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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새 먹거리 창출 위해 시민사회단체 힘 모아야

100년 가까이 포항시민과 경북 동해안 주민의 발이 되며 헤아릴 수 없는 혜택을 준 포항역은 `새로운 100년의 미래 먹거리`라는 숙제를 우리에게 던지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도심에 녹음 우거진 공원·지하주차장 만들면도시특화·주차난해소·구도심 활성 등 기대■ 글 싣는 순서① 포항역은 어떤 곳인가② 포항시·코레일의 활용방안③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상④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하⑤ 지역 실정 맞는 아이템 필요⑥ 지자체 넘어 시민이 주도를이에 포항시는 포항역 대지주인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등과 협의를 하며 미래 먹거리에 대한 다양한 계획과 연구로 고심하고 있다. 포항역 개발과 관련해 전체 사업부지 중 1.7%만 갖고 있는 포항시이지만 시민을 위한 시설유치로 가장 애를 먹고 있다.그러나 포항시가 포항역사 부지의 개발을 척척 해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시 계획에 따르면 행복주택과 공원 건립 등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는 포항역 부지의 대지주인 한국철도공사가 포항 핵심 부지인 금싸라기 땅에 주택개발을 통한 수익금으로 공원 등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는 포항시 자체예산으로는 포항역 개발을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 따른 차선책으로 관계 기관의 경제 논리에 밀려 포항역 부지 개발계획이 수립됐다는 것으로 풀이된다.100년 가까이 포항시민과 경북 동해안 주민들과 함께 한 역사적인 공간이 경제 논리에 떠밀려 통상적인 공간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한 셈이다.포항역 부지는 분명 포항시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 효과를 이끌 수 있는 잠재 가능성이 충분한 공간이다. 도심 한 복판에 녹음이 울창한 공원을 조성하고 공원 하부에 주차장을 건설한다면 도시 특화는 물론 주차난 해결과 구도심 활성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포항시 계획 수정과 통상적인 공원조성 탈피가 전제될 때 이 같은 잠재가능성이 현실로 이뤄질 수 있다.이 때문에 포항역 개발과 관련, 포항시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52만 시민 모두의 힘이 결집된 민간단체 주도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포항시와 시민들은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 조성의 모델인 `하이라인 파크`를 눈여겨 봐야 한다. 미국 뉴욕에 화물을 옮겼던 하이라인은 30년간 방치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였고, 프리랜서 기고가 에디터 조슈아 데이비드와 컨설턴트 로버트 해먼드는 `하이라인` 철거를 반대하며 십여년 간 노력 끝에 뉴욕 대표 관광 상품으로 만들기에 이르렀다.이들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으며 철거계획을 철회하는 한편, 1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공사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챌린지 기부 등 다양한 모금 캠페인을 펼쳤다. 이렇게 모아진 기금은 하이라인 공원 조성을 반대하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철도 인근 지주들에게 공원 조성에 따른 새로운 창출 효과와 뉴욕시의 세수 증가 등 다양한 용역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반대 세력을 설득하는 한편 공사비용 충당과 함께 뉴욕시와 연방 예산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결국 2명의 뉴욕 시민이 `하이라인 보존`이라는 당위성을 내걸고 움직였고, 뜻을 함께 한 뉴욕시민과 각계 전문가와 유명인사들의 도움을 이끌어내며 `꿈을 현실`로 만드는 기적을 일궈냈다.포항도 마찬가지다. 포항시민과 경북 동해안 주민들이 이용할 공간을 포항시와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등 관계기관의 개발계획과 포항역사 인근의 상인들을 중심으로 한 개발 목소리를 그대로 받아들여만 하는 것일까.관(官) 주도로 포항역 부지 개발이 진행된다면 포항역 부지가 가진 무한한 발전 가능성은 십분 발휘되기 어려울 것이다. 포항의 미래 먹거리가 될 진정한 `금싸리기`땅인 포항역 부지 개발에 대한 포항지역의 각 종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 제시가 필요한 시기다.전체적인 로드맵에서부터 세부적인 실행까지 시민전체의 뜻이 담긴 계획 수립이 필요하며, 이를 실행에 옮기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뒤따라야만 한다.포항시민과 경북 동해안 주민들의 애정 어린 격려와 개발에 대한 충고 등의 적극적인 참여 자세가 이 사업의 승패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끝/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2014-09-29

