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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북 최고가’ 포항 쓰레기 봉투···시민 부담 완화 노력은 ‘글쎄’

포항시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은 경북에서 가장 비싸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포항시가 쓰레기 배출량을 제대로 줄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쓰레기 배출량이 줄면 시민이 부담할 비용을 낮출 수 있는데, 포항시가 배출감소를 위해 제대로 노력하는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20ℓ 기준 포항의 종량제봉투 가격은 900원으로 대구시(670원) 보다 230원 비싸다. 또 구미시(600원) 보다 300원, 경주시(350원) 보다 550원, 군위군(240원) 보다 무려 660원 비싸다. 2022년 이후 동결됐지만, 경북 평균(313원)을 훌쩍 넘는다. 임동욱 포항시 청소행정팀장은 “‘사용자 부담 원칙’에 기반하며 수거비 외에도 한국환경공단이 부과하는 폐기물 처리 부담금, 소각·매립 비용, 인건비가 모두 포함된다”며 “2018년부터 새로 생긴 부담금이 특히 크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의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 지침’에 따르면 지자체는 생활폐기물 처리비용과 지역 여건을 반영해 주민부담률을 산정하고 봉투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지자체가 생활폐기물 등을 소각 또는 매립할 때 발생량에 따라 부담금을 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폐기물 발생량이 많은 도시일수록 구조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포항시는 인구 약 50만 명, 공업·항만 기능을 갖춘 도시라는 점에서 생활·산업폐기물 배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 포항시의 재정 구조도 ‘비싼 봉투’의 이유다. 포항의 2024년 청소예산 재정자립도는 30.2%다. 2023년에는 34.7%였다. 지자체가 청소·폐기물 수집·운반·처리 등에 쓰는 총 예산 가운데 지방세·세외수입 등 자체 수입으로 충당하는 비율을 뜻하는 청소예산 재정자립의 비율이 높을수록 외부 의존도가 낮고 자립적 재정 운영이 가능하다. 생활폐기물 처리비용 중에 시민이 직접 부담하는 비율인 주민부담률도 37.7%에 달한다. 쓰레기 처리비용의 3분의 1 이상이 시민의 지갑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포항시는 환경관리원 300여명의 인건비만 연간 200억원에 생활폐기물 수거 대행비가 80억 원에 달하는데 반해 봉투 판매 수입은 연 130억 원에 그쳐 재정 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포항의 도시 구조도 비용을 끌어올린다. 공단 지역과 원룸촌, 상가 밀집지와 항만이 공존하는 복합도시인 포항은 수거 효율이 떨어지고 처리비용은 그만큼 늘어난다. 다른 지자체들이 주민 부담을 줄이려고 종량제봉투 가격 인하에 나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임동욱 청소행정팀장은 “종량제봉투 정책은 생활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구분해 버리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시민 참여가 높아야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재호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적정한 부담이 있어야 시민들이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면서도 “행정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쓰레기 배출 감량 효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포항의 원룸촌과 주택가에는 여전히 재활용품과 음식물쓰레기가 뒤섞인 봉투가 쌓인다. 한 시민은 “생활비 부담만 더 커졌다”라고 꼬집었다. 포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박칠용 의원은 “인구 감소와 시민 배출 의식 향상 때문에 포항의 쓰레기 배출량이 감소한 것이지, 포항시의 노력이 주요하게 작용하지는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3

APEC 정상회의 최종 점검···외교통상각료·최종고위관리회의 개최

2025 APEC 정상회의의 마지막 점검을 위해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MM)와 최종고위관리회의(CSOM)가 경주에서 개최된다. CSOM은 오는 27∼28일, AMM은 오는 29∼30일 열릴 예정이다. AMM은 정상회의에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최종 점검 성격의 각료급 회의다. APEC 각급 기관의 올해 활동 및 의장국 핵심 성과, 사무국 운영, 고위관리회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각각 세션 1과 세션 2의 의장을 맡아 공동 주재한다. 세션 1(혁신과 번영)에서는 디지털 협력을 통한 지역 도전과제 대응 및 공동 번영 방안을, 세션 2(연결)에서는 신기술을 활용한 역내 공급망 강화 및 무역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한다. 21개 회원국의 외교·통상 장관을 비롯해 아세안(ASEAN),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 등 APEC 옵서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초청 국제기구 대표로 참석한다. 올해 고위관리회의와 산하회의체 및 14개의 분야별 장관회의·고위급 대화 등의 주요 논의 결과와 올해 APEC 성과를 반영한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것이 목표이다. CSOM에서는 정부가 올해 APEC 정상회의 핵심 성과물로 추진하는 ‘인공지능(AI) 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 관련 논의 현황과 정상회의·각료회의 준비 상황을 회원들과 공유한다. 또 서비스 경쟁력, 인터넷·디지털 경제·구조개혁 등 각종 산하 회의체의 연간 활동 성과와 협력 과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합동각료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박형남기자

