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예상치 못했던 신용 위험 부각

▲ 김학주 한동대 교수최근 세계적으로 신용위험 스프레드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실기업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다. 유가하락으로 인해 유전 개발비용 부담이 큰 에너지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했고, 그 동안 초저금리로 연명했던 구경제 한계기업들은 작은 금리 상승에도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GE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인 예다.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도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며 시중금리가 안정될 것으로 판단했었다. 그런데 의외로 신용 스프레드가 상승해서 금리를 밀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금융기관들도 안심할 수 없다. 물론 리먼사태 이후 자본충실화 규제로 인해 자기자본대비 위험자산의 규모를 줄여왔지만 위험자산의 질은 의문이다.즉 동일한 대출자산이라 하더라도 신용등급이 더 낮은 곳에 대출해서 초과이익을 탐했거나 파생상품 투자의 경우에도 레버리지(leverage)가 더 큰 파생상품에 투자했는지 상세한 내용을 분간하기 쉽지 않다. 인간의 탐욕은 말릴 수 없다. 그 동안 자산가격이 변동성없이 안정성장해 오는 과정에서 어떤 부실이 숨어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미국의 회사채 규모는 2008년 5.5조 달러에서 현재 9조 달러를 상회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기업들이 빚을 내서 투자한 것이 아니라 그 돈을 주로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기 때문에 기업들의 부실 자산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오해일 수 있다. 그 동안 가려져있던 구경제 한계기업들의 상처가 곪아 왔다면 최근 나타난 인플레 등 작은 충격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할 수 있다. 이 경우 신용 스프레드가 상승하며 예상치 못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금리가 상승하면 자금조달에 있어 부채의 매력도는 떨어진다. 즉 기업들은 과거에 샀던 자사주를 매도하여 부채를 상환하려 할 것이다. 즉 증시에 주식 공급이 증가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그 동안 증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것이 자사주 매입임을 감안할 때 이제 그 반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은 경계할만한 부분이다. 따라서 향후 신용 스프레드가 어떤 속도로 상승하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증시에 불안감을 안겨주는 또 다른 요인은 브렉시트다. 내년 3월 말이면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나와야 하는데 아직도 영국 내에서는 찬반 논란이 뜨겁다. 영국은 당장 현지 진출 해외 기업의 철수로 인해 고용 악화가 우려되고, 또 영국 내 소비식량 가운데 1/3을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데 여기에 관세가 부과되면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 영국 사람들은 이런 문제들을 유럽연합과 개별적인 협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오산이다. 25일 메이 총리는 다시 한번 브렉시트를 선언했지만 어쩌면 영국 총리만 교체되고 브렉시트가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그러나 브렉시트의 근본적인 이유가 저성장의 고통을 탈피하기 위해 제도권의 규제를 벗어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몸부림임을 감안할 때 이런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은행 중심인 유럽연합 내 금융 규제에서 벗어나길 원한다. 영국에 이어 이탈리아, 그리고 독일을 제외한 유럽국가들이 저마다의 살 길을 찾기 위해 영국의 뒤를 따를 수 있다. 이로 인해 유럽연합이 와해될 수도 있다.과거 세계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보일 때에는 뭉치는 것이 미덕이었다. 국가간 비교우위 공유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성장이 고착화된 상태에서는 새로운 부가가치 창조를 위해 자유가 필요하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그 동안의 만들었던 시너지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과도기의 고통이고, 기존 시스템을 흔들 수 있다. 상처가 곪으면 빨리 짜내고 새살이 돋게 하는 것이 해법이다. 그러나 제도권의 상징인 미국과 독일은 이런 시도를 두려워하여 지난 10년간 돈을 풀고, 국가 빚을 늘려 구경제를 살리려 해 왔다. 그러나 상처의 염증은 심해질 뿐이다.

2018-11-27

믿을 수 있는 투자 자산은…

▲ 김학주 한동대 교수최근 애플을 비롯한 기술주가 흔들리며 증시가 다시 불안해졌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 판매량을 밝히지 않고, 판매금액만 공개하겠다고 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스마트폰 보급이 포화된 것을 확인했다. 애플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줄줄이 하향 조정되며 걱정을 더했다. 특히 2020년 이후 5세대 통신이 도입되면 스마트폰의 규격(form factor)이 바뀌고, 소비자들은 어차피 스마트폰을 교체해야 하므로 그 전까지 교체수요가 실종된다는 부분도 피곤하다.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것은 단순히 하드웨어 판매가 둔화되는 것을 넘어 스마트폰이 만들어 놓은 가입자 기반의 생태계가 포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돌파구가 생기려면 스마트폰 안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콘텐츠가 다양해져야 하는데 미국-중국간의 패권 다툼으로 인한 규제 및 사이버 보안 때문에 데이터 왕래도 쉽지 않아 보인다.리먼사태 이후 주가가 지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요인은 기술주가 신경제 희망을 불어넣으며 풀렸던 돈을 흡수해 주었기 때문이다. 즉 돈이 기술주로 쏠리며 가격저항없이 호가를 올리며 증시를 끌어왔는데 지금은 그 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증시가 쉽게 밀릴 수 있다는 우려이며 이것이 현재 증시의 급소다. 그러나 기술주는 인류가 가야 하는 방향의 한 복판에 있기 때문에 나중에 돈은 다시 기술주로 모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끝까지 생존 가능한 대표 기술주 위주로 저점 분할 매수할 만하다.우리가 증시 하락기에 옥석을 가려 사모을 수 있는 주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세계적으로 투자자들이 위험에 더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나이가 들어가며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겉으로 보면 지난 10년간 신용 스프레드(credit spread) 및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가 낮아졌지만 이런 안정성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데 투자자들은 더 불안해 하고 있다. 즉 낮은 수익률을 참지 못해 고금리채권을 사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채권이라는 것이다. 또 그 동안 미국이 돈을 풀어 신흥국으로 보냈지만 구경제에서 일을 하지 못하고 다시 선진국으로 돌아왔다. 그 결과 신흥국 환율은 사상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세계적으로 투자자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안전마진을 찾는 경향이 강해진다. 그런데 주식이 싸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구경제가 위축되면서 구조적인 내리막길(de-rating)이 지속되는 주식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도 최근 버크셔헤서웨이의 자사주를 대거 매입했다. 고객들이 맡긴 돈을 돌려준 셈이다. 그도 가치주 투자의 어려움을 시인한 것이다.가치주 대신 투자자들이 안전하다고 믿는 주식은 ‘대체가 불가능하여 안정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다. 즉 이미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거나 모방하기 어려운 차별성을 갖고 있는 기업들로 피하려는 경향이 짙어진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의 네이버보다는 아마존, 구글에 더 프레미엄을 부여한다. 이러한 대체 불가능한 기업을 한국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을 공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컴캐스트’를 비롯한 케이블 콘텐츠업체들은 흔들림이 없다. 넷플릭스가 저가의 드라마,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이들을 괴롭혔지만 그들은 드라마, 영화 이외에도 확실한 수익원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디즈니의 경우 ESPN, Pixar, Star Wars, ABC 등 대체 불가능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흔들리지 않고 안정 성장할 수 있고, 여기에 프리미엄이 주어진다.한편 노령화된 투자 인구는 유동성이 중요하다. 사람이 늙으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소형주를 피하는 경향이 생긴다. 결국 증시가 하락할수록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간판 대형주를 매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2018-11-20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사이버 보안

▲ 김학주 한동대 교수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하원의 과반을 민주당에 내줬다. 트럼프는 2016년 당선 이후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 충분히 보답했다고 생각된다. 미국 이기주의를 앞세우고, 막대한 재정지출을 통해 매월 2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입장이 변한 것같다. 2016년 당시는 삶이 너무 고단해서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이제는 그의 정책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정책은 부작용을 더 강한 정책으로 덮어야 이어나갈 수 있는 마약같은 것인데 민주당에 하원의 과반을 빼앗겨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이 공화당과 대별되는 것은 경제의 지속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특히 하원은 예산과 재정을 관할하고 있는 바, 트럼프의 과도한 재정지출로 인해 미국정부의 살림살이가 부실해지는 것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국채의 발행량이 줄어 채권가격 반등이 예상된다. 다시 말해서 금리가 하락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주식시장에도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최근 증시가 붕괴된 직접적 요인이 인플레로 인한 금리 상승 우려였기 때문이다.한편 민주당은 기후변화에 신경을 쓸 것이다. 따라서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재개될 전망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인프라 투자 확대에는 공감하나 민주당은 신재생에너지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또 민주당은 국가안보 및 보안에도 예민하다. 국방투자는 강화될 것이며, 록히드마틴이 이 과정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또한 해킹 방지 사이버 보안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사이버 보안은 신경제를 불러오기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10월 3일 미국연방법원은 가상화폐가 불법수단이 아니라 상품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스위스, 싱가폴, 필리핀 등은 이미 가상화폐를 인정했다. 한국도 중앙정부는 아직 가상화폐를 불법으로 규정하지만 서울시나 부산시는 도입하려는 움직임이다. 그 만큼 제도권의 실망스러운 경제에서 벗어나 성장잠재력이 있는 민간경제에 돈, 즉 혈액을 공급하려는 것이다. 어차피 대세가 이 쪽으로 가고 있는 바, 미국도 주도권을 놓칠 수 없어 이와 같은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문제는 가상화폐가 거래되는 블록체인조차 해킹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해킹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해커들은 블록체인의 정보 저장능력이 떨어져 거래량이 많아질 때 체결이 지연된다는 약점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가상화폐 거래소의 블록체인에 수십대의 컴퓨터가 돌아가고 있는데 거래가 집중될 때는 거래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편법으로 몇 대만의 컴퓨터로 운영한다. 이렇게 되면 해커가 수십대의 컴퓨터를 해킹할 필요없이 몇 대만 뚫으면 된다.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인적이 드문 광산에서는 덤프트럭을 자율주행시키면 별 문제 없이 인건비를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해커들이 덤프트럭을 해킹해서 탈취하는 사건들이 벌어진다.결국 신경제가 도래하려면 사이버 보안이 선결 과제인 바, 모든 정부가 여기에 매달리고 있다. 따라서 관련 기업 투자에도 관심이 가는데 한국은 신경제 관련 규정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바, Palo Alto Networks와 같은 글로벌 사이버 보안 업체에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다.한편 트럼프의 무역갈등에 대해 민주당이 당장 방해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과의 패권 다툼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양당의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수출기업의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단, 2년 후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그들은 지금처럼 질서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인 바, 무역갈등 수위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산업은 약가 인하 압력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범위가 넓어져 약의 수요가 증가하고, 또 신약의 개발 및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어 별 타격은 없을 것이다.

