한민국 철도중심지로 10만명 자족도시 문경 만들 것”

“문경을 살기 좋은 도시, 교통·산업중심의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한때 무연탄 생산지로 번성했지만 석탄산업이 침체되면서 20만명에 달했던 인구가 8만명으로 감소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문경시. 하지만 지금은 폐광도시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부자 농촌, 스포츠·관광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또 단순한 관광도시가 아닌 6차산업을 접목한 관광산업형 도시로 탈바꿈 했다. 그로 인해 지가 상승률 전국 1위를 기록하고, 2년 연속 경북도 일자리창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2012년 4월부터 문경시를 이끌고 있는 고윤환(60) 시장의 남다른 철학과 추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짧은 기간동안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낸 고윤환 시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폐광도시 이미지 전면 탈피 부자농촌·스포츠·관광도시 도약남부대륙선·동서횡단철도 예정중부내륙철도 2021년 개통석탄박물관·백두대간 벨트화전국최고 관광명소로 조성- 문경시가 개청 이래 처음으로 예산 6천억원의 시대를 맞았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예산 6천억원 시대 개막은 전국 최고의 중소도시 건설을 위한 문경시의 그동안의 노력과 성장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다. 지난 2014년 민선 6기 출범 후 처음으로 예산 5천억원을 돌파한지, 불과 3년만에 이뤄낸 쾌거로 시민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문경시와 같은 자립기반이 취약한 중소도시에서 필요한 사업은 모두 추진하면서, 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예산의 편성과 집행, 평가와 환류가 꼼꼼하게 이뤄져야 하고, 자주재원으로 활용이 가능한 지방교부세, 국·도비 확보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경시는 국가예산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 예산 관련 부서를 전략적으로 방문해 지역 현안사업을 설명해 왔다.또 각종 공모사업에 응모해 초곡천 정비사업 170억원 등 올해 현재까지 340억원의 국·도비를 확보했다. 문경시는 예산 6천억원 시대를 마중물 삼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경제 회복과 품격 있고 안전한 도시 공간 창조에 최선을 다하겠다.- 도심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문경시는 현재 구도심을 되살리는 `도심재창조 20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8년까지 20개 프로젝트에 총 864억원의 예산을 들여 활력이 넘치는 도심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다.현재 흥덕동 회전교차로 설치, 점촌공공도서관 현대화 사업, 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 사업 등 20대 프로젝트 중 14개 사업은 이미 완료했으며, 문경문화원 건립, 모전천 생태하천 복원, 돈달산생활공원 조성, 인공암벽장 설치, 신흥시장 리모델링, 흥덕종합사회복지관 건립 등 나머지 6개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특히, 전주지중화사업은 도심의 미관을 살리고, 전주가 있던 공간에 주차장을 조성함으로써 인근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해 지역 상권 발전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도심재창조 20대 프로젝트`가 도심의 외관만 바꾼 것이 아니다. 이 사업으로 장애인 전용 체육관과 청소년문화회관,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을 건립해 지역 주민들의 여가, 문화활동을 지원해 남녀노소 시민모두가 문화복지를 즐길 수 있게 됐다.-2021년 서울~문경 고속철도 개통이 예정돼 있다. 준비는 잘되고 있는지.△중부내륙철도 문경 구간이 오는 2021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이 철도가 개통이 되면 수도권에서 문경까지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더불어 남부내륙선(김천~거제)과 동서 횡단철도(서울~율진)가 개통되면 문경은 말그대로 국토철도망의 중심지로 가듭나게 된다.지도상에 나타나듯이 문경은 남한의 가장 중심지에 위치한 도시로, 이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우선, 수도권 지역의 접근성 향상으로 관광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문경새재 초입에 위치한 `최초의 땀의 신부`최양업 신부의 선종지인 진안리 일원에 명상과 체험 및 숙박시설을 갖춘 진안유휴양촌을 내년에 문을 열 계획이다. 또 자연을 보는 새로운 방법, 벽 없는 전시관을 캐치프래이즈로 해 가은읍 왕능리 석탄박물관 일원에 총 사업비 1천119억원을 들여 녹색문화상생벨트조성사업(문경 에코랄라)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영상문화콘텐츠와 백두대간 생태자연과 녹색에너지 등을 결합한 복합생태영상테마파크로, 2018년 6월 오픈 예정이다.특히 기존 석탄박물관과 더불어 백두대간을 활력적으로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포레스트 어드벤처(짚와이어, 짚코스터, 마운틴루지) 시설을 민자로 시행해 전시, 체험, 어드벤처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전국 최고의 관관명소를 만들 방침이다.이밖에도, 물류단지 조성의 최적지인 만큼 역세권 개발사업을 고속철도 개통 시기에 맞춰 마무리 할 계획이다.-일자리 창출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민간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했다. 우수한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확충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청년인구 유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우선, 우수한 기업을 유치함에 있어 원할한 인력 제공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경시 기능인력 청년인턴 장려금 지원에 관한 조례`를 도내 최초로 제정해, 지역 중소기업에서 3개월 이상 생산직으로 근무 중인 34세 이하 청년들에게 매월 30만원씩 6개월간 18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근로자에게는 근속장려금 300만원, 기업체에게는 고용보조금 200만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활동이 왕성한 젊은층의 안정적인 유입을 위해 지난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경북지역본부와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공공임대주택은 문경시 흥덕동 655일원 6천㎡ 부지에 총 사업비 180억원을 투입해 대학생,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등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세대를 위한 저렴한 임대주택 200세대를 제공한다.올해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한국폴리텍대학 영주캠퍼스와 함께 시행하고 있는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도 기업에 필요한 구직자 맞춤형 직업훈련을 통해 청년고용을 촉진하고 기업에 우수한 인력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윤환 문경시장이 폐광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문경을 스포츠·관광도시로 바꿔나갈 다양한 방안 등 시정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그 동안 일을 추진하면서 힘들었던 것과 앞으로의 계획은.△문경시민들과 시청공무원들이 모두 힘을 합쳐 도와 주었기에 특별히 힘든 점을 없었다. 그래도 굳이 힘들었던 점을 찾으라면, 2015년에 열린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를 들고 싶다. 군인체육대회가 성공리에 끝나기는 했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었다. 대회가 성공하면 지방의 작은 도시인 문경을 지구촌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당시 2012년 재보궐선거로 당선되고 나서 보니 예산부터 경기장 건립계획까지 제대로 되어 있는 것이 없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정도였다.하지만 길을 찾을려고 노력하다보니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문경시민들과 그 큰 대회를 치르기 위해 많은 것을 감수해가며 준비해 저비용 고효율의 스포츠대회를 성공리에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매년 3만명 이상의 전지훈련선수단이 다녀가는 스포츠 도시로 도약했다.앞으로 문경시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예산 6천억원의 시대와 중부내륙철도와 중부권동서횡단철도 개통 등으로 명실상부한 철도중심지로 거듭날 것임에 틀림없다. 앞으로도 시민들의 생각과 의지를 모아 내부로는 소통하고, 외형적으로는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 문경을 인구 10만명의 자족도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고윤환 문경시장 문경중, 문경종고를 거쳐 영남대 지역사회개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인하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제2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국무총리실 과장, 청와대 행정관, 인천시 교통국장·경제통상국장,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국장·지방행정국장,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4월 재보궐선거로 민선 6대 문경시장으로 취임해 현재까지 문경시를 이끌고 있다.문경/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17-11-07

