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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채권이 투자의 기본

김학주 한동대 교수많은 이들이 투자라고 하면 위험한 주식을 떠올린다. 위험하다는 것은 나중에 수익률이 어떻게 변할지 불확실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채권은 수익률의 변동 폭이 작다. 그래서 안전자산이라고 불린다. 결국 투자는 채권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 위에 위험자산인 주식을 더해가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채권에 대해 생소하다. 과거에는 한국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작아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증권시장에서 채권관련 상품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채권은 장기채권과 단기채권으로 나누어 투자할 수 있다. 장기채권의 경우 만기까지 보유하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즉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잔존 만기(duration)가 길수록 시중금리 변동시 채권가격도 크게 움직이므로 시세차익을 얻기에 적합하다.장기채권으로는 한국의 국고채를 추천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한국의 인구노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확보 수요가 증가했다. 그런데 보험사나 연기금이 이러한 수익자들의 장기채권 수요를 외면하고 투자자산에 주식이나 파생상품과 같은 단기 위험자산을 많이 섞어 놓았다. 3년 임기의 대표이사들이 자신의 임기 내에 성과를 내려는 의도였다.그런데 우리나라도 2022년 엄격해진 국제회계기준(IFRS 17)이 도입되면 이런 변칙적 자산운용이 어려워진다. 즉 이를 대비하기 위해 지금부터 장기채권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물론 한국의 보험사나 연기금이 해외채권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한국 정부가 환위험 헤지(hedge)를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 비용부담을 감안하면 한국채권 매수 쪽으로 기울 것이다. 그만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채권의 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물론 국고채는 이표(coupon)가 주어져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만 장기채권의 경우 이표 수익보다 시세 차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세금에 예민한 투자자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반면 단기채권의 특징은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해당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 구입시 시장수익률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고 있는 미국 국채가 매력적이다. 특히 단기적으로 세계경제가 불안해 자금이 미국에서 이탈하기를 꺼려하고 있고, 그 결과 달러가 강세기조를 보이고 있으므로 환차익 측면에서도 미국 채권은 단기적으로 좋다.한편 세계적으로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그만큼 채권가격의 상승을 의미하므로 채권투자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다. 미국의 주택시장도 금리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은 금리 하락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만기 이전에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갱신할 수 있는 옵션(prepayment option)이 있다. 이 경우 대출은행들은 피해를 보기 때문에 더 금리가 하락하기 전에 채권을 사서 미래 이자수입을 확정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채권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추가 하락하는 관성을 갖게 된다.금리가 내리는 상황에서는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지만 그 이후에 투자하는 분들은 낮아진 수익률의 고통을 안게 된다. 채권뿐 아니라 모든 자산의 투자수익률이 낮아진 상태다. 참을 수 없이 낮아진 수익률을 극복하기 위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출을 해 주는 고금리 상품이 늘고 있다. 대출받은 기업은 정기적으로 영업성과나 재무상태를 보고해야 하는데 이런 상품들의 약관을 보면 그런 조건이 느슨하다. 그래서 대출받은 기업이 부실해져도 초기에는 파악되지 않는다.리만사태 이전에는 자산가격 상승세를 더 즐기기 위해 이런 상품들이 유행했다면 지금은 낮아진 수익률을 참지 못해 여기에 손을 댄다. 동기는 다르지만 결과는 같을 것이다. 채권을 주식처럼 투자하지는 말자.

2019-04-15

5G가 여는 민간경제

김학주 한동대 교수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어리둥절하는 모습이다. 그 동안 가상화폐의 가격은 제도권의 견제 속에 폭락했었다. 그 과정에서 투기적인 공매도 세력도 많았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약간의 긍정적인 요인만 생겨도 공매도 세력은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유동성이 작은 시장이므로 상처는 더 클 수 있다.최근 제도권 경제가 계속 한계를 드러내자 민간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 활용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 정리(short cover)가 가상화폐 가격을 밀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12월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연간 환산하면 4.8%에 불과했다. 중국의 성장둔화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관심사다.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리커창 총리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을 동등하게 경쟁시키겠다”고 언급했다. 즉 강자만 살아 남는 시장원리를 확산시켜 중국 시장 개방을 위한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 동안 변칙 금융(shadow banking) 등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들에 대한 근절 위주의 태도에서 이제는 시장을 통한 효율성을 제공하여 저절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또한 그는 민간경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즉 자본시장을 개방하여 해외에서 돈이 들어오면 투자효율이 높은 민간경제를 키워 자금을 흡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5G 인프라의 이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도 민간경제다. 결국 세계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중국이 저성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을 개방하고 민간경제를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가 조금씩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타나며 비트코인의 공매도 포지션도 줄어가는 것으로 판단된다.이런 민간경제를 대표하는 것이 공유경제 플랫폼이다. 최근 미국 증시에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프트(Lyft)가 상장됐고, 조만간 우버(Uber)도 상장될 예정이다. 저성장의 고통 속에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자원을 공유하여 경비를 절감하는 것뿐이다. 사실 이들 주식은 장외시장에서 비싸게 거래됐었다. 이렇게 성장잠재력이 큰 사업에 대해 더 높은 프리미엄이 주어지는 이유는 절망 속에서 희망이 더 커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관건은 투자자들이 이렇게 부담스러운 주가를 얼마나 오래 참고 기다려 주느냐는 것이다. 바이오 기업처럼 하나의 프로젝트 성패에 의존하는 경우 해당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 주가가 급락한 후 오랜 기간 횡보한다. 그러나 이렇게 사람을 모으는 플랫폼 사업의 경우 보여줄 것이 여럿 있다. 즉 주가가 비싸 보이지만 모멘텀의 나이가 아직 어려 투자기회가 충분하다는 것이다.리프트는 아직 적자가 확대 중이나 규모를 갖춘 우버는 적자가 줄기 시작했다. 이렇게 수익성 개선의 방향성만 보여줘도 주가의 상승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특히 향후 개인정보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 사업이 확대되고, 마케팅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또 인공지능 관련 하이 테크도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다.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환경이 도래하면 시장이 훨씬 커질 수도 있다. 단, 증시가 쇼크를 받아 유동성이 실종될 경우 이런 주식들은 단기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동성이 결핍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즉 투자자들이 오래 기다려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5G시대가 도래하고, 통신망 중립성이 부활되며 공유경제 플랫폼에 유리한 환경이 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5G 도입이 빠르고, 시장 규모가 큰 중국의 플랫폼 사업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최근 중국의 중고차 매매 사이트를 높은 가격에 투자했다.

2019-04-08

늑대가 올까?

김학주한동대 교수최근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예상외로 빨리 하락해 이제는 3개월물 금리를 하회하기 시작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것이다. 2차대전 이후 이렇게 장단기금리가 역전됐을 때마다 경기 침체가 있었다. 그 만큼 기업들의 투자기회가 없고, 상업은행이 부실해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은 장단기 금리 역전을 막으려고 무차별적으로 우호적인 정책을 펼쳤지만 실패하는 모습에 투자자들은 긴장하고 있다.또한 올 들어 세계증시가 반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호적인 정책으로 인해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에 남아 있을 수 있겠다는 기대뿐 아니라 휘청거리던 유럽의 실물경기가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미국조차 흔들리는 모습이다. 최근 발표된 3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는 전월 53에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52.5로 주저 앉았다. 정책이 먹히지 않았던 것이다.이제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썼다면 금융 쇼크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역사적으로 금융위기는 어떤 경로를 통해 왔을까? 첫째, 정부의 정책착오에서 오는 경우다. 정부는 과거의 위기(crisis)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다. 리먼 사태 당시 금융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됐었고, 이를 인위적으로 복원한 상태다. 그런데 그 금융기관들이 얼마나 회복됐는지 자신이 없다. 그래서 경기가 과열되어 정점을 찍는데도 불구하고 더 강한 정책을 내 놓고 있는 것이다. 그럴수록 후폭풍이 클 수 밖에 없다.둘째, 금융기관들은 쉽게 돈 벌 수 있는 상황에서 탐욕스러워진다. 과거 은행들은 심부름만 하고 수수료를 받았는데 2000년대 들어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돈을 풀고 금융자산에 가격 거품이 생기자 고유계정을 확대하고, 레버리지(leverage)까지 추가했다. 심지어 구조가 복잡한 사금융(shadow banking) 상품이 난무하게 되었는데 정부 규제는 이를 따라갈 수 없다. 지금은 그 상품들이 멀쩡해 보여도 어디서 곪고 있는지 당장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셋째, 투자자들도 “과거는 과거일 뿐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뉴노멀(New normal)을 주장한다. 사실 이번이 과거와 다른 부분은 있어 보인다. 인구구조에서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는 상태에서는 빠져 나오려는 돈의 속성은 변함이 없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맹목적인 신뢰는 경계해야 한다.지난 10년간 성장기회를 찾지 못했던 기업들이 풀린 돈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MA를 통한 경쟁완화뿐이었다. 그런데 구경제 한계기업들이 이런 MA를 통해 지금까지 수명은 연장시킬 수 있었지만 구조적 문제는 시한폭탄처럼 그대로 안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른다. 따라서 급작스러운 시장의 충격(tail risk)에 대비해야 하며, 특히 증시가 컴퓨터 프로그램 매매에 의해 쏠려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생길 때마다 헤지(hedge)를 통해 증시 위험에서 피해있는 수고는 할 필요가 있다.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다시 내려야 할 형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마이너스 금리조차 받아줄 만큼, 즉 더 낮은 수익률을 참을 수 있을 만큼 금융자산이 필요한 은퇴인구가 아직 늘고 있어 금융자산 가격거품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낮은 수익률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의 인내력에는 한계가 있다.결국 각국 정부는 민간경제를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희망을 줘야 한다. 이를 위해 규제를 완화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데이터 관련 규제가 풀리며 맞춤형 서비스가 확대될 것이다. 이런 신경제가 만들어질텐데 그 속도가 실망스러우면 금 가격이 급등하며 금융위기가 찾아 올 것이다.