2018-11-13

광주형 일자리가 답인가?

▲ 김학주 한동대 교수세계 전체적으로 증시가 조정국면을 보였지만 한국이 더 큰 타격을 받았다. 물론 여기에는 피상적인 요인들도 있다. 예를 들어 증시의 불안감이 신흥국 일부 지역에서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한국은 사실상 선진국이지만 무늬는 신흥국이므로 매도세에 노출된다. 특히 신흥국 가운데 유동성이 가장 좋기 때문에 먼저 현금화하려는 대상이 된다. 매를 먼저 맞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중국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이 대용(proxy)으로 한국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경제적으로 두 나라의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은 투자에 제한이 많기 때문에 투자가 편한 한국을 이용하는 것이다. 최근 미-중간 무역전쟁이 거세지며 중국 자산을 팔던 외국인들이 한국에서도 이탈했을 것이다.한국기업 가운데 중국 내수 성장에 참여해서 득을 볼 수 있는 업체들이 많다는 매력 때문에 한국증시에 투자했던 외국인들도 있었는데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소외되기 시작하자 실망 매물을 내 놓는 경우도 있다.그런데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등지는 이유 가운데 우리가 주목해볼 만한 부분은 기업지배구조 문제다. 지난 9월 포스코의 45조원 투자 및 2만명 채용 계획이 밝혀지자 한국 담당 글로벌 펀드 매니저 가운데 충격을 받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포스코가 이제 투자가 마무리되어 잉여현금을 매년 2조원 가량 얻게 되었는데 이것이 주주에게 돌아가지 않고, 정부 정책을 위해 쓰여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었다. 특히 아직 순부채가 18조원 가량 있는 상태에서 이런 비현실적인 투자계획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전의 전기요금 인하도 포퓰리즘의 증거라고 불평했다.최근 ‘광주형 일자리’라는 단어가 회자된다. 임금은 반값으로 하는 대신 고용을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직원들의 복지 관련 일부 비용은 지방자치단체가 거든다고 한다. 계속 지킬 수 있을까?여기에 현대차가 총대를 멨다. 광주지역에 생산시설을 만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궁극적으로 울산의 귀족노조 종업원들의 임금을 반으로 내릴 수 있을까? 아니면 광주공장 노동자 월급이 결국 두 배로 뛸까?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기업에는 득이 되지 않는다. 임금을 50%만 받는 사람은 자신을 ‘반값 노동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서 혁신을 기대할 수 있는가?현대차 광주공장이 생존할 수 있을까? 현대차의 생산시설 확장은 위험만 키울 것이다. 그 이유는 석유연료 자동차의 판매가 둔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시대, 그리고 자동차 공유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올 들어 세계 자동차 판매는 이미 꺾였다. 더욱이 현대차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후발 현지 업체들에게 점유율을 잃고 있다.‘국내 생산시설’이라는 것은 더욱 논리적이지 않다. 세계적으로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왜 수출 부담을 키우려 하는가? 국내에서 판매확대 기회를 찾을 수도 없다. 이제 수입차에게 점유율을 내어 주는 것은 당연하다. 자동차 공장은 한번 지으면 철수하기 어렵다. 2만여개의 부품업체가 딸려 있기 때문이다.어떻게 이런 우스꽝스러운 의사결정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정부가 고용을 진작시키기 위해 경영권 세습을 원하는 재벌의 팔을 비트는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재벌을 바꿀 때가 온 것 같다.일각에서는 “재벌의 순환출자를 끊는 과정에서 주인 없는 공기업이 속출하면 정부의 뜻대로 기업의 내부자금을 쓰려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그 당시는 ‘설마’ 했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마저 든다. 지난 7월 여당 대표가 “삼성이 20조원을 풀면 200만명에게 1천만원씩 지급할 수 있다”라는 언급도 다시 떠오른다. 대통령의 “함께 잘 살자”라는 말씀이 처음에는 마음에 들었지만 이제는 ‘잘’이라는 표현이 무책임하게 들린다.

2018-11-06

바이오 시밀러에 대한 환상

▲ 김학주한동대 교수유럽에서 바이오 신약인 휴미라의 특허가 만료되었다. 휴미라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즉 면역 기능의 과발현으로 인해 면역세포가 정상세포를 공격하여 염증이 일어나는 질병을 치료하는데 쓰인다. 지금은 면역력을 개선하여 암을 비롯한 치명적인 질병을 제거하는데 관심이 쏠려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무서운 질환이다. 대표적인 예로 류마티스성 관절염, 아토피, 천식, 대장염(크론병), 간경변 등 다양하다. 그 시장 규모도 의외로 커서 연간 220억달러 (22조원) 정도에 이른다.자가면역 질환 치료를 위해서는 면역기능을 균형수준으로 복원시켜야 하는데 그것이 어렵다. 지금의 치료제들은 무조건 과발현된 면역기능을 억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면역기능이 과발현 상태에서 결핍상태로 급반전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경우 암이나 에이즈같은 질병으로 넘어갈 수 있다.면역의 균형을 잡아주는데는 미생물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미생물의 기능들(bio marker)가 드물게 밝혀져 있다. 따라서 지금은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해 주로 항체를 사용한다. 문제는 이를 오래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이다. 계속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남의 항체를 사용했기 때문에 점차 약효가 떨어진다. 또한 항체개발비용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이 따른다.그 동안 자가면역질환 항체치료제 시장을 주름잡아 온 것이 글로벌 제약사인 애브비(AbbVie)가 개발한 휴미라였는데 특허가 만료됐다. 각 국 정부는 노인이 많아짐에 따라 약가 인하가 절실하다. 합성신약의 복제약 및 바이오 시밀러 등 가격경쟁력 있는 제품들에 인센티브를 줄 수 밖에 없다. 반면 애브비는 휴미라 오리지날 약품을 쓰고 있던 환자가 특별한 의료적 사유가 없는한 바이오 시밀러로 바꾸지 못한다는 기존 법령을 고수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즉 한국의 바이오 시밀러 업체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전개되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주가에 반영되었다. 오히려 바이오 시밀러의 수익성이 기대를 하회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그 이유는 첫째, 미국과 유럽의 정부가 약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싼 약이 더 많은 점유율을 가져가도록 하는 정책을 쓰되 몇몇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계획이다. 즉 경쟁자를 시장에 많이 남겨두어 지속적인 약가 인하가 가능한 시장을 만들겠다는 의도다.둘째, 합성신약의 복제약이 바이오 시밀러를 상당히 따라잡았다는 것이다. 개발원가 측면에서 바이오 시밀러는 복제약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바이오 시밀러는 임상실험도 별도로 해야 하고, 또 생산라인마다 품질이 달라 품질관리 비용도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제약보다 개발기간이 길고, 비용이 증가한다. 바이오 시밀러를 하나 개발할 때 9년 정도 걸리고, 개발비용은 2천억원 정도 소요된다. 이는 복제약의 3년, 수십억원에 훨씬 불리한 조건이다.2009년경 휴미라의 바이오 시밀러가 소개됐을 때 그 당시 복제약도 있었지만 독성문제로 인해 시장진입에 실패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효능 및 독성 측면에서 바이오 시밀러와 비슷한데 훨씬 싸고, 복용도 편한 복제약이 개발되고 있다.향후 바이오 시밀러는 기존 오리지날 시장 잠식을 위해 가격을 크게 내리면서 침투해야 할텐데 복제약과의 피곤한 경쟁을 피할 수 없다. 또 오리지날 제품도 이미 개발비용을 모두 회수한 상태이므로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덤핑으로 나올 것이다.바야흐로 기다렸던 바이오 시밀러 시장의 뚜껑이 열리는데 손익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경우 실망 매물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반면 가격경쟁력을 쥐고 있는 복제약 개발업체로 증시의 관심이 넘어갈 수 있다. 여기서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는 벨기에의 갈라파고스(Galapagos)를 주목해보자.

