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정치이념과 역사해석의 관계

분단국가의 애환은 역사교과서에서 극명히 나타난다.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법치국가의 역사 기술과 독재·세습 전제군주·계획경제 국가의 역사기술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역사는 `통치자 중심`의 정치사가 우선이지만, 북한의 역사는 민중을 중심에 세운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조차 가르쳐주지 않는다. 탈북자들은 “우리 글은 김일성이 만든 것”이라 한다. 북한 국사교과서는 명성황후를 `민비년`으로 적어놓고 있다. 노비들의 반란, 민란, 서민층의 역사가 교과서의 중심에 있다.국정 역사교과서 편찬작업이 비밀리에 진행중이다. 좌파들의 방해가 워낙 극심해서 그렇게 되었다. 국정교과서는 이달 중에 원고본의 수정 보완 작업을 거쳐 개고본 심의에 들어가고, 11월 28일 현장검토본을 공개한 뒤 수정 보완해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 1월에 결재본이 심의 확정되면 교과서를 인쇄 배포해 3월부터 학교에서 가르친다. 교육부는 전국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2017학년도 한국사 교과서 등을 포함한 1학기 교과서를 14일까지 주문 완료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중·고교 역사 교사들이 국정 역사교과서를 반대하고 있어 마찰 갈등이 불가피할 조짐이다.분단국가에서는 국사교과서도 이념에 따라 갈라진다. 우파적 시각으로 기술된 국사와 좌파적 관점에서 기술된 국사가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역사교과서의 갈등 마찰 반목 분열`은 분단국가의 비극이다. 좀처럼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지만, 그렇다고 `문제`를 그냥 덮고 갈 수도 없는 일이다. 북한은 모든 교과서가 국정(國定)이므로 그런 갈등이 생길 리 없다. 정부정책에 무조건 따르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사상의 자유가 보장된 한국에서는 `극심한 분쟁 거리`가 된다. 좌파들의 `역사쟁탈전`이 너무나 극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교학사 국사교과서 사태`에서 잘 나타났다.비밀리에 편찬작업을 마친 역사교과서 내용이 공개되면 또 분란이 일어날 것은 자명하다. 좌파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좌파들은 극히 싫어하고, 일본군위안부 문제에서도 해석이 엇갈리고, 대북(對北)정책에서는 확연히 다른 입장이고, 외교에서도 친미(親美)와 친중(親中)이 갈라진다. 그렇다고 이러한 쟁점들을 피해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다만 `논란의 소지가 많은 부분은 간단히 약술`하고, 훗날 통일이 된 후 정식으로 기록한다는 편법을 쓸 수는 있을 것이다.그러나 우리나라가 적화통일되지 않는 한 `자유민주주의·법치주의·자본주의`라는 정체성은 고정불변이다. 그렇다면 역사교과서의 내용도 그에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 우리역사가 분쟁의 제물이 되어서 누더기처럼 될 수는 없다.

2016-10-11

고독성·발암물질 무방비 노출 방치해서는 안 돼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15명꼴인 740만명에 육박하는 인구가 발암물질 및 고독성 물질에 무방비 사태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경북의 경우 주민 10명 중 2명이 발암물질 및 고독성물질에 노출되어 있는 가운데 특히 대구광역시는 전체인구 대비 26.4%인 66만 2천954명이 위험환경에 처해 가장 높은 인천(42.0%) 다음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10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사)일과건강과 함께 조사한 `전국발암물질 위험인구`에 따르면 해당 사업장 반경 1.6㎞ 기준 대구·경북거주 주민은 107만1천169명으로, 총인구의 약 21%에 달했다. 대구·경북 내 광역자치단체별로 가장 위험인구가 많은 시도는 1.6㎞ 기준 시 대구 66만2천954명, 경북 40만8천215명 순이었다. 전국의 총 인구수 대비 사업장 반경 1.6㎞ 위험인구 거주 비율을 계산했을 경우에는 인천 42%, 대구 26.4%, 경남 19.5%, 충북 18.5% 순이었고, 경북은 15.1%였다.특히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상위 9곳은 주민 절반이 발암물질 및 고독성 물질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동구의 경우, 위험인구 비율이 전국 최대인 90.6%에 달해 10명 중 무려 9명이 발암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대구광역시 서구 역시 60.6%로 매우 높았다.광역자치단체 내 발암물질을 다루는 사업장 숫자는 경기도가 348개로 사업장 수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경북도(140개)였다. 대구·경북에서 가장 많이 배출된 발암물질 및 고독성물질은 톨루엔, 메틸알코올이다. 톨루엔 배출량은 경북 (주)대명화학 16만3천363kg, 대구 (주)한성피앤아이 9만8천kg, (주)세흥인쇄 8만2천450kg이었다.2013년 화학물질관리법이 제정되고, 2015년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이 시행돼 고독성물질의 배출량이 조사되고 있다. 그러나 고독성 유해환경 저감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위험 노출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노동자와 주민, 특히 어린이들의 잠재적 피해가 우려된다.발암·유독물질에 노출되고 있으면서도 주민들이 그 사실을 모른 채 살고 있다는 게 문제다. 화학물질 사고는 발생하고 난 뒤에는 걷잡을 수 없는 비극사태가 파생한다. 우선 고독성 물질과 발암물질의 안전 사용 및 배출에 대한 관리부터 강화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유독물질이나 발암물질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위험물질을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적게 사용하고도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선해야 한다. 고독성 물질 및 발암물질 위험 속에 노출돼 있는 국민들을 지금처럼 방치하는 것은 결코 안 될 일이다.

2016-10-11

경북도 이란시장 개척, 지역경제 새 활로 열길

경북도가 최근 중동의 거대상권인 이란시장 개척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낭보다. 경북도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도내 14개 우수 중소기업과 함께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실크로드 주요거점 도시인 이스파한에 통상교류사절단을 파견한 결과 대규모 수출가능성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경북도는 올해부터 수출 증대를 위해 이란을 포함한 실크로드 국가와 함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이란 통상교류사절단은 우리나라 제품구매에 관심 있는 현지 바이어들과 활발한 상담활동을 펼쳐 5개 업체가 151만불의 현장계약을 체결했다. 또 교류사절단 참가업체들과 현지 바이어 100여명이 참석한 상담회에서 총 1천378만불 상당의 수출 상담을 진행, 이 가운데 향후 655만불 수출을 약속하기도 했다.특히 섬유기계를 제조하는 이화SRC, 치과용 임플란트를 생산하는 이비아이, 식품살균기를 제조하는 경한 등은 현장에서 이란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지역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교류사절단에는 경한·코프·와이디텍스타·미래산업·원소프트다임·티엠에스코리아·신우PC·씨엠티·제일연마공·이비아이·갤러리선제·경북통상·부영산업·이화에스알씨 등 산업용품·기계류·소비재 등을 다루고 있는 기업들이 참여했다. 경북도는 중국발 경기둔화·글로벌 경기침체·유가하락·엔저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수출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비상이 걸려 있다. 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해외마케팅지원 사업비 50억 원을 확보해 수출 500억 달러, 무역수지 흑자 35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수출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섬유산업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지역 공략을 위해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FTA 거점별 시장과 중국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IT·의료기기·첨단 신소재 등 신규 수출전략품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현지 내수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번 이란 시장 개척을 계기로 한국무역협회·KOTRA 등 지원기관과 해외시장 정보를 공유하면서 보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시장개척을 지원하고 하면서 수출초보기업 발굴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을 밝히고 있다. 지난 5월 초 박근혜 대통령이 1962년 수교 이후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한 이래 전국의 지자체들이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이란과의 통상확대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지자체의 해외시장 개척은 이제 지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과목이다. 발 빠르게 움직이되, 시행착오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번 경북도의 이란시장 개척 성공이 침체된 대구·경북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경북도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의지를 높이 평가한다.

2016-10-10

`언어권력`을 백성과 나눈 세종

한 독재자가 말했다. “백성이 무식할 때 나는 제일 행복했다”. 국민이 유식해서 사사건건 따지고 덤비면 골치 아프다는 소리다. 중세시절 많은 통치자들이 `언어권력`으로 군림했다. 국민은 성서에 접할 권한이 없고, 글을 몰라 법률서적을 읽을 수 없으니, 성직자와 권력자들은 제멋대로 하면서 “성서에 그렇게 적혀 있다” “경국대전에 그렇게 나와 있다”란 말로 눌렀다.세종임금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것은 바로 이 언어권력을 백성과 나누겠다는 `언어혁명·정치혁명`이었다. 그래서 최만리가 “백성이 글을 배워 법률서적을 읽게 되면 다스림이 어려워집니다” 했다.중국의 한문(漢文)과 다른 `조선의 언어`를 따로 가진다는 것은 일종의 반역이었다. 중국이 알면 보복을 하고 압박을 가하고 간섭해서 막았을 것이다. 그래서 세종은 비밀리에 이를 진행했고, 다 만들어놓고도 수년간 반포를 못했다.결국 발표를 하면서 “진서(한문)을 배우지 못한 여자들을 위한 글”이란 단서를 달아 국내외적 공격을 피해갔다. 한글은 탄생부터 이렇게 `업동이` `데려온 자식`이었는데, 그 후에도 수난은 계속됐다.과거시험에 한글시험은 없고 계속 사서삼경·한시였고, 일제때는 한글이 말살될 뻔했으며, 해방 후에는 영어에 일방적으로 밀렸다. 학생들은 영어공부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오늘날에는 `세종대왕이 결코 알아먹지 못할 한글`로 타락해가고 있다.`틀딱충`은 틀니를 딱딱거리는 벌레란 말인데, 노인을 비하하는 `혐오 신조어`. `급식충`은 학교 급식을 먹는 아이들. `개저씨`는 개와 아저씨의 합성어로 장년층 남자를 조롱하는 말. `맘충`은 극성부리는 엄마. `설명충`은 안 해도 될 설명을 장황하게 하는 선생. `한남충`은 한국 남자 벌레. `일베충`은 일간 베스트 회원. 벌레충(蟲)자를 붙이는 것은 “혐오한다”는 뜻이다. 밥만 축내는 사람은 `식충`. 잠만 자는 게으른 사람을 `잠충이`이라 하는 것과 같다. 이런 혐오언어는 남을 공격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흉기가 된다. 언어권력이 어느새 언어흉기가 돼버린 세상이다.한글날을 전후한 무렵에는 늘 `한글 순화`를 위한 움직임이 나타난다.교육부는 일본어투 한자나 표현, 외래어를 순수 우리말로 다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에 대하여`란 표현은 일본어투이다. 강점 36년이 우리말을 그렇게 오염시켰다. `대하여`를 빼면 훨씬 우리말답다.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물이 부족할 경우에”는 “물이 부족할 때”로 하면 된다. 일상용어에 영어나 한문숙어를 섞으면 유식해 보인다는 `언어사대주의`도 이제 깨야 한다.되도록 한글로 바꿔쓰는 일에 힘을 더 기울여야 한다. 번역투 문장을 세련된 문장으로 오해하는 일도 없어져야 할 악덕이다.