2019-04-01

중국에는 관심, 한국은 소외

김학주한동대 교수모건스탠리는 그들이 만든 세계 최대의 주식 인덱스인 MSCI에 중국의 편입을 보류했었다. 그 이유는 중국 정부가 유사시 증시의 거래를 중단시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규제를 했었고, 중국기업들도 지배구조 및 불투명한 회계 등 여러 문제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MSCI는 중국의 비중을 예정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 해소 과정에서 이런 문제들이 완화될 것이고, 이로 인해 적정가치에 비해 할인되어 거래되던 중국기업들의 주가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MSCI는 패시브 인덱스지만 지금은 포트폴리오 효과보다 차라리 중국 모멘텀을 보는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패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점, 또 빅데이터 서비스, 맞춤형 헬스케어 등 신경제 사업의 경우 규모가 있는 시장을 가진 중국이 월등히 유리하다는 점에 주목하는 모습이다.한편 중국 증시의 또 다른 문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었는데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최근 해외펀드 투자한도가 2배로 상향조정되는 등 외국인 투자비중도 확대되어 향후 증시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만큼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MSCI는 올 5월, 8월, 11월에 신흥국 지수 편입비중을 재조정하는데 여기서 한국증시는 중국, 사우디에 점유율을 뺏긴다. 이로 인해 우리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가 20조원에 달할 전망인데 지난 10년간 코스피(KOSPI)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연간 10조원을 넘긴 적이 없음을 감안할 때 상당한 매물부담으로 보인다.최근 원화가치에도 약세의 조짐이 나타나며 한국에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물론 세계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불안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달러의 주요통화대비 강세보다 원화의 약세가 더 두드러진다는 것은 한국 고유의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먼저 달러박스였던 반도체 및 화학제품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또 한국의 수출산업 경쟁력이 흔들리는 점도 우려됐다. 과거 원화가 약세로 가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생겨 더 많은 달러를 벌어 와 환율이 진정됐는데 그런 메커니즘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다.한편 최근 북-미 대화 중단으로 인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근 한국의 국가위험(CDS premium)에는 별 변동이 없었다. 단,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에 대해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북한이 핵을 폐기할 것 같았으면 처음부터 개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김정은은 이미 핵의 단맛도 보았다. 핵을 통해 미국 대통령을 몇 번이나 불러 낼 수 있고, 중국도 북한에 급관심을 보였다. 트럼프는 한국과 중국에 핵 폐기 비용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한국과 북한에 윈-윈(win-win)이 될 수 있는 남북경협이 되면 좋겠지만 자칫 독일처럼 통일비용이 커질 가능성이 우려되는데 이는 한국의 통화 가치에 부담을 줄 수 있다.외국인들 중 일부는 우리 정부의 초과세수를 지적한다. 세금을 많이 걷는다는 것은 시장의 기능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더욱이 현 정부가 세금을 제대로 쓴 적이 없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으로 인한 부작용을 이야기하고, 광주형 일자리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이로 인한 재정 부실화를 우려하는 것이다.한국 개별적인 문제로 인해 원화의 추세적인 약세 가능성이 우려된다면 한국인 입장에서 투자자산을 해외로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가 불안하므로 달러에 관심을 갖자. 달러를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달러 선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 후 점차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 오는 것을 확인하며 위안화 자산으로 이동하면 된다.

2019-03-25

불안한 시장 속에서 찾는 바이오

김학주한동대 교수세계 정치권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한 신호들을 강하게 보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도 물가조절 기관인지 경기부양 기관인지 혼동스러울 정도로 우호적인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세계경기가 꺾였고, 정책들이 말을 안 듣는다는 증거로 보여진다. 정치인들의 너그러운 약속 덕분에 증시는 정상을 되찾았지만 앞으로 어떤 응급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투자자들은 일단 이런 시장의 불확실성에 엮이기 싫어한다. 따라서 시장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개별적인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는 테마로 쏠리는 경향이 있고, 그 대표적인 예가 바이오 산업이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꽃을 피우지 못하는 바이오 기업들도 많다. 즉 주의할 점이 있다는 이야기다.많은 투자자들이 신약의 성공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논문상의 기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신약의 효능에 의외로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신약을 환부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신약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이론적인 과정은 대부분 하자가 없고, 약효를 결정하는 요인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고형암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암세포가 퍼져있어 일일이 겨냥(target)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암세포에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쉽게 찾도록 하는 방법이 고안되었다. 그러나 바이러스를 혈액에 주입하면 죽는다. 설령 암세포까지 살아 가더라도 암 덩어리가 딱딱한 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침투가 어렵다.당뇨병성 궤사를 치료하기 위해 주사를 몇 십 번씩 찔러야 하는 것도 환부를 겨냥하기 어렵다는 증거다. 또한 기적의 치료제로 알려진 핵산도 환부로의 전달이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창조주께서 외부 항원이 우리 몸 안으로 쉽게 침투하지 못하도록 설계하신 것처럼 인간이 개발한 약을 인체 내로 보내는 것도 쉽지 않다.따라서 바이오 투자를 검토할 때 신약의 작동 원리보다는 환부로의 전달 기술과 면역세포가 활동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기술이 더 가치 있을 수 있다.한편 최근 문제가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도 바이오 투자를 자극하고 있다. 미세먼지를 흡입하면 호흡곤란, 천식 등이 연상되지만 초미세먼지는 기관지 섬모에 의해 걸러지지 않고 혈관으로 유입될 수 있다. 이 경우 면역세포가 외부물질인 미세먼지에 달라 붙어 덩어리를 만들고 혈류를 방해하게 된다.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이로 인해 면역체계가 예민해지면 면역이 과발현되어 정상세포까지 죽이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성인 가운데 아토피환자가 급증하는데 이런 영향으로 의심된다.미세먼지는 암도 유발할 수 있다. 우리 몸의 세포분화 과정에서 DNA가 메틸화되어 형질을 발현하는데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물질이 이 과정에 간섭할 수 있다. 그래서 DNA 염기서열은 같아도 형질이 다르게 나타나고, 돌연변이 세포가 만들어질 수 있는데 이것이 암세포로 발전할 수 있다. 심지어 이렇게 변형된 DNA 메틸화 과정이 유전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를 후생 유전학이라고 한다.또한 미세먼지를 대기오염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수질 오염도 심각하다. 미세먼지로 인해 오염된 물을 마시면 면역체계가 예민해져 장내 유용미생물을 죽인다. 그런데 면역세포의 70% 이상이 사람의 장 주변에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장 내 미생물의 불균형은 면역력 약화로 이어져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한국처럼 미세먼지가 심각한 경우는 생수를 통해 미네랄을 섭취하는 것보다 정수기로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중국의 산업화 이후 환경은 본격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인류는 노령화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지고 있어 견디기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은 더 많은 바이오 기술을 요구하고 있고, 에너지원이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넘어가는 과정을 단축시킬 것이다.