2018-10-30

인덱스 펀드의 두 얼굴

▲ 김학주 한동대 교수인덱스(Index)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시장지수를 지칭한다. 시장에 상장된 자산들의 시가총액 비중대로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므로 수동적(passive) 전략으로도 알려져 있다. 펀드 매니저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거기에는 오해가 있다.최근 증시가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이 더욱 긴장하는 이유는 시장이 한 쪽으로 쏠려있기 때문이다. 즉 작은 매물로도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덱스 펀드가 이러한 시장 쏠림의 주범이다. 지난 10년간 세계적으로 인덱스 펀드의 규모는 2 배 이상 증가했다. 그 이유는 주가가 큰 변동성 없이 안정 성장을 했으므로 매매를 자주하기보다는 자산을 묻어 두고 복리 효과를 얻는 것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보다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했고, 거래수수료나 세금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인덱스 펀드가 커지면서 포트폴리오들이 비슷해졌다. 예를 들어 기술주 주가가 상승하여 인덱스 내 비중이 상승하면 다른 펀드들도 이를 적용해야 하므로 기술주를 따라 사야 하는 것이다. 그 비중을 자동적으로 계산하고 주식을 사고파는 일을 컴퓨터가 담당했다. 즉 인덱스 펀드도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만들어 놓은 쏠림 현상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어쩌면 그 동안 주가가 쉽게 올라 온 이유 중 하나도 인덱스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만들어 준 쏠림 덕분일 수 있다.따라서 증시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인덱스 펀드가 더 위험할 수 있다. 쏠린만큼 탈출구가 좁고, 환매가 환매를 부르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결국 인덱스 펀드의 쏠림 현상 때문에 증시의 하락폭이 더 깊어질 수 있다.역사적으로 증시가 무너졌을 때 주가가 반토막 났다가 2배로 올라서 처음 수준을 회복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패턴이다. 그리고 여기에 3-4년 정도 소요됐었다. 지금은 그 주기가 짧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아직은 우리가 금리 상승의 부작용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시장을 헤지(hedge)하고 피해있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단기적으로, 또 기술적으로 보더라도 주가지수가 하락했을 때 쌍바닥을 확인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투자자들도 사태를 확인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말과 2월에 주가가 하락했을 때도 금세 반등했지만 3월에 다시 전저점까지 내려가 두번째 바닥을 만든 후 서서히 회복세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지금은 첫번째 바닥을 확인했을 뿐이다.이번에는 반등을 위한 두번째 바닥을 찾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 지금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만들고 있는 재정지출 및 세제혜택 효과가 언제 인플레로 인해 반감될지 모른다.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클 수 있다. 또 2016년부터 시작된 원자재 중심의 경기회복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트럼프발 무역갈등까지 더해져 신흥국들의 고통은 배가될 것이란 부분도 신경 쓰인다.그런데 증시에 더 쇼크를 줄 수 있는 것은 수급적 쏠림에 의한 매물부담이다. 지금까지는 주가에 거품이 생겨도 그것이 정상(new normal)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주식의 절대가치보다는 상대적 가치에 집중했다. 시장에 저평가된 자산들을 계산하여 찾아내고, 그런 것들에 집중 투자하려 돈을 빌려 몇 배씩 베팅했다. 이를 사람이 아닌 기계가 했기 때문에 그 만큼 쏠림이 심해질 수 밖에 없었다.금융시장에 거품은 있을지언정 실물시장에서의 거품은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전 주가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얌전해 보였던 인덱스 펀드조차 매물부담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얼마만큼 낙폭을 만들지 불확실하다. 따라서 일단은 안전장치를 만들고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2018-10-23

증시에 올 것이 왔다

▲ 김학주한동대 교수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서며 채권 매도세가 나타났다. 그 이후 주식시장으로 매도압력이 넘어왔다. 리먼사태 이후 미국 중앙은행은 시중에 돈을 풀어 왔지만 인플레가 유발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트럼프가 욕심을 부리며 재정지출 및 세금감면을 통해 인위적으로 인플레를 만들었다. 지난 10년간 혹시 올지 몰라 마음 졸였던 그 늑대가 나타난 것이다. 지금은 금리 상승세가 얼마나 진행될지, 또 오른 금리가 어떤 부작용을 만들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므로 일단 피하고 보는 것이 당연한 행동이다.그런데 최근 미국의 명목금리뿐 아니라 실질금리도 올랐다. 그러나 이는 향후 발생할 인플레에 대한 우려로 인해 채권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오른 현상에 불과하다. 만일 실질금리가 계속 오를 수 있다면 트럼프가 만든 경기 부양 정책은 성공이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증시는 하락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동안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던 주요인이 돈이 갈 곳이 없어 금융자산 가격에 거품이 생긴 것인데 실질금리가 올라서 갈 곳이 생긴다면 거품은 붕괴된다. 즉 어떤 형태의 인플레도 증시에는 반갑지 않다.그러나 미국의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즉 금리가 오를수록 채권의 저점매집 기회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빚 투성이인 미국의 가계, 기업, 정부가 고금리를 견뎌낼 수 있는지, 또 금융기관이 자산가격 하락을 버틸 수 있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그동안 자본을 확충했고, 대출자산을 줄였다고 하지만 얼마나 위험자산쪽으로 대출을 했는지, 또 여기에 변칙적으로 투자했는지 의심스럽다.궁극적으로는 경제 주체들이 고금리를 견디지 못해 다시 금리가 떨어지며 금융자산 가격 거품도 재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채권시장이 불안해지며 미국 국채 1개월 만기 옵션가격에 반영된 변동성(MOVE index)이 상승했지만 전고점에 미치지 못한 점도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지 못할 것이란 증거로 볼 수 있다.또 하나 다행스러운 것은 과소비가 없었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증시가 장기침체로 치닫는 경우는 과소비에 의해 촉발되었다. 즉 소비자들이 자신이 부자가 된 줄 착각하고 과소비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의 잉여설비 발생하고, 이를 처리하는데 상당기간이 소요된다. 사실 지난 수년간 생겼던 금융자산 가격 거품은 그런 착각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인구 노령화로 인해 과소비로 연결되지는 않았다.그러나 지금의 문제는 쏠림 현상이다. 투자자들은 그 동안 일방적으로 매수에만 열을 올렸으며 그것도 제한적인 종목에 집중되었다. 따라서 약간의 충격으로도 증시는 순간적으로 붕괴될 수 있다. 쏠린만큼 하락의 깊이가 상당할 수 있다. 소나기는 피하는 것이 맞다. 반등하는 것을 보고 매수에 가담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한편 금리가 상승할 때 기술주를 비롯한 성장주들의 타격이 크다. 왜냐하면 이들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 장미빛 전망에 호소한다. 그런데 미래 유입될 이익은 높아진 금리에 의해 더 크게 할인되기 때문이다. 이는 금리 상승 시기에 장기채권을 피하는 이유와 같다. 또한 미래를 본다는 것은 당장 돈이 갈 곳이 없어 즉 투자수익률이 참을 수 없이 낮아 미래로 관심을 돌린 것인데 수익률이 올라간다면 굳이 불확실한 미래를 살 필요는 없을 것이다.그리고 연말에는 중소형 테마주를 조심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상장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과세하지는 않지만 대주주로 간주될 경우 양도세를 낸다. 지난해 말부터 보유주식 평가액이 코스피, 코스닥 구분 없이 15억원을 넘어가면 대주주로 의제되도록 그 기준이 강화되었다. 해당 주식의 주주로 판정되는 것은 연말 보유 기준이다. 따라서 연말에 일단 팔아 양도세를 면해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고, 쏠림이 심한 중소형 테마주는 매도압력이 더 심할 것이다.

