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방송ㆍ연예

‘반세기 우정’ 남진·조영남 듀오 콘서트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며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 남진과 조영남이 처음으로 합동 콘서트를 열고 팬들 앞에 선다.서울 마포문화재단은 이달 28일 오후 8시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남진과 조영남의 듀오 콘서트 ‘마이 웨이’(My Way)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마포아트센터 재개관을 기념해 준비한 행사로, 반세기가 넘는 동안 가요계에서 끈끈한 우정을 이어온 두 사람이 처음으로 여는 합동 콘서트다.남진과 조영남은 이번 공연에서 9인조 빅밴드 연주에 맞춰 ‘님과 함께’, ‘가슴 아프게’, ‘빈잔’, ‘화개장터’, ‘내 고향은 충청도’ 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선보일 예정이다.두 사람은 인기 팝송을 엮은 메들리도 팬들에게 들려줄 계획이다.남진은 1965년 ‘울려고 내가 왔나’로 이름을 알린 뒤 ‘가슴 아프게’, ‘님과 함께’, ‘그대여 변치 마오’, ‘미워도 다시 한번’, ‘빈잔’, ‘둥지’ 등 많은 히트곡을 내며 시대를 풍미했다.그는 굵은 저음의 남성미 넘치는 목소리로 특히 큰 사랑을 받았으며 1960∼1970년대 나훈아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가요계의 ‘양대 산맥’으로 활약했다.1970년 번안곡 ‘딜라일라’로 데뷔한 조영남은 대중음악과 성악을 접목한 스타일로 주목받았다. 송창식, 윤형주 등과 ‘쎄시봉’을 결성해 통기타 가수로 이름을 알린 그는 ‘화개장터’, ‘도시여 안녕’ 등을 히트시키며 큰 인기를 끌었고 방송인, 화가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연합뉴스

2022-04-19

‘2년 만의 해빙’ 반가운 극장가 여름 대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여 만에 해제되면서 얼어붙었던 극장가에도 다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을 겨냥해 그동안 개봉을 미뤄온 대작들이 속속 개봉 일정을 예고하고 나섰고, 세계 영화계 최대 축제인 칸국제영화제 진출작들도 선보일 예정이다.먼저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국내 박스오피스 역대 최고 흥행작인 ‘명량’의 후속작 ‘한산:용의 출현’을 오는 7월 개봉한다고 알렸다.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중 두 번째 작품으로, 2020년 9월 촬영을 마치고 지난해 여름 개봉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로 일정이 미뤄져 왔다.2014년 1천700만 관객을 모은 ‘명량’은 여전히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노량:죽음의 바다’도 지난해 촬영을 마쳤다.지난해부터 기대작으로 꼽혀온 ‘한산’이 가장 먼저 올여름 개봉을 예고하면서 다른 텐트폴(성수기에 개봉하는 대작 영화) 작품들도 잇따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쇼박스는 지난해 칸영화제 초청작이었던 한재림 감독의 재난영화 ‘비상선언’을 7∼8월 중 선보이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임시완 등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한 ‘비상선언’은 지난해 칸영화제 상영 이후 지난 1월 설 연휴 개봉을 준비하다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개봉을 연기한 바 있다. CJ ENM은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을 내놓을 예정이다.2020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년여에 걸쳐 촬영한 ‘외계+인’은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이 활개를 치는 고려 말과 외계인이 출몰하는 2021년 현재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그린 SF 액션 판타지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이하늬, 김의성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1부와 2부를 동시에 촬영해 올여름에 1부를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할리우드 대작 영화도 가세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마블 히어로 ‘토르’의 네 번째 솔로 무비 ‘토르:러브 앤 썬더’를 오는 7월 개봉하기로 했다. 마블 히어로 솔로 영화 중 4번째 작품을 선보이는 건 ‘토르’가 처음이다.‘토르’ 시리즈 최고 흥행 기록을 달성했던 ‘토르:라그나로크’(2017)의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았다. 토르 역의 크리스 헴스워스와 함께 제인 포스터 역의 나탈리 포트먼이 돌아오고 크리스찬 베일이 새로 등장한다.본격적인 여름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6월에는 ‘기생충’ 이후 3년 만에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가 차례로 개봉할 예정이다. 칸이 사랑하는 감독들의 신작으로, 두 작품 모두 수상 가능성이 있는 데다, 탕웨이, 박해일,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등 스타 배우들이 참여한 작품이어서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또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배우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도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서 처음 공개한 뒤 올여름 개봉할 예정이다.5월에는 마동석이 주연한 ‘범죄도시 2’와 할리우드 대작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 ‘탑건:매버릭’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한 배급사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다양한 작품들이 본격적인 개봉 준비를 하고 있다”며 “기대를 갖고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2022-04-19