2016-10-10

`뜻 있는 과학자`를 정부가 키워야

`노벨상 시즌`이 왔다. 이맘때가 되면 우리는 늘 기가 죽는다. 독도문제나 위안부문제 혹은 일제강점이나 강제징용문제가 나올 때마다 우리는 일본에 대해 시퍼렇게 날을 세운다. 그러나 노벨상의 계절이 되면 입이 얼어붙는다. 도무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한참 후진국이다”란 자탄의 소리가 절로 나온다.`미국 국적 일본인 수상자`까지 합치면 일본은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냈다. 평화상·문학상을 뺀 22번째 의학·과학상 수상자가 이번에 나왔다. 노벨상은 수상자가 결정되기 전에 `후보군`이 다양하게 거론된다. 그만큼 관심이 많이 간다. 그런데 올해는 그 `후보자들`속에 거론되는 한국인 과학·의학자 조차도 없다. 포스텍은 `노벨동산`을 만들어 열의를 불태우지만, 아직 `근접`하는 이름이 안 보인다. 미국에서 연구하는 한국인 학자의 이름이 거명되기는 한다.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왜 이렇게 벌어졌는가.`기초과학 부실`을 최대 원인으로 꼽는다. 우리의 교육 현실이 노벨상에서 멀어지는 원인이다.“10년도 더 된 교수의 낡은 강의노트”를 앵무새처럼 외워서 시험을 치는 대학교육으로는 창의력을 키울 수 없고, 이런 엉터리 교육을 받은 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인재”로 평가하는 사회가 문제다.그래서 기업들은 “대학은 불량 제품을 생산하면서 AS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 기업체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재교육을 해야 써먹을 수 있다”고 불평한다. 우리나라 대학은 `입학`만 중요하고 `졸업`은 거의 자동이다. 명문대학 동창명부에 이름 올리는 것이 목적인 야만교육으로는 노벨상이란 먼 나라 얘기다.우리나라에는 `의지의 과학·의학자`가 너무 없다. 풍토 자체가 `돈풍토`기 때문이다. 성형외과가 돈 잘 번다 하면 그리로 몰리고, 치과가 재미 본다 하면 치과대학이 상종가를 친다. 오직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뜻 있는 학자가 보이면, 주위 사람들은 걱정을 한다. “세상 물정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돈이 최고의 가치가 돼버린 사회에서는 `인류의 복지와 평화에 기여할` 노벨수상자를 낼 수 없다. 이번에 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미 도쿄공대 명예교수는 `헤소마가리 정신`을 가진 학자라 한다. 남이야 뭐라 하든 내 갈 길을 간다는 `독불장군기질`이 그를 노벨상 수상자로 이끌었다.우리나라에도 분명 `뜻 있는 학자들`이 있다. 이들이 평생 `연구자의 길`을 가도록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민간기업에 의지할 수는 없다. 그들은 `경영`이 목적이다.따라서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 `종신장학금제도`를 만들어서 그가 궁핍하지 않게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하라는 것이다.포스텍 노벨동산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대한다.

2016-10-07

고학력 청년 대구탈출 심각… 해법찾기 시급

대구지역의 청년고용률이 전국 평균보다 낮고 실업률은 높은 가운데 해마다 8천명 내외의 고학력 청년들이 취업과 진학을 위해 대구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 같은 현상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도 계속되고 있어 해법을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이 각 지방고용노동청에서 받은 `대학청년 고용센터 현황`과 `대학 취업관 사업추진 현황`, `대학창조일자리센터 지원대학 현황`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구의 청년실업률은 14.4%로 전국 평균 10.3%에 비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대구의 청년고용률은 38.8%로 전국 평균 42.5%보다 낮다. 이렇다보니 대구에서는 2013년 청년 인구 순유출이 8천177명, 2014년 8천336명, 2015년 7천220명에 달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대구고용노동청 관할 대학청년고용센터는 오히려 줄어들었다.2015년 대구청 관할 대학청년고용센터는 총 8개 대학이었다. 그런데 2016년에는 한동대·계명대·대경대·대구공업대·영남대 등 5개 대학의 청년고용센터가 없어졌고, 경일대·동양대·위덕대·포항대 등 4개 대학에 청년고용센터가 신설되어 총 7개 대학에서 청년고용센터가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고용센터는 5년간 제한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으로서 상담건수가 많은 경우에도 교체되는 대학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대학의 취업지원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하고 있는 각 대학의 취업지원관의 경우 지난해 대구에서는 10개소가 운영됐지만, 현재는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대학의 취업지원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하고 있는 취업지원관의 경우, 대구·경북에서는 2016년 현재 경북도립대 1곳에 불과하다. 전국에도 취업지원관이 배치된 곳은 15개 대학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대구를 포함해 전국 73개소였던 것에 비하면 급격히 축소된 셈이다.우리나라의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전년도보다 0.1%포인트 오른 9.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5위 국가로 나타났다. 핀란드·노르웨이·터키·네덜란드에 이어 차지한 불명예다.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OECD 평균(11.4%)보다는 낮지만, 문제는 2013년 이후 3년째 계속 높아지고만 있다는 점이다.고질적인 청년실업은 경기 요인뿐 아니라,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정규직·비정규직 이중구조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은 이제 상식이다. 어쨌든, 유독 대구지역에서 고학력 청년 이탈현상이 극심한 이유를 정확히 짚어내야 한다. 산·학·지자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효과적인 해법을 찾아내야 할 때다. 높은 청년실업률은 가장 암울한 미래지표다.

2016-10-07

포스코 `火電` 안 될 이유 없다

포스코는 수년전부터 포항제철소 내에 화력발전소 증설사업을 추진해왔다. 막대한 전력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었다. 국내외적인 압박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야 할 포스코가 시도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대안이었다. 포스코는 기존의 100MW급 1, 2호기가 너무 노후해서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므로 이를 철거하고 500MW 용량을 새로 건설하겠다는 것이었다. 사업비 9천700억원이 예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없던 화력발전시설을 새로 짓겠다는 것이 아니고, 기존에 있던 것에서 규모를 늘리겠다는 것이다.이 화전(火電)이 증설되면, 연간 2천억원의 생산비가 절감되고, 지역에는 1조7천억원의 생산유발과 5천9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되며, 연 990억원의 세수가 발생한다. 포스코는 대외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지역에는 막대한 수익과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지역경제를 위해서도 일대 전환점이 될 사업이다. 그래서 지역 경제단체와 사회단체들, 그리고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이를 지지하고,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바라는 `시민 청원서`와 33만 명의 `서명부`를 정부에 전달했다.그런데 이 일이 `장벽`에 부딪혔다. 국정감사에서 환경노동위 서형수(더민주당) 의원이 “환경부 장관은 조속히 관계 부처 논의를 매듭짓고 추가 화력발전소 건설 신청을 반려해야 한다”고 했으며, 조경규 환경부 장관은 이에 동조하는 답변을 했다. 포스코와 포항시민들로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한때 `미세먼지`가 국정의 최대 이슈가 된 적이 있었고, 그때 정부는 30년 이상된 노후 석탄화력발전 10기를 폐쇄했다.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것은 노후된 화력발전기이지, 새로 건설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를 일괄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다. 고로에 쓰는 석탄은 되고, 발전에 쓰는 석탄은 안 되는 법이 어디 있나.포항시민들은 포스코의 윤리경영을 믿는다. 포스코는 온실가스 발생을 극소화하고 미세먼지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최첨단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했고, 33만 명이 건의서에 서명을 했다. 중앙정부로서는 `무 자르듯` 잘라버리면 편하겠지만, 심각한 경제난을 극복하려는 포스코와 포항시민들의 염원은 `원한`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야당 의원들의 `반대 체질`은 이미 고질적이라는 것을 국민들을 알고 있다. `현실적 판단`보다 `정략적 선택`을 우선하는 체질이다. 무심히 던진 돌맹이 하나가 개구리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환경부가 야당의 `정략적 의도`에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 동해안의 지진으로 원전에 대한 우려가 높은 지금은 `청정 화력발전`으로 새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인데, 정부가 야당에 휘둘려서야 되겠는가.

