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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국 축구가 실망스러운 부분

▲ 김학주한동대 교수이번 러시아 월드컵 예선전을 보면서 세계 축구가 많이 평준화되었음을 느꼈다. 각 나라마다 축구를 위한 인프라를 개선했고, 세계 유명 축구 구단의 스카우팅 시스템이 개선되어 축구 후진국 선수도 개인 실력만 있으면 큰 시장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한국 선수들도 볼 컨트롤이 많이 개선됐다. 2002년 거스 히딩크는 이것 때문에 힘들어했다. 볼 컨트롤이란 ‘공을 원하는 곳에 원하는 속도로 보낼 수 있는 능력’으로 모든 구기의 기본이다. 그런데 한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은 잔디 위에서 뛰어 본 경험이 부족하여 이러한 기본도 없었다. 그래서 히딩크는 상대 선수를 압박하는 전략을 세웠고, 이를 위해 선수들의 체력을 기르는데 집중했다. 그 전략은 적중했고 좋은 성과를 냈다. 물론 홈 구장의 이점과 약간의 편파판정 덕을 봤지만 말이다.볼 컨트롤이 좋아지면 창의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상대 수비가 없는 공간으로 뛰는 선수에게 알맞은 곳에 알맞은 속도로 공을 전달하여 수비를 벗겨낼 수 있다. 이것이 축구가 아름다운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에게서 이런 창의적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볼 컨트롤이 좋아졌는데도 말이다. 이 점이 실망스럽다.수비에서도 상대를 너무 떨어뜨려 놓았다. 즉 상대 선수가 편안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스스로를 힘들게 했다. 수비수는 공을 주고 빠지는 공격수를 당할 수 없다. 왜냐하면 공격수는 이미 속도가 붙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미드필드부터 압박을 했다면 쓸데없는 데 힘을 소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왜 한국의 젊은이들은 ‘창의’에 약할까? 먼저 교육의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문화적 배경을 살펴보자. 창의를 위해서는 자신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생각을 쏟아낼 수 있지 않은가. 유교적 문화는 분명히 여기에 방해가 될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이 모두 축구를 못하는 이유를 여기서 부분적으로 찾을 수 있다. 물론 아시아인들의 다리가 짧은 것도 축구에서는 약점이다. 순간 가속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그런 한국인들이 놀라운 진취성을 1970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보여줬다. 그 기간 한국 증시의 투자수익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유교 문화로 인해 순종적이기만 했던 한국인들이 조국이 짓밟히는 것을 보고 눈이 뒤집혔다. 박정희는 분명 독재자다. 젊은 시절 그의 일관성 없는 행동들을 보면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았던 것 같다. 반면 성취동기는 대단했다. 그 시대를 돌아보면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박정희는 왜 우리가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 없는지 의문을 던졌다. 그리고 강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성취동기를 발산했다. 이 과정은 비난을 받아야 한다. 뜻을 같이했던 재벌들도 요즘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준 기업가 정신, 그리고 용기는 젊은 후배들이 본 받아야 한다. 그들이 없었어도 한국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은 비겁해 보인다.이제는 중국도 미국처럼 지적재산권을 비롯한 고부가 산업을 원한다. 즉 하는 일이 비슷해지며 경쟁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세계 교역이 줄고 권역화된다. 자원이 없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한국은 취약해지기 마련이다. 이 국면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은 더 진취적이어야 한다.정부는 젊은이들을 위해 최저임금을 올린다. 세계경제가 저성장으로 가는 상황에서 이는 흔한 현상이다. 그러나 시장원리를 무시한 파격적인 최저임금 인상은 부작용을 낳는다.최근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실업률이 높아지는 현상은 이례적이다. 편의점 등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분야에서 고용 위축이 두드러진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은 상대적으로 능력있는 젊은이들의 주머니를 부풀려줬지만 그렇지 못한 젊은이들과 노인들의 일자리를 앗아갔다. 원했던 결과인가? 그럼에도 이런 포퓰리즘을 옹호하는 나약한 젊은이들을 보면 씁쓸해진다.

2018-07-03

10년만의 증시 조정이 오나?

▲ 김학주한동대 교수최근 증시가 흔들렸다. 원화가치도 하락했다. 그 원인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금 유출 가능성과 미-중 무역갈등이 지적되었다. 과연 증시에 10년만의 큰 조정이 오는 것일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먼저 미국의 금리인상은 걱정 안 해도 될 것같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며 경제를 조율할만한 형편이 못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돈을 푸는 국면이라는 것이다.최근 신흥시장 자산매각을 촉발시킨 것은 예상보다 심각한 미-중 무역갈등이었다. 미국과 중국의 하는 일이 비슷해지면서 경쟁이 벌어지고, 무역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세계가 권역화될수록 범용재를 수출하는 국가들, 그리고 그런 생산설비를 갖고 있는 나라들이 타격을 받게 된다. 한국이 대표적인 예다. 그 결과 한국의 통화가치 하락 속도가 가팔랐다.그 동안 한국 증시나 통화가치를 지탱해 온 것은 반도체나 화학 산업의 수출 증가일 것이다. 반도체 같은 경우는 아직 성장 모멘텀이 꺾이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순환적인 산업이므로 외국인들은 차익실현의 시기를 보고 있었는데 이번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 자산의 매도를 촉발시켰다.점진적으로 이런 무역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무역갈등은 너무 급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 미-중간 새로운 질서를 잡기 위한 마찰일 것이다. 지난 30년간 얽혀 있던 세계가 너무 급하게 쪼개지면 충격이 있을 수 밖에 없고, 투자자들은 이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급진적인 갈등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도 파괴적인 갈등을 원하지는 않는다.요즘 세계증시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장단기금리차의 축소다. 정부가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 시중 장기금리가 따라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만큼 세계경제가 탄력을 잃었음을 의미한다. 사실 증시는 2016년 조정을 받았어야 했는데 트럼프가 당장 구경제를 살리겠다며 희망을 심어줬고, 반등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이제는 의심하는 분위기다.이제 경기부양을 위한 어떤 카드가 남았나? 최근 미국 정부는 그 동안 금융기관들의 무분별한 투자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볼커 룰(Volker Rule)을 완화하고 있다.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정도의 조치밖에는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소망이 없다면 지금의 주가는 비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업실적 대비 주가비율이 1929년, 2000년, 2007년 거품이 터지기 직전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더 이상의 기대가 없으면 빠져 나오는 돈의 속성을 감안할 때 예전 같았으면 증시에 벌써 큰 조정이 생겼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금융자산을 사야 하는 은퇴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자산이 더 비싸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투자자들은 점점 낮아진 수익률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리고 주가가 보이는 것만큼 비싸지 않을 수도 있다. 즉 아마존을 비롯해 아직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지만 미래 엄청난 성장 잠재력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한 종목들을 제외하면 주가에 대한 부담이 완화된다는 것이다. 나중에 아마존이 기대했던 실적을 내 주면 이런 문제는 해소되지 않을까?그 동안 많은 이들이 증시에 늑대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그러나 늑대는 오지 않았다. 그 이유를 과거의 경험으로는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것을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불렀다. 그것이 인구구조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제는 받아들일 때도 된 것같다.혹시 모르는 늑대의 등장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증시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낙폭이 제한된 범위에서 희망을 줄 수 있는 산업으로 옮겨가는 움직임이 지속될 전망이다. 그 후 검증된 신성장주 위주로 주가 반등이 나타날 것이다.

