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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봄의 전령사’ 쑥 이야기

지난 10일은 음력 2월 초하루인 이월 명절로 쑥떡을 먹는 날이었다. 겨우내 고요하던 대지에 봄 햇살로 분주해진 냉이, 달래, 돌나물, 봄동, 쑥 등 많은 봄나물이 산과 들에서 자리다툼으로 와글와글한 음력 2월 초하루가 되면 아직 여린 쑥을 뜯어 떡을 만들어 먹는다. 이 날 쑥떡을 먹으면 봄의 시작을 알리는 쑥이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기운을 돋게 해주어 아무 탈 없이 일 년을 보내며 그 해 농사도 풍년이 들게 한다고 믿었다. 동월(蕫越)의 ‘조선부(朝鮮賦)’에 의하면 3월 3일 쑥 잎을 따서 찹쌀가루에 섞어 쪄서 떡을 만드는데, 이것을 쑥떡이라고 하였으며, 중국에는 없는 것이라 하였다.이월 초하루는 바람을 관장하는 신인 영등할머니가 천계에서 인간세상으로 내려오는 날이다. 풍신(風神)이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의 삶과 연계시킨 영등할미가 스무날 머물다 천계로 올라가는 날 어머니들은 부엌이나 장독대에서 소지를 올리며 가정의 안위와 소박한 우리네 삶이 평안하길 빌었다. 경북 일원은 영등할미에 기원해서 풍신제(風神祭)를 지내며 액운을 면하고 농사가 잘되기를 바라 떡과 과일을 볏짚에 올려놓기도 했다.음력 2월 초하루에 쑥떡을 먹는 또 다른 유래로는 겨우내 농한기가 끝나고 봄을 맞아 이제 일을 시작해야하는 머슴들과 노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상 차려 먹이며 기운을 돋게 하는 쑥으로 떡을 만들어 함께 먹게 했다.쑥떡은 액땜의 의미도 가진다. 동국여지승람과 중국 송사(宋史)를 보면 고려에서는 상사일(上巳日)에 쑥떡을 먹는다고 했다. 삼짇날 쑥떡을 먹는 것은 옛날 사람들은 상사일에 겨울잠을 자던 뱀이 깨어난다고 생각했다. 뱀이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마당 곳곳에 뱀이 싫어하는 말린 쑥을 널어놓곤 했는데 상사일에 쑥떡을 먹는 것도 이런 풍속에서 비롯된 것이다. 단옷날 쑥떡을 먹는 것도 액땜을 의미한다. 6세기 풍속서인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5월은 나쁜 기운이 넘치는 악월(惡月)이라 금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5월 5일 단옷날은 다섯 가지 독이 뿜어져 나오는 날이라고 풀이했다. 오독(五毒)이란 봄이 완연해지는 단오 무렵 독이 잔뜩 오른 해충을 두고 말한 것으로 전갈, 뱀, 지네, 거미, 두꺼비 독을 말한다. 쑥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벌레와 해충을 쫒는 약초로 쓰였으며 악령이나 귀신을 몰아내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신령한 약초로 여겼다. 진나라 때 역사책인 여씨춘추(呂氏春秋)전에도 단오절에 창포와 쑥으로 목욕을 해서 나쁜 기운과 액운을 쫒는다고 했다. 고문헌에서 쑥이 부정한 기운을 몰아낸다고 한 것을 현대적인 관점으로 보면 해충들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어떻게든 해충들을 쫒아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오늘날에도 봄이면 쑥떡은 제철 음식으로 사랑받는다. 환웅이 곰과 호랑이에게 마늘과 쑥을 주며 100일을 버티라고 하는 단군신화를 읽으며 우리는 이미 쑥과 친숙하다. 따뜻한 성질을 가진 쑥은 동의보감에서 위장과 간장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하고 뜸이나 찜질 등의 약재로도 쓰이며 지혈에도 효과가 있다. ‘7년 된 병을 3년 묵은 쑥을 먹고 고쳤다’는 속담도 있다. 그러나 쑥은 뿌리를 이용해 토양 속의 중금속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오염이 의심되는 곳에 난 쑥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봄철 보양식으로 쑥떡만큼이나 도다리 쑥국도 별미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4-03-21