잘만 개발하면 세계적 명소 `부상`

`빈집 방치` 부산감천마을레지던시 조성사업으로세계 관광객 발길 이어져100년 후 지역 내다보고시민 모두 마음·뜻 모인랜드마크 조성사업 절실■ 글 싣는 순서① 포항역은 어떤 곳인가② 포항시·코레일의 활용방안③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상④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하⑤ 지역 실정 맞는 아이템 필요⑥ 지자체 넘어 시민이 주도를“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한복, 김치, 온돌문화.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 의식주(衣食住)이자 세계로 뻗어나가 외국인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전통문화 유산들이다. 넌버벌 퍼포먼스의 대명사 `난타`도 그중 하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난타`는 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게 그린 공연이지만 1997년 초연을 시작으로 아시아 최초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오픈런 공연 기록을 세우는 등 43개국 280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치며 한국 문화 위상을 세계에 떨치고 있다. 우리 전통문화가 창의적인 재탄생 과정을 거쳐 글로벌 콘텐츠로 성장해 세계를 주목시키고 있는 난타공연을 보면서 포항역이 오버랩되는 것은 포항역이 포항이라는 지역에서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 글로벌 공간으로 개발할 수 없을까 해서다.앞서 보도된 외국 사례에서 언급했듯이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뮤지엄,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등 상징적인 조형물 조성, 영국 게이츠헤드시가 도시 이미지 변신을 위한 공공미술 활용사업등은 대표적인 벤처마킹 대상으로, 포항역 일원도 잘 만 개발한다면 세계인들을 불러 모으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 터다. 다만, 어떻게 하면 포항역을 중심으로 한 문화를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 방법이다.그런 점에서 `작가 레지던시(residency) 프로그램`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난달 부산 사하구는 감천문화 마을 빈집들의 모습을 미리 엿 볼 수 있는 `감천문화마을 빈집 레지던시 조성사업-감내풍경`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2012년 아시아 도시경관 대상을 받는 등 요즘 국내외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볼거리 부족과 빈집 방치로 주변 미관 저해 등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부산 사하구는 세계적인 건축가 승효상 씨, 이탈리아 나폴리 단테 광장과 베를린 티겔공항을 건축한 프란시스코 사닌(미국 시라큐스 대학 교수) 건축가 등을 레지던시 사업에 참여시켜 감천문화마을을 한 층 업그레이드 하도록 하는 사업을 진행했다.결과는 적확했다.부산 남천의 남루했던 거리와 문화 등은 세계적인 건축가 또는 예술가 등 전문가의 머리를 빌리자 몰라보게 달라졌고, 이내 국내외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이르렀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낳은 산물이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세계적인 조각가의 작품을 구입하거나 미술관 건립 등을 통해 글로벌 도시로 발돋움시키는 방식과는 다르다. 저예산 사업으로, 기존 문화를 동원한 지역 특화를 중심에 두고 있다. 이는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포항과 같은 소도시의 자체 예산으로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만들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것인만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특히 국내의 몇몇 도시가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만들기로 하고 사업 추진에 나섰지만 워낙 까다로운 조건과 예산 문제로 성공하지 못했던 사례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더 높여준다. 내년 3월이면 흥해로 포항역이 옮겨감에 따라 지금의 포항역 개발에 대한 논의는 벌써 시작됐다. 이해관계가 얽힌만큼 현재 말도 많다. 결정에 앞서 벌어지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진통일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포항역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단 하나, 포항역 개발은 현세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고통을 덜기 위한 막연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0년, 100년 후 우리의 미래들이 그 당시의 세대들이 정말 올바른 판단을 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지혜로운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포항시민 모두의 마음과 뜻이 모인 랜드마크가 들어선다면 더없이 좋을 터다./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2014-09-22