2018-06-26

한국의 금리와 환율에 숨겨진 비밀

▲ 김학주 한동대 교수최근 미국은 기준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렸다. 이미 미국의 국채금리가 한국의 국채금리 수준을 넘어선지 꽤 오래 되었지만 한국에서 자금이 이탈되는 현상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원화의 가치도 그런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의 시중금리 수준이 내재가치보다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채권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가파른 인구 노령화 추세를 감안할 때 연기금 및 보험사들은 장기채권을 더 매수해야 했다. 특히 지난 금리 하락기에 그들의 부채 가치가 자산의 가치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장기채권을 더 사서 자산의 듀레이션(duration)을 부채 근방으로 끌어올렸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장기채권을 사는 대신에 위험자산을 늘렸다. 그 배경은 첫째, 그동안 증시의 변동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위험자산도 그 가치가 안정적으로 상승해 왔고, 그래서 안심하고 위험자산을 샀다. 둘째, 우리나라 보험사들은 자산은 시가평가를 하지만 부채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당장 자산과 부채간 듀레이션을 비슷하게 맞출 필요가 없었다.그러나 우리나라 보험사들도 2021년부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 11)이 도입되면 부채도 시가평가를 해야 하므로 지금부터는 점차 듀레이션 매칭(matching)을 위해 장기채권을 사야 할 것이다. 그들이 장기채권을 충분히 사려면 한국의 장기 국채를 다 사도 모자랄 판이다. 그럴수록 채권가격은 상승할 것이고 채권 투자수익률은 떨어지게 된다. 결국 한국의 시중금리는 아직 경제의 저성장으로 인한 낮은 수익률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지금도 금리가 낮다고 불평하는 투자자들이 있지만 더 낮아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채권가격이 상승할 것이고, 이것이 외국인들이 아직 한국 채권을 손에 쥐고 있는 이유다. 즉 그들은 인구구조에 의한 채권수요의 증가를 믿고 있고, 한국의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채권을 사 줄 것을 기다리고 있다.그 과정이 끝나면 외국인들은 한국을 떠날 것이고 원화가치의 절하추세가 시작될 것이다.한국의 투자자들은 앞으로 저금리의 고통에 신음할 것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에서도 확실한 고성장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신성장주를 선택하든지, 아니면 의미있는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줄 수 있는 배당가치주가 선호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연기금과 보험사를 조심해야 한다. 저축성 보험의 경우 보험사들이 고객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하는 수익률을 ‘예정이자율’이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 예정이자율이 국채 금리를 하회하기 시작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즉 저축하는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해도 보험사들이 약속한 수익률을 상회한다. 즉 우리나라 연기금이나 보험사들은 거대한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저축자들에게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제공할 수 없다. 자산운용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왜 이들을 이용해야 하는가?더욱이 한국의 경제가 시들해지며 금리가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 것이다. 그 자체가 연기금과 보험사들에게는 고통이다. 특히 그들이 장기채권을 살수록 시중 금리가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게 된다. 스스로 자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아마도 그동안 이런 결과를 피하기 위해 장기채권 대신 위험자산을 사는 파행을 저질렀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의 고통이 클 것이다. 따라서 가급적 저축성 보험이나 연기금을 피하고 직접 안전 자산을 편입하거나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을 만큼 자산운용능력이 좋은 글로벌 보험사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2018-06-19

질병의 조기진단과 예방의 시대 도래

▲ 김학주 한동대 교수세계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지면서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정부의 부채부담이 늘어 간다. 그래서 정부는 빚을 숨기기도 한다. 미국의 연금은 자산의 가치를 부풀리고 있다. 자산의 투자수익률을 높게 가정하는 것이다. 한국의 연금은 부채를 터무니없이 과소평가하고 있다. 인구노령화로 인해 늘어날 연금지급 부담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간접적인 공적 부채까지 포함할 때 대부분 국가들의 빚에 대한 고민은 깊어진다.설상가상으로 노인들에 대한 의료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그들은 암과 같은 치명적인 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치료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정부로서도 이런 환자들을 따라다니며 치료비를 대다가는 재정에 구멍이 날 것이다. 따라서 정답은 질병을 조기 발견하거나 예방하는 것이다. 그것은 환자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최근 미국에서 세계 3대 암학회 가운데 하나인 ASCO가 개최됐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면역항암 치료제 뿐 아니라 암의 조기진단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진단 시장은 아직 활발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진단이라는 것이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고, 결과의 재현반복성에 대한 입증이 쉽지 않아서 잠재시장이 무궁무진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제한되었기 때문이다.그런데 2010년대 접어들며 유전자 진단 기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신체 내 환부 조직을 직접 떼내어 보지 않고 혈액 내의 미량의 암세포를 찾아내어 그 유전자 분석을 통해 난관을 헤쳐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먼저 현재 투약하고 있는 항암제가 환자에 잘 맞는지 점검할 수 있다. 사실 약을 잘못 선택하여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해법은 이미 세계적으로 비교적 보편화된 편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편이지만 말이다.한편 검출된 암세포가 일상적으로 만들어졌다가 면역세포에 의해 사라지는 평범한 것인지, 아니면 기존 종양에서 떨어져 나온 것인지, 즉 재발한 것인지, 그렇지도 않다면 새롭게 발전한 암인지를 조기에 진단하는 기법이 개발되고 있다.2013년경부터 유전자 분석 관련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졌고,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유전자를 활용한 질병의 진단 기술 혁신이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대로 가면 개인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사람이 미래에 노출될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현재 조기진단 관련 많은 프로젝트들이 임상 중에 있다. 향후 이들이 미국 식약처(FDA)의 승인을 받으며 진단 시장이 크게 열릴 전망이다. 대표적인 업체는 미국의 Foundation Medicine이다. 이 기업은 2010년 세계 유전자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양대축인 하버드대학과 MIT 교수들이 모여 설립되었다. 2013년 나스닥에 상장되었고, 2015년 다국적 제약사인 로슈(Roche)에 인수됐다. 주식은 아직 상장되어 있다. Foundation Medicine은 최근 유전자진단 기법을 FDA로부터 승인받아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성장은 이제 시작단계이므로 장기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더 장기적으로 본다면 유전자 진단을 넘어서 유전자 편집을 통해 질병의 예방을 추구하는 글로벌 1위 기업 EDITAS Medicine도 주목할만하다.지금까지 증시에서는 암세포에 대한 면역세포의 공격력을 키우는 신약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런데 유전자 진단이 보편화되어 암의 예방 확률이 높아진다면 기존의 면역항암제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다. 즉 현재 거래되고 있는 바이오 주식의 가격 거품이 드러날 수 있다. 유전자 진단 뿐 아니라 항암제 안에서도 여러 대체재가 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바이오 주식 투자에는 틈새시장에서 확실한 핵심경쟁력을 지닌 업체의 선별이 필수적이다.

2018-06-12

중국과 미국의 이별이 증시에 주는 시사점

▲ 김학주 한동대 교수미국과 중국이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고 있다. 그 동안 이 둘은 하는 일이 달랐다. 그래서 시너지를 내며 협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중국도 더 이상 신발이나 의류를 만들기 싫어한다. 미국처럼 지적재산권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원한다. 또 최근에는 중국산 세계 최초라는 말도 자주 듣게 된다. 점차 중국이 미국의 경쟁상대로 나타나며 둘은 갈라설 수 밖에 없다. 그 동안 둘간의 거래가 너무 얽혀 있어 이를 당장 분리하기에는 고통이 너무 커 협업하는 모습도 보이나 큰 그림에서 보면 헤어지는 과정 속에 있다.그 시사점을 살펴보면 첫째, 그들의 분리 자체가 세계 경제나 증시에 부담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수출국가들이 타격을 받는다. 독일이 대표적이다. 독일은 유럽연합의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데 독일이 흔들리면 유럽연합의 결속력이 약해질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유럽연합을 이탈하자는 주장도 독일이 해 줄 수 있는 것이 적어지면서 나오는 잡음일 것이다.둘째, 중국으로 패권이 넘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중국이 더 이상 미국국채를 사지 않아도 되는 경우 미국의 가파른 금리상승과 함께 미국인들이 급하게 구매력을 상실하며 중국으로의 패권 이동이 가속화할 것이다. 이 경우 미국은 압도적인 군사력을 중국에 휘두를 가능성이 있다. 그 전에 북한도 변해야 한다. 아직은 중국의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그런 징후는 없다.단 중국 증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국 주식 가운데 미국과 무역분쟁이 없는 내수관련주, 그리고 정책 수혜주들을 보자. 음식료, 낙농축산업, 헬스케어, 전기차 및 2차전지 등이 대표적인 예다.셋째, 한국의 산업구조가 중국소비에 맞춰 급변할 것이다. 중국의 산업구조가 미국과 비슷해지기 전에 한국과 비슷해지거나 이미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 한국경제도 살아있는 유기체이므로 정치권과 상관없이 생존을 위해 변신할 것이다. 지금의 하드웨어 위주에서 바이오 및 중국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나 화장품 쪽으로 무게중심이 급하게 옮겨 갈 것이므로 투자에 감안하자.한편 우리나라 증시에서는 미북회담이 중요한 이벤트고, 남북경협주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북한 핵협상을 지켜보며 트럼프가 인내심도 있는 사람이란 것을 알았다. 그는 말을 막하는 사람 아닌가? 그런 그도 인내심을 발휘할 정도로 북한의 비핵화에 관심을 보인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는 한·중·일과 북한 그리고 미국조차도 원하는 부분이므로 장기적으로 남북경협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트럼프가 여기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한반도 내 미군을 철수하여 비용을 줄이자는 것으로 보인다. 이데올로기를 찾는 시대도 아니고, 한반도는 장악을 해도 중동처럼 실익이 없다. 즉 한반도 내 긴장을 완화하여 쓸데없는 비용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그러나 타협하는 과정에서 난관이 있을 것이므로 남북경협주에도 변동성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만일 북한의 성장 로드맵을 외국 투자자들에게 설득시켜 그들이 투자하게 하면 좋겠지만 정치인들에게 그런 지혜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즉 한국 정부가 세금으로 북한 개발 자금을 지원할 때 한국 납세자들의 저항이 생길 것이고, 그럴 때마다 남남갈등의 소지가 있다.또한 납북경협주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 사업이 먼저 모멘텀이 생겨 관심을 받겠지만 “통일을 염원하는 사업에서 무슨 이익을 챙기느냐?”라는 정치적 압력이 개입되면 이들 기업이 통일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남북경협의 진정한 수혜주는 규제에서 벗어난 음식료 등 소비재가 될 것이다.

