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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항시립교향악단, 태풍의 아픔 음악으로 위로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코로나19 상황 중 오랜만에 개최한 찾아가는 음악회가 성황을 이뤘다. 지난 24일 오후 7시 포항오천교회에서 열린 ‘포항시립교향악단 시민 위로음악회’에서는 1시간 동안 70명의 단원이 참여했다.이날 공연은 지난 9월 힌남노 태풍 피해지역 중 하나인 오천읍 주민들을 위로하는 음악회 형식으로서, 특히 오천교회와 오천읍에서 포항시에 요청해 성사됐다. 이날 오천교회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감상하려는 주민과 오천교회 신자 등 300여 명의 시민들로 가득 찼다.임헌정 포항시립교항악단 상임지휘자는 차이콥스키의 오케스트라 모음곡 4번‘모차르티아나’중 제3곡 ‘기도’,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로 연주회를 시작했다. 협연자로 참여한 오천지역 출신 클라리네티스트 정유라가 무대에 올라 베버의 ‘클라리넷 콘체르티노’를 연주했다. 협주곡으로 연주회의 분위기가 무르익자 서정적인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이 이어졌다. 객원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문지원 서울대 외래교수는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을 협연했다.연주회의 대미는 영화음악으로 장식됐다. 가족 단위로 연주회장을 찾은 주민들을 위해 ‘사운드 오브 뮤직’ 메들리가 연주됐다.앙코르 곡으로는 흥겨운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걱정 없이 폴카’가 연주됐는데 관중석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은 12월 6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비창’이란 주제로 열리는 올해의 마지막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2-11-27

대구가톨릭남성합창단, 오늘 정기연주회

천주교대구대교구 소속 대구가톨릭남성합창단(단장 성우용)은 28일 오후 7시30분 계산주교좌대성당에서 제8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이번 정기연주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태원 참사 등 우리 주변에서 뜻하지 않게 일어난 질병과 사고 등으로 희생된 이들과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웃에게 위로와 평화를 구하는 기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가브리엘 포레(1845∼1924)가 작곡한 ‘레퀴엠(Requiem)’을 테마로 선정한 이 날 정기연주회에서는 평화를 구하는 10여 곡의 성가가 함께한다. ‘죽은 이들을 위한 미사곡’으로 잘 알려진 포레 ‘레퀴엠’은 전체적인 음악이 부드럽고 온화하며 화성적인 미묘함과 표현의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죽은 이들의 자장가’라는 별칭도 붙어 있다. 대구가톨릭남성합창단 제8회 정기연주회 포스터. 포레의 ‘레퀴엠’은 특히 통상의 ‘레퀴엠’에서 드라마틱하게 연주되는 심판과 단죄보다는 용서, 희망, 평화, 사랑을 느끼게 하는 상냥한 위로의 감정을 담고 있는 곡으로 유명하다. 연주회는 테마인 ‘레퀴엠’을 통해 희생된 이들과 이웃에게 위로와 평화를 전하며 하루빨리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모아 진행된다.포레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레퀴엠’은 파리 마들렌 성당의 성가대 지휘자로 있을 당시 완성됐다. 단선율의 순수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포레가 동시대인들에 비해 얼마나 독창적인 사람인지를 잘 보여 준다. 원래는 다섯 악장으로만 구성됐으며 원래는 악기에 바이올린이 없었다. 포레는 1893년 작품의 규모를 조금 확대하기 위해 수정했고, 후에 다시 관현악으로 편곡했다. 대구가톨릭남성합창단은 지난 2005년 창단해 지금까지 7회의 정기연주회와 여러 차례 초청연주회 등 음악으로 봉사하는 순수 아마추어 남성 단원만으로 구성된 합창단이다.지휘에는 이정아, 피아노 임윤지, 오르간 김홍주가 맡으며 특별출연에는 소프라노 최민영, 바리톤 오승용, 가톨릭필하모니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한다.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성우용 대구가톨릭남성합창단장은 “힘든 이웃을 위한 위로와 평화의 연주회로 준비했다”며 “하느님의 은총으로 함께 위로도 받고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27

26일 ‘조희창의 음악 오디세이’ 인문학 콘서트 마지막 장식

(재)포항문화재단은 2022 인문학 콘서트 시리즈 ‘조희창의 음악 오디세이 책갈피 속의 클래식’을 오는 26일 오후 5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개최한다.‘조희창의 음악 오디세이’는 음악평론가 조희창의 해설과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의 연주가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로 지난해 총 3회 진행 시 조기 매진되며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총 3회차를 진행하였으며 11월 4회차 ‘책갈피 속의 클래식’을 끝으로 마무리된다.이번 ‘조희창의 음악 오디세이 책갈피 속의 클래식’편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재홍과 피아니스트 김정은이 출연해 쥘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1악장, 슈만-리스트의 ‘헌정’, 차이콥스키의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사라사테 ‘카르멘 판타지’ 등을 선보이며 문학 속에 담겨 있는 글귀가 음악과 어떻게 만나는지 음악평론가 조희창의 생생한 해설을 덧입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음악평론가 조희창은 현재 대전, 천안, 경주 예술의전당 예술아카데미 강사이자 공연전문지 클럽 발코니의 편집위원으로 글을 쓰고 있으며 바이올리니스트 임재홍과 피아니스트 김정은은 동아대학교 음악학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함과 동시에 왕성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조희창의 음악 오디세이’의 관람료는 전석 2만원으로 20~50%의 다양한 할인이 제공된다. 문화재단 유료 멤버십(프리미엄 포친스) 가입자는 30%(1인 2매)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매는 티켓링크 홈페이지와 전화 1588-7890으로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23

쇠붙이와 삶의 파노라마

포항의 대표 중견 사진작가 김훈(62)의 사진은 한 편의 담백한 파노라마 영화다. 세상과 세상의 생명 현상을 눈과 마음으로 다시 담아낸 이야기가 있는 영화 같은 사진이다.그 깊은 여운과 울림에 취해볼 수 있는 김훈의 사진전 ‘수려한 시절’이 오는 12월 11일까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 위치한 기획형 예술프로젝트 공간인 space298에서 열린다.지난 2019년 12월 아홉 번째 개인전에서 적외선 카메라로 담은 경주 계림숲의 느티, 회화, 버드나무 등 활엽 노거수 적외선 촬영 작품을 통해 사진예술의 쓰임과 역할, 영향력을 새롭게 향상해온 그는 이번에도 같은 맥락의 사진 160여 점을 선보인다. 그러나 이번 전시엔 나무 풍경 사진은 없다. 주로 포항의 주물 산업을 서정적으로 포착한 연작 시리즈다.김훈은 포항이 근대산업 도시이자 해양도시로 성장하는 발판이 된 주물 산업의 태동과 그 역사를 소재로 삼았지만, 사진에 나타난 모습은 고요하고 서정적이다. 작가는 예부터 포항의 해양 관문 역할을 해온 동빈항이 포항의 주물 산업을 상징한다고 보고 이곳 일대의 천봉특수금속의 주물 생산과정을 비롯해 철물공장 거리, 철물점 현황, 동빈의 폐선(廢船) 터, 목형과 목형이 주물로 탄생하는 제작과정 등을 컬러 사진에 표현했다.포항 주물의 역사와 생태계를 기록적 태도로 시작한 전시여서 기록 성격의 사진, 다큐멘터리 성격의 사진, 유형학적 접근 사진, 크리스탈 시간 미학적 이미지로서의 사진 등 다양한 사진 미학이 동원된 사진 작품들이어서 더욱 고요하고 심오하다. 이것이 곧 김훈 사진의 매력이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재)포항문화재단의 ‘2022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 시각예술 분야 집중지원에 선정된 프로젝트형 기획전시의 일환으로 촬영했다. 식민 이후 우리나라 독립 과정에서 포항이 근대산업 도시이자 해양도시로 성장하는 발판이 된 주물 산업의 태동과 그 역사의 현장을 앵글을 통해 되살려낸 것이다.그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동빈항을 둘러싼 다양한 주물 업체들의 파노라마로부터 철커덩거리는 철물들의 소리가 공명돼 퍼져나오는 듯 장엄하다. “단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상상력을 고무하는 작업”이라는 이상모 도시전략연구소장의 평대로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깊은 사색의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이다.김훈 사진작가는 1988년 풍경시리즈 ‘Landscape 1’을 시작으로 그동안 열세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2005년 동아국제사진전에서 최고상인 골드메달을 수상했으며 세계 3대 사진 공모전인 일본 아사히신문 주최 국제사진살롱에서도 3회 수상을 기록하는 등 포항의 대표 사진 예술가 중 한 명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23

