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화

철근이 노출되고 균열된 시멘트로 현대 우상의 위태로움·유연함 표현

(재)포항문화재단은 ‘2023 청년작가 기획전’의 두 번째 전시로 전가빈 개인전을 오는 8일부터 31일까지 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 위치한 대안공간 스페이스 298에서 개최한다.‘필연적 우연’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지역 출신 유망한 신진작가의 전시를 지원하는 기획전 형식이다.전 작가는 주로 특정 유명 인물이나 사회적 사상을 기리는 오브제 또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차용해 작품 활동을 진행해 왔다. 유년 시절에 유행했거나 성장 시기에 크게 영향을 받았던 인물과 캐릭터를 대상으로 그 당시 지닌 ‘우상(IDOL)’이라는 속성과 다층적 의미, 그리고 현실과의 괴리를 건축재료인 시멘트를 활용해 투박하게 담아낸다.전가빈 작가는 포항예술고와 동국대학교 조소 전공을 졸업해 청주를 시작으로 천안과 광주에 위치한 창작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했다.만화 속 피노키오와 부서진 만화 캐릭터 작품은 유쾌하고 장난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안에 내재해 있는 의미는 오히려 무겁다. 작가는 ‘우상’이 제작될 당시 지녔던 물질만능주의와 전통적 가치관 사이에서의 괴리를 반추하고자 하는 작업 세계를 바탕으로 사회의 동력이 상실된 ‘유연함’이라는 모호한 표현에 대한 화두를 표현했다.전 작가는 특히 작품의 재료를 건축에서 흔히 사용하는 시멘트를 사용한다. 시멘트는 견고한 재료이긴 하지만 금이 가거나 조각나기 쉽기에 현실에서는 페인트 혹은 타일과 같은 부자재들로 결점을 숨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재료의 속성을 착안해 강한 외면이지만 약한 속성들이 자리 잡고 있는 사회적 이면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철근이 노출되고 균열이 생긴 손상된 시멘트를 활용해 현대 우상들의 위태로움과 유연함을 작품으로 표현했다.이번 전시는 그동안의 작업과 흐름을 같이 하며 신작 3점을 포함해 전시장의 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전시를 펼칠 예정이다. 이러한 이미지를 통해 무언가를 인식하고 사유하는 것에 무감각해진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또한 작가의 작업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 영상도 전시장에서 상시로 만나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3-03-06

조선의 슬기로운 농사생활 궁금하세요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 ‘슬기로운 농사생활-씨 뿌리고, 김매고, 하늘에 빌고’라는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3월호를 펴냈다. 봄을 맞아 농업이 제일의 가치였던 조선시대의 봄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 지 농사를 중심으로 소개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염정섭(한림대) 교수의 ‘조선 시대 농민들의 생활’은 조선의 세시풍속과 농경의례를 통해 농민들의 실생활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소개한다. 염 교수는 한해의 주요한 절기(節氣), 절일(節日)에 세시풍속을 빼놓지 않고 치르는 것은 때가 돼서 하는 일이 아니라 다년간에 걸친 농사를 통해 쌓은 경험이 초월적인 존재에게 풍년을 기원하는 주술성으로 발현됐다고 설명한다.김혜형 작가의 ‘보릿고개가 태산보다 높다’는 실제 농부인 김 작가가 자신의 농사를 준비하며 옛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희망의 계절이지만 조선 시대에는 보릿고개라는 절망의 계절이었다. 작가는 권상일의 ‘청대일기(淸臺日記)’속 화사한 봄꽃 아래 걸식하며 떠도는 사람,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한 모습이 담겨있음을 소개한다.이외에도 웹진 담(談)에서는 ‘슬기로운 농사생활’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그날의 봄 햇살’에서는 오희문)의 ‘쇄미록’에서 발췌한 오희문이 가뭄으로 농사일을 걱정하는 와중에 아들이 금강산 유람을 한다는 서신을 접한 ‘웃픈’ 이야기를 웹툰으로 만나볼 수 있다.‘씨 뿌리는 마음’에서는 연극 ‘오장군의 발톱’을 통해 농사를 짓던 순박한 청년 오장군이 전쟁으로 자신의 봄날을 뺏긴 현대사의 아픔을 소개한다.나무판에 새긴 이름, 편액은 농암 이현보(1467~1555)의 귀촌일기 ‘나에게 주는 선물, 명농당(明農堂)’을 담았다.웹진 담(談) 3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http://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6

대구시립국악단, 16일 정기연주회 ‘무아경’ 선사

대구시립국악단은 제208회 정기연주회 ‘無我境(무아경)’을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올린다. 양성필 시립국악단 악장이 연출 및 지휘를 맡아 국악 오케스트라에 소리와 무용 등을 곁들여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 특히, 전통 타악협주곡의 정석으로 불리는 ‘신모듬’ 전악장을 연주함으로써 관객들에게 힘과 에너지를 전하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공연의 첫 문을 여는 곡은 국악관현악 ‘소리놀이 1+1’(이경섭 곡)이다. 각 악기 군들의 솔로 연주와 주고받는 선율이 돋보이는 밝은 느낌의 연주곡이다.이어지는 ‘얼씨구야 환상곡’(김백천 곡)은 지난 2009년부터 지하철 환승 음악으로 사용돼 유명한 곡이다. 자진모리장단에 대금, 해금, 피리, 가야금 등 악기로 구성된 흥겨운 풍의 작품으로 이번 연주회에서는 시립국악단 한국무용의 창작무가 곁들여져 관객들을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소리꾼 김단희의 서도소리 협주곡 또한 연주된다. 서도민요 ‘느리개타령’(장유리 작·편곡)과 ‘난봉가연곡’(손다혜 작·편곡)을 선보인다. 이는 서도소리꾼 김단희가 관현악 협주곡으로 위촉해 재창작된 곡이다. 김단희는 세종전국국악경연대회 민요 명창부 대상과 대구국악제전국국악경연대회 민요 명창부 대상을 수상했으며,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청년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공연은 사물놀이를 위한 국악관현악 ‘신모듬’(박범훈 곡) 1·2·3악장 전곡으로 흥겹게 마무리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6