2018-06-05

식을 줄 모르는 2차전지 열기

▲ 김학주한동대 교수증시에서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그리고 2차전지에 대한 관심은 꽤 오래 이어지고 있다. 이 분야에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2025년까지 전기차 챔피온이 되겠다는 각오다.중국이 전기차에 몰두하는 이유는 대기오염 문제 해결 외에도 무역갈등으로 인해 수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수출을 줄이려면 수입도 줄여야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즉 수입 의존도가 높은 석유를 전기로 대체해야 한다.그래도 전기차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은 역시 대기오염과의 전쟁일 것이다. 그런데 전기를 석탄으로 생산하면 대기오염 저감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2015년 중국의 전력생산 가운데 석탄이 차지한 비중은 72%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자동차 연비가 ℓ당 14.3km 이상 나오는 석유연료 엔진이 전기차보다 오히려 덜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계산된다.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때문에 무겁고, 또 아직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않아서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까지 감안하면 더욱 중국에서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그러나 중국에는 수력원자력이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 당장 전기차를 도입해도 경제성이 충분한 지역도 많다. 평균의 오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이 석유엔진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결국 중국은 신재생에너지나 원자력 쪽으로 더욱 박차를 가해서 전력생산 중 석탄의존도를 공격적으로 낮춰 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모멘텀을 중국이 계속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유럽에서도 디젤엔진을 포기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늘고 있다. 도요타, 피아트-크라이슬러에 이어 볼보도 더 이상 디젤엔진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럽에서는 대부분의 승용차가 디젤엔진인데 디젤을 버리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가솔린 엔진으로 오지는 않는다. 즉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로 넘어가는 모습이다.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디젤엔진을 포기하는 이유는 엔진의 구조에 있다. 디젤엔진은 불꽃점화가 아니라 자연발화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연비 규제가 심해질수록 엔진의 구조가 더욱 복잡해지고, 따라서 엔진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예정되어 있는 부담스런 연비 규제를 감안할 때 디젤엔진은 희망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2차전지 모멘텀은 식을 줄 모른다.한편 그 동안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수소전지도 최근 기술혁신과 함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소전지는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적극 개발해 왔다. 수소전지는 개발 초기에 원가의 부담을 안고 있었다. 먼저 수소를 얻기 위해 메탄을 수증기와 결합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촉매를 사용한다. 또한 얻어진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결합시켜 전자를 떼내고 전기를 만드는데 여기서도 촉매가 필요하다. 촉매로 백금을 사용하여 가격 부담이 생겼다.그러나 지금은 니켈 등 반응성 좋은 다른 금속으로 대체하거나 플라즈마처럼 아예 촉매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도 강구되고 있다.한편 메탄과 수증기를 결합시켜 수소를 얻고 나면 일산화탄소가 배출되어 대기오염 문제도 지적됐었지만 이를 포집하여 재활용하는 기술도 발전했다. 수소탱크 폭발관련 안전성 문제도 제기됐었으나 탱크 내 산소비중이 15% 이상일 때만 수소가 폭발하므로 그런 환경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대안도 마련되고 있다.끝으로 전기차 도입을 위해 차체 경량화도 관심사였지만 알미늄. 티타늄, 마그네슘 등 경량화 소재가 철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아직은 부담스럽다. 이들은 2차전지에서 혁신이 일어나 전기차 보급이 진행되고 규모의 경제에 도달해야 도입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전기차 보급이 더 가속화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결국 지금은 그러한 선순환을 시작시키는 2차전지에 집중해야 한다.

2018-05-29

일본을 보며 증시를 대비하자

▲ 김학주 한동대 교수1인당 의약품 소비량에 있어 한국은 OECD 국가들 가운데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한국인들이 약을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부분도 있으나 인구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증거다. 이 길을 먼저 간 일본은 일손이 부족해진 상황이다. 우리도 노동력 부족에 대비해야 한다. 과연 이 문제를 통해 장기적으로 증시에 어떤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을까?최근 미국정부는 중국 통신사 ZTE에 대한 징벌을 철회했다. ZTE는 7년전 북한, 이란에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통신기기를 팔아 넘긴 이유로 미국 통신부품 수입이 금지됐었다. 그 결과 지금 영업을 중단할 위기에 처해 있다.왜 트럼프는 무역분쟁(Trade war)에서 무역거래(Trade deal)로 급선회했을까? 사실 무역갈등이라는 것 자체가 비효율성에 따른 비용을 높인다. 트럼프도 이것이 무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는 대선 공약으로 무역적자 축소를 통한 일자리 찾아주기를 내세웠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밀어붙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비용상승 인플레에 매우 민감한 상황이므로 중국의 도움이 필요했을 것이다.지금 미국이 ZTE를 풀어준 것은 그동안 ZTE를 제재했던 명분이 거짓임을 의미한다. 즉, 그렇게 심하게 ZTE를 규제하지 않아도 미국의 안보를 지킬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은 현재 안보를 구실로 중국의 반도체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만일 이런 화해 무드 속에 중국 반도체 업체가 미국이나 유럽의 반도체 기업을 인수해 한국을 추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우리나라 수출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가 위협에 노출될 것이다.그렇다면 인구노령화로 인한 내수 위축이 더 커 보인다. 일본은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 첫째, 일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로보틱스를 도입한다. 일손이 모자라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더 유도하거나 해외에서 노동력을 유입시켜야 하는데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는 문화적으로 여기에 낯설다. 따라서 로보틱스에 대한 의존도를 과감하게 높이고 있다. 서양에서의 소극적인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일본의 야스카와 같이 로보틱스에서 앞서가는 기업에 주목하자.둘째, 통화의 가치를 절하시켜 수출을 돕는다. 내수의 위축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게 진행된다. 과거 일본 기업들은 국내시장에서만 잘해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해외로 나가야 하는 형편이다. 젊은이들의 일손이 모자라지만 인건비 상승률이 미미하다. 수요 빈곤이 더 크기 때문이다. 즉 해외시장 개척이 당면한 과제이므로 정부도 이를 돕기 위해 통화약세를 유발시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베노믹스의 배경도 여기에 있었다.셋째, 관광산업을 진작시킨다. 내수가 침체되면 해외 고객들이 들어 와서 소비하게 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아베가 이번 여름 퇴진하기 전 카지노 도입 관련 법령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정치적 비난을 우려해 내국인 입장에 제한을 두겠지만 카지노 위락시설에는 내국인 관광객이 어느 정도 돈을 잃어줘야 해외 VIP고객들이 모여 드는 경향이 있으므로 규제를 비교적 너그럽게 풀어주지 않을까 전망된다. 이런 맥락에서 일본의 세가 새미(Sega Sammy) 같이 카지노나 오락실의 게임 기기 만드는 업체의 주가도 회복될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지금 한국 정부는 앞서 언급된 세가지 움직임과 반대 방향의 정책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인구구조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즉,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이런 정책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긴 안목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 솔루션, 원화절하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 수출업,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및 관광산업 관련주들을 분석하고 투자해 볼 필요가 있다.

2018-05-23

대책은 세워 놓고 재벌을 두들겨라

▲ 김학주한동대 교수금융감독원과 삼성그룹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논쟁이 뜨겁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방법을 연결기준 종속회사에서 지분법 관계회사로 바꿔 시장가치를 반영하고 기업의 자산가치를 부풀렸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사실 연결기준이나 지분법이나 시장가치는 반영하지 않는다. 단, 회계처리 방법을 바꿀 때 공정가치를 반영할 수 있으므로 시장가를 적용한 것이다.삼성그룹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의 바이오젠이 지분을 추가로 살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만한 환경이 되어 회계처리 방법을 바꿨다고 주장한다. 즉 회사가 개발중인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한국과 유럽에서 판매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콜옵션 행사 확률이 높아졌고,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이를 장부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바이오젠의 확실한 의사표현이 없었기 때문에 장부가치를 왜곡시켰다고 지적한다.이런 맥락이라면 삼성 측의 주장이 타당해 보인다. 그럴만한 융통성이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살아있는 유기체고 생존을 위해 노력한다. 초기 바이오 기업들이 자산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구개발 비용 부담이 막대하기 때문에 개발 중인 약이 출시되기도 전에 자본잠식으로 도산할 수 있고,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자산가치를 부풀리려 하는 것이다.그래서 연구개발 비용을 자산화시키기도 한다. 테슬라도 개발중인 모델 ‘M3’에 소요되는 비용을 자산화하고 있다.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그렇게 믿고 싶어 자산화할 것이다. 한국의 바이오 업체들도 마찬가지다.자동차 업체의 경우 신차를 출시할 때 공인기관에서 연비 테스트를 받는다. 그런데 그 테스트 랩(lab)의 주행 환경에 최적화시키면 자동차의 개발원가를 낮출 수 있다. 어떤 경우는 그 정도에 따라 신차가 탄생할지, 아니면 죽을지 결정된다. 물론 신차가 출시되어 거리를 돌아다닐 때 테스트 당시보다 더 많은 유해가스를 배출할 수 있지만 테스트 과정에 속임수가 없었다면 인정된다. 기업은 원래 이런 것이다.이번 사건은 금융당국이 너무 기업의 생리를 모르거나 단순한 정치적 갈등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바이오 업체들의 자산가치가 부풀려져 투자자들이 입을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이런 규제에 나섰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어리석은 투자자가 도입기에 있는 기업의 장부를 본단 말인가? 투자자를 보호하고 싶다면 그런 기업들의 미래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들의 진행 프로젝트에 대한 공시에 신경을 써라.요즘은 삼성을 두들기면 영웅이 되는 세상인 것 같다. 그 만큼 재벌에 대한 피해의식이 많았다는 의미다. 이 부분은 삼성도 반성을 해야 한다. 그 동안 많은 하청업체들의 팔을 비틀었을 것이다. 미국기업들도 돈은 개같이 번다. 그러나 정승같이 쓰는 법을 안다. 사회환원을 제도화했다는 것이다. 기업이 이익을 내면 주주, 종업원, 지역 주민, 그리고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들과 어떻게 나눌지를 명문화하고 있다. 삼성도 나름 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재벌을 해체하면 그 다음 지배구조는 준비했나? 역량 있는 전문경영인들이 충분한지, 그리고 그들을 주주들이 감시,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제도화됐는지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칫 공기업화될 수 있다. 이것이 가장 우려되는 경우다. 정부가 사장을 내려 보내고, 기업 내 관료주의가 팽배해지고 기업가 정신을 잃는 순간 한국 경제는 끝이다.함께 부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가가치를 만드는 일이 먼저 아닌가?

