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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윤핵관 다 잘못” 들은 거라곤 질책뿐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2-09-12 19:37 게재일 2022-09-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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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K 정치권이 전한 추석 민심<br/>  예사롭지 않은 비난 터져 흉흉<br/>  총선 때 보자는 사람 나올 정도<br/>“尹대통령이 사태 키워” 비난도<br/>  내홍 접고 민생 극복 한목소리
추석 연휴 내내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들은 저마다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들이었다. 태풍 힌남노로 수해를 입은 포항을 찾아 수해복구 자원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추석 분위기도 나지 않았고, 국민의힘 TK의원들의 마음 역시 편치 않았다. 더구나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간 갈등에 대한 지역민들의 따가운 질책까지 수없이 들어야만 했다. 지역민들의 질책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는 한 의원의 마음이 이를 대변해 주고 있다.

12일, TK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추석민심이 흉흉했다. 지역 의원들에 대한 비난이 예사롭지 않았다. 당내 상황을 걱정하는 등 지역민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비판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이 전 대표와 윤핵관을 동시에 비판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이로 인해 지역민들의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서로 당을 위해서 희생하고 자제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까지 연출해야 했었느냐’는 비판을 많이 들었다”며 “지역민들이 회초리를 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다음 총선 때 ‘한 번 보자’고 말하는 분들도 등장할 정도”라고 악화된 민심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 욕심을 버리고 국가적 위기나, 민생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대응할 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지역민들의 요구가 많았다”면서 “동시에 당 내홍을 하루 빨리 봉합하라는 주문도 잇따랐다”고 설명했다.

TK지역의 또 다른 의원 역시 “지역민들은 알아서 잘할 테니 국회에서 분란만 일으키지 말아라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추석 민심을 전했다. 특히 이 전 대표와 윤핵관 갈등 과정에서 정권욕이 컸던 윤핵관에게 그 책임을 돌리는 지역민들도 있었다고 했다. 더구나 어렵게 정권교체를 이뤘던 만큼, 권력욕심을 내지 말라고 지적하는 지역민들이 적잖았다고 했다. 지역의 한 의원은 “갈등 해결을 하루 빨리 하지 못한 것은 윤핵관과 이 전 대표 모두가 문제”라며 “권력싸움으로 비치는 것은 잘못됐다. 잘못하면 국민의힘 전체가 다 망할 수 있다”라고 비판하는 지역민 앞에선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마음이 무겁다”며 다음 총선 때 표로 심판하겠다는 지역민들도 상당했다고 전했다.

다른 한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이 전 대표와 윤핵관 갈등을 윤 대통령이 직접 해결했어야 했는데, 이러한 갈등을 오랫동안 지속되게 한 것은 대통령의 욕심이 아니냐는 것이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서라도 좋은 사람을 잘 찾아 중용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TK지역의 한 의원은 “여당이 일치단결해 윤석열 정부가 민생위기 극복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우면 좋겠다는 근심어린 주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지역의 또 다른 의원 역시 “경제상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큰 것 같다”며 “대선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TK지역이니 만큼 당의 갈등상황이 종식되고 민생을 챙겨나가는 데 TK정치권이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지역의원들은 “물가가 너무 비싸다”, “이자부담이 너무 크다”, “윤석열 정부가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살기가 너무 어렵다. 잘 살펴달라”는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힌남노로 수해피해가 극심한 포항의 경우 수해복구 활동에 동참, 땀을 흘렸다. 포항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추석 민심을 듣기보다는 수해복구 자원봉사 활동에 전념했던 것이다. 국민의힘 김병욱(포항남·울릉) 의원은 “중장비는 물론 사람들의 손이 많이 필요하다. TV, 쇼파, 냉장고 등이 다 떠내려갔는데도 불구하고 피해복구비가 200만원 밖에 지원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며 피해복구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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