2016-10-06

`중금속 범벅` 우레탄시설 교체, 머뭇거려선 안 돼

중금속 성분이 함유된 우레탄으로 시공한 공공시설의 유해성이 점점 더 긴박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본지와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실이 최근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의뢰해 조사한 포항시내 공공시설 7곳에 대한 우레탄 포장재 중금속 함유여부 분석 결과 일부 시료에서 맹독성 물질까지 발견되는 등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 조사가 실시된 지점은 종합운동장 내부트랙·오천읍민운동장·형산강 연일대교 옆·포항시청어린이집 놀이터 등 7곳이다. 이 중 종합운동장 내부트랙에서 기준치의 35.5배인 3천200mg/kg의 납 성분이 검출됐으며, 오천읍민운동장에서는 기준치의 13.3배인 1천200mg/kg이 함유돼 있었다.특히, 종합운동장 내부트랙에서는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6가크롬이 66mg/kg이나 검출돼 충격이다. 지난 8월 전국의 초·중·고교 우레탄 트랙의 조사에서도 6가크롬이 66mg/kg 이상 검출된 사례가 없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6가크롬은 맹독성 물질로 인체에 노출되면 접촉성피부염·아토피를 유발할 수 있고, 발암성으로 기관지암이나 폐암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반면, 청림운동장(33mg/kg)과 형산강 둔치 보행자길(51mg/kg), 원동어린이공원(45mg/kg), 포항시청어린이집 놀이터(45mg/kg), 형산강 연일대교 옆 보행자길(36mg/kg) 등에서는 기준치 이하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정부는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89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우레탄트랙 위해성 관리 개선대책을 논의·확정했다. 정부는 `유럽 어린이 제품 안전기준` 등을 검토해 기존 중금속 4종과 비소·아연 등 중금속 15종 및 프탈레이트 6종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 공공체육시설 등 학교 이외의 시설에도 강화된 KS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정부는 강화된 KS기준에 따라 내년 1월까지 유해 우레탄트랙에 대한 교체 우선순위를 정하는 `위해성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 위해도가 큰 시설부터 우선 교체하기로 했다. 지난 3월부터 실시된 기존 전수조사에서 기준을 초과해 마사토로 교체를 원하는 학교는 우선 교체하고, 우레탄트랙 교체를 원할 경우 강화된 KS기준에 적합한 제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다.전국의 우레탄시설을 일제 점검하여 전면 교체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대두된 이래 속속 드러나고 있는 실상을 보면 위험도가 너무 높고 심각하다. 일상적으로 오염에 노출돼 있는 국민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당국의 대응은 너무 느슨하다는 느낌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좀 더 신속하게, 그리고 완벽한 개선대책을 실천해야 한다. 유해환경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정부가 절대로 미적거려서는 안 될 으뜸사명이다.

2016-10-06

철강업종 구조조정, 정부의 진정성이 관건

정부의 철강 3개 업종(철근·후판·강관)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이 공개된 이래 산업계의 반향이 주목되고 있다. 정부는 공급 과잉 품목으로 지목된 후판에 대해 생산량의 50%를 감산하고, 중소 업체가 난립한 강관 분야는 인수합병(MA), 철근분야는 설비조정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표한 `철강·유화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는 정부가 철강·유화 업종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1조3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철강은 고부가가치 개발 등에 1조원 정도를 `매칭` 형태로 투입하게 된다.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후판은 1천200만t 정도다. 정부는 이 중 400만~500만t을 감산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철강구조조정 용역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다. 후판의 과잉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12% 정도다. 아직 그다지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2020년에는 과잉생산 비율이 40%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이에 대응하여 정부는 포스코의 현 4개 후판공장 가운데 2곳을, 현대제철은 2개 중 1곳을 폐쇄하는 대신 고부가가치 철강재를 개발하는 쪽으로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지원 대상 고부가 품목은 미래자동차·항공기용 초경량 철강제품, 타이타늄,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다.강관 분야는 거점별 MA를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관은 최대 수요처인 북미 셰일가스 개발업계가 불황인 가운데, 경쟁력 낮은 중소업체가 100개 이상 난립한 상황이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업체의 경쟁력이 수입산에 비해 취약한 철근과 형강은 일단 내수 수준의 설비만 운영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경쟁 여건을 고려해 설비를 조정할 방침이다.이번 정부방침의 토대가 된 BCG의 용역결과에는 각 기업의 의견 수렴이나 현장상황 반영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업계와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급과잉 상태로 지목, 생산량 조절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후판은 이미 업계에서 알아서 생산량을 줄여왔다면서 현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당장 공장을 폐쇄하기보다는 가동률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호황기에 대비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대해 `시장중심의 구조조정`을 제시하며 “한국판 뉴딜정책을 끌고 나갈 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정부가 앞장서서 구조조정을 지휘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경우를 참고하여 우리 정부도 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의 진정성이 관건이다.

2016-10-05

`현대차 불매운동`이 약(藥)이다

한국경제가 걱정이다. 안팎으로 대형 악재가 이어진다. `김영란법`이 몰아올 태풍이 만만치 않다. `경기의 지표`가 식당인데, 문 닫을 각오를 하는 식당들이 줄을 섰다. `돈 쓸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니, 생산 소비 고용이 내리막길이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자동차와 철도가 파업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월급을 많이 받는 직장들이다. 파업 탓에 손실액이 3조원에 가깝다. 주요 경제지표는 빨간불을 보인지 오래고, 이대로 가다가는 4분기 이후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한국은 독일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수출국이었다. 그러나 최근 멕시코에 추월당했다.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수출량이 감소해오고 있다가 4위로 떨어졌다. 글로벌 교역환경 악화, 주력 수출시장의 경기침체 등의 악조건에 노조 파업이 생산에 차질을 빚어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저효율 고비용`이라는 악재가 노동현장에서 사라지지 않으니, 국가경제는 수렁에 빠진다.중소기업계가 참다 못해 극약처방을 들고 나왔다. 현대차 불매운동을 펼치겠다고 했다. 현대차 임금은 중소기업보다 2배 높은데 노조가 임금인상을 이유로 파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노동부 장관은 “긴급조정권을 포함해 법이 허용하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 파업이 조기 종결되도록 할 것”이라 했다. 긴급조정권은 노조의 파업이 국민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거나 경제를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을 때 쓰는 긴급처방인데, 노조는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앙노동위원가 내놓은 중재안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고, 불응하면 불법이 된다.현대차의 평균 연봉은 9천600만원이고, 도요타나 폴크스바겐보다 높지만, 생산성은 이들보다 낮다. 그러고도 대폭 인상을 요구한다.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중소기업계의 현대차 불매운동 계획을 옹호하는 국민여론이 비등하는 것도 당연하다. 더 얻어려다가 다 잃는 어리석음을 깨우쳐주려면 `국민불매운동`이 약이다. 귀족노조가 파업을 하면 하청업체 근로자들과 비정규직들은 고사(枯死) 지경에 몰린다. 노동운동이 진정으로 필요한 근로자들은 파업도 못하는데, 파업할 이유가 없는 귀족노조가 황제파업을 한다. `비정상의 극치`라 하겠다.유일호 경제부총리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파업은 해도 너무한 집단이기주의”라면서 “투쟁과 파업만 일삼는 시대착오적 노동운동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했다. 정책 책임자가 `행동`은 하지 않고 `탄식`만 하고 있는 것 또한 문제다. 잘못을 고칠 책임은 정부에 있다. 강성노조가 정부와 회사를 적(敵)으로 보고 배부른 흥정을 하는데, 정부는 엄포만 놓고, 야당은 노조편만 든다. 믿을 곳 없는 국민은 `현대차 불매운동`을 들고 나오는 것이다.

2016-10-05

국가 미래를 밝힐 `희망의 빛`

태양빛보다 100경배 밝고, 제3세대방사광가속기보다 1억배 밝은 X선 빛을 내는 제4세대방사광가속기가 포스텍에 섰다. 산업혁명을 이끌 시설이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 격려했다. “이 가속기는 그동안 인류가 풀지 못한 우주와 생명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자 미래 신산업 선점에 필수적인 핵심 인프라”라 하고, “신약 개발의 핵심인 인체 단백질 구조를 정확하게 분석해 차세대 바이오 혁명을 선도하고, 반도체 분야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주력산업의 혁신기술을 확보하는데 적극 활용 하겠다”고 했다.포스텍은 지난 20년간 제3세대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해왔다. 그 경험과 노하우가 제4세대를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방사광가속기는 `돈`만 가지고는 안 되고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이번 4세대는 3세대에 비해 많이 개량됐다. 원형만으로 돼 있던 것을 `일부 선형(線形)`으로 개량했는데, 이것이 다른 나라들과의 격차를 벌이는 결정적 요인이다. 그리고 4세대는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무려 70%에 이르는 핵심장치의 국산화를 성공시켰고 이로써 50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으며, 자체 개발한 초정밀 전자빔 위성 측정장치는 이미 미국의 최신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5조원 규모인 세계방사광가속기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닦아놓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제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포스텍에 끌어오는데는 박태준 당시 포스코 회장과 김호길 포스텍 학장의 노력이 컸다. 선견지명을 가진 두 거인의 설득에 박정희 대통령도 수긍했고, 미국과 일본 밖에 없던 방사광가속기를 설립할 때도 일부 반대론자들은 `과욕`이라 했다. 그러나 그 과욕 덕분에 오늘날 독일과 스위스를 앞질렀다. 이 두 나라는 지금 4세대를 설립중에 있다. 과학선진국들을 따돌린 것도 선인들의 안목 덕분이었다.방사광가속기의 사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강력한 X선을 이용하면 물질에 별다른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으니, 눈에 보이지 않는 반도체나 철강재의 내부 문제를 파악하는 데도 기여한다. 3세대는 비아그라를 만들어냈고, 미국은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했다. 4세대를 활용하면 그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신약을 대량 개발할 수 있다. 그 X선이 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할 것이기 때문이다.4세대는 식물의 광합성 순간이나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리되는 순간까지 관찰할 수 있는데, 이는 인공 광합성을 이용한 고효율 태양전지나 수소 연료전지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미래 에너지 개발에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뿐 아니라 자동차 매연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촉매 변환 장치도 개발할 수 있다. 21세기 산업혁명을 이끌 희망의 빛이 포항에서 점등됐다.