트로트 원조 오빠들이 돌아왔다

‘테스형’ 나훈아가 올해 데뷔 55년을 맞아 전국 10개 도시를 돌며 오랜 팬들과 만난다.18일 소속사 예아라·예소리에 따르면 나훈아는 6월 11일 부산 벡스코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콘서트 ‘드림 55’(Dream 55) 공연에 나선다.올해는 나훈아가 데뷔한 지 55년째 되는 해이다.부산 출신인 나훈아는 1968년 ‘내 사랑’과 ‘약속했던 길’로 데뷔해 ‘물레방아 도는데’, ‘고향역’, ‘영영’, ‘무시로’, ‘잡초’, ‘사랑’, ‘홍시’ 등을 크게 히트시켰다. 이번 공연은 부산을 시작으로 대전, 창원, 인천, 대구, 안동, 고양, 서울, 천안, 광주 등 총 10개 도시에서 총 23차례 열린다. 나훈아는 9월 24일까지 약 세 달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나훈아는 무대에서 주요 히트곡은 물론, 최근 발표한 신곡도 잇달아 들려줄 것으로 보인다.그는 지난 2월 활동 55년을 기념하는 앨범 ‘일곱 빛 향기’를 공개하고 수록곡인 ‘맞짱’· ‘체인지’(Change)의 뮤직비디오 영상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소속사 측은 “데뷔 55년을 기념해 나훈아는 본인 스스로 혼잣말처럼 ‘지나온 세월이 정말 꿈만 같다’라고 넋두리하며 제목을 ‘드림 55’로 짓고 특별 공연을 기획했다”고 전했다.이어 “답답하고 숨 막힐 듯한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지나온 우리 모두의 가슴을 후련하게 씻어 줄 열정의 일곱 빛 향기 무대가 펼쳐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공연 예매와 관련한 내용은 네이버 나훈아티켓, 예스24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

2022-04-18

“재즈는 기분좋은 선물”

