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문제 불거져 파행 모양새<br/>尹 측 “국민에 사과부터 해야”
3·9일 대선을 눈앞에 두고 집안 싸움을 벌이며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이 지난 19일 만찬 회동을 하면서 ‘원팀’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3·9 보궐선거 공천 문제로 원팀 구성은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3면>
홍 의원은 특히 출당까지 언급하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고 윤석열 후보 캠프 역시 홍 의원에게 먼저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홍 의원은 23일 처음으로 탈당을 언급하며 “차라리 출당이라도 시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서 ‘어처구니 없는 경선결과와 지금의 비리 대선 상황에 한숨밖에 나질 않는다’는 한 지지자의 글에 “권영세(국민의힘 선대본부장) 말대로 윤핵관들이 준동해 차라리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이 더 편할 건데. 내 발로는 못 나가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는 또 ‘충신과 간신도 구분 못하는 당원이 참 밉다’, ‘그들이 사기 치고 모욕한 건 민심’이라는 내용의 글에도 “차라리 출당이라도 시켜줬으면 좋겠다”고 같은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 나라에 정말 미래가 있느냐’고 묻자 “미래가 없는 대선”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19일 만찬 당시 윤 후보에게 최재형 전 감사원장 서울 종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대구 중·남 공천을 제안한 사실이 윤 후보 측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양측 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윤 후보 측은 “홍 의원이 밀실 정치를 했다”고 비판했고, 홍 의원은 ”윤 후보와 나눈 이야기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공개적으로 발설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윤 후보 측도 홍 의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홍 의원이 불쾌한 심정을 노출하고 있는데,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지금은 국민에게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