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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후약방문 `구미 불산 사고` 로 끝내야

▲ 김용호 제2사회부死後藥方文(사후약방문, 사람이 죽은 뒤에 약을 짓는다는 뜻으로 일을 그르친 뒤에 아무리 뉘우쳐야 이미 늦었다는 말). 작금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국민의 공통된 생각이다. 비슷한 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말도 그렇다.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구미 제4공단 불산 가스누출사고가 난 지 11일 만에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가뜩이나 바쁜 지자체 공무원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어 단체장들은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그렇다고 행정보다 지역민을 살피는 일이 뒤처져선 안 된다. 지난 8일 오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고 이 지역을 찾은 남유진 구미시장은 주민들과의 만남에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우리의 1차 목표는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야말로 사후약방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주민을 위로하러 온 것인지 PR 하러 온 것인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다.8일 오후부터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 몇 명이 사고지역을 찾아 외양간 지붕에 올라가서 이미 바람에 실려 사라지고 없는 대기 중 불산 가스를 측정하고 있었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주민 하모씨(46, 봉산리)는 “지금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며, “사고 다음날 낯선 사람 몇 명이 우리 동네를 찾아와서 조사 운운하며 배회하고 있어 당신들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묻자 아무것도 아니다며 도망치듯 달아났다”고 말했다.“세상에 어찌 이런일이…” 임시 수용시설에 있는 조모 할머니(82, 임천리)는 “어릴 적 전쟁통에 피난은 해봤지만, 전쟁도 아닌 재난으로 피난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냐”며 한탄했다.사고 내막도 모른 채 무조건 물을 뿌려대던 소방서도, 단순 가스 폭발사고로 인식한 지자체 관계자도 굳이 나무랄 수만은 없다. 단지, 위험물질에 대한 우리나라의 법 제도가 한심할 뿐이다.부디 사후약방문이라는 고사성어가 우리가 살아가는데 더 이상 회자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구미/ kim112@kbmaeil.com

2012-10-11

군정 팽개친 예천군·의회

▲ 정안진 제2사회부이현준 예천군수와 예천군의회 간의 갈등이 심상찮다. 3개월이 넘도록 갈등이 지속되면서 당면한 현안사업은 물론 군정 추진에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갈등 관계는 지난 6월 15일 군청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정협의회에서 시작됐다. 이날 이한성 국회의원을 비롯한 당직자와 새누리당 소속 김영규 전의장, 이현준 예천군수와 군청 실과장 등이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당시 김영규 의장이 의회와 사전협의도 없이 군정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 군수를 강하게 질타했다.이현준 군수는 공개석상에서 망신을 당했다며 기분이 상했다. 어쩐 일인지 이날부터 지금까지 의회사무과장이 간부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의회에 마음이 상한 군수가 자기 식구인 `의회`사무국장마저 간부회의 참석을 못하게 했다는 후문이다.양자의 갈등은 당장 군정 현안업무 차질로 나타나고 있다. 군의회는 군비 및 지방비 10억원이 투자되는 황태가공공장사업의 서류를 돌려보냈고 일부 지역행사에도 참석하지 않고 있다. 의회가 각종 군정의 발목을 잡고 있어`군수 길들이기`로 비쳐지고 있다.군의회의 지적이 타당하다면 집행부는 당연히 재발방지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군의회 역시 집행부를 무조건 질책할 것이 아니라 더욱 군정을 잘할 수 있도록 보듬고 격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루빨리 군과 군의회의 갈등이 해소돼 군정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길 군민들은 바라고 있다.지방자치단체장은 군민을 위한 군정을 추진하고 기초의회는 군정이 바르고 공정하게 추진되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군수와 군의원은 군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공복들이다. 군민은 안중에 없고 자기네들끼리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것은 군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다.시급한 현안사업에 대한 예산심의와 사업타당성에 대한 의결이 이뤄지지 않아 군정에 차질이 생기면 그 피해는 모두 군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군민을 먼저 생각하고 군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예천/ajjung@kbmaeil.com

2012-09-20

울릉항 2단계 공사의 걸림돌(?)

▲ 김두한 제2사회부감사원이 최근 울릉(사동)항 2단계 공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울릉도 도동항을 보강하면 5천t 여객선이 접안할 수 있는데 구태여 항만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이는 최근 묵호~울릉간 취항한 썬플라워2호(4천599t급, 길이 70.81m)가 도동항에 접안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시각을 갖게 된 게 아닌가 여겨진다.사실이라면 울릉도의 여건을 전혀 모르고 한 판단으로 볼 수밖에 없다.대형 여객선이 접안을 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 항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도동항은 한마디로 항구가 아니다.방파제가 없어 파도가 항구 안으로 그대로 밀려들어 오기 때문에 파고가 1m가 넘으면 접안을 할 수가 없고 더욱이 선박 피항은 아예 불가능하다.또한 500t 이상 선박은 항구 공간(면적 2만㎡)이 좁아 앞으로 입항, 후진으로 나가기 때문에 위험하다.선박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입출항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어선 수십 척과 유람선 3척, 300t급 독도 여객선 3척, 500t급 여객선 1척(성수기 2척), 2천394t급과 4천600t급 여객선 각각 1척이 이용하고 있다.항만이 좁기 때문에 동시 접안은 불가능하고 서로 교대로 드나들고 있다.물양장은 1만1천800㎡(3천900평)에 불과하다. 더 이상 늘리면 항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늘릴 수도 없고 좁은 면적 위에 광장, 터미널, 휴게시설, 화물, 성수기 하루 1만 명 넘는 인원이 이용하는 상식 밖의 항구다. 그래서 울릉신항은 울릉 주민들의 최대 숙원이자 관광객 및 울릉주민들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한 필수시설이다.울릉(사동) 신항은 지난 93년 건설공사를 시작할 당시 5천~1만t급 여객선 취항을 목표로 건설됐지만, 감사원에 의해 축소됐다.이 때문에 운항 중이던 썬플라워호(95년 8월15일 취항)의 입·출항도 못하는 소형 항구로 전락, 지금은 대부분 개인이 사용하는 화물항이 돼 버렸다. 감사원은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여객항이 아닌 화물항을 건설한 셈이 됐다.감사원의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문제가 있다면 항만 축소를 지시한 감사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 감사원은 현실적 판단으로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길 바란다.울릉/kimdh@kbmaeil.com