“그동안 재즈 뮤지션들은 ‘겨울’과 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오랜 준비 끝에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서 새로운 희망을 노래하고 싶어요.”국내 대표적인 ‘재즈 디바’ 웅산(본명 김은영)은 이달 30일 ‘세계 재즈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한 ‘2022 서울 재즈 페스타 앳(at) 노들섬’ 행사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사) 한국재즈협회가 주최하는 행사는 이달 26일부터 5월 1일까지 엿새간 서울 용산구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린다. 지난해 1월 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웅산은 행사 전반을 기획하고 준비했다.웅산은 지난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세계 재즈의 날’은 모든 재즈 뮤지션의 잔칫날”이라며 “아끼는 ‘보석함’을 내놓는 마음으로 실력 있는 신인이나 후배 뮤지션을 많은 분께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그로서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총지휘를 맡은 행사지만, 올해는 특히 신경 쓴 부분이 많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 온라인으로 한 차례 공연한 작년과 달리, 올해는 엿새 간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과 직접 마주하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웅산은 “실내 공연장은 좌석이 500석 정도인데, 야외 공연은 1천명 정도 참여할 수 있다”며 “총 12번의 무대를 올릴 예정인데 티켓 예매가 시작된 지 20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고 전했다.그는 엿새 간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K팝 혹은 국악만 한국의 것이 아니라 K 재즈도 세계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고 걸출한 인재가 많다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세대를 아울러 100명이 넘는 뮤지션이 총출동하다 보니 이를 조화롭게 엮기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웅산은 “한국 재즈의 초석을 다진 1세대,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현역 2세대, 라이징 스타인 3세대가 모두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공연 하나하나에 수십 번 고민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오랜 고민 끝에 그는 마치 ‘코스 요리’와도 같은 무대들을 준비했다고 밝혔다.웅산은 “본격적인 재즈로 바로 들어온다면 체할 수 있으니 입담 좋은 평론가들이 재즈를 설명해주는 공연을 ‘에피타이저’로 넣었고, 블루스 음악 공연과 재즈 음악의 꽃인 빅밴드 공연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린다”고 설명했다.이어 “가장 화려한 메인은 재즈 올 스타즈 공연”이라며 “20대 젊은 패기의 강재훈 트리오와 국내 재즈 1세대 선배들이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를 부르며 하나 될 것”이라고 말했다.마지막 날 공연에는 즉흥 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강태환 트리오가 무대에 올라 재즈의 깊은 여운을 전할 예정이다.웅산은 행사를 준비하는 내내 어느 한 부분도 쉽지 않았지만 동료들이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모든 공을 스태프들에게 돌렸다.그는 “난관 다음에 난관, 고난 다음에 고난의 연속이었다”며 “어떤 날에는 너무 지쳐서 울고 싶었지만, 한국 재즈의 르네상스를 위해 다시 힘내자는 생각에 다시 일어섰다”고 떠올렸다.이어 “사무국 직원 중 일부는 보수도 없이 소명감 하나만으로 모든 일을 해냈다. 음향, 조명, 촬영 등 스태프 모두가 대한민국의 재즈 부흥기를 일궈내자는 마음으로 힘을 모았다”고 덧붙였다.웅산은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재즈의 힘이 전해지길 소망했다.“재즈라는 음악을 모두 다 알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재즈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면 지금 바라보는 시야에서 한 단계 더 넓게, 그리고 높게 볼 수 있을 거예요. 인생의 기분 좋은 선물과도 같죠.”(웃음)웅산은 행사가 모두 마무리되는 5월에는 ‘재즈 보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는 5월 말부터 녹음을 시작해 9월 중 정규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2022-04-17

BTS, 2년 전 노래로 빌보드 차트 재진입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년여 전에 발표한 노래로 미국 빌보드의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빌보드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차트에 따르면 BTS의 ‘위 아 불릿프루프 : 디 이터널’(We are Bulletproof : the Eternal)은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46위에 올랐다.이 노래는 2020년 2월 발매된 이후 2년이 지났지만,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차트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버터’(Butter) 역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 재진입해 47위에 자리했다.BTS는 전 세계 200개 이상 국가 및 지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차트에서는 28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지난해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는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과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서 각각 27위와 38위를 차지했다.이 곡은 ‘얼터너티브 디지털 송 세일즈’ 24위, ‘빌보드 캐나다 AC’ 18위 등도 기록했다.BTS는 ‘마이 유니버스’를 포함해 ‘버터’(39위), ‘다이너마이트’(Dynamite·53위),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152위) 등 총 4곡을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 올렸다.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차트에서는 ‘버터’ 30위, ‘다이너마이트 40위, ‘퍼미션 투 댄스’ 84위 등이었다.BTS가 2017년 9월 발표한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 앨범은 ‘톱 앨범 세일즈’ 38위, ‘월드 앨범’ 3위 등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나타냈다.2019년 4월 발표한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 역시 ‘톱 앨범 세일즈’ 72위와 ‘월드 앨범’ 6위로 각각 집계됐다. 2020년에 나온 ‘비’(BE)의 경우 ‘톱 커런트 앨범 세일즈’ 69위, ‘월드 앨범’ 4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2022-04-13