2018-05-15

증시의 변동성, 약인가? 독인가?

▲ 김학주한동대 교수지난 수년간 증시에는 변동성이 거의 없었다. 공포지수도 역사적 최저수준을 맴돌았다. 너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성격이 강해서 오히려 불안했다. 그런데 최근 변동성이 생기고 있다. 한편에서는 건강한 증상이라고 이야기하는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경계하고 있다. 어떤 쪽 주장이 옳을까?과거 돈이 인덱스 펀드(index fund) 등 단지 시장을 따라가는 소극적인 투자전략 자산으로 몰렸던 이유는 펀드 매니저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즉 증시에 정책이 주는 영향력이 너무 컸고, 또 구경제에서 신경제로 이동하는 가운데 기술주에 생기는 기대와 거품을 사람이 측정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신기술에 대한 환상이 서서히 깨지고 가치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변동성이라면 반길만하다는 것이다.이로 인해 자금이 흐르는 곳은 가치주 또는 모멘텀이 아직 살아 있는 기술주다. 그러나 기술주 거품에서 자금이 빠지는 만큼 가치주로 갈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즉 증시의 수급은 불안해 보인다.한편 변동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5월이 도래했기 때문에 일단 조심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북미 대화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어떤 돌발변수가 나올지 모른다는 것이다.2007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적절한 경제적 원조가 주어지면 핵을 포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무산됐다. 그 때는 핵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 값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은 핵이 완성된 상황이므로 북한은 핵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핵은 폐기해야 마케팅이 되므로 김정은은 비핵화를 선언했다.북한의 핵 폐기에는 돈을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생각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통해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을 돌려보내고 패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볼 수 있다. 한국은 북한시장 덕분에 지금 작동하지 않는 많은 설비들을 돌릴 수 있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물론 정부가 퍼주는 것이 아니라 민간 기업들이 실리에 입각해 투자를 해야 한다.문제는 미국이다. 북한은 핵을 폐기하는 조건으로 미국에게 먼저 경제적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것은 어렵지 않게 들어줄 것이다. 그 다음 요구는 주한미군 철수일텐데 미국이 쉽게 한반도에서 물러나 줄지는 의문이다. 트럼프가 노벨상만으로 만족할 것 같지는 않다.북미정상회담이 단번에 타결되지 못하면 그 동안 남북경협주에 붙었던 프리미엄이 일시적으로 깨질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은 핵 폐기의 대가를 받아 세계경제로 나와야 하는 입장이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경협주는 관심을 가질만한 테마다.북미협상의 불확실성 이외에 증시의 변동성이 두려운 또 다른 이유는 ‘약을 잘못 쓸 가능성’이다. 즉 정책실패로 인한 후유증을 경계하고 있다. 그 동안 세계적으로 설비투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현재 아웃풋 갭(output gap)이 거의 없을 정도로 설비가 완전가동되는 상태다. 또 그 동안 자금을 너무 풀어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 결과 원자재 가격마저 올랐다. 이런 가운데 재정지출까지 더하면 불 위에 기름을 붓는 꼴이다. 즉 인플레가 급격히 발생할 수 있고, 그 결과 증시에서 빠르게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물론 문제가 생기면 그 때 재정지출을 멈추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늦는 경우가 많다.증시에 쇼크가 올 때 가장 중요한 대안은 유동성 확보와 투자자산의 다각화다. 따라서 주식뿐 아니라 채권 쪽으로도 분산투자하되 단기채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

2018-05-08

기업사냥이 시작될 것인가

▲ 김학주한동대 교수시장의 기능이 활성화된 증시에서 기업은 약점을 보이면 공격을 당한다. 공격 주체를 행동주의자(Activist)라고 부르며, 이들은 주로 헤지펀드들이다. 마치 하이에나 같은 존재이며 이들의 야만성 덕분에 기업들은 긴장하게 되고 시장은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 증시는 그들의 사냥터가 아니었지만 점차 그렇게 변해갈 조짐이다.엘리엇이 이번에는 현대차와 모비스의 합병을 요구하고 나섰다. 기아차를 통한 순환출자도 해소할 것을 요구했다.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측면은 있지만 그 밖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지난달 발표된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주가가 말해주듯 현대글로비스에게 유리한 것이었다. 현대차 그룹이 과거 문제가 됐었던 글로비스를 다시 지배구조에 이용하는 것을 보고 대담하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주주가 계열사 지분을 사겠다는 부분만 보고 “대주주가 달라졌다”며 놀라워했고 환영했다. 그런 공정위가 더 놀라웠다. 그토록 순진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현대모비스의 국내 사업 수익성을 잘 몰랐던 것 같다. 모비스에서 글로비스로 넘길 사업이 글로비스가 지불한 가격에 비해 알짜였고, 그 결과 글로비스 주가가 오른 것이다.엘리엇은 현대차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글로비스를 중심으로 한 편법을 쓰지 말고 정상적으로 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엘리엇은 현대차나 기아차의 지분을 샀을 것이다. 그것이 행동주의 헤지펀드(Activist hedge fund)의 일이기 때문이다.한국 정부는 이미 삼성물산 제일모직의 합병을 문제 삼았고, 또 이를 지원했던 국민연금 관계자를 처벌했으니 엘리엇 입장에서는 승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물론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몇 번 데였기 때문에 조심은 하겠지만 이제는 사냥기술을 발휘해 볼만한 환경이 되었다.그런데 한국 투자자는 그 동안 이런 주장을 몰라서 못했을까? 왜 양놈이 갑자기 나타나 돈을 내어 놓으라는 것일까? 과거 고성장기에는 재벌의 순기능이 역기능보다 크니 우리 국민들이 재벌의 지배구조를 존중해 준 것뿐으로 생각된다. 한국의 증시참여자들이 용기가 없어 재벌의 착복을 수수방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이제는 창조경제를 만드는데 있어 재벌이 적합한 조직이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재벌의 조직 및 지배구조 개편을 주도하고, 그 결과 재벌이 보관하고 있던 현금을 일반주주들에게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부의 미숙함을 약삭빠르고 무례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것 같아 기분이 씁쓸하다.아무튼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문제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정의를 부르짖고 나섰기 때문에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에게는 밥상이 차려진 셈이다. 사실 그들은 지난 수년간 성과가 좋지 못해 펀드규모가 많이 축소된 상태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커다란 기업의 사냥 능력은 잃은 가운데 문제 많고 자그마한 한국 기업들에게 구미가 당길 것이다. 한국에는 배당성향만 올려도 기업가치가 늘어날 늙은 기업들이 많다. 한국에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행동주의 펀드가 있었다. 그러나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들이 과거 정권의 핑계를 대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제 해외파 행동주의 펀드 덕분에 주주들의 부가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항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말이다.우선 한국의 재벌 가운데 가치가 있지만 배당성향이 낮고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어 주가가 폭락했던 곳들부터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다. 대표적으로 효성, 한국타이어가 생각난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를 사냥개라고 생각하고 한번 따라가 보는 것도 투자측면에서는 괜찮을 것 같다.