2012-08-30

시구자, 검찰에게 배워라

▲ 김상현사회부 14일 열린 포항야구장 개장 기념 경기는 홈팀 삼성라이온즈와 원정팀 한화이글스의 경기였다. 야구장은 그동안 야구에 목말라했던 포항시민들로 가득 메워졌다.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을 모델로 지어졌다는 포항 야구장에서 열린 경기의 중계방송을 보면서 가장 눈에 띈 것은 포수 뒤편 배경이었다. 삭막한 콘크리트벽과 불투명한 유리 대신 탁 트인 관중석에 앉은 관중.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래 국내에선 3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새 야구장과 함께 이날 경기 시구자도 관심사였다. 시구자로 박승호 포항시장과 이병석 국회부의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칠구 포항시의회의장 등 정·관계의 `높으신 분`들이 총출동했다. 본지가 지난 7월 2일 보도를 통해 정·관계 인사가 시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이를 외면하기라도 하듯 결국 그들이 시구자로 나섰다. 그것도 한 명도 아닌 네 명씩이나.하지만, 이날 검찰의 행보는 달랐다. 주심의 `플레이볼`선언으로 야구가 시작된 저녁 6시 30분. 대구지검 이기석 포항지청장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는 7천 원짜리 외야 자유석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입장권도 자신의 돈으로 샀다. 야구 경기 예매가 시작되기 전인 이달 초 그는 직원들에게 야구장 입장권을 공짜로 받지 말고 직접 인터넷 등으로 예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후문이다. 특혜를 받지 말라는 것이다. 포항시민을 위한 배려와 양보가 이 지청장이 내린 지시의 배경이라는 것이 검찰 내부 기류다. 이번 지시를 두고 한 검찰 직원은 “지청장이 몸소 바람직한 검찰 상의 본보기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이기석 지청장의 본보기가 시구자들에게는 충격요법이 됐으면 한다. 물론 이 아름다운 포항 야구장의 탄생에 강한 엔진을 탑재한 추진력과 행정력을 발휘한 시구자 네 분의 공로는 인정해줄 만하다. 하지만, 좀 더 넓은 안목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포항야구장이 시민을 위한 새로운 여가선용 공간임을 감안해 차라리 평범한 포항시민을 시구자로 내세웠으면 어땠을까. 야구장은 시민을 위한 공간이지, 시장이나 국회의원, 도지사의 생색내기 공간은 아닐 테니 말이다./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

2012-08-16

오해받을 자리는 피하는 게 상책

▲ 남보수 제2사회부`이화부정관(李下不整冠)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란 말이 있다.참외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바로잡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사람을 만날 때는 가려서 만나야 후회하지 않는다는 `경견후회(輕見後悔)`란 말도 있다.요즘 구미지역에는 김한식 구미세무서장과 김용창 구미상의 회장의 만찬이 구설수에 올라 있다.김용창 회장이 상의회장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지난 5일 구미의 한 호텔에서 만찬을 열었고 이 자리에 김 세무서장, 과장급 직원들이 참석해 저녁을 함께한 것이다.문제는 김 회장의 기업체인 S의료기기가 지난 6월 말부터 구미세무서로 부터 회계 전반에 관한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만남이 오해를 사고 있다.김 세무서장은 그런 뜻으로 만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오해받을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다.양쪽 관계자들의 이날 모임은 회장에 당선돼 기관 대 기관으로 마련한 자리였지 세무조사와 관련해 된 어떤 말도 오가지 않았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다. 모임의 특성을 볼 때 이런 해명을 납득할 수는 있지만 색안경을 끼고 보면 어떤 오해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구미세무서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일부러 조사담당 과장을 동석시키지 않았다”는 해명도 했다.그러나 시민들은 김 회장이 상의회장에 당선된지 한 달이 지났고 김 세무서장 역시 올 초에 부임해 상견례 자리로 이해하기에는 설득력이 약하다고 지적한다. 만남의 이유가 어떻든 두 사람의 만남은 이해보다 오히려 오해를 살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아무리 그렇지않다고 해명을 해도 그런 상황에서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오해받을 소지가 충분하다”며 “특히 기관장들은 사람을 만날 때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구미/nbs@kbmaeil.com