“사회에서 가해지는 ‘차별’이 장애인 만들어”

영화 ‘복지식당’ 주인공인 30대 청년 재기(조민상 분)는 사고로 하루아침에 중증 장애인이 된다. 혼자 힘으로는 몇 걸음도 갈 수 없고, 왼쪽 손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벌벌 떨린다. 언어장애까지 생겨 말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그러나 국가에서 ‘인증’한 그의 장애등급은 5급. 걸을 수 있고 의사 표현도 가능한 경증 장애인으로 판단했다. 이 때문에 실제로는 중증 장애인이면서도 복지 혜택은 거의 받을 수 없다. 서류상으로는 경증, 실제로는 중증 장애인인 터라 맞춤형 일자리를 찾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영화는 공동 연출을 맡은 정재익 감독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정 감독 역시 과거 사고를 당해 중증 장애인이 됐지만, 장애인 등급제 벽에 막혀 제대로 된 복지를 누리지 못했다. 1∼6등급으로 나뉜 등급제는 2019년 폐지됐으나 이전에 받은 등급으로 인해 처지는 그다지 나아진 게 없다.최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정 감독은 “장애인의 세계를 비장애인이 너무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 복지 제도와 장애인을 이해하고 배려해달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사고를 당하기 전에 제 직업이 간호사였어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 역시 마음속으로는 장애인을 낮잡아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막상 장애인이 돼 보니 장애인들이 이해가 가더군요. 사회에서 가해지는 ‘차별’이 장애 그리고 장애인을 만드는 것 같아요.”정 감독과 함께 메가폰을 잡은 서태수 감독도 “저 역시 장애인 단체와 워크숍을 하지 않았으면 장애 감수성이 제자리였을 수 있다”며 “직접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다.서 감독은 몇 해 전 제주에서 장애인 단체의 영화 제작 워크숍에 참여했다가 정 감독을 만났다. 함께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정 감독의 요청을 수락하면서 작업에 들어갔다. 연출 경험이 거의 없는 정 감독을 도와 영화를 영화답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서 감독은 “정 감독이 처음 쓴 시나리오에는 분노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회상하면서 “원래 단편으로 만들려던 것이 장편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영화에는 장애인 등급제뿐만 아니라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이동권’ 문제도 자주 등장한다. 장애 5급 재기는 이른바 ‘장콜’(장애인 콜택시)을 이용할 수 없어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고 심지어 전동 휠체어마저 무료로 얻지 못한다.정 감독은 “수십 년을 밖에 마음대로 나가지 못하고 살아왔다”며 “움직여야 일도 할 수 있는데 그것부터 막혀버린다. 이동권은 장애인에게 삶,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그렇다고 해서 ‘복지식당’은 비장애인을 악역으로, 장애인을 선역으로만 그리지 않았다. 장애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재기에게서 돈을 뜯어내고, 장애인 단체 내에서 파벌을 활용해 군림하는 인물 병호(임호준)를 통해 장애인 사회의 폐쇄성을 고발하기도 한다.정 감독은 장애인의 세계도 비장애인의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오히려 더 좁은 사회이기 때문에 권력 싸움이 강하고 ‘찍히면 끝’이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두 감독이 처음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점도 비장애인이 아닌, 장애인들의 편견이었다고 한다. 정 감독은 서 감독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질 것이라는 주변 장애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손가락질도 당했다.“‘바보’가 영화를 만든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죠. 그때 ‘아, 내가 영화를 죽어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내가 뭔가를 보여줘야겠다고요. 일도 그만두고 활동 보조 서비스 시간도 깎여가면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서 감독은 “그런 시선이 무척 힘들어서 둘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회상했다.영화를 만들어 본 적도 없고, 만든다고 하니 주위에서 비웃고, 투자마저 쉽지 않았던 상황 속에서도 정 감독이 그토록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정 감독은 시위나 청와대 국민 청원 등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을 영화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정부가 우리 영화를 보고 정책을 만들 때 장애인 사회 안으로 들어와 소통해야 한다는 걸 깨닫기를 바랐습니다. 대충 만들 게 아니라 우리 이야기를 경청해 실제로 필요한 부분을 반영해야 한다는 걸요. 화장실에 들어갈 때 보면 높이 3㎝의 턱이 있어요. 그런데 그 턱만 없애도 장애인의 세상은 완전히 바뀝니다.”서 감독은 관객들이 일상에서 좀 더 장애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기를 바란다고 했다.“내 주변에 있는 장애인이 무엇이 필요할까, 나와 같이 살기 위해 뭘 하면 될까, 그 정도의 생각만 해주신다면 만족합니다. 점차 초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곧 장애인 사회가 닥쳐올 거예요. 그때를 대비하려면 비장애인들도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2, 제3의 재기는 계속 나올 테니까요.” /연합뉴스