2016-10-04

경주 등 내진설계 안 된 교량 보강작업 시급

경상남·북도 60곳 등 전국 고속도로와 일반국도의 주요 교량 1천300여 곳이 지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전등급에서 C등급을 받은데다 내진설계조차 안 된 전국 고속도로 교량 33개 가운데 25개가 최근 지진의 영향권인 경주와 울산지역이 포함되는 경부고속도로 언양~영천 구간에 집중된 것으로 밝혀져 보강대책이 시급하다. 근래 지진피해를 입은 경주 일대의 부실교량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함께 내진대책이 절박한 실정이다. 경주IC 육교(경주시 율동), 건천IC 육교·금척교(경주시 건천읍), 광명교·광명육교(경주시 광명동) 등 교량 8곳에서 내진미비 부실사례가 드러났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내진 미반영 교량 현황` 국감자료에 따르면, 내진설계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전국 고속도로 및 국도 교량이 전국에 1천321곳(고속도로 교량 360·일반국도 교량 961곳)에 달했다.일반국도 교량은 내진설계 미반영은 물론, 노후화 문제도 심각했다. 내진불량 판정을 받은 961개의 교량 중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교량`은 총 165개(1986년 준공분까지 합산)로, 전체의 17.1%에 달했다. 특히 노후화와 내진성능 미비가 겹친 `위험교량` 중 35.8%(59개)가 최근 강진과 여진이 이어진 경상도 일대(경북 36개·경남 23개)에 몰려 있다.같은 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전국 고속도로 교량 가운데 안전진단 C등급을 받은 것은 150개로 조사됐다. 안전진단 C등급은 `주요 부재에 내구성·기능성 저하 방지를 위한 보수가 필요하거나 부조 부재에 보강이 필요한 상태`다.이들 C등급 고속도로 교량 가운데 33개는 내진 설계조차 반영되지 않았고, 이 중 75.8%인 25개 교량이 지진 영향권인 언양~영천 구간에 몰려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이다. C등급을 포함해 내진 설계가 반영되지 않은 고속도로 교량도 전국에 360개에 달했다. 한국도로공사는 305개에 대해 내년까지 내진 보강을 추진하고, 55개는 고속도로 확장 공사에 포함해 2019년까지 내진 성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최신 지진발생 동향으로 볼 때, 정부의 대응책은 수정돼야 한다. 고속도로 교량만 하더라도 연간 13억대의 차량이 지나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교량에서 지진붕괴 같은 사고가 난다면 대형 참사가 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반도의 지진 발생빈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긴급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투자 우선순위를 바꿔서라도 지진에 취약한 교량에 대한 일제점검과 보강공사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다.

2016-10-04

한식의 세계화, 경북이 선도한다

근래 들어 요리방송이 요란스럽다. 불과 50년전에 `배고픈 시절`을 졸업했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이제 “미각을 즐길만큼 여유가 생긴 사회”가 됐음을 과시하는 것인가. 그런데 이 `미식(美食)의 분위기`를 `한식의 세계화`로 나아가는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보는 관광` `체험 관광` `음식 관광` 이 셋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이 `먹는 관광`일 것이다. 보는 관광이나 체험 관광은 `사진`에 남아 있지만, 먹는 관광은 `기억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는 곳을 다시 찾게 된다. 미식관광의 대표적 도시가 스페인의 산세바스티안이다. 인구 20만도 안 되는 이 도시는 20세기 말까지만 해도 내세울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그러나 1990년부터 `음식`에 초점을 맞춰 꾸준히 노력했다. 스페인의 대표적 음식인 `핀초`를 경쟁적으로 개량했고 길거리를 걸으면서 먹을 수 있게 했으며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동종 업체가 계속 늘어나 도시를 채웠다.식당만 즐비한 것이 아니고 요리학교도 생기고 식재료를 생산 조달하는 협업시스템도 발달했다. 도시 전체가 `핀초도시`처럼 된 것이다. 덕분에 이 도시에는 “왔던 사람이 또 오는 관광지”가 됐다. 그 핀초맛을 못 잊어 또 찾는 것이다.1999년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경북 안동을 방문했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가장 잘 남아 있는 고장, 유성룡이라는 위대한 인물의 고향이라는 점이 여왕을 이끌었다.그 해 4월 21일은 마침 여왕의 생신일이라 안동 하회마을은 `생신 큰상`을 차렸다.인간문화재12호인 전통음식연구회 회장 조옥화(78)씨가 47가지의 궁중음식을 만들었는데, 여왕을 감탄하게 한 것이 `꽃나무떡`과 `문어 오림`이었다. 문어다리로 꽃·봉황·왕관·용 등 다양한 모양을 오려낸 문어오림이다. 여왕이 난생 처음 보는 한식이었다.음식에는 장식용과 식용이 있는데 우리 음식은 이 둘에 다 능하다. 경북에는 종가(宗家)가 가장 많고 종가에는 특유의 음식문화가 전승된다.`음식디미방`같은 요리책이 저술되고, 종부의 손길로 전수된다.우리의 전통음식은 `건강`을 우선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그 전통 때문에 외국인으로부터 “한식은 다이어트 건강식으로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우리나라의 `떡문화`는 매우 독특한 것이다. 수십 가지의 음식을 잔뜩 차려놓은 `큰상`도 특징적이지만 떡이나 유과, 강정 같은 `들고 다니면서 먹는` 음식도 있다.한국음식은 그 우수성과 독특함에도 불구하고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한국은 발효음식에서 세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또한 우물 안 개구리 구실밖에 하지 못했다. 문화융성 바람을 타고 한식의 세계화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하겠다.

2016-09-30

김영란법, 부작용에 철저히 대처해야 성공한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시중에는 온통 이 새로운 법에 대한 논란이 가득하다. 사람들마다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옳을 것인지에 대한 대화가 무성하다. 일단은, 계제에 그 동안 `선물`은 사라지고 불순한 `뇌물`만 즐비하던 그릇된 사회기풍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또한 만만치 않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관공서 구내식당은 초만원을 이루는 반면 주변식당가는 손님이 대략 평소의 3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소식이다. 법 시행에 맞춰 식당가는 허용 가격에 맞는 새 메뉴를 개발하는 등 준비를 해왔음에도, 공직사회를 비롯한 국민들은 한껏 위축된 풍경이다.그 동안 각급 기관단위로 김영란법에 대한 특강 등 교육을 실시해왔다. 그러나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고 대응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이를 만큼 많다보니 상황에 어떻게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지를 놓고 전전긍긍이다. 법률가들마저 법원의 판례가 나와봐야 기준점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복잡다단하다.식사 3만원·선물 5만원·경조사비 10만원 등 금품수수 허용 금액이 적절한 수준인지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농축산·화훼업계는 생업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울상이고, 고급식당과 골프장도 문을 닫게 될 판이라며 쩔쩔 매고 있다. 음식점과 유통 매장에서는 `영란메뉴`와 `영란세트`가 등장하는 등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를 꺼리는 풍조가 생기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소통이 단절되고 활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정말 심각한 걱정은 가뜩이나 장기화되고 있는 불경기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11조6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김영란법은 관행에 찌든 부정부패 문화를 일소할 절호의 기회다. 중앙과 지방행정기관·교육청뿐만 아니라 사립학교와 언론사까지 포함해 적용기관이 4만여 개에 달하고 대상자도 400만명이 넘는 김영란법은 공정한 직무 수행을 보장하고 국민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제정 목적에 명시하고 있다.국민소득 3만불 문턱에 걸려 중진국 딜레마에 빠진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진입시키기 위해서도 김영란법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사회활동을 억압하고 불신을 조장하는 방향으로 흐르면 존재이유마저 사라진다. 무엇보다도 부작용에 철저하게 대처해야 한다. 법을 엄격히 적용하되, 교조적으로 유지해서는 안 된다. 탄력적으로 운영하면서, 법률조항 보완을 포함하는 필요한 조치들을 발 빠르게 취해야 할 것이다.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어리석음에 빠져서는 안 된다.

2016-09-30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코끼리가 요긴한 노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농작물을 망가뜨리고 가옥을 부수는 골치거리이기도 하다. 코끼리의 침범을 막기 위해 농장에 전기울타리를 설치해봐도 영리한 코끼리들이 큰 통나무를 들고 와서 전선을 때려눕힌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설치한 울타리가 무용지물이다. 이 문제를 기초과학이 해결했다. 코에 벌이 독침을 쏘면 코끼리가 기겁을 하고 다시는 그 근처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과학자들이 알아냈다. 그래서 농장 주변에 벌통을 놓아 양봉도 하고 코끼리도 쫓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냈다. 잉잉 벌소리를 내는 드론을 띄워도 벌침에 혼난 코끼리는 접근을 못한다. 기초과학은 당장 큰 돈을 벌어주지는 않지만`코끼리 코에 벌침`처럼 매우 유용한 지식을 제공해주고 큰 돈을 절약하게 한다. 기초과학에 힘을 많이 기울인 나라가 러시아다. 연방은 무너지고 경제는 망가졌지만 그동안 쌓아놓은 기초과학의 힘에 의해 러시아의 과학은 세계적인 존경을 받으며 `러시아를 떠받치는 힘`이 되고 있다. “훌륭한 농부는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기 위해 퇴비를 많이 쓰고,시원찮은 농부는 당장 눈앞의 과실을 위해 금비를 지른다”는 격언도 있다.국내 저명 과학자 40명이 “기초연구과제에 대한 지원을 늘려달라”는 청원을 했는데 불과 4일만에 동참한 과학자가 250명으로 늘었고 앞으로 계속 호응이 이어질 것이다. 새로 서명한 과학자 중에는 하버드 의대 교수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연구가들도 있었다. 우리나라 과학정책은 `실적주의 `위주다. 당장 큰돈 벌 연구결과를 요구한다. 과학자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에 의해 진행되는 연구를 지원하기 보다는 `국가정책 과제`에 지원이 집중된다.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바둑을 압도하자 불과 1주일만에 정부는 “2020년까지 1조원을 들여 한국형 알파고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동안 많은 연구팀들이 인공지능을 연구해오고 있었는데,그 연구성과들이 무시·배제되는 한심한 일도 벌어졌다. “뭔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전시성 성과물`을 내놓기에 급급한 정부의 조급증이 늘 문제다. 이번에 과학자들이 정부의 과학정책을 비판하고 나선 것도 그 불만의 폭발이다. “미국은 기초과학에 정부 연구비의 47%를 투자하는데 한국은 고작 6%에 불과하다. 선진국은 연구자가 연구 주제를 정하는데 한국은 정부가 정하고 과학자는 추종할 뿐이다”란 말이 그래서 나온다.카이스트는 최근 획기적 연구계획을 발표했다. “현재의 핫이슈가 아니고, 10년안에 상업화하기 어려운 주제를 정하라”는 것이다. `당장의 과실`보다 먼 미래를 바라보며 창의적 과제에 마음껏 도전하라는 것이다. 진정한 과학발전은 `기초 토양`을 비옥하게 가꾸는 일에서 출발해야 한다.