문화축제서 나만의 취향 발굴하세요

(재)경주문화재단은 2022년 ‘파도파도’ 문화발굴터 참여자들이 주체가 돼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축제 ‘파도파도 생활문화페스타’를 오는 26일 오전 10시 경주 황성공원 타임캡슐공원 앞 광장 일대에서 개최한다. 재단은 지난해 8월부터 시민들이 새로운 취향을 발굴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 취향발굴 프로젝트 ‘파도파도 Digging Digging’ 문화발굴터를 운영하고 있다.이 생활문화페스타는 기존 문화발굴터 성격에 따라 ‘체험, 판매, 공연’으로 분야를 나눠 운영된다.시민이 직접 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참여함으로써 문화관련 사업장과 시민을 연결하고 생활문화 및 문화예술의 확산을 도모한다.경주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주체로 참여한다. ‘色(색)다른 만남’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이는 6팀의 공연과 각종 ‘생활문화, 문화예술’ 관련 클래스를 열고 상품을 판매하는 17개의 체험, 판매 부스가 설치될 예정이다.김규호 경주문화도시사업단장은 “경주시민과 생활문화 및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가 함께 만나 시민의 문화예술 취향을 발굴하고 경주의 생활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23

경주솔거미술관 ‘예술로 피어나’ 사업 추진

경주 솔거미술관이 지역 내 대학들과 산학협력을 통해 예비 예술인들의 창업과 지역정착을 위한 사회공헌사업을 펼친다.최근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적 특성을 활용, 지역을 상징하는 문화관광 상품개발을 통해 지역 내 문화산업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솔거미술관은 지역 내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경상북도, 경주시의 역사, 문화 등 지역의 정체성이 투영될 수 있는 캐릭터와 문화 관광 상품개발을 위한 ‘예술로 피어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예술로 피어나’ 사업은 경주지역에서 예술을 공부하는 예비 예술인이 대학 내 연구진의 도움을 받아 직접 디자인 상품을 개발·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을 통해 수익을 얻도록 하는 과정까지 지원한다. 이를 위해 올 연말까지 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연구용역과 제품 생산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판매에 들어가 그 수익금을 예비 예술인들에게 분배할 계획이다.솔거미술관은 이를 통해 지역에서 공부하는 예비 예술인들에게 직접 개발·생산한 창작물로 수익활동을 할 수 있는 창업의 기회와 함께 지역 예술인으로 정착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예비 예술인이 개발·생산한 디자인 상품들은 경주엑스포대공원과 솔거미술관에서 판매 되며, 지역 내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판매경로를 확대할 방침이다.이를 통해 지역 예술 시장 활성화뿐만 아니라 지역 풀뿌리 예술계의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솔거미술관은 기대하고 있다.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솔거미술관이 추진하고 있는 ‘예술로 피어나’ 사업을 통해 지역의 예비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로 자부심과 함께 지역에 정착해 예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지역 예술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23

글쓰는 요리사 박찬일이 말하는 한식의 매력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이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 셰프를 초청해 렉처콘서트를 연다. 도서관은 오는 24일 오후 7시30분 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서 ‘2022 렉처콘서트 한류, 세계의 중심이 되다’라는 제목의 강연을 개최한다.2022 렉처콘서트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한국 문화의 열풍에 대해 전문가의 강연을 통해 알아보고, 주제와 관련 있는 음악연주가 함께하는 북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박찬일 셰프는 ‘K-푸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다’라는 주제로 한식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글 쓰는 셰프’로 널리 알려진 기자 출신 주방장인 박찬일 셰프는 미슐랭 가이드의 빕 구르망에 선정된 ‘광화문 국밥’과 ‘로칸다 몽로’의 오너 셰프이자 ‘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 ‘노포의 장사법’,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등의 저자이며 tvN ‘수요미식회’등 활발하게 방송 출연도 하고 있는 인기 셰프이다.이번 렉처콘서트의 공연은 이음앙상블이 맡았으며 강연 사이 사이 클래식·영화·뮤지컬·오페라·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주할 예정이다.이음앙상블은 2014년 4월 서울 금호아트홀에서의 창단 연주를 시작으로 매년 학구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세종문화회관, 영산아트홀, 통영국제음악제 프린지콘서트 등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이번 행사는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문화행사신청 코너)를 통해 사전 접수를 받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22

내달 3일 ‘꿈의 오케스트라 포항 정기연주회’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2월 3일 오후 4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2022 꿈의 오케스트라 포항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꿈의 오케스트라 포항은 지난 4월 신규단원 추가 모집을 하고 5월부터 매주 수요일 3시간씩 악기 파트별, 합주 교육을 진행해왔다. 10년을 맞이한 이번 음악회는 단원들이 한 해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자리로써 ‘우리 안에 메들리’라는 주제에 맞춰 친숙한 곡으로 관객들과 공감대를 나누는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포켓몬스터 메들리’, ‘완다스 테마’, ‘마이클잭슨 메들리’ 등과 함께 올 연말을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캐롤 메들리’로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도록 편성됐다. 오케스트라는 최광훈 음악감독 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클라리넷, 플루트, 금관악기, 타악기 등 9개 파트 음악 강사, 아동 및 청소년으로 이뤄진 단원 46명으로 구성됐다.공연은 전석 무료로 사전 예매를 통한 지정좌석제로 운영되며, 예매는 포항문화재단 및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홈페이지를 통해 1인 4매까지 가능하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꿈의 오케스트라 포항은 음악교육으로 지역 아동과 청소년에게 꿈을 가져다주고 밝은 마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왔다”며 “정기연주회를 통해 시민들의 많은 격려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한편, 꿈의 오케스트라는 한국형 ‘엘시스테마(El Systema)’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하는 사업으로,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오케스트라 교육을 통해 상호학습과 협력, 사회성 등 다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 미래 사회를 이끌어나갈 구성원으로 키우는 교육프로그램이다. 현재는 전국 52개 기관이 운영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22

금관 쓰고 떠난 어린 영혼 발자취 따라

국립경주박물관(관장 함순섭)은 내년 3월 5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금령(金鈴), 어린 영혼의 길동무’특별전을 개최한다.금령총은 금관이 출토된 능묘 중 가장 작은 무덤, 허리춤에서 출토된 금령(금방울) 때문에 이름 붙여진 신라 능묘다.금령총은 일제강점기 조사를 완료했지만 유적을 새로 조망하기 위해 2018~2020년 발굴을 진행했다. 재발굴 결과 금령총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지름 30여m의 무덤으로 밝혀졌다. ‘금령(金鈴), 어린 영혼의 길동무’ 특별전에 소개되는 유물들. 1 금관. 또한 호석 밖에서 출토된 제기(祭器·제사에 쓰는 그릇)와 공헌물, 이를 담은 큰 항아리 등을 분석해 당시 제사의 모습도 복원할 수 있었다. 이러한 조사 성과를 총정리해 특별전에서 소개하고 그동안 감춰져 있던 유적의 가치를 새롭게 밝혔다. 전시는 △프롤로그 ‘금령총,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1부 ‘1924년: 금령총, 세상에 드러나다’ △2부 ‘내세로의 여정을 같이하다’ △3부 ‘2018년: 금령총, 다시 들여다보다’ △에필로그 ‘재발굴이 가져온 1천500년 만의 만남’ 등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됐다.프롤로그에서는 금령총을 둘러싼 기존의 인식을 소개하고, 금령총의 이름을 얻게 해준 작은 금방울을 선보인다. 1부 ‘1924년: 금령총, 세상에 드러나다’에서는 일제강점기 금령총 발굴품을 전시한다. 짧은 기간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열차 칸 1량을 가득 채울 만큼 많았던 당시 발굴품 중에서 엄선했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금관이 출토된 다른 무덤의 껴묻거리(副葬品)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점에서 금령총 무덤 주인의 신분과 권위를 엿볼 수 있다.2부 ‘내세로의 여정을 같이하다’에서는 무덤 주인이 누워 있던 관과 껴묻거리용 상자에서 확인된 유물을 소개한다. 금관(보물)과 금허리띠, 금가슴걸이, 금귀걸이, 금팔찌, 금반지 등 무덤 주인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을 복식품, 말 탄 사람 모양 주자(국보), 배 모양 그릇 등 무덤 주인을 위해 만든 각종 상형토기와 장식토기, 무덤 주인의 저승길에 동행자가 됐을 순장자들의 장신구 등으로 전시 공간을 꾸몄다. 또한, 재발굴 수습품인 흙 방울 소리로 만든 ‘토령가(土鈴歌·김신 작곡)’와 함께 저승으로 향하는 무덤 주인의 여정을 영상에 담았다.3부 ‘2018년: 금령총, 다시 들여다보다’에는 재발굴 성과와 이를 계기로 진행된 자연과학적 분석 및 복원 처리 결과를 담았다. 호석 외곽에서 확인된 수십 점의 제사용 큰 항아리와 그 안에 담겨 있었던 각종 공헌물, 소형 그릇 등을 소개한다. 특히 발굴 수습품으로는 가장 큰 말 도용도 주목된다. 복원 처리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말다래와 금동신발, 국내에서 발견된 가장 이른 사례로 추정되는 진주(珍珠), 금령총 일대의 고지형 분석 및 지하물리탐사 결과도 같이 공개해 다각도로 금령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1924년 발굴된 굽다리 긴 목 항아리 몸통과 2019년과 2020년 발굴된 굽다리 편이 결합된 사례를 통해 금령총 재발굴이 갖는 의의와 성과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간 금령총 조사연구를 집약한 이번 특별전과 함께 국립경주박물관은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박물관 특별전 ‘딸랑딸랑 금령총 이야기’도 동시에 개막한다. 내년 4월 16일까지 열리는 이 특별전에서는 금령총에서 출토된 대표 유물 5개를 미취학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체험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로 금령총의 역사적 의미를 넘어 무덤 안팎에서 출토된 다양한 껴묻거리와 제사의 흔적 속에 담긴 의미, 갑자기 가족의 품을 떠나버린 어린 영혼에 대한 부모의 슬픔과 염려를 헤아려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22