`고가 철로` 녹색공원으로 재탄생

■ 글 싣는 순서① 포항역은 어떤 곳인가② 포항시·코레일의 활용방안③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상④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하⑤ 지역 실정 맞는 아이템 필요⑥ 지자체 넘어 시민이 주도를미국 뉴욕 `하이라인`철거 위기서 보존 선회도시 대표 관광상품 부상세계 관광객 발길 이어져효자역~포항역 구간철로 철거계획 재고해야최근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시민들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지난 1970년 개통된 이 도로는 상판 안전도 D등급 판정을 받아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서울시가 고가의 취약 시설물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원형 구조물을 최대한 보존, 뉴욕의 랜드마크가 된 `하이라인 파크` 못지 않은 공원을 조성하기로 방향을 튼 것이다. 서울역 고가 재생을 통해 남대문, 남대문시장, 구 서울역사 등 인근 지역과 연계한 관광명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와 환경을 활성화 시킨다는 복안이 깔린 것이다.그렇다면 서울시의 롤모델이 된 뉴욕의 하이라인은 어떤 곳일까.하이라인은 1930년대 뉴욕에 공장과 창고로 붐볐던 시대에 화물을 실어 나르기 위해 건설한 고가 철도다. 앞서 100여년 동안 산업 부두 지역인 맨해튼의 웨스트 사이드 거리를 오가던 철로에서 운행 열차와 도로 교통수단 간의 사고가 잇따르고, 교통 혼잡과 체증이 빈번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설한 것이 고가 철로였다. 고가철로는 개통 후 기대했던 대로 뉴욕 교통난 해소에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도심을 지나는 하이라인은 새로운 간선도로망 건설과 트럭 운송량 증가에 따른 철도 화물 수송량 감소로 운행 구간이 차츰 줄어들었고, 급기야 1980년 하이라인의 운행이 중단되고 만다. 방치된 하이라인은 1980년대 말에 이르러선 녹슬고 혐오스러운 산업 폐기물로 도심의 흉물로 전락한다. 이후 하이라인 구조물 아래의 땅 주인들은 하이라인 철거 주장을 펼쳤고, 급기야 1999년 뉴욕시는 맨해튼을 관통해 연결된 2.4km의 열차 선로인 하이라인을 철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하지만 프리랜서 기고가이자 에디터 조슈아 데이비드와 컨선턴트 로버트 해먼드는 산업 유물인 하이라인을 철거한다는 사실에 관심을 갖고 이에 맞선다. 그리고 1999년 `하이라인 친구들`을 공동 창립한 이들은 폐허의 하이라인을 새로운 공간을 재탄생시키는 시민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철거입장을 내놓은 뉴욕시 설득은 물론이고 각종 단체, 유명인사,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이들은 10년 세월에 걸쳐 이 노력을 계속했고, 마침내 하이라인 철거를 막아냄과 동시에 지난 2011년 뉴욕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하이라인 공원`을 재탄생시키기에 이른다. 30년간 방치된 낡은 고가 철로는 하늘에 떠 있는 녹색 공원으로 거듭났고, 도심 속 자연의 길이 새로 만들어 진 것이다. 100여년 전 산업시대 유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위기를 잘 넘긴 하이라인공원은 그 후 뉴욕 대표 관광 상품으로 자리잡았고, 지금은 세계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라인 공원 건은 현재 전 세계 도시 재개발 기획에 발상의 전환을 준 대사건으로 꼽힐 정도며, 서울시가 이번에 이를 벤처마킹하기에 이르렀다.포항시와 시민들도 포항역 활용법과 관련해 하이라인의 개발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포항시의 포항역 개발안에 따르면 포항역사 부지의 개발에만 관심을 뒀지, 철길인 효자역~포항역까지의 철로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 별도의 사업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시는 그동안 장기간 방치됐던 북구 우현동 유류저장고에서 신흥동 안포건널목까지 총 2.3㎞에 이르는 폐철도를 도시숲 공원으로 조성한 데 이어 효자역~포항역 구간 도심숲 조성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도시숲은 철로를 대부분 철거해 조성한 탓에 과거 이곳이 철길이었다는 사실 인식은 할 수 없다. 현재의 우리가 후대에게 물려 줄 근현대 역사 유물을 스스로 없앤 셈이다. 효자역에서 포항역까지의 철길이 하이라인 공원과 같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거듭 나도록 할 수는 없을까. 포항 도심재생 절차에서 반드시 짚어봐야 할 사안이다./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2014-09-15