2018-05-01

중국의 바이오 산업 성장을 의식하라

▲ 김학주한동대 교수그동안 한국 증시에서 많은 관심을 받아 왔던 바이오 산업이 그 열기를 잃고 있다. 최근 정부는 바이오 업체들의 회계 조작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비용을 자산화시켜 손익을 조작했다는 혐의다. 물론 이것은 범죄다. 단, 어린 바이오 업체들이 왜 그랬나를 정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바이오 산업은 막대한 초기 연구개발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면 고사되고 만다. 그래서 거짓말을 해서라도 회사를 포장하고 생존할 수 있을 때까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다.많은 국가들이 바이오 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만 제시되면 정부가 임상실험을 대행해 주는 국가도 있다. 한국 정부는 이런 모습과 거리가 멀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 주는 엔젤 펀드나 벤쳐캐피탈도 초기 바이오 기업들이 성장하는데 충분한 돈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거짓말을 한다. 정부가 어린 기업의 비행을 질책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바이오 산업은 고급 인력의 게임이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바이오가 꽃을 피웠던 이유도 고급인력이 모여 의사소통할 수 있는 영어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용 문제를 이유로 고급 인력을 고향으로 돌려 보내는 분위기다. 바이오가 다른 곳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바이오 산업의 또 다른 중요 경쟁요소는 앞서 지적했듯이 자금력이다. RD비용, 즉 고정비 규모가 막대하기 때문에 자국뿐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이 가능해야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 바이오 시장이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중국 내 바이오 제약사를 몇 종류로 구분해 보면 먼저 재래식 제약업체가 있다. 이들은 기술이 없다. 약장수에 가깝다. 그러나 엄청난 영업망과 막대한 자금력을 소유한 그룹들이다. 또 다른 유형은 미국, 영국 유학파들이 돌아와 혁신 신약, 즉 유전자 치료제, 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유학파가 빠르게 약진하고 있다.예를 들어 세계 고형암 상업 임상 관련 50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모두가 중국 업체들의 것이다. 중국의 느슨한 규제 때문에 더 빠른 진도를 보이는 것 같다. 만일 이들이 재래식 제약업체들의 자금력과 손을 잡는다면 한국 바이오 업계에는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따라서 그 전에 한국 바이오 업체들이 중국의 자본력과 시장을 갖고 있는 제약업체들과 서둘러 제휴할 필요성이 있다. 아직 한국 증시에서는 중국 바이오 업체와의 제휴를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중국 정부의 매칭 펀드(matching fund) 지원을 노린 형식적인 계약도 있기는 하다. 초기 수수료(Upfront fee)가 작고 계약규모만 큰 경우는 의심해 볼만하다.그러나 이제는 글로벌 제약사로의 기술이전도 중요하지만 중국 시장 진입도 관심을 가질 때가 되었다. 한국도 이제 임상3상에 도전할 만큼 완성도 있는 혁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바이오 업체들이 늘고 있으므로 이들이 중국 재래식 제약사들에게 기술이전보다는 완제품을 만들어서 마케팅 제휴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또 이제는 중국 재래식 제약사들이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과는 기술제휴도 바람직하다. 자본제휴도 좋다.한국 바이오 업체 가운데 중국의 3S bio와 제휴하고 있는 곳은 알테오젠과 파맵신이 있다. 앱클론은 복성제약의 자회사인 헬리오스와 기술 제휴를 했고, 또 유틸렉스는 중국의 제장그룹과 제휴한 상태다. 그리고 제넥신도 중국에 기술 수출 및 자본 제휴를 해 놓은 상태이므로 이들 업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8-04-24

G2의 갈등 해소를 기다리며…

▲ 김학주한동대 교수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증시에 긴장감을 불어 넣고 있다. 싸운다는 것은 서로를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누구의 힘이 강할까?먼저 미국은 달러 패권을 갖고 있으므로 세계 자금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긴장을 조성하거나 미국 금리인상 속도를 높여 자금을 중국에서 빼서 미국으로 환류시키면 빚이 많은 중국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생각이다. 미국이 중국의 목줄을 얼마든지 조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물론 미국은 그럴 힘이 있다. 그러나 자신도 타격을 받을 것이다. 중국의 반격도 감안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 국채 가운데 18%를 들고 있어 세계 최대 보유국이다. 이를 시장에 내다 팔면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게 되는데 미국 소비자들이 의외로 여기에 취약하다. 가계부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이런 충격을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또한 중국을 흔들면 세계 금융시장도 흔들린다. 예전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동조화되어 있고, 또 그 동안 자산가격이 별다른 변동성 없이 상승해 왔기 때문에 무분별한 투자도 많기 때문이다. 즉 미국의 금융기관들도 크게 다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중국이 더 타격을 받기 때문에 상대적 승리감을 미국인에게 호소할 수 있지만 상처뿐인 영광으로 끝날 수 있다.무역갈등 자체로 보면 시간이 갈수록 미국이 불리해질 수 있다. 중국은 미국에서 콩, 자동차 등 최종소비재를 수입하는 반면 미국은 중국에서 산업재나 IT관련 부품 등 중간재를 수입한다. 즉 미국 정부가 관세를 통해 중국 제품의 유입은 방어할 수 있지만 저렴한 중국산 부품을 포기하여 미국산 완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게 경쟁력을 뺏길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모두 관세장벽을 친다는 것은 무리다.또 중국은 어차피 2020년 트럼프 재선 확률이 낮으니 그 때까지만 버티자는 전략으로 갈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은 시간이 갈수록 타협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미국이 원하는 것은 중국의 시장개방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조금씩 시장을 열면서 해외 기업들의 기술을 상납 받아 왔다. 미국은 돈을 내고 기술을 사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시장개방 속도를 높여 달라고 부탁한다.시장개방 요구는 중국이 사회주의의 색깔을 약간 빼서 시장원리가 작동하는 경제, 즉 자본주의로 무게중심을 조금 옮겨 달라는 주문이다. 그런데 이는 중국이 경제를 소비중심으로 바꾸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중국의 총 저축은 여전히 GDP의 50%나 되는데 그 동안은 이를 기업에 대출해서 투자하게 한 결과 부채규모만 급증했다.이제는 저축을 소비로 돌려야 한다. 그러려면 중국정부가 사회안전망을 보강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인민들이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욕을 심어주는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은 거꾸로 가는 느낌이다.중국이 시장을 개방할수록 미-중간 갈등이 해소되고, 자금이 미국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로 넘어 와 일을 할 것이다. 즉 투자된다는 이야기다. 이는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이다. 그리고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우리 증시에서도 장기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다. 바이오나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등을 예로 들 수 있다.한편 위안화 강세가 수반될 것이므로 중국 주식에 투자해 볼만하다. 단, 중국 주가지수(index)에 투자하는 것은 피하자. 중국은 여전히 경영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아 예기치 않게 사고치는 종목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떨어뜨린다. 지수보다는 확실한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T, 인공지능, 헬스케어 등 중국 정부가 산업구조를 혁신하려고 지원하는 신 산업 가운데 잉여 현금흐름이 생기고, 경쟁력이 있는 대형업체를 보자. 예를 들면 텐센트, 씨트립(Ctrip) 등을 사 놓고 기다리지는 이야기다.

2018-04-17

기술주가 증시를 무너뜨릴까?

▲ 김학주한동대 교수 미국의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이며 시장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아마존이 미국의 고용을 잠식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아마존의 대표인 제프 베조스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워싱턴 포스트를 통해 백악관의 문제들을 꼬집고 있다. 그런데 이런 갈등 이외에도 기술주를 흔들고 있는 근본적인 요인들이 있다.기술주들은 개별 소비자들의 빅데이터(big data)를 모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별성 때문에 주가에 프레미엄이 붙었다. 빅데이터란 소비자들의 취향에 대해 남은 모르고, 나만 아는 비대칭적 정보이므로 어떤 사업도 할 수 있다는데 그 가치를 부여했었다.그런데 이런 빅데이터 제공업체들이 공룡처럼 커지면서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했다. 비대칭 정보들을 쓰지 말아야 할 곳에 쓰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진영에 빅데이터를 제공했던 것은 이미 보도되었다. 인간은 탐욕에 약한 존재다. 그래서 개인 정보를 공공기관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면 민간 기업이 개인정보에 접근하여 빅데이터를 만들기 어려워질 것이다.특히 미국, 중국, 유럽 대륙 별로 개인 정보를 공공기관이 제공하게 되면 해외업체들은 해당 지역에서 빅데이터를 만들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즉 빅데이터 서비스도 권역화될 수 있다. 우리는 아마존이 탁월한 빅데이터 서비스를 세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높은 주가 프레미엄을 부여했는데 만일 미국에 국한된다면 그 만큼 기업가치는 축소될 수 밖에 없다.이런 환경에서 기술주는 흔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증시가 붕괴될 것 같지는 않다. 주가는 기업실적과 주식을 따라 다니는 돈의 양, 즉 유동성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주가는 기업 실적보다는 유동성에 의해 거의 설명되었다. 지금은 은퇴인구가 많아지며 주식을 비롯한 금융자산을 따라다니는 수요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 증시의 단기적인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복원력도 강한 편이다.기술주가 타격을 받으면 다른 스타일로 매수세가 분산될 것이다. 즉 배당가치주나 바이오텍 등으로 무게중심이 옮아간다. 또 사람들은 희망 없이 살 수 없기 때문에 기술주 가운데 경제적 해자, 즉 핵심경쟁력이 있는 종목들로 다시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단, 이런 기술주들을 저점매집할 때 주의할 것은 분할매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낙폭이 의외로 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위 기술주로 유동성이 쏠려 있고, 또 미국은 공매도가 자유로워 매도압력이 예상보다 강할 것이다. 미국 증시는 풀(pool)이 크고 다변화되어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개별종목의 변동성은 상상외로 클 수 있다.미국의 기술주들은 한국 증시에 의미있는 타격을 줄 수 있다. 왜냐하면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한국 증시 시가총액의 25%를 차지하며 관련 IT 부품 및 장비업체들까지 합하면 비중은 더 높아진다.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서비스의 보급이 늦어지면 서버(server) 관련된 투자가 지연될 것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에서 가장 매출 비중이 높고, 수익성이 좋은 부분이 서버용 반도체다. 그 투자가 줄 수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흔들릴 수 있다.특히 반도체 경쟁자들이 지난 수년간 경쟁이 완화되어 돈을 벌어 놓은 상태다. 싸울 수 있는 체력이 준비된 상태라는 것이다. 반도체 수요가 꺾일 수 있다는 기대가 조성되면 경쟁의 강도가 언제든지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미국은 기술주가 위축되었을 때 유동성을 흡수해 줄 수 있는 다른 산업들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휘청거릴 경우 대체할 산업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 증시는 기술주의 타격을 받아야 하는가. 한국의 젊은이들이 해야 할 일은 기성세대와 갈등을 빚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공부해서 새로운 산업에서의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다.