“잘못된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옳은 길 묵묵히 나갈 터”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춘 지도자가 되고자 했습니다”구미가 회색도시, 산업도시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기까지에는 남유진 구미시장의 남다른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지난 2006년 구미시장에 당선된 그는 처음부터 최소 10년 이상의 사업기간이 필요한 중·장기 프로젝트를 연속적으로 발표했다.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 `한책 하나구미 운동`, `일천억원 장학기금 조성`, `구미 낙동강 7경6락 리버사티드 프로젝트`등이 대표적이다. 남 시장이 3선 동안 중·장기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12년 지난 현재 구미는 새로운 수식어를 얻게 된 것이다.뿐만 아니라 남 시장의 공약 이행률은 지난 6월 기준으로 95.7%에 이른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 5월 29일 발표한 전국 시도지사 공약 이행률이 59.59%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이다. 12년 동안 구미의 수장으로 바쁜 길을 걸어온 남유진 시장을 만나 그의 남다른 행정철학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10년 중·장기 프로젝트 연속 추진회색도시·산업도시 이미지 탈피기업하기 좋은도시 구미로 성장박정희 우표 발행·역사관 건립 등비난 목소리에 애통… 바로잡을 것한책 하나구미 운동 11년째 이어교육·경제 등 지역발전 위해지역인재 양성으로 미래 투자 - 12년이라는 임기동안 많은 일을 해냈다. 성공 비결은.△선출직에 있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게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았다.구미는 역동적인 도시로, 산업규모도 크고, 민원도 많은 지역이다. 이런 지역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시민들로부터 욕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처음 구미시장이 됐을 때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산업다각화와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자 했다.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도시이미지의 변화가 필요했고, 그래서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들을 시작했다.대부분 10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였지만, 성공적으로 추진해 큰 성과를 이뤘다. 지금은 그 성과의 열매를 구미시민들에게 돌려드리고 있다.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지금은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땅만 준다고 기업이 들어오는 시대가 아니다. 직원들이 와서 살 수 있는 정주여건이 되어야 한다. 난 그런 조건을 만들어 놓았다. 그건 기업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시민들을 위한 것이다.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모여 큰 틀을 구성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갖췄다.- 정권이 바뀌면서 구미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떻게 대처해 나갈 생각인지.△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구미가 딱히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서 진행하는 추모 사업에 대해 좋지 않은 여론이 일고 그로 인한 여러 폐해들이 생기는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우정사업본부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취소한 일은 잘못된 처사로, 지금 그 일을 바로 잡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을 두고도 구미시가 우상화를 한다느니 하면서 말들이 많다.하지만 이 사업은 영호남 화합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4년 3월 동서화합포럼에 참석한 당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 등 25명이 논의해 결정한 사업이다. 구미에는 200억원을 들여 박정희 역사자료관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전남 신안 하의도에는 719억원을 들여 삼도대교를 건설하기로 한 것이다.삼도대교는 지난 6월 27일 개통됐고, 박정희 역사자료관은 11월 착공될 예정이다. 동서화합을 위해 시작된 이 사업들을 가지고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특히 지역에서 이 사업을 두고 우상화란 말이 나오는 것에 가슴이 아프다.이뿐만이 아니다. 새마을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새마을운동은 유네스코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구미시는 앞으로도 국민 모두가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고 새마을운동을 문화유산으로 보존,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또 잘못된 시류에 절대 편승하지 않고, 묵묵히 옳은 길을 가도록 하겠다.- 교육 인프라 구축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추진했다. 이유가 무엇인지.△구미시장에 처음 취임했을 때 내건 슬로건이 `명품도시 구미`였다. 명품 도시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선제조건이 교육환경이다.여기서 교육환경이라는 것은 좋은 대학에 학생을 많이 보내는 학교와 학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남녀노소 누구나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쉽게 배울 수 있고, 책과 문화를 가까이 할 수 있는 도시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즉 인문학의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인간의 기계상이 한계점에 다다른 이 시점에서 인문학으로 그 문제를 풀어야 하기에 인문학을 위해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그 첫번째가 바로 `한책 하나구미 운동`이다. 올해로 11년째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에 23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또 누구나 쉽게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서관 건립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공공도서관 7개, 작은도서관 2개, 새마을 문고 39개로, 인구 40만명 이상 지자체 중 전국 열람석 1위, 장서보유 전국 3위의 도서관 도시로 부상했다. 최근 캐나다 뉴마켓시와 조인해 야외 도서관인 `스토리 팟`도 개관했다.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기금 조성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2008년 1천억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구미시장학재단을 설립해 현재 300억원이 넘는 기금을 조성했다. 지금까지 총 1천114명에게 20억2천100만원을 지급했고, 서울 구미학숙을 운영하고 있다.일부에서는 무상급식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학교교육예산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구미만큼 교육예산을 많이 지원하는 곳은 드물 것이다.조례상 학교지원관련 예산 지원율은 지방세수입의 5% 이내로 하도록 되어 있지만, 지금까지 매년 7%를 지원해 왔다. 올해만 따져봐도 조례상으론 170억3천700만원을 지원해야하지만, 실제로는 295억700만원을 지원하게 된다.지역 인재에 대한 투자가 결국 지역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지역 인재 양성에 매진할 계획이다.-최근 구미 경제에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리고 있는데.△사드 파동을 둘러싼 중국의 보복조치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국내 정치불확실성 등으로 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구미지역 수출 실적이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올해 9월 현재 구미시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13.9% 증가한 206억달러, 수입은 15.2% 증가한 83억달러, 무역수지는 13% 증가한 123억달러를 기록했다.특히 이 기간 구미국가산업단지 수출액은 28억5천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억3천300만달러보다 34%나 증가했다.구미시가 그동안 경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구미시는 산업다각화와 경제영토확장, RD(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국제도시간 경제네트워크 구축, 투자유치 기반시설 확충 등에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이러한 노력으로 2005년 835개였던 기업체가 2017년 상반기 2천167개로 늘어났고, 인구도 2006년 38만6천여명이던 것이 올해 9월 기준으로 42만여명으로 늘어났다. 구미가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춘 셈이다.또 최근 일본 도레이사가 구미에만 5천150억원을 투자함으로써 구미는 탄소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구미시장으로서 가장 보람됐던 일과 앞으로의 계획은.△가장 보람된 일이라면 님비현상을 해결한 것이다. 주민 기피시설인 장사시설, 쓰레기 소각장과 매립장을 임기동안 마무리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물론 주민들의 협조와 이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문제해결을 위해 끊임없는 대화가 성공의 방법이었다.주민들과 만나 대화하고 또 대화를 나눴다. 그 결과 하루 하루 200t을 소각하고, 50t을 재활용 선별할 수 있는 구미시 환경자원화시설을 갖추게 됐다.또 3차 연소 공해방지시스템을 갖춘 최첨단의 구미시추모공원은 공개모집에서 개원까지 4년이라는 최단기간을 기록하며 전국 명품 화장시설로 탄생했다.현장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눈 앞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지역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남유진 구미시장 프로필1953년 구미에서 태어나 서울대 철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조지타운대 공공정책대학원을 수료했다.제22회 행정고등고시 출신으로 경북 청송군수, 내무부장관 비서실장, 대통령비서실 행정수석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국가청렴위원회 홍보협력국장 등을 역임했다.2006년 구미시장에 당선돼 지금까지 시장으로 지내면서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회장과 경북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을 맡았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30

고순도 공업용수 중앙공급체계 구축 추진, 구미산단 발전 모색

기업에 저비용·안정적 용수공급제품 경쟁력 강화·기업투자 유치로제2 구미산업 활성화 기대□ 구미시만의 특화된 전략최근 도시마케팅에 문화적 요소가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구미시는 그동안 산업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특히, 도심을 가로지르는 37㎞구간의 낙동강 둔치를 개발함에 있어 지역적 특성을 살리고, 기존 관광자원과 연계할 수 있도록 농촌지역, 보호지역, 도심지역으로 나눠 구미만의 특화된 전략을 구상했다.강변을 따라 동락, 양호, 지산, 해평, 강정, 구미보, 옥성지구를 7대 특화지구로 지정하고, 남구미, 비산, 구미보, 선산, 도개, 옥성지역에 6대 수변시민공원을 조성하는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를 오는 2025년까지 총 660억원을 들여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45% 정도 진행됐다.구미시는 우선 평균 연령 33세라는 젊은 도시라는 특성에 맞춰 도심지역에 다이나믹한 수상레포츠 체험공간과 가족단위의 체험테마공간을 조성했다.수상레포츠체험센터를 준공해 윈드서핑, 카약, 카누, 수상자전거 등 다양한 수상레저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카라반 등을 이용한 오토캠핑장도 만들어 서로 연계가 가능토록 했다. 또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테마공원, 키즈놀이터, 물놀이장을 마련해 가족단위의 체험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또 여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중·장년층의 여가생활을 위한 실버그린볼파크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도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도심경관을 위해 낙동강 교량 4곳과 강변둔치, 산책로 등에 LED경관조명을 설치하고, 음악분수, 고사분수 등을 설치해 야간에도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 낙동강에 IT기술을 입히다구미시는 국내 최대 전자·IT산업도시인 만큼 낙동강에도 그 기술을 접목시켜 구미만의 낙동강 신(新) 전략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시가 추진한 7경 6락 리버사이트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수변공원과 체육시설에 지역 기업이 개발한 웨어러블/스마트기기에 대한 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수변공원과 체육시설에 각종 센서 등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지역기업이 개발한 웨어러블 및 스마트기기 신제품을 지역주민들에게 임대해 실제 활용을 통한 제품 실증 테스트를 함으로써, 기업들은 신제품에 대한 실증 테스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내외 바이어들에게도 쉽게 체험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시민들은 첨단 신제품을 활용한 건강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이 사업은 시민들이 임대한 첨단기기 장비를 착용하고 운동이나 레저활동으로 인한 테스트 정보를 통합관리센터에서 받아 건강 상태를 진단, 분석하는 헬스케어와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테스트 결과는 지역기업과 시민들에게 통보하는 사업이다.시는 시스템 구축과 기술개발에 대략 5년 정도의 시간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구미산업의 성장 동력이 되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풍부한 수량과 수질이 깨끗한 낙동강이 있었기에 발전 가능했다.80~90년대 한국 경제를 이끈 전자산업과 반도체는 물론, 2000년대의 휴대폰과 TV 등도 낙동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자산업 등이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구미시는 낙동강을 이용한 국가산업단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진행하고 있다.바로 낙동강 물을 고순도로 처리해 국가산업단지에 공급하는 `고순도 공업용수 중앙공급체계 구축`사업이다.세계 고순도 공업용수 사업은 2010년 29조원에서 2025년 6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도 2010년 1조1천억원에서 2020년 1조7천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대부분 다국적 물 기업이 위탁·운영을 맡고 있고, 설계분야 역시 외국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구미국가산단의 경우 LG디스플레이, LG전자, 도레이첨단소재, 매그나칩반도체, 아사히글라스 등이 자체적으로 설비를 구축해 고순도 공업용수를 사용하고 있다.구미시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고순도 공업용수 시설을 구축할 경우 별도의 부지 마련과 운용 인력 등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점과 전문성 부족으로 안정적인 고순도 공업용수 공급이 어렵다고 보고, 구미산단 5단지에 국내 최초로 고순도 공업용수 중앙공급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시는 중앙공급체계가 구축되면 기업들의 중복 투자를 방지할 수 있고, 고품질의 고순도 공업용수를 저비용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됨으로써, 제품 경쟁력 강화와 기업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특히, 이 사업은 특정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킴으로써 혼합물을 분리하는 `멤브레인`기술을 가진 기업들에게는 또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구미시 관계자는 “낙동강은 구미를 첨단산업도시로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개발된 낙동강 둔치는 구미에게 관광자원으로서 또 다른 먹거리를 제공하고, 국가산단5단지에 구축되는 고순도 공업용수는 제2의 구미산업 활성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며 “낙동강은 구미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도 같다. 정말 소중히 아끼고 보존해야 할 보물이다”고 말했다.▲ 정성균 구미수상레저 대표이사정성균 구미수상레저 대표이사 인터뷰무동력 스포츠 시설 갖춰깨끗하고 즐거운 수상레저 제공“낙동강은 개발과 보존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곳입니다”지역에서 수상레저의 대부로 불리는 정성균(46·사진) 구미수상레저 대표이사의 첫 마디다.정 대표는 “구미시가 추진하고 있는 낙동강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는 구미시민들에게 축복이 될 것”이라며 “이 사업이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그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문제점들도 많이 발생했지만, 구미지역은 수혜를 입은 지역이다”며 “녹조나 이런 문제점이 없어 불어난 수량으로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고, 이와 연계된 수상레저 산업들이 구미로 들어오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구미는 동력을 이용한 수상레저를 하지 않는다. 카누와 윈드서핑과 같은 무동력 수상레저만을 고집함으로써 수질오염을 미연에 방지해 깨끗한 환경에서 시민들이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내륙지역이다”고 덧붙였다.정 대표는 처음부터 무동력 수상레저에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무동력은 경제성이 떨어져 사업에 뛰어들 업체가 별로 없을 것으로 판단해서다.그는 “사실 무동력은 업체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내 수상레저 동호인 대부분이 동력 위주로 되어 있다보니 무동력은 경쟁력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무동력 수상레저 찬성론자가 된 것 남유진 구미시장을 만나고 나서부터다.정 대표는 “구미시가 무동력 수상레저만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시장 면담을 요청했었다”며 “시장을 설득해 동력 위주의 수상레저로 바꾸기 위해서였는데 오히려 내가 설득을 당했다”고 했다.남 시장이 낙동강은 개발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보존이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며 설득했기 때문이다.정 대표는 “지역 수상레저 부분에서는 그래도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살아 온 나였지만, 수상레저도 깨끗한 강물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말에 더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있었겠나”면서 “개발도 좋지만 깨끗한 강이 되도록 지키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 생각하고 이제는 낙동강 지킴이로서 살아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정성균 구미수상레저 대표는 일반조종면허1급, 요트면허, 소형선박(해기사)면허, 윈드서핑 지도자, 카누 지도자, 인명구조요원, 스쿠버다이빙 강사 등 수상레저와 관련된 자격증만 19개를 보유한 베테랑으로, 현재는 일반조종, 요트의 경북시험관으로 활동하고 있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끝

