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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 대선’ 오명… 청소년들 첫 ‘한 표’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2-03-10 00:33 게재일 2022-03-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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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마지막까지 공방<br/>‘배우자 리스크’ 뜨거운 감자<br/>만 18세 유권자 11만2천여명<br/>‘초박빙’ 구도 속 변수로 작용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 4일 서울 서초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제20대 대선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대선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도덕성 논란, 부인 리스크 등이 대선 막판까지 불거졌다. 비전과 정책 대결은 사라졌고, 갈라치기 정치만 횡행했다. 높은 투표율과는 별개로 네거티브 공방전만 이어지면서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마지막까지 지지율 접전을 이어갔던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출구조사에서조차 접전을 이어가며 역대급 초박빙 승부를 펼쳤다. 숨가빴던 3·9 대선이 남긴 것들을 정리했다.

 


△ 대장동 의혹 등을 둘러싼 네거티브


네거티브의 시작과 끝은 대장동이었다. 대장동 의혹은 경기 성남 판교 대장지구 개발사업 이익금 상당액이 ‘화천대유’ 등 특정 민간 업체에 돌아가면서 불거진 특혜 논란이 핵심이다. 여야는 대선 마지막까지 대장동 의혹을 두고 공방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윤석열 몸통’이라고 총공세를 펼쳤고,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점을 겨냥해 ‘이재명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다만 사업 실무 담당자가 배임과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재명 책임론이 커졌고, 대장동 의혹은 대선 기간 내내 이 후보를 괴롭혔다. 이로 인해 지지율은 답보 상태를 면치못했다. 결국 이 후보는 정면돌파를 선택, 대장동 국감에 나와 야권의 공세에 맞섰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봐주기 수사로 대장동 대출 비리를 덮었다며 역공에 나섰다. 이 후보는 김만배 녹취록을 요약한 웹자보와 함께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반면, 윤 후보는 “공직자들, 이 머슴이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한을 남용해 돈벌이하고 업자와 유착하면 철저히 엄벌해주는 것이 주인에 대한 도리”라며 이 후보를 대장동 의혹의 피의자로 지목했다.


△ 선거운동 기간 실종된 영부인 후보들


후보들이 대장동을 둘러싼 공방으로 치열했다면 배우자 리스크도 대선 기간 내내 뜨거운 감자였다. 가장 먼저 논란이 불거진 건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다.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지원서에 경력과 수상기록을 부풀려 기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문제로 김씨는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모든 게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7시간 통화로 불거진 무속 논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 여러 의혹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는 갑질 논란과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불거졌다. 김씨의 사적 업무를 지원했고, 경기도 법인카드로 소고기와 초밥을 구입해 배달했다는 경기도 공무원의 폭로가 있었던 것이다. 김씨 역시 “공과 사의 구분이 분명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일련의 의혹들로 인해 이른바 공식선거 운동기간 내내 ‘대선 후보 배우자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내외를 아우르며 영부인 정치를 해나가야 할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선거운동기간 내내 단 한 번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초림초등학교에 설치된 수내1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초림초등학교에 설치된 수내1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상 첫 코로나 대선

이번 대선은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치러진 첫 선거다. 이로 인해 많은 허점이 발생했다. 사전투표율(36.93%)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나 코로나19확진·격리자 대상 사전투표가 대혼란을 겪었다. 사전투표에 나선 확진·격리자는 임시기표소에서 투표를 진행했으나 이들을 위한 별도 투표함을 마련하지 못해 비닐봉지, 플라스틱 바구니 등이 동원되는 일이 발생했다. 선관위는 9일 본투표에선 확진·격리자들도 일반 기표소에서 똑같이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후폭풍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가 부정 선거 의혹에 선을 긋고 있지만 대선 불복 논란 등으로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 만 18세 청소년 첫 참여


만 18세 청소년이 3·9 대선에 참여한 점도 특징이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기준 대선 투표권을 가진 학생 유권자는 11만2천932명이다. 교육행정정보스시템에는 학적을 갖고 있는 학생 수만 등록된 만큼 학교 밖 청소년까지 포함할 시 청소년 유권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초박빙 구도가 이어지면서 청소년 유권자의 표심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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