경찰 조직 대대적 개편하더니… 업무 효율성 있나

경찰청이 최근 경찰서 정보과 소속 변경과 시·도경찰청 기동대 인력 강화 등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했으나 경찰 일선에서는 업무 비효율성을 우려하고 있다.경찰청은 지난해 9월 경찰청과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및 259개 경찰서 등 모든 경찰관서에 범죄예방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경찰은 행정·관리 업무를 하는 내근 부서를 통폐합하고 이에 따라 감축한 인력을 순찰과 범죄예방 활동에 투입했다. 이 가운데 특히 경찰서 소속 정보과를 지방청 직할로 소속을 바꾼 조직 개편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포항북부경찰서 정보과의 경우 경북지방청 광역정보 5계 팀  소속으로 변경됐다.하지만 과거 포북경찰서 정보과 직원들은, 현재 경북청으로 소속만 바뀌었을 뿐 포북서로 출퇴근을 계속 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 내 업무 역시 관할 경찰서장에게 보고 하는 대신 경북청으로 직접하고 있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관할 경찰서에서는 ‘관할 지역의 업무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는 문제점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포항북부경찰서 A정보관은 “관할 서장에게 보고할 필요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다”면서 “결국 중요 사안은 서장과 지방청 등에게 두 번 보고하게 된다”고 말했다.현재 전국에서 지역 내 철강공단이 밀집한 탓에 철강노조 등 집회 수요가 많은 포항남부경찰서와 울릉경찰서만, 조직 구성에서 기존의 정보과를 유지하고 있다.나머지 모든 시·군 일선 경찰서 정보과는 관할  시·도경찰청으로 소속이 변경됐다. 또 포항 경찰 일선 파출소의 상당수 젊은 직원들이 경북청의 신설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로 옮긴 점과 인력 배치 등에 대해서도 일선에서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기동순찰대는 경찰 조직개편으로 확보한 인력을,  지구대·파출소 배치로는 즉각적인 효과를 얻기는 어렵다고 판단, 경찰청이 신설했다.예전 광역수사대를 보완한 형사기동대는, 유흥가와 조직 범죄 등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신설됐다.포항의 A경찰관은 “많은 젊은 직원들이 경북청으로 차출되면서 지구대 연령대가 상당히 고령화 됐다”면서 “범죄 대응에 대한 기동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또 다른 B경찰관은 “치안수요가 많은 죽도·양덕파출소 등은 이번 조직 개편으로 도리어 업무가 과중됐다”면서 “인력 배치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03-20

새벽 골목길 주택가 차량털이범 CCTV에 덜미

대구 동부경찰서는 주차된 차량 내 물품을 훔친 혐의(절도죄)로 3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수사중이라고 20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전 4시 50분쯤 동구 화랑로 골목 일대를 돌면서 범행 대상을 탐색하던 A씨는 문이 열린 SUV 차량을 발견했다. 주변을 기웃거리던 A씨는 이내 차량 안으로 들어간 후 10분 만에 빠져 나왔다.당시 남성의 행각은 골목길에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CC)TV에 촬영되고 있었으며, 통합관제센터 직원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었다.관제센터 요원은 남성의 수상한 행각을 알아채고 범행이 일어난 위치와 남성의 동선을 파악해 112에 신고했다.관제센터 요원은 “(피의자가) 차량 문을 당기고 있다. SUV 차량에 들어갔다가 나왔다”며 “행정복지센터쪽으로 가고 있다”고 실시간으로 경찰과 소통했다.관제센터 요원의 협조 덕분에 경찰은 신고 5분 만에 현장에서 범인을 붙잡았다. 검거 당시 범인은 240만 원 가량의 현금과 상품권을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경찰 관계자는 “당시 범인이 차량 내에서 훔친 것은 동전 몇 개에 불과했지만, 소지하고 있던 현금이 상당한 것을 보아 추가 범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여죄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3-20

경북경찰청, 마약·도박 범죄 뿌리 뽑는다

경북경찰청이 국민체감 약속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약·도박 범죄 근절을 위해 20일 관련 부서 전체가 참여하는 합동추진단(TF)을 구성, 본격적인 단속 및 예방 활동에 돌입했다.합동추진단은 국민의 평온한 일상 지키기를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경북경찰청장을 추진단장으로 10개 부서(형사, 형사기동대, 수사, 여청, 사이버수사, 112, 범죄예방대응, 안보수사, 치안정보, 홍보)가 참여해 강력한 단속과 함께 광고 사이트 차단, 범죄수익환수, 예방·치료 지원 등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또한, 올해부터 국민의 삶을 파괴하는 도박 척결을 함께 추진해, 청소년을 유혹하는 사이버도박 근절과 홀덤펍 등 신종 영업장 도박에 대해 상시 단속체제를 운영할 예정이다.김철문 청장은 “가정 깊숙이 파고든 마약·도박 등 중독성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용기있는 신고와 중독자들의 자수가 필요하다”며 “신고자에 대해서는 신분 비밀을 보장 및 신고보상금을 적극 지급하고 자수자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한편, 경북경찰은 지난해 마약범죄 척결을 위한 합동추진단을 운영, 마약류 사범 총 724명(구속 96명)을 검거했으며, 5천여 건의 광고글 삭제, 특별예방교육 406회 실시, NO EXIT 캠페인 및 SNS 홍보활동 등을 전개했다./피현진기자phj@kbmaeil.com

