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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콜레라·C형 간염 속발… 긴장 늦춰선 안 돼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가 거듭 발견되고, C형 간염 집단감염사태가 잇달아 발생하는 등 방역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에서는 4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또 서울·원주에 이어 전북 순창에서도 C형 간염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폭염 끝에 속발하고 있는 전염성 질병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에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8월 13일 거제 시장에서 구입한 오징어와 정어리를 먹고 발병한 첫 번째 환자에 이어 8월 25일에 두 번째 환자가 확인됐다. 모두 해산물을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거제의 콜레라 3번째 환자의 경우, `전갱이`를 먹었다고 한 것을 억센 경상도 방언 탓에 조사관이 `정어리`로 잘못 이해하는 웃지 못 할 착오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콜레라는 방치하면 사망률이 50%가 넘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뒤 올해 4번째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A씨(47)와 접촉한 가족 3명·필리핀 여행에 동행한 지인 2명·국내 식당 관계자 6명·의료진 4명 등은 다행히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특히 식당 관계자 6명은 두 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앞서 발견된 세 환자의 발병 원인은 거제 연안의 해수 오염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장기 폭염으로 인한 감염병에 대한 당국의 발 빠른 대비가 아쉬운 대목이다.전북 순창에서는 200여명의 C형간염 집단발병 사태가 발생했다. 올 들어 벌써 4번째 집단발병이다.순창의 경우는 불법 한방 진료와 치과 진료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서울의 다나의원 100명·원주 한양정형외과 435명·서울의 JS의원(구 서울현대의원) 508명 등의 집단감염 사건이 발생했다. 불법적인 주사기 재사용이 C형간염 전염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C형간염은 환자 80% 이상이 본인의 감염여부를 모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2~2014년 `국민건강 영양조사`를 통해 파악된 C형간염 환자는 약 3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치료를 받은 환자는 4만5천~7만 명에 불과해 나머지 23만~25만5천명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뜻이다. 예방백신이 없는 C형간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견해다.후진국형 전염병인 콜레라와 C형간염이 잇따르는 것은 방역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전염성 질환의 가공할 피해를 잊지 말고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C형간염 확산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주사기 재사용 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보건 당국은 `늑장 대응` 소리를 들어도 괜찮은 부서가 결코 아니다.

2016-09-05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들

인권운동은 경기장에서 시작된다. TV가 온 세계에 방송하니 최고의 홍보다. 미국 프로풋볼 경기 개막식 때 혼혈 선수 한 명이 저항했다. 개막식 때 애국가가 울려나오는데 그는 벤치에 앉은 채 일어나지 않았다. “흑인과 유색인종을 탄압하는 나라의 국기와 국가에 경의를 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와 “스포츠에 정치색이 끼어드는 것은 옳지 않다”로 의견이 갈렸다. 최근 미국 경찰이 흑인을 때려 숨지게 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서 그 선수를 옹호하는 여론이 높다.최근 캐나다 퀘백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서`정치적 행동`이 나왔다. 에티오피아에서 온 에지구 선수는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두 팔로 X자를 그렸다. 일주일 전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2위를 한 릴레사 선수의 세리머니 그대로였다. IOC는 당초 릴레사의 은메달 박탈을 검토했지만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격려와 성금, 그리고 인권의 소중함을 생각해서 `경고`라는 경징계에 그쳤다. `정치색 배제`라는 원칙보다 인권을 우선시한 것이다.에티오피아는 `솔로몬왕과 시바여왕`으로 유명한 지혜로운 아프리카 국가지만 최근 오로미아족에 대한 정부의 차별대우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경찰의 발포로 400여 명이 사망하고 600여 명이 다치거나 체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나라 선수들은 이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경기장의 TV카메라`를 이용했다. 릴레사 선수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고 미국 망명도 가능하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200m에서 흑인선수 2명이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땄는데 시상대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 장갑 낀 손`을 쳐들었다가 메달이 몰수됐다. 그 선수들은 메달보다 인권을 택했다. 한국의 박종우는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도는 우리땅`이란 쓴 종이판을 들고 뛰었다가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북한인권법 시행령이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같은 날 `북한 자유 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 의원 연맹` 총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중국에서는 탈북여성 강간, 인신매매, 강제 북송이 증가하는 등 인권유린이 만연하다” “탈북자 구호단체 활동가들도 납치 살해 위험에 처해 있다” “성공적인 탈북자 정착이 북한정권을 무너뜨릴 열쇠다”란 발언들을 쏟아냈고 시나 폴슨 유엔 북한인권사무총장은 “북한의 인권침해는 너무나 심각해서 전 세계적인 우려를 자아낸다”면서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는 인류에 대한 모독”이라 비판했다.북한 주민들이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인간 답게 살게 하는 것이 `통일의 준비 단계`이다. 여론의 압박과 인도적 지원이라는 강온 양면 전략이 꾸준히 강화돼야 하겠다.

2016-09-02

포항시, 지역현안 해법 도출에 적극성 보여야

포항시가 지역현안 사업들에 대해 잇달아 수동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어 여론분열을 조정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방관 내지는 증폭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포항시는 최근 중앙상가 장외경륜장 유치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애매한 대처로 일관해오고 있다. 포항시의 이 같은 태도는 시민들로부터 그동안 두호동 대형마트 건립 사업을 공전시켜온 행정행태와 판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포항시 북구 두호동 314-8번지 일원 1만5천145㎡에 마련된 지상 16층 규모 대형건물은 건립초기 `두호동 복합상가호텔`이라는 명칭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숙박(호텔)과 쇼핑(마트)이 함께 가능한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건물이 준공된 지난해 2월 이후 1년 반이 지난 현재까지 반쪽자리 건물로 방치되고 있다. 두호동 대형마트는 현재 포항시의 개점불허로 오픈은커녕 준비작업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포항시는 지난 2013년 2월, 6월, 12월과 지난해 9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대형마트 입점을 불허했다. 골목상권의 피해와 소비자 선택권을 놓고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찬반토론을 펼친 결과 참석위원 9명 중 7명이 반려의견을 냈고, 중앙상가·죽도시장 등 일부 상인회와도 끝내 상생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포항시의 이 같은 어정쩡한 행정은 유치위원회가 구성된 경륜장 장외매장(장외경륜장)의 경우에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포항 중앙상가 상인회를 중심으로 결성된 경륜장유치위원회가 지난해 9월 창원공단을 방문해 경륜장 운영형태 등을 직접 살펴볼 당시만 해도 공무원들이 동행하는 등 포항시는 장외경륜장 유치에 적극적인 관심과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그러나 지난 5월 30일 본지 단독보도로 유치 추진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일부 시민단체와 종교계가 반대를 하고 나서자 포항시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요한 현안이 진행될 때마다 초기단계에서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다가도 사업이 본격화하는 단계에서 여론이 찬반으로 갈라서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발을 빼는 자세를 취해 사업이 미궁에 빠져버리도록 방치하곤 한다는 비판인 것이다.물론, 소수의 의견이라도 시민들의 여론을 존중하고, 매사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행정기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자치단체가 번번이 오리무중인 태도를 보이면 주민들 간 갈등만 증폭될 수밖에 없다. 포항시는 시민들 사이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주요 현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일관성 있는 자세로 신속하게 최적의 결론을 도출하는데 앞장섬으로써 더 이상 신뢰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포항시의 능동적인 갈등해결 의지와 지혜로운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6-09-02

복원 아니면 재건축이라도 해야

신라유적 발굴 복원을 두고 한 중앙지가 시리즈로 비난하고 있다. 정부가 하는 일에 발목 한 번 제대로 걸어볼 모양이다. 경주를 다녀온 전문가들 마다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제대로 고증할 수 없는 황룡사 9층 목탑의 모형을 만들어 전시한다는 것부터 역사 왜곡”이라며 개탄한다고 썼다. 경주는 거의 전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는데 `건축물의 원형을 심하게 훼손할 경우` 등재가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런데 그 `원형`을 아무도 모를 경우 `훼손`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모형`을 가지고 시비 거는 것은 또 무슨 억하심정인가.가령 황룡사 9층 목탑의 경우 `당초의 설계도`가 남아 있을 리 없고, 고려 말 몽고군에 의해 완전 소실될 때까지 여러 차례 벼락을 맞아 보수 혹은 재정비했고, 사진이 없던 시절이라 솔거 같은 사실화가가 그린 그림은 있을 수 있지만, 여러 차례의 전화(戰禍)로 불타 그 또한 없어졌으니 그 원형을 영영 알 길이 없다. 그러니 “고증할 자료가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 고건축물은 영원히 복원 혹은 재건축할 수 없다”는 논리가 된다. `삼국유사`에는 건축 초기의 과정이 비교적 자세히 기록돼 있는데, 그 자료에 의지해서 유추하거나 상상력을 동원해서 재건축하는 것을 `역사왜곡`이라 한다면 “설계도 없는 고건축물의 복원 혹은 재건축은 영영 불가능하다”는 말이 된다.천마총의 일부를 유물전시관으로 개조한 것은 결정적 유적 훼손이고 심각한 역사왜곡이다. 그런데 유네스코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았고 “잘못됐다”는 소리도 없다. 동궁·월지가 지금의 모습으로 정비되기 전 조선시대에는 `안압지`였고, 아주 엉뚱한 장소에 `임해전`이란 건물이 지어졌다. 그 건물은 `신라 양식`이 아니라 `조선시대 건물`이었고, 지금 그 집은 황성공원 궁도장에 옮겨져 있다. 이것은 심각한 역사왜곡이었지만 아무도 비난하지 않았다.신라 35대 경덕왕 때 지어진 월정교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그리고 설총의 일화가 스며 있는`로맨틱한 다리`이고, 왕은 당시 중국의 `지붕 있는 다리`를 본받아 재건축했다. 당초에는 소박한 외나무다리였다니 그렇다면 경덕왕은 월정교를 호화판으로 지어 심각한 역사왜곡을 한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를 두고 시비를 걸지 않았다. 그것은 `역사발전`이었다. 한 역사학자는 “월정교 문루가 월성보다 높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그것은 현장에 한 번도 와보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상상만으로 “문제 있다” 하는 것은 웃음거리만 될 뿐이다.신라왕경 복원·정비사업에는 15명의 전문가들이 자문을 한다. 역사학자, 고고학자, 건축가, 조경사, 도시계획 전문가, 보존과학자 등이다. 이들이 바보여서 복원·정비사업에 참여했겠는가.