2018-10-16

신냉전과 방위산업

▲ 김학주한동대 교수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대립은 첨예해지고 있다. 최근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제트기와 미사일을 샀다고 발표했다. 함께 군사훈련도 할 계획이다. 미국은 이것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중국이 위반한 것이므로 무력보복을 경고했다. 반면 한반도는 화해의 분위기로 가득하다. 마치 설중매를 보는 것같다. 신냉전 속에서의 평화는 올까?2010년대 초반부터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구체화됐다. 미국이 아베노믹스를 허용했던 것도 그런 맥락이다. 엔화절하를 용인해줄 테니 일본 수출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의 성장을 지연시켜달라는 부탁이다. 2016년부터 미국은 금리를 올리며 세계의 자금을 미국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는데 이런 이기주의도 그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지금의 갈등 국면에서는 미국이 일방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계속될 수 있을까? 중국이 미국을 긴장시킬 수 있는 커다란 수단 중의 하나는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파는 것이다. 이로인해 미국 국채가격이 폭락하면, 즉 금리가 급등하면 부채 부담이 큰 미국의 가계와 기업이 견디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미국 기업은 그동안 자사주를 매입하며 저금리를 즐겼는데 금리 부담이 커지면 자사주를 다시 팔아야 하고, 이는 증시를 교란시킬 수도 있다.그러나 중국은 아직 그럴 자신감은 없다. 섣불리 했다간 달러만 잃고 중국의 환율만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스스로가 과도한 재정지출 및 세금감면으로 인해 인플레가 커지면 그만큼 미국 채권의 실질 수익률이 떨어진다. 즉 미국 채권의 인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이 조성된다면 중국 정부가 미국국채를 약간만 팔아도 미국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즉 미국의 급소를 건드릴 수 있다.그럴수록 미국은 가장 압도적인 무기를 쓰려 할 것이다. 군사력이다. 중국의 100배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만일 미국과 중국의 골이 깊어지면 북한은 어떻게 줄을 설까? 이것이 트럼프를 화나게 할 수도 있다. 남북 경협주도 이로 인한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다. 이 경우 미국의 국방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설령 미국과 중국이 화해 모드로 간다 해도 미국의 국방주는 장기적으로 안정 성장하기 때문에 문제 없다. 단기적으로 미국의 국방예산 규모가 줄어들 경우 이익에 차질을 줄 수 있지만 이것마저도 수출로 상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체 불가능한 독과점 사업이 아닌가. 따라서 한국 투자자들이 공부하지 않고도 믿고 살 수 있는 주식이다.한편 한국항공우주는 최근 미국의 고등 훈련기 수주에 실패했다. 이번에 성공했다면 이 실적을 바탕으로 동남아를 비롯해 세계시장에 항공기를 수출하며 방위산업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한국의 무기 수출은 지난 10년간 10배 증가했다. 그러나 국지전에 쓰이는 재래식 무기였다. 한국 정부는 방위 산업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항공기 사업에 주목했다. 이전 정권 때 한국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서 구입처를 보잉보다 록히드마틴쪽으로 정한 이유는 록히드마틴이 설계한 고등 훈련기를 한국항공우주가 바터(barter)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사실 록히드마틴이 설계한 훈련기는 단순한 훈련목적 외에 가벼운 폭격 기능도 갖고 있었다. 반면 미국 국방부는 훈련 목적에 충실한 항공기를 원했고 그 결과 이번 선정에서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록히드마틴 쪽으로 기울었던 이유는 그곳이 민주당과 가까웠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의외로 트럼프가 당선되고, 한국도 정권이 바뀌어 연결고리가 끊어진 것이 수주 실패의 이유가 아닌가 싶다.이제 세계는 미국이 혼자 끌고 가기에는 너무 커졌다. 그렇다고 미국이 패권을 쉽게 넘겨 주기는 싫을 것이고, 그럴수록 방위산업에서 투자의 대상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은 빼고 말이다.

2018-10-08

석유에서 전기의 시대로 가속페달

▲ 김학주한동대 교수올해 들어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등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주도하는 곳은 유럽이다. 탄소배출권이란 유럽연합(EU)이 제조업체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한도를 정해주고 그 이상을 배출하면 탄소배출권을 사야 하되, 생산공정을 친환경으로 개선해서 덜 배출하면 탄소배출권을 팔아 이득을 챙길 수 있는 제도다. 최근 유럽연합은 한도를 크게 낮춰 탄소배출권의 수요가 증가했다.유럽이 이렇게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배경은 신재생에너지 쪽에서의 생산성 개선, 즉 발전단가의 하락이 두드러져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석유에서 전기로 넘어가자”는 움직임을 가속화한 것이다. 그 동안 전기로 넘어가려던 움직임에 걸림돌이 됐던 것은 2차전지 소재관련 문제였다. 그런데 이 쪽도 해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전지의 충방전이 일어나려면 리튬이온이 분리막을 왕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리튬이 조금씩 자란다. 이것이 지나치면 양극재의 리튬이 음극에 달라붙는다. 이는 마치 휴즈가 녹는 것처럼 리튬이 타며 열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래서 리튬 크기를 줄여야 했고 이로 인해 전지의 용량도 줄어든다. 그러나 합금기술의 발달로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또한 에너지 저장장치(ESS)와 같은 대형전지조차도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해 왔다. 따라서 리튬 가격이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바나듐(vanadium)을 사용하는 흐름전지(flow battery)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특히 흐름전지는 내구성이 좋고 바나듐은 재활용도 쉬워 리튬의 가격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리튬 및 코발트 등 2차전지 소재 가격은 하락했다. 이로 인해 2차전지 수혜주가 소재에서 셀(cell)로 확산되고 있다.반면 석유화학 관련 주식들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앞서 언급한 2차전지 셀 관련 수혜주 가운데에도 삼성SDI 주가는 상승한 반면 LG화학 주가는 화학사업의 부담 때문에 저조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석유화학 산업에 짐이 되는 첫째 요인은 북미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 크래커(ethane cracker)가 2019년 말까지 차질없이 완공되어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는 점이다. 신규설비의 공급 부담이다. 한편 수요도 위축된다. 지금은 달러가치와 유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어 화학 소재를 많이 소비하는 신흥국의 경우 수입물가가 급등했다. 그 결과 구매력이 약해지고 수요가 감소했다. 결국 수요와 공급 모두 안 좋아지며 화학제품의 스프레드(spread)가 크게 떨어졌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다.여기서 다른 시사점들을 찾아보자. 먼저 달러가치와 유가가 동반상승하는 것은 미국의 패권이 약해지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세계경기가 과열되면 미국이 금리를 높이고 달러를 회수하여 달러가치가 상승하고, 그 결과 원자재 가격이 떨어져 인플레 열기가 식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사우디조차 미국 말을 잘 안 듣는다. 석유 선물가격이 역전(backwardation)되어 있는 것도 산유국의 협상력이 강해졌음을 의미한다.미국의 이란 제재가 유가를 올린 부분도 있지만 세계 자동차 판매가 꺾이고, 석유를 많이 쓰는 신흥국 경기가 급하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유가의 고공행진은 분명히 이상하다.한편 한국증시를 주도하던 세력들이 사라지고 있다. 그 동안 증시를 이끌던 화학, 반도체는 김이 빠지고 있다. 남북경협주, 그리고 한국 내수침체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촉진될 것이라는 기대로 인해 건설주가 그 자리를 이어 받았지만 일회성 요인들로 보인다.

2018-10-02

아르헨티나 채권은 살 만할까?

▲ 김학주한동대 교수아르헨티나 채권 금리는 60%까지 폭등했다. 그만큼 위험해졌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뒤집어서 생각하면 투자기회로도 볼 수 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그동안 저금리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신흥시장의 고금리를 찾아 무분별하게 넘어 온 자금들이 많다. 지금은 거꾸로 신흥시장을 앞다투어 떠나야 되는 환경이 조성되어 당분간 매도세는 지속될 전망이다.특히 지난 8월 미국의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2.9%까지 상승했다. 목표치였던 2.0%를 훌쩍 넘은 수치다. 지금 미국은 월간 15만개 내지 20만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훌륭한 숫자다. 이 정도면 신규 일자리가 경제활동인구 증가 속도를 상회한다. 즉 미국은 사람이 모자라는 상황이고, 그렇다면 앞으로 임금이 탄력적으로 오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미국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더 빨리 올려야 하며, 이는 신흥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이런 시나리오로 인해 과연 아르헨티나가 망할까? 그렇지 않다면 아르헨티나 채권은 횡재를 안겨 줄 수도 있다. 지금의 문제가 만일 아르헨티나 고유의 것이라면 채권가격이 폭락했어도 정말 위험하다. 그러나 이것은 신흥시장 전체의 문제다. 특히 지금 흔들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공, 러시아, 인도네시아 모두가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자원 외교를 해 온 상대국들이다. 즉 이는 트럼프의 정치 보복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 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미국이 중국을 포함해 이들 신흥국들을 모두 때려 눕힌다면 할 말 없지만 그 전에 미국이 먼저 쇼크를 입을 공산이 크다. 결국 나중에 타협이 이뤄지고, 신흥국들의 채권가격 및 환율이 정상화되는 과정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단, 고위험 투자(high risk high return)이므로 여유 자금 중 일부만 투자를 하되 아직은 가격이 떨어지는 과정이므로 조금씩 분할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집시기는 미국 중간 선거가 있는 11월 전후가 적당해 보인다. 중간 선거 후 트럼프가 이기든, 지든 그의 갈등 만들기는 수위가 낮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한편 같은 논리로 폭락한 중국 주식도 접근해 볼 수 있다. 중국 본토주식은 올 1월 고점대비 25% 가량 하락한 상태다. 중국 투자자들은 대부분 단기 모멘텀을 보는 개인들이므로 거래량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주가는 하락했지만 매도세가 줄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부분이다.외국인 투자자들 가운데 저점 매집에 가담하는 측도 보인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동안 중국 주식 비중이 미국 주식에 비해 너무 줄어들어 조절(rebalancing)해야 하는 수요도 있고, 크지는 않지만 중국 본토주식이 MSCI 지수에 편입된 데 따른 매수세도 있다.당장은 중국 주식이 트럼프의 무역 갈등으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지만 좀 긴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가 시진핑이 원하는 것을 지금 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국의 내수 규모는 이미 미국을 추월했고,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다. 미국의 신경제를 주도하는 기업들은 중국에 물건을 팔아야 한다. 그런데 중국이 트럼프를 이유로 문을 걸어 잠글 수 있다면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보호 아래 더 빠르게 신경제 쪽에서 성장할 수 있다. 즉 시간이 갈수록 관세장벽이 필요한 것은 시진핑인데 트럼프가 그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다.지금 미국이 중국을 쳤는데 중국이 버틴다면 그 이후 패권의 이동은 중국 쪽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위안화 가치의 탄력적인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 나쁜 일이 생기면 얼마만큼 더 나빠질지 모르기 때문에 과매도에 이른다. 그러나 미국의 이기주의가 정당화되는데 한계가 있음을 감안할 때 가격이 폭락한 신흥국 자산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2018-09-18

