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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이동휘 “평범하지만 소중한 삶 들여다보고 싶어”

“다양한 장르, 다양한 이야기로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같이 볼 수 있다는 게 영화의 미덕이잖아요.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평범하게 소중한 삶을 살고 있고, 그런 사람들의 삶도 들여다보고 싶었어요. 저도 늘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영화 ‘국도극장’에서 사법시험을 포기하고 쫓겨나듯 낙향한 청춘 기태를 연기한 이동휘는 개봉과 함께한 첫 인터뷰에서 “지금도 막 건조기 시간을 맞추고 나왔다”며 이렇게 말했다.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1천600만 관객을 웃긴 영화 ‘극한직업’으로 한껏 주가를 올린 그이지만, 친한 형이 못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나리오를 준 감독을 수소문해 먼저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했다.“시나리오를 보고 제가 먼저 위로를 받았어요. 누구나 각자가 자기 삶의 주인공이고, 기태도 다를 것 없고요. 쫓기듯 사는 삶을 벗어나 자기 인생을 꾸려나가는 모습에서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편안한 마음으로 살 수 있다는 위로가 전해진 것 같아요.”사법시험 제도가 폐지되면서 고향으로 돌아온 기태를 반기는 사람은 없다. 어릴적 친구는 ‘서울에서 뭐라도 될 줄 알았다’며 비아냥대고, 잘난 형은 자신을 한심하게만 본다. 엄마는 아픈 몸으로 그런 형만 챙긴다.이동휘는 “인간은 누구나 외로움을 갖고 있고, 저 역시 맞벌이 부모님에다 외동아들이어서 오래 외로움을 느꼈다”며 “그런 내재된 외로움을 꺼내 기태의 모습에 접목했다”고 말했다.그는 기태가 ‘찌그러져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일부러 자세를 망가뜨리기도 했다. “학창 시절 무거운 가방을 한쪽으로 매 어깨가 오른쪽으로 많이 처져 있어요. 다른 작품을 할 때는 모니터를 보며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오히려 더 쳐진 자세로 만들었죠.”‘국도극장’에서 “연기하면서 행복한 게 너무 많았다”는 그는 연극 무대 출신 배우들이 드라마나 영화 스케줄이 없을 때 연극 무대로 돌아가듯, 단편 영화를 매년 찍고 있다. “2∼3회차에 촬영이 끝나니 부담은 없고, 단편 영화 작업을 통해 연마나 수련을 하고 살아 있다는 걸 느끼는 것 같다”며 “단편 영화를 준비하시는 감독님들이 편하게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영화는 지난달 29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개봉했다.“전주(영화제 때) 극장에서 봤을 때의 느낌은 확실히 달라서 극장 경험을 공유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관객이 안전하고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집에서는 아무래도 덜 느껴지는 여백의 미덕은 극장에서 체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연합뉴스

2020-06-01

‘윈터가든’ 애칭 너무 감사하죠

“역할 제안을 받고 캐릭터 설명을 들었을 때 재밌겠다, 특이하겠다, 신선하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오히려 (걱정보단) 재밌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처음에 딱딱하고 차갑게 느껴진 사람이 음식 잘 먹고 그러면 재밌지 않나요?”겉으로 보기엔 무뚝뚝하지만 속으론 불같은 짝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외과 레지던트 장겨울.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소아외과 조교수 안정원(유연석 분)과 ‘겨울정원’, ‘윈터가든’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신현빈(34)은 “애칭으로 불러주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장겨울에 대한 설정들이 재밌게 느껴졌고 그것들을 어떻게하면 더 잘 보여드릴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극 중 장겨울은 유독 먹는 장면이 많다. 일반외과의 유일한 레지던트로 받는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기 때문이다. 바쁜 만큼 부스스한 머리를 질끈 묶고 화장기없는 얼굴로 병동을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신현빈은 “‘용석민(신경외과 치프 레지던트)과 장겨울은 병원에 가면 진짜 볼 수 있다’ 같은 얘기를 듣고 뿌듯했다”고 말했다.“‘겨울이가 먹는 샌드위치, 나도 먹고 싶다’는 반응이 재밌었어요. 대본에선 샌드위치를 ‘맹렬히’ 먹는다고 쓰여있었죠(웃음). 먹으면서 대사하는 게 힘들더군요. 사전에 저도 그 샌드위치를 배달시켜 먹으면서 어디까지 먹을 수 있나 연습을 해봤어요. 꽤 크고 쉽지가 않더라고요(웃음). 그런 점들도 귀엽게 봐주신 것 같아요. 초코과자 먹는 신을 찍을 땐 한 번에 12~13개까지도 먹었어요.”안경을 쓰고 옷은 계절마다 딱 한 벌씩만 입는 ‘단벌 신사’라는 설정은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 등 제작진이 정해준 설정이다. 신 PD는 신현빈에게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고. 색조 화장을 하지 않아서 메이크업 시간이 대폭 줄어든 탓에 “연기하기엔 오히려 편했다”던 그는 “처음엔 색깔 있는 립밤 정도 발랐는데 그조차도 과한 것 같아서 나중엔 안 발랐다. 실제로 ‘혈색이안 좋다’, ‘피곤해 보인다’ 같은 소리를 들으면 굉장히 뿌듯했다”며 웃었다.신현빈은 “겨울이 성격과는 비슷한 면도 많고 다른 면도 많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관심 없는 일엔 뚱한 면이 없잖아 있다”며 어렸을 땐 겨울과 비슷한 성격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극 초반, 환자의 발에 붙은 구더기를 떼어내는 장면에서 낚시용 밀웜을 실제로 손으로 만져야 했는데 “어렸을 때 송충이를 귀여워했다. 징그럽지 않았다” 며 장겨울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짝사랑에 대해선 “사람인데 안 해봤겠나”라며 털털한 성격을 보이다가도 “익준(조정석)에게 모든 걸 다 드러낼 용기는 없다”고 덧붙였다.“전 겨울이처럼 못 했을 것 같아요. 겨울이는 어떻게 보면 (사랑에 대한) 상처가 없어서 그럴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전 그 정도로 용기 있진 못했어요. 또 첫눈에 반하는 경험은 없어서 그런 점들도 새로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보시는 분들한테도 느껴질까, 그런 고민을 했어요. 또 그러면서도 의사로서 일할 땐 집중력 있게 흔들리지 않아야 했고요.”2010년 영화 ‘방가? 방가!’로 대중 앞에 등장한 그는 어느새 데뷔한 지 10년을 넘긴 배우가 됐다. 그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촬영하며 “따뜻함이 많이 남았다”고했다.“이 작품 자체가 가진 따뜻함도 있지만 함께한 사람들과의 따뜻함도 많이 남은 것 같아요. 사실 전 저를 괴롭히는 스타일이거든요. 사서 걱정도 많이 하고 예민하게 구는 부분도 있어요. 무덤덤하고 우직한 캐릭터를 하다 보니까 저도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걱정되고 신경 쓰여도 털어낼 수도 있게 되고요(웃음). 그런 것들이 제게 좋은 기억으로 남은 것 같아요. 캐릭터의 좋은 영향을 받아서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도 들어요.” /연합뉴스