2012-07-30

김형태 의원, 기자시절은 어디로 갔나

▲ 사회부 김상현기자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동생부인 성추행 의혹 수사의 중심에 서 있는 무소속 김형태 국회의원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넉 달째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김 의원은 최근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다며 국민권익위에 진정을 냈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변호인의 조력권을 제한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했다는 이유다.김 의원은 언론의 기사도 문제 삼았다. 지난 11일 김 의원은 “한 지역신문과 통신사의 기사 중 경찰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 사실과 달라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자료를 냈다.13일 기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김 의원의 보좌진 중 한명이었다. 용건은 본지 4일자 4면에 실린 검찰 `김형태의원 제수 기소`재지휘 기사때문이었다. 이번에도 경찰의 `말`이 문제였다. 그는 직접 기자에게 기사를 읽어주며 “경찰관 중 누가 이런 말을 했느냐”고 따지듯 물었다. 대답해줄 수 없다고 했다. 취재원 보호는 기자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기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취재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채 전화를 끊었다.기자들이 항상 가지고 다니는 기자수첩 첫 페이지에는 `기자윤리강령`이라는게 있다. 기자로서 지켜야 할 십계명이다. `취재원보호`는 그 십계명 중 하나다. 김 의원이라면 누구보다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1979년 KBS 공채 6기 기자로 입사해 뉴욕 특파원, 사회부장을 거쳐 보도국 시청자센터 국장을 맡는 등 23년을 언론계에 몸담아 온 사람 아닌가. 기자 경력을 바탕으로 책을 내기도 했다. 이런 그가 언론중재위에 조정신청을 하고, 또 보좌진을 시켜 `말`의 주인공을 찾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아직 새누리당 로고를 삭제하지 않은 김 의원의 공식 홈페이지(www.김형태.com)에는 “시민의 한표한표를 가슴에 새기고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는 4월 12일의 각오가 있다. 국회의원의 소중한 시간이 국정수행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말`의 주인공을 찾는 데 허비된다면 그런 김 의원을 반길 포항시민은 없을 것이다. 김 의원이 정말 `낮은 자세`로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면 그의 말과 글 대로 진실과 소신을 당당히 밝혔던 기자 시절의 마음으로 회귀해야 할 것이다./ 김상현 기자 shkim@kbmaeil.com

2012-07-16

빛 좋은 개살구

▲ 권광순 제2사회부한평생 살아가는 동안 가진 자, 못가진 자 할 것 없이 어쩌다 돈이 급히 필요한 때가 있다. 돈을 꿔야하는 절실한 입장마다 제각각 사연은 다르지만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급전(急錢)은 요긴하게 쓰여진다. 소규모 영세상인들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소액 운전자금은 더욱 필요하다.일반적으로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해 신용이나 담보로 대출하기도 하지만 경기 부진으로 가계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에겐 아직도 대출 문턱은 높기만 하다.안동과 영주, 봉화, 영양, 의성 등 경북북부 7개 시·군을 관할하고 제도권 금융기관 이용이 곤란한 자영업자들에게 담보나 보증 없이 낮은 이자로 소액대출사업을 실시하는 안동의 한 서민금융의 경우 개점 2년간 100여건에 겨우 9억여원의 대출에 그치고 있다. 같은 지역 불법 사금융보다 오히려 낮은 수치로 지나치게 까다로운 대출조건이 `발목`을 잡아 서민들에게 `빛 좋은 개살구`로 내비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전통시장상인 자립지원을 위해 신용정보가 없거나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의 신청자를 대상으로 수백만 원에서 최고 1천만원까지 저리로 3년이내 균등분할 상환하는 것이 대출조건이나 실제 자격 조건을 맞추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결국 발길을 돌린 상인들은 금리 40~60%를 웃도는 사채를 빌릴 정도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얼마전 대구의 사채업자로부터 안동의 재래시장 한 60대 여성은 5년 전 불과 100만원을 빌려 썼다가 얼마 전까지 원금의 100배 가까이 갚았지만 빚은 줄지 않았다. 이 여성이 운영하는 업소와 불과 지척의 거리에 마을금고 등 서민경제 최일선 금융기관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법정 이자보다 수십배 많은 불법 사금융의 횡포가 깊숙히 뿌리내린 우울한 현 사회의 한 단면이다. 불법 사금융 대부업자들이 기승을 부리자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일단 수그러들기는 했으나 언제, 어디서든 음지의 독버섯처럼 재차 피어오를 공산이 크다.결국 경찰의 강력한 단속은 영세상인들에게 `사채의 덫`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는 있어도 궁지에 몰린 이들에게 자금줄을 말린 결과를 초래했다.`급전 필요하신 분`, `급한 불 바로 해결`등의 문구가 적힌 전단이나 딱지들이 난무하는 현실 속에서 단속 외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당국의 서민금융 대책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안동/gskwon@kbmaeil.com

2012-07-03

음주파문 반성 대신 군민 탓

▲ 손창익제2사회부 흔히 사람들은 성공한 일에 대해서는 자기가 잘해서 된 줄로 생각하고, 잘못되었을 때는 남의 탓으로 돌린다. 책임이란 내가 지면 무겁고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 참 편한 단어이다.잘 되면 내 탓,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우리 속담도 같은 맥락이다.우리는 일상에서 `내 탓이 아니야`라는 말로 자신을 합리화시켜버리는 경향이 있다.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면 두려움 또는 마음의 부담은 덜 수 있을지 몰라도 정작 문제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지난 14일 성주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주민 K씨가 글을 올렸다.내용은 점심 시간 한 식당에 군청 공무원들의 음주 목격담을 소개하고 내 낮부터 술을 마시고 업무를 어떻게 볼 수 있겠느냐고 질책했던 것.이 글로 인해 성주군청 공무원들 사이에 말들이 많다.“이제부터 군청 구내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이래서 성주읍내 식당은 장사가 안된다” 등등.음주에 대한 반성보다 고발한 군민 탓을 하고 있다.다산은 목민심서에서 목민관의 자세로 청렴·절검의 생활신조, 백성본위의 봉사정신 등을 들었다.수령은 근민(近民)의 직으로서 다른 관직보다 그 임무가 중요하므로 반드시 덕행·신망·위신을 갖춘 적임자를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사실, 일부 공무원의 부도덕으로 인해 전체의 공무원의 욕되게 비취질 수는 있다.의약에도 환자를 치료하는 약 성분 중에는 하나하나로 보면 독성이 포함한 물질도 들어 있다고 한다.하지만, 그러한 재료도 다른 약과 어우러질 때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 된다.그러므로 어려움을 당할 때 그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합력하여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한 종교단체에서는 “내 탓이오”라는 캠페인을 벌였다.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운 것이다.지금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현실을 맞이하고 있다.이러한 어려움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위기극복의 방안이 무엇인지가 주요 화두(話頭)인 요즘, 자칫하면 문제와 해결 사이에서 남의 탓만 하다가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이럴 때일수록 군민의 녹을 먹는 공무원은 다산 목민심서의 심오한 뜻을 한 번쯤 되새겨 보길 바란다.안동/sohn6770@kbmaeil.com