2025-10-23

국방부 ‘해병대 準 4군 체제’로 전환 추진

국방부가 이재명 대통령 공약인 ‘해병대 준(準) 4군 체제 전환’을 추진한다. 포항에 있는 해병대 1사단의 작전통제권을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서 해병대사령부로 원복해 상륙작전·신속대응 전담부대로 개편하기로 했다. 해병대 준4군 체제 전환과 해병대 1사단의 1군단 승격을 요구해온 포항시 해병대전우회는 “매우 미흡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23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군위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내년 초에 해병대를 해군에 두면서도 ‘국군조직법’에 있는 해병대의 고유임무를 재정의해 ‘준4군 체제’의 개념을 정립할 예정이다. 국군조직법 제3조(각군의 주임무 등)는 해군은 상륙작전을 포함한 해상작전, 해병대는 상륙작전을 주임무로 명시하고 있다. 내년에 국군조직법의 해당 조항을 개정해 해병대 고유임무를 ‘도서방위, 상륙 및 신속대응 작전’으로 재정의해 역할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향후 국방개혁에 따른 미래 부대구조 개편과 연계해 해병대사령부 예하 사단·여단 전반의 작전지휘구조도 재정립한다. 2028년까지 해병대 1사단의 작전통제권을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서 해병대사령부로 원복해 상륙작전·신속대응 전담부대로 개편한다. 국방부는 사령관 등 해병대 사기 진작과 위상 강화를 위해 사령관 등 고위급의 합참 등 주요지휘관 보직으로의 진출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2027년에는 해병대사령부의 참모들이 겸직하던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정보·작전·화력 참모 전담 조직을 새로 편성해 서북도서 방위작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방침이다. 고한중 포항시 해병대전우회장은 “'K-방산의 거점'이라 자부하는 포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매우 미흡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1·2사단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된 1973년 이전에 갖고 있던 해병대의 위상을 복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계획”이라면서 “해병대 1군단 창설 없이 해병대가 ‘K-국방’의 선봉에 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23

‘도지정 문화유산이 뭐길래’···칠포진성은 ‘반발’, 고현성은 ‘기대 솔솔’

포항지역 도지정 문화유산을 놓고 주민들 사이에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칠포진성’의 성벽과 맞닿은 곳에 사는 주민들은 포항시가 칠포진성을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절차에 강력하게 반발했고, 포항시는 주민 반발을 이유로 해당 절차를 중단했다. 조선 전기 수군 진성인 칠포진성은 역사·학술적 가치가 높아 지역 차원의 보존과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보호구역 설정에 따른 건축·증축·보수·형질변경 제한 등의 규제를 우려한 주민들이 반대한 것이다. 포항시 문화유산활용팀 관계자는 “학술적 가치가 큰 칠포진성을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도 “주민 공감대 형성 이후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면 포항시 남구 오천읍 원리에 있는 고려 토성 ‘고현성’의 ‘도지정 문화유산’ 승격 절차에 대해서는 마을 주민들이 조심스러운 기대를 하고 있어 칠포리 주민들과 대조를 보였다. 칠포진성은 성벽이 주택과 맞닿아 있어 생활권 제약이 불가피했지만, 고현성은 대부분 임야나 방치된 사유지로 민가가 드물다. ‘보존은 규제’라는 인식이 ‘보존은 보상’이 된 셈이다. 포항시는 조례에 따라 ‘고현성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내 건축행위 허용기준(안)’을 공고하고, 31일까지 주민 의견을 받고 있다.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승격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법적 절차다. 한 주민은 “놀리던 땅을 시에서 사 준다면 그게 더 낫다. 공원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유산활용팀 관계자는 “고현성은 주거지와 떨어져 있고, 일부는 과거 개발 중 발굴된 땅이라 지정 후 시가 매입하면 낫다는 의견도 있다”며 “일부 소유주는 건축 제한을 우려하지만, 전체적으로 반대 일색은 아니다. 보상 절차가 명확해지면 찬성 여론이 더 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도지정 문화유산이 되면 토지 매입과 정비가 가능해지고, 장기적으로는 풍납토성이나 몽촌토성처럼 성곽 공원 형태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며 “고현성 사례를 계기로 문화유산이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공존의 행정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2