임지혜·김용재·손광락·김진홍·이강현‘ 제27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본상

삼일가족과 포항MBC가 공동 주최하는 ‘제27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수상자가 확정됐다.삼일가족과 포항MBC는 21일 제27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심사위원회를 열어 본상 5건과 특별상 1건 등 모두 6건의 개인 및 단체를 선정해 발표했다.본상에는 △봉사 부문 임지혜(사랑의 밥차 경상지부)·김용재(포항시평생교육지도자회) △참교육 부문 손광락(한의사) △문화예술 부문 김진홍(작가) △전통예술 부문 이강현(불교미술)씨가 각각 수상자로 뽑혔다. 특별상에는 포항시자원봉사동아리연합회가 선정됐다. 본상에는 400만원, 특별상에는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올해는 각 부문에 걸쳐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헌신으로 큰 귀감이 된 이들에게 본상을 수여하고 1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선행과 나눔을 실천해 아름다운 지역사회를 만들고 있는 170여 개의 포항 자원봉사 동아리 연합 단체인 포항시자원봉사동아리연합회에게 특별상을 수여했다.시상식은 오는 12월 12일 오후 6시 포항MBC 공개홀에서 개최되며 12월 중으로 포항MBC에서 방송된다.포항MBC·삼일문화대상은 향토기업인 삼일가족과 포항MBC가 지역 사회 각 부문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 준 개인과 단체를 시상, 격려하는 상이다. 지난 1996년 제정된 이후 올해로 27회째를 맞으며 지역 최고 문화상으로서의 전통과 권위를 이어가고 있다./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2-11-21

간송미술문화재단, 전시·강연 행사 ‘간송다담’ 운영

일제강점기 민족 문화재를 수집해 지켜낸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과 그가 수집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대구 수성못 윤선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이자 ‘훈민정음 해례본’, ‘미인도’,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다수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은 관람객들과 함께 우리 문화의 가치와 소중함을 공유하기 위해 다음달 11일까지 전시·강연 행사 ‘간송다담’을 운영한다. 내년 하반기 대구 간송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미리 간송문화재들을 더 자세히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간송다담’은 ‘차를 마시며 나누는 이야기(茶談)’라는 뜻과 함께 간송미술관의 ‘여러 이야기를 담았다(多談)’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간송 선생과 소장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기획됐다.행사 기간 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20건의 국보·보물을 교예본(정밀 복제본) 형태로 전시한다. 겸재 정선이 72세 때 그린 금강산 일대 진경산수화 시화첩인 ‘해악전신첩’, 신윤복의 풍속화 30작품을 엮은 ‘혜원전신첩’, 추사 김정희의 서예 작품인 ‘침계’ 등이 소개된다.간송미술문화재단은 행사 기간 화·수·목요일 하루 2회씩 간송과 간송미술관 소장품 관련 강연도 진행한다.자세한 내용은 간송미술문화재단 홈페이지(kansong.org) 공지사항을 참고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2-11-21

혼란의 시대, 다양성 모색한 작고작가 10인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오는 12월 17일까지 대구미술사 정립에 영향을 준 작고작가 10인을 재조명하는 전시 ‘2022 작고작가전 : 고요한 울림’을 연다.‘2022 작고작가전 : 고요한 울림’은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김기동, 김수명, 문곤, 박무웅, 박종갑, 신석필, 이묘춘, 이정희, 이향미, 정일 등 작고작가 10명의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이번 전시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을 중심으로 1910~1940년대 출생의 작고작가 10명을 통해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시대적 혼란과 서양화 도입 후 여러 양식의 과도기 속에서 지역 화단의 다양성을 모색한 작가들을 소개한다.김수명(1919∼1983)은 이인성을 비롯한 대구 서양화가의 향토적 표현기법에 영향을 받았으며, 어려운 시대적 상황을 내면으로 성찰한 작가다.신석필(1920∼2017)은 한국전쟁 이후 대구에 정착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단순화된 형태와 분할된 화면으로 표현했다.이경희(1925∼2019)는 국내 대표적인 수채화가로 사생에 근거한 속도감 있는 필치와 표현주의적 색채, 대담한 구도를 통해 현장감 넘치는 화면을 담았다.김기동(1937∼?)은 기성 화단의 권위주의에 반대하고 규격화된 조형언어를 거부하며 박무웅(1945∼1997)은 대구 구상미술계에서 시골의 풍물과 인물 등 토속적인 주제를 자신만의 미감으로 향토성 짙게 표현했다. 박종갑(1947∼2006)은 대구 미술계에서 본격적으로 추상운동을 확산시킨 ‘신조회’의 창립 회원으로, 색과 질감을 통해 비구상적인 화면을 구사했다.이묘춘(1942∼1997)은 한국 현대미술의 전환점인 ‘대구현대미술제’를 주최한 작가 중 한 명이며, 여백이 드러난 화면에 실제 파리떼가 앉아 있는 듯한 극사실적이고 세밀한 작업을 했다. 이향미(1948∼2007)는 색의 흘림, 반복 등을 통해 색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물성을 실험했다.대구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작고한 이후 자주 만나볼 수 없었던 작가들도 함께하여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대구미술의 흐름 속에서 기억해야 할 작가들을 되짚어보고, 이들이 남긴 예술적 울림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2-11-21