‘색채 마술사’ 김선희 초대전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서양화가 김선희 초대전 ‘색채의 마술사’가 오는 15일까지 경주 라우갤러리에서 열린다. 풍부한 색감과 자유분방한 구도로 독특한 실내풍경과 정물을 그리는 김 작가의 근작을 포함한 20여 점을 선보인다.작가는 차와 커피, 알라딘 주전자와 의자, 식탁 위 레몬과 바나나, 한 조각의 케이크와 포크 등 삶의 기억 속에서 만난 가벼운 희열과 즐거움을 소꿉장난하듯 화폭에 구현하고 있다. 노랑, 빨강, 파랑, 주홍, 초록 등 우리 주변이나 자연에서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원초적인 색들을 서로 충돌시키며 색채들의 울림과 하모니를 각각의 선율로 이끌어 낸다. 타고난 색채감각과 오랜 화력을 바탕으로 유화 물감을 세련되게 혼합해 감상자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는 평이다.김 작가는 “회화의 시작은 내면에서 출발해 밖으로 표출하는 과정”이라면서 “대상과의 소통을 통해 시선을 옮겨가면서 나만의 감성, 색채와 패턴을 찾으며 화면을 구성하는 형태와 시각적 긴장 관계를 성립시키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일상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공유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김선희 작가는 홍익대 미술학과와 프랑스 투르대학 석사를 졸업하고 1년에 여러 차례 프랑스에서 전시를 하면서 한국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프랑스(갤러리 데플라노), 미국(뉴욕 갤러리), 독일(갤러리 숀), 서울과 경주 등에서 개인전 10회, 이탈리아 현대 미술아트페어, 프랑스 그랑팔레, 한독 교류전 등 단체전과 아트페어 등에 참여했다, 프랑스 쉬농 콩크르에서 Medaille de Chinon 등을 수상했다. 프랑스 쉬농성 미라보미술관, 두바이, 이탈리아, 영국, 일본 등 국내외 갤러리와 기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6

“경주 명소 ‘국악 버스킹’ 다시 열렸으면…”

“1973년 경주시립국악원 중등과에 입학하면서 국악의 길로 들어섰으니 올해로 50년이네요. 당시 장월중선(1925~1998) 판소리명창과 박덕화 가곡명창 선생님들로부터 가야금산조, 가야금병창, 시조, 전통무용 등을 배웠기에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죠. 두 분이 타계하시기 전까지 늘 함께하였기에 저는 참 행복한 국악인이에요. 선생님들의 노력과 뜻을 이어받아 열심히 하고 있으나 아직도 여전히 미흡하여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이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아들과 딸이 있어서 행복합니다.”경주에서 나서 경주에서 현역 국악인으로 왕성한 활동 중인 주영희는 천상 국악인이다. 무대 위가 아닌 평상시에도 항상 가르마 반듯한 쪽진머리를 하고 있다. 13살 때 당시 경주에 있었던 시립국악원으로 진학했다. 졸업하자마자 시립국악원 보조강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다양한 단체를 이끌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경상북도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금병창 전수조교(1994~1998)를 거쳐 전승교육사(1999~현재)로서 한눈팔지 않고 살아왔다. 부산민속전국전통예술경연대회 대통령상(무용 부문), 경주시문화상(예술 부문), 제50회 경상북도문화상(공연예술 부문), 한국국악대상, 삼일문화대상, 선덕여왕대상, 승달전국국악대회종합최우수상 가야금병창부문 국무총리상 등 40건에 가까운 표창과 감사장이 그의 화려한 공연경력을 말해 준다. 최근 경북예총에서 수여한 경상북도 공연발전 유공 공로상을 수상한 그를 지난 4일 만나 근황과 포부를 들어봤다.-경북도 공연발전 유공 공로상 수상을 축하한다. 국악 외길 50년에다가 경북의 국악 발전에도 힘쓴 것으로 안다.△2011~2021년까지 10년 동안 (사)한국국악협회 경상북도지회장을 맡아 여러 가지 일들을 했다. 예술강사 지원사업으로 국악강사를 초등, 중등, 고등학교에 파견하여 국악 수업을 했다. 대통령상이 있는 전국국악대제전, 경북판타지아리랑, 경북 국악인한마당 등 경북 예술인들과 함께한 왕성한 활동의 공을 인정받은 것 같다. 경북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의 국악(가야금과 무용) 공연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했다. 경주와 경북의 국악 문화 저력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싶었다.-처음 경주시립국악원에 입학해 국악에 입문했다는데 현재는 그 학교가 없지 않은가, 그 후 어떤 공연을 어디서 했는지 듣고 싶다.△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신라문화제나 춘분과 추분에 배향하는 숭덕전, 숭신전, 숭혜전의 제례행사에 참여하여 공연했다. 경주 시립국악원은 내가 졸업하고 몇 년 뒤, 중학교 의무교육이 되면서 1980년 폐교되었고 시립국악원 선생님이셨던 장월중선 선생님께서 신라국악예술단을 창립, 나는 보조강사로 임명되었다. 당시에는 경주 보문단지에서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을 위해 매일 상설 국악 공연을 했다. 또한 일본, 중국, 유럽 등 해외 초청공연도 많이 하였다.-지금은 상설 공연이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안타깝게도 보문단지의 상설 공연이 없어졌다. 아마도 보문관광단지의 쇠퇴와 함께였을 것 같은데, 이제는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경주는 천년고도, 노천박물관이라 할 만큼 찬란한 유형문화재가 전국에서 최고로 많은 도시다. 안압지나 첨성대, 불국사와 같이 아름다운 유형문화재 앞에서 살아 숨 쉬는 전통 예술인 국악 공연이 함께하면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고 살아있는 문화도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무형문화의 활동 영역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체감한다. 국악인으로 매우 슬프다.-역사문화도시 경주를 위해 참으로 바람직한 지적이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후학양성이 중요할 듯싶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2006년 신라선예술단을 창단하고 동시에 승암 주영희 국악연구소를 개소하였다. 2008년 (사)전통예술연구회를 창립하여 현재는 대표로서 후학 양성과 공연을 지속하고 있다. 서라벌 전국학생민속무용대회를 24년째 개최하였다.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가야금병창보존회를 운영하고 있고,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전승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 이를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해 제자들을 길렀다. 제자들이 전국대회에 출전하여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국회의장상, 대통령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경주시민들을 대상으로 가야금병창을 8년째 무료강습하면서 국악의 대중화, 일상화에도 힘쓰고 있다.-경주와 경북의 국악 발전를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의 바람도 듣고 싶다.△현재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전승교육사다.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지킴이로서 이를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후배양성을 포함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가야금을 전공하고 있는 중견 선생님들과 함께 워크숍도 열 계획이다. 또 하나는 국내외관광객 맞춤형 체험교육을 하고 싶다. 1박 2일 정도의 경주 관광 일정에 가야금병창과 한국무용 등의 국악 체험을 하면 멋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주 명소 곳곳에서 매일 버스킹으로 작은 음악회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5