2016-09-01

대구도시철도 부실시공 의혹, 왜 자꾸 불거지나

지난 연초 대구시 감사에서 도면 없이 원가를 계산하고 시공사가 불법 하도급을 하는 등 총체적 부실이 지적됐던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스크린도어(PSD) 사업이 또 다시 부실시공 의혹에 빠졌다.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대구도시철도공사 PSD 시공 과정에서 시방서에 규정된 제품과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 등 도시철도 2호선 12개 역사에서 안전 신뢰성에 중대결함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안실련에 따르면, 대구도시철도공사에 승인받은 PSD 구조체분야 기초공사 시공계획서에는 H사 제품으로 명시되어 있고, 제조사의 품질을 만족하기 위해 제조사의 시공기준을 적용해 시공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도시철도 2호선 12개 역사의 PSD 설치 구조물(H빔)을 고정해주는 케미컬 앙카볼트(상·하부)공사에서 정품인 H사 제품이 아니라 안전성이 떨어지는 D사 제품이 대부분 사용됐다는 것이다.특히, 시공사가 시방서 규격기준에 명시된 정품(H사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서류를 허위로 작성했는데도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이를 승인한 것은 의혹의 깊이를 더하게 한다. 앙카볼트는 PSD를 설치하는 구조물(H빔)을 견고하게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지지 고정력이 약할 경우 전동차 운행 시 진동과 터널 내 기류변화에 구조물(H빔)의 흔들림 등으로 제어시스템과 센서 오동작 또는 고장의 원인이 되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안실련 관계자는 “구조물 앙카볼트 안전성 시험결과도 믿을 수가 없다”며 “1호선 2개역(대구역, 칠성시장역), 2호선 2개역(이곡역, 죽전역)을 선정해 검증을 실시하고 안전성 결함 발견 시는 설치된 전 역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 형태의 안전신뢰성 검증을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시공계획서에 규정된 H사 제품과 다른 D사 제품이 일부 시공된 것을 확인했다”고 문제점을 시인하고 있다.대구도시철도공사는 행정자치부 주관 `2016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도시철도분야 1위에 선정된 모범기관이다. 지방공기업 정책환경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경영과 안전관리 효율화,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에 집중 노력한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시민의 안전을 확실하게 담보해야 할 시설공사에서 부실 관리행태가 거듭 발견되는 것은 심각한 병폐가 아닐 수 없다.도시철도는 일 년 열두 달 쉼 없이 가장 많은 시민들의 이동을 담당하는 운송수단이다. 여차할 경우 작은 사고로도 대형 참사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그런 막중한 시설의 공사에서 부실이 발견되거나, 의혹이 거듭 제기되는 것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중대사다. 관계자들의 대오각성과 철두철미한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6-09-01

다문화학생 급증…섬세한 정책 필요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로 초·중·고생이 급감하는 한편 다문화 학생 수는 급증하는 등 학생들의 구성이 급변하고 있어 섬세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라 초·중등 교육의 구조를 조정하고 개혁하는 것이 대학 구조조정 못지않게 국가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다문화 학생 수의 급증은 미래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이 지대한 만큼 교육시책에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올해 4월1일을 기준으로 조사해 30일 발표한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유치원부터 고등학생까지 학생 수는 663만5천784명으로 지난해보다 18만4천143명(2.7%) 감소했다. 감소폭은 지난해 2.4%보다 0.3% 포인트 늘어났다. 학교 급별로는 중학교 학생 수가 8.1% 감소해 가장 감소폭이 컸다. 초등학생은 1.5%, 고등학생은 2.0% 줄어들었다.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2.4명(0.2명 감소), 중학교 27.4명(1.5명 감소), 고등학교 29.3명(0.7명 감소)으로 줄어들었다.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4.6명, 중학교 13.3명, 고등학교 12.9명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0.3명, 1.0명, 0.3명 감소했다.반면, 다문화학생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2년만 해도 4만6천954명이던 다문화학생은 올 들어 9만9천186명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80%에 육박하는 7만9천134명은 국내에서 출생했고, 1만2천634명은 외국인가정, 7천418명은 중도 입국했다. 부모의 출신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24.2%로 가장 많았고 중국은 21.3%, 일본은 13.0%, 필리핀 12.6%, 중국(한국계) 12.4% 등이었다.학령인구가 급감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개혁 논의가 대학에만 국한될 일이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클래스 사이즈가 크게 작아지고 있는 현상을 기회로 창의성이나 인성, 사회성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학생 수 감소에 따라 발생하는 초·중등학교의 여유시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 한층 여유로워진 교육 재원을 재편성하고 활용하는 방안 또한 적극 강구돼야 한다.이제 고등교육 못지않게 초·중등 교육 시스템을 개혁함과 동시에 보육과 산업활동 등 교육과 관련된 모든 시스템을 연계하여 종합적으로 재조정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문화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갈등과 슬럼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서구의 현실이 가까운 우리의 미래일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다문화 교육 정책도 세심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 하루빨리 새로운 교육환경에 적합한 교육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2016-08-31

`핵무장`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사드 반대` 야당 초선의원 11명이 중국을 다녀오더니, 이번에는 여당 초선의원 11명이 `사드 찬성`을 한다. 대구 경북 지역 국회의원 21명의 사드 반대와는 딴판이다. 야당은 정부여당이 하는 일에 반대해서 표를 얻는데, 여당도 “사드를 찬성하지만 우리 지역만은 안 된다”며 표 생각부터 했다. 성주의 분위기가 반대일색이니 그 여론에 맞서기란 국회의원으로서 곤란했을 것이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TK지역 초선 의원 11명이 사드 배치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매우 용기 있는` 결단이다. 이철우(김천) 이완영(고령·성주·칠곡)이 곤욕을 겪고 있는 와중이라 더 그렇다. 대구의 곽대훈, 정종섭, 정태옥, 추경호 의원과 경북의 김석기, 김정재, 백승주, 이만희, 장석춘, 최교일 의원 등은 “북한의 핵탄도 미사일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사드 배치라는 국군통수권자와 군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국민의당은 일찍 사드반대였고 `김종인 체제`의 더민주당은 유보적이다가 추미애 체제로 바뀌면서`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것이라 하니 야당은 반대일색으로 입장정리가 됐고 이번 여당 TK 초선 11명의 용기 있는 결단은`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국회의원의 자세`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중국과 북한의 주장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안보를 최우선시하는 소신이 돋보인다.새누리당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국방이 안 되면 나라도 없다”며 “6·25 이후 60여 년간 넓은 땅을 군 훈련장으로 내주고 매일 포탄 소리를 들으며 살아온 군사분계선 접경지역 주민들을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는 포천·가평이 지역구다. 북한 핵무장에 대응해 우리도 핵무장을 논의하자는 새누리당 `핵포럼`소속의원 23명도 “북한 SLBM을 막기 위한 핵잠수함 한반도 배치”를 주장했다. 원유철 의원은 전부터`핵무장 트리거`를 제안했었다. 북이 핵무장을 하면 우리도 자동으로 핵개발에 들어가는`제도적 장치`인데 유엔은 이미 채택하고 있다.우리 군은 2003년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착수했다가 1년만에 중단했다. 한반도 비핵화에 위배되고 동북아 군비경쟁을 촉발한다는 이유로 주변국들이 만류했었다.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핵무장을 거의 완료했다. 유엔안보리의 제재나 규탄을 무시했다. 결국`한반도 비핵화`는`한국의 무장해제`란 결과만 가져왔을 뿐이다. 북한은 적화통일 혁명의 꿈을 실현시켜가는데 한국의 안보는 미국의 손에 맡겨져 있다.`고분고분 말 잘 듣는`한국은 칼 든 강도 앞에 맨손으로 서 있는 꼴이 돼버렸다. 중국은 북핵을 저지할 의지도 힘도 없으니 우리가 갈 유일한 길은 핵무장뿐인가.

2016-08-31

`어둠의 세력`을 그냥 둘 건가

30여년 전 박홍 서강대 총장은 “이 나라에 어둠의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하는 일을 사사건건 반대·방해하는 세력이다. 2008년 12월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 상임위에 상정될 때 “이것은 매국협정이다” “미국이 우리를 다 벗겨 먹고 또 벗겨 먹으려 한다” “우리 서민 노동자를 다 죽인다”며 전기톱, 해머, 노루발못뽑기로 국회 문을 파괴했다. 한 야당 국회의원은 의장석에 최루탄을 뿌리면서 “안중근 의사 같은 심정”이라 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의 한 대선 후보자는 “미국의 대한국 수출은 그대로인데 한국의 대미 수출은 두 배 늘었다. 한·미FTA로 미국민의 일자리가 빠져나가고 있다. 이것은 재앙이다”고 했다. 8년전의 일이다. “미국의 소는 광우병에 걸렸고, 그 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생긴다” 했고 한 전직 장관은 “미국의 인간 광우병 환자 25~65만명이 치매환자로 은폐돼 사망했다”고 했다. 지금 그런 소리를 한다면 `완전 미친 사람`이 되겠지만 당시에는 많은 매체와 전문가들이 그의 말을 옹호했다. `광우병 괴담`의 발원지는 한 방송사인데, 법원은 그 방송국 PD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나라를 대혼란속에 몰아넣고도 아무 일 없이 넘어갔다. 그때 국민들은 “방송사나 법원이나 다 제 정신 아니다”고 했다.천안함 폭침을 놓고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 미군의 자작극이다. 소설이다”하는 종북들이 아직 숨쉬고 있다. 수십개국에서 온 전문가들이 조사한 결과를 그들은 믿지 않았다. `북한에 불리한 일`에는 게거품을 무는 세력이 아직 준동한다. 사드 배치를 놓고도 처음에는 온갖 `전자파 괴담`을 퍼뜨리다가 과학적으로 진실이 입증되자 “문화재가 훼손된다”고 했지만 먹히지 않자 “주민들과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며 수백명이 삭발을 하는 이벤트를 벌였다.북한은 지난 20년간 핵무기 개발에 집중했다. 국민 수백만명을 굶겨죽이면서 식량을 조달할 생각은 하지 않고 핵무기 부품 구입에 돈을 썼다.“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모택동의 말을 금과옥조처럼 생각하며 `무력 적화통일` 오직 한 길을 걸어온 북한이다. 그런데 DJ정권은 “북은 핵을 개발할 힘도 없고 의지도 없다”고 했다. 핵실험을 하게 되자, 노무현 정권은 “북한의 핵은 미국의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때도 “인공위성일 것”이라고 옹호했다. 좌파정권의 방조속에서 북한은 핵실험을 했고 `잠수함 마사일`까지 성공시킬 단계에 이르렀다.나라가 망하는 조짐은 `내부 균열`에서 처음 나타나고 그 다음 `외부 충격`이 이어진다. `내부의 적·어둠의 세력`이 나라 망칠 도화선이다. 박근혜정권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자명하다.