2022-04-13

BL·청소년 마약… 강한 소재로 OTT 시장 뚫었다

남성 간 사랑을 뜻하는 BL(Boys Love)과 청소년 마약 등 새로운 소재를 내세운 작품들이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심을 끌고 있다.12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국내 OTT 시리즈 중 최초로 동성애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시맨틱 에러’는 7주 연속 왓챠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콘텐츠미디어그룹 NEW는 웹드라마 ‘블루밍’에 이어 BL 소재 웹드라마를 추가로 제작하고 있다.KT OTT 플랫폼 시즌은 청소년과 대마라는 다소 생소한 조합을 다룬 ‘소년비행’을 지난달 선보였다. ‘소년비행’ 공개 직후 이용권 신규 가입자가 전주 대비 2배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시즌은 이에 힘입어 ‘소년비행’ 두 번째 시즌을 내달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 콘텐츠는 기존 TV 채널뿐 아니라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서도 만나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를 다루지만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는 익숙한 문법을 활용한다는 특징을 갖는다.동명의 인기 BL 웹소설·웹툰을 원작으로 한 ‘시맨틱 에러’는 컴퓨터공학과 ‘아싸’ 추상우(재찬 분)와 갑작스레 그의 일상에 등장한 시각디자인과 ‘인싸’ 장재영(박서함)의 캠퍼스 로맨스를 그린다.공통점이라고는 하나 없는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빠져드는 모습은 전형적인 로맨스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하지만 주인공의 성별이 모두 남성이다. 특히 재영이 대학생들의 노동력과 기술력을 착취하려는 멘토로부터 상우를 구해주는 장면, 매번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니던 상우가 머리를 감고 나오는 모습에 재영이 설렘을 느끼는 모습 등은 여성 시청자들이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익숙한 장치들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또 청소년 관람 불가인 원작의 수위를 12세 관람가로 낮추면서 시청자층을 넓히고 BL이라는 소재보다는 풋풋한 캠퍼스 로맨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영리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동성애를 다룬 콘텐츠에서는 주인공이 자신의 젠더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습이 일반적이지만 ‘시맨틱 에러’는 그렇지 않다”면서 “작품 속 상황이 이성 간의 이야기든 동성 간의 이야기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그려져 흥미롭다”고 분석했다.익숙함 속 새로움을 보여주는 점은 시즌의 ‘소년비행’도 마찬가지다.이 작품은 부모에게 마약 운반 수단으로 이용당하던 18살 소녀 경다정(원지안 분)이 쫓기듯 내려간 시골에서 ‘촌놈’ 공윤탁(윤찬영) 등 새로 만난 친구들과 함께 대마밭을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넷플릭스에서 선보였던 ‘인간수업’·‘소년심판’과 같이 위험 수위에 도달한 청소년 범죄와 이를 방임하는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장르극이라는 공통점을 가지면서도 공간적 배경과 소재 면에서 차별화를 꾀했다.각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지금 우리 학교는’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원지안과 공찬영을 내세우면서도 윤현수, 한세진, 양서현, 이수정 등 신예들도 기용해 캐스팅에서도 신선함을 더했다.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기본적으로 OTT라는 서비스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지상파식 공략이 아니라 콘텐츠를 지속해서 안정적으로 소비해줄 수 있는 타깃 시청 층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승부를 볼 수 있다”면서도 “마이너한 소재와 기존 서사의 스토리텔링 방식을 조합하는 것은 코어 소비자를 확보하면서도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는 매우 영리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2022-04-12

