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117일 만에 대권 출마 선언<br/>“동의하는 모든 분과 힘 모을 것 <br/> TK 지지, 법치 세우란 뜻 이해”<br/> 국민의힘 입당 관련엔 즉답 피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3월 4일 총장직 사퇴 이후 117일 만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되었음을 감히 말씀드린다”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
윤 전 총장은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들을 고통에서 신음하게 만드는 정치 세력의 집권이 연장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불보듯 뻔하다”며 “국민은 더 이상 이들의 기만과 거짓 선동에 속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세력은 힘을 합쳐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전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지지도가 높게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TK 지역 주민들께서 저를 많이 성원해주시는 것은 지역 연고와 정치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보다도 지금 법치와 상식이 너무 무너져 내렸으니 이걸 바로 세워 달라는 취지가 아닌가(싶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난 이야기지만 2013년 국정원 사건으로 대구로 전보가 돼서 갔다. 제 초임지였고, 부장을 지내기도 했던 대구에서 세 번째 근무였다”며 대구와의 인연을 강조한 뒤 “‘이 지역 분들이 나를 좀 안 좋아하시겠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격려를 해 주시고 힘을 내라고 응원을 해 주셨다. 그 연장선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그 지역 주민들도 법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법과 절차에 위배되지 않았다면 정치적 감정이나 이해득실 같은 것보다는 그런 점을 더 우선시하지 않으셨나, 개인적 느낌을 그렇게 말씀드리겠다”고도 했다.
경북매일이 창간 31주년을 맞아 대구시, 구미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은 3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야권의 경쟁상대인 국민의힘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을 따돌리며 ‘1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 “정치 철학 면에서 국민의힘과 제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다수결이면 모든 일이 된다고 하는 철학에 동의할 수 없다.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탄핵도 겪으며 국민들께서 미흡하다고 보시는 점들이 많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민주주의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국가 공권력도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입당이나 대선 경선 참여 시기 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