2020-06-01

“요즘 익준이로 더 많이 불려… 감사할 따름”

“요즘은 조정석보다 익준이로 더 많이 불리는 것 같은데, 그저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최근 서면으로 만난 배우 조정석(40)은 종영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간담췌외과 조교수 이익준으로 분해 로맨스와 코미디를 넘나드는 연기를 펼쳤다.극 중 주인공 5인방이 결성한 밴드의 보컬이자 드라마를 대표하는 ‘프런트맨’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조정석은 “친구들에게 ‘이 정도로 네 사인을 부탁받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면서 “익준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작가님이 써주신 글로만 보더라도 굉장히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캐릭터여서 많은 분이 사랑해 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밝혔다.극 중 익준은 모든 사람에게 친근한 ‘핵인싸’(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집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자 공부도 노래도 잘하는 천재 캐릭터다. 조정석은 “익준이를 바라봤을 때 너무 멋있었고 그래서 더 닮고 싶었다”면서 자신도 익준에게 푹 빠졌다고 고백했다. 이어 “긍정적인 마인드와 낙관적인 성격, 그리고 ‘뒤끝’이 없다는 점이 비슷한 것 같지만 익준은 너무 다 잘하는 사기 캐릭터인 것 같다. 나는 이익준처럼 모든 걸 다 잘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또한 “실제의 나는 이익준만큼 ‘핵인싸’이진 않다”고 덧붙였다.‘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응답하라’ 시리즈로 케이블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쓴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작품이다. 늘 신인 배우가 메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신원호-이우정 콤비의 전작과 달리 이번엔 조정석이 주연으로 일찌감치 낙점된 데 대해 많은 사람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조정석은 자신의 주연 발탁 과정에 대해 “소속사를 통해 신원호 감독님과 이우정 작가님의 작품에 제안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엔도르핀이 확 돌 정도로 기뻤던 기억이 난다”며 “내가 가장 먼저 캐스팅이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저는 상대 배우 혹은 대본 내용을 알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오직 감독님과 작가님을 향한 믿음이었다”고 밝혔다.결과적으로 출중한 기타 연주 실력과 뮤지컬에서 갈고 닦은 가창력, ‘꾀돌이’ 같은 이미지 등 조정석은 익준 그 자체였다. 그는 서울대 의대 99학번 동기로 출연한 다른 배우들에 대해서도 “점점 역할이랑 비슷해지는 것 같더라. 감독님과 작가님이 이런 점을 보고 캐스팅한 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한 점이 많다”면서 “너무 즐겁게 촬영해서 현장에선 항상 ‘우리가 연기를 한 게 맞냐’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다”고 설명했다.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밴드 합주 장면 중 가장 어려웠던 곡으로 조정석은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꼽았다. 그는 “이 곡은 기타 연주를 굉장히 리듬감 있게 소화하며 노래를 해야 하는데, 노래 자체도 어려웠다”면서도 “밴드를 한다는 점은 부담 없이 다가왔고 너무 재밌고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한 조정석 버전의 ‘아로하’에 대해선 “아내(거미)에게 음원이 출시되기 전에 먼저 들려줬는데 계절과 잘 어울리는 곡인 것 같다며 많이 사랑받을 것 같다고 응원해줬다”고 밝혔다.그는 “드라마가 직접적인 메시지를 주지는 않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디테일한 감정 하나하나가 보는 이들에게 여러 메시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가장 슬기롭고 이상적인 (의사들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이야기 속에서 많은 분이 희망과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뉴스