자동차 업체들의 변신

▲ 김학주한동대 교수BMW 화재 사고가 도마 위에 올랐었다. 폭스바겐 스캔들도 있었고, 독일차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이 사태를 지켜보며 2000년대 중반 도요타의 브레이크 결함 스캔들이 떠 올랐다. 그 당시 도요타는 힘들었다. 엔화강세로 인해 수출채산성이 떨어졌다. 또 미국에서 수익성이 좋다는 경형트럭(Light truck)을 개발하여 출시했었는데 고유가로 인해 판매가 저조했다.이런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 도요타는 원가 절감을 기획했고, 그 일환으로 설계에서 부품 수를 줄이기로 했다. 그럴만큼 도요타는 설계에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 주행 상태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숨기려다 발각되어 도덕성까지 타격을 받았다.BMW사태도 그 연장선에서 해석된다. 지금의 연비규제는 현존하는 기술로 해결하기 어려울만큼 까다롭게 진행된다. 개발원가도 따라서 상승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다소 무리가 있는 설계 변경을 하게 된다. 고온의 배기구 바로 뒤에 쿨러(cooler)를 배치하는 것이 상식인데 BMW는 여기에 변화를 줬다. 개발 당시 연구실에서는 문제가 없었으나 차량이 노후화되며 화재 사고가 나타났다.폭스바겐 스캔들의 배경도 연비규제의 등살을 이기지 못한 일탈이다. 결국 이런 사건들이 BMW나 폭스바겐만의 문제라서 다른 브랜드가 수혜를 얻는 형태가 아니라 석유연료 엔진의 설계가 비현실적으로 어려워지는 환경을 의미한다. 더욱이 시간이 갈수록 디젤차량 출입 제한지역도 늘어나며 중고차 가치가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전기차로의 이동은 빨라질 것이다.그 동안 자동차 업계는 연비규제로 인해 힘들었지만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2010년부터 매년 5% 이상의 성장을 보였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자동차 판매는 꺾일 전망이다. 이로 인해 자동차 업체들이 기존의 부가가치에서 탈출하여 전기차를 포함한 신경제로 넘어 오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세계 자동차 수요가 꺾이는 배경은 첫째, 금리의 상승 반전이다. 자동차도 세계적으로는 부동산처럼 빚을 내서 구입하므로 할부 금리가 오르는 현상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둘째, 고유가다. 유가가 상승하면 대형차량 판매 비중이 하락한다. 그런데 자동차 업체들은 수익성을 대형차량에 의존한다. 즉 수익성이 하락한다는 이야기다. 셋째,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판매성장이 둔화된다. 과거 중국 자동차 수요 증가에 불을 붙였던 것은 농촌을 도시화하는 과정에서의 개발차익이다. 즉 쉽게 번 돈으로 고가의 내구성 소비재인 자동차를 샀었는데 이제 그런 기회는 실종되고 있다.자동차 업체들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향해 뛰어드는 분야로 배터리는 당연히 포함될 것이고, 자율주행에서도 차를 똑똑하게 만드는 에지 클라우드(edge cloud)가 대세가 되어 가며 반도체 칩(chip)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그 이외에 교통편의 플랫폼으로의 변신이 눈에 띈다. 소비자가 모바일 앱에 출발시간과 출발지, 목적지를 입력하면 교통상황을 예측한 최적의 경로를 안내하고, 대중교통 수단을 예약하여 연결한다. 빈 구간이 있으면 우버(Uber)같은 곳에서 차를 보내 준다. 요금도 전자결제로 끝낸다. 2016년 핀란드 헬싱키가 도입한 윔(Whim)이 대표적인 서비스인데 이 프로젝트에 도요타도 참여했다. 도요타는 우버에 5억달러 규모의 지분 참여도 했다. 사실 워렌 버핏도 우버의 지분에 관심이 있었지만 구매하지는 못했다.현대차도 이런 움직임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말 AJ렌트카를 인수하려 했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렌트카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아 투자매력이 떨어진다. 특히 한국은 우버와 같은 자동차 공유 플랫폼에 대한 규정이 없어 교통편의 사업에 속도를 낼 수도 없다.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변신을 도모하는 가운데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2018-09-11

중국의 분은 풀렸을까?

▲ 김학주한동대 교수사드(THAAD) 문제로 인해 중국에 시장을 갖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지난 수년간 고생을 했다. 중국은 그런 나라다.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얼마든지 기업을 구속하고 소비자들의 행동까지 제한할 수 있다. 이것이 중국 시장을 둘러싼 최대의 위험요인이다. 한국의 여행산업도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반토막 났었다.그런데 최근 규제가 풀려가는 모습이다. 중국인들 가운데 한국 입국 비자를 받기 어려운 분들은 단체여행에 의존해야 하는데 중국정부는 한국 관광상품 출시를 막아 왔다. 그런데 중국정부의 태도가 바뀌었다. 그 배경을 살펴 보면 첫째, 중국이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스스로가 한국에게 이런 규제를 가한다는 것은 명분이 서지 않는다. 둘째,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마이크론’으로부터 반도체를 수입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에 더 의존해야 한다.그러나 큰 그림에서 보면 중국이 한국에게 잘 해줘야 하는 하는 이유가 줄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으로부터 기술을 상납받고, 그 대가로 시장을 열어 줬는데 이제 한국이 줄 기술이 별로 없다. 구경제 산업 관련 기술은 한국을 거의 따라 잡았고, 신경제 기술은 오히려 중국이 앞서가는 상황이다. 즉 이런 호의가 지속될지 의문이다.특히 중국 내수가 취약하고, 또 위안화 가치가 불안한 가운데 자금의 해외유출도 가급적 억제해야 한다. 즉 중국도 남의 나라를 챙길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규제가 풀리고 있지만 증시에서 여행, 면세점, 화장품 등 한류 관련 산업 주가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앞서 언급한 우려들이 시장에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여행 및 면세점 산업에 있어 중국정부의 규제 이외에 또 다른 부담은 한국인 여행출국자가 의외로 둔화될 가능성이다. 한국 또한 내수가 급격하게 경색되고 있다. 가계의 구매력이 떨어졌을 때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지출이 해외 여행이다.한편 한국 면세점 가운데 그 동안 해외시장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하다가 이제부터 정상화되며 수익성이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그런데 불행하게도 세계적으로 면세점 수익성이 위축되는 것으로 조사된다. 특히 공항 가운데 국내선과 국제선을 함께 사용하는 곳은 고속철도와의 경쟁이 시작되었다. 왜냐하면 승객이 멀리 떨어진 공항까지 가서 공항에 대기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고속철도가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공사들도 공항 내 승객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즉 면세점에서 쇼핑할 수 있는 시간이 감소하는 것이다.향후 한국인들의 주요 고객은 중국인들이 될 수 밖에 없다. 시간이 갈수록 중국 정부도 세련되어질 것이다. 그래야 상업의 중심지가 되고, 패권을 미국으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다. 중국인들에게 가장 호소력 있는 콘텐츠 가운데 하나가 인터넷 게임이다. 그런데 여기에 큰 변화가 있다. 게임 퍼블리셔(publisher)가 협상력을 잃는 것이다.퍼블리셔는 게임 개발자들로부터 인기가 있을만한 게임을 사서 애플, 구글에 몰려 있는 게임 이용자들에게 팔아 왔다. 쉽게 장사를 해왔다. 그런데 애플, 구글이 개발자들을 직접 만나고 싶어한다. 누구든지 개발 아이디어만 있으면 그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맞춤형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퍼블리셔가 소외되고 있다.문제는 한국 증시에 상장된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이 퍼블리셔로 전락한 것이다. 즉 투자위험이 있는 개발을 피하고, 중개업에 집중했다. 반면 게임 개발업체들은 아직 소규모 업체로 남아 있는데 하반기부터 증시에 상장되며 성장할 것이다. 베스파의 ‘킹스레이드’나 펍지(Pubg)의 ‘배틀그라운드’는 퍼블리셔의 도움없이 성공한 게임이다. 이런 신생 게임개발업체들을 주목하자.