2024-03-20

대구시 ·경북도“의대 정원 2천명 증원 공식발표 환영”

20일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환영 담화문를 발표하는 김선조대구광역시 행정부시장./대구시제공 대구시는 20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에 대해 “지역의 필수의료를 살리는 데 꼭 필요한 정책임을 공감하며 환영한다”고 밝혔다.시는 이날 정부가 기존보다 2000명 늘어난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을 공식 발표한 것과 관련해 “지역의 필수 의료를 살리는 데 꼭 필요한 정책임을 공감한다”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김선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담화문을 통해 “지역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원정진료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사 수 부족으로 인해 시민의 불편과 불안은 가중되어 왔다”며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는 지역완결적 의료를 위한 필수 불가결한 정책으로, 지역인재전형도 확대하해 우수한 의료진이 지역에 남아 지역의료를 튼튼하게 지킬 수 있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이 적기에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지지를 부탁드리며, 지역 의료계의 협조를 다시 한번 부탁한다”고 밝혔다.정부는 20일 대구 지역의 4개 의과대학 정원을 현재 302명에서 218명이 늘어난 520명(72%)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경북대는 현정원 110명에서 90명이 늘어난 200명, 계명대와 영남대는 76명에서 44명이 늘어난 120명, 대구가톨릭대는 40명에서 40명이 늘어난 80명으로 정원이 늘어났다.경북도도 이날 “전국 의대 정원 2000명을 증원하는 정부의 발표를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밝히고 의과대학 신설을 촉구했다.도는 이날 성명을 내고 “경북은 상급종합병원 부재로 중증 환자 사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분만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료 등 필수 의료가 취약하다”며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와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의과대학 신설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에 관건인 의사 과학자를 양성하는 포스텍 연구 중심 의대와 지역 의료공백을 해소하고 균형발전을 위한 안동대 공공의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도는 “정부의 이번 발표에 따라 지역인재전형이 2배로 확대되면 지역 인재를 ‘지역 의사’로 양성해 지방 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이곤영·피현진기자

2024-03-20

‘저출산 시대’ 세쌍둥이 탄생 “경사 났네”

합계 출산율 0.7명대인 저출산 시대에 대구의 한 산모가 전치태반 등의 어려움을 이기고 세쌍둥이를 출산해 화제다.20일 계명대 동산병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귀중한 생명인 세쌍둥이가 태어났고 아이들 모두 건강하게 회복중이다.임신 33주 2일 만에 태어난 세쌍둥이는 첫째 1.7kg, 둘째 1.94kg, 셋째 1.58kg의 몸무게로 모두 남자 아이다.산모도 산후 조리를 거쳐 지난 19일 건강하게 퇴원했다.산모 김모씨(39)는 “세쌍둥이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의료진들의 뛰어난 의술과 세심한 관리에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었다”고 의료진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산모는 임신 12주 2일쯤 산전 진찰을 위해 계명대 동산병원을 찾았고, 임신 30주를 지나며 제왕절개 중 출혈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치태반 진단을 받았다.의료진은 하이브리드 수술인 일시적 자궁동맥 차단술을 계획했다.하이브리드 수술은 수술실 내에 혈관조영장치와 외과수술장치를 모두 갖추고 있어, 내과적 시술과 외과적 수술을 동시에 병행 가능한 의료 기술이다.전국 최초로 산과 하이브리드 수술을 시행한 계명대 동산병원은 하이브리드 수술의 장점을 통해 환자의 안정성을 담보하고 있다.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인 배진곤 교수는 “산모를 입원 관찰하던 중 혈압 및 단백뇨 악화 소견을 보여 전자간증 진단 하에 제왕절개술, 일시적 자궁동맥 차단술, 자궁동맥 색전술을 시행했다”며 “산모는 건강하게 출산했고, 무엇보다도 귀한 생명들이 건강하게 태어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계명대 동산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는 2014년 강원대병원, 충남대병원과 함께 전국 최초이자 대구·경북 지역 최초로 개설했다.통합치료센터는 임신에서 출산에 이르는 주산기(임신 20주~출생 4주)동안 고위험 산모와 태아, 신생아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산과·소아과의 통합치료모델을 구축했다.또한, 전국에서 유일하게 산과 교수와 신생아과 교수가 365일 24시간 당직체계를 갖춰 병원 내에 상주하고 있어, 산모가 내원하면 즉각적인 진료와 수술이 가능하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3-20