2016-09-29

잇따른 원전안전 우려, 말끔히 해소돼야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된 상황에서 원자력발전소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원전 내진검증시스템에 구멍이 났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중대 사고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스트레스 테스트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의혹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원전 사고에 의한 재앙 공포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만큼 우려와 의혹들이 하루빨리 말끔하게 해소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송기헌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원자력안전위원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년마다 가동 원전의 기능과 안전성 등을 종합평가해 계속운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주기적안정성평가(PSR) 결과 내진검증향상 필요성이 제기된 원전은 고리 3·4호기, 한빛 1·2·3·4호기, 월성 2·3·4호기, 한울 1·2·3·4호기 등 13호기에 달했다.해당 원전에 내진검증향상 필요성이 제기된 기기를 납품·설치한 제작사 88개사 중 16개사가 연락처 확인이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울 1·2호기와 3·4호기에 내진검증향상이 필요한 기기 제조사 `AMER`, `AUTO TORK LIMITED`등은 연락처 및 주소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한울 1·2호기의 내진검증향상에 필요한 기기 제조사 `AGS/ARGUS`는 대상 제조사인지조차 확실하지 않다.2013년 5월~7월 2개월 간 진행된 TUV SUD 국제특별점검 결과, 한울 1·2호기는 `내진검증문서 미확보` 상태에서 지난 28년간 발전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울 1·2호기는 1980년대 건설 과정에서 시공 및 설계 등 참여사로부터 내진검증문서를 구매하지 못한 채 현재까지 문서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발전 중이라는 것이다.또 지난해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사를 거쳐 10년간 수명이 연장된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우, 지진이나 해일·화재 등 중대 사고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2·3·4호기 관련 수치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언론을 통해서 제기됐다. 이 같은 하자에도 불구하고 정부 측 검증단인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적합 판정을 내렸다는 지적인 것이다.`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의혹도 미결상태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국감 답변을 통해 “전문가들 사이에 양산단층이 활동성 단층인지 여부는 논란이 있다”고 논란 자체를 시인했다. 야당의 정치공세 성격이 짙은 `원전 가동 즉각 중단`주장에 대안도 없이 가벼이 흔들릴 까닭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제기되고 있는 모든 안전 문제점에 대해서 빠짐이나 소홀함이 없도록 철저한 점검을 통해 하루속히 해소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추호도 불안 여지를 남겨서는 안 된다.

2016-09-29

경주는 평온을 회복하고 안전하다

경주는 `지진 피해`보다 `악소문`에 의한 피해를 훨씬 많이 본다. 경주시민들은 “상황 끝났다”고 보는데 외지 사람들과 언론들이 `후폭풍`을 몰아온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늘 남의 위기를 확대재생산하는 성향을 가졌다. `남의 일`을 두고 공연한 입방아를 찧는 취미다. 경주시민들은 지금 `위험`을 의식하지 않는다. 독지가들이 다투어 기와지원을 하고, 정부는 발빠르게 `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넘어진 가옥은 없고 인명피해도 없다. 트라우마라는 정신적 피해를 입었지만 그것도 전문기관이 치료에 나서고 있다.그러나 경주는 지금 `악소문의 피해`를 심하게 당하고 있다. 수학여행을 예약한 중·고교 가운데 90%가 해약했다. 수학여행 수입 35억원이 날아간 것이다. 관광객이 급감한 것은 말할 것 없다. 경주지진 덕분에 호남지역이 반사이익을 누린다.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이것도 나무랄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경주가 당하는 피해는 너무 억울하다. 급기야 국민안전처는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합동점검단을 구성해 경주의 숙박업소에 대한 안전점검에 들어간다. “안전하다”란 판정이 나오면 여행객들의 불안감도 해소될 것이다.경주는 아직도 `괴담성 유언비어` 때문에 억울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 땅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지진을 사람이 예측하기 어려운데 `일본의 자료`라면서 “경주에 큰 지진이 올 것이 예상된다”며 겁을 주는 헛소문이 SNS 등에 떠돈다. 그 때문에 경주관광이 더 피해를 입는다. 이 나라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불순분자의 소행임이 분명하다.기와 일부가 떨어진 것은 한옥뿐이고, 관광객이 투숙하는 건물은 철근콘크리트로 된 숙박시설이라 안전에 아무 이상 없는데도 `소문`은 경주 전체가 어떻게 된 것처럼 퍼진다.국회의원들의 무책임한 발언도 경주의 피해를 가중시킨다. 더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5.8 지진이 전조현상이라면 향후 2.6년 후 진도 8.0 이상의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추측성 무책임한 발언`이 경주에 어떤 피해를 줄 것인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정당들은 `원전의 안전성`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그 또한 국민불안을 가중시키는 악영향만 줄 뿐이다. 내진설계가 가장 완벽한 곳이 원전인데 정치권이 `공연한 걱정`을 하는 것은 백해무득이다.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해서 지진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조류독감(AI)이 발생했을 때 공무원들이 먼저 닭·오리 요리를 먹었는데 이번 지진에서도 `경주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 또 정부와 기업의 각종 회의도 되도록 경주에서 개최하도록 독려한다. 언론들도 경주의 안전을 사실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 경주는 곧 완전복구 될 것이다.

2016-09-28

국회 파행, 정세균 의장이 사과하고 풀어야

국정감사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정무위 등 모두 13개 상임위에서 국감이 열려야 하는 27일 국회는 야당의원이 위원장인 7곳의 상임위에서 야당의원들만 참석한 `반쪽` 국감이 개회됐다. 국회에서는 여당 대표가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는 단식투쟁을 벌이는, 해외토픽에 오를 만한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지난 24일 김재수 장관 해임안 처리 과정에서 “세월호든 뭐든 다 갖고 나오라는데 그게 안 돼. 어버이연합 둘 중의 하나 내놓으라는데 안 내놔. 그냥 맨입으로 안 되는 거지”라고 말한 정 의장의 음성파일이 공개됐기 때문이다.여당소속 의원들은 돌아가면서 국회 로텐더홀에서 1인 피켓시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은 27일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회의장실에 항의 방문했다. 의원들은 의장실 진입이 불가능하자 구호를 외치며 정 의장을 규탄했다. 이후 새누리당은 의원총회 장소를 의장실 앞으로 변경 개최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세균에 의해 파괴되는 의회민주주의를 반드시 복원해야 하고, 국회 의석수만 믿는 야당의 횡포를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여당의 강경투쟁을 바라보는 야당은 새누리당이 껄끄러운 현안들을 `물타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 일변도다. 미르재단·케이(K)스포츠재단 의혹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비리의혹, 이석수 특별감찰관 외압 의혹 등 여야대치 현안들을 몰각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야 3당은 한목소리로 새누리당의 보이콧과 무관하게 해당 사안들에 대한 진상규명에 속도를 높이겠다고 벼르고 있다.여야 정치권 어디에도 국민들의 피폐한 삶에 대한 긍휼지심(矜恤之心)은 찾을 수가 없다. 정치권에는 국사(國事)를 놓고 머리를 맞대는 성심 대신에 상대당의 의중을 꿰뚫어 잡으려는 사심만 어지러이 나뒹군다. 민생을 볼모로 잡고, `어디 누가 먼저 죽어나가나 보자`는 식의 러시안룰렛 게임에 흠뻑 빠져있는 꼴이다.이 시점에 여야가 강대강(强對强)으로 충돌하는 건 내년 대선을 겨냥한 주도권 다툼의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많다. 가뜩이나 깊어진 `정치무용론`이 걱정이다. 정치부재(政治不在) 사태가 길어질수록 불리해지는 쪽은 정부여당일 수도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정중립`의 품위를 의심받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사과하고 나서서 출구를 만들어내는 것이 순리다. 억울한 심사가 있더라도 이럴 때 권능을 발휘하라고 뽑은 것이 의장직분 아니던가. 여야 정당들도 모두 한 발짝씩 양보하는 선에서 정치를 정상화해야 한다. 부디 국민들의 눈과 귀를 더 이상 허투루 여기지 말기를 바란다.

2016-09-28

귀족노조 `일자리 대물림` 단체협약, 국민정서 배치

혹독한 취업난으로 청년들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을 비롯한 일부 귀족노조가 여전히 국민정서에 정면 배치되는 `고용세습`을 단체협약에 못 박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노사 단체협약에 `직원 채용시 노조 조합원 가족우대` 등의 조항을 넣고 있어 채용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명시한 고용정책기본법을 위반하고 있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단체협약 자율개선 권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고용부가 위법한 우선특별채용 조항을 이유로 자율개선을 권고한 단체협약이 총 69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로자 수가 1천 명 이상인 대기업의 경우 노조 조합원 가족을 위한 우선특별채용 조항 때문에 고용부로부터 자율개선 권고를 받은 것은 모두 120건으로, 전체 단체협약 자율개선 권고(195개) 중 61.5%를 차지했다.근로자 수 300인 미만의 단체협약에 대해 고용부가 시행한 단체협약 자율개선 권고(878건) 중 우선특별채용 조항에 대한 비율이 39%(342건)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대기업 귀족노조의 고용세습 관행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위법한 우선특별채용 조항이 있는 단체협약은 상급단체별로 한국노총 소속이 34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민주노총 272건, 양대 노총 어디도 가입되지 않은 단체협약이 80건 순이었다.대기업 노조가 청년 실업난은 외면한 채 단체협약에 교묘하게 심어놓은 우선특별채용 조항을 살펴보면 `조합원의 정년은 57세가 만료되는 당해연도 말로 하며, 정년퇴직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회사는 종업원을 신규채용할 시 동일한 조건하에서는 종업원의 자녀를 우대한다` 등이 있다.이처럼 신규 채용을 할때 정년퇴직한 조합원이나 장기 근속한 조합원의 자녀를 우대하거나, 동일한 조건인 경우 조합원 자녀를 우선 채용하게 하는 내용은 `이유 없이 채용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고용정책기본법을 위반한 것이다.고용정책기본법 제7조는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신앙, 연령, 신체조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학력, 출신학교, 혼인·임신 또는 병력(病歷) 등을 이유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되며, 균등한 취업기회를 보장하여야 한다.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는 그 업무를 수행할 때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등을 이유로 구직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노조의 `세습고용` 특권은 극심한 취업난으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다수 청년 실업자들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가혹한 `갑질`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단체협약에 명시된 고용세습 규정을 하루속히 삭제하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옳다.