2016-08-30

북핵·미사일, 실질 대비책으로 안보불안 해소해야

북한의 핵개발과 연이은 미사일 발사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점차 첨예해지면서 증폭되고 있는 안보불안에 대한 확실한 해소책이 시급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에 대응한 실질적인 대비책을 지시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북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도 핵잠수함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식화했다. 국민 불안을 씻어내기 위한 철두철미한 방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이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단순한 불안 요인이 아니라 우리 안보에 매우 심각한 현재의 위협이 되고 있다”며 “정부와 군은 진화하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에 대응해서 실질적인 대비책을 마련하고 북한이 어떤 형태로 도발하든 그 시도 자체가 북한 정권의 자멸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확고한 응징태세를 유지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군 당국은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북핵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응하는 근본대책을 마련해 달라”면서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에도 핵탄도잠수함 건조를 추진했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장기매복 핵추진 대책을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새누리당 핵포럼 소속 의원 22명과 함께 `핵잠수함을 도입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6일(현지시간) 북한의 지난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포함해 8월 3일과 7월 19일의 탄도미사일 발사, 7월 9일 SLBM 발사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채택했다. 안보리는 “안보리는 이를 포함한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활동이 북한의 핵무기 투발수단 발전에 기여하고,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점에서 이를 개탄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우리는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지난 7월 북한의 SLBM발사와 8월 3일, 7월 19일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에 규탄성명 채택에 미온적으로 나오거나, `사드 반대` 문안을 넣자고 요구해 안보리의 대응이 무산시킨 사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들의 생사 운명이 걸린 안보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온전히 우리 자신의 몫이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우리에게 강고한 국방의지가 있음을 확인할 때 비로소 역할을 하게 돼 있다.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됐든 SLBM이 됐든 우리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대비책이 하루빨리 확보돼야 한다. 전쟁위협으로부터 국토를 보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보수-진보가 달라야 할 이유란 없다. 보다 긴 안목에서 대승적인 자세로 국론을 모아가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된다.

2016-08-30

`무기`를 내려놓은 올림픽정신

2700년 전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올림피아에서 대규모 운동경기가 벌어졌다. 그것은 `신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제사의식`이었다. 일본의 스모도 신사 앞에서 벌였는데 그 또한 신을 위한 의식이다. 우리나라 무속신앙에서 무당이 춤추고 악사들이 연주하는 것 또한 신에게 바치는 `공연의식`이다. 올림픽 경기는 4년마다 열렸는데, 전쟁을 하던 남자병사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경기에 참가했다. 이 올림픽도 서기 393년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가 “올림픽은 이교도의 제사의식이니 금지한다”해서 끝나버렸다.1894년 프랑스의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올림픽을 부활시켰다. “고대올림픽 기간에는 싸우던 국가들이 모두 전쟁을 멈췄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 `전쟁중단`의 전통을 이어가고자 올림픽을 재개했다. 그해에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구성됐고 2년 후 그리스에서 제1회 하계올림픽이 열리면서 지금까지 `평화의 정신` 밑에서 인종·종교·사상에 상관 없이 `정치색 배제`를 원칙으로 개최된다.육상 여자 5천m에서 뉴질랜드 햄블린 선수와 미국 다고스티노 선수 사이에서 보여졌던 `서로 돕는 우정`에 대해 IOC는 “이들은 인간애와 희생을 보여주면서 세계인의 가슴을 울렸다”며 `쿠베르탱 메달`을 수여했다.2004년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에서 1등으로 운동장에 들어왔던 리마(브라질) 선수는 갑자기 뛰어든 관중에 걸려 넘어졌다. 이미 기운이 다 소진된 상태에서도 그는 정신력으로 버티며 3위로 들어왔다. 그에게도 쿠베르탱 메달이 주어졌다. 지난 52년간 단 17명만 수상할 정도로 기준이 까다롭다.2000년 시드니올림픽때, 아리랑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남북공동입장이 이뤄졌고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2년뒤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은 미녀응원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그것은 `돈으로 산 평화`였다. 정권이 바뀌고 “더 이상 퍼줄 수 없다”는 정책변화와 북의 도발이 맞부딪히고, 유엔의 북핵 응징과 경제제재가 맞물리면서 남북은 경색국면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동족의 끌림`은 어쩔 수 없음을 입증했다. 북한 사격의 김성국은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서 “1등이 남조선, 3등이 북조선인데, 통일되면 1등 3등을 조선이 가져 더 큰 메달이 될 것”이라 했다.기계체조 여고생 이은주와 북한 흥은정의 셀카는 올림픽 내내 화제가 됐고, IOC위원장은 “이것이 올림픽 정신의 표상”이라 극찬했다. 역도의 손영희와 북의 김국향은 서로 손을 흔들었다. IOC선수위원에 당선된 유승민을 만난 북한 선수들은 “추천했습네다”라며 반겼다. 유 위원에 투표했다는 뜻이다. 남북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셀카도 찍고, 석별의 정을 나눴다고 한다. 올림픽 정신은 위대하다.

2016-08-29

형산강 `중금속 오염` 조짐, 비상하게 대처해야

포항의 젖줄인 형산강 하류의 퇴적물에서 기준치의 약 886배 수은이 검출됐다는 소식은 엄청난 충격이다. 더욱이 포항시가 이 문제와 관련하여 불과 3주 사이에 극단적으로 다른 조사결과를 발표해 시민들을 혼란에 빠트린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금속 중독은 인류사회를 일시에 공포에 몰아넣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철저한 원인분석과 빈틈없고 신속한 대책이 수반돼야 한다. 포항시는 지난 3일 형산강 섬안큰다리 인근 3곳에서 퇴적물 시료를 채취해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1곳에서는 납·카드뮴·수은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2곳에서만 수은이 각각 0.012㎎/㎏, 0.010㎎/㎏로 검출돼 기준치(0.005㎎/㎏)를 조금 넘었다고 밝혔다.그러나 포항시는 지난 24일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에 의뢰해 형산강 하류 섬안큰다리 상·하류 4개 지점에 대한 해수퇴적물 검사를 실시한 결과 섬안큰다리 하류 0.1㎞ 지점에서 기준치(0.11㎎/㎏)의 약 886배인 수은 97.5㎎/㎏가 검출되는 등 모든 지점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검사결과가 도출됐다고 다시 발표했다. 불과 3주 만에 같은 행정기관이 천양지차의 환경오염 조사결과를 내놓아 시민들을 혼돈에 빠트린 것이다.물론 이 같은 결과는 시료채취 장소와 시간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하지만 행정기관이 이처럼 신뢰할 수 없는 조사결과 발표로 공신력을 떨어뜨린 일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환경오염은 시민들에게 직접적이고 긴급하게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문제이고 오염 정보는 심각한 비상사태다. 중금속 오염은 삽시간에 무고한 인명을 다수 희생시킬 수도 있는 엄중한 현상이기 때문이다.중금속 중독 메커니즘은 워낙 다양해서 유기금속염, 특히 메틸수은과 같은 것은 단백질과 결합력이 강하여서 생물체에 흡수·축적되기가 쉽다. 무기중금속염은 생물체에 비교적 늦게 흡수되지만 일단 흡수 ·축적되면 단백질 변성을 일으키므로 그 생물은 생존할 수가 없다. 급성중독은 즉사하거나 치료하면 치유되기도 한다. 만성중독은 서서히 진행되며 확실한 치료법이 없어 이윽고 사망하거나 다음 대(代)에 기형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포항의 생명줄인 형산강이 중금속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예단케 하는 징조는 결단코 소홀히 넘겨서는 안 된다. 포항시는 수은 재첩이 발견된 형산강 하류지점뿐만 아니라 상류지점까지 시료채취 장소를 확대하는 등 전면적인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 오염원 문제에 대해서도 “공장폐수가 원인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일제점검에 나서야 한다. 4개과 20명으로 긴급히 구성한 포항시 TF팀의 민첩하고도 긴박한 활동이 요구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격언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2016-08-29

`글쓰기 능력`은 출세의 무기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학생들은 국어성적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홍세화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연구팀이 서울의 중학교 3학년 4천672명을 대상으로 국어과목의 학업 성취도를 분석한 결과 “중학교 입학하기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학생 2천293명의 국어 성취도는 다른 학생들보다 훨씬 낮았다. `줄임말``신조어`등 언어파괴가 심하고 짧은 글을 읽고 쓰는데만 익숙하니 어휘력과 글쓰기 능력은 물론 종합적 사고력과 논리력도 발달하지 못하면서 국어 성적도 떨어진다”는 것이다.`국어성취도 하락`은 큰 후유증을 발생시킨다. 일상생활에서 `글쓰기 능력`이 중요하게 등장할 때가 많다. 자기소개서, 설명·경위서, 학업·작업 계획서, 연애편지, 탄원서, 심지어 사직서까지도 제대로 쓰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사직서의 경우 퇴직하고 동종의 다른 업체에 갈 때 `성의 없이 쓴 사직서` 때문에 나쁜 소문이 날 수도 있으니 정성껏 잘 써야 한다.직장인 중에는 경위서때문에 상사로부터 호통을 당하거나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문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등 모욕을 당해 `글 노이로제`에 걸리는 사람들도 있다.어떤 직장인은 유흥업소에 자주 다니다가 아내에게 들켰는데 “이혼하기 싫으면 반성문과 각서를 쓰라”는 `명령`을 받고 몇 번 썼다가 계속 퇴자 맞았는데 아내를 감동시킬 문장을 쓸 능력이 없어서 그는 결국 대필(代筆)업체 전문 `작가`에 대필료를 주고 의뢰했다. 요즘 대필업이 성업중이라 한다. 사과문, 진술서, 의견서, 경과보고서 등 모든 문서영역에 대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막상 글을 쓰려면 꽉 막혀버린다”는 것은 문장수련을 하지 않는 탓이다.미국 유럽의 대학들은 `작문``에세이`를 중시한다. 지식·리더십·인품은 물론 `글쓰는 능력`은 일상생활에 바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국 학생들이 외국 대학에 입학 때는 우수한 성적을 보이지만 차츰 뒤떨어지다가 퇴교하는 일이 많은 것은 바로 그 글쓰기 능력의 부족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글쓰기 훈련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래서 직장인들이 곤혹스러운 일을 당하고, 대필업체를 찾아간다.대필업체가 `새로운 직업군`으로 등장했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다. `한국대필작가협회`까지 생겼다. 휴대폰 문자메시지나 SNS 같은 단문에 길들여져서 논리적인 글을 길게 써본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다.특히 취업준비생들의 경우 자기소개서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대필업체의 `주된 일감`이라 한다. `대입 논술학원`에 이어 `대필업체`까지 생기는 현실이다. 평소에 조금씩 글쓰기 공부를 해놓으면 해결될 일이다. 글쓰기 능력은 `출세의 무기`가 되기도 한다.