2019-03-21

중국의 결단과 세계경제

김학주 한동대 교수중국에서 전국인민대표회의가 개막되었다. 중국정부는 우선 경제성장률을 연간 6-6.5%로 낮춰 잡았다. 그런데 이것도 비정상적인 성장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2017년 12.2조 달러였는데 미국은 2004년 이 수준에 도달했고, 그 당시 성장률은 3%대였다. 즉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경제가 6%대의 성장을 반복한다는 것이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다.물론 중국의 1인당 GDP는 아직 8827달러에 불과하여 성장 여력은 있다. 그러나 큰 덩치가 성장할 때 생기는 부작용을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지금 우리를 힘들게 하는 미세먼지나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 그리고 자원부족 등이 제약조건으로 등장한다. 즉 중국의 성장여력은 충분하나 속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지금까지 중국이 고속 성장한 배경은 수출중심, 즉 다른 나라의 2차산업을 빼앗는 손쉬운 성장에 있었다. 이제 자체적인 소비로 성장의 축을 옮긴다는 것은 중국의 산업구조 변경을 의미한다. 그런데 신경제 서비스 위주의 3차산업은 노동력을 덜 필요로 하는 바, 중국경제가 부분적으로는 1차산업, 즉 농업으로 되돌아가야 함을 의미한다.특히 경제성장에 있어 인구구조가 결정적 요인인데 중국의 가파른 인구노령화를 감안할 때 세계 소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성장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이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제 시작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저성장’이란 과거 형성된 부가가치가 커 보임을 의미한다. 즉 돈이 투자되기 어려운 환경이므로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고, 그 결과 금융자산의 가격 거품은 더 커질 수 있다. 저성장 속에서 ‘가치’란 수익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다. 따라서 신뢰도가 높은 기업에 프리미엄이 생긴다. 한편 성장기회는 드물지만 그런 성장을 구체화하는 기업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프리미엄이 확대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넘치는 자금이 이 두 쪽으로 쏠릴 것이다.한편 중국정부 입장에서 위축되는 소비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따라서 이번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인프라 투자 규모를 정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부채가 늘고, 편법 금융(shadow banking)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즉 근절하고 싶은 문제가 재발하게 된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텐데 그것은 금융시장 개방을 통한 해외자금 유치다.지난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빼냈을 때 중국정부는 중국을 해외자금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을 것이다. 그 동안 중국이 금융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념과 체제의 문제도 있었지만 거대한 중국 시장을 나누기 싫은 이기주의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생을 위해 개방이 불가피함을 인식할 것이다.중국이 금융시장을 개방하면 한국에서 자금이 중국으로 이탈될 수 있다. 모건스탠리(MSCI) 신흥국 지수에서 중국의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한국 비중이 떨어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만일 한국의 산업구조가 중국과 차별화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면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금융시장 개방과 더불어 중국의 두번째 결단은 5세대(5G) 통신시장을 열어 미래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중국은 자체적으로 5G시장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최근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연대하여 화웨이를 고립시키고, 견제하려다 실패했다. 오히려 그런 행동들이 화웨이의 글로벌 경쟁력을 홍보해준 꼴이 되었다. 결국 중국으로 인해 5G시장이 우리의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것이므로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미국 입장에서 중국의 5G 주도권을 인정하는 것은 패권을 다소 넘겨주는 모습이므로 유쾌하지는 않으나 세계경제의 저성장을 목전에 두고 서로 다툴만한 형편은 못 되는 것 같다.

2019-03-14

스타들의 몰락이 주는 교훈

김학주한동대 교수‘채권왕’으로 불리던 빌 그로스가 은퇴하는 모습이다. 사실 5년 전부터 그의 성과는 빛을 잃고 있었는데 더 이상 그에게 돈을 맡기는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 무엇이 그를 힘들게 했을까? 그의 수익률을 보면 변동폭이 매우 심하다. 즉 그는 직관(insight)에 의존하며 확실한 베팅(betting)을 한다. 지난 30년간 채권가격이 상승세였으므로 잃을 때보다 얻을 때가 많았고, 그런 방향성 덕분에 수익률이 높았다.그런데 최근 10년간 채권가격은 올랐지만 사람이 예측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었다. 금리를 포함한 거시경제 변수들이 정치인들의 의도에 의해 상식 밖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실패했고 빌 그로스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그가 2014년 핌코에서 야누스 캐피탈로 자리를 옮긴 후 투자수익률이 연 0.38%에 불과했다. 이렇게 정책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시장평균을 지향하는 인덱스에 만족하거나 기계를 동원해 단기 추세를 찾는데 열중했다.여기서 개인투자자들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첫째, 정치에 의해 좌우되는 시장상황 또는 거시경제를 예측하려 들지 말라는 것이다.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고집스럽게 하는 것은 어리석다. 투자대상 분석에 더욱 집중하라.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자신을 보호하는 안전마진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방이 불가능한 핵심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찾는 일이다. 그런 기업은 끝까지 생존하여 큰 시장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좀 비싸게 사더라도 용서가 된다.둘째, 자신의 판단을 끝까지 의심해보는 습관을 길러라.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스스로가 대견스러워진다. 이런 경우 주위에서 말릴 수 없고, 큰 실수로 이어지곤 한다. 빌 그로스도 다혈질이었고, 독선적이었다. 핌코 안에도 그의 생각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지만 무시하여 위험에 노출됐다. 개인 투자자들도 자신의 판단을 더 이상 의심할 수 없을 때까지 의심해 보는 습관, 그리고 그 판단을 시장에서 자신이 몇 번째로 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한편 가치투자의 아버지라고 불렸던 워렌 버핏도 체면을 구겼다. 2015년 케챱으로 유명한 크래프트(Kraft) 지분을 26.7% 인수했다가 최근 주가 급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당시 크레프트 지분을 비싸게 샀고, 또 경영권 프레미엄까지 지불하여 투자수익률이 연 2%도 안되었다. 비싼 것을 싫어하는 그가 이런 조건을 참았던 이유는 경영권을 발휘하여 비용절감을 노렸기 때문이다. 즉 크래프트의 높은 브랜드 덕분에 수요와 가격은 안정되어 있으니 효율성만 개선시키면 안정 성장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그러나 이런 판단의 결과는 실망스러웠고, 여기서도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아마존 같은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자체 브랜드(PB)를 만들되 지역 맞춤형 제품으로 개발했고, 이런 맞춤형 상품이 크래프트 같은 기존 브랜드에 대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소비자를 설득하면서 기존 브랜드가 훼손됐다. 결국 협상력이 구조적으로 제조업에서 고객을 모을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로 넘어감을 이해해야 한다.둘째, 시중자금이 넘치는 환경에서는 가치주보다 성장주가 유리하다. 그 동안 돈이 많이 풀리며 성장주뿐 아니라 가치주에도 가격 거품을 만들었다. 즉 워렌 버펫도 그가 좋아하는 가치주를 비싸게 살 수 밖에 없었다. 성장주는 비싸 보여도 장래 희망이라는 핑계가 있지만 가치주는 아무리 쉽게 이해되고 불확실성이 없다 해도 비싼 것은 어색하다.셋째, 워렌 버핏처럼 나이가 들수록 고정관념에 사로 잡히게 된다. 오랜 기간 살면서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판단의 패턴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도 많아진다. 그러나 지금처럼 패턴에 변화가 생기는 시기에는 적응하기 어렵다. 따라서 말을 앞세우기 보다 자신의 판단을 계속 의심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2019-03-07

글로벌 카드업체들의 성장

김학주한동대 교수한국인들도 해외투자를 준비해야 할 때다. 한국경제가 빠르게 늙어 가는 이유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부의 불균형이 심화되며 부자세가 구체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세계 어느 증시에 가더라도 시세차익에 대한 과세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한국의 증시관련 부자세 부담이 더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바, 해외로 투자의 선택 폭을 늘려야 한다.해외로 가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해외선진국의 경우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투자대상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장기적으로 흔들림 없이 성장하는 기업들이 많다. 반면 한국 증시에서는 투자대상을 잘 이해해도 그것을 믿고 투자하기 어려울 수 있다. 왜냐하면 증시 자체의 변동성이 심해 시장위험이 투자대상의 개별적 장단점을 압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인들이 그 동안 해외투자를 꺼렸던 요인 중 하나는 해외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세 부담이었다. 그러나 국내도 대주주 의제에 대한 규정이 강화되어 2021년까지 종목당 주식보유 금액이 3억원을 넘으면, 즉 웬만한 투자자들은 시세차익에 대해 양도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즉 일종의 부자세가 신설되는 셈이다.세계적으로 부자세(net wealth taxes)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성장저해 요인으로 간주되어 거의 소멸되거나 부동산세로 국한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부활되는 분위기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부자들의 돈을 뺏는 방법 밖에 없을 것 같다. 또 부자세의 대상이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확산되는 것도 증시에는 반갑지 않은 현상이다. 결국 투자자들이 어차피 부자세를 내야 한다면 ‘안정성’이라도 확보해야 하고, 이런 투자대상은 해외에서 찾기 쉽다는 것이다.해외자산 가운데 어떤 것이 장기적으로 안정 성장할 수 있을까? 대표적인 예로 글로벌 카드업체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지불결제액 가운데 카드사용 비중은 28%였다. 금액으로는 25조달러로 집계된다. 그런데 카드사용액이 2023년까지 45조달러로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그 이유는 소액결제에 있어 직불카드(Debit card)가 대세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즉 직불카드가 비접촉식으로 변하며 편의성이 제고되어 현금결제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카드도 가전제품이나 여행상품 구입 등 고액결제로 제한되며 소액결제 기능은 직불카드로 넘겨 주고 있다.이렇게 직불카드가 지불결제를 주도하는 움직임은 세계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카드업체의 중장기 성장은 담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기 위해 전자결제 또는 모바일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였고, 그 보급을 촉진해 왔는데 이런 전자결제도 카드회사의 네트웍을 을 쓰고 있다.또한 유럽 은행들에 이어 미국 은행들도 올해 들어 비접촉식 직불카드를 출시하고 있는데 은행들도 카드회사의 인프라를 사용한다. 따라서 비자카드(Visa Card)나 마스터카드(Master Card)는 장기적으로 안정 성장이 가능한, 즉 믿고 투자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볼 수 있다. 카드시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중국에서는 유니온 페이(UnionPay)가 카드업을 담당하고 있지만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제를 받는 비상장 기업이므로 직접 투자는 어렵다.우리가 카드사업에 더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직불카드를 통해 얻어지는 소비자들의 구매행태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직접적인 빅데이터(big data)라는 것이며, 그 자산을 카드회사가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 사이버 보안 문제는 아직 남아 있는 과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blockchain)이 도입될 전망이다. 따라서 우선 카드업체의 수혜가 예상되며, 시간을 두고 사이버 보안 및 블록체인 관련주로 관심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019-02-26

성장과 가치, 어느 것을 따를까?