화이트데이엔 달콤쌉싸름 밴드음악 어때요

대구 달서아트센터는 DSAC 시즌 콘서트 첫 번째 무대로 인디밴드 설(SURL)의 단독 화이트데이 콘서트를 오는 12일 오후 5시 청룡홀에서 개최한다.설은 설호승(보컬·기타), 김도연(기타), 이한빈(베이스), 오명석(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로 2018년 싱글 ‘여기에 있자’로 데뷔했다. 그들만의 독보적인 감성과 독특한 음악 색채로 같은 해 ‘신한카드 루키 프로젝트’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또한 태국 ‘빅 마운틴 페스티벌’, 미국 ‘SXSW’ 등 각종 해외 초청 공연을 통해 활동 반경을 넓히며 데뷔 1년 만에 글로벌 밴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해에는 Mnet의 밴드 서바이벌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서 준우승도 차지했다. 현재 이들은 ‘이 시대 청춘들의 자화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번 공연은 특히 화이트데이를 기념해 2030 세대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몽환적인 음색과 빈티지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연주 안에 담았다.이성욱 달서아트센터 관장은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며 매력적인 곡들을 선보이고 있는 설(SULR)은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갖춘 밴드”라며 “이들의 특별한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값진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3-03-05

기후를 중심으로 자본주의가 재편되고 있다

남극 대륙을 둘러싼 해빙(바다얼음) 면적이 지난달 13일 기준 191만㎢로 1978년 시작된 위성 관측 사상 최소를 기록했다. 북극보다 온난화 영향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보이던 남극마저 기후변화 직격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인류가 위협적인 기후위기 상황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기후변화 대응이 최근 사회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30년 가깝게 ‘환경경제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가 지금까지 기후와 한국 경제를 위해 헌신한 연구 성과를 한 권으로 집대성한 ‘기후위기 부의 대전환’(다산북스)을 펴냈다. 경제학자라는 신분답게 기업이나 정부의 의사결정에 자문할 기회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그는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홍 교수는 기후문제가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주체임을 깨닫는 것이야말로 인류의 위기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기후위기는 환경문제를 넘어선 경제문제로 우리의 일상이나 주거 환경, 그리고 경제성장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대응전략에 따라 개인이나 기업의 경쟁력, 그리고 국가의 위상이 재편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한다.‘기후위기 부의 대전환’은 기후위기가 환경, 과학,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온 지구가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대두된 지금, 대한민국이 그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 수 있는지 가장 한국적이고 경제적인 해법을 제시한다.홍 교수는 환경을 가계와 기업에 이어 제3의 경제주체로 지칭하며 우리 실생활에 이미 깊숙이 작용하고 있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대표적인 예가 기업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만 공급받도록 한다는 ‘RE(Renewable Electricity)100’ 선언이다. 기업이 2030년 60%, 2050년까지 100%를 달성하지 못하면 이 선언에 가입한 세계적 기업에는 납품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7.5%에 불과한 실정이다.홍 교수는 “기후위기는 이제 환경문제를 넘어 산업·일자리·인구 이슈”라고 봤다. 예컨대 탄소 및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석탄발전소를 점차 퇴출시키면 발전소가 밀집된 충남 지역에서는 일자리가 대거 사라진다. 인구절벽 시대, 지역 일자리 감소는 지방 소멸을 부추긴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려면 ‘왜(why)’가 아니라 ‘어떻게(how)’를 묻는 기후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홍 교수는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지구 온도 상승이 야생동물의 생존율을 높여 초래한 인류의 위기 중 하나였다. 이 글로벌 감염병은 관광업과 요식업, 항공업과 물류업을 마비시키며 일자리를 빼앗았고 경제활동의 사슬을 군데군데 끊어놓았다. ‘기후위기’가 ‘질병 위기’로, 이어서 ‘경제위기’로 변모하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미국과 유럽은 ‘기후경영’으로의 전환에 가속을 붙이며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중이라고 주장한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45%까지 높일 계획이며,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위기 대응을 사회경제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글로벌 기업들도 앞으로 7년 이내에 재생에너지로 전면 전환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OECD 국가 중 단연 꼴찌인 우리나라로서는 당장 눈앞에 비상등이 켜졌다.이제는 투자자들도 ‘기후’를 투자의 조건으로 삼고 있다. 연구 결과 환경문제를 일으킨 기업들의 주식 가격은 그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시점 이후 떨어진다. 바야흐로 기후를 중심으로 자본주의가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탄소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인 시대다. 저자 홍종호 교수가 기후위기는 ‘환경문제’인 동시에 ‘경제문제’라고 지적하는 이유다.기후문제는 우리의 가계경제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에서는 비가 쏟아지는 날 부잣집 아들 ‘다송’의 집과 반지하에 사는 ‘기택’의 집을 번갈아 보여줬다. 많은 관객이 영화를 통해 자산 격차가 우리의 생활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를 적나라하게 목격했다. 개봉하고 나서 불과 1년 후, 우리는 이 이야기가 단순한 ‘영화적 허용’이 아님을 실감하게 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2

