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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매칭하지 않았다면?···생후 4개월 영아 돌보미 ‘아동학대’ 의심 신고

배준수 기자
등록일 2025-08-04 18:02 게재일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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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해당 아이돌보미 활동 정지 처분 
수사 결과 따라 자격 취소 등 행정 조치 검토 
민간 위탁 기관 아닌 AI 통한 일시 연계, 문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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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청 청사 전경. /포항시 제공

'아동 안전이 최우선···포항시, 아이돌보미 관리 철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4일 배포한 포항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아이돌보미의 전문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는데도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발생한 사실이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올해만 3월과 7월 2차례에 걸쳐 포항시가족센터 소속 아이돌보미 대상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했고, 마음 건강 지원 사업을 통해 인·적성 검사와 심리 안정 프로그램까지 진행했는데, 아동학대 의심 신고 사례가 발생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내용은 이렇다. 포항시 북구 창포동에서 생후 22개월과 4개월 자녀를 키우는 주부 A씨가 지난 1일 맘카페에 아이돌보미의 학대가 의심되는 홈캠 영상과 함께 시간대별로 아이돌보미의 생후 4개월 영아 학대 의심 정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울고 있는 영아를 달래지 않고 방치하거나 거칠게 역류 방지 쿠션에 눕히고,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영아를 의자에 앉혀 놓거나 아이 혼자 두고 자리를 비우는 등의 행동들을 지적했다.

포항시는 3일 조정위원회를 열어 아이돌보미의 의견을 청취한 뒤 ‘활동 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고, A씨가 경찰에 신고한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자격 취소 등의 강력한 행정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돌봄 대기 해소를 위해 긴급·단시간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여성가족부가 도입한 ‘AI(인공지능) 기반 일시 연계 방식’이 이번 사건의 한 원인이 됐다고 포항시는 지적했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생후 3개월부터 만 12세까지 받을 수 있는데, 수요가 많아서 정기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많게는 6개월에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과정에서 주말이나 긴급한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걸쳐서 아이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평일에는 아이돌보미를 보유하고 있는 민간 위탁 기관인 포항시가족센터가 아이돌보미와 일시 연계를 신청한 가정과 매칭을 해준다. 가족센터는 아이돌보미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영아들의 경우에는 경력자 위주로 배치하는 등 운영의 묘를 발휘할 수 있다. 

반면에 AI는 아이돌보미의 경력 등 특성과 관계없이 일시 연계를 신청한 가정 주변에 거주하면서 돌봄서비스 업무를 하지 않고 있는 아이돌보미에게 곧바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돌보미가 돌봄서비스를 수락하면 자동으로 연계되는 방식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에 포항시는 포항시가족센터를 통해 1540가구, 2784명의 아동에 대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했지만, 6월 말 기준 대기 가정 수는 257가구에 달한다. 그나마 포항시가족센터가 올해 124명의 아이돌보미를 추가로 채용해 대기 가정 수와 대기 시간을 다소 줄였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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