한양조씨 옥천문중 유물 ‘한자리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22일부터 내년 5월 28일까지 2022년 기탁문중예우홍보특별전 한양조씨 옥천문중 ‘빙옥처럼 깨끗하고, 화살처럼 곧아라’를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국학진흥원에 국학 자료를 기탁한 한양조씨 옥천문중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기탁자료의 소중함을 널리 공유하기 위해 마련하는 특별전이다.유교문화박물관 제2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영남 남인의 상징 옥천 조덕린(1658∼1737)으로 대표되는 한양조씨 옥천종택에 전해지는 고서, 고문서, 목판, 서화 등 2천여 점의 자료가 선보일 예정이다.지조와 절의로 상징되는 조덕린은 외가인 하회에서 겸암 류운룡, 서애 류성룡의 가학을 이어받았으며, 갈암 이현일의 학문을 계승했다. 문과에 급제한 이후 문장과 경학(經學)이 뛰어나 여러 관직에 부름을 받았으나, 대부분 사양하고 학문에 전념하고자 했다. 그는 영조 1년에 당쟁의 폐해를 논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유배됐고, 영조 12년에는 서원의 난립을 반대하는 소를 올렸다가 노론의 탄핵을 받고 다시 제주도로 유배를 가게 된다. 유배지로 향하던 길, 그는 강진에서 세상을 떠났다.조덕린의 죽음은 후손들에게 상당한 고통을 안겨줬다. 효성이 지극했던 아들 조희당은 출사하지 않고 고향에서 학문을 닦으며 후손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여생을 보냈다. 조덕린의 학문은 손자인 월하 조운도, 마암 조진도, 만곡 조술도 형제가 계승했다. 형제들은 모두 향리에서 학문에 정진해 선비의 사표로 이름을 떨쳤다.옥천 문중의 가학의 계승은 영양 주실마을의 다양한 공간에서 전해지고 있다. 조덕린이 주자의 창주정사(滄洲精舍)를 모방해 지은 창주정사는 창주잡영(滄洲雜詠)과 함께 전해지며, 조술도의 후학양성을 위해 지은 미운정(媚雲亭)은 만곡정사(晩谷精舍)로 계승되고 있다.조운도가 발의한 월록서당(月麓書堂)은 후진양성을 위해 인근의 한양조씨, 야성정씨, 함양오씨 등이 주축이 돼 건립했으며, 이곳에서 후진을 양성하며 주실 한양조씨만의 독특한 학문체계를 갖춰 나갔다. 또한 근기남인과의 교유를 통해 선진적인 학문의 폭을 넓혀 나갔다. 이후에는 개화사상을 수용해 근대교육을 실천하는 등 선구적인 학문 활동을 펼쳤으며, 개화운동, 의병운동, 독립운동 등을 견인하며 조덕린의 강직한 지조정신을 이어나갔다.전시는 ‘1부 한양조씨, 영양 주실의 문호를 열다’, ‘2부 옥천, 빙옥 같은 지조의 삶을 살다’, ‘3부 옥천의 신원을 위한 후손들의 끊임없는 노력’, ‘4부 누대에 걸쳐 지켜 온 옥천의 정신’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이번 전시에는 평소 만나보기 힘든 귀중 자료가 다수 전시된다. 옥천 조덕린의 1725년 상소의 초안인 ‘사면사간소’와 겸재 정선의 ‘금강산도’ 초본 7점이 최초로 전시된다. 특히 ‘홍재전서’는 30질이 간행된 극히 드문 귀중 도서로 조선 제22대 임금인 정조의 어제(御製)를 모아 엮은 문집이다. 여기에 조덕린에 대한 정조의 비답이 담겨 있어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이외에도 조덕린이 ‘이인좌의 난’ 때 영조로부터 하사받은 장검(長劍), 조덕린의 관복에 있던 흉배, 거문고 등 다채로운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혼란한 정세 속에서도 오직 나라를 위해 직언으로 소임을 다했던 조덕린의 모습은 큰 울림을 준다. 이번 전시를 통해 조덕린 선생의 빙옥같이 깨끗하고 화살처럼 강직한 지조의 모습과 그 뜻을 면면히 이어온 한양조씨 옥천 문중의 이야기를 통해 지조있는 삶의 가치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이번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기타 자세한 사항 및 관련 문의는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 누리집(www.koreastudy.or.kr/cfseum)또는 유교문화박물관(054-851-0800)으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21

“포항 흥해서 동학 최초 조직 ‘접주제’ 실행”

(사)동대해문화연구소(이사장 이석태)는 지난 18일 오전 11시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매산리에서 이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목 옆에 최초 동학을 조직한 곳이 매산리임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고 기념식을 가졌다. 흥해읍 매산리는 동학의 1대 교주인 수운 최제우 선생이 1862년 12월 동학의 기본 교단 조직인 접주제(接主制)를 최초로 실시한 곳이다. 신도가 늘자 각지에 접(接)을 두고 접주(接主)가 관내의 신도를 다스리게 하고 매산리 636-67, 50번지에 위치한 신도 손봉조의 집에서 처음으로 이뤄졌다. 접주제는 동학이 얼마나 쳬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포덕 활동을 펼치고 교세를 관리했는지 잘 알게 하는 증거다.이날 행사에는 동대해문화연구소를 비롯한 동학혁명정신선양사업단(단장 최인경) 관계자와 안병국·김종익·백강훈 시의원, 한창화·이칠구 경북도의원, 박용생 흥해읍장. 김선우 매산리 이장, 주민, 문화예술인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이석태 동대해문화연구소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159년 전 매산리에서 시작된 최초 동학 조직인 접주제를 실행한 것은 훗날 동학농민운동과 3·1운동, 독립협회와 독립운동, 상해임시정부를 거쳐 대한민국이 수립되는 단초가 되었고 그 출발이 이곳 매산리”라고 강조하고 “포항사람들은 자긍심을 가지고 이를 널리 알려야 될 때”라고 말했다.해월 최시형 선생의 사상 연구의 권위자인 윤석산 교수(한양대 명예교수, 작가)는 동학 최초의 조직인 접주제에 대한 기능과 의의에 관해 설명하고 “포항은 어느 지역보다 동학의 중추가 되는 곳이다.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적 뿌리였던 동학을 통한 인류사적인 정신이 발원한 지역으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20

“학생·교사 모두 웃으며 다닐 수 있어야 좋은 학교죠”

김민규 경상북도사립학교장회 회장 “교육 환경과 정책에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학부모, 교사뿐 아니라 현장을 잘 아는 학교장의 견해도 필요합니다. 경상북도사립학교장회는 달라지는 교육 환경에서 학생과 학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제안하겠습니다.”지난 6월 경상북도사립학교장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민규 포항예술고 교장은 교장회의 으뜸 역할로 교육부 정책의 미흡함을 채워주는 ‘보조자론’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예전에는 일반고에서 입시가 가장 중요했지만, 이제는 패러다임이 바뀌어 학생과 교원이 행복한 게 더 중요하다”며 “사립학교는 무엇보다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 언제나 찾아가도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는 편안함이 최대 장점”이라고 강조했다.지난 19일 김 회장을 만나 사립학교의 교육 환경 등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경상북도사립학교장회는 어떤 단체인가.△대한사립학교장회(중앙회)는 창립 100주년이 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교육단체다. 1919년 3·1만세운동 당시 민족교육에 앞장섰던 사립학교 교장들이 뜻을 함께해 창립한 단체로서 대한민국의 힘들었던 근세사와 맥락을 같이 하며 성장해왔다. 전국단위의 유일한 사립학교 간 조직이며 모든 사립초중고학교장이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광역시도별로 16개 지회가 설치 운영되고 있는데 경상북도사립학교장회가 여기에 속한다. 경상북도사립학교장회는 현재 도내 170여 개 사립학교를 회원교로 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본회 목적에 따라 사립학교 진흥 발전에 관한 일과 회원의 연수 및 복지, 또 학생 장학사업, 교육 도서 및 교육 자료보급에 관한 일 등을 추진하고 있다.-임기 2년 동안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지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상북도사립학교장회의 활동도 예외 없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6월 총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사립학교의 정체성 회복과 발전은 물론 회원들 간의 상호 소통과 친목 강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각 회원의 연수와 복지는 물론 회원 교를 대상으로 모범학생 표창 및 장학금 지원, 소속 교직원들에 대한 포상과 연수 확대, 각 지구별 인화 단결을 위한 협의회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추구하고자 한다. 특히, 사립학교의 존재가치와 정체성 회복에 역점을 두고, 미래 인재 양성에 있어서 다양성을 갖춘 사립학교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그 당당함을 키워갈 수 있도록 회원들의 역량을 모으고 유관 기관단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도록 하겠다.-지난 3월 개정 사립학교법이 시행되면서 교육 현장에선 사립학교의 정체성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연이은 사립학교법 개정이 획일적으로 사립학교를 통제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이번 개정사학법에 사립학교 신규교사 채용 시 공립 임용시험을 통해 선발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다.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특수성은 각 학교의 건학이념을 잘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는 적합한 우수 인재를 채용하는 데부터 시작한다. 사학비리는 당연히 형사처벌로 엄벌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학교의 문제를 침소봉대(針小棒大)하여 사립학교 전체의 인사권을 박탈하고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 개정된 법은 또한, 그동안 자문기구였던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를 심의 기구로 격상시키고 정당인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학운위가 심의기능을 갖게 돼 사안에 따라서 재단이사회와 서로 충돌과 다툼이 발생할 소지도 있다. 그리고 정당인의 참여 보장으로 혹여나 정치적 영향력이 학운위 의결과정에 작용한다면 그동안 지켜온 학교의 중립성과 순수한 교육적 이념이 침해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학 법인을 중심으로 지난 3월 개정사학법에 대한 위헌 심판 청구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이다.-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교육 환경 여건은 어떤 차이가 있나.△의무교육과 평준화 정책, 무상급식 등이 이루어지면서 교육 환경도 외형적으로는 ‘평준화’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교육 환경의 차이를 말한다면 가장 기본적으로 교원의 근무 형태에 있다. 아시다시피 공립학교 교직원들은 잦은 인사이동으로 학교와 학교가 속한 지역의 특수성을 빠르게 이해하기 어렵고, 중장기 교육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사립학교는 소속 학교의 건학이념에 따라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지역적 특성을 이해하고 연대하여 지속적으로 교육활동을 펼쳐 나감으로써 보다 안정감 있는 교육활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사립학교의 자주성과 특수성은 무엇인가.△사립학교는 공립학교와 달리 각 학교마다 다양한 건학이념, 설립목적 등이 명시되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그것을 특수성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특수성을 구현하기 위해 학교마다 그에 맞는 가장 적합하고 유능한 교직원을 채용하고 학생을 선발하여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운영하는 것을 자주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재정지원을 이유로 사립학교의 공공성 강화 목소리만 커지면서 사립학교의 자주성과 특수성이 희미해져만 가는 게 현실이다. 사립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은 국가의 ‘평준화 정책’ 시행으로 인한 수업료 동결에 따른 당연한 일이다. 지원되는 재정 모두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전적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교육 당국에서 무리하게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 등 사립학교의 다양성을 말살하고 획일적으로 공립화, 평준화 시키는데 매몰될 것이 아니라 자율성을 확대하고 지원하는 게 옳다.-사람들이 사학재단을 대부호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사학재단을 설립하지 않았으면 대부호가 되었을 것이다. 공교육이 전무했던 어려운 시절 교육 일념으로 자신의 거의 모든 재산을 출연하여 학교를 설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학 경영자들이 일을 다 해야 하고 일어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재단에서 전적으로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권에서 또, 언론에서 일부 사학에서 자행된 비리를 근거로 사립학교 전체를 사욕을 위해서 재단을 운영하는 잠재적 범죄자 집단으로 매도하고 적폐 청산 대상으로 이미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나라에서 사학재단 설립과 경영으로 부자가 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사립학교가 사회적 공기로서 공적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우리나라 사립학교는 이미 지나칠 정도로 공적 기능이 강조되어 운영되고 있다. 외국처럼 사립학교가 특정한 사람들만, 부유한 계층의 사람들만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사립학교가 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평준화 정책 아래 학생선발권 없이 학생들이 배정되어 국가교육과정에 준하여 운영되고 있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재정지원을 빌미로 정책 준수를 강요하고 따르지 않는 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을 제한함으로써 사립학교들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는 공적 기능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사립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이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인식을 바로 하고 지원을 더 강화해 나가야 한다.-김 회장이 그리는 바람직한 학교는 어떤 학교인가?△우리나라 교육 성장의 원동력은 어느 나라도 따라오지 못할 부모들의 교육열이다. 하지만 그러한 과도한 교육열로 인해 오로지 입시에만 매몰되어 교육의 정상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바람직한 학교란 ‘배우는 학생과 가르치는 교사가 모두 만족하며 웃으며 다닐 수 있는 학교’라고 생각한다. 교수학습 방식에서도 입시 위주의 정제된 지식을 잘 가르치는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학생들이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분별하고 얻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갈등이 첨예한 시대에 학교에 속한 구성원 모두가 서로 잘 소통하며 공동체 의식을 갖고 함께 나아가면 좋겠다.-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적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AI, 메타버스 활용 수업 등 교사들의 수업 방법과 유형에 큰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미래형 교실 수업 운영을 위한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실 수업 개선 역량을 속도감 있게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인문학(독서)교육을 강조하고 싶다. 인문학, 특히 고전을 통한 지식의 숲 안에 급변하는 단기적인 지식을 접목한다면 미래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인 사고가 일어나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대 간의 단절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 학생들이 올바른 지식을 분별하는 능력을 갖추고(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문해력)) 인문학과 서로 융합하여 새로운 창의적인 모델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미래 학교 교육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20