2018-04-10

분배보다는 성장이 해법

▲ 김학주 한동대 교수GM대우 공장폐쇄에 이어 금호타이어 부실 사태로 인해 시끄럽다. 또 그 동안 좋았던 반도체도 마이크론이 설비증설 경쟁에 뛰어 들었고, 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이렇듯 한국의 산업이 흔들리고 있어 불안하다. 최근에는 토지공개념 등 부의 재분배를 강조하는 정책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 옳고 그름을 우리가 논할 필요는 없다. 단, 이를 외국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미국에서 트럼프 같은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보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의아해 했다. 또 미국인들이 너그럽고 배려가 있는 사람들인데 이기적인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을 보면서 “미국이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들은 미국의 국력이 서서히 약화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꼈고, 장기적인 달러 약세를 예상했다. 지금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생소하고 극단적인 부의 재분배 정책이 거론되는 것을 보며 그 배경이 뭘지 고민할 것이다. 이미 그들은 한국의 산업구조가 취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작동하지 않는 설비가 점점 더 통증을 안겨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런 가운데 극단적인 정책이 나올 정도로 부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면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부자들의 돈을 뺏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대할 것이다.결국 한국 경제가 빠르게 저성장으로 가는 상황에서 정부마저 투자 의욕을 앗아가면 돈이 한국에 남아 있을 이유는 점점 더 줄게 될 것이다. 지금은 달러약세가 워낙 뚜렷하고, 세계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해 과감히 투자하는 국면이라서 돈이 미국을 떠나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넘어오는 국면이므로 원화의 가치가 버티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장기적인 원화 약세 현상을 머리 속에 그릴 것이다.한편 세계적인 저성장이 지속되며 무역분쟁이 확산되고 있다. 밥그릇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또 향후 자원민족주의도 강화될 것이다. 이럴 때 가장 취약한 나라는 노동력을 팔아야 하는 곳, 즉 수출수입 의존도가 큰 국가다. 한국, 대만, 베트남이 대표적이다.결국 해외투자에 나서야 하는데 이런 환경에서 바람직한 국가는 첫째, 자체적으로 충분한 소비시장을 갖고 있고, 둘째,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호주, 브라질, 인도네시아가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인다.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 자산을 사는 것도 괜찮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채권, 그리고 성장성 및 경쟁력이 확실한 미국의 기술주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이상적인 조합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국가간 분쟁은 지적재산권으로 옮겨 붙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기술뿐 아니라 빅데이터(big data)도 포함된다. 이미 유럽은 개인 정보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따라서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도 미국, 중국, 유럽 그리고 나머지 지역으로 권역화될 것으로 보인다. 즉 인터넷이 스프린터넷(Splinternet)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이는 지역별 빅데이터를 갖고 있는 현지 업체들을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리더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을 것이다. 즉, 한국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는 카카오나 네이버에게는 다행스런 소식일 수 있다.2017년은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산업소재가 한국경제를 받쳐주었다. 그러나 세 산업의 활기가 모두 행운이었고, 올해는 꺾일 것으로 보인다.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산업이 우리를 지켜줄까? 트럼프의 재정지출이 한국의 설비를 한번 더 돌려줄까? 요행을 기다리기보다 레퍼토리가 떨어지기 전에 새 노래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한국에서 부의 불균형이 심하고 재분배 정책이 필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해결책은 신성장동력을 만드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이 사람의 지혜를 파는 나라라면 교육의 혁신이 필요하고, 우리의 어린이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공부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노력은 버려야 한다.

2018-04-03

배당가치주의 저점 매집

▲ 김학주 한동대 교수올 들어 다시 기술주 주가의 성과가 좋았다. 트럼프가 어떤 인플레를 만들지 모르고, 그런 인플레 위험을 회피하려면 확실한 성장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동성이 기술주로 돌아온 것이다. 그 결과 채권 같은 배당가치주는 아직 소외된 상태다.그러나 현실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3개월 연속 전월비 감소했다. 트럼프가 세금을 깎아 주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위축됐다. 가계부채 부담이 큰 미국의 소비자들이 최근 오른 금리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또한 장단기 금리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인플레가 아니라 디플레의 증거다. 지금처럼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된 것은 IT버블 붕괴가 있었던 2001년, 그리고 리먼사태가 터졌던 2007~2009년 이후 세번째다.이런 모습을 보며 투자자들은 정책으로도 이길 수 없는 구조적 변화를 실감하는 모습이다. 세계적 베이비부머(baby boomer)인 1960년생들이 만으로 57세에 접어들었다. 이제 은퇴할 나이이고 본격적으로 여생을 위한 배당과 이자가 필요해지는 시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배당과 이자 같은 유동성이 필요하다는 것이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즉 감당할만한 위험이라면 투자자들이 과감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위험에 대해 둔감한 이유는 기업들이 그 동안 설비투자를 크게 줄여 장비를 돌려야 하는 부담도 줄고, 기업 내 자금도 넘쳐 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익의 변동성이 줄고, 돌발적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논리다.따라서 트럼프 발 인플레 공포가 완화되면 투자자들은 채권을 다시 사되 고금리 채권으로 뛰어 들 것이다. 예를 들어 후순위채의 경우 일반 은행채보다 수익률이 연 2%p가량 높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인다. 주식도 감내할만한 위험이 주는 높은 수익률을 즐기되 배당성향이 높은 쪽으로 유동성이 쏠릴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기업을 정상화시켜 높은 수익률을 얻는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다.한편 한국의 배당가치주는 아직 회복의 기미가 없다. 우리나라의 배당가치주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중소형 가치주인데 2015년부터 시작된 대규모 펀드 환매가 아직 끝나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형주가 이런 매물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과매도되어 이제는 확실히 가치주로 돌아 온 상태지만 아직 매물부담으로 인해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최근 삼영무역, 경동도시가스 등 실적이 우량한 가치주를 소개한 바 있다. 실적 개선 덕분에 주가 하락세는 진정되었지만 이들마저도 매물부담으로 인해 턴어라운드에는 실패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투자기간에 큰 제약이 없다면 이런 가치주를 매집하는 것이 진정한 투자일 것이다.가치주를 하나 더 소개한다. 광주신세계다. 최근 신세계와 신세계 아이엔씨는 신세계 그룹의 빅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급등했다. 마치 월마트가 아마존의 도전을 극복하고 반등에 성공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 과정에서 광주신세계만 소외됐다.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대규모 가치주 펀드 환매로 인한 매물부담으로 보인다.광주신세계는 이런 매물부담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인해 주가이익배율(PER)이 7배까지 낮아졌다. 그 이익이 매우 안정적인 점을 감안할 때 확실한 가치주인 셈이다.특히 광주신세계는 정용진 회장이 지분 가운데 52%를 갖고 있다. 그가 모친 이명희 회장 보유의 신세계 및 이마트 지분을 상속 받으려면 대규모 세금지출이 수반되므로 광주신세계 주가가 높아야 하는데 지금은 난처한 상황이 되었다. 이런 사실도 광주신세계 주가의 저평가된 부분이 회복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지금처럼 미국, 중국, 러시아의 대립이 심화될 때 증시가 순간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이 때 가격 거품이 심한 주식들이 취약하다. 이럴 때 잠시 증시를 떠나 있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가치주를 공부해 보는 시간을 갖자.

