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학계 수십 년 난제 풀었다⋯포항가속기연구소, 스마트 소재 ‘상전이’ 경로 세계 첫 규명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6-02-04 14:03 게재일 2026-02-05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빛 조사 이후 이산화바나듐 박막시료의 구조적 상전이와 전기적 상전이 과정 모식도. /포항가속기연구소 제공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스마트 소재’ 내에서 빛에 의해 유도되는 초고속 상전이 경로가 우리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포항가속기연구소 천세환 박사 연구팀은 스마트 소재인 ‘이산화바나듐(VO2) 박막’에서 기존 상식을 뒤집는 광유도 초고속 상전이 현상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이산화바나듐은 특정 온도에서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에서 전기가 흐르는 ‘도체’로 성질이 변하는 스마트 소재다. 하지만 이 변화가 전자들의 움직임(전기적 요인) 때문인지 원자 배열의 변화(결정 구조 요인) 때문인지를 놓고 학계에서는 오랫동안 논란이 지속돼 왔다. 두 변화가 거의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분리해 관찰하기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인 ‘4세대 X-선 자유전자레이저(PAL-XFEL)’와 ‘3세대 방사광가속기(PLS-II)’를 동원했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이 장비들로 분석한 결과, 인위적인 힘(인장 변형)을 가한 이산화바나듐 박막에서는 전기적 상전이가 결정 구조 상전이보다 수백 펨토초(1000조 분의 1초) 먼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결정 구조가 바뀌기 전에도 전자들의 거동만으로 물질의 전기적 성질이 갑자기 변하는 ‘양자 역학적 모트(Mott) 전이’ 현상임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외부 변형을 통해 이러한 전기적 변화 시점을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이번 성과는 향후 빛으로 제어하는 초고속 스마트 기기나 차세대 반도체 소자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세환 박사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소재 기술과 가속기라는 최첨단 측정 기술이 결합해 세계를 선도하는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재료 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교육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