범죄피해자 보호 여성청소년과로 일원화

대구경찰청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수사과에서 담당하던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업무를 여성청소년 기능으로 일원화하는 등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체계를 강화한다.이에 따라 대구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기존 가정폭력, 외국인 범죄 등 죄명이나 지원 대상에 따라 산재해 있던 피해자 지원 관련 회의를 일원화해 경찰, 자자체, 의료기관, 심리지원 기관, 외국인 전문기관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이뤄진 ‘범죄피해자 통합지원 협의체’를 구성한다.또한 범죄피해자의 실질적인 피해 회복 및 일상 복귀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제도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실제로 지난달 발생한 주택 방화 사건의 경우 주거지가 소훼된 피해자를 위해 ‘강력범죄 현장정리’ 제도를 활용해 특수청소를 지원했으며, 범죄피해로 당장 거주할 곳이 없거나 보복이 우려되는 피해자에게는 임시숙소 제공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위해를 당할 위험성이 높은 피해자의 경우에는 스마트워치, 지능형 폐쇄회로(CC)TV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치료비 등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경우 관련 기관 연계를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등 맞춤형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유재성 대구경찰청장은 “범죄피해자들의 신속한 피해회복과 일상 복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한편 대구경찰청은 공적 지원 사각지대에 있는 피해자를 위해 공공기관 및 민간 기업과의 활발한 업무협약을 추진해 피해자 지원기금을 확보, 최근 2년간 총 176명의 피해자에게 2억1100만 원의 경제적 지원을 실시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3-19

포항 전세사기 피해자 500여명… 특별법 개정하라

20대 A씨는 지난해 1월 포항시 북구 죽도동의 다가구주택을 전세보증금 1억원에 2년 계약했다. 계약기간 4개월 후 A씨는 급전이 필요해 방을 빼려고 했고, 부동산 사이트에 거래 글을 게재하며 새로운 임차인을 찾았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점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불구, 거래를 원하는 수요자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찝찝한 마음이 든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등기부등본을 뗐고, 그제야 ‘내가 사는 집이 압류당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후 A씨가 임대인 B씨에게 수차례 연락하며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B씨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씨는 “집주인과 공인중개사 모두 집이 압류 당한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아직 보증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했고, 천장에 비가 새고 지붕이 무너지는 집에서 계속 살아야 해 정말 막막하다”고 고통을 토로했다.19일 포항지역에서 전세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거리로 나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영남권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포항시 북구 김정재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전세사기를 개인 간의 거래로 치부하면서 사실상 전세사기를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위원회는 “전세사기는 개인간의 거래가 아니라 정부의 과실과 방치로 생겨난 사회적 재난이다”면서 “정부는 반드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포항전세사기대책위원회 위원장 A씨는 “현재 포항에서 접수된 피해자가 64명”이라며 “하지만 전세 피해 신고 법 규정이 애매, 피해를 입어도 전세사기 피해자 등록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강조했다.대책위는 “전세사기 피해자 채팅방 등의 피해 사례를 집계 했을 경우 현재 포항에만 500여명이 전세사기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산, 대구, 경산 등 영남권 전체를 합치면 피해자가 2천 명이 넘을 것”고 밝혔다.서진미 경산전세사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허점이 많은 현 제도 앞에서 정부가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피해자들이 급증하는 사회적 재난인 전세 사기에 대해, 정부 여당은 조속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이시라·구경모기자

