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용판 기자회견<br/>“한때 문 정권과 함께 했던 사람<br/>정체성 위해 정리할 필요성 있어”
국민의힘 김용판(대구 달서병) 의원이 28일 “과물탄개(과실을 범했으면 즉시 고치라는 의미) 과정을 거치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판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만이 정의와 공정의 독점자란 의식하에 무리하게 (수사를) 밀어붙인 경우는 없었는지 성찰해 보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한때 저에게 국기문란범이라는 누명을 씌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윤 전 총장이 정치 지도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면 사과할 일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과물탄개(過勿憚改)의 전환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서울지방경찰청장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은폐·축소한 혐의로 2013년 재판에 넘겨졌지만 2015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윤 전 총장은 당시 김 의원을 기소한 검찰 특별수사팀장이었다. 이와 관련, 그는 “억울한 송사에 휘말려들면 그로 인해 입게 되는 정신적·육체적·경제적 피해와 고통은 너무나 커서, 거의 영혼이 파괴될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파렴치한 국기문란범으로 몰렸다면 어떠했겠냐”며 “하지만 지금까지 저와 경찰조직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어쩌면 저를 기소했던 검찰수사팀에서는 자신들의 기소가 잘못된 게 아니라 법원의 판결이 잘못되었다고 치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는 ‘내로남불’과 ‘친문무죄, 반문유죄’라는 말을 낳았지만 문재인 정권과 함께 소위 적폐수사를 현장 지휘했던 윤 전 총장께서는 ‘친검무죄, 반검유죄’인 측면이 전혀 없었다고 자신할 수 있겠냐”며 “저의 경우처럼 잘못된 선입견에 젖었거나, 검찰만이 정의와 공정의 독점자란 의식하에 무리하게 밀어부친 경우는 없었는지 성찰해 보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경북매일과의 전화통화에서 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을 갑작스레 비판하고 나선 배경과 관련,“윤 전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 및 정부 여당과 싸우고 있어, 그를 흠집낼 수 없다는 생각때문에 입장 발표 시기를 미뤄왔던 것 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우파 괴멸에 앞장 선 사람인 것은 사실이다. (이번 기자회견을) 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 같은 지적은 원론적인 검증 관문에 불과할 뿐 더 험한 검증 과정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에서 윤나땡(윤석열이 나오면 땡큐)라고 하지 않느냐. 윤 전 총장이 공정의 화두로 지지율이 올랐는데, 과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했던 사람이다. 그런 과정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들어올 수 있겠느냐”며 “이는 정체성과도 관련된다”고 덧붙였다.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오른 윤 전 총장에 대해 여권에서 검증 작업이 본격화되기 전, 윤 전 총장이 야권을 아우르기 위해 미리 거쳐야 할 최소한의 검증작업에 불과하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