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정치권 인사 등 20여명<br/>이명박 전 대통령 서울 자택 방문<br/>지역현안사업 설명 등 2시간 환담<br/>홍준표·박형준 시장도 초청 전해
이명박<사진> 전 대통령이 최근 포항지역 주요 인사들과 비공개 만남을 갖고, 가장 먼저 고향인 포항을 방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해서도 남다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이강덕 포항시장, 이병석 전 의원, 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 등 20여 명을 만나 2시간 가량 환담을 나눴다.
한 참석자는 “설 명절도 지났고, 고향 후배들이 이 전 대통령에게 새해 인사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라며 “대선 당시 포항시민들이 많은 성원을 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 포항과의 추억, 포항지역 현안 사업,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경제 외교 성과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이 전 대통령이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택을 방문한 유력 인사들과 보통 20∼30분 환담을 나눴는데 2시간 가량 환담을 나눈 건 처음이다. 그만큼 이 전 대통령이 고향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강한 지를 알 수 있는 자리였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날 자리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 전 대통령에게 영일만대교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고향인 포항에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홍준표 대구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올해 안에 대구와 부산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해 왔지만, 거기(부산·대구)보다는 고향인 포항부터 먼저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한 참석자는 “건강이 회복된 후 포항을 방문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또 “영일만대교 사업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 야당으로부터 ‘형님(이상득) 예산’이라는 비판을 받아 포항에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참석자들은 “이 전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포항 KTX역 설치를 비롯해 포항이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 됐다”는 취지의 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또 구치소에 수감됐을 당시 많은 학생들로부터 편지를 받았고, 친필로 1천여 통의 답장을 해준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박형남·고세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