2024-03-19

푸드뱅크·마켓 기부 100억 돌파

경북도는 19일 지난해 경북 푸드뱅크·푸드마켓 기부물품 제공 실적이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겨 역대 최고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경북 푸드뱅크는 1998년 IMF 경제위기 이후 기업과 개인의 여유 식품과 생활용품 등을 기부받아 결식아동, 독거노인, 장애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시범 사업으로 진행된 후 현재까지 사회복지 물적자원 전달체계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특히, 최근 5년간 실적을 보면 2019년 73억원, 2020년 81억원, 2021년 85억원, 2022년 94억원, 2023년 101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긴급 생계 위기가구, 결식아동 등 취약계층 1만1700여 명, 사회복지시설 1058개소를 지원했다.푸드뱅크에 기부자는 최대 100%까지 세제혜택이 주어지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물품 지원이 필요한 개인은 주소지 행정복지센터 또는 가까운 푸드뱅크·푸드마켓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현재 경북에는 광역푸드뱅크 1개소, 기초푸드뱅크 22개소와 푸드마켓 3개소가 저소득층의 결식문제를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황영호 복지건강국장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지원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3-19

경북교육청, 늘봄선도학교 180교로 확대

경북교육청은 3월 신학기 시작 이후 추가 공모를 통해 1학기 늘봄선도학교를 180교로 확대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경북교육청은 신학기 전 늘봄선도학교에 배치한 152명의 기간제 교사 외에 예비 인력 28명을 더 확보, 개학 후 추가 공모를 진행해 28교의 늘봄선도학교를 추가 선정했다.이는 도내 전체 초등학교 468교 중 38.5%에 해당하며 울릉을 포함한 22개 도내 모든 지역에서 늘봄선도학교를 운영하게 됐다.추가 선정된 28교의 늘봄전담인력 기간제 교사 배치와 초1 맞춤형 프로그램 강사 확보를 위해 해당 교육지원청 늘봄지원센터는 채용 업무를 지원하고 있고, 학교는 기간제 교사와 초1 맞춤형 프로그램 강사 채용 즉시 늘봄학교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게 된다.도 교육청이 운영하는 늘봄학교 현장지원단은 추가 선정된 28교의 늘봄학교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위한 집중 점검을 이달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특히 인력과 공간 확보 현황, 수요조사, 프로그램 운영 등 전반적인 사항을 현장 방문을 통해 꼼꼼히 컨설팅할 방침이다.임종식 교육감은 “2학기에는 도내 모든 초등학교가 늘봄학교를 운영하게 된다”며 “1학기에 선제적으로 늘봄학교를 운영하는 180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현장 맞춤 지원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2학기 늘봄학교 현장 안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2024-03-19

경북도 “8세 자녀 둔 직원까지 근무시간 단축”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한 경북도가 공직사회의 솔선수범을 위해 19일부터 근무시간 단축제를 근간으로 한 ‘경북형 부부 공동육아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저출생 극복을 위해 공공기관인 도가 먼저 선도적으로 시범 모델을 만들어 추진하고 민간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다.경북도는 아이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인 0세부터 8세까지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을 단축해 자녀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을 확대하기로 했다.현재 0세부터 5세까지의 자녀를 둔 공무원은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의‘육아시간’을 통해 24개월(480일) 범위에서 1일 2시간 단축 근무가 가능하다.하지만, 6세부터 8세 자녀를 둔 공무원은 어린이집을 벗어나 초등학교에 적응하는 시점엔 ‘육아시간’과 같은 단축 근무제를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도는 이러한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상반기 내 ‘경상북도 공무원 복무 조례’ 개정으로 6세부터 8세까지 자녀를 둔 직원을 위한 가칭 ‘교육 돌봄 시간’을 24개월(480일)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신설한다.조례가 개정되면 0세부터 8세까지의 자녀를 둔 경북도 직원은 총 48개월(960일) 범위에서 1일 2시간 근무시간 단축이 가능해진다.또, 미성년 자녀를 둔 공무원은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라 연간 2일의 가족 돌봄 휴가를 받을 수 있지만 휴가 일수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이에 따라 도는 가족 돌봄 휴가 일수 부족과 출산 후 육아기 집중 돌봄을 위해 8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에게 연간 5일의 ‘보육휴가’를 조례개정으로 추가·부여한다.부부가 공동육아에 전념하도록 제도적 발판도 마련한다. 도는 아빠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를 위해 ‘배우자 출산휴가’를 기존 10일에서 ‘기관장 포상휴가’ 5일과 ‘재택근무’ 5일을 추가해 약 한 달간 부부가 공동육아에 전념하도록 지원한다.마지막으로 가정 친화적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유연근무제도를 전 직원이 월 1회 이상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도는 주변의 눈치를 보는 등의 경직된 공직문화로 자칫 제도 사용률이 낮아질 것을 대비해 새롭게 추진하는 시책들에 대해 사용 실적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부서평가에 반영하는 등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관리한다.도의 ‘부부 공동육아 선도 프로젝트’ 추진에 경북도의회와 경북도교육청에서도 저출생 극복의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했다.이철우 도지사는 “돌봄 시간이 부족해 오후 4시만 되면 홀로 둔 자녀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는 직원들이 상당수”라며 “공직부터 먼저 완전 돌봄이 가능한 모범사례를 만든 후 민간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4-03-19

