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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던진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TK의원 속앓이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3-01-05 19:50 게재일 2023-01-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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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TK “승산 있다” 개편 기대국힘 의원들 복잡한 심경 드러내
윤석열 대통령이 던진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두고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들은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로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년 총선에서 적용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TK시도당은 중대선거구제를 바라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연말 펴낸 ‘제8회 동시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시범실시의 효과와 한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시범실시한 30개 기초의원 선거에서 양대 정당 쏠림 현상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 결과를 국회의원 선거에 그대로 대입할 경우 수도권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거의 균일하게 의석을 나눠 갖고, 국민의힘이 싹쓸이한 대구 지역에선 국민의힘이 7석, 민주당이 2석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중대선거구제 도입시 민주당과 경쟁해야 하는 TK지역에선 부정적 기류가 많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던진 이슈라는 점에서 반대하지 못하고 속앓이 중이다. 국민의힘 TK지역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니 일단 힘을 보태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의원들 사이에서 중대선거구 도입시 지역구 변동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중대선거구를 도입시킬 수 있을 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TK지역의 또 다른 의원은 “중대선거구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대구와 경북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안 될 것 같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TK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에서 반대하고 있는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실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 시스템이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그 방식이 중대선거구제여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비례대표를 강화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TK지역 일부 의원은 “장기적으로 중대선거구제와 소선거구제를 혼용하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차선책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TK시도당은 소선거구제가 개편되면 민주당이 열세인 TK지역에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선거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강민구 대구시당위원장은 “중대선거구제로 개편되면 (내년 총선에서) 대구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주당 권택흥 대구시당 정개특위위원장도 “지난 제21대 총선 기준으로 당선자들의 득표율이 약 37%밖에 되지 않는다. 유권자의 70%는 정치적 대변자를 갖지 못하는 것”이라며 “호남은 민주당이고 TK는 국민의힘이라는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선거제도 개혁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6일 중대선거구제 개편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김영배 의원을 초청, 토론회 등을 통해 소선구제 폐지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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