2016-08-26

해오름동맹, `더 넓고 더 깊게` 발전시켜야

동해남부권 상생발전을 추구하는 해오름동맹 협력사업이 포항-경주-울산의 긴밀한 협력과 강한 추진의지로 탄력을 받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지금까지 행정중심으로 추진하던 해오름동맹 협력사업을 이제부터 민·관·산·학·연이 함께 힘을 합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다. 해오름동맹이 이른 시일 내에 지역 상생발전의 모델로서 새로운 개념의 성장동력을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할 동남부권의 핵심전략산업을 발굴하기 위한 동해 남부권 상생발전 전략 연구용역이 지난 10일부터 시작돼 내년 6월 완료를 목표로 울산발전연구원과 대경연구원에서 공동 추진 중이다.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산업·경제·문화 예술·체육 등 다양한 분야별로 3개 도시가 상생발전할 수 있는 폭넓은 방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3개 지자체는 우선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8대 미래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신산업 연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민·관·산·학·연이 참여하는 각종 기술발전 및 연구를 위한 심포지엄 등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0월에는 포스텍(포항시)-동국대(경주시)-유니스트(울산시)-한수원의 협약체결에 따른 포항-경주-울산 신동해안시대의 상생발전방안에 대한 심포지엄이 개최될 예정이다.해오름동맹은 지난 6월말 포항~울산고속도로 완전개통을 계기로 결성된 동해남부권 도시들의 신개념 발전공동체 모델이다. 지정학적 조건 등 비슷한 환경을 가진 3개 도시가 하나의 공동체로 구성되면서, 인구 200만명·수출액 844억 달러·예산규모 5조5천834억원 규모의 대형 발전공동체가 출범했다. 새로운 관점과 비전으로 낭비요소를 제거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견인해내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해오름동맹의 실천적 성취를 위해서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존 상생발전사업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지난 1998년부터 지리산권의 3도(전남, 전북, 경남) 7시군(남원·장수·곡성·구례·하동·산청·함양) 자치단체장협의회를 운영한 결과 결성해낸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은 좋은 사례다. 이 단체는 끈질긴 노력으로 지난 2006년 정부의 `지리산권 광역관광개발계획`을 이끌어내 지역 관광개발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고 있다.이명박정부가 추진했던 `5+2 광역권 개발사업`이나 박근혜정부의 `20개 중추도시권`을 축으로 하는 `지역행복생활권` 프로젝트는 장구한 세월 묶여있던 국민들의 협애한 소지역주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려왔다. 인접 지자체들끼리 경쟁의식에만 함몰돼왔던 지역발전 개념에서 벗어나 상생협력이 파생시키는 엄청난 시너지효과에 눈을 뜨게 한 중대한 변화였다. `해오름동맹`이 `더 넓고 더 깊게` 발전돼 상생번영을 위해 `따로, 또 같이` 나아갈 큰길을 꾸준히 닦아내길 소망한다.

2016-08-26

이것이 진정한 올림픽정신이다

남북한 선수들이 한때는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국제대회에 함께 입장했고 연합팀을 구성해서 `같은 편`이 돼 경기를 펼쳤으며 미녀응원단이 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좌파정권의 `막 퍼주기 효과`였다. 덕분에 DJ는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현금지급기·빨대효과`가 줄어들고 인도적 지원만 남게 되자 북의 태도는 험악해졌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열린 리우올림픽에서는 그래도 `핏줄의 부름`이 보여졌다. 여자 기계체조 이은주(17·강원체고)양이 북한의 홍은정(27)에게 다가가 함께 셀카를 찍는 장면은 사진기자들의 눈을 번쩍 띄게 했다. 이 선수는 고교생 답지 않게 해맑고 애띤 얼굴이어서 기자들의 시선이 모였고 그래서 이 `셀카 장면`이 충분히 찍혔는데 그 반향은 대단했다. 토비스 바흐 IOC위원장은 사진을 보고 “위대한 모습이다(great gesture)”했다. 이 선수는 비록 개인종합 53위로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이 셀카 한 장면으로 `역사적 장면의 주인공`이 됐다. “상황이 영웅을 만든다” 하지만 이 `위대한 몸짓`은 올림픽정신의 상징이 되었다.50m 권총사격 결선에서 한국의 진종오와 북한의 김성국은 금과 동을 따고 시상대에 나란히 섰다. 그리고 둘은 다정한 악수를 나눴고 진은 김에게 농담까지 건넸다. “너는 앞으로 이 형을 보거든 친한 척 해라” 이들의 우정에는 `남북한 악감정`같은 것은 없었다. 화합·평화·협력이라는 올림픽정신만 있을 뿐이었다.올림픽정신의 하이라이트는 여자 육상 5천m 예선에서 보여졌다. 뉴질랜드의 햄블린이 다리가 꼬이면서 넘어졌고 뒤 따르던 미국의 다고스티노가 걸려서 쓰러졌다. 먼저 일어난 선수는 그냥 달려가지 않고, 넘어진 선수를 부추겨 일어날때 까지 기다려주었고 한 선수는 무릎 인대를 많이 다쳐 절뚝거리며 달렸고 먼저 들어온 선수는 그를 기다려 서로 뜨겁게 부둥켜안았다. 평소 일면식도 없던 두 선수는 이로써 `올림픽 정신의 꽃`이 되었고 `내내 잊지 못할 친구`가 되었다. 이 둘은 `최고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다.올림픽이 어느새 `메달쟁탈전`으로 변해 심판 매수·순위 조작 같은 악취도 풍기지만 메달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리우 마라톤은 `정의 표현의 장`이 되었다.에티오피아의 릴레사 선수는 2위로 들어오면서 팔을 들어 X자를 그렸고 시상대에서도 그런 몸짓을 했다. 이 나라에서는 정부의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지난 7개월간 400여 명의 오르미아족이 희생됐는데 X자는 “인종차별 중지하라”는 항의였다. 그는 `정치행위`로 메달을 박탈당할 수도 있고 조국에 돌아가면 사형을 당할 수도 있지만 그는 박애라는 올림픽정신을 선택했다.

2016-08-25

민생정치 내팽개친 불임국회 안 된다

뭇 정치인들이 국회의원직에 그토록 목을 매는 이유가 `권력은 막강하고 책임은 없어서`라는 말이 있다. 요즘 국회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 말이 딱 맞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와 조선업 구조조정 청문회를 연계한 정치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서로 책임공방만 주고받고 있다. 여야를 불문하고, 총선을 전후해 쏟아냈던 `민생국회 `약속은 결국 표심을 노린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총 11조원으로 편성된 이번 추경 예산안은 긴급하고도 중요한 성격을 갖고 있다. 조선·해운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악화되는 민생을 지체 없이 구해야 하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과 민생안정에 각각 1조9천억·지역경제활성화 2조3천억·지방재정보상 3조7천억·국가채무상환 1조2천억원 등으로 그 내용에서 한가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 추경 예산은 중환자에게 투여하는 특수영양제처럼 투입시기를 놓치면 효력을 보지 못한다.국회는 이 같은 시급성을 인정하고, 지난 12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3당 원내대표 회의를 열어 22일까지 반드시 추경예산안을 처리키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갑자기 전 경제부총리인 최경환 의원·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등의 구조조정청문회 증인출석을 조건으로 내걸어 추경 처리를 미루고 있다. 발목잡기·고리걸기·바꿔먹기 구태정치 고질병이 또다시 도진 것이다.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이번 추경안이 여야 간 정쟁으로 끝내 무산될 경우 최대 7만3천개의 일자리와 0.318%포인트의 성장률 상승효과가 사라지게 된다. 서둘러 추경안 처리에 합의한다고 해도 계수조정 등 시간이 필요해 내년도 본 예산안에 대한 정부안의 계수조정이 지연되는 도미노현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구습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이번 추경 샅바싸움을 보면서 20대 국회가 또다시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는 한심한 불임국회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여소야대(與小野大) 구조로 바뀐 권력지형과 내년 말 대선을 의식한 선명성 경쟁, 그리고 한 치도 진화하지 않은 정치인들의 의식 등 모두가 걱정거리다.민주주의 국가에는 늘 여야가 있기 마련이니, 일정수준 정치적 힘겨루기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민생이 걸린 문제를 볼모로 여야가 극한다툼을 벌이는 것은 큰 잘못이다.집권당 골탕 먹이는 일에 빠져 곤경에 처한 민초들의 삶을 외면하는 야당정치는 혁신돼야 한다.고래싸움에 등터지는 억울한 새우들을 언제까지 이렇게 무시하고 방치할 건가.막강한 권력만 누리고 책임은 아무것도 지지 않는, 3류 정치를 지속할 요량이 아니라면 `민생정치`는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할 최고의 가치다. 생산성 높은 선진정치가 그립다.