2012-06-25

안동시설관리公 결국 `인사가 망사`

▲ 권광순기자지방공기업들의 잘못된 인사 관행이나 방만 경영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친인척 특혜채용 등으로 이사장 중도하차 사태를 맞이한 안동시설관리공단은 최근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인사가 망사(亡事)`가 된 사례로 일단락됐다.공기업 임원에 대한 자치단체장의 보은 인사 등 외부 전문경영인 영입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지자체장의 하염없는 총애(?)를 받아 온 안동시 한 간부공무원의 독단적 경영이 빚어진 결과다.공단은 전문성이 없는 직원 특혜채용과 비효율적 경영으로 매년 수십억씩 적자를 냈고 그 적자는 고스란히 시민의 세금으로 메우는 악순환이 되풀이된 것이다.공단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전문성 부족과 방만 경영은 온천 등 각종 지역개발 사업에서도 `하수티`를 여실히 드러냈다.이번 공단사태는 결국 노후보장용 인사로 인해 지방공기업의 부실 경영과 도덕적 해이로 이어져 지방재정면에서나 시민들에게 심각한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는 주지의 사실이다.현행 규정상 지방공기업 임원으로 선임되려면 공무원의 경우 퇴직 후 6개월이 지나야한다. 하지만 공모 절차를 거치면 퇴임기간과 상관없이 선임되는 등 절차가 낙하산 인사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됐다.지방 공기업에 대한 전문적 경영 능력을 갖춘 인사 임용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는 그래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이유다. 때문에 지방공기업 임원에 대한 사전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전문가 영입 등 공정성을 담보로 하는 특위를 구성해 선임 절차에 대한 감시 및 감독 강화,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현재 안동시설관리공단의 실질적 운영은 신임 공단 이사장이 선임되기까지 사실상 안동시가 직영체제로 관리하고 있다.이를 지도·감독해야할 안동시 각 부서마다 공단 임원에 대한 전관예우 차원에서 그동안 뒷짐만 진 채 적절한 감독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세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단편적 예로 지난해 인천시가 지방공기업을 통합하게 된 주된 원인은 통합 전 공사들이 설립취지를 잊고 무리한 개발사업 등 방만한 경영을 시도하다가 결국 재정위기를 불러 온데서부터 촉발된 사례다.인사 전횡을 막기 위해 설치된 공기업 임원 추천위원회가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할 것인지, 아닌지 각종 구설수가 나오지 않도록 안동시가 차기 공단 이사장 선출에 만전을 다하기를 기대해 본다.안동/gskwon@kbmaeil.com

2012-05-08

연이은 학생 투신 사건, 교육청부터 자성해야

▲ 김 세 동 제2사회부영주에서 중학생이 투신자살한 사건에 이어 안동, 상주, 대구에서 학생들의 투신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교육지원청의 대처 방안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30일 대구시 우동기 교육감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연이어 발생한 학생 투신 사건과 관련한 언론 보도가 모방자살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다며 사실에 근거한 보도만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우 교육감은 각 언론사 대표들에게 협조를 바라는 서한문을 발송하는가 하면 사고 발생에 대한 사과를 표명하는 등 자성의 모습을 보였다.이에 반해 영주교육지원청은 사고 발생 16일이 지난 현재까지 이렇다 할 사고에 대한 해명과 사과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영주교육지원청은 지난 23일 영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장에도 대국민 및 영주시민을 상대로 사고 발생에 대한 교육 책임기관으로서의 입장과 사과 의지를 보이지 않은 자료를 배포해 사실상 기자회견이 무산된 바 있어 책임 있는 교육기관으로서의 도의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특히, 영주교육지원청 모 장학사는 “기자들에게 당할 만큼 당했고 보도될 만큼 보도됐으니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기자들을 만나기 싫다”는 발언과 함께 “취재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보여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이 발언을 한 장학사는 학교폭력 등 중등 교육지원을 맞고 있는 책임자로서 명확한 사실 확인과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보다 자신의 개인적 심경을 토로해 사고 대책에 대한 영주교육지원청의 의지를 엿보게 했다.이에 대해 교육지원청 한 관계자는 “담당 장학사가 아침, 점심 식사를 하지 못해 피로한 상태에서 벌어진 사태”라 해명했다.영주교육지원청의 아무런 해명 조치가 없는 가운데 1일 400여명의 관내 초·중·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의 문제에 학부모가 관심을 갖고 예방 차원에서 취해야 할 방법과 자녀 양육방법에 대한 특강을 실시했다. 이에대해 일부 시민들은 “학부모 교육보다 교육지원청이 먼저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자성의 자세를 갖고 대시민 사과와 사고 방지 대책 마련 등 입장 표명이 우선돼야 한다”며 교육지원청의 행사를 일회성 전시행정이라고 비난했다.영주/kimsdyj@kbmaeil.com

