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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시대정신` 제대로 읽어내야 부활한다

등록일 2017-06-13 02:01 게재일 2017-06-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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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자유한국당 유력 정치인들이 내달 초 전당대회를 앞두고 부활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의 유력정치인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한국당 전당대회는 지리멸렬의 늪에 빠진 보수정치가 되살아날 것인가 아닌가가 결정되는 분기점이다. 한국당은 이번 전대에서 시대정신의 요체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자유한국당의 모태는 민주공화당이다.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결국 박정희 장군의 5·16 군사쿠데타 이후 정변 주도세력에 의해 1963년 창당된 민주공화당을 만나게 된다. 공화당은 민자당·한나라당·새누리당이라는 이름을 거치면서 이 나라 권력의 중추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한국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8%까지 떨어지는 등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이렇게까지 추락한 원인은 주지하다시피 정권을 나락으로 밀어 넣은 `최순실 게이트`에 있다. 대다수 국민은 아직도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도덕적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무엇보다도 자유한국당이 탄핵정국 속에서 통렬한 자기반성이 있었다고 기억하는 국민들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대선 때 홍준표 후보가 24.03%의 득표율로 비교적 선전했다는 점을 위안거리로 삼는 듯하다. 조금만 더 잘하면 국민들이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 낌새다. 하지만 민심의 바다는 결코 그렇게 녹록지 않다. 24%의 미몽에서 깨어나 8%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국회에서 새 정부에 대해서 `비토` 일변도의 모습으로 가는 것은 국면전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허술한 논리에다가 공감할 만한 대안도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으로 민심을 얻을 수 있던 시대는 지나갔다. 부실한 정책을 조목조목 따지면서 대안을 제시해 국민들을 설득해나가는 성숙한 야당으로서의 새로운 위상 구축이 필요하다.

철저한 반성으로 도덕성을 재무장한 다음 통합과 혁신의 리더십으로 외연을 왕성하게 확장하는 것이 마땅히 나아갈 길이다. 혈혈단신으로 나서서 돌개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의 정책방향은 뜻밖으로 철저하게 `보수`다. 마크롱은 근무시간 증대·임금체계 개선·공공일자리 감축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 그가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청산` 구호와 유사한 `데가지즘(Degagisme·구체제 청산)`을 화두로 내세워 무려 `하원 77% 석권`이라는 기적을 일궈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결국 `보수주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개혁성`을 바탕으로 하는 설득력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자유한국당이 `개혁`을 기본으로 하는 시대정신의 새 지평을 찾아내길 기대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시대정신을 오롯이 읽어 민심을 폭발시킨 위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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