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 범위가 전국에서 특정 지역으로 좁혀질수록 대중의 관심은 ‘참여’에서 단순 ‘조회’로 급격히 냉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공지능(AI)이 뉴스·SNS·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얻어낸 결과다.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가뭄 기간 동안의 언론 보도와 소셜미디어(SNS), 인터넷 검색 기록을 AI로 정밀 분석했다.
연구팀은 재난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재난의 ‘크기’와 나와의 ‘거리’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량적으로 확인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뭄이 전국으로 확산됐던 2022년 6월에는 뉴스 기사 수와 검색량은 물론 SNS상에서의 언급량이 동시에 정점을 찍었다. 전 국민이 가뭄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반면 가뭄이 남서부 지역에 집중됐던 2023년 3월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지역 언론 보도와 정보 검색 활동은 활발했으나 SNS상에서의 언급량은 전국적 가뭄 시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뉴스 제목을 활용한 감정 분석에서는 ‘기대-불안-실망’의 사이클이 반복됐다. 비 예보가 나오면 ‘기대’했다가 예상보다 적게 내리거나 예보가 빗나가면 ‘실망’하는 감정이 가뭄 기간 내내 되풀이됐다.
감종훈 교수는 “단순히 물 부족이라는 기술적 문제를 넘어, 재난에 대한 사회적 감정과 행동 패턴을 AI로 살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러한 사회적 반응 데이터를 활용하면 향후 더 정교한 가뭄 경보나 정책 메시지 전달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휴매니티스 앤드 소셜 사이언시스 커뮤니케이션스’ 최근호에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