2020-05-31

BTS 슈가, 英 오피셜 차트 앨범 부문 7위

방탄소년단(BTS) 슈가가 개인 믹스테이프(비정규 무료음반)로 세계 양대 팝 차트 중 하나인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 앨범 부문 7위에 올랐다.슈가가 지난 22일 활동명 ‘어거스트 디’(Agust D)로 공개한 믹스테이프 ‘D-2’는29일(현지시간) 발표된 최신 오피셜 앨범 차트 ‘톱 100’에서 7위를 차지했다.이는 한국 솔로 뮤지션이 오피셜 차트 앨범 부문에서 세운 최고 기록이다.오피셜 차트 측은 “영국 앨범 차트 ‘톱 10’에 사상 처음으로 진입한 한국 솔로 아티스트”라고 밝혔다.‘D-2’는 이밖에 오피셜 앨범 다운로드 차트 2위, 오피셜 앨범 세일즈 차트 3위, 오피셜 앨범 스트리밍 차트 29위 등을 기록했다고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전했다.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앨범 차트에서도 각각 6위와 10위로 높은 순위를 보였다.믹스테이프는 비상업적 목적으로 제작해 배포하는 음반으로, 이번 앨범은 해외 음악 플랫폼에서 유료 구매할 수 있지만 사운드클라우드와 구글 등에는 무료로 공개됐다. 아울러 실물 음반도 제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기록은 주목된다.믹스테이프 타이틀곡 ‘대취타’도 오피셜 차트 싱글 부문에서 68위를 기록하며 ‘톱 100’에 들었다. 이 곡은 오피셜 싱글 세일즈 차트에서는 6위에 올랐다.올해 방탄소년단은 오피셜 차트에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로 앨범 부문 1위, 타이틀곡 ‘온’으로 싱글 부문 21위라는 기록을 쓴 바 있다.팀 앨범에 이어 솔로 작업물로도 전 세계 팬들의 호응을 받으며 차트 파워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영국 오피셜 차트는 미국 빌보드와 함께 팝 시장을 대표하는 양대 차트로 꼽힌다. /연합뉴스

2020-05-31

주현미 “트로트는 한국인의 공통분모”

가수 주현미가 서울 강남구의 한 연습실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한동안 내 일상이 뭐였는지 알아요? 잠자기 전에 (유튜브에 달린) 댓글 보는 거였어요. ‘이런 작업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하는 반응에 너무 행복해하면서, 졸면서도 그거 보면서 잠드는 게 내 일이었어요.”‘트로트의 여왕’ 주현미(59)는 누워서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을 해 보이며 함박웃음을 터트렸다.‘비 내리는 영동교’, ‘신사동 그 사람’, ‘짝사랑’, ‘잠깐만’, ‘또 만났네요’ 등 무수한 히트곡과 함께 35년간 대중 곁을 지켜온 그가 유튜브를 연 지 1년 반.유튜브 ‘주현미 TV’에 들어가 보면 일단 그 규모와 짜임새에 놀라게 된다. 단순히 노래를 전하는 창구가 아니라 한국 전통가요를 모은 아카이브에 가깝다. 멀리는 1920년대까지 100년간 가요사의 대표적 전통가요를 불러 영상으로 남기고 연대별로 모았다.유튜브로 기록해온 노래 이야기 50선을 추려 최근 책으로도 엮었다. 그의 히트곡 ‘추억으로 가는 당신’과 같은 제목의 에세이다.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최근 만난 주현미는 “유튜브 노래(영상)마다 들어있는 이야기가 책이 되어서 나오니 더 ‘역사’가 될 것 같은 느낌”이라며 “책임감이 생기더라”고 했다. 음반으론 정규 앨범만 17장을 낸 그는 책을 낸 느낌이 “정말 다르더라. 참신선했다”며 웃었다.◇“잊히는 노래 사연들 안타까워…내 유튜브로 공부했단 후배들에 뿌듯”“그런 거 있었어요. 이건 재미로 한 게 아니에요, 절대.” 옛 노래를 기록하는 유튜브를 시작한 데는 사명감 같은 게 있었느냐는 질문에 주현미는 목소리를 낮추며 답했다.“노래만 남고 이야기들은 잊히고 묻히는 게 안타까웠다”던 그는 2018년부터 ‘주현미 밴드’ 음악감독인 이반석 밴드마스터와 함께 유튜브 작업을 시작했다. 함께 자리한 이반석 마스터가 “(주현미가 작업을 제안한) 인천 콘서트 대기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거들었다.아쉬움을 느낀 계기는 사실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주현미는 “우리 밴드가 세션 파트마다 그 분야 최고인데, 트로트만 하면 ‘느낌’이 안 나더라. 청승맞고 애간장을 녹이는 그 느낌이 있는데…”라며 “최고로 음악을 한다는 팀도 그런데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우리 선배님들이 남겨 놓은 노래들을 잊어버리겠다 싶었다”고 했다.전통가요 특유의 정서를 이해하려면 그 뒤에 서린 시대적 아픔 등 배경과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는 게 그의 얘기다.6·25 전쟁 당시 입대한 오빠 대신 나룻배를 저었던 소녀의 사연(‘처녀 뱃사공’)이나 부산 피란 생활을 마치고 몸을 실은 환도 열차의 슬픔(‘이별의 부산 정거장’), 이촌향도의 애환(‘앵두나무 처녀’) 등을 들려주는 이유다.곡에 얽힌 자료를 찾고 가사와 멜로디를 복원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자료 조사를 해온 이반석 밴드마스터는 “초창기 가요들은 원본을 찾을 길이 없어지기도 했다”며 “일본에 계신 팬클럽 분이 ‘(LP 이전의 레코드인) SP판’으로 가진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화려한 악기 편성 대신 기타와 아코디언 등 단출한 반주만으로 노래하는 것도 원곡 그대로를 보존하기 위해서다.주현미는 “훗날 후배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부르고 싶을 때를 위해 원곡에 가깝게불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유튜브로 옛날 노래를 공부했다는 후배 가수들도 잇따른다.“후배들이 와서 ‘이 곡 선배님 유튜브 찾아보고 배웠다’고 할 때 ‘바로 이거야’싶어요. 그럴 때 정말 너무 뿌듯해요… 또 외국에 계신 분들, 고향이 그리운 분들이‘어머니가 흥얼거린 옛 노래’라고 하시는 사연을 보면 가슴이 찡하죠.”◇“트로트 매력은 심플함…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주현미 TV’에는 중학생 팬들도 있다. 주현미는 어린 팬들 얘기를 하다 “이 노래를, 이 정서를 안다고, 아가들아?”하고 웃으며 “트로트라는 이 장르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실제로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열풍을 탄 트로트는 지금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음악 장르다. 중장년뿐만 아니라 젊은 층도 환호한다.주현미는 “트로트의 매력은 ‘심플함’ 아닐까. 단순하니 모든 감정을 대입하고 더 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인의 ‘공통분모’가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하지만 주현미가 걸어온 35년간은 트로트가 주류 장르에서 밀려나 소외됐던 시간이기도 했다. “그동안 소외되고 위축됐던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활동하고 있던 후배들이 이렇게 많았었나 싶었어요. 다시 트로트 무대에서 환호받는 후배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아, 이제 좀 한을 풀어라’ 그런 생각이 들죠.”마지막으로 35년간 노래 인생을 되돌아보는 소회를 물었다. 그는 “글쎄, 아직 그 얘기 하려면 멀었을 거 같은데…”라며 역시나 소박한 대답을 했다.“이미자 선배님이 60주년이셨고, 하춘화 선배님도 노래하시는데 이제 35년 된 걸 가지고 이야기하기가 뭐하네요. 너무 대선배님들의 발자취가 있으니까. 어쨌거나 팬들이 있어서 이렇게 계속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현미라는 가수를 아껴준 팬들도 계시고, 우리 전통가요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아직 많이 있어서 아직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거겠죠.” /연합뉴스