2018-09-04

나고야 의정서에 담긴 의미

▲ 김학주 한동대 교수지난 18일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됐다. 유전자를 갖고 있는 자원 (genetic resources)을 가져다 쓸 때 자원보유국에 보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목적은 첫째, 자원보유 신흥국을 보호하고, 둘째, 무분별한 생명자원 개발 방지에 있다. 식물, 곡물, 미생물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유전자를 엔지니어링하여 상품을 개발하는 화장품이나 바이오 업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기존에 거래를 하던 원자재에 대해 소급 적용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해당 자원의 유전자를 연구, 개발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때는 보상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곡물을 수입하여 식용으로 사용하면 문제 없지만 그 유전자를 분석하여 신제품으로 만들면 보상을 해야 한다.지금 열리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는 바이오 산업인데 나고야 의정서로 인해 그 연구개발에 있어 의욕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바이오 의약품 수요가 매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안 된다.사실 나고야 의정서의 근본적인 배경은 자원보호주의에 있다. 이는 미국의 달러패권에 맞서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노골적으로 자금을 미국으로 끌어 들이고 있다. 그가 세계 경제에 갈등을 조장하는 것 만으로도 안전자산인 달러를 찾아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특히 협상 초기에 확실히 몰아붙이는 그의 저돌적 태도 역시 미국 뒤에 숨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또한 그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갖고 있는 해외 자금의 본국 송환을 주문하고 있다. 이렇게 들어온 자금은 주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에 사용되므로 미국 주식에 투자매력이 생기고, 주변 자금들도 따라서 미국으로 간다. 반면 자금을 빼앗긴 신흥국 정부는 달러 부족에 시달리며, 외환보유고에 있던 금을 팔아 달러를 사야 하는 입장이다. 그 결과 금 가격도 신흥통화의 가치처럼 달러에 대해 일방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경제 자체를 보더라도 미국이 상대적으로 건강해 보인다. 리만 사태 이후 4조달러를 시중에 푼 결과 금리가 낮아졌고, 미국의 소비자들은 부채 부담을 크게 줄였다. 그렇다면 달러가치가 절하되어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미국으로 수출되는 재화의 가격이 올랐어야 했지만 달러가 기축통화라서 그렇지 않았다. 결국 미국인들은 원자재를 헐값에 샀고, 또 수출국 노동자를 착취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푸틴은 미국을 기생충에 비유하기도 했다.1980년대 레이건은 각 나라의 비교우위를 살리자며 글로벌화(globalization)를 권유했다. 이것이 달러위주의 단일 통화 경제를 의미하기 때문에 레이건의 제안에는 “달러 갖고 장난치지 않겠다”는 전제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금 장난을 치고 있다. 당장은 시스템을 바꿀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미국에 휘둘리고 있지만 이는 달러 패권이 약화되는 신호로 해석된다.이런 배경 속에서 자원보유국들의 단합이 강화되고 있다. 사우디도 미국의 이란 제재에 대비하여 원유 증산을 약속했지만 최근 부분적으로 취소했다. 그들도 유가를 보아 가며 조절하겠다는 것이다.나고야 의정서도 지금은 보호 대상이 식물, 미생물 등 유전자가 있는 것에 국한되고 있지만 나중에는 미네랄, 희귀금속 등으로 확대될 수 있고, 보상 금액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중국은 지난해 나고야 의정서의 시행 초안을 마련했고, 내년부터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물론 보상을 해야 하는 미국은 불참했다. 한국은 자원이 없으므로 연구개발에 의존해야 하는데 그 비용 부담이 증가해 한국이 점차 연구개발하기에 덜 매력적인 나라가 될 것이다. 즉 우리 젊은이들은 일을 위해 한국을 떠나게 될 것이고 이것은 장기적인 원화가치 절하 요인이다. 원화가치가 떨어질 가장 큰 이유는 급격한 인구노령화인데 또 다른 요인들이 생기고 있다.

2018-08-28

제대로 된 모멘텀 투자자가 되자

▲ 김학주한동대 교수증시에는 두 종류의 참여자가 있다. 가치투자자, 그리고 모멘텀 트레이더로 나눌 수 있다. 시장에는 스스로를 가치투자자로 착각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주가가 하락할 때 사고, 오를 때 판다고 해서 모두 가치투자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투자자는 딱 한 명 본 것같다. 가치투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가치투자자는 투자대상의 절대가치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교만한 분들이다. 일반 시장참여자들은 절대가치를 잘 모르기 때문에 조그만 사건에도 공포를 느껴 과잉행동을 하고, 그래서 그들과 반대로 가서 차익을 얻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주가가 장기적으로 자신이 정해 놓은 내재가치로 회귀할 것을 믿고 기다리는 편이다.따라서 그들은 주가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적은 단순한 투자대상을 선택한다. 그래서 워렌 버핏도 도입기나 성숙기에 있는 종목보다는 늙은 주식을 선호한다. 그가 애플에 이제서야 투자하는 이유도 애플에 통제 불가능한 변수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가치투자를 하려면 투자대상과 관련된 내용을 통달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가치투자는 기본적으로 어렵다. 그런데 요즘은 더 어려워진 것같다. 먼저 대부분의 금융자산에 가격 거품이 생겨 절대가치 측면에서 매력적인 투자대상을 찾아 보기 어렵다. 또한 펀더멘탈한 요인 이외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정치적인 갈등을 비롯해 혼란을 야기하는 변수들이 증가하고 있다.증시에서는 가치투자가 마치 ‘투자의 정석’처럼 인식되어 있으나 오해다. 물론 가격이 하락한 주식을 사면 어느 정도의 안전 마진(safety margin)이 확보되는 부분은 있다. 그러나 언제 팔아야 할지 몰라 차익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주가가 하락한 배경에 구조적인 요인이 있다면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즉 모든 자산 가격이 평균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며 자신이 정한 적정 내재가치가 시간이 흐르며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경우도 허다하다. 결국 가치투자는 특이한 유형의 전문가 영역이다.반면 모멘텀 트레이더는 시장이 합리적이라고 받아들인다. 또 좋은 일이 생긴 종목에는 더 좋은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추세를 따른다는 입장이다. 부화뇌동한다는 비판도 받지만 검증된 투자 아이디어를 따르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는 안전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증시 참여자들의 대부분이 이런 스타일이다.그런데 여기서는 모멘텀의 나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추세가 너무 늙기 전에 빠져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모멘텀 관련 잠재 시장규모를 추정해 보고, 어느 수준까지 전개되었는지 파악한다. 즉 얼마나 더 좋은 뉴스가 나올 수 있을지 점검해 보는 것이다. 진입장벽과 대체재의 등장 가능성도 감안한다. 그리고 투자대상이 이 시장에서 얼마나 차별성을 갖고 점유율을 지켜갈 수 있을지 가늠한다. 이런 과정들에 있어 가치투자만큼 정교한 수치화가 요구되지 않는다. 즉 약간의 오차가 큰 타격을 주지 않는다.모멘텀 투자에서 투자자들이 자주 하는 실수는 첫째, 너무 작은 모멘텀을 쫓는 경우다. 가급적 길게 진행되는 커다란 모멘텀이 나이를 파악하는데 수월하다. 둘째, 공부를 하지 않고 주가만 따라다니는 경우다. 남보다 먼저 추세를 보거나 빠져 나오려면 공부가 필요하다. 셋째, 모멘텀의 나이가 아직 어린데 주가가 올랐다고 해서 너무 일찍 파는 경우다. 웨렌 버핏도 1966년 디즈니를 4달러에 사서 이듬해 6달러에 매도했다. 50% 차익을 남겼다. 그러나 지금은 170달러다. 가치투자자가 모멘텀 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것이다.원래 모멘텀 트레이더는 단기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구경제가 가고 신경제가 오는 국면에서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굵직한 모멘텀들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실수들만 피하면 좋은 모멘텀 투자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18-08-21

더위 먹은 기술주

▲ 김학주한동대 교수최근 들어 미국의 FAANG이라고 알려진 공룡들과 중국의 텐센트를 비롯해 세계적인 기술주들의 주가가 가리지 않고 하락세를 보이며 증시에 부담을 줬다. 미국의 FAANG이라고 알려진 기술주들은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인터넷 광고, 아마존은 온라인 유통, 애플은 스마트폰, 넷플릭스는 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채롭다.그러나 그들 성장의 모태는 스마트폰의 탄생에 있다. 즉 스마트폰의 생태계 안에서 이 모든 부가가치가 생겼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스마트폰의 진화가 멈추면서 판매 증가세가 꺾인 상황이다. 그 결과 이들 생태계도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가입자 증가세도 한풀 꺾였다.이로 인해 공룡들간 서로의 밥그릇 뺏기 전쟁이 시작됐다. 상대방의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강한 핵심역량을 가진 애플과 아마존이 페이스북과 구글, 그리고 넷플릭스의 가입자들을 잠식하고 있는 중이다. 그 동안 블루오션(blue ocean)에서 편하게 성장했는데 이제는 레드오션(red ocean)으로 변해가면서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실적 우려가 생긴다는 이야기다.또 하나의 걱정은 기술주들이 규제산업이라는 점이다. 기술주들 모두가 미래 지향하는 사업이 빅데이터 기반의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고부가 사업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인데 물론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기획하고 있다. 이런 기대 때문에 주가도 비싸다. 그런데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서비스가 권역화되면 그만큼 시장이 줄어들며 투자가치는 떨어진다.특히 세계경제가 저성장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포퓰리즘에 호소하는 정권들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클라우드 서비스도 마치 통신업처럼 “미래를 위해 업체들이 막대한 투자를 하지만 소비자만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한국은 반도체 산업이 기술주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의 저장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무어(Moore)의 법칙은 2003년 이후 소멸됐다. 반도체 저장용량이 1986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52%씩 증가했는데 이제는 3% 증가에 그치고 있다. 즉 반도체 개발업체들이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의욕을 잃고 있다. 따라서 기술의 진보 속도가 떨어졌고, 그만큼 후발업체가 추격하기 쉬운 환경이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은 반도체 산업 진입을 막고 있고,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그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그런데 명심할 것은 미국이 중국의 진입만 막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변혁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맞춤형 서비스가 대세이므로 반도체도 일정 범위 내에서는 기능이 융통성 있게 바뀔 수 있도록 구조(architecture)가 진화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의 전송 속도가 중요한데 이를 높이기 위해 반도체의 소재도 실리콘에 여러 소재를 섞어 기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이런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들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동일한 선상에 있는 것이므로 진입장벽이 낮아진다. 기술을 차별화하려면 그만큼 돈이 든다. 즉 좋은 시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다.그 동안 기술주가 증시를 이끌어왔는데 이제 지쳤다는 점이 걱정스럽다. 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다. 물론 사람은 희망없이 살 수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기술주로 매수세가 회귀할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오래 기다릴 수 있다. 과연 스마트폰이 언제 새롭게 진화하여 신규 수요를 일으켜줄지, 또 미-중간 정치적 갈등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통제 불가능한 변수다.감당하지 못할 위험을 지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다. 좀 늦게 사더라도, 즉 좀 비싸게 사더라도 이러한 우려들이 통제 가능한 수준까지 떨어졌음을 확인하고 주식 매수세에 가담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2018-08-14

빚잔치의 끝은?

