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진·재선 이어 초선 대다수 “방탄용 국조 반대” 공감<br/>야 3당, 김진표 국회의장 만나 “여 동참 안 한다면 결단을”촉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의 국정조사 요구서를 두고 여야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용”이라며 국정조사 반대로 ‘당론’을 모아가고 있는 반면, 민주당 등 야3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을 찾아 국정조사 본회의 처리를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전날 중진·재선 의원에 이어 15일 초선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한 의견 수렴을 했다. 초선의원들은 “국정조사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수사를 피하려 하는 방탄용”이라며 국정조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중진, 재선을 비롯해 초선의원 간담회에서도 국정조사 반대 의견이 대다수였다는 점에서 ‘국정조사 반대’로 당론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당내 초선의원 모임의 운영위원인 전주혜 의원은 이날 주 원내대표와의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수용 여부에 대해 간사단 6명이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주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며 “초선의원 대다수가 현재 국정조사를 수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유는 이 대표를 향해 오는 수사의 칼끝을 피하려는 물타기용, 방탄용이기 때문”이라며 “더탐사나 친민주당 성향의 언론에서 155명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단을 유족 동의 없이 공개한 행위를 볼 때, 이번 국정조사 역시 결국은 이태원 참사의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국조에 대한 찬성 의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찬성 의견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 다수’가 현재 국조 수용은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등 야3당은 김 의장에게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 민주당 박홍근, 정의당 이은주,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김 의장 주재회동에서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참여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김 의장이 결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야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압도적 다수가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집권 여당은 무마하기에 급급하다”며 “국회가 이제는 경종을 울릴 때다. 저희도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힘 설득에 혼신을 다하겠지만 끝내 국민의 진실규명 요구를 거부한다면 의장께서도 국감국조법(국정감사·국정조사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절차대로 임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의장도, 우리 야당 원내대표들도 여당을 더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도 “김 의장도 참사에 대한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이 국회의 책무라는 것에 충분히 동의했지만 여야가 합의해서 진행돼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했다”며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협의 테이블에 나오도록 야 3당이 더 노력할 것이고 의장에게 노력을 촉구했다”고 했다. 야3당은 국민의힘과 협상을 이어가면서도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 채택을 목표로 사전 작업은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