김학주한동대 교수투자자 가운데 가치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화려한 성장 이야기가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치가 있다는 것은 투자 대상에 하자가 있지만 가격이 너무 하락하여 싸졌다는 의미다. 그런데 하락한 가격이 매수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까지 내려왔는지 일반 투자자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성장 스토리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2000년대 들어 세계경제는 저성장이 확연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치주 펀드의 수익률이 성장주 펀드보다 저조하다. 그 이유를 두가지로 설명해 보자.첫째, ‘가치’에 대한 정의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다. 싸다고 무조건 가치주가 아니다. 단지 싸 보이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기업은 과거의 잣대로 보면 싸 보이나 주가는 계속 흘러 내리게 되어 있다. 워렌버펫이나 그의 스승 벤자민 그레이엄이 가치주를 고를 때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부분을 보기에 앞서 투자대상이 속한 산업이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강도가 낮은지, 또는 수요가 안정적인지를 관찰한다. 이것이 하락한 주가를 다시 정상궤도로 돌려줄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고, 가치주의 위력은 여기서 나온다.둘째, 지금은 산업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맞춤형 서비스로 넘어가고 있다. 뜨는 해와 지는 해가 확실히 구분된다는 것이다. 신성장 산업이 저성장 환경 가운데 더 빛나 보일 수 밖에 없고, 또 전체적으로 그 비중이 작아 희소성마저 있다.작년 말 증시가 조정을 받은 이후 쏠림이 심했던 기술주가 무너지고, 그 반사이익을 가치주가 받으며 상대적인 성과가 좋았다. 이런 경우가 가치주가 힘을 발휘하는 유일한 구간이라고 생각한다. 즉 시중의 자금이 미래의 희망을 보며 쏠리는 기간은 길게 진행되는데 이 시기에는 성장주가 득세한다. 그런데 지금처럼 기술주가 규제의 장벽에 막혀 희망에 손상이 가는 등 쏠림이 무너지면 주가는 짧은 기간 폭락하게 되는데 이 때가 가치주가 득세하는 시기다. 결국 가치주는 과거의 성장과 새로운 성장 사이에 일시적인 피난처로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지금이 그런 시기다.그렇다면 언제 새로운 쏠림이 나타나서 증시를 다시 끌어 올릴까? 그 동안 증시를 좌절시켰던 주요인이 규제였으므로 그 해결책도 정치적으로 결정될 것이다. 즉 정보의 국가간 이동, 환경, 그리고 개인정보 사용에 관한 규제에 근본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치적 사건은 내년 미국 대선이다. 여기서 민주당이 이길 경우 규제가 풀리고 새로운 희망을 던져 줄 수 있다. 무역갈등의 수위도 낮아질 수 있다. 즉 미국에서 중국으로의 패권이동이 질서 있게 진행되어 시장에 혼란을 덜 줄 수 있다.그 때까지는 가치주가 득세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증시가 다시 한번 주저앉을 수도 있다. 최근 재미있는 현상은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보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가치가 상승한다는 점이다. 즉 미국이 너그럽게 자금을 풀겠다고 선언했음에도 그 돈이 신흥시장을 비롯한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그 만큼 미국 이외의 지역이 불안해서 미국에 숨어있겠다는 것이다.최근 독일이 경기침체에 가까워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독일은 유럽의 핵심국가다. 미국 이기주의의 결정판은 자동차 수입관세인데 이것이 구체화됐을 때 독일은 결정타를 맞을 수 있다. 일본도 휘청거릴 것이다. 달러의 경쟁국 통화들을 믿을 수 있겠는가? 최근 원화에 대한 달러의 강세도 미국 이기주의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고, 이는 세계경제 시스템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내년 미국 대선 이후 갈등보다는 화해, 그리고 규제완화 분위기가 도래하며 새로운 성장과 쏠림을 만들어 주기를 기다린다. 그 때까지 가치주가 회복하며 과도기를 메워주기를 바라지만 증시가 무너졌다가 새로운 질서를 찾으며 회복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자.

2019-02-21

신냉전과 원자력

김학주 한동대 교수세계적으로 원자력을 혐오하는 분위기다. 잘못 관리해서 재앙을 부를 수 있고, 또 평화를 위협하는 물질로 간주되곤 한다. 과연 원자력은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것일까?영국에서는 발전시설을 선택함에 있어 신재생과 원자력을 놓고 논쟁이 붙었다. 둘 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으나 신재생이 원자력보다 싸졌다는 주장이 있었다. 영국에서 1MWH당 발전비용이 해상풍력은 76달러인데 비해 원자력은 122달러라는 것이다.그런데 좀 더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첫째, 원자로는 발전용량의 90% 가량 전기를 얻을 수 있다. 1GW의 전기를 얻기 위해 1.1GW정도의 발전 설비를 갖고 있으면 되는 셈이다. 반면 신재생은 발전용량의 50% 정도 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똑 같은 1GW의 전기를 얻기 위해 2GW의 발전 시설이 필요하다.둘째,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경우 발전이 간헐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배터리를 비치해야 한다. 그런데 예상외로 오랜 기간 발전이 안되면 배터리로 전기를 모아도 부족할 수 있고, 이 경우 지역경제가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보조 발전원이 필요하다. 쉽게 켰다 끌 수 있는 천연가스 발전기가 별도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도 원자력이 신재생보다 비싸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물론 신재생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미래 발전량을 예측할 수 있다면 보조발전원을 없앨 수도 있다. 그런데 원자력도 발전소 건설의 공기를 단축시키는 등 발전 단가를 낮추고 있다.일본처럼 화산, 지진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원자력 발전이 경제성을 떠나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지역, 특히 중국, 중동 등 경제성장을 위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지역에서 원자력이 기저발전원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원자력 기자재 제조 업체들은 이미 도산했거나 쓰러진 상태다. 어느 업체가 어떻게 회생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차라리 우라늄 가격의 반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투자에 있어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한편 군사적으로도 세계는 비핵화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1987년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잠정 중단했다. 핵무기 개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 조약을 먼저 위반했다고 밝혔으나 미국이 조준하고 있는 대상은 러시아가 아니라 패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 조약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 미국과 달리 아직 핵미사일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의 해군 및 공군 군사력 확장에 예민하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이 조약을 파기한 것으로 보인다.세계적으로는 이렇게 신냉전 분위기로 접어드는 반면 미국이 북한에 우호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미국은 중국 핵 확산을 걱정하고 있는데 만일 북한 핵이 중국의 통제 아래 놓인다면 골치아플 것이다. 북한에 적당한 보상을 주고 북핵을 삭감 또는 제거할 수 있다면 큰 성과일 것이다. 따라서 대화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그 대화의 결과가 원하는 방향과 다를 때 기대는 증오로 돌변할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 남북경협주에 일방적인 낙관은 금물이다. 즉 이벤트가 있을 때 단기 트레이딩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세계적으로 신냉전 기류가 흐른다면 보잉, 록히드마틴, 제너럴 다이나믹스 등 미국의 국방관련주에 관심이 간다. 이들 주가는 리먼사태 이후 급등했었다. 저성장, 유동성 장세에서 안정성장주로서의 프레미엄이 극대화됐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트럼프의 무리한 재정정책으로 인해 미국 국방예산이 감축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주가가 하락했지만 신냉전 추세가 구조적이라면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므로 조정시 매집이 바람직해 보인다.