2016-08-25

박세리 감독의 감성 리더십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박인비 선수가 여유 있게 우승한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훌륭히 이겼고 남편 남기협 스윙코치의 건실한 외조(外助), 그리고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뒷바라지 해준 박세리 감독의 정성이 모아진 삼위일체의 위력 덕분이다. 당초 박 선수는 손가락 부상으로 인한 난조 때문에 올림픽 참여를 망설였다. “국민의 기대는 높은데 성적을 내지 못하면 그 비난의 소리를 어떻게 감당하나. 불참하면 욕은 먹지 않겠지” 그러나 남편과 박세리 선배의 얼굴을 떠올리며 용기를 냈다고 한다.박 선수는 한 밤중에 남편과 함께 옥상에 올라가 스윙폼을 새롭게 다지는 훈련을 쌓았다. 항상 말 없이 무뚝뚝한 경주 사나이는 아내의 성공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했다. 골프선수에게 손가락 부상은 치명적이지만 스윙폼을 바꿈으로써 약점을 극복할 수 있었고 마침내 올림픽 출전을 결심했으며 우상처럼 존경하고 의지했던 박세리 선배가 감독을 맡으면서 `날개`를 달게 됐다. 한국의 여자골프 선수 중에서 `박세리 키즈` 아닌 사람이 없다. 우리나라가 IMF로 신음할 무렵 박세리 선수의 `맨발 투혼`과 `힘겨운 우승`은 수많은 박세리 키즈가 나올 원동력이 됐고 국민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용기를 주었다.한국 여자골프의 개척자 박세리 감독은 `골퍼로서의 어려운 과정`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박인비에게 `족집게 과외`를 시킬 수 있었다. 박 감독은 `언니 리더십`을 발휘했다. 가족처럼 어머니처럼 팀원들을 챙겼다. “우리 인비 밥 챙겨줘야 해”라며 직접 장을 봐와서 요리를 했다. 선수들의 식성을 알아서 박인비에게는 된장찌개와 제육볶음, 그리고 경기중에는 육포 등 간식을 준비했다. 선수들은 “집에서 엄마가 챙겨주는 집밥을 먹는 느낌”이라 했다.박 감독은 평소 “언니처럼 의지할 수 있는 우산이 돼주고 싶은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했는데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그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긴장감은 몸을 굳게 만드므로 긴장을 쉴새 없이 풀어주는 것도 `감독의 역할`이다. 그래서 실없는 농담도 건네고 유머로 웃기기도 했다. 부담감을 주는 잔소리나 주문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경기는 연습처럼, 연습은 경기처럼” “보기를 해도 괜찮아. 그냥 최선을 다하자”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조언했다.박인비가 여유 있게 우승하자 박 감독은 마침내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선수일 때 우승의 기쁨보다 지금의 감동이 훨씬 좋다. 감독으로서 최고의 순간이다”고 했다. 청출어람이 스승·선배의 최고 영광이 아니겠는가. 박 감독은`지도자의 보람과 영예`를 최대한 누릴 자격을 갖췄다.

2016-08-24

가뭄·폭염 속 물가급등, …추석물가 비상대책 필요

유례없는 가뭄과 폭염의 지속으로 농작물의 작황부진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지역을 비롯한 시중물가가 들썩거리고 있다. 특히 추석을 20여 일 앞두고 나타난 물가상승 추세는 추석물가 폭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물가폭등은 곧바로 영세민 등 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물가안정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 닥치고 있다.경북도 물가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당 2천257원이었던 배추가 올 8월 현재 588원(26%) 오른 2천845원(경북 평균)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산쇠고기도 지난해 8월 500g당 2만5천765원에서 3만2천원으로 상승(24%)했다. 8월 현재 경북지역의 배 1상자 평균 가격은 3만53원으로 지난해보다 2천419원(8.8%) 가까이 뛰었다. 산지 생육이 부진한 배는 출하가 시작돼도 상승폭이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폭염에 의한 양식장 피해의 여파로 수산물의 경우도 가격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의 집계도 다르지 않다. 22일 현재 시금치 1kg가격은 1만4천62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8.1% 올랐다. 최근 한 달 새 기준으로는 무려 136.1%나 치솟았다. 풋고추(100g) 가격은 1천192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2.7% 급등했고, 오이 10개 가격도 8천921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5% 올랐다. 미나리(1kg)는 14.3%, 붉은고추 (100g) 11.9%, 열무(1kg)도 11.3% 상승했으며 깻잎도 4.2% 올랐다. 이 같은 악재는 제수용품에 대한 가격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역대 정권마다 물가와의 전쟁은 좀처럼 성과를 내기 어려운 숙제였다. 이명박정부 시절엔 배추국장, 무국장 등 품목별 담당관까지 두고 물가 잡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박근혜정부도 직거래 등을 통한 유통 경쟁체계 도입과 양파, 무의 국내산 비축 추가 및 계약재배 확대방안 등을 담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을 추진해왔으나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천수답 농정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변화무쌍한 기후 때문에 작황량 예측이 번번이 빗나가다보니 치솟는 물가 앞에 속수무책이다. 기후 예측에 따라 작황량을 조절하는 등 세밀하고 과학적인 농정이 필요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주요 수급불안 품목에 대해선 저온저장고 등을 통해 정부 비축물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고, 중간상들의 폭리를 줄이기 위해 유통단계를 개선하는 작업도 더 속도를 내야 한다. 폭등기미를 보이고 있는 물가 앞에서 민초들의 삶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서민들의 우울한 명절나기를 보듬어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6-08-24

포항·경주 불량골재 유통… 대대적 점검 시급

지난해 말부터 불거져 나온 골재 파동 우려에 따른 불량골재 유통 문제가 심각한 양상을 빚기 시작했다. 포항과 경주지역 일부 레미콘업체가 바닷모래나 강모래보다 내구성이 떨어지는 마사(굵은 모래)를 콘크리트의 원재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마사를 사용한 구조물은 최악의 경우 강도가 절반 가까이 떨어져 건축물 안전에 치명타가 될 수 있어 대대적인 점검은 물론 품질기준 마련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지역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의 한 장석광산개발 사업장에서 채취·가공된 마사가 포항·경주지역 다수 레미콘 업체로 납품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사는 일반 모래보다 강도가 떨어져 콘크리트 골재로 부적합하지만, 이들 레미콘 업체는 일반 골재보다 1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마사를 수급해 콘크리트를 가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레미콘용 모래 부족현상은 계속 악화돼왔다.최근 전국적인 레미콘용 모래부족 파동으로 바닷모래나 강모래는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렵다. 반면 주로 조경용으로 사용되는 마사는 가격이 저렴하고 수급도 원활하다. 현행법에 `마사를 레미콘 골재로 사용할 수 없다`는 등의 명확한 규정이 없어 규정된 품질검사만 통과하면 마사 레미콘이 건설현장으로 쉽게 투입되는 게 현실이다. 공공연하게 알려진 `불량골재`임에도 사용을 제한할 근거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마사는 화강암이 풍화하여 만들어진 모래로서 굵은 입자와 미립자가 섞여 있으며 모래와 흙의 중간정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마사토(土)`라고 불리기도 한다. 입형이 거칠고, 미립분이 많으며, 암질도 강하지 못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마사가 골재로 들어간 콘크리트가 지역 건설현장으로 투입되면서 부실공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무엇보다도, 마사 콘크리트는 품질검사가 까다로운 관급공사보다 일반 건축물 공사 등에 건축주 몰래 쓰여 민간 건축물에서 치명적인 피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마사를 콘크리트 골재로 사용할 때는 강도를 높이려고 경화제를 첨가하는데, 경화제는 초기 강도만 높일 뿐 시간이 지나면 강도가 약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들은 단가를 낮추려고 경화제마저 적게 사용해 위험천만한 경우도 있는 실정이다.마사토는 화강암이 풍화돼 생성된 흙으로 물을 흡수하면 무너지기 쉬운 흙이다. 우수 골재 콘크리트와 불량 골재 콘크리트의 강도 차이가 무려 45%에 달해 지진이 나면 금방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있어 끔찍하다. 마사 콘크리트로 인한 우려는 결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즉각 전면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미비한 관련규정을 수정 보완해야 한다. 일단 집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2016-08-23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의미

1950년 6월 25일 새벽 3시 30분, 북한은 특수부대원 600여 명을 실은 1천t급 해군전단을 부산으로 보냈다. 우리 해군의 백두산함(PC-701)과의 해전이 개시됐는데 다음날 새벽 1시 38분에 북한함이 격침됐다. 대한민국 해군의 첫 전과였다. 북한은 탱크부대로 38선을 돌파하고 일본이나 미국에서 오는 물자와 병력을 저지하기 위해 해군전단을 부산에 보낸 것이었다. 북한 전함 격침과 낙동강·형산강 저지선에 의해 맥아더 사령부는 인천상륙작전을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영화평론계에도 종북좌파가 있다. 북한의 이미지에 흠집이 가는 6·25관련 영화에는 날을 세운다. `국제시장`에 대해서는 “술술 흘러간다. 그러나 술술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아니다”라 했다. `연평해전`에 대해서는 “130분 예비군 안보훈련용”으로 깎아내렸다. `인천상륙작전`에는 개거품을 물고 짖어댔다. “2016년판 똘이장군 이야기” “멸공의 촛불” “시대가 뒤로 가니 영화도 역행한다” “반공주의와 영웅주의로 범벅된 맥아더에 바치는 헌사”라며, 논평할 가치조차 없지만 “리암 니슨 이름 봐서 별 한개 추가”라면서, 평점 10점 만점에 2~4점을 주었다. 3류 액션물에도 안 주는 점수다.인천상륙작전은 인민군이 압록강 너머로 밀려간 `패전의 분기점`이었으니 북한으로서는 `원한의 일격`이다.종북 평론가들은 그 `북의 심기`를 읽고 `알아서 기었거나` `지령`을 받았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 국민정서는 이런 종북들에는 보조를 맞춰주지 않는다. 6·25를 소재로 한 영화는 다 성공했다. `태극기 휘날리며` `포화속으로` 등을 20대가 즐겨 봤다.영화 `인천상륙작전`은 그동안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던 비화(秘話)가 소개되었다. 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비밀첩보부대의 활약상이 묘사돼 있다. 우리 해군 첩보부대가 작전명 `X-RAY`를 성공시킨 것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그 외에도 이름 없고 군번 없는 `민간인 신분`의 대원들도 적지 않았다. 지금 생존해 있는 대원들도 있는데 그들은 아직도 자신의 신분과 역할을 숨긴 채 `잊혀진 사람`으로 지낸다.1950년 8월 13일 우리 해군은 17명의 첩보부대를 만들었고 인천에 잠입한 뒤 북한군의 해안포대 위치와 수, 병력 배치 현황, 상륙 지점의 지형 등의 정보를 수집해 맥아더 사령부에 보냈다. 이 때 캘로부대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 극동사령부 주한 연락처(KLO)인데 한국인으로 구성된 대북 첩보부대였다. 이 대원들은 적 치하에 있던 팔미도를 탈환해 등대의 불을 밝힘으로써 맥아더 함대가 들어올 길을 열어주었다. `인천상륙작전`은 큰 공을 세우고도 이름 없이 산화한 열사들에게 바치는 헌사인 것이다.