경북농업기술원, 농업주요지표 발간

경북농업기술원이 19일 농업 관련 통계자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핸드북 형태의 ‘경북의 농업주요지표’를 발간했다.‘경북의 농업주요지표’에는 농가인구, 농가소득, 농업생산액 등 관련 기관에서 공표한 통계자료와 농업기술원에서 조사한 ‘농산물소득자료’ ‘농업노동시간’ ‘농업노임 및 토지임차료’ 등이 종합적으로 수록돼 있으며, 시·군농업기술센터와 관련기관에 배부할 계획이다.2022년 경북 주요 농산물 소득 자료에 따르면 10a당 소득이 전국대비 높은 품목으로는 시설시금치(186.1%), 봄감자(176.3%), 오미자(123.6%), 노지포도(121.1%)이고, 낮은 품목은 배추(고랭지, 29.6%), 당귀(24.8%) 등으로 나타났다.10a당 노동투입시간은 시설딸기(834시간), 시설오이(촉성, 726시간)가 많았고, 복숭아(157시간), 사과(153시간) 등은 적게 투입됐다. 농업노임은 1일 기준 남자 15만 978원, 여자 13만5581원으로 2015년 대비 각각 39.3%, 86.5% 증가했으며 지난해 상반기 기준 외국인 근로자 노임은 남자 13만5517원, 여자 12만6621원이었다.지난해 토지임차료는 10a당 평균 33만8913원으로 최근 8년간 연평균 1.31% 상승했고, 평야지는 36만3814원, 도시근교(동읍지역)는 40만9166원으로 2015년과 비교했을 때 도시근교(12.6%) 보다 평야지(12.9%)의 임차료가 높았다.조영숙 기술원장은 “매년 변화하는 경북농업의 주요 지표를 중심으로 농가소득은 높이고, 농업인들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방안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농업 현장에 도움이 되도록 연구·지도 업무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피현진 기자

2024-03-19

황터마을 부녀회, 재활용품을 수거하다

봉화군 춘양면 황터마을 부녀회에서는 매년 3월 초 재활용 자원 모으기를 진행하고 있다. 농약용기, 비료포대 등 영농폐기물과 농가에서 나오는 헌옷, 고철, 빈병, 박스 등 재활용품을 수거해 농경지 오염을 방지하고, 청정 마을 환경 조성에 앞장서 나가고 있는 것.50여 가구의 작은 산골 마을인 이곳은 급속한 고령화로 부녀회도 대부분 60대 이상이지만, 올해도 지난 11일 부녀회 회원과 노인회 등 남녀노소 모두가 오전 6시부터 재활용품 수거를 시작하였다.이 마을에서는 평소 헌옷이나 빈병 고철 등을 1년 동안 가정이나 부녀회 창고에 모아두었다가 재활용 수거하는 날을 정해 판매하고 있다. 우수와 경칩이 지났지만 아직 날씨가 차가운데 마을 어르신들도 소주병 농약병 비료포대 등을 힘들게 들고 나오고 그나마 젊은 부녀회 회원들은 분리작업에 바쁘게 움직인다.이 마을 부녀회 회원들은 평소에 농경지나 마을 주변에 농약 빈병이나 비료포대, 빈병 등 재활용품이 보이면 부녀회 창고로 수거해 보관한다. 영농폐기물은 자연을 오염시키고, 불법 소각 등으로 인한 산불 발생, 지하수 오염 등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마을부녀회의 수거 활동은 깨끗한 마을을 가꾸는 데 작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또한 영농폐기물과 재활용품 판매 수익금은 부녀회 기금과 마을 대소사에 보탬을 주고 있다. 영농폐기물 가운데 발생량이 가장 많은 폐비닐과 농약용기는 수거 체계가 갖추어져 있다.영농폐기물은 수거보상제를 통해 일정액의 보상금이 나오고 있고, 폐비닐은 마을 집화장에 보관했다가 출하한다. 농약용기 중 제초제 병과 살충제, 살균제 농약병은 분리해 보내야 한다. 제초제 병뚜껑은 노란색, 살충제는 녹색, 살균제는 분홍색으로 분리하기 편리하도록 농약 제조회사에서 만들어져 나온다. 다만 농약과 혼합 사용하는 영양제 병은 농약병과는 구분이 돼 일반 재활용으로 분리해야 한다.폐비닐은 농가에서 마을 공동 집화장에 보관하고, 농약 용기는 농가에서 보관하다가 수거일에 수집해 한국환경공단 수거사업소로 이송한다. 일반 소주병, 맥주병 등 빈병과 헌옷 비료포대. 고철, 박스 등은 일반고물상으로 이송 판매를 하고 있다.농사 후 발생하는 폐비닐과 농약 빈병을 제외한 것 외에는 폐기물이다. 토양피복용 부직포, 과수원에 사용하는 반사필름 등은 군 쓰레기장까지 농민 스스로 이송해야 하는데, 고령화로 처리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안용대 노인회장은 말한다.이날 황터마을 부녀회에서는 농약 빈병 3천여 개, 소주, 맥주 빈병 2천500여 개 고철 2t, 헌옷과 박스, 비료포대 등 모두 3t을 수거해 판매했다.언제나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깨끗한 마을 환경을 위해 앞장서는 이정이 부녀회장은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분류, 선별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마을 주민 모두가 동참해 주었기에 즐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또한 “버리면 쓰레기가 되지만 그것을 모으면 자원이 되고 부녀회 기금을 마련하니 1석3조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으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류중천 시민기자