‘포항사람’ 해월 최시형 선생의 삶 조명

‘포항사람 해월 최시형 선생의 생애와 사상’ 강연회 포스터. (사)동대해문화연구소(이사장 이석태)는 오는 18일 오후 2시 포항시 복합문화센터 덕업관 3층 대강당에서 ‘포항사람 해월 최시형 선생의 생애와 사상’주제의 강연회를 개최한다.해월 최시형(1827∼1898)은 동학 2세 교주로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로부터 도통을 물려받아 조선 말 변혁의 시대에 동학을 민중 속으로 더 넓게 전포했다. 제3대 교주인 의암 손병희에게 교주를 물려주기까지 34년간 동학을 이끌며 동학농민혁명을 주도했다.주최 측은 최시형이 경주 출신으로 통상 알려져 있지만 포항이 길러낸 위인으로서 전국에서 드문 정신적 지도자였다고 한다. 외가인 경주에서 태어났지만 성장하고 활동한 곳은 포항 신광면과 흥해지역으로 신광면 마북리, 기일리, 검등골과 흥해읍 매산 일대에 해월 선생 유적이 실재하고 숱한 스토리들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강의에서는 동학 연구의 권위자로 이름 높은 윤석산(75) 한양대 명예교수가 해월 최시형 선생의 생애와 사상에 집중하는 내용으로, 특히 선생이 소년기 청년기를 보낸 포항에서 삶과 의미를 찾아갈 예정이다.윤 교수는 “해월 선생이 태어난 곳은 경주 황오리이지만, 고향은 포항이다. 본래 그 부친은 포항 사람이고, 어머니는 경주 사람이다. 우리나라의 통상적인 예와 같이, 출산을 친정에서 하기 때문에 어머니의 친정인 경주에서 해월 선생이 태어난 것이다”며 “포항에서의 삶이 바로 해월 선생의 전 생애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동학 교단을 전국의 조직으로 만드는 그 바탕이 되었다. 나아가 해월 선생이 펼친 사상의 중요한 근간이 되었던 것”이라고 말했다.해월 최시형은 젊은 시절 머슴살이 가운데서도 엄동설한에 포항 신광면에서 기계천을 따라 경주 현곡의 수운 최제우가 깨우침을 얻었다는 곳 용담정을 찾아가 공부와 득도에 심혈을 기울였다. 교주를 맡은 후에는 동학 경전을 집대성해 편찬했고, ‘경천(敬天)·경인(敬人)·경물(敬物)’로 요약되는 ‘삼경사상(三敬思想)’을 정립했다. 이는 3대 교주 손병희의 삼일운동 정신으로 이어졌고, 현행 대한민국 헌법에 고스란히 계승돼 있다.이석태 동대해문화연구소 이사장은 “이번 강연회를 통해 단군 이래 최대의 혁명으로 평가받는 동학농민혁명을 수행했던 최시형 선생에 대해 많은 시민들에게 폭넓은 이해를 전하게 된 만큼 그의 정신과 생애를 기리는 일에 포항시민들이 앞장서야 한다”며 “관심을 갖고 참석하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동대해문화연구소는 2017년 ‘포항시금석문해제’ 발간과 2019년 9월 연구논문집 ‘동대해문화연구’ 제14집을 발행해 지역 내에서 꾸준히 지역문화를 연구하고 지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날 강연에 앞서 오전에는 동학 최초 조직(접주제)을 갖췄던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매산리에서 해월 선생의 고손자 최인경 씨를 초청해 ‘최초 동학 조직 안내 표지판 설치·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16

친숙한 소재 연필·펜으로 이토록 다채로운 작품이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상임이사 이태현)은 경북대학교 북문 인근의 복합 문화공간 ‘청문당(靑文堂)’의 개관 1주년을 맞아 기획전시 ‘별책부록 : THE PEN’을 내년 2월 25일까지 개최한다.‘별책부록 : THE PEN’은 드로잉의 가장 기초적이고 친숙한 연필과 펜을 활용한 작품들을 선보인다.이번 전시는 연필과 펜이라는 친숙한 표현 도구의 위상을 깨닫게 하고, 참여 활동을 통해 관람자 또한 일상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연필과 펜으로 예술가가 돼 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했다.장석헌 작가는 펜의 기본적 사용법인 ‘글 쓰기’에서 출발한다. ‘self-portrait’(자화상) 시리즈는 언뜻 노이즈처럼 보이지만 세심히 살펴보면 정사각형의 칸에 배치된 깨알 같은 알파벳을 발견할 수 있다. 작가는 주변에 존재하는 예측 불가능한 언어를 선택적으로 취득하고 그것을 노동집약적으로 써 내려가는 작업방식을 취한다. 작가는 이 같은 방식을 통해 문자를 정보 전달 기능에서 벗어나 회화나 공예적 표현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한다.박미라 작가는 펜 드로잉을 영상을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발전시킨다. 의식과 무의식, 실재와 가상공간의 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불편하고 어긋난 상황으로 연출해 흑백의 드로잉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박미라 작가의 애니메이션 작품이 상영된다.감정을 연필로 그려내는 배소영과 박소현 작가의 작품 또한 관람할 수 있다. 배소영은 엉켜있는 나뭇가지, 중력을 거슬러 위로 자라는 나무, 땅에 뿌리를 박고 서 있는 나무에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고 나무의 표면에서 인간의 멍, 핏줄, 생채기를 떠올려 풍경에 인체를 겹쳐 보이게끔 만든다. 작가는 연약한 나무에서 생존의 강인함을 발견해내고 이를 인간의 생애로 확장한다.박소현은 조부(祖父)를 떠나보낸 후 겪게 되었던 혹독하게 몰아친 감정들을 드로잉 시리즈 ‘0’(2017∼2018년)으로 표현했다. 50여 점의 드로잉을 구성하는 선들은 각기 다른 감정들을 갖고 있는데, 어떤 선에선 속도감이 느껴지고 어떤 선은 잰걸음을 걷는 듯 여유롭다. 작가는 내적 움직임과 긴장 운동을 발생시키는 선을 통해 흐릿해지는 조부의 기억을 연필 끝에 담아 매번 다른 긴장 운동을 기록해 작품으로 표현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16