2016-08-23

`사드` 갈등 해결 물꼬… 서둘러 해법 도출해야

성주 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가 21일 사드포대 배치와 관련 국방부에 제3후보지 검토를 요구하기로 결정한 것은 민심분열의 종식을 기대하게 하는 청신호다. 그러나 한편 성주 내 제3후보지론이 등장하면서 불똥이 김천으로 옮아가는 등 일부 논란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사드 배치`문제를 놓고 더이상 갈등이 지속되고 국론분열 양상이 확대돼선 안 된다. 성주 투쟁위가 갈등을 종식할 논의의 물꼬를 튼 만큼 서둘러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김천민주시민단체협의회와 농소면·율곡동 사드반대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오후 7시 30분부터 부곡동 강변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사드배치 반대를 위한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700여 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에선 제3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의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제3후보지 검토를 지지하는 김항곤 성주군수와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국방부의 태도를 비판했다.앞서 성주 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는 지난 19일 열린 대책회의를 통해서 성산포대 사드배치 철회를 전제로 제3후보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드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이들과 제3후보지 검토로 입장을 선회하자는 위원들 간의 견해가 팽팽하게 대립했다. 제3후보지를 검토하자는 편은 사드배치 찬성 의견이 높다는 여론을 내세우며 국방부와의 협의를 주장했다.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대책회의에서 투쟁위는 일단 논의의 흐름을 `사드배치 철회`에서 `제3후보지를 검토` 쪽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투쟁위는 주말이었던 지난 20일부터 제3후보지 검토 안건에 대한 회의를 잇달아 열었으나 강경파들의 저지행동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투쟁위는 21일 결국 참석 투쟁위원 33명 가운데 23명이 제3부지 검토 건의안에 찬성함으로써 국방부에 검토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하루빨리 해법을 찾아야 할 이 문제를 놓고 인근지역인 김천지역까지 `반대`행동이 번지기 시작한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정치권이 사드를 정략적으로 이용할 복심을 얼비치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제5차 핵실험 조짐 앞에 우리가 이렇게 마냥 갈등양상을 만성적으로 덧내고 있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사드 문제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면서 중국의 오만한 내정간섭을 동시에 막아내야 하는 민감한 안보현안이다. 정부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사를 가다듬어서 더욱 솔직한 자세로 의혹과 불안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설득해나가야 한다. 생존권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국방`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어렵게 출구를 찾아낸 성주 군민들의 용단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하루빨리 슬기로운 해법을 창출해내길 바란다.

2016-08-22

유승민 IOC선수위원, 자랑스럽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에서 “한국 선수가 만리장성을 넘었다!” 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유승민(34) 금메달리스트가 이번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에 뽑혔다. 이번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투표로 선수위원 4명을 선발하는데 유승민은 전체 후보 23명 중 2위를 했다. `IOC위원`은 일종의 종신직이고 `선수위원`은 임기가 8년인데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질환으로 활동을 못 하고 문대성 선수위원은 리우올림픽 폐막과 함께 임기가 끝나니, 사실상 유 위원이 한국의 유일한 IOC위원이다.선수위원은 `스포츠 외교관`이다. 현재 98명의 IOC위원이 활동중인데 그 중 15명이 선수위원이다. 98명의 권한과 임무는 다 같다. 총회에서 결정하는 각종 사안에 투표권을 행사하고 동·하계올림픽 개최지를 정하고, 올림픽 종목을 결정하고 회원국을 방문할 때 IOC 파견 대사(大使) 대우를 받고,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다. 또 IOC총회 참석 시 회의 개최 국가로부터 전용 승용차와 안내요원을 배정받는다. 또 위원들이 투숙하는 호텔과 자동차에는 그 나라의 국기가 게양된다. 이것은 운동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임과 동시에 국가의 위신을 높이는 일이다.선수위원에 뽑히려면 `선거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그것도 도와주는 이 없는 외로운 고행이다. 출마자들은 공약 등이 적힌 유인물을 나눠줄 수 없고, 미디어를 통해 홍보를 할 수도 없다. 다만 SNS를 통해 한 표를 호소하고 참가 선수들을 일일이 만나 “내가 누구이며, 이번에 선수위원에 출마했으니 한 표 부탁한다”며 이름과 얼굴을 알릴 수 밖에 없다.줄곧 `발품`을 파는 선거운동이다. 유승민은 2004년의 금메달리스트이니 12년이 지난 지금의 후배 선수들이 그를 기억할 리 없다. 그러니 구구히 자신을 소개해야 한다.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고 거듭거듭 만나야 한다.유승민에게는 장점이 하나 있었다. 영어가 된다는 점이다. 영어권 국가에서 온 선수들이 많으니 절대 유리하고 불어, 독일어, 중국어, 일본어 등은 간단한 인사말과 자기소개말 정도만 익히면 된다. 유 위원은 그런 준비를 충실히 잘 했으며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도록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선수들을 만났다. “귀신은 경문에 막히고, 사람은 안면에 막힌다”는 속담도 있지만, 선거에서는 `인지도`가 최상이다. 그러나 선거란 역시 힘들다. 유 위원은 “올림픽 결승전보다 이번 유세가 더 어려웠다”고 했다.선수위원에 당선되면 바로 “식당을 무료 이용할 수 있는 카드”를 발급받는데, 그 점이 매우 기쁘다고 당선소감을 말했지만 한국 출신의 `유일한 선수위원`인 그는 명실공히 `한국의 스포츠 외교관`이다. 영광인 동시에 책무도 무겁다.

2016-08-22

새누리당 농·어촌선거구 개선책 추진 환영

새누리당 지도부가 농·어촌선거구 문제 해결을 위한 `선거구 획정` 대책기구 설립을 적극 검토한다는 소식이다. 지난 4·13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결정한 선거구획정에서 통·폐합된 9개 선거구의 대다수가 농·어촌선거구여서 국회의원선거구의 합리성이 크게 훼손된 상황이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목표달성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이 같은 모순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다. 새누리당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최고위원은 17일 최고중진연석간담회에서 농·어촌선거구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당에서 대책기구를 만들어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특히 4개 군에서 5개 군으로 늘려 묶은 강원도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구의 경우와 4개 군을 관리하고 있는 본인의 현실을 사례로 들어 지역구관리의 효율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강 최고위원의 이 같은 제안에 이정현 대표도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시했다. 이 대표는 매번 닥치면 또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는 일들이 많았는데 지금처럼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냉정할 때 선거구 문제를 포함한 이런 문제도 좀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체제를 상의해가면서 하겠다고 화답했다. 여당 지도부의 농·어촌선거구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확인된 만큼 정치권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4·13총선에서 경북지역의 경우 문경·예천이 영주와 통합됐고 상주는 군위·의성·청송과 합쳐져 기존 15개 선거구에서 13개 선거구로 줄어들었다. 그 밖에 경남지역이 2개, 부산·충남·강원·전남·전북 등이 각각 1개씩 선거구가 사라져 20대 국회에서는 농·어촌지역의 정치 대표성이 심각하게 위축된 상태다. 수도권 선거구는 번번이 늘리는 반면 농·어촌 선거구는 계속 줄여나감으로써 지방의 피폐를 부채질하고 있는 셈이다.그동안 국회에서는 대안으로 `농·어촌특별선거구`안이 끈질기게 대두돼 왔다. 인구기준 외에 선거구에 포함되는 시·군·구 개수 상한과 선거구 면적 상한을 정해 기준을 구체화하자는 설득력 있는 법안도 있다. 즉, 인구가 하한에 모자라더라도 자치단체 3개 이상일 때, 1개의 국회의원 지역구 관할면적이 지역구 평균 관할면적의 2배를 초과할 때는 무조건 독립 지역구로 인정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이 공감을 얻어왔다.농·어촌선거구 개선 문제는 여전히 2015년 2월 헌재가 제시한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편차 2대 1 기준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쇠락해가는 농·어촌지역의 정치 대표성을 축소하는 정치로는 결코 선진국가가 될 수 없다. 효과적인 균형발전정책으로 지방이 번영하도록 만들지 않고는 결코 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각성이 절실하다. 집권여당 새누리당의 혁신의지를 환영해마지 않는다.

2016-08-19

`얼 빠진 사람들`이 너무 많구나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 야당들이 트집을 잡는 것은 관행이다.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뤼순감옥`을 `하얼빈 감옥`이라 한 것은 착각이고 청와대 참모진들이 혼구멍 날 일이지만 “건국 68주년이 되는 올해 광복절”이라는 문구는 `얼빠진 소리`라 했다. 야권에서는“우리나라의 건국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때”라 주장한다.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는 주장은 반역사적·반헌법적 주장이며, 얼빠진 주장”이라 했다. 그런데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광복절 축사에서 “건국 50주년을 맞아 이를 기해 제2 건국운동을 펼쳐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리고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의 창립선언문에도 1948년을 정부 수립 및 건국 시점으로 명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1948년에 민주공화국을 세웠고 이 나라를 건설했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지냈다. 결국 그는 자기가 모셨던 주군(主君)을 “반역사적·반헌법적 얼빠진 주장을 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사람은 기억력이 좋은 줄 알았더니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북한은 정통성이 자기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남조선은 `건국`이 아니고 `정부 수립`을 한 것에 불과하고 북한만 `국가`로 건국했다는 것이다. 자기들은 `국가`고 남조선은 `일개 정부`다. UN은 국가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지 정부를 회원으로 하지 않는다.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하면, 그것은 건국이 아니라 `임시정부 수립절`이 돼버린다. 결국 북한의 주장과 엇비슷하게 맞아들어가는 것이다. 임시정부는 건국연도를 개천절로 했었다. 단기 2333년도가 대한민국 건국절이 되는 것이다. 지금 학계에서도 건국연도를 언제로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없다.더민주당의 한 의원은 대통령의 말에 대해 “호들갑을 떨지 마시라”하고 박 대통령이 당 대표를 할 때 “그년….”이란 막말까지 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반역사적 반헌법적 얼빠진 주장”이라 했다. 과연 누가 얼이 빠진 것인가.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정세현씨는 중국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결정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 실패”라 했는데 최근의 한 강연에서 “우리가 사드를 거부해서 미국이 경제보복을 하면 중국과 손 잡으면 된다” “주한 미군이 철수한다는 것은 공갈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미국을 멀리하고 중국 밑으로 들어가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버리고 사회주의체제로 가다가 종국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편입되자는 말인가. 얼이 빠진 사람들이 너무 많은 대한민국이다.