2017-10-27

휴식·레포츠·교육·축제까지… 행복과 즐거움이 넘실넘실

7경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로승마장·캠핑장·수상레포츠 체험장 등새로운 관광명소 탄생체육대회·수상불꽃축제 등시민들이 즐기는 축제의장으로 거듭나□ 구미낙동강체육공원은 시민들의 휴식처구미시가 4대강 사업으로 한층 넓어진 낙동강 둔치를 활용하기 위해 제일 먼저 추진한 사업이 구미낙동강체육공원이다.2009년 3월 착공해 2012년 5월 7일 준공한 구미낙동강체육공원은 낙동강 살리기 사업과 별도로 국비 350억원을 들여 도심과 가까운 하천둔치에 산책로, 초화원, 체육시설, 생태습지 등 친수와 복원을 병행해 조성한 친수변 휴식공간이다.시는 구미낙동강체육공원이라는 명칭을 낙동강 구미지구 생태하천 준공에 맞춰 시민들의 공모를 통해 확정했다. 시민들이 사용할 공원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구미낙동강체육공원은 종합경기장 1면, 천연잔디 축구장 10면, 야구장 2면, 인라인스케이트장 1면, 인조잔디 풋살장 5면, 게이트볼장 4면, 농구장 5면, 배드민턴장 10면, 족구장 10면 등 9종 48면의 체육시설이 있다. 또 산책로 15㎞, 자전거도로 11㎞, 이벤트 공간, 피크닉장 등 시민 여가공간이 함께 조성돼 다양한 레포츠 활동과 휴식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도록 했다.이용객들의 편익을 위해 자전거 대여소, 어린이 놀이시설, 주차장 800여면, 그늘막 30개소, 수목 1천여그루, 계절별 꽃길, 화장실 6동, 방범 무인카메라, 산책로 등을 조성했다.상류에 위치한 생태습지와 자전거도로 주변으로 조성된 계절별 꽃길은 시민들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하고 어린이들의 자연학습교육장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구미낙동강체육공원은 조성한 2012년 첫 해 14만여명이 이용했다. 다음해에는 30만여명이 이용했다. 현재는 연 평균 50만~60만명이 찾고 있다.구미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시민들의 불편사항에 항상 귀를 기울였다.진입도로와 제방 연결부분이 협소하다는 시민들의 민원을 접수한 시는 2016년 8억원을 들여 낙동강 제방 연결구간 램프 개선 및 진입로를 확·포장하고, 제방 둑마루 유지관리도로(길이 600m, 폭 6m→12m)를 확장했다.진입로가 확장되면서 대형버스를 이용한 기업체와 단체 등의 행사가 늘기 시작했다. 봄, 가을에는 예약하기도 어려울 만큼 인기가 높아졌다.구미시는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구미낙동강체육공원을 발판으로, 오토 캠핑장, 물놀이장, 수상레포츠 체험센터 조성 등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 낙동강 둔치에 새로운 관광 명소 탄생구미시가 낙동강 둔치를 개발하면서 새로운 관광명소가 탄생하기 시작한다.기존에는 금오산, 천생산, 도리사 등의 한정된 관광지로 인해 증가된 레저, 관광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었다.하지만,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 추진으로 인한 다양한 레저, 관광 시설이 도심 한 가운데를 지나는 낙동강 둔치를 중심으로 개발되면서 구미의 새로운 관광 명소들이 탄생했다.첫번째가 바로 2012년 옥성면 옥관리 낙동강변 9만여㎡ 부지에 조성된 구미시승마장이다. 이 곳에서는 낙동강을 한눈에 바라보며 승마를 즐길 수 있어 승마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구미시승마장은 1만5천㎡ 면적의 실외 승마장, 2만6천㎡ 면적의 실내 마장, 1천963㎡ 면적의 원형 승마장, 70칸의 마사를 갖추고 있다. 넓은 시설의 승마장에 낙동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매년 학생승마선수권대회, 유소년전국승마대회, 시민참여행사인 구미낙동강 馬구마구 축제가 열리고 있다.특히, 馬구마구 축제에서는 馬구마구 승마체험, 馬구마구 로데오대전, 경기장(마방) 투어, 말편자 던지기, 낙동강승마길 걷기행사 등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매년 참여하는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두번째 관광명소는 낙동강체육공원 내에 마련된 구미캠핑장이다. 낙동강 7경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 일환으로 지난 7월 준공한 구미캠핑장은 8월 시범운영을 거쳐 9월 개장했다.총 7만1천300㎡ 부지에 카라반캠핑 10면, 오토캠핑 80면, 일반캠핑 80면 등 총 170면의 캠핑시설을 갖추고 있다. 부대시설로 화장실(5개소), 샤워장(6개소), 개수대(3개소)를 설치했으며, 젊은층의 통신편의를 위해 무료 근거리 무선인터넷망도 구축했다. 세번째 관광명소는 낙동강의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이다.지난해 8월 공사를 마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는 관리동, 계류장, 샤워장, 회의실 등을 갖추고 카약, 카누, 패들보드, 윈드서핑, 레프팅보트 등의 무동력 수상레저 기구를 체험할 수 있다.지난해 6주간 진행된 무료체험교실에 약 2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면서 수상레포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구미시는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이들 관광명소와 더불어 앞으로 조성될 예정인 강바람 물놀이장, 짚라인, 번지점프 등을 연계해 가족테마체험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 낙동강 둔치구미지역의 낙동강 둔치가 개발되면서 각종 축제와 체육대회의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낙동강변에서는 매년 구미낙동강 전국 수영대회, 구미낙동강 전국카누경기대회, 구미시장배 시민화합 레프팅(IBS) 대회, 대통령기 전국시도대항 조정대회가 열리고 있다.낙동강체육공원에서는 매년 리틀K리그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를 비롯해 각종 전국 단위의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다.또 어린이부터 노인, 여성, 장애인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실버그린볼파크에도 전국에서 많은 동호인들이 찾고 있다.특히, 지난해부터 구미시가 주최하고 있는 구미낙동강 수상불꽃축제가 새로운 명품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구미 동락공원 강변 일대에서 열리는 수상불꽃축제에는 7만~8만명의 관람객이 몰리면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지난 9월에 열린 제2회 대회에는 국제 자매도시인 일본 오쓰시 관계자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수상불꽃축제에는 2만5천여발의 불꽃이 뮤지컬 형식으로 하늘과 강물에 수놓이면서 큰 찬사를 받았다.남유진 구미시장은 “구미시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낙동강으로 발전한 도시이다. 개발된 낙동강 둔치는 앞으로 구미시를 수상레포츠의 도시, 명품 관광의 도시로 만들어 줄 것”이라며 “구미 7경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해 낙동강이 구미시민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26