2016-09-27

탈북민을 고용할 기업체를 만들자

베트남전쟁 당시 월남 난민들은 쪽배 하나에 의지해 조국을 떠났고 그들 중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오늘날 조국에 돈을 보낸다. 국가경제의 상당 부분을 그들이 떠받쳐준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탈북민을 생각한다. 그들도 `살기 위해` 목숨 걸고 조국을 도망쳐 나왔다. 문화·풍습·언어·생활수준이 다른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니다. 탈북민들이 한국 생활에 완전 적응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오랜 세월 그들은 산 설고 물 설은 땅에서 부대끼며 살아야 한다. 탈북민은 월남 난민과 다른 점이 있다. 탈북민은 `미리 온 통일`이다. 그들은 통일의 염원을 안고 있다. 적화통일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통일이다. 이것이 우리가 그들을 잘 품어주어야 할 이유이다. 그들이 무난히 정착·적응할 수록 통일의 길은 더 견고히 닦여진다. 그러나 현실은 별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김만철씨는 사기에 걸려 곤경을 겪었는데 순진한 탈북민들은 사기꾼들의 좋은 먹잇감이다. 최소한 그들이 사기를 당하지 않고 적응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착한 멘토`를 더 많이 붙여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탈북민 중에는 여자가 남자보다 갑절 이상 많은데, 그들 중 상당수는 약장수·의료기계상·상조회사 등 노인들을 등쳐먹는 자들에게 이용당하고 있다. `북한예술단`이란 가짜 예술단을 만들어 공연한다고 선전하지만 사실은 떳다방 장사꾼이다.한 30대 탈북여성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속이는 것이 마음 아팠지만 자식들을 먹여 살리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떳다방 장사꾼들도 “공연하는 사람들이 탈북민인데 한 푼 만 보태주면 이들이 자립할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탈북민을 이용한다.우리가 본받아야 할 사례가 하나 있다. 미국의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난민을 위한 투자금 5억달러(약 5천600억원)을 내놓았다. 난민이 설립한 기업을 돕기 위함이다. 이민자와 난민이 설립한 스타트업, 기업, 사회연계사업 등을 활성화시킬 자금이다. 나라마다 난민문제가 골칫거리다. 수용소에서 하는 일 없이 세월만 보내게 하는 `난민정책`을 바꾸어서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으로 바꾸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일에 정부와 기업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탈북민들이 사기꾼들에 걸리지 않고, 못된 장사꾼에 이용당하지 않으면서, 잘 적응하게 해주는 방법 중 하나가 `탈북민을 고용하는 기업체`를 만들어 안정적 수입을 보장하고 자립할 때까지`외풍`을 차단해서 안전하게 보호할 울타리를 만드는 것이다. 탈북민들이 `세계탈북민연대`를 결성한다는 소식이다. 김정은정권의 붕괴를 목표로 한다. 이런 일을 하는데도 `안정된 직장`이 기본이다. 그 직장을 만드는데 더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2016-09-27

국민은 폭염 고통, 한전은 성과급 잔치

지난 여름은 실로 `잔인한 폭염`이었다. 비도 별로 내리지 않아 밭작물들도 `모진 가뭄`을 겪었다. 전기료 폭탄 걱정에 에어콘 한번 시원히 틀지 못했다. 기업에는 없는 `누진제`를 일반 가정에만 덤터기 씌웠던 것이다. “전기를 두 배 가량 더 쓰면 전기료는 4~5배 더 나온다”면서 이를 악물고 무더위를 견딘 가정들이 많았다. “누진제라는 괴물이 왜 일반 가정만 덮치나? ” 정부를 성토하는 소리가 일어났고 관계기관은 “모르쇠”하다가 대통령이 “고쳐라” 하자 마지못해 손을 봤지만 그 또한 `생색내기`에 불과했다.한전은 일반 가정에 전기료 덤터기 씌운 덕분에 적지 않은 성과급을 받아 챙기게 됐다. 한전이 경영실적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으니 1인당 평균 2천만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는다. 임원급의 경우 S등급을 받으면 기본급의 110%, A등급을 받으면 100%, B등급은 50%, C등급은 30%의 성과급을 받도록 규정을 만들어 놓았다.공공기관들이 하도 방만경영을 하고 성과도 없으면서 성과급을 꼬박꼬박 챙기니, 등급을 만들어서 차등지급토록 한 것이다. A등급을 받은 한전은 올해 기본급의 100%를 더 받는다. 취업희망 0순위가 공공기관, 1순위가 대기업, 2순위가 공무원이 된 이유다.한전이 A등급을 받은 것은 순전히 폭염 덕분이다. 가정들은 냉방기를 틀지 않을 수 없고, 누진제 탓에 전기료를 엄청 더 내게 되고, 한전은 “경영을 잘 해서 실적을 많이 올린 공기업”이란 평가를 받게 된다. `누진제와 국민의 고통`위에서 한전은 돈잔치를 벌이게 됐다. 한전이 `실적`을 올린 것은 `경영`을 잘 한 때문이 아니라 `폭염` 덕분이고 누진제 덕분인데 그래도 성과급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한전은 매년 여름이 되면 “올해도 폭염이 부디 오래 지속되게 해주십사” 기염제(祈炎祭)라도 지내고 싶지 않겠는가.한전은 지난 여름 해외연수에 돈을 펑펑 마구 썼다. 외국의 대학 교수들에게 엄청난 액수의 강사료를 집어주었다. 돈을 주지 않아도 될 방문 견학에도 `주선료`라면서 적지 않은 돈을 썼다. `돈에 깔려 죽을 것` 처럼 마구 써댔다. 그것은 `막대한 수익을 숨기기 위함`이었다. `너무 많은 이익`을 쌓아둔 것이 알려지면 좋을 것 하나 없기 때문이다. 발전 연료인 원유 가격은 바닥을 치는데 전기요금은 내리지 않고 누진제라는 `땅 짚고 헤엄치기 제도`까지 만들어두었으니 `수익 숨기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돈이 너무 많아 걱정인 공기업에 100% 성과급까지 주는 나라가 정상이냐”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누진제를 만든 나라가 정상이냐” 비정상의 정상화가 박근혜정부의 상징인데 이 비정상은 왜 고치지 못하는가.

2016-09-26

끝없는 오기정치…신산한 민생 안 보이나

경제난, 북핵 위협에 지진 공포까지 겹쳐 국민들의 삶은 날이 갈수록 신산해지고 있는데 국회는 온통 오기정치에 빠져들어 가없는 힘자랑 씨름판만 벌이고 있다. 막말에다가 고성이 난무하고 세 대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꼼수만 탐닉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애민(愛民) 의식은 터럭만큼도 찾아보기 어렵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24일 새벽 새누리당이 퇴장한 상태에서 김재수 농림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강행처리했다. 새누리당은 정세균 의장과 야권이 원내교섭단체 대표의 합의 없이 차수변경을 이뤄 해임건의안을 처리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력 비판하며 국회일정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여야는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 꼴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처리 후 의원들과 함께 퇴장하며 “이제 협치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새누리당은 이어서 규탄대회를 열고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해임건의안 거부, 정세균 국회의장의 퇴진, 정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의 사과 및 해임건의안 무효화를 주장했다.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6년 장·차관 워크숍 자리에서 “우리 정치는 시계가 멈춰선 듯하고 민생의 문제보다는 정쟁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해임건의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농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는 등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새누리당은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은 반민주적 폭거 앞에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헌법과 의회주의 원칙을 지키면서 오직 국익과 국민만 보고 갈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야당 역시 타협할 기미가 없다. 야당은 해임건의안 처리가 박근혜 대통령에 보내는 국민의 경고라며 김재수 장관 해임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력 요구하고 있다.26일부터 시작되는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도 여야의 극한 경색에 파행 운영될 공산이 크다. 야권이 국정감사 기간 동안 갖가지 의혹들에 대해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의 갈등 격화는 불가피하다. 대선을 의식한 거친 공방까지 예상돼 국정감사 내내 파행과 충돌이 거듭될 가능성이 높다.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은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일이 일상화된 나라가 됐다. 국회가 정쟁 격투기장으로만 활용되는 이 케케묵은 참상은 언제쯤이나 종식될 것인가. 경제난에 안보위기, 자연재해까지 겹쳐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제발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 정부·여당은 여소야대(與小野大)의 현실을 인정하고 타협해야 한다. 야당은 유치한 힘자랑 관성에서 하루속히 빠져나와야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협치(協治)의 큰 길을 닦아내야 한다.

2016-09-26

`활성단층 위 원전` 논란, 그냥 넘겨선 안 돼

경주 지진 재해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가 양산 활성단층의 존재를 알고도 그 위에 월성원전을 건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문제지역의 원전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이 일대는 원전 추가건설까지 추진되고 있는 지역이어서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활성단층이란 지각활동이 활발해 지진이 발생했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큰 곳을 뜻한다. 단층은 지각운동으로 지층이 끊기면서 생긴 것으로 수많은 암석이 마치 케이크를 잘라 놓은 것 같은 모양을 이룬다. 이 중에서 활성단층이란 지금도 살아서 움직이는 단층을 말한다. 학계에서는 활성단층이 지진의 진앙지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원전을 짓는 지역이 활성단층이라는 보고서가 있었는데도 이를 감추고 국회를 우롱하고 국민을 속이고 건설을 추진했다”고 맹비난하고 “지금이라도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안전성 여부에 대한 확고한 검사를 한 후 국민에게 제대로 보고하고 원전 건설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앞서 전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은 “양산단층 위에 현재 부산 기장군·경주 월성·울진 등 12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향후 원전이 추가 건설 예정”이라며 “이 밑에 활성단층으로 추측되는 양산단층이 지나고 있어 원전 안전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이날 `활성단층 위에 원전이 건설됐다는 것인가`라는 강 의원의 질문에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다”고 대답해 실소를 자아냈다. 박 장관은 “우리나라에 현재 활성단층이 450개 이상인데 25개밖에 조사가 안 된 상태”라면서 정부가 `활성단층 지도`를 확보하지 못했음을 털어놓았다.새누리당 조경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름이 지나 국가 전력수급이 원활한 시기이므로 안전성이 확실시 될 때까지 양산단층대에 위치한 원전을 완전히 가동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오전 경주 월성원전을 방문한 심상정 대표 등 정의당 지도부도 같은 주장을 폈다.우리는 지난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지진해일에 의한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 참상을 생생히 지켜보았다.원전사고는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최악의 인재(人災)다. 온 국민이 지진공포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활성단층 위에 원전이 건설됐다는 논란은 결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참혹한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진실을 밝히고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는 없다.