“좋은 영향력 끼치는 가수가 됐으면”

“아티스트로서 홀로 무대를 채워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큰 부담이었어요. 가장 힘든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 목소리가 나가야 하니 노래를 쉴 틈이 없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라이브 연습도 많이 했죠.”그룹 샤이니의 리더 온유가 11일 두 번째 솔로 미니음반 ‘다이스’(DICE)를 들고 팬들을 찾아왔다.온유는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음반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온유라는 사람을 생각했을 때 발라드나 OST 같은 잔잔한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퍼포먼스나 새로운 것도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한마디로 표현하면 ‘다양성’”이라고 말했다.이번 음반은 2018년 12월 나온 첫 미니음반 ‘보이스’(VOICE) 이후 약 3년 4개월만에 선보이는 솔로 음반이다.음반에는 타이틀곡 ‘다이스’를 비롯해 경쾌한 일렉트로닉 팝 곡 ‘선샤인’(Sunshine), 몽환적인 사운드와 기타 애드리브가 어우러진 ‘온 더 웨이’(On the way), 영원한 사랑을 바라는 모순적인 마음을 담은 ‘러브 포비아’(Love Phobia), 온유가 작사에 참여한 ‘인 더 웨일’(In the whale) 등 총 여섯 곡이 담겼다.온유는 “청량한 매력의 곡부터 로맨틱한 분위기의 곡과 약간은 쓸쓸한 느낌의 곡까지 있다”며 “희망차고 좋은 내용의 가사를 많이 담았으니 자기 상황에 대입해서 들으면 재미있지 않을까 한다”고 소개했다.이어 “‘온 더 웨이’는 로맨틱한 면을 살리려 노력했는데, 녹음 시간도 5시간 정도로 가장 길었다”며 “‘인 더 웨일’은 어둡고 침침하고 습한 고래 안에서 나가서 어떤 험난한 모험이 기다리더라도 너와 함께 하겠다는 이야기를 팬들을 생각하며 가사를 써 봤다”고 설명했다.타이틀곡 ‘다이스’는 리듬감 있는 플럭 기타와 청량한 신시사이저 사운드의 조화가 돋보이는 팝 곡이다. 사랑에 빠진 마음을 게임에 비유해 명백히 지는 게임인 줄 알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걸겠다는 내용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온유는 제목처럼 주사위(Dice)를 굴리는 모습을 표현한 포인트 안무로 퍼포먼스에도 신경을 썼다.그는 2008년 데뷔 이래 리더이자 리드 보컬로서 샤이니를 이끌어왔다. 2018년 선보인 첫 솔로 음반에서는 아르앤드비와 발라드 등 서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청량한 댄스 음악으로 변화를 줬다.솔로 가수로서 보여주고 싶은 지향점을 묻자 메시지, 특히 희망을 주는 가수가 됐으면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온유는 “제가 요즘 계속 생각하는 것은 ‘희망’”이라며 “행복한 기운이 감도는 하루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앨범을 구상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많은 분에게 희망이나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사소한 것에도 행복할 수 있고, 우리가 교류하는 이 공동체 안에는 행복하고 예쁜 것이 많다고 전달해주고 싶었다.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이번 음반의 매력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니 앨범명 ‘다이스’라고 했다. 1부터 6까지 적혀있는 주사위다. 마침 음반 수록곡도 여섯 곡이다.“이번 음반을 준비하면서 1부터 6까지 적힌 다이스가 머리에 많이 남았어요. 우리(샤이니)가 원래 다섯 명이었잖아요? 샤이니월드(샤이니 팬)까지 여섯으로 정점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연합뉴스

2022-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