구미의 젖줄 `더 가까이, 더 친근하게`… 최고 명품 수변도시 도약

시민 아이디어 총 165건 접수7개 특화지구·6개 수변공원 등낙동강 둔치 8.7㎢ 테마공원 조성 추진□ 시민들이 원하는 수변시설 조성구미시는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의 한층 넓어진 강폭과 둔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모색했다.낙동강 구미구간은 총 39㎞로, 사용가능한 둔치 면적은 습지 등 보전지역 12㎢를 제외하고도 8.7㎢(263만평)에 달한다. 고민을 거듭하던 시는 낙동강 둔치를 생태보존과 개발이라는 환경친화적 계획에 대해 시민들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결정한다.지난 2011년 11월 18일부터 2012년 1월 31일까지 총 75일간 구미시민을 대상으로 `낙동강 수변공간 활용 아이디어`공모를 진행해 총 165건의 제안을 받았다.시민들은 수변레포츠 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장 많이 제시했다. 또 번지점프, 열기구, 테마수영장, 암벽등반코스, 레일자전거 등 다양안 방안을 내놓았다. 문화예술시설에 대한 요구도 많았다. 야외공연장, 수상아트홀, 놀이공원, 아쿠아랜드 등 여러 제안이 나왔다. 생태체험이 가능한 체험학습장, 습지공원, 수목원 등 휴양공간도 원했다. 이밖에도 수상레저 조정면허 시험장, 시뮬레이션장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접수됐다.구미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낙동강 둔치를 활용하는 사업 기본안을 만들어 나갔다. 그 결과가 바로 구미시가 현재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구미 7경(景)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이다.□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구미시는 사용가능한 낙동강 둔치 8.7㎢에 대해 수변레저 테마공원을 조성하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다양한 친수레저시설을 보완하기로 결정한다.이를 위해 시민이용 패턴과 주변 배후지역 토지이용 특성을 고려해 농촌지역, 보호지역, 도시지역으로 나눠 6대 특화전략의 큰 틀을 구상하고, 이를 구체화 하는 7대 특화지구(7景), 6대 수변시민공원(6) 조성이라는 지구별 특화계획을 수립했다.구미를 가로지르는 낙동강 줄기를 따라 수변 레저문화와 친환경 여가생활이 가능한 공간을 조성해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이 구미시의 전략이다.구미시의 이러한 전략으로 만들어진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는 낙동강 둔치를 문화·휴식·레저·관광을 연계한 수변공간으로서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친환경적으로 장래 계획성 있게 낙동강을 가꾸어 나가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는 동락, 양호, 지산, 해평, 강정, 구미보, 옥성 등 7개 특화지구와 남구미, 비산, 구미보, 선산, 도개, 옥성 등 6개 수변시민공원으로 나눠 2025년까지 3단계로 걸쳐 추진되고 있다.수변시민공원 조성 특화 전략은 △윈드서핑, 카누, 조정 등 수상레포츠 체험공간 조성 △물놀이장, 오토캠핑장 등 가족테마 체험 공간 △다양한 레포츠 시설 도입과 공간 조성 △익스트림 체험을 위한 공간 조성 △낙동강 인접지역의 낙후된 경관 개선 △둔치 내 쾌적한 쉼터 공간 조성 등이다.구미시는 현재 230억원을 들여 1단계 사업으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 △구미 캠핑장 △낙동강 체육공원 △낙동강 실버그린볼파크 △강바람 물놀이장 등을 조성했다. 이어 2단계 사업은 2020년까지, 3단계 사업은 2025년까지 총 660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고의 수변공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계획과 시행 점검을 동시에 진행구미시는 내륙 최대의 명품수변도시를 건설한다는 목표로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라는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면서 동시에 낙동강 둔치를 활용하는 여러 정책을 함께 펼치면서 계획과 시행 점검을 동시에 진행했다.우선 구미 낙동강이 수상레포츠를 하는 데 있어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 2012년 8월 구미대교 인근에서 전국 최초로 조정·카누 대회 동시에 개최했다.2012 전국 수상스포츠대회는 27개 읍면동 대항 용선대회를 시작으로, 제28회 대통령기 전국 시도대항 조정대회(8개부 34종목), 제6회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전국카누경기대회(8개부 83종목)를 개최해 구미의 낙동강이 수상스포츠에 최적지임을 입증했다.구미시는 이 대회를 계기로 2015년에도 동락공원 옆 낙동강둔치에서 전국의 카누 선수와 동호인 600여명이 참여하는 `2015 구미낙동강 전국카누경기대회`도 개최했다.구미 낙동강이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최적지임이 증명되면서 구미시는 매년 낙동강 전국수영대회와 회장배 전국 카누경기, 시민화합 레프팅대회, 전국 시도대항 조정대회 등을 개최해 오고 있다. 또 수상스포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시는 구미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가 조성되기 전부터 조정, 카누, 딩기요트, 원드서핑, 래프팅, 수상자전거 등 다양한 수상기구 체험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수상레포츠라는 새로운 레저문화를 체험토록 했다. 수상스포츠가 열릴 때마다 시민들에게 무료로 수상기구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직접 수상레포츠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제공해 왔다. 지난 2013년 구미시 해평 청소년수련원 수상훈련장에서 23일간 1천여명의 시민들에게 무료로 `2013 낙동강 수상레포츠교실`을 운영해 좋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수상레포츠 도시로 자리매김구미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가 완공된 이후 개장하기 전 시민들에게 카약, 패들보드, 래프팅보트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시는 2천여명의 체험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패들링 교육 후 카약, 카누, 패들보드, 고무보트 등 다양한 수상기구를 체험토록 하면서 단 한건의 수상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체험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민들의 구미시 낙동강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이용 만족도가 `매우 높음`으로 조사되기도 했다.특히, 시민들은 구미시가 추진하는 수상레포츠가 모두 무동력이라는 점에 큰 찬사를 보냈다.낙동강 수질에 어떠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남유진 구미시장은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에는 환경을 훼손하고 수질 오염이 우려되는 계획은 일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아름다운 낙동강을 구미시민과 함께 만들어 후세에 남길 유산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20

굽이치는 강물이 만든 습지 겨울철새 바쁜 날개를 쉬다

강 유역 갈대밭·농경지·습지 등천연기념물 철새 60여종 머물러구미시, 안전한 서식환경 조성위해불법포획 등 교란행위 계도활동 최선□ 겨울 철새의 중간 휴식처낙동강은 예로부터 굽이쳐 흐르면서 산지의 물질을 퇴적시키거나 혹은 지형을 침식시켜 주변에 넓은 들을 형성시켜 왔다. 이러한 토지는 홍수 시 부분적으로 물이 고이면서 습지(濕地)로 변해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 변했다.구미의 경우 1960년대 초반까지 해평습지를 비롯한 낙동강 본류에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었다. 배후습지(하천의 자연제방 뒤편 낮은 지역에 형성된 습지)의 들판은 논으로 이용됐다.당시 해평습지의 낙동강 변에 인공제방이 건설되지 않아 농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1970년대 초반 인공제방이 건설되면서 본격적인 농경지로 거듭나게 된다.여기에 1970년대까지 고아읍과 해평면을 지나는 낙동강 본류에는 하중도(강 가운데 생긴 퇴적지형)가 없었지만, 이후에 점진적으로 만들어져 큰 하중도가 해평면의 문량들 앞쪽과 더불어 곳곳에 형성됐다.낙동강 유역의 갈대밭과 모래사장, 하중도, 그 주변의 비옥한 농경지와 습지는 겨울철새들의 안식처로 아주 적합한 환경을 이뤘다.철새도래지인 해평습지를 비롯해 구미 낙동강 유역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세계적인 희귀조류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재두루미, 흑두루미, 고니 등 60여 종의 철새들이 찾는 중간 휴식처이다. □ 새들의 보금자리구미 낙동강을 찾는 겨울 철새는 천연기념물 제203호인 재두루미, 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를 비롯해 쇠기러기, 청둥오리, 큰고니, 큰기러기,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등 60여종에 이른다.철새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10월부터 시베리아와 중국 등지에서 일본으로 날아가는 도중 구미 해평습지를 비롯해 그 일대를 중간 휴식처로 삼고 있다.특히 두루미의 경우 철원 민통선 부근에서나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보기가 힘든 철새다. 전세계 두루미의 80~90%가 일본에서 겨울을 나는데 그 중 50% 정도가 구미지역 낙동강을 경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여기에 텃새들도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독수리, 원앙, 왜가리, 백로, 황조롱이 등의 수도 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243호이면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된 검독수리의 모습도 관찰되면서 새들이 분포하기 적합한 생태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구미지역은 낙동강 유역에 비옥한 농경지와 습지가 잘 발달돼 있고, 여기에 일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 등으로 도시숲이 잘 조성이 되어 있는 것도 새들이 살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또 낙동강에 인접한 지산샛강, 문성지 등이 생태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새들의 먹이감이 늘어난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구미지역 조수보호원들에 따르면 철새들은 야간에 지산샛강이나 문성지로 넘어가 먹이를 먹고 아침에 다시 낙동강으로 넘어와 쉬는 경우가 많다. □ 철새들을 위한 구미시의 노력구미시는 해평습지와 강정습지가 두루미 등 희귀 철새들의 안정적인 중간 휴식처가 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안전한 서식 환경 조성을 위해 보호 관리원을 구역별로 배치해 불법 포획이나 서식지를 훼손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또 월동기간 민감한 철새들을 위해 철새의 주요 서식지 부근에서의 낚시 등의 교란행위에 대해 계도활동을 강화하고, 매년 5t 상당의 먹이(볍씨)도 공급하고 있다.여기에 낙동강 두루미 네트워크를 통해 두루미과 철새의 서식 장소 및 도래 경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두루미과 철새 서식을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흑두루미 1천120마리, 재두루미 388마리,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호) 646마리, 청둥오리 6천100마리, 쇠기러기 7천500마리 등 총 1만6천여 마리가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흑두루미와 재두루미의 개체 수는 2010~2012년 4대강 살리기 사업기간 중 평균 1천222마리에서 4대강 사업이 종료된 2013년 1천543마리, 2014년 2천637마리, 2015년 1천508마리로 평균 64% 이상 증가 추세를 보였다. 큰고니(백조) 역시 2012년 264마리, 2013년 356마리, 2014년 522마리, 2015년 646마리로 매년 크게 증가했다.▲ 이경석씨가 지난해 구미지역 낙동강을 찾은 철새들을 기록한 자료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동·식물 잘사는 환경이 사람에도 좋은 환경”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 이경석씨“철새는 매년 구미를 찾는 귀한 손님이죠.”구미시 선산읍 구미보에서 만난 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 이경석(72)씨의 첫 마디다. 그는 구미시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운영하는 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으로 2012년부터 활동해 오고 있다.이씨는 구미 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으로 활동한 것은 2012년부터이지만, 철새들과의 본격적인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 40여마리가 독극물을 먹고 집단 폐사한 사건이 발생하자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소속이었던 이씨가 철새 보호를 위한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철새들과의 인연이 시작됐다.이씨는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식물과 동물이 모두 잘 살 수있는 환경이 되어야지만 사람도 건강하게 잘 살 수 있고, 그게 세상의 이치인데 사람들의 잘못으로 철새들이 그렇게 죽는 것을 보고 조금이나마 철새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새들은 경계심이 굉장히 많은 동물이다. 자기들이 내려 앉고 싶은 자리 주위에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이동해 버리고, 내려와 앉아 쉬더라도 사람들이 조금만 가까이 접근해도 금세 날아가 버린다”면서 “새들이 이 곳에서 편히 쉬었다가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설명했다.그의 철새들을 위한 마음은 부지런함에서 드러난다.보호관리원 근무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만, 그는 동이 트는 시간부터 해가 져 관찰이 어려워지는 시점까지 시간대 별로 철새들의 종류와 개채수, 상태, 행동, 날씨 등을 세부적으로 기록한다.이씨가 최근 3년동안 작성한 자료를 조류생태환경연구소에서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가져갔을 정도로 아주 상세히 기록이 잘 돼있다.이씨는 “추운 계절에 바깥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철새들이 많이 찾아오는 만큼 우리들이 사는 환경이 그만큼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며 “가끔 철새 때문에 낚시를 못하게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철새는 겨울에 잠시 우리지역을 방문하는 귀한 손님이라 생각해 조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19