‘밤바다 동행자’ 등대 그 속에 담긴 소망은

오랫동안 아름다운 바다와 섬을 지켜온 등대…. 등대는 물질적인 해상시설일 뿐만 아니라 이미 해변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정신적인 상징물이다. 이름모를 항해자에게 밤바다의 동행자가 돼 주고 사람들의 풍부한 경험, 지혜, 사상 및 관념이 있어 바다와 사람, 해양과 그 밖의 세상을 연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돼 왔다.포항시 호미곶에 위치한 국립등대박물관(관장 오병택)은 지난 1일부터 12월 4일까지 등대박물관 2층 특별전시실에서 국영수 사진작가 사진전 ‘역사가 흐르는 등대와 우리 영해’전을 열고 있다.이번 사진전은 우리나라 영해의 시작점을 대외적으로 명확히 알리기 위해 설치된 영해표지 23곳 중 무인도 또는 절대보존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일반 국민들이 찾아가기 힘든 13곳의 영해표지 사진을 전시한다. 또한, 제주도의 재래식 등대인 ‘도대불’과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가거도등대’ 그리고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홍도등대’와 거센 파도로 유명한 맹골군도의 ‘죽도등대’ 등 역사가 흐르는 아름다운 등대 30곳을 담은 사진 작품을 선보인다.국영수 사진작가는 바닷가 마을에 사는 달중이의 시선으로 옛 등대의 탄생과 등대에 얽힌 소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고기잡이하며 살아가던 마을에서 도대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그 작은 등대에 담긴 마을 사람들의 마음은 무엇이었는지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거기에 담긴 공동체문화가 미래 세대에게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오병택 국립등대박물관장은 “세계 최대 규모인 등대 전문 박물관에서 개최하는 특별 사진전에 많은 분들이 찾아오길 바란다”며 “우리나라의 바다를 밝혀 뱃길을 안내하는 아름다운 등대와 바다 지킴이 영해표지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마음으로 느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16

대구서 국립부산국악원 ‘악가무 종합공연’

국악 문화를 영남권 전반에 확산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국립부산국악원의 악가무(樂歌舞) 종합공연이 대구를 찾아온다.국립부산국악원은 오는 26일 오후 3시 국립대구박물관 해솔관 강당에서 대구박물관의 ‘11월 문화가 있는 날 플러스’ 문화공연 초청 공연을 한다. 이 공연에서는 국악원의 대표적 레퍼토리 공연인 ‘Beautiful Korea, Dynamic Busan’을 선보인다.공연은 대금독주 ‘청성곡’으로 시작해 봄날 버드나무가지 위에 앉은 꾀꼬리를 형상화한 궁중무용 ‘춘앵전’이 무대에 오른다. 현전 판소리 다섯마당 중 음악적·문학적으로 가장 빼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 판소리 춘향가의 주요 소리대목인 ‘사랑가’와 ‘버꾸’라는 북을 들고 화려한 가락에 맞춰 춤을 추는 민속무용 ‘버꾸춤’, 아쟁으로 연주하는 민속기악 독주곡 ‘아쟁산조’가 이어진다. 세마치장단과 굿거리장단이 많이 쓰여 힘있고 활기찬 ‘영남민요’와 상모를 돌리며 여러 가지 대형을 연출해 시각적 요소가 두드러지는 민속연희 사물놀이 ‘삼도풍물가락’이 공연 마지막을 장식한다.국립대구박물관 누리집에서 17일부터 23일까지 사전 예약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공연 당일 취소표에 한해 선착순 현장 접수를 진행한다.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은 국립대구박물관 누리집(http://daegu.museu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2-11-15

위기 내몰린 한 씨네… “그래도 힘껏 달려야 해”

포항시립연극단이 올해 마지막 정기공연으로 연극 ‘굿바이 동대문운동장’(박훈영 작·연출)을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포항시청 대잠홀에 올린다. 연극은 부산의 유명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박훈영 연출자의 작품으로서 초연되는 창작극이다.박 연출자는 2007년 철거된 서울 동대문운동장 철거로 인해 벼랑에 내몰린 한 씨 가족의 일상을 통해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웃음과 애정으로 작품에 녹여낸다. 연극은 동대문운동장 철거로 인해 벼랑에 내몰린 한 씨 가족이 동대문운동장 철거를 막기 위해 애를 쓰다가 마침내 한 단계 성장하는 가족드라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우리 인생이지만 하루하루 각자의 자리에서 기본에 충실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주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2007년 봄 80년의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최초 1호 운동장 서울 동대문운동장 철거 발표가 시작된 시점부터 2008년 봄 동대문운동장 철거공사가 끝나는 시점까지의 이야기로 진행된다.포항에서 서울로 올라와 동대문운동장이 내려다보이는 달동네 서울 창신동 다세대주택 1층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한 씨 가족의 가장인 ‘한구석’은 동대문운동장 시설관리팀에서 근무하며 성실히 살아간다. 그러던 중 소문으로 떠돌던 동대문운동장 철거가 가시화되면서 아빠 한구석은 실직 위기에 놓인다. 꿈의 무대를 잃게 생긴 고교야구 선수 아들 한복판, 동대문야구장 마지막 경기에서 가수로 데뷔하는 딸 한나라, 동대문축구장(풍물벼룩시장)에서 김밥을 팔고 있는 엄마 양필숙을 비롯해 평온한 일상을 습격당한 한 씨 가족은 삶의 터전인 서울 동대문운동장을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데….작품의 객원 연출을 맡은 박 연출자는 앞서 2018년 4월 가족 3팀이 7박 9일의 일정으로 스페인 패키지여행을 떠나 여행 도중 일어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작품 ‘클로즈업’으로 포항시립연극단과 함께 포항시민들을 만난 바 있다. 박 연출가는 그간 ‘가카가 오신다’, ‘나는 채플린이 아니다’ 작품으로 부산연극제에서 연출상과 희곡상을 비롯해 5관왕을 두 번이나 차지했으며, 관객들이 쉽게 공감하면서 재미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연출하고 있다.박훈영 연출가는 “포항시립연극단 단원들이 설레고 의욕이 넘치는 자세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굿바이 동대문운동장’으로 일상에서 힘들고 지쳐있을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공연 시간은 17·18일 오후 7시30분, 19일 오후 4시. 입장료는 전석 5천 원(20인 이상 단체, 장애인, 경로우대 3천 원 증빙서류 필히 지참)이며 예매는 티켓링크(☎1588-7890)에서 구매가 가능하고, 당일 잔여석에 한해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공연 문의는 포항시 문화예술과(☎270-5484)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15

‘당신은 행복한가요?’ 테라코타 작가 허용호 개인전

중도장애인들이 겪는 고통을 명상으로 극복하며 테라코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허용호 작가의 개인전 ‘우리, 잘 살고 있는 걸까?’가 오는 20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열린다.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허 작가는 2022년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후원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평소 허 작가는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팬데믹 등에 많은 관심을 쏟으며 인간과 환경, 노동을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도 작가가 지닌 현실 비판적 인식의 밑작업에서 시작됐고 그러한 가치관을 예술의 다양한 분야와 기법을 통해 작품으로 선보인다.테라코타와 디지털그림, 카툰으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허 작가가 자유롭게 예술 분야를 넘나들며 주제를 폭넓게 관찰하는 시선을 바라볼 수 있다.또한 소재나 기법에 상관없이 작품의 함축된 내용에 따라 전시가 세 파트로 분리돼 ‘당신은 행복한가요?’, ‘우리가 사는 법’, ‘아름다움, 유지될까요?’를 통해 관객들은 작가의 내면을 고스란히 바라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특히 테라코타로 제작된 작품 ‘소와 여인’, ‘아이와 강아지’, ‘나무와 인간의 공존’에서는 허 작가 본연의 독특하고 따뜻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허 작가는 “환경단체, 장애인단체 등에서 활동하며 부조리한 현실과 가장 근접한 곳에서 예술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이면을 표현하기에 거칠지만 부드러운 이중적 흙의 속성이 나의 예술적 소재와 잘 맞다”면서 “내가 속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2-11-15