2019-02-14

한국 반도체에 다행스러운 일들

김학주 한동대 교수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은 아직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다. 어쩌면 올 상반기 실적 쇼크를 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반도체 관련 주가는 최근 반등했다. 그 수익률도 시장평균을 훨씬 상회한다. 그 배경을 살펴보자.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기술기업들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를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기술기업들이 페이스북처럼 가입자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확실한 차별성보다는 시장을 선점했다는 우위를 바탕으로 영업을 한다. 그 동안은 초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에 핵심경쟁력의 결여가 문제되지 않았지만 지금처럼 가입자 성장세가 둔화될수록 진입장벽이 낮다는 한계, 즉 치열한 경쟁에 노출된다는 약점이 드러난다. 한 사람의 가입자를 얻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는 것이다.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독과점을 만드는 것이다. 페이스북도 2012년 인스타그램, 또 2014년 와츠앱(WhatsApp)을 인수했다.기업이 비대해지고 머리가 굵어질수록 정권에 대항할 힘이 생기고, 개인정보를 오남용해서 남이 얻을 수 없는 비밀정보까지 만드는 욕심을 부린다. 따라서 정부는 규제를 하게 되고, 특히 해외 기술기업에 대한 접근을 막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인터넷도 지역별로 쪼개진다는 스플린터넷 (splinternet)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여기에 중국정부가 가장 예민했다. 중국정부는 여론을 감시해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중국의 방대한 데이터를 국내업체가 선점할 때까지 규제를 통해 시간을 벌고자 했다.그런데 지금의 저성장을 해결하려면 이런 데이터 흐름(data flow)에 대한 규제를 풀고 전자상거래(e-commerce)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도 호주, 일본, 싱가폴이 이렇게 주장했다. 2007년 이후 세계적으로 재화의 교역보다 데이터의 교역이 60%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부의 불균형이 극심해진 지금 저소득층의 경비 절감을 위해 스마트 솔루션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규제완화는 필수적이다. 만일 빅데이터의 교류가 활발해져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투자를 재개한다면 서버(server) 중심의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다.한편 장기적으로도 다행스러운 부분이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위협적인 요인은 중국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의 시장진입이다. 예를 들어 D-Ram은 전압을 이용한다. 그런데 저항을 이용한 R-ram이 도입되거나 새로운 소재의 반도체가 탄생하는 등 기술의 패러다임이 바뀔 경우 중국 같은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추격하기 쉬워지는 환경이 조성된다. 그러나 그런 가능성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며 후발주자들의 시장진입 시기가 뒤로 밀리고 있다.그 배경을 살펴보면 첫째, 반도체 산업은 고정비 부담이 매우 높은데 지난 몇 년간 사물인터넷 인프라 확충 관련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며 대규모 투자가 가능해졌고, 그 덕분에 생산원가가 급락하여 가격을 충분히 내릴 수 있게 됐다. 그 만큼 대체기술이 진입할 여유를 주지 않게 된 것이다. 둘째, 기존 선발업체들의 기술은 미세화였는데 더 이상 미세화가 어려워 적층을 시도했었다. 낸드(Nand)는 적층이 가능했지만 D-ram은 쉽지 않았는데 최근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경우 적층 기술이 개발되었다. 여기에 노광장비(EUV)까지 도입되어 기존의 미세화 기술이 더욱 진화하고 있음이 확인됐다.셋째, 인공지능 관련 고기능 반도체로 갈수록 연구개발 비용이 커진다. 여기서 인텔조차 힘들어 하고, 대만의 UMC와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는 포기한 상태다. 그만큼 중국이 따라오기 부담스럽다. 첨단 장비도 삼성을 비롯한 선발업체들이 선약을 한 상태라서 중국이 장비를 확보하기도 어렵다. 물론 중국은 언젠가 반도체 시장에 진입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그 시기가 늦어지며 우리에게는 숨통이 트이고 있다.

2019-02-07

올바른 투자와 윤리

김학주 한동대 교수투자수익률을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시장 평균을 따라가는 지수(index) 수익률을 베타수익률이라고 부른다. 즉 시장 내 모든 자산에 분산투자하여 얻은 수익률이다. 반면 사람이 유망한 자산만을 선별하여 투자한 수익률도 있다. 일반적으로 그 수준이 시장평균 수익률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할 것이고, 그 초과분을 알파수익률, 또는 초과수익률이라고 부른다.지난 23일 인덱스 펀드의 선구자인 뱅가드(Vanguard)의 존 보글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투자전략의 철학은 무엇일까? 그는 평균이상의 수익률을 탐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즉 개별종목에 집중하지 말고 잘 분산된 인덱스에 투자하라고 권고한다. 즉 알파수익률보다는 베타수익률을 추구하라는 것이다.결국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자는 자세다. 단기적으로는 사람이 재주를 부려 높은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실수를 하게 되고, 초과수익을 반납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기대했던 초과수익률은 얻지 못하고, 쓸데없는 거래 수수료나 수익률의 변동성같은 비용만 지불하게 되므로 이런 무모한 행위는 지양하자는 것이다.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존게임(survival game)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세계경제가 성장하는 유기체이므로 이를 반영하는 주가도 부침은 있을지언정 성장하게 되어 있고, 거기에 참여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종목에 집중 투자하여 타격을 입었을 때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위험을 피하자는 측면에서는 존 보글 회장의 주장에 동의한다.그러나 신성장산업은 분명히 초과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지금처럼 부의 불균형이 심각한 가운데 이런 기회조차 활용하지 못한다면 ‘없는 자’가 빈곤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지켜야 할 원칙들이 있다.투자수익률이 의미를 가지려면 반복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만의 유니버스(universe)가 필요하다. 유니버스란 자신이 90% 이상 알고 있어 남들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그래서 실수를 덜할 수 있는 투자자산들의 집합을 말한다. 그 안에서만 투자하면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믿을 수 있는 수익률을 얻게 된다.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하지 않고 초과수익을 원한다. 점을 보는 것과 비슷한 심리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귀신의 힘을 빌어 자신에게 걸맞지 않은 결과를 원한다. 한편 펀드매니저들은 보아서는 안될 기업 내부 정보를 보고 싶어한다. 이런 불법을 통해 그 당시에는 짜릿한 성과를 얻을 수도 있지만 내부정보에 중독된 펀드매니저가 공부를 할까? 그에게 실력이 쌓일까? 이것이 귀신이 원하는 것이다. 그의 목적은 사람을 넘어뜨리는데 있기 때문이다.가끔 투자자분들이 전화를 걸어 와 투자 자산을 선택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종목을 추천해줘도 따라 사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충분한 이해가 없이는 매수를 결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령 따라 샀다고 해도 팔지를 못할 것이다. 적정가치에 대한 이해력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자산을 골라 주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이해력을 증진시키는 것이다.지속 가능한 수익률을 얻는데 있어서도 윤리는 도움이 된다. 단순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좁은 의미뿐 아니라 자신의 투자원칙을 만드는데 있어 윤리는 필요하다. 미국 재무분석사(CFA)를 비롯한 투자 및 재무 관련 각종 시험에 윤리가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뛰어난 펀드매니저가 가끔 감옥에 가는 것을 본다. 그가 지켜왔던 투자원칙과 유니버스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다. 인간은 나약해서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절대 넘어서는 안될 선을 윤리가 제공해 줄 것이다.

2019-01-31

수소경제를 여는 중국

김학주한동대 교수그 동안 수소전지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 이유는 이미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가 기술혁신을 통해 발전단가를 크게 낮춘 상태였으므로 굳이 수소전지까지 신경쓸 필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수소전지가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중국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며 수소경제를 만들려 하기 때문이다.중국 정부는 태양광, 풍력, 전기차, 2차전지 산업에 보조금을 주며 시장을 형성시켜 왔는데 이제는 그 분야의 보조금 지급을 마무리짓고 있다. 산업 기반을 만들었으니 경쟁력 있는 업체를 선별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이제 보조금은 수소전지로 넘어 오고 있다. 중국이 투자를 시작하면 그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에 경제성이 생기고, 신기술도 따라 온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중국이 수소전지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첫째, 패권을 다투고 있는 미국에 비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에너지 장악이 패권의 상징임을 감안할 때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는 중국이 주도권을 갖고 싶어하는 모습이다. 둘째, 승용차에서는 이미 2차전지가 시장을 선점했지만 트럭, 기차, 선박 등 큰 힘이 필요한 운송수단에서는 수소전지가 더 적합할 수 있다.셋째,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더욱 발달하여 발전단가가 낮아질수록 수소전지에 대한 매력도 커질 수 있다. 왜냐하면 수소전지는 일단 수소를 얻는 과정이 필요한데 전기료가 낮아지면 전기분해를 통해 쉽게 수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그 동안 막대한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2차전지 부족으로 인해 흘려버리는 전기가 상당량이다. 이렇게 남아도는 전기로 수소를 생산한 후 원하는 곳으로 옮겨 필요한 곳에서 발전할 수 있다. 넷째, 수소전지는 2차전지보다 희귀금속 소모량이 적어 보급에 제약이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한편 수소전지와 더불어 시장의 관심을 못 받았던 분야가 2차 전지의 재활용이다. 사실 2차 전지가 아직 제대로 보급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활용을 논한다는 것이 성급해 보인다. 또한 2차 전지는 재활용에 있어 해체 및 중화, 그리고 정제 과정이 복잡해서 비용이 높다. 예를 들어 1톤의 리튬이온 전지에서 600파운드의 코발트를 얻는다고 가정할 때 코발트 가격이 파운드당 40달러는 되어야 경제성이 생긴다. 그러나 지금은 19달러 정도이므로 정부의 보조금이 있어야 재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2차전지 기술의 발달로 인해 소재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불확실성도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부각되고 있는 리튬고체전지의 경우 코발트는 쓰이지 않는다.그러나 올해부터 전기차가 본격 생산될 예정임을 감안할 때 향후 2차전지 소재의 부족 현상은 명약관화하다. 따라서 규제당국은 2차전지의 재활용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 아마도 전지 제조업체가 조립할 때부터 재활용하기 쉬운 구조로 설계, 조립하도록 규정할 것이다. 특히 2차전지는 토양에 매몰시킬 경우 독성이 심하기 때문에 더욱 재활용을 강조할 것이다. 만일 재활용을 통해 추출되는 희귀금속 분량이 작아 채산성을 얻지 못할 경우 2차전지 가격에 세금을 얹어서라도 재활용 비용을 충당할 것이다. 이 경우 2차전지 가격이 좀 오르겠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그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수소전지 보급이나 2차전지 재활용이 본격화되어 관련 기업의 수익이 구체화되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수소전지에 대한 투자 행보, 2차전지 재활용 관련 규정 제정, 그리고 에너지의 중심이 석화연료에서 전기로 넘어갈수록 이들에 대한 관심이 증시에서 새로운 테마로 형성될 것이다. 새롭게 형성되는 산업에서는 끝까지 생존 가능한 글로벌 리더에 투자해야 하는데 다행스럽게 이들의 주가에는 아직 프리미엄이 붙어있지 않다.

