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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을 줄 모르는 2차전지 열기

등록일 2018-05-29 22:15 게재일 2018-05-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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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주한동대 교수
▲ 김학주한동대 교수

증시에서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그리고 2차전지에 대한 관심은 꽤 오래 이어지고 있다. 이 분야에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2025년까지 전기차 챔피온이 되겠다는 각오다.

중국이 전기차에 몰두하는 이유는 대기오염 문제 해결 외에도 무역갈등으로 인해 수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수출을 줄이려면 수입도 줄여야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즉 수입 의존도가 높은 석유를 전기로 대체해야 한다.

그래도 전기차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은 역시 대기오염과의 전쟁일 것이다. 그런데 전기를 석탄으로 생산하면 대기오염 저감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2015년 중국의 전력생산 가운데 석탄이 차지한 비중은 72%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자동차 연비가 ℓ당 14.3km 이상 나오는 석유연료 엔진이 전기차보다 오히려 덜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때문에 무겁고, 또 아직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않아서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까지 감안하면 더욱 중국에서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그러나 중국에는 수력원자력이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 당장 전기차를 도입해도 경제성이 충분한 지역도 많다. 평균의 오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이 석유엔진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결국 중국은 신재생에너지나 원자력 쪽으로 더욱 박차를 가해서 전력생산 중 석탄의존도를 공격적으로 낮춰 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모멘텀을 중국이 계속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럽에서도 디젤엔진을 포기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늘고 있다. 도요타, 피아트-크라이슬러에 이어 볼보도 더 이상 디젤엔진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럽에서는 대부분의 승용차가 디젤엔진인데 디젤을 버리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가솔린 엔진으로 오지는 않는다. 즉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디젤엔진을 포기하는 이유는 엔진의 구조에 있다. 디젤엔진은 불꽃점화가 아니라 자연발화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연비 규제가 심해질수록 엔진의 구조가 더욱 복잡해지고, 따라서 엔진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예정되어 있는 부담스런 연비 규제를 감안할 때 디젤엔진은 희망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2차전지 모멘텀은 식을 줄 모른다.

한편 그 동안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수소전지도 최근 기술혁신과 함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소전지는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적극 개발해 왔다. 수소전지는 개발 초기에 원가의 부담을 안고 있었다. 먼저 수소를 얻기 위해 메탄을 수증기와 결합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촉매를 사용한다. 또한 얻어진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결합시켜 전자를 떼내고 전기를 만드는데 여기서도 촉매가 필요하다. 촉매로 백금을 사용하여 가격 부담이 생겼다.

그러나 지금은 니켈 등 반응성 좋은 다른 금속으로 대체하거나 플라즈마처럼 아예 촉매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도 강구되고 있다.

한편 메탄과 수증기를 결합시켜 수소를 얻고 나면 일산화탄소가 배출되어 대기오염 문제도 지적됐었지만 이를 포집하여 재활용하는 기술도 발전했다. 수소탱크 폭발관련 안전성 문제도 제기됐었으나 탱크 내 산소비중이 15% 이상일 때만 수소가 폭발하므로 그런 환경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대안도 마련되고 있다.

끝으로 전기차 도입을 위해 차체 경량화도 관심사였지만 알미늄. 티타늄, 마그네슘 등 경량화 소재가 철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아직은 부담스럽다. 이들은 2차전지에서 혁신이 일어나 전기차 보급이 진행되고 규모의 경제에 도달해야 도입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전기차 보급이 더 가속화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지금은 그러한 선순환을 시작시키는 2차전지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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