영남대 제41회 국악 정기연주회 개최

영남대가 22일 화요일 오후 7시 30분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그랜드홀에서 ‘영남대학교 개교 75주년, 국악 전공 설립 40주년 기념 제41회 국악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국악 연주회는 영남대 개교 75주년을 맞아 25만 동문을 비롯해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함께 전통 문화예술을 공감할 수 있는 문화 나눔의 하나로 기획돼 무료 초청공연이다. 연주회를 주관하는 영남대 음악과 국악 전공은 1982년에 창설되어 40년간 지역 문화발전에 이바지한 수많은 동문을 배출하고 대구·경북의 전통 문화예술 발전에 역점을 두고 신진국악인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100여 명의 연주단을 구성해 대규모 편성의 국악 관현악곡을 비롯해 영남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오는 영남가야금앙상블, 영남해금앙상블이 특별 공연을 선사한다.  또 영남대 동문인 부산대 한국음악과 이정호 교수의 헌정작품 국악관현악 ‘기억을 걷다’가 처음 선보인다. 이번 연주회를 기획한 영남대 음악과 박소현 학과장(국악전공)은 “오랜 전통과 역사가 존재하는 국악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은 곧 지역사회에서 문화공동체적 가치를 드높이는 일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 공연이 우리의 전통 문화예술을 지역민들과 함께 공유할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2-11-15

‘포항12경, 사계로 만나다’ 주제 포항시낭송회 첫 정기발표회

시가 좋아서 시를 품고 보듬으며 시낭송 문화를 선도하는 포항시낭송회(회장 김일란)의 첫번째 시낭송 정기발표회가 늦가을의 국화향기처럼 소담스레 피어났다. 최근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이장식 포항시 부시장, 류영재 포항예총 회장, 시 동호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회 시낭송 정기발표회’는 기북면 출신 오낙률 시인의 시로 여는 ‘포항12경, 四季로 만나다’를 주제로 성황리에 열렸다.장임순 국악인의 전통춤(강선영류 태평무) 오프닝 초청공연으로 시작된 시낭송 발표회는 오낙률 시인의 ‘포항12경’ 근작시를 봄의 향연, 여름의 축제, 가을의 심연, 겨울의 서정으로 테마별 특색을 살린 영상과 조명을 곁들인 시낭송, 시극, 피아노 연주와 성악으로 펼쳐지면서 중간중간에 기타와 오카리나 축하연주가 더해져 시종 다채롭고 푸짐한 레퍼토리로 진행됐다.특히 정하엘·조하은(송곡초등 4년) 학생의 ‘밤하늘’ 시 합송과 서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수옥·임현정 시낭송가의 초대낭송, 수화를 곁들인 시낭송 등은 ‘포항12경’을 다양하게 알리며 시낭송의 정겨움과 맛깔스러움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포항시낭송회 김일란 회장은 인사말에서 “코로나19의 장기화와 태풍피해로 인해 힘들어하는 포항지역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자긍심을 높이고 포항의 문화관광 인프라를 대내외적으로 알리고자 포항 12경을 주제로 발표회를 마련했다”며 “시의 행간에 날개를 달아 낭송으로 피우는 꽃길이 더욱 아름답고 화사하게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포항시낭송회는 시의 향기로움을 아름다운 목소리로 전하며 시낭송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시낭송가 단체다. 26명의 회원들은 매월 모임을 갖고 1~2편의 시를 낭송하고 교류하고 있다. 또한 각종 행사에 초청받아 시낭송 재능기부를 하는 등 시낭송 나눔으로 문화 발전과 사회봉사로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14

깊어가는 가을, 클래식 향연 속으로

가을은 클래식을 감상하기 좋은 계절이다.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가 풍성하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이 드보르작을 연주하고 대구시립교향악단은 피아니스트와 협연하는 무대를 선보인다.△포항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포항시립교향악단이 오는 17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92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이번 연주회에는 ‘프라하의 향수’라는 타이틀로 임헌정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드보르작 ‘교향곡 제8번’과 ‘첼로 협주곡’연주로 깊어가는 가을밤을 수놓는다.체코 음악 거장 안토닌 드보르작(1841∼1904)은 관현악과 실내악에서 민속 음악적 작풍을 잘 담아낸 감성적인 선율로 사랑받고 있는 19세기 후기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다. 무한하게 샘솟는 음악적 재능을 지닌 작곡가로 칭송받았다. 미지의 신세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평생 고향 보헤미아(체코 서부지방)의 정체성을 지키려 했던 그는 체코 민족의 정서가 깊이 배어있는 음악으로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다. 50세가 되던 1891년에 미국 뉴욕내셔널음악원의 원장이 되며 체코에 대한 그리움과 인디언 음악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융합해 작품을 만들었다.음악회 첫 무대는 첼로 협주곡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작품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로 시작한다. 드보르작은 최고의 걸작을 미국의 뉴욕내셔널음악원장으로 재직 중인 1892년에서 1895년 사이 남겼는데 그 중 한 곡이 이 첼로 협주곡이다.거룩하면서도 끝없는 인류에 대한 연민이 서려 있는 이 작품은 어떠한 불가능도 없다는 듯이 난해한 테크닉을 수시로 구사하고 있지만, 적재적소에 사용돼 전혀 과장된 느낌을 갖지 않는다.이어서 두 번째 무대는 ‘교향곡 제8번’으로 드보르작의 9개 교향곡 중 9번 ‘신세계’ 교향곡 다음으로 자주 연주되는 곡이다. 이 곡은 그의 교향곡들 중 가장 체코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보헤미아 민속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해 마치 보헤미아의 시골길을 걷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포항시향과 협연할 첼리스트 이정란은 화려한 기교와 시적이고 감각적인 서정성이 돋보이는 연주자로 평가받는다. 윤이상국제콩쿠르 1위를 비롯해 파블로 카잘스 콩쿠르 로스트로포비치 파운데이션 특별상(최고 유망연주가상), 루토슬라브스키 콩쿠르 특별상 등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고, 프랑스 국립루아르교향악단, 서울시향 등 세계적인 악단들과 협연한 경력이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수석을 역임했고 현재 연세대 객원교수로 재직중이다.△대구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대구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8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제489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고, 피아니스트 이진상이 협연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으로 깊어가는 가을의 쓸쓸함과 낭만을 더해줄 예정이다.1부에서는 ‘카리스마를 겸비한 지적인 음악가’로 호평받은 피아니스트 이진상(41)의 협연으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을 들려준다. 1805년부터 1806년에 걸쳐 완성된 이 곡은 베토벤의 전작과 달리 밝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지녔다. 관현악 편성만 놓고 보면 이전의 베토벤 협주곡과 큰 차이가 없지만, 관현악법과 피아노 기법은 전작에 비해 발전적이고, 특히 피아노의 부드러운 낭만성과 거장적인 면모를 모두 볼 수 있다.이진상은 2005년 쾰른 국제 피아노 콩쿠르와 2008년 홍콩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비롯해 2009년 스위스 치리히 게자 안다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또 피아노 소리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 숨겨진 가능성을 찾아내기 위해 피아노 제작을 공부하고, 스타인웨이 함부르크 본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2018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임용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2부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여섯 작품 중 가장 인기 있는 ‘교향곡 제5번’이 장식한다. 화려한 선율과 극적인 진행으로 교향곡의 묘미를 극대화했고, 독특한 민족적 색채가 두드러진다. 이 곡을 만들 1888년 무렵 차이콥스키는 인생의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극심한 우울증으로 고통받았다. 서유럽을 떠돌던 긴 방랑 생활을 마치고, 오랜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불과 몇 개월 만에 이 곡을 완성해 자신의 지휘로 초연했다.줄리안 코바체프 지휘자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쓸쓸하지만 아름답고, 슬프지만 열정적인 두 거장의 작품을 준비했다. 베토벤이 들려주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깊은 대화에 귀 기울이고, 차이콥스키가 보여주는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클래식 명곡과 함께 사색의 시간을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14