최영미 신작 산문집 ‘난 그 여자 불편해’ 14년 만에 시사부터 일상까지 엮어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화려하게 등단한 최영미(62) 시인이 신작 산문집 ‘난 그 여자 불편해’(이미출판사)를 냈다. 나이 서른에 도발적인 시어로 독자들을 흔들었던 최 시인은 어느새 회갑을 넘겼다. 지난 2017년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뒤 문단의 냉대와 외면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글을 쓰고 글로 먹고살았다고 한다. 2019년엔 출판사들이 시집 출간을 외면해 1인 출판사를 직접 열기도 했다. 최영미 시인의 새 산문집 ‘난 그 여자 불편해’는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2009년) 이후 14년 만에 묶은 본격적인 산문집이다. 산문집은 최 시인이 2013년부터 최근까지 매체 등에 발표한 글을 3부로 엮었다. 미투 등 논쟁적이며 시사적인 주제부터 축구·야구 등 스포츠에 대한 열정, 그리고 일상의 소소한 기쁨과 발견을 담백하고 치열한 언어에 담았다. 자신 몸에 마치 총처럼 보이는 기둥을 관통시킨 자화상 ‘부러진 기둥’을 그린 멕시코의 국보급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년)에 관한 이야기로 산문집은 시작한다. 최 시인은 “프리다처럼 몸이 여러 차례 부서지고 병실에서 지내다 보면 자기를 오래 들여다볼 수밖에. 고통을 잊기 위해 아름다움으로 도피한 화가”라며 “인생과 예술의 관계를 이보다 명징하게 포착할 수 있을까”라며 감탄을 표한다. 책 제목 역시 화가 프리다 칼로를 두고 그가 아는 어떤 이가 했던 말에서 나왔다.1부는 ‘위선을 실천하는 문학’ 등 미투 재판 사회문제를 다루는 논쟁적이며 시사적인 글을 모았다. 신문에 에세이를 연재할 때 고은 시인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시작돼, 생활수필이지만 재판 냄새가 나는 글들이 꽤 있다. 2부는 축구·야구·수영 등 스포츠 칼럼들을 모았다. 3부에는 유년의 추억, 호박잎, 사업자가 된 사연, 집수리,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행복 등 생활의 냄새가 진한 이야기들이 담백하게 펼쳐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2

5월 개관 앞둔 포항 문화예술팩토리 ‘문화마당’ 열고 시민과 운영방안 모색

포항시가 문화도시 실현을 위해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문화예술팩토리의 오는 5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시민의 의견을 문화예술팩토리 운영에 반영하기 위해 생활문화동호회 공연을 시범 운영한다.(재)포항문화재단은 문화예술팩토리(북구 삼호로 36) 5월 정식 개관에 앞서 3,4층에서 3, 4월 첫째 주, 셋째 주 금요일 오후 7시 일상문화프로젝트 ‘팩토리 문화마당’을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팩토리 문화마당’은 포항에서 활동하는 생활문화동호회의 다채로운 공연과 함께 시민들에게 문화예술팩토리 공간을 소개하며, 참여한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개선할 점을 보완하고, 프로그램 운영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이번 프로그램은 3일 포항의 직장인 어쿠스틱 밴드 포어레스트를 시작으로 17일 어쿠스틱 밴드 퐝프렌즈, 4월 7일 아코디언 앙상블 아코마루, 4월 21일 하모니카 앙상블 하모마루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또한 3층 아트숍에서는 포항시립미술관 스틸아트공방 초대전인 ‘스틸아트 시민 워크샵’이 마련돼 있어 시민작가 30명의 금속공예 작품을 오는 31일까지 감상할 수 있으며, 월∼토요일까지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예술팩토리는 다양한 시범운영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갤러리 대관 공고 등이 곧이어 진행될 예정”이라며 “앞으로 포항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한편, 문화예술팩토리는 북구청 신청사 내 3∼6층에 자리하고 있으며 포항시민과 지역예술인을 대상으로 문화의 창조·소통·향유·확산의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3층은 멀티미디어홀·커뮤니티라운지, 4층은 아트갤러리·아트라운지, 5~6층은 문화예술 창업지원 공간·시민커뮤니티실 등으로 구성된다. 이 곳에선 스마트 미디어 기술을 활용, 시민 누구나 문화·예술·전시·체험·공연 등을 즐길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1