2018-03-27

중국과 북한을 봐야 투자가 보인다

▲ 김학주 한동대 교수중국의 시진핑은 장기 집권 모드로 들어갔다. 그의 장기 집권 의도는 2012년부터 시장에서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시진핑은 세력이 열위에 있던 태자당 출신이다. 그런 그를 지원해 준 것은 경제 실권을 쥐고 있던 상해방 출신 인사들이었다. 그들은 세력이 만만치 않았던 리커창 같은 관료들을 견제하기 위해 시진핑을 꼭두각시처럼 내세운 것이다. 그리고 시진핑에게 5년씩 두번만 집권하고 내려오기로 약속했었다.그러나 시진핑의 태도는 권력 장악 후 돌변했다. 곧 부패척결을 내세워 저우융캉 등 자신을 지지해 주었던 상해방 인사들부터 숙청했다. 그리고 총리의 고유권한인 경제현안까지 간섭하며 리커창을 바보로 만들었다. 시진핑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중국이 글로벌 헤게모니를 가져 오는데 초석을 다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집권 10년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일 것이다.중국이 헤게모니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소비 증대다. 미국이 헤게모니를 가진 것도 세계 각국의 물건을 사 줄 수 있는 구매력 아니었던가? 맏형 노릇을 한 것이다. 중국이 구매력을 갖기 위해서는 두터운 중산층이 필요하다. 따라서 부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하고, 1인당 GDP의 성장도 필요하다. 즉 중국이 계속 경제성장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고, 우리도 그 덕을 좀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한국 증시에서의 시사점을 찾아 보면 첫째, 성장의 축이 아시아로 넘어 오며 중국 소비가 한국 증시의 원동력이 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화장품, 게임, 영화, 드라마, 음원 등 한류가 중국관련주의 주축이었는데 향후 중국 인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뭘까? 중국인들의 노화는 한국보다 더 일찍 진행되었기 때문에 헬스케어 솔루션이 간절할 것이고, 따라서 한국의 바이오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큰 무대를 얻게 될 것이다.둘째, 중국도 아직은 너무 구경제에 치우쳐 있다. 또 구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급결제를 수월하게 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이나 통신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통신장비 수출기회도 늘어난다. 셋째, 중국은 질적인 성장을 위해 친환경에 지속적으로 신경을 쓸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그리고 LNG관련 산업들도 관심이 간다.한편 고립된 북한을 세계경제 속으로 안내하고, 성장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줄 곳도 중국이다. 물론 이 과정에 한국기업들의 기술이 참여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지 모른다. 큰 그림에서 북한이 다시 되돌아가 숨을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남북경협주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하다.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북한 폭격을 점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트럼프가 대화를 강조하던 틸러슨을 해고한데서 그런 예상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트럼프의 현재 지지율은 39%에 불과하다. 집권 1년을 넘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평균지지율이 55~60%인 점을 감안할 때 턱없이 낮은 수치다.그럼에도 트럼프는 재선에 욕심을 내고 있다. 그래서 부작용이 상당할 세금 감면 및 재정지출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순간 그만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트럼프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압도적인 미국의 군사력일 것이다. 중국 밑에 있던 북한을 길들이는 순간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헤게모니를 지킬 수 있다.그러나 이는 균형 잡힌 생각은 아닐 것이다. 트럼프도 북한을 한 방에 끝내지 못하면 생각하기 싫은 보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특이한 성격을 가졌지만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또 그의 정치 생명조차 걸고 무모한 불장난을 할 것 같지는 않다. 그는 북한 비핵화에 따른 보상으로 경제적 제재를 풀어주는 선에서 북한을 중국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8-03-20

연금이나 저축성 보험을 피하라

▲ 김학주 한동대 교수사람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그것을 위험이라고도 이야기한다. 나이가 들수록 위험에 대한 인내력은 떨어진다. 실패시 만회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은퇴하기 오래 전부터 연금이나 저축성 보험에 가입하며 노후를 대비한다. 특히 여기에는 정부의 세금감면 혜택까지 더해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은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저축성 보험은 더 늘어나는 모습이다.한편 최근 들어 국민연금을 늦게 받겠다는 분들도 늘고 있다. 아무래도 기대 수명이 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07년 7월부터 국민연금의 지급 연기 신청을 받았다. 신청자가 2010년 1천명 수준에서 최근에는 2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5년 늦게 받으면 7.2%를 더 준다고 하기에 연간 1.4%를 얹어주는 셈이다.그러나 이런 의사결정들에 대해 후회를 더 많이 할 것이다. 노후 보장용 저축성 보험을 들거나 연금지급을 연기 신청하는 동기는 먼저 본인이 오래 살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런 희망을 갖는다. 물론 현대의학의 힘으로 생명 연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들의 기대만큼 오래 살 수 없다. 늙을수록 이미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계속 다른 병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손에 돈을 쥐고 있거나 연금을 먼저 받아 봤자 투자에 자신이 없을 수도 있다. 쉽게 잃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 말이다. 그러나 초과이익을 탐하기 보다 자산을 잘 배분하면 장기적으로 의도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얻는 수익률이 거대한 조직을 유지하는데 비용을 써야 하는 연기금이나 보험사들의 금융 상품 수익률보다 높을 것이다.한편 돈의 시간가치를 감안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젊어서 노는 것이 낫지 않겠나? 특히 사람은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갑자기 돈이 필요해졌을 때 연금이나 보험에 돈이 묶여 있다면 유동성을 얻기 위해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클 수 있다. 해약을 하려 해도 그 동안 받았던 세제혜택을 한꺼번에 반환해야 하는 등 여러가지 불이익이 따른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좋은 투자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그리고 지금처럼 트럼프가 얼마나 커다란 인플레를 만들지 모르는 상황에서 연금이나 보험에 돈이 잠겨 있으면 실질수익률이 크게 하락할 수도 있다.끝으로 한국의 연기금은 건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 원래 연기금의 부채는 수익자의 임금 상승과 인플레를 감안하여 그들의 미래에 지불해야 할 자금으로 평가해야 하는데 한국의 연기금들은 당해 지출해야 하는 자금만 부채로 계상하는 습관이 있다.즉 인구노령화로 인해 연금 자산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고, 그 부족분을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무원연금이고, 정부의 세수가 부족해지자 수익자들의 배당 축소를 요구했었다. 정부가 약속을 어긴 것이다.장기 저축성 보험의 경우 보험사가 부실해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투자기간이 충분히 길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물론 우리나라 정부는 은행보다 보험사의 도산을 더 두려워하지만 말이다.이제 은퇴하는 분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현업은 그만뒀지만 이제부터 공부해야 할 것이 있다. 자신의 형편에 맞는 자산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싸게 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리서치 부담이 그들을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다.노후를 위해 저축은 해야 한다. 단, 스스로가 투자결정을 하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 수 있다. 두려움이 있다면 채권을 사라. 채권도 시중 금리에 따라 가격변동이 있지만 만기까지 보유하면 구입 당시의 시장수익률은 보장 받을 수 있다. 그 후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옵션이 붙어 있는 전환사채를 공부하고, 여기서 기업에 대한 이해가 생길 때 자산의 일부를 장기 성장성이 있는 주식에 배정하는 순서로 진도를 나가 보자.

2018-03-12

강남불패… 포항은?

▲ 김학주 한동대 교수정부는 강남 재건축 시장에 대해 작심한 듯 규제를 쏟아 냈다. 이른 바 `4중 족쇄`라는 것이다. 그 내용을 보면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보유세 인상,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등이 포함돼 있다. 노무현 정권 5년간 차례로 발표했던 강남 규제책들을 한꺼번에 내 놓은 모습이다. 그럼에도 강남 집값은 버티고 있다. 이런 결과는 노무현 정권 때의 모습과 닮았다. 그러나 원인은 다르다.2000년대 중반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급등했다. 그 당시 한국의 베이비 부머(baby boomer)세대인 1970년께 태어난 사람들의 나이가 30대 중반이었다. 즉 주택수요가 한참 올라오던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가 먹힐 리 없다.오히려 부동산 보유세를 견딜 수 없었던 중산층들만 집을 팔았다. 부유층은 이런 매물을 받아 가격을 올리며 그들만의 리그(league)를 즐겼다. 결국 상황 파악을 못한 규제 때문에 중산층들은 부유층에게 재산을 뺏긴 꼴이 되어 버렸다.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베이비 부머들의 나이가 47세를 넘어 갔으니 한국도 구조적으로 주택 수요가 떨어지는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규제를 통해 강남 집값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그러나 결과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이유는 첫째, 한국의 기업이나 부유층은 “정권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버티면 된다는 이야기다. 박근혜 정권이 기업들에게 쓸데없이 현금을 갖고 있지 말고, 주주나 종업원들에게 나누어주라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발표했을 때도 기업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결국 그들의 판단이 맞지 않았는가? 특히 현 정권은 부유층이나 대기업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 과거에는 정부가 그들에게 이권이라도 주니 말을 좀 들었지만 이제는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웬 참견이냐”는 식이다.둘째, 트럼프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는 인플레를 의도적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얼마나 큰 인플레를 만들지 모른다. 문제는 이제부터 인플레 한 단위를 지불해서 얻는 성장이 생각보다 낮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실질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만큼 자산가격에 거품이 생긴다. 또 이러한 인플레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투자자들은 채권에서 주식,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한다. 가장 확실하게 인플레 위험을 커버하려면 주식 중에서도 성장주를, 부동산 가운데서는 확실한 이동 인구가 보장되는 핵심지역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강남불패는 아직 이어지고 있다.한편 포항은 굳이 규제를 하지 않아도 집값은 떨어질 것이다. 인구구조에서 오는 주택수요 위축 문제가 지방부터 나타나기 때문이다. 포항시민에게는 이것도 섭섭한데 지진까지 당하며 집값이 폭락했다.아무리 지진이 천재지변이라고 하지만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보며 우리나라의 복지가 아직 이 정도 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선량한 국민들은 누구를 의지해야 하는가? 속수무책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리고 최근 지질관련 전문가의 강의를 들었는데 그는 포항 지진의 주원인이 포항지열발전소라고 주장했다. 지진의 원인은 단층이 찢어지는 현상인데 지열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에 분명히 단층이 존재하고, 그 곳에 구멍을 내서 강한 수압을 가했으니 단층이 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만일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포항지열발전소 컨소시엄은 연대책임을 지든, 부실한 리서치를 제공한 측이 책임을 지든 해야 할 것이다. 주택의 파손, 그리고 주택가격의 하락에 대해서 말이다. 포항시는 시민을 대표해서 이 부분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번 지진이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재라면 지열발전소를 어떻게 수습할지 해법을 내 놓아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포항의 집값은 정상화될 것이다.