2012-05-04

`울릉도 명이`는 `육지 명이`와 달라

울릉도 심신 산골 눈 속에서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고 봄에 싹을 틔우고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돋우는 최고의 울릉도 산나물 `명이`가 육지에서 대량 재배된다는 소식이다. 쌉싸래하면서 맵고 단듯한 독특한 맛을 내는 명이는 울릉도 고유 특산 산나물로, 학명은 산마늘이다. 조선시대 울릉도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이른 봄 먹을 것이 없자 이것을 먹고 명을 이었다 해서 `명이`로 불렀다.울릉도 토속 주민들은 명이나물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명이라고 한다. 일반 나물과 다른 생명을 이어준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울릉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이 깃든 향토식물로 주민들이 특별한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명이가 내륙지역에서 4년여 간의 시험 재배를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확이 시작됐다고 한다.울릉군민 입장에서는 참 황당하기 그지 없다. 명이는 울릉도 주민들이 붙인 이름인데 눈이 내리지 않는 육지 내륙에서 생산된 것에 명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굳이 붙인다면 당연히 산마늘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서식처 자연환경 차이는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울릉도 명이는 화산섬에서 겨우내 2~3m가 넘는 눈 속과 나무가 우거진 그늘 속에서 어렵게 자란다. 육지의 하우스에서 자란 것과 어떻게 비교할 수 있단 말인가. 울릉도 명이란 이름으로 시중에서 나오는 것 자체가 울릉 주민들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산마늘이 울릉도든, 육지 어느 곳에서든 생산되지 말란 법은 없다. 재배 여건이 완전히 다른데 명이란 이름표를 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명이라는 말은 울릉도서만 사용하는 것이 맞다. 명이와 산마늘은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고 본다.벌써부터 이와 관련된 혼돈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그냥 생체 때는 울릉도산과 구분이 가능하지만 제조하면 전혀 분간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울릉 명이와 육지 산마늘을 놓고 원산지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울릉도는 육지와 거리가 멀어 식물들이 교잡(交雜)되지 않고 순수한 자생종으로 자라 맛과 향기가 독특하다. 그 점에서 울릉도 고유 명사로 자리잡은 명이 명칭 사용에 대한 관계기관의 정리가 필요하다.울릉/kimdh@kbmaeil.com

2012-04-27

관망만 한다면…

강구연월(康衢煙月)이란 말이 있다. 번화한 큰 길거리에 달빛이 연기에 은은하게 비치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로, 태평한 세상의 평화로운 풍경을 뜻한다. 이런 태평성대 시기에는 주인들이 많다. 다시 말해, 나의 역할때문에 세상이 평안해졌다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지금 영주가 그렇다. 오랜 주민 숙원 사업이 해결되고 국책사업 유치 등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자 저마다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는 인사들을 쉽게 볼수 있었다. 자신이 영주의 중심 인물이고 기관이며 지도자라고 했던 것이다. 영주의 발전에 저마다 거들었다는 주장, 수긍측면도 없지 않고 애교로 넘길수도 있다. 실제 결과도 좋았으니 말이다.그러나`내가 지역을 위해 이랬다…`라는 자랑은 최근 영주시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으로 중학생이 투신 자살한 사건과 접목시키면 사정이 달라진다. 어린 학생의 비보를 접하고서도 지역의 지도자, 선도자라 자칭했던 이들과 관련 기관 어느 곳도 제대로 된 사과문조차 내놓지 못했다. 아예 목소리를 낮추는데만 급급했다. 혹시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뿐이었다. 좋은 일에는 저마다 나서 주인이라고 목청을 높이더만 나쁜 일에는 관망자였던 것이다. 책임 있는 지도자의 모습은 아예 찾을 수 조차 없었다. 중학생 투신자살이 몰고 온 후유증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이도, 다시는 영주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보자는 주장도 보기 어려웠다. 평소 그렇게 많던 지도자, 선도자, 그리고 영주의 주인이라 자칭하던 인물들이 왜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을까.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매우 궁금했던 대목이다.유명한 장수는 전쟁때 많이 탄생하는 법이다. 말로만 지역 지도자 운운하고, 지역이 진정 어려울때는 내몰라라 하는 식이라면 자격이 없다. 이번 사건으로 영주는 유교문화의 본산지, 선비 정신의 계승, 한국 최초 사액서원 운운하며 자랑했던 교육과 문화의 중심 도시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었다. 지도층이라 자칭하던 이들의 어설픈 행보가 지역 이미지 실추에 한몫을 했다고도 여겨진다. 한 번 돌아보고 도의적 책임감을 가슴 깊이 새겼으면 한다.지금 영주는 실망에 빠진 시민들을 다독이고 평화스런 지역으로 다시 복원하기 위한 대처가 시급하다. 지역 지도자들은 좋은 일에만 나서 자랑하지 말고 궂은 일에도 자신을 던져야 한다. 그것이 시민들이 바라는 진정한 지도자 상이다.영주/kimsdyj@kbmaeil.com