2019-01-24

미국과 중국은 기대만큼 움직여줄까?

김학주한동대 교수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주가지수인 SP 500의 경우 주가가 하루에 1% 넘게 움직인 날이 2017년 한 해 동안 8번밖에 없었다. 그런데 작년 12월 한 달 동안 9번에 달했다. 올 들어서도 변동성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우선 애플 실적 하향조정의 주요인이 중국 판매 위축 때문이라는 소식이 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이 흔들리며 시장을 강타한 것이다. 중국 내 자동차 및 주택 판매도 감소했고,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0을 하회하는 등 탄력을 잃는 모습이다. 그동안 중국경제는 투자 사이클에 의해 좌우됐는데 이제는 소비까지 멍이 들었고, 그 결과 재고를 줄이는 단계까지 진행됐다. 최근 나타난 한국의 수출감소도 글로벌 재고 감축의 증거로 보인다. 결국 트럼프의 이기주의로 인해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소비가 위축되고, 그것이 미국기업의 실적까지 타격을 주었다. 즉 미국조차도 트럼프 정책의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시진핑과 화해할 것이란 기대가 생겼다. 여기에 중국정부도 부양책 카드를 꺼내고 있다. 또한 미국 중앙은행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너그러운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모습이다. 작년 연말 미국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올리기는커녕 오히려 내리면서 시장에 깜짝 선물을 줄 수도 있다고 예상했는데 벌써 그런 이야기가 시장에 흘러 나오고 있다.이렇게 증시에 우호적인 정책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낙관하는 쪽이 있는 반면 미-중 갈등의 요인이 구조적이고, 글로벌 재고감축의 고통도 이제 시작이라고 경계하는 측이 갈리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다행스럽게 긍정론이 힘을 얻으며 증시에서도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 그렇다면 우리는 증시의 진짜 바닥을 이미 본 것일까? 그렇게 속단하기는 이르다. 역사적으로 증시가 무너졌을 때 반토막났다가 2배 올라서 제자리로 오는 것이 전형적인 패턴이다. 그 기간이 과거에는 7~8년 걸렸다가 리먼사태 때는 3∼4년으로 짧아졌다. 그만큼 강한 정책으로 개입했던 결과다. 그런데 지금 미국 증시는 전고점 대비 17% 가량 조정받았다. 코스피 조정폭도 22%에 불과하고, 조정 기간도 아직 4개월 정도다. 물론 지금은 과거와 달리 모르는 문제들이 별로 없어 대처가 빠를 수 있다. 그런데 시장에서 기대하는 미국, 중국의 부양책이 얼마나 더 나올 수 있는지, 또 그 부작용에 대해서 의심할 필요가 있다. 사실 리먼사태가 빠르게 수습될 수 있었던 요인은 미국에서 풀린 자금 가운데 1조달러 가까이 중국으로 와서 투자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도 스스로 4조 위안을 풀어 경기를 부양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 타버린 경제다. 더욱이 그 당시 무리한 투자로 인해 지금도 고생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의 기대와 달리 무모한 부양은 없을 것이다.미국도 온갖 부양책을 써 자산가격을 올렸지만 부자들만 기뻤을 뿐 전반적으로 소비가 확대되는 낙수효과는 없었다. 즉 이제는 부양을 해도 부의 불균형만 확대되는 셈이다. 그럴수록 경기 부양책을 쓰기는 어려워진다. 무너진 주가는 언젠가 전고점까지 회복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 및 금융 시스템이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기다려보겠다고 마음을 먹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이 평생 저축해서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간이 15년 정도임을 감안할 때 증시가 무너질 경우 회복까지 기다려야 하는 7~8년, 또는 3~4년이 부담스러운 기간임에 틀림 없다. 따라서 투자시기를 가리는 것은 중요하다. 지난 10년간 증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가 만들었다. 기업실적보다는 유동성이 증시 거품을 만들었으므로 예단할 수 없고, 돌아서는 것을 확인한 후 따라가는 것이 답이다.

2019-01-16

2019년을 빛낼 두가지 투자 테마

김학주한동대 교수증시가 순탄치 않다. 그럴수록 투자자들은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테마를 찾는다. 새해를 시작하며 어떤 테마를 주목해 볼까? 먼저 2018년 모습은 드러냈으되 아직 만개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 보면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 관련 규제가 떠오른다.기상이변시 농작물의 작황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일반적인 곡물은 재고관리 시스템이 발달돼 곡물가격에 큰 변동이 없다. 반면 포도주같이 특정 기간에 제한적으로 생산되는 농작물의 경우 몇 년만 작황에 문제가 생겨도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이런 농작물을 생산, 판매하는 업체들의 주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지구온난화 관련해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내년 파리기후협약이 발효된다는 사실이다. 이를 앞두고 기존 자동차 업체들조차 2019년부터는 전기차 생산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이렇게 전기차가 보급되면 자율주행 인프라를 위한 큰 부분이 마련된 셈이다. 특히 두바이, 런던에서는 2019년 자율주행택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올 3월말 안으로 자동차 공유 플랫폼인 우버(Uber)가 나스닥에 상장되어 FAANG으로 대표되는 미국 기술주에 포함된다. 따라서 올해 증시는 자율주행과 2차전지 모멘텀과 함께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속충전기도 포함될 수 있다.또한 2차전지의 소재인 리튬가격의 반등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리튬가격을 지수로 볼 때 2016년 초 63수준에서 2018년 초 157까지 급등한 뒤 지금은 106 정도로 하락한 상태다. 2018년 가격 폭락의 주요인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생산국인 중국에서 보조금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도움 없이도 경제성있게 전기차를 만들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그 여부와 상관없이 세계전역에서 전기차를 생산해야 하는 일정이 임박했다. 더욱이 2차전지 소재 가운데 리튬에 대한 의존도는 오히려 더 커지는 상황이므로 리튬 가격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증시에 칠레광산(SQM)이 상장되어 있다.2019년을 시작하며 주목할 또 다른 테마는 5세대 통신의 보급이다. 그런데 여기서 미국이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을 견제하고 있다. 피상적인 이유는 사이버 보안에 대한 우려다. 물론 중국 정부는 화웨이로 하여금 보유 정보를 보고하게 할 수 있다. 중국은 그런 나라다. 4세대까지는 세계 통신사들이 화웨이 장비를 쓰더라도 그 주위를 에릭슨 등 다른 브랜드를 배치하여 화웨이 장비를 고립시킬 수 있었는데 5세대부터는 데이터 처리가 핵심이므로 데이터를 갖고 있는 말단 장비의 중요도가 높아져 이런 간섭이 어려워진다.그런데 더 근본적인 이유는 5세대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중국에 뺏기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중국은 2013년부터 5세대 통신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과거 한국 정부가 우리나라를 인터넷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통신업체를 동원하여 대대적으로 인터넷 인프라를 깔았던 것과 같다. 그 결과 중국은 기지국이 2백만개를 넘어 미국의 10배에 달한다.5세대 통신은 단순히 통신속도 향상뿐 아니라 생활양식의 변경을 의미한다. 미국이 여기서 중국에 밀린다면 패권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5세대의 핵심이 데이터 처리에 있다면 중국의 풍부한 데이터를 감안할 때 앱(application) 개발에서도 중국이 유리할 것이다. 또 5세대로 들어가면 스마트폰의 구성요소도 바뀌므로 화웨이, 오포(Oppo), 비보(Vivo) 등 중국 스마트폰이 애플, 삼성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따라서 미국은 일단 화웨이에 족쇄를 채우고 시간을 번 후 그 기간 동안 투자를 해서 중국을 따라 잡겠다는 계산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할 통신장비 및 부품 수요 증가에 주목하자. 또한 5세대에서는 어느 기기로도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므로 콘텐츠의 수요도 증가한다.

2019-01-10

미국은 멀쩡한가?