2018-03-06

고장 나는 한국경제

▲ 김학주 한동대 교수최근 미국은 철강을 덤핑수출할 수 있는 신흥국가에 한국을 포함시켰고, 여기에 53%에 이르는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다. 트럼프의 취임 이후 이미 이런 계획이 진행되고 있었고, 업계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무자비한 관세가 발효되기 이전에 미국 기업들은 아시아로부터 값싼 철강 재고를 축적해왔다. 즉 그 동안 시장에서 한국의 철강 수출 실적에 대해 과대 평가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다.지금까지 한국의 철강업체들은 중국의 설비 구조조정 덕분에 한 숨 돌렸고, 이제부터는 전 세계적인 인프라 구축 붐(boom) 속에 한번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1.5조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인프라 구축으로 인한 수혜는 `우리 떡`이 아닐 수 있다는 실망감이 생겼다.이런 미국의 이기주의를 보며 중국은 가만히 있을까? 사람이 자신을 아는 일은 중요한데 트럼프는 미국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 최근 중국정부는 애플에게 중국에서 팔리는 아이폰의 부품 가운데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는 중국산 제품을 쓸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그 동안 미국은 해킹의 우려 때문에 중국의 반도체 시장 접근을 차단해 왔고, 그 혜택을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누렸는데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빌미로 반도체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불똥이 한국으로 튄 셈이다. 애플도 세계 최대의 시장인 중국을 놓칠 수는 없을 것이다.과거 반도체 시장 경쟁이 치열했을 때 삼성전자는 가격을 낮추며 경쟁자들을 압박했다. 그 결과 일본의 엘피다도 부실해졌다. 그 때마다 일본 정부는 은행들을 불러 놓고 “우리의 기간 산업인 반도체가 힘들어졌으니 도와주시오”라고 이야기하면 은행들은 아무 불평 없이 엘피다를 지원하곤 했다. 삼성전자가 엘피다와 싸운 것인가? 아니면 일본 정부와 싸운 것인가? 이런 비상식적인 간섭으로 따지면 중국정부가 한 수 위일 것이다.여기에 GM은 군산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나머지 3개의 공장도 시간을 두고 문 닫을 가능성도 있다. 2002년 김대중 정권은 대우차 부도의 근본원인을 분석하지 않고 GM에 넘겼다. 두가지 기대가 있었다. 첫째, GM은 세계적인 기업이므로 자동차 관련 국내 고용을 안정시켜 줄 것과 둘째, 현대차의 독과점을 견제해야 한다는 점이었다.그러나 GM의 관심은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할 중국이었다. 당시 중국은 자동차 생산 인프라가 너무 열악했다. 반면 한국에는 중국인들의 구매력에 맞는 가성비 높은 차를 만들 수 있는 생산 인프라가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중국 자동차 생산 인프라가 예상보다 너무 빨리 형성되어 한국 생산기지가 그 가치를 일찍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중국이 우리를 빨리 따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 아무리 대규모 투자를 해도 정당화될 수 있는 큰 시장이라는 점과 둘째, 중국 정부가 해외업체로부터 자동차 기술 상납을 끊임없이 요구했기 때문이다.자동차는 규모의 경제가 매우 중요한 장치산업이라서 안정적 수요를 제공하는 내수시장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한국 승용차 연간 수요가 120만대 정도라면 현대차 1군데 정도가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크기다. 즉 2002년 김대중 정권은 대우차도 현대차에 넘겨 구조조정을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공정위가 하는 일이 독과점만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내 과도한 투자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정부 관료는 산업 내부를 이해하지 못하고, 늘 미봉책으로 일관해서 부실을 키워 왔다. 이번에는 어떻게 할까? 망가진 대우차를 현대차에 떠넘길까, 아니면 공기업화할까? 장치산업은 고성장기에는 짜릿하지만 저성장기에는 그 만큼 고통스럽다. 자동차뿐 아니라 한국의 전체 산업구조가 점차 작동하지 않을 위협에 노출되어 있고 이는 모두 정부부채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원화는 장기적으로 절하될 것이다. 이것이 한국의 투자자들에게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을 거듭 촉구하는 이유다.

2018-02-27

진보가 순진해서는 안 된다

▲ 김학주 한동대 교수인터넷 댓글을 볼 때 우리나라의 계층간 갈등이 얼마나 심한지 직감할 수 있다. 노인 부자들은 보수다. 반면 살기 어려워진 젊은이들은 빠른 변화를 추구한다. 이제 영호남의 갈등은 많이 완화되었지만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날카롭게 대립되어 있다. 사실 세계적으로도 이런 모습이다. 진보는 정의롭고, 타협이 없어 좋다. 그 생각이 성경적이라 또 좋다. 그러나 순진해서 싫다. 추구하는 방법이 현실적이지 못해 더 싫다. 예전에 한 TV토론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재벌을 성토하는 자리였다.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진보진영의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나도 재벌의 역기능을 지적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나도 재벌처럼 악마가 되어 있었다. 진보의 판단기준은 너무 고결하여 천사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들을 벗겨 놓으면 나보다 깨끗할까?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죄스러움을 알기 때문에 신의 도우심을 의지해서 살아간다. 자신이 깨끗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인간이 그럴 수 없다`는 진리를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특징은 남을 정죄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깨끗하다고 생각하니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정죄할 수 것은 영혼을 설계하고 사랑하신 신의 고유권한이다.아직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 다만 한국의 노인부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독일식 통일이다. 서독은 동독의 화폐를 1대1로 통합했다. 즉 서독이 동독의 자산을 너무 비싸게 사 준 것이다. 그 후 서독은 고생했다. 북한 동포들이 이념에 사로 잡혀 있을 때 한국인들은 땀을 흘려 조국을 재건했다. 그런 수고를 통해 모은 돈을 통일비용으로 지불하기 싫을 수 있다. 물론 통일은 역사적 의미뿐 아니라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인구구조가 급격히 노령화되고 있는 한국 경제는 성실하고 근면한 북한 노동력을 수혈받아 생산성을 높이고,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그래서 젊은 진보는 통일을 외친다. 반면 기득권 노인부자들은 통일비용이 얼마나 상승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싫을 수 있다.통일이 분명 소망스러운 것이지만 노인들의 우려가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현 정권이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진보에 가깝지만 통일의 당위성을 앞세우기보다는 통일비용을 낮출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예를 들어 의식주 관련 필수소비재의 경우 북한은 시장을 제공하고, 남한은 기술을 대고, 그 생산시설은 제3국인 중국에 경제특구를 만들어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필요한 자본은 해당 기업의 주식을 홍콩에 상장시켜 조달하면 된다.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북한 소비시장에 투자하고 싶은 외국인들은 많을 것이다. 그런 것부터 통일을 준비하자. 준비 없는 의사결정은 많은 실패비용을 수반한다. 만일 북한이 이런 제의를 거절하면 그들에게 통일의 소원은 없는 것이다.눈을 국내로 돌려보자. 청년실업률이 10%에 육박하고 있고, 직업의 질을 따지면 그 수치는 훨씬 높을 것이다. 최근 정부는 `일자리 안정기금`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업이 고용을 늘리면 그 인건비의 일부를 정부가 보조하겠다는 내용이다. 질문은 “계속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이는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기업은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의 최적 수준을 알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직업 분담은 팀워크를 깨기 십상이다. 기업은 경쟁력을 잃기 시작할 때 빨리 사업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도 큰 지혜다. 정부의 할 일은 새롭고 혁신적인 창업이 쉽고 지속적으로 잉태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다.정부가 포퓰리즘에 갇혀 졸속행정으로 인한 실패비용이 늘어나면 누가 세금을 내고 싶어할까? 또한 진보 정권이 들어선지 1년이 지난 지금 극빈층의 삶은 개선되었는가? 진보의 색깔이 성과로 드러날 때 노인부자들도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2018-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