2012-04-26

여의도에 심을 `무궁화`

대한민국의 나라꽃이 `무궁화`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국민을 바보로 만든다는 TV도 시작할 때와 끝을 애국가로 장식하며 무궁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의 꽃보다는 그림으로만 무궁화를 접하는 세대가 점점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을 내어 놓는 기관단체를 찾아보기 어렵다.최근 공원이나 거리,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 가면 사람들의 카메라를 독차지하고 있는 벚꽃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이 꽃을 주제로 한 축제도 열리며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다.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벚꽃은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데 정작 우리의 국화인 무궁화는 공원이나 새롭게 조성되는 도로변, 심지어 정신문화를 계승한다는 서원, 향교 옆에도 심겨지지 못하고 천대받고 있다.피고 지고, 지고 피기를 반복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대표하는 우리의 무궁화는 어디로 숨었나.나이가 든 어른들은 어릴 때 숨바꼭질을 하면서 불렀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기억할 것이다. 그만큼 무궁화는 우리 생활이었지만 이제는 `무궁화 꽃이 숨었습니다`로 고쳐야 할 판이다.우리 사회에는 또 다른 무궁화 꽃이 있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이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는 금장 무궁화,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이 사모하는 무궁화가 주인공이다.11일 금장 무궁화 300개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국민과 지역을 대표한다는 명분에 동분서주하며 금장 무궁화를 옷깃에 달고자 뛰는 그들은 지금 무궁화 꽃이 처한 현실을 알까.자신의 당선만을 위해 상대방의 약점 잡기, 뜬소문양산, 잘못을 포장하기에 급급했던 그들이 옷깃에 단 무궁화가 `일편단심`과 `영원`을 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또 일제의 무궁화 말살정책에 맞서 죽음도 각오하며 무궁화 묘목을 삼천리에 배포하며 식재를 독려했다는 사실에는 관심도 두지 않았을 것이다.종로에 사과나무를 심지 말고 무궁화를 심어보자. 여의도에 핀 무궁화에도 향기를 나기를 기다려보자.`무궁화 꽃이 숨었습니다`가 아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다시 우리의 입에 회자(膾炙) 시켜 보자.경산/shs1127@kbmaeil.com

2012-04-11

`리틀 안동시청`이라고 봐 줬다

▲ 권광순제2사회부 얼마 전 전국 대학교수 2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사자성어로 선정된 장두노미(藏頭尾).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을 뜻하는 말로 감추는 것이 많아 들통날까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뜻한다.최근 안동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자신의 친인척 특별채용과 업무직 전환, 무리한 무기 계약직 전환 시도, 업무추진비 부당집행 등 각종 의혹으로 시끄럽다.이 문제로 경찰 수사와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공단 직원들이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시설공단 산하 7명의 간부가 일제히 공단 미래를 위한 이사장의 대의적인 결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퇴진을 압박한 것이다.결국 이사장은 지난 3일 안동시장에게 사표를 제출, 이틀 뒤에 수리됐다.이사장의 전횡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이들이 그동안 호가호위하더니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등을 돌린 모양새로 비춰졌다.문제가 된 공단 이사장은 친인척을 잇따라 특별 채용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물론 친인척을 채용하면 불법이라는 명확한 규정은 없다.그러나 법 테두리 안에서 막강한 이사장의 특권과 특혜, 편법으로 채용함에 따라 공익기관으로서 사회적 윤리를 무시했다는 세찬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현 안동시설관리공단 직원은 안동시청 공무원 숫자의 10분의 1 수준인 130여명이다. 언제부턴가 공단은 `리틀 안동시청`으로 불릴 만큼 불필요한 인력들로 채워졌다.여기저기 청탁성 직원 채용도 한 몫 거들었다.부서마다 보은 인사로 채워지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얼마 전 안동시청 A간부의 자제가 공단에서 자질부족으로 중도하차한 경우는 이 같은 실정을 대변해 주고 있다.시설공단의 실질적 주주로서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안동시가 공단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관리 감독의 소홀히 했거나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예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이사장이 공단을 떠난 이후에도 온천장, 체육관 등 공단 산하 부서 곳곳에서 불미스런 각종 의혹들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시민들 대다수가 아는 사실을 그때마다 시민을 설득하고 의혹을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진실을 감추려는 공단측의 모습이 오히려 측은하다.안동시는 시민이 낸 세금의 효율적인 관리를 수임받은 기관으로서 책임과 대책을 함께 강구해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기를 기대해 본다.안동/gskwon@kbmaeil.com

2012-04-10

언행일치의 정치인

옛날 두 아들을 둔 아버지가 있었다. 하루는 아버지가 큰아들에게 “봄이 되었으니 곡식을 심게 밭을 갈아라”고 지시하자 큰아들은 “예”라고 대답했지만 밭에 나가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다. 작은아들에게 아버지가 똑같은 말을 하자 작은아들은 “아니오”라고 대답했지만, 곧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밭에 나가 열심히 일했다.4·11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많은 예비후보자들은 거의가 자신이 정치를 해야 한다며 협박성(?) 논리도 서슴없이 펼치고 있다.이들 대다수는 정치권력을 맛보고 있거나 경험했고 주변에 머물던 사람들로 누구보다 정치권력이 가진 특혜와 힘을 알기 때문에 아전인수식의 행동에도 거침이 없다.선거기간 동안 표를 얻기 위해 “지역민을 사랑하고 섬기겠다”며 머리를 숙이지만 국회에 입성하고 나면 과연 지역민을 섬겼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지역민을 위하기 보다는 자신의 치부를 먼저 걱정하고 권력남용의 기회를 엿본 사례를 비켜가는 국회의원은 과연 얼마나 될까.입으로만 “예”라고 대답하고 실천에 옮기지 않은 언행 불일치의 큰아들과 다른 점을 찾아볼 수가 없다.윤동주 시인은 서시를 통해 죽는 날까지 하늘에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노래했다지만 정치인들은 하늘과 땅, 모두에게 부끄러운 행동을 하면서도 `내가 정치의 최적임자`라고 당당하게 외친다. “아니오”라고 대답했지만, 자신이 해야 하는 행동을 실천에 옮겼던 작은아들의 미덕을 우리의 정치판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당리당략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을 거듭하는 우리의 정치판에서 이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우리도 백 년의 전통을 가진 정당을, 집무실에 간이침대를 두고 오로지 지역민, 국민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치인을 만날 날을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하자. `늦었다고 후회할 때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는 말처럼 이제부터라도 시작해보자.경산/shs1127