빨갛다… 아깝다 이 가을 보내기엔

한가위를 지나며 계절이 바뀐다는 걸 알리는 비가 한두 차례 내리더니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서늘해졌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다녀야했던 여름이 어느새 우리 곁을 떠나고,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 처연하다.옥계팔봉 바위기둥 웅장한 팔각산일곱가지의 보배가 숨겨진 칠보산영덕~청송 `소통길` 탐방로 주왕산바다·계곡·능선까지 가을낭만 가득이 무렵이면 영덕은 도시의 색깔을 바꾼다. 짙푸른 바다 빛깔에서 만산홍엽(滿山紅葉)의 아름다운 붉은빛으로.새빨간 보석처럼 제 몸을 물들이는 팔각산과 칠보산, 주왕산의 나뭇잎들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시 한 편이 떠오른다. 이상국(71) 시인의 `단풍`이다. `나무는 할 말이 많은 것이다그래서 잎잎이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봄에 겨우 만났는데가을에 헤어져야 한다니슬픔으로 몸이 뜨거운 것이다그래서 물감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계곡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세상 어떤 것도 저항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서러운 마음으로 `물감 같은 눈물`을 흘리는 나무. 그러나 계곡에 떨어진 `나무의 눈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슬프다기보다는 아름답다.도시에선 맛보기 힘든 `달콤한 공기`를 마시며 산에 올라, 붉게 물든 가을 풍광을 여유롭게 즐기는 것 이상의 `힐링(Healing)`이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가을날 영덕은 `치유의 공간`이기도 하다.단풍을 포함한 가을날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이름 높은 영덕의 팔각산과 칠보산, 주왕산을 독자들에 앞서 먼저 걸어보았다. 아울러, 매력적인 고택(古宅)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괴시(槐市)마을까지 둘러봤다. ◆ 팔각산, 동해에 비치는 아름다운 그림자높이가 628m에 이르는 팔각산은 계곡을 끼고 8개의 바위기둥이 이어져 있다. 그런 이유로 `옥계팔봉(玉溪八峯)`이라고도 불린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기묘한 형상의 바위와 경탄을 부르는 깎아지른 암벽이 있어 단풍철이 아닌 평소에도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또한 팔각산엔 전국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70m)도 있다. 봉우리에선 단풍과 함께 삼사해상공원과 옥계계곡의 물줄기를 내려다볼 수도 있다.팔각산과 동대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합쳐지는 옥계계곡은 팔각산이 간직한 보물 중 하나다. 침수정(枕漱亭)이 자리한 이 일대는 경상북도기념물 45호로 지정돼 있다. 계곡 가운데는 꽃봉오리 모양의 진주암(眞珠岩)이 있고, 주변의 병풍바위, 향로봉, 촛대바위 등이 여행자의 눈길을 끌어당긴다. 옥계계곡은 옥(玉)처럼 맑은 물이 흐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상마산 삼림욕장 옆을 스쳐가는 물길 위를 출렁다리로 건너면 또 다른 비경이 나타난다. 영덕 사람들은 이곳을 산성계곡이라 부른다. 바닥이 훤히 보일만큼 깨끗한 계곡물 위에 떠있는 노랗고 빨간 단풍잎은 보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 칠보산, 일곱 가지 보물을 찾아보는 즐거움영덕군 병곡면에 위치한 칠보산(七寶山)은 태백산맥의 끝자락에서 그 아름다움을 뽐낸다. `일곱 가지 보배가 있는 산`이라는 명칭은 어떤 이유로 지어졌을까? 여기에는 재밌는 이야기가 하나 전한다.고려시대 영덕을 찾은 중국의 학자 한 명이 칠보산 계곡에서 목을 축이고는 물맛에 놀라 “분명 이 산에는 일곱 가지의 보물이 있을 것”이란 말을 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이 산을 다니며 확인해보니 더덕, 산삼, 황기, 멧돼지, 구리, 철, 돌옷(바위에 난 이끼) 등 일곱 가지 귀한 것들이 있었다. `칠보산`은 그렇게 얻어진 이름이다.울긋불긋한 가을 옷으로 갈아입은 칠보산 정상에 오르면 발 아래로 고래불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칠보산 동쪽엔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된 유금사(有金寺)가 있다. 이곳을 찾는 여행자는 보물 674호 유금사 삼층석탑을 돌며 소원을 빌어볼 수도 있다. 또,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선 칠보산 자연휴양림이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을 위로한다.산세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한 칠보산은 등산 초보자들에게 인기다. 산 아래엔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자연휴양림이 있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 칠보산이다. ◆ 주왕산과 괴시마을, 가을 여행객을 유혹하다 영덕군이 가을마다 여는 주왕산 탐방로의 인기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용전리~갓바위~가메봉`의 6.2km 코스는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코스는 주왕산 아래 자리한 두 도시 영덕과 청송을 이어준다는 의미에서 `소통길`이라 불리기도 한다. 기묘한 형상의 갓바위와 왕거암은 산행에 재미를 더하고, 대궐령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가을 산의 정취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영덕군은 주왕산을 찾는 여행자들을 위해 5억 원을 들여 전망대, 안내판, 화장실 등을 설치했다. “주왕산을 연간 40만 명의 등산객이 찾는 명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영덕은 진입로 확장 공사와 탐방객 편의시설 조성 등에도 노력을 기울였다.대진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또 하나의 보물과 만나게 된다. 바로 괴시마을. 이곳은 호지촌(濠池村)이라 불리다가 고려의 학자 목은 이색(李穡·1328~1396)이 영덕으로 오면서 지금의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함창 김씨, 수안 김씨, 영해 신씨 등이 어울려 살았고, 지금은 영양 남씨 집성촌이 됐다.다른 지역에 비해 전통 건축양식이 잘 보존된 괴시마을엔 영양 남씨 괴시파종택(槐市派宗宅·경북 민속자료 75호), 해촌고택(문화재자료 199호), 영은고택(문화재자료 459호) 등 오래 전 한국의 주거문화를 짐작하게 해주는 고택 30여 채가 모여 있다.빨갛게 익어가는 가을. 팔각산과 칠보산의 단풍, 괴시마을의 고풍스런 기와가 영덕으로의 낭만여행을 권하고 있다. 산사에서의 하룻밤… 장육사 템플스테이번잡한 세상 속에 섞여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가끔 꿈꾼다. 조용한 산에 자리한 사찰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풍경(風磬) 소리를 들으며 며칠쯤 푹 쉬고 싶다는 소박한 꿈.직장인들의 이러한 꿈을 실현시켜주는 휴양의 한 형태가 템플스테이(Temple stay·절에서 숙박하며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것)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삭막해질수록 `정적인 휴식`의 욕구는 커질 수밖에 없다.영덕군 창수면의 장육사(裝陸寺)는 온갖 욕망이 때마다 충돌하는 세속의 소용돌이에서 잠시 벗어나 몸과 마음의 생채기를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장육사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마련해 사람들을 자연의 품으로 안내하고 있다.고려 공민왕 재위 시기인 1355년 나옹왕사가 창건한 장육사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138호인 대웅전의 미려한 양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장육사 템플스테이는 불교문화의 원형이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된 전통사찰에서 수행자의 일상과 삶을 잠시나마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관광객에게 제공한다.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이들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장육사에는 주목할 만한 문화재도 적지 않다. 대웅전에는 보물 993호인 건칠관음보살좌상(乾漆觀音菩薩坐像)이 미소를 짓고 있다. 이 불상은 독특하게도 진흙으로 내부를 만들어, 삼베를 감은 틀 위에 종이를 여러 겹 붙이고 그 위에 금칠을 했다.석가가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영산회상도 후불탱화(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73호)와 지장보살도(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74호) 역시 예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다. 장육사 템플스테이는 당일 코스와 1박2일 혹은, 2박3일 코스 등으로 나눠져 있어 참여자의 여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공양과 예불을 진행하며, 참선도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 장육사 측의 설명이다.차갑고 쓸쓸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10월. 템플스테이는 팍팍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의 메마른 감수성과 비어가는 가슴을 따스하게 위로해줄 좋은 치료제의 하나일 듯하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0-18