▲ 김학주한동대 교수미국의 지난 2분기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은 4.1%를 기록했다. 놀라운 숫자다. 그러나 증시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인위적인 부양 효과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트럼프가 추진한 감세 및 재정지출로 인해 미국은 매년 3천억달러씩 쏟아붓고 있다. 통화정책만으로는 양에 안 찼는지 정부가 직접 지출에 나선 것이다. 모두 빚이다. 그럼에도 지금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 공공부채라는 점이다.1929년 대공황 때는 기업부실이 문제였고, 2008년 리먼사태 당시는 금융기관 부실이 도화선이 되었다.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부실해질 때 공공부채로 전환하는데 지금은 이미 그런 상태라는 것이다. 과연 정부부채를 계속 늘려갈 수 있을까?예전에 크루그먼은 백금주화를 발행해서 미국정부 부채 탕감을 제안했었다. ‘1조달러’라고 적힌 기념주화를 정부가 발행하고, 그것을 미국 중앙은행이 사주면 그만큼 정부부채가 줄어든다는 논리다. 이런 장난을 치면 결국 그 동안 정부가 돈을 찍어 공중에 뿌린 셈이 된다.지금의 공공부채 증가는 통화가치에 대한 의심을 낳는다. 극단적인 인플레(hyper-inflation)의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인플레가 구체화되지 않았던 이유는 저성장으로 인해 돈이 실물투자로 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생산 자동화 및 로보틱스로 인한 노동자들의 협상력 약화 등을 들 수 있다. 또 금리하락으로 인해 가계부채 부담이 줄어든 것도 인플레를 누른 요인일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금리가 낮아질 수 없다면 사람들은 인건비 인상을 요구할 것이다. 최근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는 점은 주목해 볼만하다.공공부채를 해결할 수 있을까? 성장하는 경제라면 자연스럽게 해결되겠지만 지금 세계경제의 성장은 점점 더 둔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각국 정부는 부의 재분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럴수록 가진 자들은 저항할 것이다.결국 제도권 경제에서 희망을 볼 수 없다면 민간위주의 경제 주체가 탄생할 것이다. 민족 중심의 국가 이외에 경제 중심의 새로운 공동체가 탄생하며 가상화폐도 활성화될 것이다. 또 그 전에 극단적인 인플레가 발생하며 금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상당한 시간을 두고 나타날 줄 알았는데 트럼프의 과욕이 제도권 몰락과 민간경제의 도입을 앞당기는 것같다.가상화폐 중심의 민간 경제가 효율적인 이유는 시스템 붕괴 위험이 작다는 점이다. 지금 세계는 글로벌화로 인해 얽혀있다. 하나가 고장나면 다른 지역에 전염된다. 반면 서로 독립적인 민간 시스템이 여러개 존재하면 하나가 부실해져도 해당 부실 경제의 참여자만 피해를 보고 정리되면 끝이다. 시장의 정화작용이 신속하게 이뤄진다.만일 제도권이 유지된 채 공공부채가 해소되려면 신경제가 구경제를 빠르게 대체하며 신성장동력을 만들어 줘야 한다. 트럼프의 정책이 실패로 판명되면 그동안 미뤄졌던 신경제를 살리기 위한 투자가 급물살을 탈 것이다.신경제는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의 수집이 핵심이다. 여기서 가장 필요한 것은 데이터 저장을 위한 반도체와 대용량의 컴퓨터를 구동하는데 소요되는 전기다. 반도체의 경우 당장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중국 진입 및 기술의 진부화 등 불확실성을 지니고 있다. 반면 2차전지 모멘텀은 아직 충분해 보인다.최근 스마트폰 수요가 꺾였다. 기대만큼 스마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일 2차 전지 용량이 커지면 스마트폰 안에 더 많은 기능이 들어가서 훨씬 더 스마트해지고 새로운 수요를 몰고 올 수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고가폰에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것이다. 지금은 OLED같은 고급 사양이 가격저항을 받고 있지만 2차전지가 개선되면 OLED 소재에 대한 모멘텀이 다시 생길 것으로 보인다.

2018-08-07

미-중 패권다툼으로 인한 증시 혼란은 이제 시작

최근 중국 위안화 절하가 아시아에 긴장감을 불어 넣고 있다. 그동안은 달러강세가 무역수지가 빈약한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공 같은 나라들의 통화에만 충격을 줬다. 그래서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여겼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처럼 무역흑자가 많은 국가의 통화도 아시아 국가라는 이유만으로 충격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취임한 이후 세계경제와 증시가 건강해졌으니 이제는 중국 및 유럽과 다퉈볼 만한 시기라고 이야기한다. 2020년 재선을 위해 미국인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을 것이다. 특히 그는 미국이 은행의 돈을 갖고 있으니 승산이 있다고 평가한다. 즉 무역전쟁뿐 아니라 통화전쟁까지도 포함하겠다는 생각이다.지금 중국은 지속 성장을 위해서 부실을 제거하는 중이다. 이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도산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고름을 짜겠다는 입장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무역전쟁과 금리인상을 통한 자금 인출의 위협까지 떠안게 되었다. 그렇다고 부실정리 작업을 멈출 수 없다. 이미 150여 개의 개인대출업체들(P to P platform)이 문을 닫았다. 중국 내 금융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현재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은행권에 급전을 수혈하면서 견디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금리 인하, 즉 시중자금 공급 확대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그 결과로 생기는 위안화 가치 절하를 용인한 셈이다. 위안화 가치 절하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동반 절하되는 이유는 첫째, 위안화가 절하되면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약해진다. 이미 중국 소비는 아시아 국가들 제품의 지배적인 수요처로 발전한 상황에서 중국의 소비 위축은 아시아 경제 성장 둔화를 의미한다.둘째, 중국이 더 귀찮은 수출경쟁 상대로 등장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수출하지 못하는 품목을 가급적 위안화를 절하시켜 다른 국가로 밀어 내야 한다. 즉 위안화 절하 속도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 통화 절하 속도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겉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중국 자신도 지금 남을 돌볼 수 있는 처지가 못 된다. 마치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아시아 국가들을 볼모로 잡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이런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위안화 절하에 대응해서 자국 통화도 절하시켜야 한다. 아시아 내 어느 나라 상품이 중국제품과 많이 경쟁하는가를 논하기 이전에 통화절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야 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 환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면전은 시작도 안 됐는데 여러 채널을 통해 한국 증시를 흔들고 있다. 과연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는 빨리 서열이 정해지며 끝날까?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생각보다 굴복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은 성장 중에 있기 때문에 지금 민간 부실이 생겨도 국가가 흡수해 나중에 해결하면 그만이다.더욱이 미국의 다국적 기업은 중국에 진출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다. 이미 중국의 내수시장 규모가 미국을 추월했다. 트럼프는 미국을 떠나는 기업들에게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중국에 못 가면 죽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 예로 스타벅스가 중국 투자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사실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커피 배달이라는 것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에서 잘하지 못하면 답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퀄컴도 저가 칩(chip) 관련해서 중국 현지업체와 제휴를 했다. 여러 견제가 있었지만 중국시장은 기술을 팔아서라도 얻어야 하는 시장이라는 것이다.미국의 최우선순위는 중국에게 패권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굴복시키기에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따라서 교착상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증시에 적지 않은 혼란을 줄 수 있다.