2016-08-19

노인 상대 사기꾼 왜 근절 안 되나

북한 예술단 공연을 사칭해 노인들을 유인, 건강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팔거나, 상조회 회원으로 가입시켜 돈을 갈취하는 사기상술이 전국적으로 날뛰고 있다. `평양 백두산 예술단` `북한 진달래 예술단`이라지만 다 `떳다방`식 영업을 하는 상조회사나 식품업체들이다. 또 광고포스터에 나오는 유명 배우들의 얼굴은 다 도용된 것이다. 실제 북한 예술단 출신 탈북민들로 구성된 `평양민속예술단` 관계자는 “우리 이름을 팔아 노인들의 돈을 뜯어가는 업체들에게 단원들의 얼굴사진을 쓰지 말라고 여러 번 항의를 했지만 소용 없었다”며 분개했다. 경찰이 제대로 단속만 해도 이렇게 `간 큰 짓`을 못 할 것인데, 사법당국이 적극적인 단속을 안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이 사기꾼들은 노인들을 모아놓고 “공연이 준비되는 동안 잠깐 들어보시라” 하고는 건강보조용품 선전을 시작한다. 난치·불치병을 문제 없이 고친다는 것이다. 병원에 70만원에 납품하는 것을 단돈 30만원에 드린다고 한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과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만병통치약 선전과 구입희망서 작성이 끝나면, 상조회사 임원이라는 자가 나와서 “월 1만원만 납부하면 장례비용이 해결된다. 상조서비스를 안 받더라도 동남아 크루즈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장광설을 풀어낸다. 공연시간이 1시간 30분이라 하지만 실제 20분도 되지 않는다. 물론 출연자들은 포스터의 얼굴이 아니다.이같은 사기상술이 전국을 돌며 노인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데, 단속은 소극적이다. “반짝 공연하고 사라지니 경찰서 차원에서는 단속하기 어렵다” 한다. 경찰관들의 부모도 이들의 `먹이`가 될 수 있는데, 왜 핑계만 대는가. 단속활동이 없으니 사기꾼들이 더 활개를 친다. 사법당국이 총동원돼서라도 이런 사회악을 근절시켜야 한다. 피해는 사기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부모 자식간 불화의 원인이 된다. 가정파괴범들이란 말이다.안동경찰서는 최근 인터넷 광고 물품 사이트에 중고휴대폰과 분유를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뒤 돈만 받고 물품을 보내지 않은 A씨(20)를 구속했다. 또 대구서부경찰서는 노인 상대 건강식품을 속여 팔아 수천만원을 챙긴 A씨(56)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건강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팔았는데, 노인 275명에게 원가 8만원 짜리 인삼제품을 25만원이나 받았다. 또 대구동부경찰서는 떳다방을 운영하면서 할머니들을 상대로 2만4천원 짜리 건강식품을 150만원에 판 8명을 붙잡았다.이 정도의 단속활동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건강한 신뢰사회를 위해서라도 사기꾼들이 멋대로 설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시민들의 신고정신도 깨어나야 한다. 건전하고 명랑한 사회는 시민 스스로가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2016-08-18

포항 중앙상가 장외경륜장, 신중한 결정을

포항 중앙상가 내 장외경륜장 유치를 둘러싼 지역 내 찬반 갈등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행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전국적으로 카지노·경마장·경륜장·경정장 등의 유치를 놓고 찬반갈등이 끊이지 않아왔다. 매번 세수증대와 경제 활성화에 필요하다는 주장과 도박풍토 조성으로 지역사회를 망칠 것이라는 우려가 부딪치고 있는 양상이다.포항 중앙상가 내 장외경륜장 개설 논란은 지난 5월말 창원경륜공단이 포항시에 의견 요청서를 제출한 이후 석 달째다. 포항 중앙동발전추진위원회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중앙상가 경륜공단 유치위원회`는 16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 956개 점포 중 238개 점포가 문을 닫는 등 도심 공동화로 심각한 중앙동의 생존권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같은 날 오후 장외경륜장 반대 기독교대책위 소속 19개 단체도 성명서를 통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장외경륜장 설치를 원천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특히 폐철도 부지를 이용해 대단위 주택단지가 인근에 추진되고 있으므로 장외 경륜장이 설치될 곳이 아니라는 반대 이유를 들기도 했다.우리나라 사행산업은 지난 1947년 올림픽 참가 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복권발행이 기원이다. 1994년 경마와 경륜, 2001년 스포츠토토, 2002년 경정·로또, 2003년 강원랜드 카지노 개장 등이 비슷한 시기에 몰리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2004년 부산경마장, 2005년 부산경륜장과 2006년 창원경륜장 및 장외매장이 경쟁적으로 생겨나면서 확대돼왔다.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2014년 발간한 `2013 사행산업백서`는 도박 산업이 `우울증·직장에서의 생산성 저하·범죄증가·가정 파괴·중독자 양산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주변 산업의 고용감소와 성장잠재력 약화·사회적 비용 증가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의 전 국민 기준 도박중독유병율(CPGI)은 2014년 5.4%로 영국(1.4%, 2012년), 호주(4.3%, 2011년) 등 외국보다 1~4%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 자료도 있다.장기불황과 공동화 현상으로 말 못할 고통을 겪고 있는 상가 주민들이 오죽하면 장외경륜장 유치까지 주장할까 헤아려보면 이해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1년여 가까이 사업의 타당성, 청소년에 미치는 부작용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고 그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그들의 주장이 참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시설이 일단 가동됐을 때 어떤 현상이 나타날 지는 그 누구도 쉽게 장담할 일이 아니다.오는 30일께로 예정된 공청회를 바탕으로, 포항시가 슬기로운 결정을 도출하기를 바란다. 사행시설 유치는 아무리 신중을 기해도 넘침이 없는 중대사다.

2016-08-18

가난한 사람들의 올림픽

영화 `시티 오브 갓`의 배경이 브라질 리우 파벨라이다. 가난과 범죄의 도시 이야기다. 그 파벨라 출신의 한 흑인 선수가 이번 여자유도 57㎏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하파엘라 시우바(24) 선수는 조국 브라질에 여자유도 최초의 금메달을 안겼다. 시상대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던 그녀는 “파벨라 출신도 꿈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줘 행복하다”고 했다. 인구는 180여만 명이고, 내전과 학살로 숱한 난민을 쏟아냈던, 동유럽 발칸반도의 작은 나라 코소보. 이 나라에서 온 여자유도 선수 마일린다 켈멘디(25)가 52㎏급에서 우승했다. 강국 이탈리아 선수를 꺾고 제일 높은 시상대에 올랐을때 모든 관중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코소보가 올림픽에서 따낸 최초의 금메달이었다. 승전보가 전해지는 순간 이 나라 국민 모두가 펑펑 눈물을 쏟았다. 켈멘디는 “우리는 비록 작고 가난한 나라지만 간절히 원하면 올림픽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했다.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피지는 럭비가 국기(國技)다. 공 하나만 있으면 다른 `돈 들 시설`이 필요 없는 운동, 이 나라 국민들은 `걷기 시작할 때`부터 럭비를 한다. 일본국민들이 스모시즌에 일제히 TV앞에 앉는 것처럼, 피지도 럭비경기 시즌에는 상점 문을 닫는다. 선수들은 다 생계수단을 따로 가진다. 경찰, 소방관, 호텔 벨보이, 농부 등등, 이 나라는 오래 영국의 식민지였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그 영국을 꺾고 럭비에서 금메달을 땄다. 감독은 영국인이었다. 벤 라이언 감독은 “조직력이 떨어지고 기본기가 약한” 피지팀을 조련시켜 팀워크를 강화하고 `작전 개념`을 주입시켰다. 피지 총리는 “피지는 세계지도에서 점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의 우승으로 세계인들은 그 점을 찾아보기 시작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귀국하는 22일을 `공휴일`로 선포하고, 355개 섬 전역에서 대대적인 축제를 열겠다”고 했다.이번 올림픽 개막식때 매우 특별한 장면이 연출됐다. 남태평양 작은 섬 퉁가에서 온 태권도 선수 파토푸아(32) 선수가 벗은 윗몸에 코코넛오일을 바르고, 상어이빨 목걸이를 걸고, 전통치마 투레누를 두르고, 고기잡는 작살을 든 채 선수단 7명과 입장했다. 인기 폭발이었다. “퉁가 정부가 20년간 국가 홍보를 한 것보다 네가 한 것이 낫다”하고, 영화사들이 접근하고, 일자리, 혼담도 나왔다.시리아, 남수단, 콩고,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도망나온 난민선수 10명은 메달이 전혀 없고 앞으로도 있을 가능성이 없지만, 남자유도 90㎏급 32강전에서 인도 선수를 이긴 것만으로도 `큰 감격`을 누렸고, 어떤 메달리스트가 받은 것보다 더 요란한 박수를 받았다. “그들은 참가에 의의가 있다는 올림픽정신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08-17