2016-09-23

지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자

역사기록에 의하면, 영남지역이 `지진 다발지역`으로 돼 있다. 지금의 과학자들도 이를 입증한다. PGA는 지반이 얼마나 강하게 흔들리는지를 나타내는 값인데 국민안전처가 3년 전 PGA값을 활용해 국가지진위험지도를 만들 당시 대전과 대구를 포함한 중부 내륙지방이 가장 위험한 곳으로 분석했는데 학계는 `동해안 지역`을 꼽는다. 이같은 차이에 대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역별 수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국가지진위험지도는 지속적으로 갱신돼야 한다”고 했다. 꾸준한 관찰만이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지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일은 `사람의 능력` 밖이지만 관찰을 통해 피해를 줄일 방안을 찾는 일은 가능하다. 시도때도 없이 지진과 태풍이 들이닥치는 일본은 많은 학습효과를 통해 `지진대책`을 다양하게 강구해놓고 있으며, 국민들은 대피훈련에 숙달돼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만큼 강한 지진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진은 `갑작스러운 충격`이다. 일본은 화산섬이어서 지반이 허약하지만 한반도의 암반은 화강암이어서 지진에 버티는 힘이 강하다. 원전이 동해안에 밀집해 있는 것도 암반층이 단단하고 두껍기 때문이다.지진은 갈수록 더 강해지고 빈도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태풍은 발생지점과 진행방향을 예측할 수 있고 사전 대비를 하지만, 땅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지진을 사람이 관찰할 수는 없다. 그러나 큰 지진이 오기 전에 작은 지진이 `예고`를 한다.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서 큰 지진이 온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우리나라는 지진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고 큰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일도 적기 때문에 `지진연구`가 부실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경주지진을 계기로 연구·관찰이 본격화된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지진 이후로 `기와산업`이 발전의 기회를 얻은 것이나 `내진용 철강제품`의 생산 판매가 늘어난 것도 `강진이후의 새로운 모습`이고 정부차원의 `지진보험`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일자리 창출에 보탬이 될 일이다.전문건설협회 경북도지회는 최근 기와 7천장을 기증하고 `기와기증운동`에 착수했다. 경주의 많은 기와지붕이 무너졌는데 복구를 위한 전문인력도 부족하고 기와 생산도 따라주지 못하니 복구작업은 지지부진이다. 앞으로 기와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 조짐이다. 경주는 전통기와를 고집하니 기와수요는 이어질 것이다.철강업계는 연이은 지진으로 H빔, 봉형강, 철근 등 지진에 잘 견디는 철강재가 호황을 맞았고 가격도 뛰었다. 우리나라에는 지진보험이 없는데 미국 일본 터키는 있다.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 보험사가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형식이다. 재앙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2016-09-23

유명무실 `재난안전 교육`, 대폭 개선 필요

경주에서 발생한 지난 9·12 지진 이후 400여 차례가 넘는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명무실한 `재난안전 교육`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정부와 학교는 지진과 관련한 안전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있지만 실제 대피훈련을 실시하지 않아 정작 지진 발생 때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주 강진(强震) 발생으로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집이 흔들릴 정도의 강도 높은 지진을 처음 느끼면서도 대다수 국민들은 대피요령조차 알지 못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반도에서는 이례적으로 5.0을 넘나드는 강진이 몇 차례 발생하자 주민들은 어찌할지를 모르고 우왕좌왕했다.고층아파트 일부 주민들은 가스도 잠그지 않은 채 전화기만 들고 밖으로 뛰쳐나왔고, 일부 주민들은 계단이 아닌 엘리베이터를 타는 등 기본적인 수칙도 지키지 않은 경우가 허다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숱한 재난훈련을 해왔음에도 막상 지진이 발생하자 어른이나 학생 가릴 것 없이 대처요령을 숙지하지 못한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각 관공서는 지진 등 재난에 대비해 재해대책본부 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각 학교에서도 학교장을 본부장으로 해서 학생대피와 응급구조, 소화반 등 비상체계를 편성해 놓도록 하고 있다. 안전매뉴얼도 잘 마련돼 있다. 이 내용만 숙지하더라도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으나 대다수 국민들은 매뉴얼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학교에서는 지진과 관련한 안전매뉴얼이 작성돼 있고, 유치원부터 초·중·고까지 연간 2시간 이상 재난교육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큰 지진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안일함에 실제 상황에 대비한 훈련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관공서나 공공기관과 달리 일반 기업에서는 재난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안전교육은 특히 어릴 때부터 훈련을 받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학교에서의 안전교육은 형식에 그치고 있는게 현실이다. 재난에 대비한 안전교육을 하긴 해왔으나 가르치는 선생님도 익숙하지 않은 내용을 연간 2시간에 불과한 교육으로 학생들에게 이를 숙지하고 익히도록 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지진이 잦은 일본은 관공서와 주민이 함께 지진대피훈련을 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체계적인 매뉴얼에 따라 착착 움직이는 훈련을 거듭한다. 지진을 겪어보지 못한 우리는 형식적인 교육으로 눈으로만 훑어보는 식으로 넘어간다. 이제는 우리의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매뉴얼대로 침착하고 정확하게 대처하는 법을 몸으로 익혀야 한다. 재해가 발생하는 순간 숙지해둔 대처요령에 따라 반사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효과가 있다. 지금처럼 유명무실한`재난안전 교육`으로는 불가측한 천재지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2016-09-22

대만의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1949년 1월 4일 서울 명동에 대만 대사관이 개설되고, 장개석 총통과 박정희 대통령이 상호 방문을 한다. 대만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반공친미로 나아가니, 정치이념에서 한국과 동일하다. 이때부터 양국은 항공·무역·문화·항공운수 등에서 협정을 맺어 활발히 교류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44년이 흐른 후 양국 사이에는 `장벽`이 놓여진다. 1971년 중공이 유엔에 가입한 것이다. 대만은 이때 유엔에서 배제된다. 중공이 “하나의 중국”을 고집한 탓이다. 중공의 유엔 가입을 승인했던 미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등에 대해 대만은 단교를 선언한다.1992년은 `운명적인 해`였다. 대만은 중국과`92공식`이라는 `하나의 중국 조약`을 맺고 `공산독재국가와 자유민주국가`가 불안한 `동거`를 시작했다. 그 해 한국은 중공과 국교를 연다. 한국은 “대만과의 국교를 존속하겠다” 했지만 중공은 “중국은 하나다. 대만도 중국이다. 외교권은 중국에 있다”는 고집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대만과 단교하고, 대만 대사관은 1992년 8월 23일 그 깃발을 내리며, 국내에 있는 대만 정부의 재산은 중국에 넘겨진다.`힘에 좌우되는 유엔에 대한 실망감`과 금석맹약을 깨버린 `한국에 대한 배신감`에 대만은 치를 떨었다. 그 `아픔`은 우리도 경험해봤다. 1910년 한일병탄 후 외교권을 뺏긴 대한민국은 일본에 의존해서 연명할 수밖에 없었다. 헤이그 세계평화회의장에 입장조차 못하고 우리의 탄원을 적은 유인물을 언론사에 뿌렸지만, 일본의 방해때문에 제대로 보도되지도 못했다. 우리는 누구보다` 대만의 고통`을 잘 알지만 힘의 논리에 좌우되는 국제정치는 냉혹하기만 했다.국제관계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국익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한다. 지금 대만과 중국의 `불안한 동거`에 금이 간다. 대만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이 집권했기 때문이다. 중국에 강점된 티베트, 중국에 귀속된 홍콩, 92공식에 매여 있는 대만, 국제재판에서 맞선 필리핀, 남중국해 문제로 대립하는 미국, 영토주권을 놓고 갈등하는 일본, 안보를 간섭당하는 한국, 이런 나라들이 중국과 척을 진다. 최근 시진핑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글이 미국의 인터넷 매체에 올랐고 중국까지 흘러갔다. “시 주석은 모택동시대의 권위주의로 회귀해 민생에 해를 끼친다”는 내용이다.지금 대만 민진당 정부가 곤경에 있다. 도와줄 손이 필요하다. “과거를 묻지 말고, 다시 시작합시다” 우리가 손을 내밀 때다. 구미시가 대만의 공업도시 도원시와 우호도시 결연을 맺은 일이나 대구시가 자매도시인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해 관광교류를 논의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념과 체제가 동일한 나라끼리는 결코 멀어질 수 없다.