2024-03-19

사교육 부추기는 사회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 이상 사교육(학원, 과외 및 개인 교습 등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가 자랄수록 안 시킬 수도 없는 사교육, 부모들의 이런 고민과는 상관없다는 듯, 해마다 사교육비(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27조1천억원)는 고공행진 중이다. 또 사교육 참여율 또한 계속 높아지고 있고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5.8%(43만4천원) 늘어났다.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사교육비는 증가했는데 대구는 6대 광역시 중에서 참여율도 80%가 넘었고 경북은 31만5천원(전년도 보다 7.1% 증가)으로 광역도 중 3번째로 사교육비가 많았다.이렇듯 사교육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부터는 아이들 대다수가 접하고 있는 현실이다. 영유아 사교육비가 대학 등록금을 훌쩍 넘는다는 이야기와 유아가 3개 이상 사교육을 받는다는 등의 이야기는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아이들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사교육비 지출은 해마다 꺾이지 않고 있다. 형편이 어려워도 아이들 교육비는 맨 마지막에 줄인다는 말처럼 아이 교육은 늘 화두인데 누군가는 저출산에 가장 심각한 것 중 하나가 사교육비라고도 한다.지역 엄마들의 커뮤니티에서도 사교육을 얼마나 시켜야 하고, 또한 그에 대한 비용은 늘 관심거리다. 주변의 엄마들 이야기기에 괜히 아무것도 안하는 자신의 아이만 뒤처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러다 자존감까지 떨어질까 걱정 된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렇다.한 부모는 “저희 아이는 아직 어리지만 주위 지인들을 보니 초등학생인데도 100만 원 가까이 들고 있다. 또 아이 학원비 때문에 대출까지 받는다는 이야기는 충격이다. 친구가 하기 때문에 따라 하는 경우도 많고 비용 때문에 아이에게 테스트 해보기도 겁나는데 앞으로 나도 고민될 것 같다”고 말했다.이제는 부모뿐 아니라 아이의 하굣길에 모인 할머니들의 이야기도 손자·손녀의 학원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장면도 자주 눈에 띈다. ‘아이가 집에서만 놀아 걱정되고 힘들다고’. 이처럼 사교육이 전 세대에 걸쳐 여러 가지 문제를 포함하고 있지만 누군가는 부모의 경제 상황에 따라 자녀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가정형편이 좋을수록 사교육비와 참여율은 높게 나타났다. 과도한 경쟁으로 내몰리는 아이들이 안쓰러워 보일 때가 많지만 선행을 요하는 분위기에서 확실히 사교육을 벗어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긴 하다. 사교육에도 분명 정답은 없어 보이는데 맹목적이고 싶지 않아 책이나 교육 강사 이야기도 들어보지만 무언가 확실한 해법은 없어 보인다. 한편으로는 사교육이 비용은 들지만 편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같은 사교육. 현실이 어렵기는 하지만 이럴수록 아이와 기준을 잘 잡아야 할 것 같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4-03-19