지용철이 찍은 목련… 30일까지 개인展

기나긴 겨울을 지나 어느덧 봄이 찾아왔다. 혹한의 겨울을 견딘 목련 꽃 봉우리가 개화를 준비하며 봄 소식을 알리고 있다. 정갈하고 맑은 느낌의 목련은 고고한 선비나 군자를 상징한다. 은은한 향기도 좋다. 그래서 해마다 봄이면 유난히 목련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사진작가 지용철 씨(56)는 오랫동안 ‘목련’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2013년 몸과 마음이 무척 힘들었던 시절, 우연히 눈에 들어온 목련과 친구가 된 지 씨는 그때부터 목련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주로 집 주변이나 출·퇴근길, 산책길 등에서 만난 꽃들의 모습을 담았다.‘목련 작가’ 지용철 씨가 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갤러리 포항에서 초대개인전을 갖는다. 최근 세 번째 목련 사진집을 펴낸 지 씨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3년여 간 담은 목련을 선보이는 자리로 30여 점을 전시한다. 다양한 목련의 모습을 독일에서 수입한 특수 인화지에 인화해 회화적인 느낌을 주는 사진으로 탄생시켰다.지 씨는 줄기와 꽃을 클로즈업한 작품, 오버노출로 수묵화 느낌이 나는 작품, 광각렌즈와 잡아낸 바람에 흔들리는 목련꽃 등을 보여주고 있다.그의 작품은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린 수묵화 느낌이 좋다. 전시에선 단아함과 화사함, 고요와 바람, 낮과 밤, 흑백과 칼라 등 대비된 느낌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모두 그의 감성과 애정이 듬뿍 배인 작품들로 수많은 사진 중에 고르고 또 골랐다.지 씨는 전시된 목련 사진들에 각각 사연을 담았다. 어느 하나 사연 없는 목련이 없다. 어떤 목련은 고민에 허우적거리다 만난 목련이고 또 어떤 목련은 아버지 무덤가에서 만난 목련이다. 저마다 사연이 담겨있는 꽃들이라 어떤 것은 한없이 밝게 보이고 다른 것은 애처로워 보이며 또 다른 것은 든든해 보인다.지 씨는 “‘아픔을 견디고 꽃은 핀다, 삶은 잠시 스치는 봄날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사진을 찍으며 목련나무의 그루터기에서 나의 삶을 목련꽃처럼 피웠다. 사진 속, 미색의 여백에 검은 색의 목련 나무 그루터기에 핀 아름다운 흰 목련꽃은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 자신의 그리운 사람들의 모습”이라고 전했다.지용철 사진작가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2016년 목련 사진집 출간으로 청주 숲속갤러리에서 개인전을 두차례 가졌다. 2018년부터 포항 송도에서 열리는 ‘사진의 섬 송도’에 초대작가로 매년 참여했고, 2019년 두번 째 목련 사진집을 펴내며 서울 인사동 마루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1

경주 우양미술관, 내달 3일 ‘장 줄리앙展’ 개막

경주 우양미술관은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장 줄리앙을 초대해 ‘줄리앙: 여전히, 거기(Jean Jullen: Still, There)’전을 오는 3월 3일 개막한다.장 줄리앙은 간결한 선과 색으로 우리 주변의 일상과 사회적 이슈를 참신하고 재치 있게 보여준다. 그는 ‘단순한 형태는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다’라는 믿음 아래 독창적이면서도 만인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체로 작품을 창작한다. 평면 일러스트에만 국한되지 않고 회화, 영상, 조각, 오브제, 패션 등 장르와 소재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끊임없는 도전을 보여주고 있다.장 줄리앙의 작품 활동은 친근하고 장난스러운 시선으로 일상을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디지털에 중독된 세태를 풍자한 일러스트나 월요병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정크 푸드(JUNK FOOD)에 중독된 신체 일러스트는 그의 예술적 접근 방식을 대변하는 작품들이다.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표현은 장난스럽지만, 작품에 담긴 내용은 촌철살인적이다. 현대인의 일상과 사회적 이슈를 날카롭게, 그러나 단순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장 줄리앙 작품의 특징이다.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그의 회고전 ‘장 줄리앙: 그러면, 거기(Jean Jullien: Then, There)’가 개최된 바 있다.이번 우양미술관에서는 ‘장 줄리앙: 여전히, 거기’라는 제목으로 또 다른 작품 세계가 더해진 더욱 풍성한 전시로 선보인다.‘장 줄리앙: 여전히, 거기’전은 작가의 머릿속 아이디어의 시점이라 할 수 있는 ‘100권의 스케치북’에서 시작된다. 영감의 원천에서 작품이 어떠한 방식으로 구체화하는지, 다른 매체와 기법으로 어떻게 작품에 적용되는지 과정을 세세히 만나볼 수 있다.특히 이번 우양미술관 전시에서는 장 줄리앙의 동생이자 예술 활동의 파트너인 니콜라 줄리앙(Nicolas Jullien)의 공간이 새롭게 공개되며, 이를 통해 줄리앙 형제의 예술적 시너지 효과가 세상을 유쾌하게 만드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이와 더불어 한국의 풍경을 담은 장 줄리앙의 신작 회화 작품도 만날 수 있다.장 줄리앙의 다양한 작품 속에서 조형 요소와 원리를 발견하고 그 표현 효과를 탐색한 후, 관람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우양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는 장 줄리앙의 예술세계를 관통하는 작업방식 전반을 감상하고 그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작가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작품에 어떻게 반영돼 나타날 수 있는지 작가의 가치관을 공감하고, 개인의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고뇌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장 줄리앙 전은 오는 10월 16일까지 2, 3전시실에서 계속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3-02-27

