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증시의 변동성, 약인가? 독인가?

등록일 2018-05-08 21:24 게재일 2018-05-08 18면
스크랩버튼
▲ 김학주한동대 교수
▲ 김학주한동대 교수

지난 수년간 증시에는 변동성이 거의 없었다. 공포지수도 역사적 최저수준을 맴돌았다. 너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성격이 강해서 오히려 불안했다. 그런데 최근 변동성이 생기고 있다. 한편에서는 건강한 증상이라고 이야기하는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경계하고 있다. 어떤 쪽 주장이 옳을까?

과거 돈이 인덱스 펀드(index fund) 등 단지 시장을 따라가는 소극적인 투자전략 자산으로 몰렸던 이유는 펀드 매니저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즉 증시에 정책이 주는 영향력이 너무 컸고, 또 구경제에서 신경제로 이동하는 가운데 기술주에 생기는 기대와 거품을 사람이 측정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신기술에 대한 환상이 서서히 깨지고 가치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변동성이라면 반길만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자금이 흐르는 곳은 가치주 또는 모멘텀이 아직 살아 있는 기술주다. 그러나 기술주 거품에서 자금이 빠지는 만큼 가치주로 갈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즉 증시의 수급은 불안해 보인다.

한편 변동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5월이 도래했기 때문에 일단 조심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북미 대화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어떤 돌발변수가 나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2007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적절한 경제적 원조가 주어지면 핵을 포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무산됐다. 그 때는 핵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 값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은 핵이 완성된 상황이므로 북한은 핵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핵은 폐기해야 마케팅이 되므로 김정은은 비핵화를 선언했다.

북한의 핵 폐기에는 돈을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생각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통해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을 돌려보내고 패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볼 수 있다. 한국은 북한시장 덕분에 지금 작동하지 않는 많은 설비들을 돌릴 수 있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물론 정부가 퍼주는 것이 아니라 민간 기업들이 실리에 입각해 투자를 해야 한다.

문제는 미국이다. 북한은 핵을 폐기하는 조건으로 미국에게 먼저 경제적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것은 어렵지 않게 들어줄 것이다. 그 다음 요구는 주한미군 철수일텐데 미국이 쉽게 한반도에서 물러나 줄지는 의문이다. 트럼프가 노벨상만으로 만족할 것 같지는 않다.

북미정상회담이 단번에 타결되지 못하면 그 동안 남북경협주에 붙었던 프리미엄이 일시적으로 깨질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은 핵 폐기의 대가를 받아 세계경제로 나와야 하는 입장이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경협주는 관심을 가질만한 테마다.

북미협상의 불확실성 이외에 증시의 변동성이 두려운 또 다른 이유는 ‘약을 잘못 쓸 가능성’이다. 즉 정책실패로 인한 후유증을 경계하고 있다. 그 동안 세계적으로 설비투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현재 아웃풋 갭(output gap)이 거의 없을 정도로 설비가 완전가동되는 상태다. 또 그 동안 자금을 너무 풀어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 결과 원자재 가격마저 올랐다. 이런 가운데 재정지출까지 더하면 불 위에 기름을 붓는 꼴이다. 즉 인플레가 급격히 발생할 수 있고, 그 결과 증시에서 빠르게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물론 문제가 생기면 그 때 재정지출을 멈추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늦는 경우가 많다.

증시에 쇼크가 올 때 가장 중요한 대안은 유동성 확보와 투자자산의 다각화다. 따라서 주식뿐 아니라 채권 쪽으로도 분산투자하되 단기채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

김학주 경제마당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