2020-05-28

모두 한 번쯤 꿈꿔본 ‘내 부하가 된 상사’

나의 일상을 괴롭게 만드는 꼰대(권위적 사고를 지닌 어른) 상사를 내 부하로 만난다면 어떻게 되갚아줄 수 있을까.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해봤을 상상이다.27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5월 셋째 주(18∼24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 집계에서 이 상상을 드라마로 옮긴 MBC TV 수목극 ‘꼰대인턴’이 2위에 신규 진입했다. CPI 지수는 248.7이다. 오피스 내 갑을(甲乙) 관계 역전이라는 설정은 대리만족 판타지에 가깝지만, 박해진과 김응수 두 배우의 ‘찰떡’ 같은 캐릭터 소화력이 현실감을 더하며 단숨에 수목극 시장의 지분을 차지했다. tvN 목요극 ‘슬기로운 의사생활’(CPI 1위, 282.9)이 금주 퇴장을 앞둔 가운데 한동안 ‘꼰대인턴’의 독주가 예상된다.‘치즈인더트랩’(2016년) 유정 선배 이후 몸에 딱 맞는 캐릭터를 찾지 못했던 박해진은 오랜만에 제 옷을 입었다.그는 옹골식품 인턴 시절 이만식(김응수 분) 부장에게 인격모독을 당하다 새롭게 입사한 준수 식품에서 ‘핫닭면’을 기획, 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가열찬의 이중적 면모를 코믹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부하로 다시 만난 이만식에게 저도 모르던 ‘젊은 꼰대’의 모습을 드러내는 부분이 인상적이다.김응수 역시 영화 ‘타짜’ 속 곽철용에 이어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난 듯하다. 첫회에는 실감 나는 꼰대 상사 연기로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놓더니, 바로 다음 회에는 시니어 인턴으로 변신해 ‘늙수그래’(‘미생’의 장그래에 빗대)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능청스럽게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묘사하는 데서 그의 내공이 느껴진다.원조 꼰대와 젊은 꼰대의 끝없는 기 싸움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까. 이 작품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내면에 지닌 꼰대 기질을 조명하는 측면도 있다. 시청자들은 가열찬과 이만식을 오가며 몰입하다가 자신의 꼰대 기질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연합뉴스

2020-05-27

“영화 ‘#살아있다’ 침체 한국 영화계 살렸으면”

“영화 ‘#살아있다’가 침체한 한국 영화계를 살려주면 좋겠습니다.” 다음 달 개봉하는 스릴러 ‘#살아있다’로 첫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유아인과 박신혜가 27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전한 바람이다.‘#살아있다’는 정체불명의 감염 탓에 통제 불능이 된 도시에서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등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 제목과 집에 고립된다는 내용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떠올리게 한다.유아인은 “요즘은 ‘살아있다’라는 것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며 “저 역시 영화를 통해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른 사람들과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박신혜도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우리 영화가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영화를 보는 분들에게 기운과 활력을 불어넣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유아인과 박신혜는 고립된 생존자인 준우와 유빈을 연기했다. 아파트에서 혼자 고립된 줄 알았던 이들은 앞 동에 자신 외에도 또 다른 생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함께 위기에 맞선다.유아인은 자신이 연기한 준우에 대해 “게이머이며 온라인 방송인이고 허술하고 귀엽고 평범한 인물”이라며 “엉성한 측면이 있어서 공감하기 쉬웠다. 기계를 잘 다루고 도구를 다양하게 사용해보려고 하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박신혜는 “유빈은 매우 개인적인 인물이라 준우보다는 고립된 상황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며 “유빈의 취미생활이 등산이라 관련 도구들이 있었는데 이것이 재난 상황에서 생존의 도구가 됐다”고 말했다.두 배우는 기존 좀비극과 ‘#살아있다’의 차별점을 강조하기도 했다.유아인은 “홀로 혼란스러운 상황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다”며 “인물의 관계나 감정선에 힘을 실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박신혜도 “장르극을 생각하면 다양한 공간과 많은 인물의 결합이 흔히 상상되는데, 이 영화는 독립된 공간에서 나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는 그 이야기가 신선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20-05-27