2023 춤, 세대를 잇는다

경북도 지정 전문예술단체 전통연희컴퍼니 예심(대표 장임순)과 포항향토무형유산원이 전통춤 명인, 문하생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전통연희컴퍼니 예심 대표 전통무용가 장임순 씨는 오는 3월 2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정기 발표회 ‘2023 춤, 세대를 잇다’를 연다. 이번 정기발표회는 지역 간 문화교류와 함께 수준 높은 전통춤으로 시민들에게 건전한 여가생활과 전통문화의 계승을 알리고자 마련됐다.이번 공연은 장임순 대표의 스승인 김연자 명무(태평무), 김지립 명무(한량춤), 서한우 명무(버꾸춤) 등 전통춤 명인들과 포항향토문화유산원 문하생 등이 3개월에 걸쳐 준비했다. 3대를 잇는 전통춤으로 봄을 알리는 3월, 포항시민들의 가정에 액운을 몰아주는 기운을 불어넣어 줄 예정이다.공연에선 김명남 명창의 판소리와 김지립(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 명인의 살풀이춤·한량춤·손소고춤을 시작으로 김연자(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 명인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태평무와 서한우 명인의 창작무인 버꾸춤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버꾸춤은 우리 풍물놀이에서 버꾸재비들의 토속적인 투박함과 혜안적인 표정 및 표현들이 강렬함과 여흥의 멋으로 어우러져 마당 놀이성의 폭발과 역동성이 숨 쉬는 신명과 흥의 작품이다.장임순 대표는 “전통춤에 관심을 두고 배우거나 배우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무대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젊은소리 쟁이 박준식 대표의 반주로 당대 최고의 세 명무가 직접 무대에서 춤을 추는, 포항에서는 보기 드문 공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전통연희컴퍼니 예심과 포항향토무형유산원은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작품 공연과 전통춤 전승 및 보급을 위한 공연으로 한국의 전통춤 진수를 매 공연마다 올곧게 담아내고 있다는 평을 받는 전문예술단체다. /윤희정기자

2023-02-27

달성습지 담은 윤국헌·박정일 초대전

대구의 달성습지를 기록한 윤국헌·박정일 작가의 기획 초대전시 ‘안녕? 달성습지’가 오는 3월 31일까지 대구 달성습지생태학습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펼쳐진다. 윤국헌 교수는 경일대학교와 경성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한국예술문화명인 그랜드 마스터로 대학에서 오랫동안 후학을 지도해왔다. 또 박정일 작가는 2019년 홍콩의 민주화운동과 도시재생으로 사라지는 마을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달성습지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곳에 형성된 내륙습지로 여러 형태의 물길구간이 발달해있다. 습지 내에는 모래, 자갈, 미세점토 그리고 다양한 생물군을 포함하고 있으며, 원래는 국내 몇 안 되는 흑두루미 도래지였지만, 주변의 산업화와 습지의 육화 현상으로 그 기능이 쇠퇴했다.달성습지는 일반적인 습지와 범람원에서 흔히 관찰되는 갈대와 물억새가 주로 분포하며, 버드나무군락과 참느릅나무도 출현한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달성보와 강정고령보에 의해 일부 서식환경의 변화가 나타나 수심이 깊은 강 하구에서 주로 나타나는 논병아리도 관찰된다.박정일 작가는 “이번 달성습지 초대사진전을 통해 다시 한번 생태복원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인간이 자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들고 자연이 스스로 가꾸고 다듬는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3-02-27