김학주한동대 교수오직 미국만이 고용을 포함해 경제환경이 좋아 보인다. 이기적인 정책 덕분이다. 그런데 미국 기업들은 대체로 건강할까? 많은 분들이 미국과 함께 FAANG과 같은 신기술 기업들을 연상한다. 그러나 미국 한편에는 구경제 한계기업들이 널려 있고, 이는 마치 미국의 민낯을 보는 것같다.신용등급이 투자적격에서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기업을 ‘추락한 천사(fallen angel)’라고 부른다. 최근 제록스(Xerox)가 그런 경우였고, 그 뒤를 Ford, GE 등이 이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과거 구경제에서 이름을 날렸지만 이제는 늙었다. 한편 2017년 Ford의 투자수익률(ROIC)가 2.4%였는데 현대차가 이와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한국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얼마나 노쇠했는지 실감할 수 있다.미국에는 투자적격등급의 회사채 인덱스(index)가 있는데 그 규모가 5조달러를 넘어 선다. 그 인덱스 가운데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즉 투기등급에서 한 단계 위인 BBB- 등급의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4%다. BBB 전체적으로는 인덱스의 절반이 넘어가며, 그 비중은 상승 중이다.이들 구경제 제조업체들은 고정투자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매출이 약간만 줄어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적자로 돌아서고, 그만큼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그런데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면 은행에서 돈 빌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며, 그 만큼 자금조달 금리가 상승한다. 그 동안은 이런 제조업체들이 운전자본 및 시설투자를 줄이며 자금부족을 버텨왔지만 만일 소비가 위축되어 매출이 감소한다면 방법이 없어진다. 특히 지금 세계경기가 꺾이고 있기 때문에 더 긴장된다.이제 미국정부가 2016년부터 왜 재정정책 카드를 꺼내 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겠는가? 구경제 한계기업들을 ‘추락한 천사’로 만들지 않기 위해 소비를 진작시켜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트럼프가 왜 유가를 누르려 하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플레 압력을 낮춰야 재정지출을 통해 소비진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미국 중앙은행은 지금 시중 자금을 회수하며 증시 불안을 야기하고 있지만 이런 한계기업들을 돕기 위해서 언젠가는 태도를 바꿔 시중에 재차 자금을 투입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증시를 안정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그러나 문제는 정책의 기조를 바꾸는데 시간이 소요되고 그 기간 동안 증시는 충분히 폭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여기에 베팅하고 있다. 즉 당장은 증시 유동성이 줄어 드는 환경이므로 공매도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 공매도 표적으로는 쏠림이 심했던 주식들, 그리고 스마트폰이나 반도체처럼 모멘텀이 꺾이는 종목들을 조준하고 있다.그래서 한국 증시에 과도한 공매도 포지션이 몰린 것같다. 예를 들어 삼성전기의 경우 전체 발행주식 가운데 30% 이상이 공매도 포지션이다. 유통주식 기준으로 따지면 50%가 넘어간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삼성전기의 주력제품인 적층세라믹 콘덴서(MLCC) 관련 모멘텀이 꺾였어도 이런 공매도는 과해 보인다.지금 증시를 단기적으로 보면 답이 없다. 결국 투자를 길게 봐야 하는데 오래 기다려야 한다면 증시가 상승반전됐을 때 주가가 크게 오를 종목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공매도 포지션이 과도해 낙폭이 컸던 주식들의 저점매집도 도움이 될 것이다.그리고 유동성이 복원되어 증시가 돌아선다면 투자자들은 미래 희망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되찾게 될 것이므로 테마주의 반등폭도 클 것이다. 연말 미국 증시가 반짝 반등을 했었는데 그 요인들을 지속적인 것으로 믿기는 어렵다. 단, 여기서 얻을 수 있는 힌트는 기술주 위주의 반등이라는 점이다. 나중에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할 때도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2019-01-03

전략이 없는 한국인

김학주 한동대 교수2018년 LA다저스와 두산베어스는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최정상에 한 발 못 미쳤다. 두 팀 모두 막강한 전력을 가졌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아쉬운 것은 생각없이 야구를 하는 장면이 종종 보인다는 것이다. 두 팀 선수들의 스윙 스타일은 ‘있는 힘껏’ 휘두르는 것이다. 걸리면 넘어간다. 그러나 그 결과의 변동성이 크다. 승부를 결정하는 순간에도 타협은 없다. 이기기 위해서는 확률을 생각해야 하는데 말이다. 심지어 체구가 작은 선수들도 그들의 몸집 이상으로 휘두른다.투수들 가운데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속 145㎞를 던질 수 있는 선수가 150㎞를 욕심낸다. 팔에 힘이 들어가서 초속은 빨라 지지만 공이 타자를 지날 때의 종속은 떨어진다. 체중을 공에 싣지 못하기 때문이다. 타자들은 이런 공을 가장 잘 대처할 수 있다. 공이 빨라 보이지만 자신 앞에서는 느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투수에게 시속 145㎞의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이 훨씬 중요함을 깨닫지 못하고 쓸데 없는 힘을 쓰다가 도태되는 선수들을 많이 봤다.한국의 여자골프는 세계를 제패했다. 그런데 그 가운데 ‘닥공’이란 별명을 가진 선수들도 있다. 닥치고 핀을 향해 공을 쏜다는 의미다. 그만큼 공을 때릴 수 있다는 자신감일 것이다. 그러나 무모한 위험을 선택하는 꼴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당연히 성적은 들쭉날쭉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선수의 가치는 떨어진다. 성과란 일관성이 있을 때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인들은 냄비 근성이 있다고 한다. 순발력이 있어 보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준비성이 없는 부분이 훨씬 더 큰 화를 부른다. 실수를 자주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비전(vision)을 품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략을 세우며 꿈을 이뤄가는 연습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닥쳐야 일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지난 50년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 놀라운 생산성 덕분이다. 그런데 꼭 나라가 일제에 의해 강점되고, 전쟁으로 박살 나서 눈이 뒤집혀야 그런 힘이 나오는가?역사적으로 왜 한국인은 전략을 준비하는데 취약할까? 계층이 많은 조직을 가졌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늘 윗사람의 눈치를 보며 의존적일 수 밖에 없다. 자율을 기대할 수 없으니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조를 기대할 수 없다. 설령 창조적인 생각들이 잉태되어도 차단될 확률이 높아진다. ‘모난 돌이 정 맞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순종적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주입식 교육이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한국에서 기독교가 크게 부흥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커다란 축복이 됐지만 말이다.과거 재벌은 탁월한 기업가를 지도자로 가진 덕분에 일사불란하게 한 곳으로 힘을 모을 수 있었다. 해야 하는 일들이 정해진 상황에서는 ‘속도’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동안의 성장을 뒤로 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 창조는 내가 주인이어야 가능하다. 주도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재벌이라는 조직이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재벌을 해체하라. 고름을 짜라는 것이다. 왜 정부는 재벌의 폐단을 지적하며 재벌의 팔만 비틀고 있는지 모르겠다. 뭘 기대하는 것일까?냄비근성이 있는 한국인에게 ‘급진’이라는 말이 어울려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준비 없는 급진은 버려야 한다. 일관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거기에는 원칙이 있고, 앞으로 그런 성과를 반복적으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천재성 있는 직원들을 만났다. 그러나 그 천재성만 이용했다. 정말 중요한 일은 흔들림없이 일관성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직원에게 맡겼다. 그들에게는 새로운 꿈을 준비하는 태도와 실행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8-12-27