경주 최부자댁의 봄을 만나다

경주 최부잣집 사랑채 앞에 산수유가 활짝 피어 있다.봄은 노랑이로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하는 시인 이장희의 시 ‘봄은 고양이로다’ 제목을 따라 해 보았다. 따스한 햇살에 온몸이 나른해져 오는 봄을 색으로 표현하면 노란빛이다. 개나리, 민들레, 노란 병아리, 봄을 상징하는 것들의 색깔이다. 그중에 이번 주가 절정인 꽃이 산수유다.경주 최부잣집 사랑채 앞에 키가 높은 산수유 한 그루가 관람객을 반긴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는 사람마다 금방 산수유 아래로 쪼르르 달려가 사진을 찍는다. 노란 꽃잎을 가득 맺은 가지가 기와지붕과 어우러져 더 환하다. 하늘은 파랗게 꽃의 배경을 담당한다. 사랑채 앞으로 늘어진 산수유 가지가 창호지와 문살에 어른거려 이곳에 살았던 후손들의 봄이 얼마나 고왔을까 짐작되었다.안채로 들어가는 문턱은 옹이가 그대로 있는 울퉁불퉁한 나무로 마감했다. 들어서자마자 마당 가운데 집안 살림살이를 담당한 안주인이 머무는 곳이라 단지가 가득한 장독대가 놓였다. 문살의 모양도 방마다 다양해 잘 가꾼 살림집의 모습이다. 높이 솟은 붉은 벽돌의 굴뚝이 흔한 가정집의 굴뚝과 달랐다. 궁궐이나 큰 절에서 봄직한 크기와 모양새다.비가 오면 처마 아래로 다니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드나드는 손님을 배려하는 것은 이 집안의 전통이다. 툇마루 밑에 물그릇을 놓아둔 것은 동네에 오가는 길냥이들 목을 축이라는 뜻일 게다. 사람뿐 아니라 이 집에 들어오는 동물 한 마리도 보살피는 모습에 고개가 끄덕여졌다.최부잣집은 경주 최씨 가문이 17세기 초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약 300년 간 부를 이어왔다. 12대로 대대손손 가훈을 지켜가며 부를 쌓았고, 나그네나 거지들에게 돈을 나누어 주고 밥을 먹여주는 좋은 선행을 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이다. 소작료를 수확한 곡식의 반만 받고 중간 관리자인 마름도 두지 않았다.거름을 쓰는 시비법과 모내기를 하는 이앙법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수확량을 크게 늘렸다. 최국선이 대를 이었을 땐 이미 최부잣집은 조선 최고의 부자였다. 흉년이 들어 농민들이 쌀을 빌려 간 것을 못 갚게 되자 안타까워하며, 아들 최의기 앞에서 담보문서를 모두 불살랐다. 소작 수입의 1/3을 빈민구제로 쓰는 풍습이 생기면서 200년 후인 최준 대에까지 이어진다. 해방 후엔 전 재산을 모두 털어 대구대학(현재의 영남대학교)과 계림학숙을 세웠다.바로 옆은 350년 역사의 교동법주이다. 국가 무형문화재 제 86-3호 국주(國酒) 중 하나라고 하니 더 의미가 있어 보였다. 경주 교동법주는 유통기한이 한 달 채 되지 않는다. 전통 국주이기에,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아 유통기한이 길지 않다. 찹쌀로 죽을 쑤고 누룩을 섞어 오랫동안 발효시켜 밑술을 만든다. 이 밑술에 찹쌀 고두밥과 생수를 혼합해 본 술을 담근 후 찌꺼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무려 50일이라는 시간 동안 독을 바꿔가며 숙성시킨다. 모두 다섯 개의 독을 거치면서 술을 담는 방법으로 백일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마실 수 있다.이렇게 400년 가까이 이어온 가문의 소장 자료가 국사편찬위와 경주최부자민족정신선양회가 자료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을사늑약 이후 일본에서 도입한 차관을 국민 모금으로 갚고자 했던 국채보상운동 관련 자료를 비롯해 근현대 문서도 포함됐다. 자료는 추후 국사편찬위 전자 사료관 시스템 등을 통해 일반 시민이 볼 수 있도록 한다고 하니 봄꽃처럼 반갑다.경주 최부자댁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오후 5시 30분이며 매월 마지막 월요일과 명절 당일엔 휴관이다./김순희 시민기자

2024-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