나의 인생이 영화 같진 않더라도…

6년 넘게 사법 시험을 준비하던 기태(이동휘 분)는 사법고시가 폐지되면서 고향 벌교로 돌아온다. 홀어머니가 사는 집으로 선뜻 향하지 못하고 터미널에서, 술집에서 시간을 죽인다.서울에서 뭐라도 됐을 줄 알았다고 비꼬는 어릴 적 친구나, 박사학위까지 받은 잘난 형이나, 아픈 몸으로도 여전히 그런 형만 챙기는 어머니까지 반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더는 도망갈 구석이 없는 기태는 어쩔 수 없이 낡은 재개봉 영화관 ‘국도극장’에서 매표원으로, 청소·관리자로 일하게 되고, 밤낮 취해 있는 간판장이 오씨와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동창 영은을 만난다. 영화 ‘국도극장’은 극적인 전개도 없고, 빛나는 순간과도 거리가 먼, 영화 같지 않은 기태의 인생 한 장면을 담담하게 보여 준다. 나도 아는 그 평범하고, 때로는 비루한 인생이 새삼 위로를 건넨다.담배 한 모금이 겨우 누릴 수 있는 위로이자 사치였던 기태가 어느 순간 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것처럼, 늘 고단한 일상에서 행복은 아주 잠깐 뜻하지 않게 찾아오니 그 순간을 놓치지 말자고 두 손을 붙잡고 다짐을 받으려는 것도 같다. 손으로 그린 영화 간판이 내걸리는 극장의 정경만으로도 전해져 오는 온기가 있다.새롭게 보이는 건 주연을 맡은 이동휘뿐 아니라 오씨 역의 이한위, 기태 엄마 역의 신신애 등 배우들의 담백한 연기다. 실없거나 코믹한 연기로 대중에게 각인됐던 예전의 이미지는 떠올릴 수 없게 편안하고 또 짠하다.독립영화에서 시작해 TV와 영화를 오가며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아 온 이상희는 영은 역으로 기태에게, 그리고 관객에게 긍정 에너지를 나눠준다. 이기적인 줄로만 알았던 기태의 형 희태에게마저 결국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도 연극 무대 출신인 배우 김서하의 힘이다.명필름의 영화제작 시스템 명필름랩이 선보이는 다섯 번째 작품으로, 3기 연출 전공인 전지희 감독의 데뷔작이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제작·투자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 프로젝트에 선정돼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였다.개봉 버전은 92분, 감독판은 102분이다. 두 버전 모두 오는 29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개봉한다. /연합뉴스

2020-05-26

원위, 정규 1집 ‘원’ 발매… “큰 시작의 단추”

보이밴드 원위가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앨범을 26일 내놓았다.소속사 RBW는 원위가 이날 오후 6시 정규 1집 ‘원’(ONE)을 발매했다.이들은 소속사를 통해 진행한 일문일답에서 “첫 정규앨범으로 원위라는 이름이 좀 더 많은 분께 각인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번 활동은 큰 시작의 단추”라고 전했다.타이틀곡은 ‘나의 계절 봄은 끝났다’(End of Spring)로 멤버 키아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소속사는 타이틀곡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곡”이라며 “붉게 물든 꽃이 떨어지며 무르익었던 사랑도 끝났음을 노래했다”고 소개했다.특히 이 곡 무대는 댄서가 등장하고 원위가 밴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등 보는 재미를 더했다.원위는 ‘나의 계절 봄은 끝났다’가 “올해 가장 핫한 ‘서머송’(summer song)을 차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타이틀곡 외에도 같은 소속사 보이그룹 원어스(ONEUS) 데뷔 앨범 수록곡 ‘ㅁㅊㄷ ㅁㅊㅇ’을 밴드 버전으로 편곡한 ‘미쳤다 미쳤어’, 용훈의 자작곡 ‘IF’와 ‘내가 처음 만져본 강아지’(Love Me), 마마무 화사가 피처링한 ‘모르겠다고’ 등 열두 곡이 담겼다.이들은 “지난 1년 동안 원위가 성장한 모습과 다양한 색깔들을 이번 앨범에 가득 담았다”며 “처음으로 시도해보는 또 다른 원위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원위는 RBW가 처음 선보인 보이밴드로 지난해 정식으로 데뷔했다.데뷔 전 강현, 하린, 키아 세 명이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다가 동명을 영입해 4인조 밴드가 됐고, 이후 용훈이 합류하며 지금의 원위가 완성됐다.지난해 이른바 분수 시리즈 앨범의 첫 싱글인 ‘1/4’로 데뷔를 했고 이후 ‘2/4’,‘3/4’을 잇달아 발매했다.이들은 “오래오래 함께 음악을 하며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밴드가 되고 싶다”며 “‘한 번쯤은 꼭 가봐야 하는 원위 콘서트’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2020-05-26

백현 “솔로 가수 입지 더 단단히 하고파”