2016-09-22

`고도(古都)보존법`, 상황 맞게 보완해야

경주에서 일어난 강진(强震)과 수백 차례 작은 여진 끝에 19일 또다시 규모 4.5 수준의 큰 여진이 발생해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도(古都)의 역사적 문화 환경을 효율적으로 보존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전통문화유산을 전승하기 위해 제정한 `고도보존법(고도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지진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적돼 상황에 맞게 시급히 보완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9·12 경주 지진으로 전통 한옥이 지진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도에 따르면 경주지역의 목조 건축물 2만2천500여 채 가운데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전통한옥이 밀집되어 있는 황남동과 인왕동 한옥지구에서 2천23건, 피해액만 35억5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부분 기와가 파손되는 피해였고, 다음은 벽체 균열·담장 파손 등이었다.이번 지진으로 경주에서 유달리 피해가 많았던 것은 바로 `고도보존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고도보존법`은 신라 천년 고도인 경주를 비롯해 부여·공주·익산 등에 적용된다. 지난 2011년에 제정된 이 법은 건물의 신축과 증·개축, 나무의 식재나 벌채 등 각종 개발행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경주시는 황남동과 인왕동 정비구역에 대해 고도보존법에 따라 한옥 신축과 개축, 한옥건축양식 수선 등에 보조금까지 지급하며 한옥 건축을 장려해왔다. 경주에서 기와지붕을 얹은 한옥은 1만2천여 채를 넘는다. 한옥은 지붕에 기와·목재·흙 등을 얹어 하중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건물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큰 피해가 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이번 지진에 따른 정부의 피해지원 정책에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안전처 지침에는 전파 또는 반파된 주택에만 복구비의 일부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 기준대로면 경주지역 한옥 피해의 대부분이 기왓장이 떨어지거나 벽체에 금이 가는 정도여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도보존법에도 지진이나 태풍 등의 재난으로 인한 피해보상에 대한 규정은 아예 마련돼 있지 않다. 결국 경주시민들 사이에는 고도보존법으로 인해 사유재산권 침해 등의 불이익을 받는 것도 모자라 전통문화를 개인이 유지 관리하는 책임까지 떠맡고 있다는 불만이 상존해 있다.한옥은 자체 피해도 문제지만 한옥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고층건물의 경우 지진에 따른 기왓장 추락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건축사들은 기와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는 현대건축공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권하고 있다. 전통양식은 보존돼야 한다. 그러나 이미 발생 가능성이 한결 높아진 지진 같은 천재지변을 감안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보존과 안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그 어떤 가치도 국민의 인명과 재산의 안전을 우선할 수는 없다.

2016-09-21

작은 나라들이 뭉치면 큰 나라 된다

대만은 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이 집권하면서 중국에 보복을 당하고 한국은 사드배치로 같은 처지다. 1992년 친중국 정권인 국민당이 `92공식`에 서명한다.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이고 국가명칭만 다르다”라는 `합방조약`이었다. 이 합방이 민진당정권에서 무사할 리 없다. 차이잉원 총통이 92공식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의 대만 관광객`이 계속 줄어든다. 여행사·숙박업소 노조가 총통부 앞에서 “92공식 인정하라!”며 데모를 한다. 한편 친중국 자치단체장들은 초청을 받아 극진한 대우를 받는다. 이이제이(以夷制夷). 두 패를 싸움붙여 와해시키는 수법이다.한국정부가 미군의 사드배치를 허용하자 중국은 `관광객 축소`로 나왔고, 중국에서 공연되는 한류스타들의 문화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중국을 오가며 사업하던 중국 교민들 중에는 “당장 죽을 판인데, 사드는 무슨 얼어죽을 사드냐”며 한국정부를 비난하는 이들도 많다. 소득이 올라갈 때는 행복감을 조금 느끼지만 내려갈 때는 불행감을 크게 느끼는 것이 인간이다. `이이제이 수법`으로 써먹기 가장 좋은 것이 경제제재다. 우리가 중국과 국교를 맺으면서 대만을 피눈물나게 만든 과거가 있다. `공동의 적`을 만난 지금 우리는 대만과 손을 잡아야 한다.2014년 5월 중국이 베트남 영해에 석유시추 장비를 설치하면서 양국 간에 전쟁이 벌어졌다. 10일 간의 충돌에서 베트남이 밀리자 베트남에서는 중국 교민을 대상으로 한 폭동이 일어났다. 중국인 사망자가 속출하고, 중국인 공장 수십개가 불탔다. 많은 중국인과 화교들이 베트남을 탈출했다. 그러자 중국은 7월 16일 꼬리를 내렸다. 시추장비를 철수해 간 것이다. 중국이 베트남의 국익을 침해하면 베트남의 군·관·민은 일치단결해서 맞서 싸웠다. 그래서 중국은 베트남을 함부로 쥐어박지 못한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길들인 모범사례다.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을 국제재판에 넘겼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이 우리나라를 침범한다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 하고 “나를 포함해 군인들의 뼈를 그 공해에 묻겠다”며 강하게 맞선다. 중국을 국제재판소에 제소한 그 패기가 베트남과 많이 닮았다.홍콩의 유명 가수 겸 배우 왕페이와 배우 량차오웨이는 지난달 인도에서 열린 티베트 불교 서열 3인자의 생일축하행사에 참석했다. 모택동이 강점한 티베트, 그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염원이 독립·자주문화인데 홍콩 연예인이 그 행사에 참석하자 중국은 `강력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중국눈치 보느라고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지도 못한다. 작은 나라들이 힘을 모아 깐깐하게 맞서면 큰 나라도 함부로 못한다. 굴종으로 연명하는 시대가 아니다.

2016-09-21

중국은 너무 많은 적을 만들고 있다

개구리가 쭈그렸다가 뛰는 것 같이 중국은 `빛을 숨기고 힘을 길러` 크게 도약하는 경제정책을 채택해 성공했다. `시진핑 체제` 이후 중국은 경제개발에 총력을 집중했다. 우리의 새마을운동과 경제개발 5개년계획 등 한국이 단시일에 고도성장을 이뤘던 경험을 배웠고, 각 나라의 기업을 유치했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10년간 연평균 12%대의 고도성장을 이뤄내면서 마침내 일본을 앞질렀다. 일본으로서는 자존심 상할 일이지만, 일본은 중국을 “국제사회에 처음 데뷔한 신출내기의 기고만장”으로 보는 것 같다.일본과 중국은 `나라는 부강하지만 국민은 가난한 국가`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러나 일본국민의 충성심은 `자연발생적`인데 비해 중국 국민의 그것은 `강요·강압`에 의한 것이다. 그것이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와 일당 독재 사회주의 국가의 차이점이다. 일본 국민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내놓아 `국민주도`의 국가발전을 이뤄내는데 비해 중국 국민은 `정부가 시키는대로 따르는` 수동적인 체질이라는 점이 다르다. 그것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경쟁에서 아테네가 최종 승리를 한 것에 비유된다.중국정부는 항상 국민을 통제·간섭·지도·단속한다. “집에서 새는 쪽박이 들에 가면 안 새나”란 속담도 있지만 중국은 그 일당독재의 체질을 국제사회에도 적용하려 한다. 과거 전제군주시대의 습관이 21세기에도 존속되고 있는 것이다. 말을 듣지 않으면 보복으로 굴복시키는 제국주의적 힘자랑이 21세기에도 그대로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 미화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덩치만 큰 미성년자`로 비칠 뿐이다.센카쿠열도는 중국이 버렸던 땅인데 석유징후가 보이자 “내 땅 내놔라”하고, 남중국해를 둘러싼 연안국가가 여럿 있는데 중국이 인공섬을 만들어 독차지하려 하고, 필리핀이 국제중재재판에 제소해 승소했음에도 중국은 이 재판을 무시하면서 많은 적들을 만들고 있다. 대만이 독립징후를 보이자 바로 보복에 들어갔고 한국이 사드를 들여오려 하자 바로 경제적 문화적 제재를 가한다. 자국민을 힘으로 억압하던 버릇을 국제사회에 그대로 적용한다.북핵을 온 세계가 규탄하지만 중국은 `동참하는 시늉`만 한다.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은 중국이 가진 것과 매우 닮은꼴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이 기술과 군사장비를 지원했다는 증거다. 중국이 북한에 주는 원유를 끊으면 북핵은 바로 중단될 것인데 중국은 결코 그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중국은 북한을 총알받이로 이용하는 것이다.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이는 중국으로서는 북한이 유일한 방어수단이다. 러시아와 북한만 끼고 돌면서 다른 나라들과는 척을 져도 좋다는 것인지. 그것이 `외교 미성년자` 소리를 듣는 이유다.

2016-09-20

TK건축물 내진율 전국 최하위권… 대응책 급박

대구·경북지역 내진대상 건축물의 내진확보 비율이 전국 최하위권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이 같은 실정은 경주에서 발생한 지난 9·12지진으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밝혀진 상황에서 긴급대책이 절박해졌다. 경북도가 19일 내진율을 획기적으로 올리기 위한 대책을 발표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대구시의 `공공시설물 내진현황`에 따르면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물은 512곳(37.7%)에 그쳤다. 미적용된 846곳 가운데 `내진 양호` 등급을 받은 곳은 137곳(16.2%)에 불과했다. 특히 3층 이상 건축물(연면적 500㎡)의 경우 내진적용률이 24.2%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내진 양호 등급을 받은 건물의 비율은 6.8%에 불과하다.도로시설물의 내진적용률은 25.6%이고, 내진 양호 등급을 받은 곳은 단 1곳에 불과했다. 내진 대상에 해당하는 대구지역 단독·공동주택 등 민간 건물 총 5만46곳 중 내진 설계가 적용된 곳은 1만4천832곳(29.6%)에 불과했다. 민간 병원을 포함한 의료시설의 내진설계 적용비율은 271곳 중 157곳으로 57.9%였다.경북교육청의 학교시설 내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역 학교시설 내진 적용 건물은 초등학교 206동(16.9%), 중학교 88동(18.6%), 고등학교 165동(20.8%), 특수학교 9동(26.5%)으로 총 496동(1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 24%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경북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간 113개교 133동(5.8%)을 내진 보강해 연평균 1% 수준밖에 개선이 되지 않았다. 2016년도는 예년의 반 정도 수준인 11개교 14동(0.6%)으로 더욱 줄어들었고,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7개교 17개동만이 예정돼 있다.이런 가운데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19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35%인 공공시설물의 내진율을 오는 2021년까지 70%대로 확대하고, 민간건축물도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현재 34%에서 50%까지 내진율을 끌어올린다는 내용 등의 종합대책을 발표했다.천재지변 중에서도 지진은 전조가 없으면서도 가공할 피해를 남긴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육상 지진 중 절반 가까이가 영남 동부지역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TK지역의 지진 대비책은 남달라야 한다. 내진율을 신속히 높이고, 기존 건축물에 대한 보강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지진 발생 시 주민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치밀한 대응 매뉴얼을 완성하여 철저하게 훈련시켜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에 나태(怠)는 결코 있을 수 없다.

201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