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앞 국힘 전당대회<br/>출마하면 친윤계 표 갈려<br/>비윤계 반사이익 볼 수도
3·8 전당대회를 두달 앞두고 당권 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이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여권 내에서는 친윤계 당권주자간 교통정리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 전 의원은 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음을 굳혀 가고 있는 중”이라며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나 전 의원은 8일 대출 탕감 정책 제안에 대해 대통령실이 우려를 표하자 “이해한다”면서도 “해당 내용의 정략적 활용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의 우려가 나 전 의원의 전대 출마에 부정적인 윤심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출 탕감 정책에 대한 우려 시각과 관련, “이번 이슈를 정책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 프레임에 가두고 억측을 바탕으로 근거 없는 곡해를 하는 일은 지양해 달라”며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친윤계는 나 전 의원에 대한 불출마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김정재(포항북) 의원은 “대통령이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 두 개를 한꺼번에 줬다”며 “3개월이 안 됐는데 그냥 접고 나온다면 굉장히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는 진중하고 길게 보는 게 맞다. 인구 문제에 집중해 결과물을 내 윤석열 정부 성공에 큰 공헌을 했으면 한다”며 사실상 출마를 만류했다.홍준표 대구시장은 “두 자리를 놓고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이 손절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윤계에서는 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친윤계 표심이 갈리면서 비윤계에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나 전 의원의 출마로 친윤계 표심 분산과 수도권 기반이 겹치는 안철수 의원과 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당원투표 100%’ 룰은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유 전 의원에게 매우 불리하지만 나 전 의원이 출마해 친윤 표심이 분산될 경우 유 전 의원으로서는 해볼 만하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나 전 의원은 아직 출마를 최종 결심하지 않은 상태다. 나 전 의원으로서는 정치적 미래를 고려할 때 윤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나 전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아직 출마 여부에 대한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은 아니라도 결국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까지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출마에 무게를 뒀다. 반면, 친윤계에선 “정권 초반에 대통령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선다는 건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할 정도의 부담”이라며 나 전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