“이번 앨범을 통해 솔로 가수로서의 입지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고, 많은 분의 인상에 오래 남고 싶습니다.”25일 두 번째 미니앨범 ‘딜라이트’(Delight)를 발매하는 엑소 백현사진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한 일문일답에서 이같이 말했다.지난해 솔로 1집 ‘시티 라이츠’(City Lights)가 50만장 이상 팔려 ‘하프 밀리언셀러’가 된 그는 ‘딜라이트’가 지난 24일 기준 73만2천297장의 선주문 수량을 기록해 일찌감치 2연속 하프 밀리언셀러를 확정했다.그룹 엑소와 슈퍼엠 멤버로서의 백현뿐만 아니라 솔로 백현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 됐다.백현은 “기쁨을 뜻하는 앨범명처럼 이번 앨범으로 여러분께 기쁨을 드리고 싶었다”고 신보를 소개했다.타이틀곡은 백현이 가진 다채로운 매력을 여러 가지 맛의 사탕에 비유한 ‘캔디’(Candy)다.백현은 “‘어른스러운 시나몬, 좀 웃기는 민트’ 같이 맛을 나타내는 감각적이고 센스 있는 표현이 감상 포인트”라며 “새콤하고 달콤한 딸기 맛이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엑소 멤버들은 타이틀곡을 듣자마자 “너무 좋다”며 응원을 해줬다. 수호와 찬열은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 찾아와 힘이 돼 줬다.이번 신보에는 타이틀곡 외에도 도시 이미지를 담은 ‘아 유 라이딩?’(R U Ridin‘?), 피아노 선율이 돋보이는 ‘번지’(Bungee), 사랑에 빠진 순간 터져 나오는 행복을 솔직히 표현한 ‘팝핀’(Poppin) 등 일곱 곡이 수록됐다.분위기는 다양하지만 모두 R&B(리듬 앤드 블루스)를 바탕으로 한 노래들이다.백현은 “시간이 좀 지나면 록 발라드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팬들이 언제나 그렇듯 내 목소리를 듣고 힐링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2020-05-25

“완벽했던 가정의 몰락… 저도 결혼 못 할 것 같아요”

분명 드라마에선 한 대 때려도 속 시원치 않은 ‘상간녀’인데,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의 ‘워너비’가 된 이유는 뭘까.25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로 만난 배우 한소희(26)는 욕은 먹었지만, 인기를 얻은 데 대해 “정말 다행”이라며 소리 내 웃었다. JTBC ‘부부의 세계’에서 도도한 여다경과 달리 실제로 만난 그는 털털하면서도 자기 목소리가 분명한 사람이었다. 드라마 방영 중 흡연, 문신 등 과거 사진이 발굴되며 당황할 법도 했지만, “그때의 모습도 나고 지금의 모습도 나”라며 ‘쿨한’ 태도를 보였다.한소희는 극 중 이태오(박해준 분)의 바람 상대이자 그와 결혼까지 하는 여다경역으로 분했다. 극의 흐름상 ‘욕받이’가 되는 건 인지상정이었다.“악역으로 욕먹으면 칭찬이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전 욕을 먹는 게 크게 좋진 않았지만 그런 것도 다 하나의 관심이고 여다경 캐릭터에 잘 집중해주는 반응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시청자들보다 가족들, 친구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어요. 극중 준영이가 태오-다경 집에 와서 계모 역할을 하는 시점에서도 ‘어떻게 애한테 그럴 수 있냐’부터 시작해서 ‘그렇게 살지 말라’고도 하고…. 친구들 중 아이 있는 유부녀들이 많아서 그런 반응도 재밌었던 것 같아요.”드라마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의문, ‘도대체 여다경은 왜이태오를 좋아하는 걸까’에 대해 한소희는 “처음에 풀어나가야 했던 관문 중 하나가 이 질문”이라며 자신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다경이는 왜 애 딸린 유부남을 사랑할까요? 어리고 금수저에 부족한 거 없이 자랐는 데도요. 사실 다경이 캐릭터는 부모님의 권력에 등 떠밀려 살아온 인물이에요. 자기 꿈, 직업, 미래를 중요시한다기보단 감정과 자극에 대한 결핍이 심했을 거라 생각했어요. 반면 태오는 ‘쥐뿔’도 가진 게 없지만, 열정 하나로 독립영화부터 시작해 예술산업에 맨땅에 헤딩하듯 뛰어들잖아요. 다경이 눈엔 그게 멋있어 보였을 것 같아요. 그리고 잘생겼잖아요. (불륜 상대 이태오를 연기한 박해준을 가리켜) 진짜 잘 생기셨어요(웃음).”한소희는 예측 불가능한 데다 극단적이기까지 한 극 중 인물들의 행동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이태오와 여다경이 고산시에 돌아와 지선우에게 잘 산다고 과시하려고 한 것부터 진 것”이라던 그는 “아직도 다경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다만, 인물에 깊이 몰입하면서 상처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2년 후 고산시로 돌아온 후의 장면들은 연기하면서 실제로도 상처를 받았어요. 16회를 보면 이태오가 준영이만 보고 있잖아요. 제니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끝까지 이해가 안 됐어요. 그걸 이해하지 못해서 다경이가 태오를 떠났을 거예요. 이해했다면 같이 살았을 테지만… 끔찍하네요(웃음).”이태오와 끝내 헤어지고 미술관 운영을 공부하게 되는 결말에 대해선 “여다경의 몰락”이라고 표현했다.그는 “다들 여다경더러 ‘역시 금수저’라면서 결말을 탐탁지 않아 하는데, 다경이도 아빠 없는 아이를 키우면서 앞으로의 인생이 지옥일 것 같다”고 했다.한소희는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지선우가 여병규 회장 불륜을 폭로하는 식탁신을 꼽았다.“아무래도 김희애 선배님 뒤통수를 때리는 그 장면이 무서웠어요. 선배님을 감히 제가 때린다는 것 자체가 공포로 다가왔죠.”그는 2007년 김희애가 불륜녀로 나왔던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를 보긴 했지만, 불륜 연기와 관련해 김희애와 특별히 대화를 나눈 것은 없다고 밝혔다.“절 전적으로 믿고 맡겨주셨어요. 또 감정을 김희애 선배님과 공유하는 게, 선배님의 극 몰입에 방해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어요. ‘부부의 세계’는 온전히 개인으로 플레이하는 드라마잖아요. 입장이 다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와 공유하는 순간 틀이 질 것 같았죠.” 선배 배우이자 극의 중심 지선우로서 드라마를 이끌고 간 김희애에 대해 한소희는 “선배님을 보면서 부족한 역량 때문에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고백했다.“‘부부의 세계’로 배운 점도 많지만, 나에 대한 실망, 박탈감도 커요. ‘난 아직멀었구나’라고 계속 생각하면서 연기에 임했죠. 제 딴에는 큰 노력과 경험을 했다고 하는데, 제 ‘기쁨’이라는 감정의 결이 2개라면 선배님들은 5개인 것 같아요. 특히 김희애 선배님의 집중력은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였죠. 선배님이 촬영 끝나고 안아주는 순간 울었어요. 대단원의 막을 내가 감히 선배님 옆에서 끝냈다는 것 자체가…. 감정이 복잡했어요.”그는 “완벽했던 가정이 무너지는 걸 세세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를 하고 나니 감히 결혼은 시작도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결혼은 못 할 것 같아요. 결혼이란 것 자체를 차마 시작도 못 할 것 같아요(웃음). 지선우와 이태오의 애증, 사랑과 증오가 공존하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어요. 누군가와 결혼하면 그 사람을 죽도록 싫어하면서 사랑하는 감정이 힘들 것 같아요. 사랑만 하고 살 수 없는 관계가 부부라는 생각이 드네요.” /연합뉴스

