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일정 취소하며 인선 불만 표출…尹 전격 회동 뒤 “공동정부 흔들림 없이”
내각인선에 불만을 표출, ‘일정 보이콧’에 들어갔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극적으로 손을 잡으며 파국 위기를 넘겼다. 중단됐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도 곧바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14일 만찬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는 윤 당선인 측 장제언 비서실장만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날 저녁 만나 인선과 합당 등에 대한 원만한 처리를 ‘담판’ 형식으로 합의, 양측의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했다.
장 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완전히 하나가 되기로 약속했다”며 “국민들 걱정 없이 공동정부에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손잡고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만찬자리는) 웃음이 가득했다”며 분위기도 함께 전했다.
두 사람은 또 실무 선에서 사실상 합의가 마무리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절차도 빠르게 지속하기로 했다. 안 위원장은 15일 직접 회동 관련 내용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안 위원장은 전날 저녁 윤 당선인 주재 도시락 만찬에 불참한 데 이어 이날 예정됐던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인수위 사무실에도 출근하지 않았다. ‘안철수 패싱’ 불만이 표출된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윤 당선인의 18개 부처 장관 인사에서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들은 한 명도 반영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인선안을 미리 알려주지도 않았다는 것이 안 위원장 측 주장이었다.
안 위원장 주변에선 “단일화 때의 ‘공동정부’ 합의가 사실상 파기된 것이고 신의가 무너졌다”며 격앙된 발언들도 터져 나왔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이날 오후 “특정 인사를 배제하지 않았다”며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며 갈등은 악화 일로를 걷는듯 했다.
양측이 ‘결별 수순’을 밟고 대선 때 합의한 공동정부 구상과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이 파국을 맞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안 위원장이 인수위원장직 거취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처럼 갈등이 고조되던 와중에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함께하며 갈등을 해소한 것이다.
양측이 이같이 갈등 봉합을 시도한 것은 공동정부 구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두 사람이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안 위원장으로선 새 정부 출범을 한 달도 채 남겨 두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위원장직 사퇴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윤 당선인도 ‘공동정부 약속 파기’에 따른 지방선거 영향 등을 위험부담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가 일각에서는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추가 인선은 이미 한계가 있고 90% 수준에 달했다는 합당도 그리 쉽지는 않을 전망이어서 추후 갈등이 재연될 소지를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