미술관 지어 세계적 관광지 도약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뮤지엄(1986)은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cois Millet·프랑스)의 `이삭줍기`, 마네의 `올랭피아`, 로댕의 `지옥의 문`, 고흐의 `화가의 방` 드가의 `프리마 발레리나`, 고갱의 `타이티의 여인들` 등 세계적인 명화를 소장하고 있다. 19세기 미술작품을 주로 전시하는 오르세 뮤지엄은 `인상주의 미술관`으로 불릴 만큼 근대로 넘어가는 주요 작품들이 소장돼 있다. 이 곳은 회화뿐만 아니라 당시, 장식품, 건축 양식, 풍속 등도 볼 수 있는 19세기 역사관으로 손색이 없는 다기능 문화 공간이다.파리 오르세 미술관기차 역사에서 탄생스페인 구겐하임 미술관年 관광객 100만명 유치세계 쇠락도시·개발도시공공미술로 가치 극대화■ 글 싣는 순서① 포항역은 어떤 곳인가② 포항시·코레일의 활용방안③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상④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하⑤ 지역 실정 맞는 아이템 필요⑥ 지자체 넘어 시민이 주도를그런데 오르세 미술관이 처음부터 미술관으로 지어진 건축물이 아니었다는 점을 우리는 눈여겨 봐야한다.1804년 프랑스 최고재판소로 지어진 이 건물은 오르세 궁으로 불렸다. 프랑스 정부는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를 위해 오르세 궁에 기차 역사(驛舍)로 다시 지어졌다. 이후 1939년 열차 크기가 대형화 되면서 역사는 문을 닫으며 방치됐다. 이어 1977년 방치된 이 곳을 미술관을 건설하자는 안이 평의회를 통과, 1986년 오르세 미술관으로 재탄생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방치된 기차역이 튼튼한 예술 장소로 변경, 현대 프랑스인들은 물론 세계인들로 북적이는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상징적인 건축물을 미술관으로 탈바꿈 시킨 프랑스 파리의 기획이 만들어낸 성과인 셈이다.랜드마크가 된 건축물이나 상징적인 조형물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조성해 도시활성화를 주도하는 사례는 유럽 여러 도시에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빌바오는 철강산업 주요 운송창구이자 선박 제조의 중심지로 20세기 초까지 스페인에서 4번째로 큰 도시로 부귀영화를 누렸다. 그러나 2차 대전 이후 철강 산업 쇠퇴로 강을 둘러싼 항구와 공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는 등 쇠락의 길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스페인 바스크 정부는 1980년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계획을 수립, 이 계획에 `근현대 뮤지엄건축`을 포함시키며 구겐하임 미술관을 건립(1997년)할 수 있었다. 비틀어지고 굽어진 외현에 티타늄 패널, 유리 커튼월, 라임스톤으로 외장처리돼 반짝이는 덩어리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조형적 예술 그 자체이며, 20세기 건축의 아방가르드로 불린다. 이로 인해 쇠퇴해가던 빌바오에 한 해 100만 명이 찾게 하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잘 기획된 건축물로 인해 차별화 된 도시 경쟁력을 갖추고, 융성한 문화와 함께 지역 경제에 큰 자극을 일으키는 `빌바오 현상`을 만들었던 것이다.도시의 이미지 변신이나 거주의 질을 높이는 데 공공미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예도 있다.대표적 사례가 영국의 쇠락한 공업도시였던 게이츠헤드다. 공공미술에 집중 투자해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창출한 게이츠헤드는 앤터니 곰리란 작가의 거대한 조각 `북의 천사`를 랜드마크로 내세우는 한편 사람들만 건널 수 있는 곡선 모양의 독특한 다리 `밀레니엄 브리지`로 도시공간에 포인트를 주어 새로운 도시로 이미지를 바꿨다. 또한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서 마지막 새도시로 개발된 `배터리 파크 시티`는 공공미술로 문화적 이미지를 높여 단지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 좋은 사례다. 이처럼 세계 여러 도시에서 쓰러져 가는 건축물 또는 새로운 문화 아이콘 등을 오래 전 부터 준비, 실현해 가며 다양한 문화 도시를 만들어 세계적인 도시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내년이면 사라지게 될 포항역이 파리 오르세 역사와 비교할 때 형태, 규모, 예술성에서 크게 뒤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포항역이 포항시의 심장부라는 지리적인 중요성을 본다면 도시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모두가 공감하리라 본다. 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계획 마련이 우선될 때 도시활성화는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다. 여기다 도시활성화를 위해 갖가지 문화전략을 내세워 부흥에 성공한 세계 도시들의 사례를 비쳐 볼 때 포항시도 문화도시 건설을 제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김기태기자kkt@kbmaeil.com