2020-05-25

“나 자신의 가공되지 않은 면 보여줄 것”

방탄소년단(BTS) 슈가가 4년 만에 깜짝 공개한 믹스테이프가 세계 아이튠즈 차트 정상을 휩쓸었다.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어거스트 디’(Agust D)라는 활동명으로 공개한 슈가의 믹스테이프 ‘D-2’가 지난 23일 오전 8시 기준 미국, 캐나다, 프랑스, 스웨덴,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페루 등 전 세계 80개 지역에서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고 이날 밝혔다.타이틀곡 ‘대취타’는 세계 50개 지역에서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 노래는 왕실 행진음악인 대취타를 샘플링해 만들어진 한국적 사운드와 자신을 ‘범’에 비유해 힘 있게 쏟아내는 슈가의 래핑이 조화된 곡이다. 궁궐과 저잣거리 등을 배경으로 한 ‘대취타’ 뮤직비디오는 이날 정오께 유튜브에서 조회수 2천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뮤직비디오에는 팀 동료인 정국과 진이 카메오로 출연했다.‘D-2’는 슈가가 2016년 내놓은 첫 믹스테이프 ‘어거스트 디’ 이후 약 4년 만의 작품으로, 전날 오후 6시에 깜짝 공개됐다. 슈가가 전곡 10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해 자신의 내면에 있는 솔직한 이야기와 감정을 직설적으로 풀어냈다.방탄소년단 RM을 비롯해 싱어송라이터 니화(NiiHWA), 미국 싱어송라이터 맥스, 밴드 넬의 보컬 김종완 등이 일부 수록곡 피처링에 참여했다.외신들은 믹스테이프 발매에 앞서 슈가와 가진 인터뷰를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슈가는 방탄소년단 래퍼 슈가와 솔로 래퍼 어거스트 디 사이에 어떤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느냐는 타임의 질문에 “어거스트 디로서는 공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더 많다. 또 나 자신의 가공되지 않은 면을 보여줄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공통점은 모두 꿈과 희망을 노래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또 빌보드가 청취자들이 믹스테이프의 전반적인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가져가길 바라느냐고 묻자 “내가 2016년 8월 16일(첫 믹스테이프 발매일)부터 이렇게 살았다는 것”이라고 답했다.그러면서 “이전의 믹스테이프가 과거를 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새로운 믹스테이프는 현재에 관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2020-05-24

TXT , 美 MTV 방송서 신곡 무대 ‘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린…’ 선봬

보이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데뷔 후 처음으로 미국 방송에 출연해 신곡 무대를 가졌다.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들이 22일(현지시간) 미국 MTV 음악 프로그램 ‘MTV 프레시 아웃 라이브’에 출연해 신보 타이틀곡 ‘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린…(Can’t You See Me?)’ 무대를 선보였다고 지난 23일 밝혔다.진행자는 “K팝 슈퍼스타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여러분을 위해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며 이들을 소개했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곡명처럼 불이 난 상황을 시각화한 LED 화면을 배경으로 군무와 노래를 소화했다.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M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MTV 프레시 아웃 라이브’ 무대에 서게 돼 기쁘다. 새 앨범 ‘꿈의 장 : 이터니티’(ETERNITY)를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어 설렌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이어 “신보에는 다섯 멤버 전원이 참여한 자작곡과 리메이크곡이 있다. 우리의 이야기, 다양한 장르의 곡이 담겨 있는 굉장히 의미 있는 앨범”이라며 “타이틀곡은 친구 사이의 갈등과 그로 인한 외로움을 담았다”고 소개했다.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가 지난해 선보인 5인조 보이 그룹으로, 다수 가요 시상식 신인상을 휩쓸며 ‘신인상 10관왕’에 올랐다.이들이 지난 18일 발매한 미니 2집 ‘꿈의 장 : 이터니티’ 역시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등 세계 50개 국가 및 지역에서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1위에 오르며 흥행 중이다./연합뉴스