산 속의 보물 `가을송이` 생태환경, A부터 Z까지 `한눈에`

국내 최대의 송이 산지인 영덕군에서 `송이버섯 생태환경 보고서`를 발간했다.보고서에는 송이에 대한 생태와 기상에 관한 실체를 규명했고, 송이가 가장 잘 서식할 수 있는 것은 17℃ 내외의 소나무 단순림인 것으로 확인됐다.또 송이는 8월에 0.7%, 9월에 38.6%. 10월에 48.1%, 11월에 12.7%가 자라는 것으로 조사됐다.송이가 가장 활발하게 서식해 생산되는 가을 시기는 대부분 9월 초순경부터 10월 중순인 것으로 나타났다.우리나라 송이 생산일수는 연평균 28.1일로 적정한 온도, 습도가 조화를 이뤄야 왕성하게 자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최초로 시도한 것이고 영덕군이 송이를 생산하는 것과 함께 본격적인 연구사업도 진행하고 있다.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송이의 기후 및 기상에 의한 서식조건과 생산량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것이다. 앞으로 정부차원의 송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단순 생산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생산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최적 서식조건은 17℃ 안팎의 소나무 단순림9월 강수량·기온이 생산량에 가장 큰 영향연평균 219t 생산… 태풍 발생하면 생산량 급증□ 기후가 송이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송이버섯의 생장과 서식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인자가 무엇인지 이번 연구결과 밝혀졌다. 송이의 서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기후요인이다.특히 기온이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이가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온도는 17도 가량이다.습도와 강수량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기온에 비해 현저히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송이생산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10.8℃~14.0℃ 범위였다.강수량은 1천㎜~1천400㎜의 범위였다. 송이 수량과 연평균 강수량, 연평균기온과의 관계는 일정한 함수관계가 성립된다.최고기온 유효 온도범위는 18.5~25.2℃, 꼭짓점 온도는 22.1℃로 나타났다.평균기온 유효 온도범위는 14.8~19.5℃, 꼭짓점 온도는 17.1℃로 나타났다. 송이가 가장 서식하기 좋은 온도가 17℃로 밝혀진 것이다.최저기온 유효 온도범위는 9.2~16.5℃로 꼭짓점 온도는 12.8℃ 로 나타났다.□ 기후요인과 생산량의 변동추이월별 강수와 기온은 송이생산량과 상관관계를 보인다.6월 강수량이 많을수록 발생량도 증가했고, 6월 기온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송이 발생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8월 강수량이 많고 기온이 높을수록 발생량은 증가했다. 9월의 강수 일수와 강수량의 영향은 중요했다.이 두 요소는 송이의 생산량 증가에 큰 영향을 주었다. 2009년의 경우처럼 9월 강수가 극단적으로 부족할 때는 대흉작으로 나타났다.최저온도 19℃ 내외에서 송이 균사가 온도자극을 받아 원기(原基)를 형성했을 때, 최저온도가 재 상승해 30℃를 넘으면 고온에 약한 균사는 사멸한다.이런 경우 고온장해(高溫障害) 때문에 흉작이 되고 충해(蟲害)송이가 많이 발생하는 등 품질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송이의 발생 시기와 지역 분포우리나라 송이는 8월에 0.7%, 9월에 38.6%. 10월에 48.1%, 11월에 12.7%가 생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을송이는 대부분 9월 초순경부터 10월 중순까지 발생한다. 송이 생산일수는 연평균 28.1일로 확인됐다. 생산일수는 연도별로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차이가 있었다.최근 송이 발생지역은 주로 낙동정맥과 백두대간 등이 주를 이룬다.2000년~2005년의 송이 생산량을 도별로 비교해 보면 경북도가 전국 생산량의 약 65%, 강원도가 약 27%를 차지해 90% 이상이 2개 지역에 집중돼 있다.2005년 전후까지 우리나라 송이 주산지로는 경북도의 영덕, 울진, 봉화와 강원도 양양, 삼척 등을 꼽았다.그러나 2006년 이후에는 강원지역의 송이 생산량이 급감했고, 최근에는 경북의 영덕, 울진, 봉화, 청송, 포항지역으로 주산지가 축소되고 있다.송이의 발생지역은 점차 줄어드는 경향도 있다.1970년대 초반에는 경기도(가평, 광주), 충청남도(예산), 전라남도(담양, 함평, 화순)에서도 송이 수매가 이뤄졌으나 지금은 이 지역에서 송이 수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생산규모에 따른 지역 순위는 해당 연도의 온도와 강수량 등에 따라 변화되고 있다.강원지역의 생산량 급감은 산불 피해와 기후온난화 등의 영향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송이 생산량 갈수록 줄어들어우리나라의 송이생산량은 연평균 219t 가량이다. 송이생산량은 연도별로 큰 차이가 있다.송이생산량은 2010년에 628.3t으로 가장 많았고, 2012년이 409.8t, 2006년 275.9t 2007년 231.6t 2015년 184.6t 2014년 126.4t 2013년 103t 2008년 98t 2011년 85.7t 2009년 59.1t 순으로 많았다.연구조사대상 기간 중 생산량이 가장 많았던 2010년은 연평균의 약 3배, 두 번째로 많았던 2012년은 연평균의 약 2배였다.생산량이 가장 적었던 2009년은 연평균의 1/4배 정도로 나타나는 등 연도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온도와 습도 및 강수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또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태풍이 송이 산지를 강타했던 2010년과 2012년은 송이생산량이 매우 많았다. 송이 산지에 태풍의 영향이 거의 없었던 2009년에는 송이생산량이 급감했다.월별 생산량은 10월이 48.1%.(254t)으로 가장 많았고, 9월 38.6%(204t), 11월 12.7%(66.9t), 8월이 0.7%(3.4t) 순서로 생산되었다. 8월과 11월에도 송이는 나오지만 생산량은 매우 적었다.□ 송이연구 방법과 분석 자료과거 10년간의 송이생산량과 기후관련자료(2006년~2015년)를 수집해 분석했다.조사대상지역은 대표적 송이 산지로 알려진 14곳을 선정했다.경북의 7개소(영덕, 울진, 봉화 안동, 청송, 포항, 청도) 강원 6개소(인제, 홍천, 강릉, 양양, 삼척, 고성) 경남의 1개소(거창) 등으로 선정됐다.자료의 정리와 분석은 첫째, 과거 10년간 우리나라 송이 주산지의 생산 변동에 영향을 주는 기후요인(온도, 습도, 강수량 등)을 지역별, 일별로 조사 분석했다.둘째, 지역 산림조합에서 발표하는 과거 10년간의 송이공판자료를 수집해, 지역별 연도별 월별 등급별 생산실태를 분석했다.셋째, 생산량의 지역별 연도별 차이를 분석하고 기후요인이 송이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영덕송이 생산 관계자들은 이 같은 분석자료를 토대로 송이생산에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일명 `송이박사`로 불리는 권오웅 영덕군 산림과장이 자신이 발표한 송이 관련 논문을 펼쳐 보이고 있다. /영덕군 제공`송이박사` 권오웅 산림과장“지구온난화 계속되면 50~60년 내 멸종될 수도”영덕군의 `송이버섯 생태환경 보고서` 발간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주인공은 권오웅(56)산림과장이다.일명 `송이박사`로도 불리는 권 과장은 지난해 대구한의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일반인들이 송이에 대해 알기 쉽도록 정리한 것이 이 보고서다.그동안 송이균과 소나무에 관한 연구는 많았지만, 기후와 송이의 상관관계를 상세히 정리한 것은 이 보고서가 처음이다.그의 보고서는 송이 생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온을 꼽고 있다.현재와 같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우리나라에서도 50~60년 내 송이 구경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이 때문에 여름철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스프링쿨러 같은 관수시설로 습도를 유지해 기온을 낮춰야 하고, 밀도 조절, 하층식물 정리 등 송이 맞춤형 숲 가꾸기, 씨앗 자원 보호 등을 통해 송이 생육조건을 최대한 맞춰야 송이 멸종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권 과장은 “올해 이처럼 송이 작황이 부진한 것은 올 여름 무더위의 영향이 크다”면서“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앞으로 정부 차원의 송이에 대한 지속적 연구를 통해 단순 생산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생산체제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2017-10-17