2012-03-09

정당성 없는 다케시마의 날

▲ 김 두 한 제2사회부·부국장일본 시마네현은 지난 22일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의 날 기념식을 했다. 이들이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한 것은 지난 1905년 2월 22일 시마네현 고시 제40호 독도를 편입했다는 내용을 근거로 100주년이 되던 지난 2005년에 제정했다.그렇다면, 시마네현 고시의 법적인 효력이 문제다.시마네현 고시 제40호는 `북위 37도 9분 30초, 동경 131도 55분 오끼도와의 거리 서북 85리에 달하는 도서를 죽도(竹島)라 칭하고 자금본현 소속 오끼도사(隱岐島司)의 소관으로 정한다`라는 내용이 전부다.그런데 일본 소장(所藏)의 유일본인 이 자료는 고시용이 아니라 붉은 주인(朱印)이 뚜렷한 회람용에 불과해 일본의 주장과 실제 고시됐다는 구체적 증거가 없다. 통상적인 편입 고시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또 지난 1905년에 발발한 러일전쟁 당시 해전 상황을 보도한 일본정부 관보에는 해전의 중심지역을 소개하면서 `편입한 다케시마`로 쓴 것이 아니라 `리앙고루도암`이라고 적었다.시마네현 고시 이후 관보에도 독도를 `리앙고루도암`이라고 사용하고 있어 일본 정부 스스로 시마네현고시가 엉터리임을 자인하고 있다.러일전쟁 관련 일본신문기사도 모두 `리앙고루도암`으로 표기하고 있어 일본 내에서도 시마네현고시가 효력이 없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지난 1905년 6월5일 일본관보 역시 러일전쟁의 주요 전투지역인 독도를 `리앙고루도암`이라 했고, 그해 9월18일 부산주재 일본영사 아리요가 일본정부에 보고한 관보에도 `리앙고루도암`이라고 적었다.당시 일본 영사는 소위 시마네현고시 제40호로 독도를 편입한 지 7개월이 지나도 여전히 다케시마가 아닌 `리앙고루도암`이라고 적은 것은 시마네현고시가 실제 고시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정황들을 볼 때 일본은 러일전쟁을 앞두고 유리한 진지(독도)를 선점하고자 벌인 사기 행각임이 명백하다.일본 시마네현은 2월22일을 기념할 것이 아니라 일본의 저명한 역사학자와 한국 내 학자를 통해 독도가 시마네 현에 편입되지 않았음을 스스로 밝히고 그들의 선조와 역사를 욕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울릉/kimdh@kbmaeil.com

2012-02-29

참 교육의 의미

심한식 제2사회부2012학년도 대학입시가 끝나며 각 학교와 지자체는 서울대 등 명문대학 진학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명문대 몇명 입학했다는 내용을 언론에 홍보하고 시가지 중심에 현수막까지 내건다. 명문대 진학률이 여전히 잘 가르치는 학교의 기준이 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서글픈 생각이 든다.과연 명문대학에 많은 학생이 진학하는 것이 잘 가르치는 것일까.타동사인 `가르치다`의 사전적인 의미에는 `지식과 기능 따위를 일깨워서 알게 하다`와 `사람의 도리나 바른길을 깨닫게 하다`란 의미도 있다.우린 후자의 의미보다 전자의 의미에 목을 매는 현실을 슬퍼해야 함에도 학력 지상주의를 찬양하고 있다.일명 명문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서 많은 월급과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받아 보는 것에 청춘과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년의 안락한 삶이 보장되는 것으로 전적으로 믿고 있다.상아탑이라는 대학도 순수 학문을 배척하고 취직위주의 학문으로 강좌를 개설하는 편법에 앞장서며 지식과 기능에만 충실하고 있다.하지만, 학력지상주의는 사제의 도리와 가정의 화목, 사회질서를 깨는 주범이 되었다.제자가 스승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부권(父權)이 상실되고 부모의 관심이 경찰에 신고대상이 되어버렸다.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알고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이웃을 돕고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를 실천했던 우리의 전통을 되살릴 수 없을까?먹고살기 어려운 시기에 살던 우리의 조상도 교육의 큰 목적을 사람됨에 두었다. 인성과 우애, 측은지심을 가진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물질보다 위에 두었다.이제 잘 가르치는 교육의 척도를 소위 명문대학에 얼마의 학생을 합격시켰는가가 아닌 세상에 태어날 때 가졌던 순수성을 잘 보존하고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씨 등으로 바꾸어 보자.수학공식과 영어 단어 외우기를 강요하지 말고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며 타인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는 인격수양의 공간인 학교로 되돌아가 보자.경산/shs1127@kbmaeil.com