“내방가사·경주이야기길 매체로 알리고 파”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 “1996년 3월, 위덕대에 교수로 부임해서 25년을 재직하고 2021년 2월 은퇴했어요. 경주와 포항을 넘나들면서 미래여성회장, 포항시축제위원장,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정말 숨 가쁘게 살았던 25년이었어요. 그렇지만 제 정체성은 공부하고 연구하는 학자죠. 학교를 은퇴하며 모든 사회활동을 접으니 이젠 40년 공부한 내방가사가 더 선명히 보이네요.”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는 대학교수로서 드물게 사회활동을 열심히 한 인사로 유명하다. 그러나 경상북도문화상(2019, 학술 부문), 선덕여왕대상(2019, 문화교육 부문) 수상으로 증명되듯이 연구업적도 뛰어나다. 저서 ‘내방가사현장연구’로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2018), ‘주해악학습령’으로 세종도서 학술 부문 문학 분야(2018)에 선정된 바 있는 국문학자이며, 수필집 ‘고비에 말을 걸다’가 2016년 세종나눔도서에 선정되기도 한 수필가이기도 하다. 은퇴 후의 삶은 어떤지 지난 25일 그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정말 바쁘게 살았던 이 교수의 지난날을 잘 알고 있다. 바쁜 중에도 여러 지역 신문에 칼럼도 연재하지 않았나.△대학 교수의 책무는 연구와 교육과 그리고 사회봉사다. 특히 진각종립 위덕대는 ‘이타자리(利他自利)’가 건학이념 중 하나였다. 남을 이롭게 하여 나를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신생 대학을 홍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언론 노출이라 생각, 지역 신문에 정보 제공도 많이 하고 칼럼 요청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회활동도 학교와 사회에 대한 봉사이자 나를 위한 일로 여겼다.-그렇게 열심히 학교를 위한 홍보를 했음에도 요즘 대학, 특히 지방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해법은 무엇일까?△학령인구가 대학 정원에 모자랄 것이라는 예측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달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전국대학 총장들의 대답은 가히 충격적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10년 이내에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하는 4년제 일반대학의 수를 물어보니 31~40개로 응답한 총장이 27%, 전국 198개 4년제 대학 중 최대 20%가 폐교할 것으로 예상했다. 60개 이상이라고 응답한 총장도 15%를 넘었다고 한다. 지역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인 만큼 지방정부와의 공조가 중요하다. 경상북도가 경북형 대학발전 전략 방안을 마련해서 지역대학과 지방정부와 협력·대응을 모색한다니 기대해본다. 서울과 수도권으로 인구, 취업, 인재 쏠림이 근본 원인인데 쉽잖은 문제다.-앞서 ‘내방가사’만 선명히 남았다고 했는데 내방가사와의 인연을 얘기해 달라.△내방가사는 경북의 여성들이 조선 후기부터 현재까지 향유해오고 있는 고전시가의 한 장르다. 지금도 안동에서는 안 어르신들이 가사를 쓰고, 베끼고, 낭송하는 향유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도 크다. 어릴 적 외가댁 안방에 모인 할매들이 가사를 소리 내어 읽는 광경을 본 적이 있다. 커서는 큰어머니, 외숙모, 친정엄마, 그리고 시어머니의 가사 두루마리를 받아 모았다. 내방가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내방가사경창대회 소식을 듣고 안동을 출입하기 시작한 지 26년째다. 안동내방가사전승보존회에서 주관하는 전국 단위의 큰 행사였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만난 향유자들이 내 학문의 연구 대상이었다. ‘내방가사향유자연구’(1999)와‘내방가사현장연구’(2017)는 그들 덕분에 나온 책이다. 현장에서 내방가사를 연구하고 학계에 발표하면서 내방가사의 정의를 ‘현재진행형의 고전문학’으로 바꾼 것을 큰 학문적 성과로 꼽고 싶다.-그럼 지금도 내방가사 관련한 일을 하고 있는지? 근황을 알고 싶다.△지난해 말 내방가사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목록으로 등재되었다. 나와 남편(이상규 경북대 명예교수)이 수집한 내방가사를 모두 한국국학진흥원과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했는데, 그중 60편이 함께 등재되는 영광을 누렸다. 또한 작년 문화재청의 ‘2022 미래무형문화유산 발굴·육성사업’에 ‘내방가사향유문화’로 공모하여 선정되었다. 문화재청, 경상북도, 안동시가 공동지원하고 있는 이 사업의 책임연구원이다. 가사는 문자로 기록하는 문학인데 향유자들은 쓰고, 읽고, 베끼는 과정에서 한글을 배우고 익혔다. 암송도 하고 큰소리로 낭송도 한다. 또 많은 분이 몇 편의 작품을 온전히 기억하여 외우기도 하니 무형 문화적 향유 전통임에 틀림없다. 낭송의 독특한 리듬은 습득된 것이라 교육으로 전승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어르신들의 고령화도 큰 문제다. 조금이라도 정정하실 때 최대한 음성을 녹음하고 모습을 영상으로 잡아두어야 할 일이어서 마음이 바쁘다.-앞으로 계획하는 것이나 바람이 있다면.△내방가사만큼이나 관심 가졌던 것이 경주의 삼국유사 설화 현장 연구였다. 삼국유사 현장을 엮어 이야기산책길을 기획하고 싶다. 뜻을 같이하는 지인들과 2년째 실험 기행을 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영화제작 프로그램을 공부해 보니 재미있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영상편집을 공부할까 한다. 기회가 되면 내방가사나 경주이야기길을 요즘 유행하는 매체로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2-26

포항문화재단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 선정

(재)포항문화재단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23년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돼 국비 3천300만 원을 확보했다고 23일 밝혔다.‘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은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한 전시 프로그램을 지방으로 확산함으로써 지역 유휴 전시공간의 가동률을 높이고 지역민의 시각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전시기획·설치·운영에 소요되는 직접경비를 지원받게 된다.이번에 선정된 ‘우리 모두는 서로의 운명이다. 멸종 위기 동물 예술로 hug’ 전시는 팬데믹 사태 이후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주제로 인간과 생물의 다양성을 이루는 종들과 생태계 균형을 이루는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예술로 재조명하고자 기획됐다.전시는 MZ세대 사이에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진다. 청색 사진과 분홍색 하트 아이콘으로 유명한 고상우 작가의 디지털 회화 작품을 비롯해 국내외 미디어아트 작업으로 유명한 김창겸 작가, 자연세계를 상징하는 동물 조각을 주로 다룬 금중기 작가 등 생태계 보존을 주제로 연결된 작품 총 11점을 선보일 예정이다.또한 이번 전시는 예술작품에서 동물이 어떻게 표현됐는지 살피기보다 동물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어떠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형상화하고 있는지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의 작품세계에 초점을 맞췄다. 출품작은 동물과 자연, 생태, 환경에 대한 사회적 이슈를 던지고 그 복잡다단한 관계성을 각자의 작품 안에서 조망하며 관람객에게 그 메시지를 전달한다.뿐만 아니라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예술 활동으로 해결점을 찾고자 하는 전시 의도에 맞게 관람객을 위한 작품 해설 프로그램과 더불어 고상우 작가의 드로잉 작업 방식을 모티브로 한 자연보호 캠페인 체험도 제공할 계획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양질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시민의 문화 수준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2-23