찬란한 신라불교 싹 틔운 아도화상 발자취, 디지털로 만나다

신라에 불교가 전래된 지 1천600년만에 이를 기념하는 공간이 구미시에 조성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 13일 도개면 도개리에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파한 아도화상의 발자취와 신라 불교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신라불교초전지`를 개관했다.경상북도 3대문화권 문화관광기반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사업은 지난 2011부터 신라불교문화초전지를 성역화하는 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도개리 일대 부지 3만6천919㎡, 건축연면적 2천537㎡ 규모에 국비 131억원, 도비 17억원, 시비 52억원 등 총 200억원을 들여, 자연친화적인 한옥과 초가 등을 조성해 교육과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었다.구미시는 앞으로 `신라불교초전지`를 기반으로 천년고찰인 도리사와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또 구미시가 첨단 전자산업의 메카인 만큼 다양한 불교문화에 첨단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시켜 차별화된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날 계획이다. 이에 불교역사의 성지인 구미에서 `신라불교초전지`개관의 의미와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알아봤다.불교문화·디지털 콘텐츠 결합해팔상도·불교역사 등 색다르게 제공자연친화적 한옥 조성해 교육·체험도 □ 아도화상과 구미시 도개면 모례마을아도화상은 신라에 처음으로 불교를 전했다는 고구려의 중으로, 눌지왕(訥祗王) 때 신라 일선군(一善郡, 지금의 선산)에 들어와 불교를 포교하려 했으나 당시 불교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자 모례(毛禮)의 집안에 들어가 3년여간 머슴살이를 하며 숨어살았다.모례는 아도화상으로부터 불교를 포교받은 신라 최초의 신자로, 아도화상을 자신의 집에 숨겨주고 소와 양을 돌보는 일을 맡도록 한 인물이다.이후 아도화상은 산으로 들어가 암자를 짓고 살았는데 이때 눈속에서 오색 찬란한 복사꽃이 피어 그 암자를 도리라 불렀다. 이후 이곳이 신라 최초의 절인 도리사이다. 이후 여덟 곳의 큰 절과 500곳의 선찰이 차례로 건립되고 불법이 크게 융통된 것은 양나라 무제 보통 8년 정미로서 신라 법흥왕 13년부터이다.이후 모례의 집에서 고용살이를 하면서 불교를 포교함으로써 불도가 열렸다 하여 도개(道開)라 했다고 전해진다.현재는 모례의 집에서 아도화상이 함께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우물인 전모례가정(傳毛禮家井,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296호)만이 `신라불교초전지` 입구에 아직까지 위치하면서 이 곳이 신라불교의 성지임을 알려주고 있다. □ 불교문화와 첨단 디지털 콘텐츠의 만남 구미시는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모례장자의 집에 머물며 신라에 불교와 향을 최초로 전파한 현장을 전승·보존하기 위해 모례마을 일대를 첨단기술과 역사문화가 융합된 문화관광 명소로 조성했다.특히, 신라불교초전기념관은 첨단 전자산업의 메카인 구미시답게 불교문화에 첨단 디지털 콘텐츠를 접목한 기념관으로 주목받고 있다.이 곳에는 아도화상의 발자취와 부처님의 일상을 그린 팔상도, 한반도 불교 전래 과정 등 다양한 불교문화 콘텐츠를 첨단 디지털로 만나볼 수 있다.총 1천467㎡ 면적에 4개의 기획관으로 구성된 기념관은 제1관 아도, 신라로 향하다, 제2관 신라, 불교의 향이 퍼지다, 제3관 신라, 불교의 꽃을 피우다, 기획관 100년 전 선산 불교문화유산과의 만남 등으로 구성돼 있다.여기에 야외에 신라시대 의·식·주·법 생활상이 그대로 재현된 야외 전시가옥 7개 동도 갖춰져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이용시간은 하절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동절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 자연친화적 전통한옥가옥 체험구미시는 `신라불교초전지`를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대표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전통한옥가옥체험관과 불교문화체험관을 조성해 운영한다.총 4개의 체험관으로 구성된 전통한옥가옥체험관은 규모에 따라 성불관, 자비관, 해탈관, 견성관, 오도관, 득도관, 대각관으로 4~10명 단위로 사용할 수 있다.특히, 이 곳은 북동쪽으로 해발 700m의 청화산과 남동쪽으로 약 691.6m의 냉산이 자리잡고 있고,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다곡천이 흐르고 있어 한폭의 산수화같은 풍광을 즐길 수 있다.또 신라의 불교가 처음 전해진 곳인 만큼 인근 도림사 등 불교 유적지가 많아 연계한 볼거리가 다양하다.여기에 불교문화와 사찰음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불교문화체험관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체험·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것으로 기대된다. 국도 25호선과 국도 68호선, 지방도 205호선으로 교통도 매우 편리하다.개관식에 참석한 정토회 법륜 스님은 “구미의 신라불교초전지는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머슴살이를 하며 노력한 그의 숭고한 뜻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곳으로, 그에 대한 역사적 사실 고증까지 모두 갖춘 진정한 불교의 성지이다”라며 “이곳에 오면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전파한 과정과 불교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신라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남유진 구미시장은 “불교성지 조성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신라불교문화초전지가 자랑스런 구미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역사문화 교육·체험시설이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 앞으로 천년고찰인 도리사와 지역의 문화자원과 연계되는 관광자원을 구미의 첨단 전자산업과 접목시켜 차별화된 문화관광이 어우러지는 문화관광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한편, 체험시설에 관한 문의는 구미시설공단(054-480-2141~4)으로 하면 된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16

뼛속까지 가득한 고소함 한 입 드셔보시렵니까? 투박한 이 한 그릇

서울 종로에서 출판사를 운영하는 H씨(56)는 자타가 공인하는 낚시 애호가이자 미식가다. 그가 해마다 두어 번은 꼭 찾는 곳이 있으니 다름 아닌 `미주구리`를 요리해주는 식당이다.“대체 미주구리가 뭐야?”경상북도 방언을 잘 알지 못하는 출판사 직원이나 선후배들의 궁금증이 이어지는 건 당연하다. 그럴 때면 H씨가 웃으며 나선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미주구리는 경북 사람들이 물가자미를 가리킬 때 쓰는 사투리야. 영덕 인근을 포함해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이지. 몸 빛깔은 눈이 있는 쪽은 연한 암갈색이고, 크고 작은 흑갈색이나 유백색의 반점이 있어. 옆줄을 경계로 아래 위에 각각 3개씩 6개의 흑색 반문(斑紋·얼룩덜룩한 무늬)이 있고, 눈이 없는 쪽은 흰색이야.”대학에 입학하며 서울로 올라온 지도 벌써 40년이 가까워오지만, H씨는 아직도 어린 시절 먹었던 `미주구리`의 맛을 잊지 못했다. 여행을 좋아했던 아버지와 함께 즐긴 추억의 먹을거리이기도 하거니와 그리운 유년시절의 고향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인 까닭이다. 싱싱한 제철 물가자미를 숭덩숭덩 뼈째 썰어 마늘, 풋고추, 파 등의 채소를 듬뿍 넣고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미주구리 막회`는 H씨 단골식당의 최고 인기 메뉴다.동해안을 따라 줄줄이 들어선 여러 도시에선 흔하고 저렴한 음식이지만, 먹어본 사람들에겐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제공하기에 요즘 말로 `가성비 높은` 요리가 바로 막회라고 할 수 있다.영덕군은 바로 이 물가자미와 막회를 테마로 해마다 `물가자미-막회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가 벌써 10년째다. 이 독특한 진미를 맛보려 영덕을 찾는 관광객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 막회, 배고픈 시절 어부들의 즉석 영양식영덕군은 그간 `막회`를 지역의 `특별한 요리`로 자리매김 시키고자 여러 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여왔다. 영덕은 막회의 주재료인 물가자미와 청어, 전어 등이 많이 잡히는 곳이다.그렇다면 막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일까? 기자의 궁금증에 영덕물가자미축제 추진위원회 관계자가 간명하고도 시원스런 대답을 들려줬다.“알다시피 모두가 배고픈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엔 영덕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나가면 제대로 차려서 밥을 먹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허기를 달래야 또 일을 할 수가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자신들이 잡은 물가자미, 청어, 전어 등을 뼈도 발라내지 않고 썰어서 배에 있는 채소 한두 가지를 넣어 고추장에 비벼 후다닥 먹는 것이었지요. 그게 오늘날의 영덕 막회가 된 것입니다.”듣고 보니 막회는 가능하면 많은 물고기를 잡아 식구들과 생활을 이어가야 했던 동해안 어부들의 애환이 담긴 음식이었다.그것이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영덕의 전통음식으로 자연스레 바뀐 것이다. 추진위원회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가난한 시절에 먹던 음식이지만 맛이나 영양 측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 게 막회입니다. 바로 잡은 생선을 썰어 만든 것이니 신선한 것은 당연하고, 알다시피 막회에 들어가는 생선은 모두 자연산이라 EPA와 DHA 등이 풍부했지요. 그래서인지 어린 시절 막회를 맛본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격식을 갖춘 일식집에서 예쁘게 썰어 장식한 회보다 막회를 더 맛있어합니다.(웃음)” ◆ 채소와 초고추장… `맛있는 막회`의 친구들영덕군 축산면 축산항엔 바로 이 막회를 맛있게 만드는 식당이 몇 군데 있다. 관광객은 물론, 지역 어부들에게도 사랑받는 식당들이다.축산항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뼈째 먹는 생선회라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막회를 추켜세웠다.영덕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나이 지긋한 노인 한 분은 여기에 이런 이야기를 보탰다.“초등학교 다닐 때 아버지가 잡아온 청어와 미주구리로 막회를 만들어 먹곤 했는데 그 싱싱한 식감이 아직도 기억난다. 어머니가 밭에서 키우던 고추와 파, 깻잎을 뚝뚝 뜯어 넣고, 집에서 담근 고추장과 식초로 버무리면 임금님이 먹는다는 요리도 부럽지 않았다.”축산항 어부들에게 `푸른 옷의 신사`로 불리는 청어, 집을 나간 며느리도 굽는 냄새에 돌아온다는 전어, `미주구리`라는 구수한 사투리가 정겨운 물가자미는 너무나 익숙한 물고기들이다.그것들과 함께 어우러져 가난한 시절 허기를 달래주었던 막회의 재료 채소와 초고추장 역시 축산항 사람들에겐 잊을 수 없는 `지난 시절 친구들`이 아닐까.푸른 바다 곁에서 깨끗하고 하얀 물결을 보며 살아온 영덕 사람들은 너나없이 건강해보였다.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막회를 비롯한 각종 요리도 그들의 넉넉한 인심과 환한 웃음을 만드는데 작지 않은 역할을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 보다 내실 있는 `물가자미-막회 축제`를 위해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축제는 어느 것 할 것 없이 소득과 관광수입 증대라는 경제적 효과와 지역 화합과 애향심 고취라는 사회적 결속, 전통의 후대 계승이라는 교육의 목적 등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다. 영덕의 `물가자미-막회 축제`도 마찬가지다.영덕군은 “해마다 발전하는 축제”를 지향하며 국내외 축제에 대한 연구와 객관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올해 전문기관의 평가를 통해 영덕군은 ▲축제 주제와 부합하는 프로그램 부족 ▲고비용 저효율이라 지적된 연예인 초청공연 ▲전문성 있는 기획의 부재 ▲축제장과 축산항 환경 정비 부족 등의 문제점을 발견했고, 향후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이와 관련 영덕군청은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주차 문제와 청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깨끗한 바다를 바라보며 영덕의 전통음식인 `막회`를 맛보는 즐거움. 관광객들이 그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보다 나은 축제를 만들기 위한 영덕군의 노력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단백질·콜라겐까지… 맛도 영양도 풍부한 미주구리영덕 막회의 재료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물가자미는 맛과 함께 영양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뇌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고, 시력 유지에 효과를 보이는 비타민 B1과 B2가 함유된 물가자미 요리에는 콜라겐과 단백질도 풍부하다.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 D도 적절하게 담고 있어 중년 여성들의 고민인 골다공증에도 일부 효과를 보인다. 물가자미 껍질의 콜라겐 성분은 피부를 젊게 유지하는데 좋다고 알려졌다.또, 칼로리가 낮아(116kcal/100g) 소화가 잘 되고 비만 등의 성인병도 예방한다. 일부 여성들 사이에선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이외에도 “혈액 순환을 잘 되게 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는 학계의 보고도 있었다.물가자미는 `동의보감`에도 그 효능이 기록돼 있다.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 허약함을 보충하고 기력을 회복하게 한다”는 것.물가자미는 `약선(藥膳·약이 되는 음식) 한상 차림`으로도 이름이 높다. 포공영(蒲公英·국화과의 민들레 혹은, 동속 식물의 전초를 말린 약재)과 함께 먹으면 변비와 생리불순에 효과를 보이고, 천년초 등 비타민 C 함유량이 높은 재료와의 궁합도 좋다.물가자미 막회나 구이 등을 먹은 후에는 성질이 순한 한약재로 끓인 한방차를 곁들이면 노화 방지에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물가자미는 경북 동북부 지역의 토속적인 먹을거리인 발효음식 `밥식해`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싱싱한 바다 생선을 뼈째 넣어 밥과 엿기름 등에 발효시켜 먹는 밥식해는 숙성과정에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글루탐산, 리신, 트레오닌과 필수지방산 등이 풍부한 영양식품이 된다.영덕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노인이나 아이가 지치고 입맛을 잃었을 때 밥식해를 먹이곤 했다. 새콤한 맛과 매운 맛 등이 조화된 이 음식은 피로를 풀어주고, 소화를 도와 입맛이 돌아오게 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0-11