2012-02-27

학습자유권 보장하자

심한식제2사회부캠퍼스의 낭만을 즐기기보다는 취업과 등록금 걱정에 생활비 조달이라는 이중 삼중의 무거운 짐을 짊어진 대학생들이 학습자유권까지 박탈당하고 있다.원활한 학사일정과 비리 근절 등을 위해 대학이 전자 수강신청제도를 도입하며 신학기 개강을 앞둔 대학가의 PC방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개설된 강좌 중 마음에 드는 과목을 수강하려면 정원 내에 들어야 하기 때문에 일차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친구까지 동원해 인터넷 속도가 빠른 게임방을 찾은 것이다.하지만, 원하는 과목을 100% 수강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로 주변의 인적 자원을 동원하는 편법이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다.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수강신청을 끝낸 과목도 수강생이 적다는 이유로 폐강이 결정되는 불운을 피해가야 한다.학문연구에 매달려야 하는 교수가 살아남고자 신입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는 곳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지만 무한한 잠재력과 지적 호기심을 가진 우리 대학생의 학습자유권을 무참하게 짓밟을 권리를 누가 그들에게 주었는가.대학등록금이 인하되자 학사일정을 줄이고 돈벌이가 되는 계절학기를 늘리는 교육자의 배짱은 또 어디서 왔는가.틈만 나면 세계 경제 속에 우뚝 선 나라라고 자랑하지만, 학문에 대한 신성함을 잃었다.한 명의 학생을 위해 교수가 존재하는 교육 시스템은 우리에겐 없다.학문의 가치보다는 경제논리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좋은 학점을, 졸업 후 무엇을 하는가보다 어디에 취직했는가를 먼저 보는 세상이 되었다.교육기관도 돈벌이가 되는 사업에만 열중하다 보니 정작 지켜야 할 기본을 무시해도 가책을 느끼지 않고 사회도 시간만 지나면 용납하고 있다.이제는 기본이 존중받을 때가 되었다.한 명의 천재가 전체를 먹여 살릴지는 몰라도 광기 어린 천재는 인류를 멸망하게 할 수도 있다.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현자를 원했던 것처럼 지식의 울타리를 만들지 말자.경산/shs1127@kbmaeil.com

2012-02-16

공직자의 사명감

▲ 김두한 제2사회부울릉도 관문 도동항은 지난 1977년 7월7일 한일호가 취항하면서 축조됐으며 당시 연간 10만 명 정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다.그러나 현재 이 항은 연간 150여만 명이 이용하고 있고 하루 대형여객선 1척, 중형여객선 2척, 독도 여객선 4척, 유·도선 3척, 어선 10여 척이 출입항하고 있다.여름에는 이보다 두 배 이상 운항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일부 여객선이 접안을 하지 못해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또한, 여객선사가 울릉도 주민들의 숙원인 5천t급 여객선을 취항하려 해도 접안시설이 부족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울릉군은 수년 전부터 접안시설 30m 연장을 정부와 지역 국회의원에게 건의했다.그러나 울릉항(사동항) 2단계 공사가 시작되는 마당에 굳이 도동항 접안시설을 연장할 필요가 있느냐 명분에 밀려 좌절됐다.하지만 올해 15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연장공사에 들어간다. 국토해양부도 울릉도 도동항의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예산을 배정했다. 이같은 성과의 뒤에는 최수일 울릉군수를 비롯한 울릉군 공무원들의 강력한 의지와 노력이 한몫을 했다.특히 독도아카데미 아이디어를 내 울릉도관광 고급화와 경제발전기여, 전국공무원 독도사랑 확산에 크게 이바지한 김헌린 사무관의 헌신적 노력이 돋보인다.김 사무관은 도동항 접안시설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국회의원도 하지 못한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그는 울릉항 2단계 공사가 확정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울릉항공사를 기다릴 수 없다며 도동항 연장 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중앙부처를 찾아다니며 도동항 접안시설 연장의 당위성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이 같은 노력에 중앙부처도 손을 들었고 내친김에 항구의 TTP보강 설계비까지 받아냈다.공무원이 해내고자 하는 노력과 진심이 담긴 설득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 국민을 위하고자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울릉군 공직자뿐 아니라 모든 공무원들이 본 받아야 할 사명감이기보다는 공직자가 반드시 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울릉/kimdh@kbmaeil.com

2012-02-13

농협 조합장이 뭐길래

▲ 황태진 경제부 차장농협조합장 선거가 과열경쟁과 불법 혼탁으로 `막장`까지 치닫는 등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지역 농협 조합장과 임원 선거가 불·탈법 선거의 경연장으로 전락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5일 경주 안강농협에서 조합장 선거와 관련 금품이 오간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북도 선관위에 따르면 오는 14일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이 조합의 현 조합장이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라고 한다.이에 앞서 지난달 9일 안동 A농협 조합장 선거에서도 특정 후보자가 10~15만원이 든 돈 봉투를 조합원에게 돌린 혐의를 잡고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농협조합장이 뭐길래 이처럼 선거비리가 끊이지 않을까?이는 농협 조합장이 갖는 제왕적인 권한과 영향력 때문이라는게 조합 관계자들의 말이다. 임기 4년의 조합장에 당선되면 웬만한 기관장 못지않은 명예와 부를 얻을 수 있다. 조합장은 해마다 5천~8천만원의 급여와 성과급에 거액의 판공비와 유류지원비, 활동지원비 등을 받는다. 또한 조합 직원 인사를 비롯한 예산과 각종 사업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여기에 자금의 조달과 공급, 예금과 적금 대출 등 금융 업무도 총괄한다.농협 관계자는 “읍·면 단위를 통틀어 실질적으로 가장 힘이 센 기관장이 농·축협 조합장이다”며 “지역에서 누리는 권한이 막강한 만큼 조합장 자리를 노리는 경쟁 역시 그만큼 뜨겁다”고 말했다.게다가 당선되면 하루아침에 지역 기관장으로 신분 상승과 함께 지방의회 등 정치권으로 진출하는 발판을 다질 수 있어 각종 불·탈법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투표권이 조합원들로 한정 돼 있고 이들이 이웃과 친·인척, 선·후배 등으로 얽혀 있는 등의 선거구조도 불·탈법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포항지역에서도 오는 2월 동해농협, 3월 신포항농협, 5월 흥해농협 조합장 선거가 열린다. 진정 농민을 위하는 농협의 대변자로 그 역할에 매진해 주길 당부하며 아름다운 선거문화가 농협에서부터 꽃피길 기대한다.

201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