2018-07-31

한국 내수는 죽었다

▲ 김학주한동대 교수미-중간 무역갈등으로 인해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면 우리나라 경제는 내수에 의지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이미 한국 내수는 죽었기 때문이다.사실 내수 소비는 그 나라의 인구구조가 결정한다. 우리나라는 IMF사태를 지나며 출산율 관리를 잘못했다. 출산율은 가임여성 한 사람당 신생아 출산 수로 정의되는데 1인당 2명은 출산해야 정상일 것이다. IMF사태 이전에는 출산율이 2명을 상회했었는데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 급락했다. 그 후유증으로 지금 가임여성 수 자체가 줄고 있는 것이 문제다. 앞으로도 절망적이라는 이야기다. 한국은 2016년 출산율이 1인당 1.17명으로 집계됐는데 지금은 더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선진국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지만 1.2명선에서 여러 지원책을 통해 추가 하락을 방어했던 반면 한국은 뚫린 셈이다. 향후 1명 미만으로 흘러내릴 가능성도 있다. 그 만큼 인구노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빚을 내면서까지 소비할 수 있는 의향을 지닌 사람들은 젊은이다. 그 젊은 계층이 얇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의 내수 기반을 흔들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급격히 가격에 민감해지고 있다. 일본도 90년대 이후 이런 현상이 있었다. 그 후 20년간 제품가격 하락이 진행됐었다. 한국의 내수주가 이익의 안정성 덕분에 과거 배당가치주로 환영 받았는데 이제는 그 프리미엄이 소멸될 것이다.이렇게 수출과 내수 모두 어려워지면 정부입장에서는 부의 재분배 정책에 더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사실 세계적으로도 저성장에 따른 고통 때문에 부의 재분배에 더 많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최저임금 인상은 전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한국정부는 시장원리를 무시한 채 최저임금을 너무 급격히 올려 부작용을 만들었다. 급진이라는 것은 실수가 많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우리나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시사점을 찾아 보자. 한국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가정간편식이 기대만큼 크게 확산되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 저렴한 배달음식이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이렇게 가파르게 오르면 배달을 바탕으로 한 자영업 음식점이 위축되어 가정간편식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으므로 관련 수혜주들을 찾아 볼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으로 인해 편의점 주인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 동안 점포 수가 증가하며 편의점 운영 수익률이 떨어졌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빚을 내서 여러 점포를 운영했던 분들도 많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상승하여 단위당 점포 수익성이 적자로 돌아섰고, 점포 수만큼 적자가 확대됐다. 편의점포가 힘들어지면 편의점 본사도 힘들어진다. 본사에서 점포에 시설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편의점 관련 업체 주가도 급락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악화되는 편의점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는 첫째 방법은 단위지역당 편의점 수 축소지만 이런 투자 때문에 그러기도 쉽지 않다. 다른 방편은 편의점의 고도화다. 즉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의 판매로 이동하는 것이다. 일본 편의점의 경우 면적이 우리나라 점포보다 크다. 그리고 그 안에는 소비자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가 있다.과연 한국의 편의점이 일본을 따라갈 수 있을까? 여기에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일본 자체가 수요를 창조하는 마케팅에 익숙한 반면 한국은 생소하다. 그리고 일본의 편의점은 세븐일레븐 위주로 재편되어 이런 고부가 전략을 주도적으로 끌고갈 수 있지만 한국은 아직 경쟁이 끝나지 않았다.결국 한국의 편의점 업체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찾지 못할 것이다. 즉, 그 수익성의 하락이 얼마나 깊어질지 모르므로 주가가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점매집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18-07-24

증시의 먹구름은 걷힌 것일까?

▲ 김학주한동대 교수최근 증시는 다행스럽게 반등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당초 우려보다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미국의 2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작용했다. 과연 지금부터 안도 랠리로 들어갈 수 있을까?2000년대 이후 지금까지 증시 상승 배경을 되돌아 보자. 이를 인구구조가 설명해 준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저성장으로 인해 정부는 돈을 풀었다. 그 자금이 의도했던 실물투자로 가지 않고 금융자산으로 쏠리며 금융자산 가격에 거품이 생겼다. 양적완화로도 저성장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정부가 직접 투자를 늘리려 하고 있지만 인플레 등 부작용이 우려되어 망설이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밥그릇 싸움, 즉 무역갈등으로 들어간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실적개선이라는 말이 좀 어색하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은행들은 이익을 본업인 장단기금리차에서 얻고 있는 것이 아니라 MA 수입 수수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환경에서 기업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합종연횡을 해서 경쟁을 떨어뜨리거나 자사주를 매입해서 자본조달비용을 떨어뜨리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속적이지 못한 사업들로 인한 이익이므로 이익의 질을 낮게 평가하는 것이다.사실 트럼프가 무역갈등을 일으키고 있지만 그도 자본시장의 프로이므로 ‘극단적인 위험’을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또한 1930년 스무트-홀리법의 교훈을 통해 무역전쟁이 일정 수위를 넘어서면 상처만을 남긴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사람은 감정에 흔들릴 수 있는 존재 아닌가? 특히 지금은 미-중 간 패권다툼이 개입되어 있으므로 예상 외로 통제 불가능한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따라서 시장위험에 대한 헤지(hedge)가 필요해 보인다. 이런 우려할만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면 나중에 헤지를 풀면 그만이다. 지금 증시급등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시장위험 헤지에 부담은 없어 보인다.역사적으로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었을 때 거의 예외없이 증시가 붕괴됐었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다는 것은 우선 상업은행들의 역마진, 즉 금융기관들의 부실 가능성, 그리고 자산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 추가 상승여력에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현재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에서 2년물 금리를 뺀 스프레드(term spread)는 거의 제로(zero)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향후 장단기금리가 역전될 경우 투자자들은 뉴노멀(new normal)로 받아들이고 넘어갈지, 아니면 증시가 한번 무너졌다 반등할지는 불확실하다.한국 증시 내에서의 급소는 반도체 디램(D-ram) 가격의 하락 가능성이다. 2017년 코스피200 기업들의 전체 이익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이익이 39%를 차지할 만큼 한국 증시는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증시 뿐 아니라 환율도 여기에 의지하고 있다. 만일 디램 가격마저 꺾이면 글로벌 헤지펀드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 대해 분명한 공매도 기회로 인식할 것이다. 지금은 반도체 수요가 기대 이상이라서 다행이지만 경계할 필요는 있다.역사적으로 증시가 무너졌을 때 주가는 50% 하락 후 나중에 200% 정도 반등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지금은 컴퓨터 프로그램 트레이딩으로 인해 쏠림 현상이 강한 상태이므로 시장이 한 번 무너지면 낙폭이 커질 수 있다.반면 유동성 높은 금융자산을 사야 하는 은퇴인구들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무너진 주가의 반등시기는 생각보다 빠를 것으로 판단된다. 리먼사태 직후 2009년이 가장 환상적인 수익률을 기록했었던 시기 중 하나다. 이를 즐길 수 있으려면 극단적인 위험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시장위험 헤지가 더 필요하다.투자수익은 얻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함을 기억하자.

2018-07-17

황금 알을 낳는 백신산업

▲ 김학주 한동대 교수질병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관심이 예방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유전자 진단과 더불어 백신도 예방 관련 의약품이다. 이미 백신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다. 과거에는 영유아 위주로 백신이 개발됐지만 지금은 60세 이상의 노인들이 영유아처럼 면역력을 잃어 가면서 성인백신이라는 새로운 수요층이 생기고 있다.또 백신은 환자가 맞는 것이 아니라 정상인이 예방을 위해 접종하는 것이므로 개발된 백신의 상품성만 입증되면 수요기반은 엄청나다. 그 결과 GSK, 머크,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백신 부문에서 이익을 쓸어담고 있다.특히 최근에는 프리미엄 백신이 늘어나고 있다. 먼저 바이러스가 여러 변종을 만들면서 이를 한꺼번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폐렴구균 4가 백신은 네 종류의 변종 바이러스를 잡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 밖의 변종 폐렴구균의 경우 해당 백신을 접종해도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화이자의 프리베나는 13가다. 즉, 열세종류의 변종 폐렴구균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방할 수 있는 변종 바이러스의 수가 늘어날수록 백신의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 가운데 암으로 발전하는 것들도 있다. 자궁경부암 바이러스(HPV)가 대표적인 예다. 이런 바이러스는 암으로 발전하여 사람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는 백신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수 있다.현재 자궁경부암 백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곳은 중국이다. 과거에는 중국에서 상류층 여성들만 이 백신을 찾았는데 이 바이러스가 암으로 발전해 생명을 빼앗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반 여성들 사이에서도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백신 가격이 600달러에 이르지만 목숨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현재 자궁경부암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백신은 머크가 개발한 가다실(Gardasil)이다. 중국에서 가다실은 품절 상태다. 중국에서 접종을 위해서는 6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중국 내 가다실을 유통하는 제약사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많은 중국 여성들이 홍콩, 한국 등으로 원정 와서 접종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머크가 백신 전문업체는 아니지만 가다실의 수요가 워낙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것이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의 이익에 의미있는 도움을 줄 전망이다.반면 국내 백신기업들은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우선 백신 개발 역사가 짧다는데 있다. 2004년 녹십자가 개발한 독감백신이 최초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퍼블릭 마켓(public market)이 있는데 이는 유엔이 빌 게이츠 같은 독지가들의 기부를 받아 아프리카 등 전염병 창궐지역에 백신을 개발해 제공하는 시장이다. 여기에 납품해 실적(track record)을 만들어야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데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다.그러나 국내 백신업체들의 성장 속도는 주목할만하다. 세계적으로 백신을 개발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몇 안 되는데 한국이 그 중 하나다. 그 동안 한국 정부가 백신의 확보를 통해 국민을 전염병에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안보처럼 생각해서 많은 투자를 한 결과다. 백신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지배를 하기 때문에 한국업체들의 수출이 본격화되면 우리 기업들도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한국에서는 녹십자가 대표기업이다. 가장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놓은 기업이기도 하다. 그런데 과거 녹십자가 백신 개발 투자에 있어 잠시 망설였을 때가 있었다. 그 당시 훌륭한 과학자들이 동신제약으로 옮겨왔었는데 이를 SK케미칼이 인수했다. 사실 SK케미칼은 백신 이외에도 여러 사업이 섞여 있는데 향후 백신사업 부문만 분사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또 향후 백신의 개발수요가 많아질 수 밖에 없으므로 관련 임상업체들(CRO)들도 수혜를 받을 것이다.

2018-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