루이 델랑드 신부의 자애로운 삶 되새긴다

프랑스 출신 천주교회 신부로서 포항을 중심으로 한국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살았던 루이 델랑드(Louis Deslandes·1895~1972·한국 이름 남대영) 신부를 재조명하기 위한 ‘한국 입국 100주년 기념사업’이 본격화된다. 22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시는 남구 철길숲 일원에 델랑드 신부 조형물을 짓고 길 이름 명명, 일대 기념공원 조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1923년 6월 5일 한국에 온 델랑드 신부는 일제 치하 고통받고 있던 한국인들과 아픔을 함께했으며 무료진료소·보육원·양육원 등을 설립, 가난한 이웃들을 돌보는 데 평생을 바쳤다. 지난 1972년 77세를 일기로 선종한 루이 델랑드 신부는 파리 외방전교회 선교사로서 일제 강점기의 한국에 첫발을 내딛고 6·25 전쟁과 산업화 등 역사의 격변기에 복지사업에 헌신했다.경북 칠곡군 가실본당에 처음으로 파견된 신부는 1924년 10월 부산진본당(현 범일본당)에 파견, ‘노동자의 집’(후에 ‘성가정의 집’이라 명명)을 설립했다. 부산진본당 근무 이후 그는 대구교구 부당가 겸 남산동 성요셉본당(1928~1933)에 부임했다. 그는 이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의무병으로 일하면서 배웠던 의학 기술과 프랑스에서 보내온 의약품을 기반으로 1934년 영천 용평본당에 무료진료소를 개설했다. 이어서 1935년 현재 예수성심시녀회의 모체인 삼덕당(三德堂)을 설립했으며, 그 후 병든 할머니 한 명과 어린 고아 2명을 데려다 함께 생활하며 사회사업을 시작했다. 1946년 사회복지법인 포항 성모자애원을 공식 설립했고, 1950년부터 수도회 설립에 전념해 현재 예수성심시녀회를 탄생시켰다. 또 잇따라 포항 성모자애원을 설립하고 무료진료소·고아원·양로원 등을 건립하며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데 평생을 바쳤다.1957년 5월에는 포항 송정리에 나환자 진료소인 다미엔피부진료소를 설치하고, 의사와 수녀 2명이 경북 동해안 일대와 울릉도, 충청도, 전라도를 돌며 진료를 하도록 했다.한국 정부는 델랑드 신부의 업적을 기려 1962년 문화훈장 국민장(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으며, 프랑스 정부 역시 1969년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장을 헌정한 바 있다.포항시는 올해 델랑드 신부가 한국으로 온 100주년을 기념해 신부가 복지사업을 펼쳤던 포항성모병원 입구와 철길숲 사이에 델랑드 신부 조형물 설치와 길 이름 선정, 기념공원 건립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시민의 추천과 포항정신문화발전연구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 2013년 6번째 ‘포항을 빛낸 인물’로 뽑힌 델랑드 신부의 현양을 위해 델랑드 신부의 조형물 설치 등을 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지난 2008년부터 포항정신문화발전연구위원회(위원장 박승호 포항시장)를 결성, 한 해에 한 명씩 포항시 대표 인물을 선정해 현양 사업 등을 펼쳐왔다.현재 예수성심시녀회는 델랑드 신부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대구에서 무료급식소 ‘요셉의 집’을, 포항에서 성인여성장애인시설 ‘마리아의 집’과 노인전문요양시설 ‘햇빛마을’ 등을 운영하고 있다.델랑드 신부가 설립한 예수성심시녀회는 그간 신부의 생애와 영성을 알리기 위한 기념사업을 펼쳐 왔다. 총원이 있는 대구에는 신부의 선종 80주년을 기념해 설치한 신부의 흉상과 기념관이 있다.최근 일부 포항 시민들 사이에서 델랑드 신부의 한국 이주와 입국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정신을 기리는 사업이 확대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포항시는 예산을 투입해 조형물을 설치하고 일대에 기념공원, 루이 델랑드 길 도로명 명명 등의 기념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재영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장 신부는 “외국인 사제로 한국에 선교사로 파견돼 삶으로 희망과 사랑을 증거하신 델랑드 신부님의 삶이 오늘날 우리에게 거룩함과 능동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이끈다”며 “신부님의 입국 1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을 통해 어렵고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았던 신부님의 삶이 우리 모두에게 모범이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포항시 관계자는 “일제의 핍박과 6·25의 민족 수난 속에서도 투철한 선교 정신으로 미개척지를 찾아 한국과 포항에 보금자리를 틀어 고통받던 주민과 고아 등에게 사랑과 나눔을 실천한 신부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2023-02-22

“동백이 마을 구룡포로 놀러 오이소”

“‘동백이 마을’ 포항 구룡포로 봄나들이 오세요.”(재)포항문화재단이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로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와 아라예술촌 일원에서 오는 3월 3일부터 26일까지 ‘삼삼하게 놀자구룡’ 축제를 개최한다. 다양한 체험과 공연, 전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축제는 기간 동안 매주 금~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이중 체험 행사는 ‘태왁 한지 소원등 만들기’, ‘바다 석고 방향제 만들기’, ‘해초 천연비누 만들기’, ‘고래팔찌·키링 만들기’, ‘드림캐처 만들기’, ‘라탄 공예’, ‘뜨개 소품 만들기’ 등 총 11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체험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참여 가능하며,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이번 축제는 구룡포 바다를 한눈에 바라보면서 다양한 체험과 함께 퓨전 국악팀 한터울의 공연도 즐길 수 있다. 한터울은 1988년 포항에서 창단해 국악의 전승과 발전을 위한 다채로운 시도와 아이디어가 가득한 공연을 자랑하는 팀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영화, 드라마 OST에서 들어볼 수 있었던 음악을 전통악기로 재해석해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이외에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며 참여 인원에 한해 소정의 사은품도 제공한다. 구룡포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우드버닝 전시체험이 매주 토요일 진행되며, 참여작에 한해 행사기간 동안 아라예술촌 앞마당 일대에 전시될 예정이다. 참여 방법은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에서 찍은 추억 사진을 축제본부에 방문해 제출하면 우드버닝 작품으로 탄생된다. 이와 더불어 행사장 곳곳에 숨겨진 보물찾기 ‘여의주를 찾아라’와 SNS 인증 이벤트로 쏠쏠한 재미를 채워나갈 수 있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그동안 지친 국민의 일상을 위로할 수 있도록 쉼과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힐링의 장을 준비했다”며 “이색 볼거리, 즐길 거리 가득한 이번 축제에 많은 분이 오셔서 따사로운 봄기운을 만끽하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이번 축제는 구룡포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전화(054-289-7923)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