2014-09-01

문화공원·주택·철도기념관 건립

포항시는 포항역 개발을 포항도시재생선도지역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이 사업 구상안을 제안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도시재생선도지역 지정공모를 했으며, 포항시는 지난 3월 시청 이전에 따른 도시 쇠퇴가 심화된 원도심인 육거리~오거리 일원을 대상지로 선정, 국비를 받기 위해 공모에 참여했으나, 탈락했다.주차장·도시숲·광장 조성용흥동~시내 연결로 개설6만6천㎡ 부지중 市땅 2%국토부·코레일 협조 절실■ 글 싣는 순서① 포항역은 어떤 곳인가② 포항시·코레일의 활용방안③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상④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하⑤ 지역 실정 맞는 아이템 필요⑥ 지자체 넘어 시민이 주도를시의 도시재생선도지역 사업구상에 따르면 △역사·문화·방재공간 조성(포항역 관련) △도심공도화해소 △원도심 접근성 제고 등 크게 3가지 추진전략으로 육거리, 동빈부두, 죽도시장, 오거리, 포항운하, 포항역 등지를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이중 포항역 일대의 6만5천797㎡ 부지는 문화공원, 지하주차장, 광장, 우수저류지, 철도기념관, 폐철도 도시숲, 행복주택으로 개발한다는 것.세부적으로는 현재 포항역사가 자리잡은 부지에 대해 용흥동과 시내를 연결하는 도로를 개설한다는 것. 이 도로를 경계로 1만3천601㎡ 면적의 문화공원(20.7%)과 공원 아래에 지하주차장을 조성하며, 2만6천808㎡ 면적에 행복주택(40.7%)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또 1945년 준공 이후 원형을 유지해 건축사적 의미가 높이 평가되고 있는 포항역사를 문화공원으로 이전해 철도기념관을 건립한다는 설명이다.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포항역사 철도부지 종합개발사업안과 역세권개발 기본계획안을 지난 20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관계기관에 공식 요청했다. 이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가 98%에 달하는 포항역 개발예정지의 소유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안과 관련한 소유별 용지현황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4만2천588.5㎡(50필지, 64.75%), 한국철도공사 2만2천85㎡(15필지, 33.6%)를 소유하고 있다.포항시는 전체 사업 부지 중 고작 1.7%만 갖고 있다. 사업 용지 매입비만 2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이번 사업 실현 여부는 이들 관계 기관과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이와 관련 한국철도공사 등 관계기관은 포항역 부지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하지 않았고, 최근 포항시가 제안한 포항역 부지 개발안에 대한 답변을 조만간 할 예정이다.그러나 시에 따르면 철도공사 및 역세권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이 포항시 사업 원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철도공사가 갖고 있는 시내 핵심 부지인 금싸라기 땅을 포항시에 무상귀속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포항시 관계자는 “철도공사 및 시설공단 등은 행복주택에 대한 개발권을 갖고, 이에 따른 아파트 수익금으로 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포항역 개발로 총 583억원을 추정하고 있으며, 부지 매입비로만 250여원억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철도공사 등과의 의견 조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또 “올해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선도지역 공모에서 포항시가 탈락됐지만, 전략계획을 보완해 2016년도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국비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2014-08-25