2020-05-24

정진영, 감독 데뷔… “오랜 꿈, 하고 싶었던 일 도전”

“쑥스럽지만 열일곱살 때의 꿈을 쉰일곱에 이루게 됐습니다.”33년 차 베테랑 배우 정진영이 감독 데뷔작 ‘사라진 시간’을 소개하며 겸연쩍게말했다. “다른 때보다 굉장히 떨리고 긴장된다. 어제 잠을 못 잤다”고 말하는 그의 눈은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정 감독은 21일 열린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감독은 17살 때 꿈이었지만 대학에 들어가 연극 동아리에서 배우 활동을 시작한 이후, 연출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아니라는 생각에 포기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4년 전 한 번 해보자 용기를 냈다. 내 스타일에 맞게, 감당할 수 있는 사이즈와 느낌으로 만들어 보자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덧붙였다.“만들었다가 망신당하면 어떡하나 겁을 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겁이 나지만 겁만 내다가 내 인생이 그냥 지나가겠다 싶어 비판과 비난은 감수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보자 뻔뻔함과 용기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영화 ‘사라진 시간’은 시골 마을에서 발생한 의문의 화재 사건을 수사하던 중, 하루아침에 집도, 가족도, 직업도 사라지고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충격적인 상황에 빠진 형사 형구(조진웅 분)가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미스터리 추적극이다.미스터리의 형식을 빌려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삶의 정체성’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다.정 감독은 “사는 게 뭔가, 나라는 존재가 뭔가 하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해왔고, 그 이야기가 이리저리 숙성된 것 같다”며 “그 얘기를 재미있게 만들고 싶었다.관객이 다른 생각을 못 하게, 예상치 못한 곳으로 스토리를 끌고 가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고 말했다.정 감독은 작품을 구상하면서 형구 역에 조진웅을 0순위로 떠올렸고, 평소 그의말투를 생각하고 그가 연기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시나리오를 썼다고 했다. 탈고하자마자 건넨 초고를 읽은 조진웅은 하루 만에 출연을 결정했다.정 감독은 “조진웅을 떠올리면서 썼지만 과연 할까 싶었고, 선배라고 부담을 줄까 봐 미안해서 망설였다”며 “빨리 거절당해야 마음 편하니까 탈고하자마자 준건데 다음 날 하겠다고 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고 고마웠다”고 했다. 조진웅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히 미묘한 맛이 있었고 빨리 작업해 보고 싶었다. 해저에서 보물이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며 선배 배우이자 신인 감독을 한껏추어올렸다. 영화는 다음 달 18일 개봉한다. /연합뉴스

2020-05-21

러블리즈 류수정 ‘타이거 아이즈’ “카리스마 눈빛 연습했죠”

“팀에서는 러블리즈 색깔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했어요. 솔로 류수정은 저의 목소리를 잘 살릴 수 있고 여러 장르의 노래를 들려 드리는 데 중점을 뒀죠.” 20일 솔로 1집 ‘타이거 아이즈’(Tiger Eyes)를 선보인 걸그룹 러블리즈의 류수정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2014년 러블리즈에서 데뷔해 리드 보컬을 맡아온 그는 데뷔 6년 만에 처음으로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냈다.그동안 러블리즈가 ‘아츄’(Ah-Choo), ‘지금, 우리’, ‘안녕’(Hi~) 등의 곡에서 사랑에 빠진 소녀의 모습을 그린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앨범 이름부터 ‘소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와 거리가 먼 ‘타이거 아이즈’다, 동명 타이틀곡은 매력적인 이성의 눈빛을 호랑이 눈에 비유한 댄스곡으로, 팝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 요소를 가미했다.‘내 작은 발자국은 너를 맴돌면서 짧은 때를 노려 / 멀리 먼동이 터오기 전에 내 타오른 이 플레임(Flame) 널 향해 점점’ 같은 서늘한 가사와 화려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안무가 눈에 띈다.늘 해오던 음악이 아니다 보니 처음에는 어색함을 극복하느라 혼이 났다. 혹시 러블리즈와는 색다른 모습에 팬들이 실망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됐다. 멤버 예인은 ‘타이거 아이즈’를 듣더니 “이게 타이틀곡이라고?” 물으며 놀랐다고 한다.그는 녹음과 뮤직비디오 촬영 등을 마칠 때마다 자기 자신이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되는 기분이었다며 뿌듯해했다.콘셉트 윤곽이 점차 뚜렷해지자 멤버들은 류수정 신보에 대한 주변인들의 좋은 반응을 전달하며 격려했다.신보에는 류수정의 ‘장르 확장성’에 대한 욕심이 가득 묻어 있다. R&B(리듬 앤드 블루스) 곡 ‘콜 백’(CALL BACK), 발라드곡 ‘너의 이름’(Your Name),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를 담은 ‘42=’ 등 다양한 장르의 일곱 곡이 수록됐다.처음으로 자작곡인 ‘자장가’(zz)도 실으면서 한 걸음 더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2020-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