2019년 증시를 준비하며

김학주한동대 교수지금 증시는 미-중 무역갈등에 예민해져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고민은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다.2차대전 이후 세계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진입했을 때마다 장단기 금리가 뒤집히는 일이 선행되었다. 지난 10월 3.25%까지 상승했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86%로 후퇴했다. 그 결과 미국국채 2년물 금리와의 차이가 0.14%로 좁혀졌다. 이 추세대로 가면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를 하회할 수도 있다.장기금리는 기업이 지불하는 금융비용인데 그것이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것은 기업들의 투자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즉 투자처가 없다는 것이다.따라서 정부가 후속조치로 기준금리, 즉 단기금리를 인하해서 투자부담을 덜어줘야 하고, 그만큼 경제가 탄력을 잃었다는 증거가 된다. 그런데 그 동안 장기금리 하락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시중 자금이 풍부하여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요가 줄었고, 그 결과 장기금리가 하락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시중자금을 회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계속 낮아졌다. 결국 장기금리 하락의 근본적인 이유가 투자기회 결핍임이 확인되며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생겼다.사실 지금 미국의 고용은 좋다. ISM제조업 지수도 59.3에 이를만큼 활력이 있지만 이런 것들이 세금 인하를 비롯한 인위적인 재정정책 덕분이라면 부양 효과가 떨어지면서 쇼크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또한 지난 15년내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도 미국 성장 그늘이다.중국의 신음이 언제 미국으로 전염될지 모른다. 이런 충격이 올 경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리먼사태 당시 금융자산 가격이 붕괴되었을 때 새로운 균형을 찾아 문제를 해결했다. 즉 돈을 풀어 저금리를 만들고 금융자산 가격에 거품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정착될 수 있었던 이유는 더욱 많은 투자자들이 은퇴 후 안정적인 급여를 줄 수 있는 금융자산을 원했기 때문이다.지금도 이런 해법이 통할까? 그렇다고 본다. 물론 지금은 금융자산 가격에 이미 거품이 붙은 상태다. SP500 주가지수의 PER은 21.5배에 달한다. 이는 위험자산 투자수익률이 4.6%에 불과함을 의미한다.하지만 더 낮은 수익률을 제시해도 감사하며 받아들일 준비가 된 은퇴한 투자자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단, 문제해결을 지금 장담할 수 없는 이유는 트럼프가 저질러 놓은 인플레 압력 때문이다.재정지출로 인해 미국의 인건비가 오르고 있는데 앞으로 가속화할지 모른다. 또한 저렴한 중국 수입품을 막아 수입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즉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래서 2019년까지 증시 조정국면이 이어지다가 2020년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면 새로운 균형을 찾으며 증시가 반등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수 있다.아무튼 2019년 미국정부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거나 시중자금을 회수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가질 것이다. 반면 누적된 인플레가 드러난다면 미국의 실질금리는 더욱 하락할 것이며 달러 약세도 불가피할 듯하다. 이는 금가격에 도움이 되는 환경이다. 금 가격은 최근 다소 반등했는데 2019년 그 추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한편 2018년 미국 기술주가 크게 타격을 받았던 이유는 금리상승 우려였다.기술주로의 쏠림이 심해 금리상승에 따른 시중자금 위축시 수급상 불리하다.또한 기술주 대부분이 미래산업인데 금리 상승시 미래 현금흐름이 장기채권처럼 크게 디스카운트 된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금리상승에 대한 걱정이 일단락된다면 기술주의 반등도 가능할 것이다.

2018-12-19

美 中 무역갈등이 만드는 잡음

▲ 김학주 한동대 교수미·중간 무역갈등 양상에 따라 연일 증시가 출렁인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타난 갈등의 결과를 보아도 서로에게 득이 없다. 미국은 관세장벽을 통해 중국의 수출을 줄이지 못했고, 오히려 값싼 중국 부품을 막아 물가만 올렸다. 앞으로 갈등의 수위를 올려봤자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로가 몇 대씩 맞아보면 아플 것이다. 그렇다고 한 쪽이 KO될 것 같지는 않다. 결국 궁극적으로는 타협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나 타협으로 결론지어질 것은 상식이다.트럼프는 미국인들에게 직업을 되찾아 주겠다며 무역갈등으로 싸움을 시작했으나 관심은 신기술의 지적재산권에 있다. 이것이 중국으로 넘어가면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최근 중국의 한 과학자는 태아의 유전자를 편집해서 시장에 쇼크를 줬다. 황우석 사태를 떠 올리게 하는 극단적인 사건이다. 인간의 유전자를 설계한 신의 허락을 받지 않고 사람의 DNA를 영원히 바꿔버릴 수 있는 조치였다. 명분은 태아의 에이즈 감염을 피하기 위한 시술이었다고 하지만 그 아이가 어떤 다른 바이러스에 취약해질지, 또 시간이 가며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모른다. 신께서 어떤 비밀을 숨겨 놓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중국 내에서도 이 과학자는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중국 내 규제가 느슨하다는 것은 주목할만 하다. 바이오 기술은 차세대 신기술 중 핵심적인 부분이다. 중국이 IT에서 미국의 견제로 인해 제동이 걸린다면 바이오 산업에서 자국 내 규제를 완화하여 미국을 앞지를 가능성이 있다. 현재 유전자 편집에 있어 세계적인 대가는 하버드대학의 조지 처치(G. Church)와 MIT의 펭 쟝(Feng Zhang)이다. 펭 쟝은 중국인이다. 즉 이미 중국인이 이 분야에서 세계 선봉에 서 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미국 정부가 IT에 이어 바이오 기술도 중국으로의 이전을 차단할 확률이 높다. 이것이 심해지면 중국인들의 미국 내 연구활동마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한국 바이오 업체들이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 오랜 기간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올 수도 있다.이야기의 초점을 다시 무역갈등에 맞춰 보자. 지적재산권 다툼과 달리 무역갈등은 결국 타협될 것으로 기대됐다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말았어야 했다. 사실 예전 같았으면 증시 참여자들이 이 사건에 대해 비교적 침착했을 것이다.그런데 지금은 작은 것에 대해서도 예민해져 있다. 그 이유는 증시 저변에 불안한 요인들이 있음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것은 첫째, 내년 기업들의 실적이 얼마만큼 둔화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에너지, 자동차 산업에서 한계기업이 나올 수도 있다. 둘째, 장단기 금리차가 점점 사라진다는 점이다. 어쩌면 역전될 수도 있다. 즉 기업들이 투자할만한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증시가 출렁거리는 요인은 이런 것들인데 투자자들은 무역갈등을 보고 있다. 무역 갈등이 해소된다 해도 증시가 회복하지 못하면 어떡하나?한편 시장이 당장 기대하는 것은 중국이 약속한 미국의 농산물, 에너지, 자동차 수입을 이행할 것이고, 그 답례로 미국이 중국에게 보상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짧은 모멘텀이지만 그런 것에도 반응하는 시장으로 변질되었다.또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 수위가 낮아지면 북-미 관계도 편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미국은 북한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미국이 중동을 두들기면서도 북한을 내버려 두었던 이유도 이런 배경이다. 만일 북한이 미국에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은 중국이 쐈다고 간주할 것이다.그러나 가변적인 정치판도에 베팅하는 것은 어리석다. 당분간은 편하게 시장을 헤지(hedge)하고 시장을 이길 수 있는 자산에 집중하자.

2018-12-11

신경제가 다가오는 흔적들

▲ 김학주한동대 교수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자는 소리를 들은지 오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구경제를 살리려는 노력도 있었다. 물론 구경제에서 신경제로의 이동은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그런데 신경제는 우리 곁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 것일까?최근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10년전 있었던 파산보호 신청이 거론된다. 2017년 GM의 투자수익률(ROIC)은 5.4%, 포드가 2.4%였으므로 아직 파산을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긴장하는 이유는 자율주행 전기차의 시대가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빅3의 경우 자율주행 전기차 도입을 위한 재원 마련 때문에 성과가 저조한 브랜드를 없애고, 희망퇴직을 받으려는 움직임이다. 여기에 트럼프가 분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문제는 이러한 구조조정에 천문학적인 보상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2009년 GM과 크라이슬러는 파산보호신청 덕분에 쉽게 잉여 인력을 줄일 수 있었던 반면 포드는 대주주 지분 상실 우려로 인해 파산보호를 신청하지 않았다가 고생했었다. 이를 경험했던 미국 자동차 업계는 이번에도 다운 사이징(downsizing)을 위해 파산보호 신청을 이용해 보려는 눈치다.그런데 2009년 GM의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Albert Koch는 빅3가 자율주행 전기차로 넘어 가더라도 별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면 자동차 업계에서 퇴출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패러다임(paradigm)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은 주주의 기대만큼 부가가치를 더해주지 못할 때 가급적 빨리 해산하는 것도 지혜다.이처럼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대를 목전에 두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구조조정의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자동차 수요가 꺾일 전망이다. 자동차 수요는 지난 5년간 비정상적으로 좋았다. 그러나 그 원동력, 즉 저금리, 금융자산 매매차익, 리먼사태 이후 잠복해 있던 자동차 수요(pent-up demand)의 분출 등 우호적인 요인들이 소진되었다.자동차 산업은 고정투자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수요가 감소할 때 상상을 초월한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 무슨 일이 일어 날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더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 자동차 업계는 광주에 공장을 짓겠다며 역주행하고 있다.한편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는 기술주에서도 읽을 수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시가총액에서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제는 대세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넘어 가는 신호다.클라우드(cloud) 컴퓨팅이란 문제해결 도구를 오픈 소스(open source)로 제공하여 필요할 때 가져다 쓰게 하고, 데이터 저장공간도 빌려주는 서비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의 수익원인 오피스 소프트웨어 이외에 ‘Azure’라는 클라우드 사업으로 다각화하는데 성공했다. 지금은 클라우드가 전체 매출의 1/3을 차지한다.반면 애플은 아직 클라우드로 넘어오지 못하고,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약점이다. 과거에는 스마트폰이 보급되어야 클라우드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판단하여 애플부터 가치가 쌓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과정은 끝났다. 모멘텀이 늙은 것이다. 이런 부분은 삼성전자도 동병상련일 것이다.이제 트럼프의 구경제 살리기가 실패로 드러나면 본격적으로 창조경제가 등장할텐데 그 도구로 클라우드의 보급이 빨라질 것이다. 클라우드 시장은 올해 9% 성장했다. 즉 모멘텀이 아직 어린 것이며 그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현금이 풍부하여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이 가능한 매력적인 기업이다. 그런데 현금은 애플이 더 많고, 또 PER측면에서도 애플이 14배로 마이크로소프트 23배보다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애플을 떠나 대세인 마이크로소프트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

2018-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