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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후 첫 오천장날, 장바구니는 가벼웠다

김주형기자
등록일 2022-09-15 19:58 게재일 2022-09-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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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상인들 쌓아둔 농작물 등<br/>물건 못건져 좌판 대부분 ‘텅텅’<br/>상인들 “평소 비해 30%만 장사<br/>활기 되찾기까진 시일 걸릴 듯”

포항에서 태풍 ‘힌남노’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남구 오천읍. 아직도 피해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15일 포항에서 제일 큰 규모로 손꼽히는 오천 오일장을 찾았다.

오천 오일장은 오천시장을 중심으로 오천읍행정복지센터까지 약 500m 구간의 도로변에 장이 선다. 평소에는 장이 열리는 날에 많은 상인들과 사람들이 찾아 인파에 치일 정도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이날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찾은 오일장 도로변에는 매대와 좌판이 있어야 할 자리에 차들이 주차돼 있었다. 아직 피해복구 중인 곳이 많은 탓에 복구 지원을 나온 소방차량이 자주 지나다니고 있었다.

영천에서 고추 등을 팔기 위해 오일장을 찾는다는 이정옥(68·여)씨는 “원래는 행정복지센터에서 오천시장까지 말 그대로 장사진을 이뤘다”며 “피해를 많이 입은 오천 지역 상인들이 대부분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천시장 초입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이원길(63)씨는 “장사는 해야 하니 나오긴 했지만 태풍 때문에 버린 물건이 많다”면서 “그나마 나는 나왔지만 피해를 많이 입은 상인들은 나오지도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평소보다 상인과 손님 모두 크게 줄어들었지만 안면이 있는 상인과 단골손님은 피해를 입지 않았느냐며 안부를 주고받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장을 찾은 손님들의 장바구니는 비교적 가벼운 모습이었다.

일행들과 장을 보러왔다는 박선자(57·여·남구 청림동)씨는 “명절 이후 처음 장 보러 나왔는데 태풍 때문에 장사 나온 분들이 거의 없다”며 “장은 다음에 보기로 하고 일행들과 식사하고 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오일장을 찾았다는 최영숙(51·여·남구 오천읍)씨의 수레에는 양파와 무 몇 개만 담겨 있었다.

최씨는 “자주 찾는 채소 가게 어르신이 나오시지 않기도 했고 물가가 많이 오른 탓에 꼭 필요한 것 위주로 사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시장이 제 모습을 찾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걱정했다. 상인 김점순(62·여)씨는 “상인들이 평소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고 30%정도만 나온 것 같다”며 “직접 농사짓는 사람들은 태풍에 농작물이 다 쓸려나가 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한 달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주형기자 mirae57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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