영일만 기적·서민애환 함께한 96년

`잘 먹고 잘 살았던`포항이 세계적인 철강 경기 위축과 철강시장 무한경쟁이 도래되면서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안은 없을까. 그런점에서 지금 지역사회가 세계적 철강 도시였다가 몰락한 후 다시 재건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 피츠버그시의 사례를 연구하는 등의 노력은 돋보인다. 이런 연구와 고민은 앞으로 포항미래를 위해서라도 전 분야에 걸쳐서 계속 되어야 할터다. 본지는 내년 3월 KTX포항신역사 준공으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포항역을 어떻게 활용해야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지 그 방안을 모색해 본다. 추억·먹거리 전하던 터전내년 3월 KTX역사 준공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글 싣는 순서① 포항역은 어떤 곳인가 ② 포항시·코레일의 활용방안③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상④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하⑤ 지역 실정 맞는 아이템 필요⑥ 지자체 넘어 시민이 주도를“주말이면 대구에서 죽도시장을 찾는 관광객들로 포항역 인근에는 발디딜 틈이 없었지…. 그런데 이런 모습도 이제 얼마 안남았어. 내년 3월에 KTX 포항구간이 개통되니 한 7개월 정도 지나면 이곳도 기억속의 한 장면쯤 되겠지. 아 참, 수십년 간 이곳 주위에서 채소를 팔고하던 할머니 등 상인들은 기차가 끊기면 장사를 그만 둬야 한다며 벌써부터 한숨이야. 이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그게 걱정이지…”지난 11일 포항역 인근에서 만난 한 슈퍼마켓 주인은 내년이면 사라질 포항역에 대해 구구절절 안타까움을 쏟아냈다.서울 유학을 떠나는 아들을 보내기가 아쉬워 기차가 사라질 때 까지 플랫폼에서 한 참을 서 있던 부모님,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자전거에 야채를 한 가득 실어 와 역 앞에서 팔던 아저씨, 선남선녀들이 아쉬움을 간직하고 배웅하던 포항역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100년 가까이 포항시민은 물론 경북 동해안 주민들의 발이 돼주던 포항역이 내년 KTX 포항신역사 신설에 따라 역의 기능을 잃기 때문인 것. 포항역은 그동안 포항과 함께 역사를 썼다. 때로는 시민들의 울분을 터뜨리는 장이 됐고, 때로는 모두가 기뻐하며 모였던 장소였을 만큼 포항역은 포항시민들 품안 속에 늘 담겨져 왔다.포항역은 현재 동해남부선의 종착역이다. 부산 부산진구와 포항 사이를 잇는 동해남부선은 총 길이 147.8km로, 1918년 10월 31일 경주~포항 사이가 개통되면서 포항까지 연결됐다. 포항역 간판은 이때 달았다. 일제강점기에 문을 연 당시 포항역은 동해안의 석탄과 목재, 광물, 해산물 등이 반출된 창구와 통로로 사용된, 가슴아픈 역사도 남아있다. 3단 구조의 독특한 형태의 지붕을 갖춘 현재의 역사는 광복 직전인 1945년 7월 준공됐다. 한달 후인 그해 8월 15일 포항역에는 동해안 주민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주권을 되찾은 동해안 주민들이 포항역에 모여 손을 맞잡고 광복의 기쁨을 함께 누렸던 것.포항역은 포항산업과도 맥을 같이한다. 영일만의 기적이라는 포항제철소가 세워진 1970년부터는 민수용 무연탄 도착 취급역으로 지정되면서 무연탄 수송을 담당했고, 1975년엔 한강의 기적을 일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포항제철소의 산업역군을 나르는 출퇴근길을 도맡기도 했다. 비둘기호 열차만 드나들던 포항역은 지난 1993년 서울~포항 새마을호 개통과 함께 급행열차가 드나드는 역으로 성장해 서울로 오가는 시간을 좁혀, 현재까지 이용되고 있다.포항의 축이자 경제 발전의 버팀목이 돼 주던 포항역이 이제 내년이면 포항 KTX역에 그 몫을 넘겨주게 된다. 모든 시민들에게 추억 한페이지를 가슴 속 깊이 새기도록 한 포항역이다. 그 포항역을 우린 어떻게 해야할까. 보존해야할지 개발해야할지부터, 개발한다면 공원으로 조성해야 하는지 아니면 중심상업지역의 베드타운으로 만들어야하는지 풀어야 할 난관이 많다. 포항역이 가야하는 방향이라면 문을 닫고서 갑론을박을 벌이는 것보다 열어 놓은 지금이 적기라는 것이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의견이다./김기태기자kkt@kbmaeil.com

2014-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