일본의 `독도편입` 허구성 또 입증

일본이 한국을 강제합병하기 전인 1905년 시마네(島根)현이 독도를 편입했다는 기존 주장과 배치되는 결정적인 내부문서가 발견됐다.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은 일본의`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자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마네현의 내부 극비문서 2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이 입수해 본지에 알린 문서에는 시마네현청과 현에 속한 오키섬 촌장이 주고받은 질의응답이 담겨있다.이 자료에 따르면 시마네현청이 1939년 9월15일 먼저 오키섬 촌장에게 “독도의 편입에 대해 묻겠다”며 편입 시기·편입 방식에 대해 질문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자 오키섬 촌장은 1939년 9월24일 문서 326호를 통해 “다케시마는 쇼와14년(1939년) 4월24일 편입했다”며 “촌 의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답변하고 있다. 이는 일본 측이 주장해온 독도편입 시기와 34년이나 차이가 나는 문서로서 그 시점이 대한제국 주권찬탈 이후임을 명백히 입증한다.일본은 그 동안 1905년 시마네현 고시 40호를 통해 독도 영유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해왔다. 일본은 독도가 한일 강제합병(1910년) 이전에 편입된 만큼, `무주지선점론(無主地先占論)`에 입각해, 국제법적으로 정당한 영토편입이라고 줄기차게 강변해오고 있다. 즉 1945년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한국에 반환해야 하는 영토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논리다.일본의 기존주장 자체만 하더라도 갖가지 모순과 무리한 궤변임이 입증된다. 우선 독도가 주인 없는 땅이었다는 전제부터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삼국사기·삼국유사에 신라장수 이사부가 우산국을 점령한 역사기록이 뚜렷하다. 특히 울릉도에 군수를 파견한 1900년 대한제국 칙령 41호는 당시의 독도 명칭인 `돌섬`의 한자식 표기 `석도(石島)`를 관할구역으로 명시하고 있다.뿐만이 아니다. 1904년 러일 전쟁 발발 당시 국제법은 주권이 없는 영토인 무주지를 편입하려면 주변국에 사전조회를 거쳐 국제적으로 고시하도록 돼 있었다. 그런데 시마네현 고시는 내부문서를 상징하는 `회람` 표시가 되어 있어 자기들끼리 돌려본 문서에 지나지 않음을 증명한다. 내부문서에 이웃나라 땅을 `우리 땅으로 하기로 했다`고 적어 돌린 기록을 가지고 자기네 영토라고 욱대기는 노릇은 개그프로에도 나오기 힘든 해괴한 망동에 불과하다.이번에 발견된 내부문서 역시 내부적으로 오간 서류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새롭게 발견된 문서에는 저들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결정했다는 날짜 1939년 4월 24일은 기존 1905년 설이 엉터리임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침략의 역사를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멀쩡한 남의 나라 땅을 침탈하려는 일본의 도발행위는 즉각 종식돼야 마땅할 것이다.

2016-08-17

폭염·가뭄이 행복한 사람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 할 만큼 세상은 불공평하다. 6·25가 터졌을 때 `때 만난 것`이 일본의 군수산업이었다. 군복·군화·철모 등을 우리에게 팔았다. 전쟁이 나면 건설업체들이 살판 난다. 다 부서진 후에는 건설사업이 진행되는데, 목재 철근 시멘트 등이 무한정 필요하다. 정부 여당이 실패해야 야당이 쾌재를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협치(協治)란 말이나 `정치동반자`란 말은 애당초 `허울 좋은 수식어`에 불과하다. 북극과 남극에서 썰매를 끄는 개들은 평소 고분고분하지만 주인이 다치거나 해서 힘이 빠졌다는 기미가 보이면 사정 없이 덤빈다. 정권 말기의 레임덕도 같은 이치다. “내 밥 먹은 개가 내 발 뒷축 문다”는 속담도 여기서 나왔다.폭염 속에서 서민들의 삶이 너무 고달프다. 산업·상업전기에는 없고 가정 전기에만 있는 `누진요금제`가 무서워서 에어컨을 제대로 켜지 못한다. 온열병으로 노령층들의 고통이 심각하다. 남부지방에는 그 흔한 여름 소나기 한 줄기 오지 않는다. 맞아들어가는 일기예보가 없다. 하늘을 원망하는 일도 지쳤다. 기우제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행복을 구가하는 공기업도 있다. 한국전력의 올 상반기 매출은 29조원 가까이 되고, 영업이익은 6조3천원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전력 생산원가는 줄었는데도 전기요금은 요지부동이다.한전은 과도한 이익으로 누진제 폐지 여론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 자회사들에 이익을 몰아준다는 비난도 받는다.전문가들은 “한전이 자회사에 지급하는 비용을 높여 한전의 막대한 이익 규모가 부각되지 않게 했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지난 6월 `글로벌 메가 트렌드 현장 교육`이라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직원 100명을 미국에 보냈고,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서 `클린카드`를 수차례 사용한 것이 자체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한전 직원이 2만380명인데, 법인카드는 1만3천365장이 발급돼 과다 사용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란 말도 들린다. 임원들은 성과급을 엄청 받는다. 서민들의 고통 위에서 행복한 돈잔치를 벌인다.“가정 전기만 누진제라니, 불합리하다. 아기를 키우는 가정이나, 노인들을 모신 가정들, 그리고 가난한 서민들은 어떤 고생을 하는지 아는가” 국민들의 요구를 정부 부처는 완강히 거부했다. `관공서 양반님`들의 귀에는 `개 돼지들`의 호소가 절대로 들리지 않는다. `누진제 완화가 불가능한 이유`만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30% 이상의 주주가 외국인이니, 그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는 `숨은 이유`는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 완강히 거부하다가 `대통령의 지시` 한 마디에 즉각 완화조치를 했다. `영혼 없는 공무원`들만 정책부서에 득실거리면서, 국민의 혈세를 축낸다. 납세자들이 불쌍하다.

2016-08-16

정치인 독도방문, `특별행차` 만들지 말아야

광복71주년을 맞아 여야 국회의원 10명이 독도를 방문했다. `국회 독도방문단`소속 의원 10명은 15일 헬기를 타고 오전 7시 45분께 독도에 도착했다. 현역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은 지난 2013년 8월 14일 이후 3년 만이다. 일본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통상적인 의정활동`이라며 방문을 실천한 의원들의 행동에 박수를 친다. 그러나 우리 땅에 우리 정치인이 가는 일이 특별한 뉴스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날 독도를 찾은 `국회 독도방문단`은 독도경비대를 격려하고 시설을 점검한 뒤 광복절을 맞아 독도를 찾은 독도사랑운동본부 회원 등을 만나 격려했다. 일본정부는 우리나라 여야의원들이 독도를 방문한 데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매우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의원들이 우리 영토에서 통상적인 의정활동 한 것인데 이것에 대해서 일본이 왈가왈부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현직 의원들이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3년 전인 지난 2013년 8월 14일 새누리당 김을동 당시 의원이 여성 당직자 30여명과 함께 찾은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2년에는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방문에 이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까지 독도를 잇따라 방문이 시도됐으나 실제로 성사된 것은 10여 차례에 불과하다.2011년에는 `독도를 지키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5명이 독도를 방문해 음악회를 열었고, 같은 해 8월에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3박4일간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해 직접 독도보초 근무를 서기도 했다. 2010년 7월에는 여야 지도부가, 같은 해 4월에는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이 우리 국회의장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찾았고, 2008년 7월에는 한승수 국무총리가 헌정사상 첫 독도방문 총리로 기록됐다.이밖에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지난 2010년부터 다문화가정 자녀들과 함께 독도방문 행사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달 25일 광복절을 앞두고 독도를 방문, 현지 시설물을 돌아보고 경비대원들을 격려했다. 문제는 정치인들의 독도방문이 일상행위가 아닌 마치 `특별행차`처럼 치러진다는 점이다.정치인도 우리 국민 중 하나다. 우리 국민이 우리 땅에 가는 일을 놓고 굳이 의미를 부여하고, 사전에 요란스레 발표까지 하는 행위는 모순이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독도 방문을 왜 `원님 행차하듯이` 요란스럽게 치러야 하는가 이 말이다. 일상적인 행위로 실행하면서 일본정부야 뭐라고 하든지 `헛소리` 취급하고 묵살하면 될 일이다. 정치인들의 시끌벅적한 독도 방문을 놓고, 일부에서 불거지는 `뉴스거리나 만들자는 얄팍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씁쓸하다.

2016-08-16

甲질·막장 공무원 아직 많다

경주시 한 면사무소 6급 공무원인 A씨(49)는 모 렌터카 직원에게 쇠파이프를 휘둘러 부상을 입혔다. 빌려간 차가 파손됐으니 변상하라는 업체 직원의 요구에 화가 났다는 것이다. 그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 출장을 신청했으나 면장이 불필요하다며 허락하지 않자, 무단결근을 했고 결근 첫날에는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으며, 주취상태에서 폭력을 행사했다. 경주경찰서는 그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조사중이고, 경주시는 그를 직위해제했으며, 경찰 수사에 따라 중징계할 방침이다. 음주운전, 음주폭행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공무원 신분을 가져서 안 된다.지난 5월 4일에는 의성군 간부 공무원 B씨가 명예퇴직 신청원이 빨리 처리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군수실 앞에서 주취상태에서 소란을 피웠고, 만류하는 사람을 주먹으로 쳐 3주 상해를 입혔다.같은 날 영주시 공무원 C씨는 대낮에 주택가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여성용 옷을 입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민망한 짓을 하다 주민의 신고로 검거됐다. 성도착증 같은 정신적 문제가 있는 공무원이 더러 있다.지난 4일에는 상주시 간부 공무원 2명이 부부동반으로 폐기물 업체 부부와 함께 2박 3일 제주도 `골프 접대`를 받았다. 뇌물이 분명하다. 그러나 상주시는 가장 가벼운 처분을 내렸다. 영덕군 공무원 D씨는 사전선거운동으로 경고를 받았다.공무원의 갑질과 군림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가벼운 처벌 탓이다. `제 식구 감싸기`가 일반화돼 있고, `모두 똑같은 입장`이니 누가 누구를 처벌하겠는가.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公僕)이라는 말은 교과서에나 있는 말에 불과하고 실은 행정권력을 휘두르는 지배자이다. 이런 공직부패를 막겠다고 김영란법이 만들어졌고, 9월 28일 발효되는데, 그 법정신이 제대로 발휘될지 의문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 풍토가 있는 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부산의 학교전담 경찰관과 여학생 사이의 성관계사건에서 이를 은폐하려 한 경찰 고위 간부 6명은 `서면경고`만 받았다. 서면경고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지도 않고, 인사고과에 벌점은 받지만 1년 후 소멸된다. 하나마나한 처분이다. 그런데 나머지 하위직 11명은 징계위에 넘겨진다. 이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나온다. “대어는 항상 그물을 뜯고 나온다”는 것이다.서울시 공무원 이모(56)씨는 건설업체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아파트를 상납받고, 고급승용차도 받았다. 물론 강요에 의한 뇌물수수였다. 그러나 이 범죄는 10년이 지난 최근 업체 대표의 신고로 들통났다. 검찰은 7억7천4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그를 구속기소했다.행정권력을 함부로 휘두르다가는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 공무원의 `신분보장`에도 제한이 가해져야 한다.

201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