이고르 레비트 대구 온다 16일 첫 ‘피아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러시아 태생의 독일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35)는 유럽 무대에서 주목받는 젊은 연주자다. 그가 대구를 찾는다.대구콘서트하우스가 명연주시리즈로 마련한 ‘이고르 레비트 피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지난 2017년 한국 방문 이후 처음으로 대구를 찾는 이고르 레비트는 이번 무대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7번 ‘템페스트’, 제8번 ‘비창’, 제25번, 그리고 제21번 ‘발트슈타인’을 연주한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중 널리 사랑받고 있는 작품들로 레비트는 “연주할 때 즐거움을 주는 곡들이자 관객들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연주곡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마지막 곡인 ‘발트슈타인’은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엄청난 사운드를 담아낸 작품으로서, 레비트 특유의 냉철하고도 신선한 해석을 기대할 수 있다.이고르 레비트는 뚜렷한 음악적인 색채로 동세대 어떤 연주자들보다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연주자이며 다수의 공연과 음반을 통해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가고 있다.특히 그의 특기인 베토벤 연주는 절제미가 있는 동시에 자유롭고 사색적인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가 2019년 소니 클래시컬을 통해 내놓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앨범은 이듬해 도이치 그라모폰이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상과 오푸스 클래식상 등을 수상했다. 이후 세계적 권위의 음악축제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과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며 이목을 끌었다.그는 2005년 루빈스타인 콩쿠르에 최연소 참가했으며 2위뿐만 아니라 청중상, 실내악 연주상, 현대음악 연주상까지 받으며 일찍이 두각을 드러냈다. 최근까지 베를린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 데뷔 무대를 가지고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전 세계를 무대로 뛰어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13

“나뭇결에는 삶의 애환이 농축되어 있죠”

서각 명인 강대욱 서각가 “일상득취(日常得趣·일상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누린다)하며 붓과 망치와 서각도로 작품에 매달린 지 30여 성상이 지나서야 이 서각을 통해 고요함을 얻는 방법이 갑골자 정(靜)에 담긴 것처럼 작업에 집중하면 삶에서 중요한 정(靜)을 얻게 됨을 알았습니다.”포항의 대표적 서각가 소봉 강대욱(68)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이수자이며 (사)한국예총 한국예술문화명인 서각 선임명인이다.강대욱 명인은 “서각은 자아 회복의 의미가 큰 예술”이라고 전제하고 “문자의 입체적 표현으로 새겨진 글귀를 통해 뜻을 생각하며 깨달음과 새롭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새김질”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그를 만나 작가로서의 삶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소봉(素峰)이라는 호의 의미는.△‘흰 봉우리’라는 뜻으로 흰 눈 덮인 산을 보며 자적하며 마음을 다스리라는 의미다. 조용한 가운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정진해가라는 뜻으로 구룡 박정만 선생님이 지어주셨다.-서각(書刻)을 설명한다면.△글 서(書) 새길 각(刻), 글을 새긴다는 뜻으로, 국가무형문화재 106호로 지정된 우리의 전통예술이다. 통일신라시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나 고려시대 팔만대장경판 같은 경우가 인쇄문화이기 때문에 서각의 원류는 인쇄술이라고 본다. 현재는 현판이나 주련 제작과 좋아하는 글귀를 새기고 재현하는 장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서각 작가로서 보는 ‘나무’의 의미는 특별할 것 같은데?△나뭇결에는 인간처럼 생명의 리듬, 삶의 아픔과 기쁨, 한숨과 웃음과 같이 그 삶의 애환이 농축되어 있다. 인고의 세월 흔적인 나뭇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음각과 결의 입체감을 나타내는 결새김의 바탕 처리를 통한 양각 작품으로 음과 양의 조화로움을 결새김함으로써 나무의 생명을 불어넣어 함께한다.-재료로 즐겨 쓰는 나무는 무엇인가. 또 그 외의 오브제는?△우리나라 잡목을 많이 사용한다. 나뭇결이 나타나는 작업을 많이 하기에 느티나무, 회화나무, 가죽나무, 대추나무, 산벚나무, 은행나무 등 고유 수목을 애용한다. 보존성이 좋고, 옻이 가진 선영성(빛이 반사되어 보여주는 광택)의 아름다움을 위해 최근 들어 옻칠작업을 한다. 요즘은 나무에 돌을 새겨 박아넣거나, 나무에 쇠를 박기도 하고, 여러 가지 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하려고 한다.-부유목 서각 작업이 눈에 띈다.△힌남노 태풍이 지나간 후 어떤 상황인지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환리 바닷가를 갔을 때 부유목이 눈에 들어와 줍기 시작했다. 태평양에서 왔는지, 시베리아에서 왔는지도 모르는, 수종이 뭔지도 알기 어려운 나무들이다. 이런 나무를 나는 ‘버림받은 나무’라고 한다. 어디선가 흘러오면서 ‘상처 난 표면’이 또 다른 나무의 결과 같은 느낌으로 전해졌다. 작품이 되었을 때는 자기의 생명을 다시 꽃피우는 것이 된다.-서각을 하게 된 계기는.△어릴 적 마을 골목길을 지나면서 부유한 집 대문에 달린 자개에 호마이카를 입힌 문패나 대리석으로 된 문패를 보면서 언젠가 저런 멋진 집에 문패를 달고 살아야겠다는 꿈이 있었다. 본격적인 각자(刻字)는 교직으로 이직 후 인간문화재이신 철재 오옥진 선생님에게 본격적으로 사사하여 200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이수자가 되었고 2013년 한국예총에서 명인 인증을 받아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서각을 하면서 보람된 일이 있다면?△영덕 일직에 있는 조선 문종 조 우부승지와 이조참판을 지내신 이승길 선생의 정자 처호정의 도난 또는 훼손된 현판, 기문, 중수기, 중건기, 이퇴계 선생의 차운시 등 18점을 복원, 보수하여 후손들에게 선대의 가르침을 기리며 이어나갈 수 있게 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 육군3사관학교에 재능기부한 충성대, 청운관 현판을 비롯해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내 일월대와 신라마을의 현판과 기문, 영일대 건립 기문 등 포항의 명소에 작품이 있다는데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최근의 포항문화재단 초대 전시 ‘숨 빛 삶’ 전 이후 생각의 변화가 있다면?△일반 관람하는 분들의 작품 선호도를 파악하게 되었다. 프로라면 구매자의 입맛에 맞는 작품도 만들어야 한다. 관람객들은 그림 같은 글씨, 전서체의 작품을 선호했다. 한자만 되어 있는 작품이 아닌 그 의미를 한글로 요약한 내용이 같이 쓰인 작품을 좋아했다. 한자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한자는 그림으로 보고 한글을 뜻으로 이해했다. 관람자의 입장을 생각하게 되었다.-요즘의 작업 방향은?△현재 작업 방향은 옻칠에서 전통 교칠(絞漆)을 이용해서 그림과 글씨가 함께 공존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아름다움과 보존성을 함께 가진 옻칠은 나무의 변형도 막아주지만, 한국적인 매력을 가진 재료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변화되어야만 한다는 게 작가의 정신이라 생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13

‘국립발레단 꿈나무 교실’ 경주 학생들 갈라 공연

(재)경주문화재단과 국립발레단(KNB)이 함께 추진한 공익사업 ‘국립발레단 꿈나무 교실’ 참여 학생들의 갈라 공연 ‘Fly Higher with KNB’가 오는 24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지난 4월 업무협약을 맺은 두 기관은 발레를 접하기 어려운 경주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레수업과 공연 출연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뜻을 모아 이번 사업을 진행했다.코로나19로 수업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참여 학생들은 지난 4월부터 매주 2회씩 경주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발레 기초 동작을 배우는 등 꿈을 키워왔다.이날 참여 학생들은 ‘꿈의 첫 쁠리에’라는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이번 공연을 위해 창작했으며, 꿈나무 교실 참여 학생들이 발레를 배운 후 처음 서는 무대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민시후가 작품을 위해 피아노곡을 작곡했고, 안무 및 지도는 국립발레단 출신 정영재가 맡았다.‘꿈의 첫 쁠리에’와 함께 이어지는 국립발레단 갈라 프로그램은 ‘호두까기인형’ 2막 ‘그랑 파드되’, ‘돈키호테’ 3막 ‘그랑 파드되’ 등 클래식 발레 대표작과 모던발레 ‘Are you as big as me?’, ‘Ballet 101’ 등 다채로운 작품이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전석 2만원이며 판매 수익금은 경주시 소재 아동복지기관(기부처 미정)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공연 예매는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