포항 예술의 전당 건립, 시민들 자부심 갖도록 추진해야

▲ 류영재 (사)포항예총 회장은 문화의 시대에 걸맞는 훌륭한 예술의전당 건립을 위해 지역의 특성을 담아내는 차별화 전략으로 `환동해문명사박물관`이나 `스틸컨벤션센터` 등의 기능과 연계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성용 사진작가 제공포항의 대표적인 공공문화시설인 포항문화예술회관.지난 1995년 개관 이후 지역문화예술의 중심매개로서 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공연예술과 전시, 행사, 강연 등 다목적 공간으로서 지역문화 활성화와 애환, 그리고 지역문화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건축 20여년이 지나면서 공연시설의 낙후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 포항도 도시 규모에 걸맞는 지역문화 공간을 새롭게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문화복지`라는 개념은 이제 낯선 영역이 아니다.우리 일상의 대화에서도 자연스럽게 오르내릴 정도가 됐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삶의 질을 측정하는 요소에 문화예술은 으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이는 포항도 예외가 아니다. 포항 지역사회는 철강산업 하나만 갖고는 이제는 경쟁력이 없다는 데에는 다들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대안을 찾고 있다. 세계적 철강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변모한 사례를 찾아 벤처마킹하는 등 물밑에선 그 나름의 변신과 변화를 위한 준비도 그 중 하나다. `철의 도시`에서 `문화 도시`로의 변신하는데 기수가 되고자 포항예술의전당 건립 운동에 나서고 있는 (사)포항예총 류영재 회장을 10일 만나 포항의 중심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과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지역 문화인프라 환경 열악미래 문화 융성에 `걸림돌`50만 시민 문화행사 참여 높아지역 역사·정체성 담은 시설로시민 공감대 형성 우선돼야-우리 문화예술도 지난 십수 년 동안 문화복지적 관점에서 진지한 논의가 있었고 그에 따라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 또한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 왔다. 하지만 포항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도권이나 다른 지방에 건립돼 온 아트센터 등에 비해 그 역할을 해내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포항문화예술회관은 시세에 비하여 규모가 작고 건립된 지 20여 년이 지나 시설 또한 노후화됐다. 그래서 50만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여러 가지 부족함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개보수를 하고 있으나 원천적인 구조문제 등의 한계가 있으므로 대형공연이나 다양한 형식의 전시 등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공연장의 음향시설을 새롭게 하더라도 무대와 객석의 구조를 개조해야 하는 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특히 전시장은 환경이 더욱 열악하다. 대(大)전시실의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내력기둥이 너무 많이 노출돼 관람을 방해한다. 소전시실은 천고가 낮고 벽면과 바닥 등이 전시 기능에 적합하지 못하다.-문예회관 설립취지가 지방의 문화격차 해소와 지역 문화발전의 거점기관으로서의 역할인데 포항문예회관은 어떤 취약점이 있나.△앞서 말한 것처럼 기능상의 취약점이 있고, 접근성도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경북도내의 다른 도시에는 대부분 현대식 기능을 갖춘 예술의전당이 있으나 포항만 그렇지 못해 품격 높은 대규모의 실내공연을 기획하기가 매우 곤란하고, 오랫동안 경북미술대전 등 전시 행사도 유치할 수 없었다. 시설 낙후는 문화예술의 인적인프라 확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크게 미친다.-예술이라는 것이 하드웨어만 중요한 것 아니지 않나. 다른 지자체들을 보면 아트센터 건립에만 집중해 운영 상황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공공건물 건립에만 집중해 운영에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현대식 시설을 갖춘 예술의전당 건립이 아무리 시급하다 할지라도 운영에 대한 적절한 대책 없이 큰 규모로 건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다만, 포항에는 50만 도시의 규모나 위상에 어울리는 건축물이 하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술의전당 건립 운동이라고 하지만 반드시 `예술의전당`이 아니라 상징적인 명칭이다. 컨벤션센터도, 제대로 된 박물관도, 예술의전당도 없으므로 용도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해법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우리 포항의 경우는 대형 기획공연의 적자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KTX의 개통과 고속도로 및 국지방도의 정비로 한결 원활해진 교통망은 다른 도시와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했으나 이는 자칫 문화의 역류현상을 초래할 우려도 있으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예술공간은 일반 건축물 같은 방식으로 건물의 유지, 운영과 같은 셈법으로 계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화예술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데 매우 유용한 것이다. 자치단체 간의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지방자치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므로 일반적인 경제논리로만 설명하면 곤란하다.-미국의 링컨센터와 케네디센터, 영국의 바티칸센터와 왕립국립극장, 프랑스의 퐁피두센터 그리고 한국의 예술의전당과 국립극장 등 국내외 우수 사례가 많다. 포항은 어느 모델이 바람직한가.△세계적으로 우수한 사례는 매우 많다. 보다 중요한 것은 내 몸에 맞는 옷이다. 우리 포항의 환경에 맞는 예술의전당이다. 강과 바다가 만나고 바다가 만을 이루고 있는 도시, 산업과 일월에 관한 역사가 어우러진 도시 등을 고민해야 한다.예로 든 사례 중 창의성이 뛰어난 복합 문화공간인 퐁피두센터나 포항시와 입지조건이 매우 비슷한 스페인의 빌바오구겐하임 미술관,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등을 사례로 들 수 있겠다. 런던의 템스강에 건설된 밀레니엄브리지와 화력발전소를 재건축하여 만든 테이트모던미술관을 우리 포항에 건설 예정인 동빈대교와 이전 예정인 시멘트공장의 대형 사일로와 오버랩시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상상이라 생각된다.-포항의 문화수요와 특성은 어떠하며 이에 적합한 새로운 종합공연시설은 어떻게 세워야 하나.△포항의 문화수요는 매우 풍부한 것으로 판단된다.올해 기획, 시행됐던 대형공연의 경우 짧은 기간에 전석매진을 기록했고, 수준 높은 공연에는 시민들의 관심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전시나 문화행사에도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종합공연시설은 많은 비용이 소요되며 향후 운영에도 많은 예산이 필요하므로 국비지원이나 민자유치의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의 특성을 담아내는 차별화 전략으로 `환동해문명사박물관`이나 `스틸컨벤션센터` 등의 기능과 연계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비에서 운영비의 지원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현시대에 걸맞는 훌륭한 문화예술시설이 되려면 어떡해야 하나.△문화예술의 속성이 그렇듯이 정답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아내야 하며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시설은 용도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기능에 최적화돼야 하겠지만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도 매우 중요하다. 추진 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의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포항시나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문화예술은 더는 인류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포항시도 올해 (재)포항문화재단을 출범시키고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시행하는 등 문화도시로의 변모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이다.여러 과정이 농축된 문화예술의 힘은 매우 폭발적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비교적 길고 효과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성과에 너무 조급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문화예술을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예술을 진정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선행학습이 필요함을 알아야 한다.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이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다. 현 정부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특히 지역문화에 대한 지원은 기대보다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기조에는 찬성하나 중앙에 집중된 지원을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과 지역의 문화적 특성화를 위한 지원의 방식으로 변화시켜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