“저녁시간 손님 다 돌려보냈다”… 영양군 읍내 ‘가스 불통’ 피해

영양군 영양읍내 전역이 갑작스러운 ‘가스 불통’ 사태에 휩싸였다. 영양읍내 한 주택 굴착공사 중 지하 가스관이 파손되면서 예고 없이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된 것이다. 사고는 지난 21일 오후 5시쯤 발생해 약 2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이때문에 영양읍내 식당과 피자점, 치킨점, 카페 등 상인들과 주민 수백여 명이 저녁 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 직후 영양시티에너지측은 “영양읍 동부리에 거주하는 김모씨가 자택 정비를 위해 굴착 장비를 사용하던 중 가스관이 손상돼 공급이 중단됐다”며 “즉시 안전 조치를 취하고 복구 인력을 투입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정상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스가 끊긴 시점은 퇴근과 저녁 식사 준비가 한창인 시간대였다. 영양읍내 식당이며 피자, 치킨점과 빵집·분식점 등 소상공인들은 영업을 중단하거나 손님을 돌려보내야 했다. 영양읍내 시장에서 한식점을 운영하는 조모씨(66)는 “손님이 몰리던 시간인데 음식조리를 할 수 없어 모두 돌려 보냈으며 예약받은 손님들께도 사정을 얘기하고 취소통보 했다”며 “장사 망친 건 둘째치고 예고도 없이 이렇게 가스가 끊기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39)는 “커피머신과 오븐이 전부 가스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멈춰서 영업을 접었다”며 “이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관리 부실”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사고로 보기 어렵다. 책임은 회피하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이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영양읍 주민 김모씨(56)는 “가스는 생활의 필수 기반시설인데, 사전 안내도 없이 중단된 건 명백한 관리 부실”이라며 “공급업체도 문제지만, 이런 사고를 예방·감독해야 할 행정기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현행 규정상 가스 공급업체는 지역 배관망 관리 및 긴급 복구 체계를 유지해야 하고, 지자체는 안전 점검과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다. 그럼에도 사고 발생 즉시 주민들에게 사전 안내나 긴급 알림 문자는 발송되지 않았다. 영양군 관계자는 “사고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며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합동으로 현장을 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피해 상황이 확인되는 대로 영양시티에너지측과 협의해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 불신은 여전하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설비 파손을 넘어 기초 인프라 관리 체계의 허술함과 위기 대응 시스템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도시가스협회 관계자는 “지방 중소도시일수록 기반시설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사전 경보 시스템과 긴급 안내 체계를 상시화해야 한다”며 “가스시설 인근에서 공사를 할 경우 사전 협의·안내 절차를 강화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스 공급은 이날 저녁 7시 무렵부터 순차적으로 복구됐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5-10-22

산불특별법 통과에 131개 시민·환경단체 강력 반발

131개 시민·환경단체가 2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피해 구제와 재건을 위한 특별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산불특별법이 산불 피해 복구라는 본래 목적을 벗어나, 각종 개발 특례 조항을 통해 산림 난개발을 조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 개정과 시행령 보완을 촉구했다. 특히, 법안의 구조적 결함을 지적하며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 즉 거부권을 요청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법 제41조부터 제61조까지를 ‘산림투자선도지구 개발 패키지’라 부르며, 골프장·리조트·호텔·관광단지 같은 사업을 공익사업으로 둔갑시켜 각종 인허가를 일괄 의제하고, 환경영향평가 심의기한을 45일로 단축해 검토 절차를 무력화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55조는 민간사업자에게 토지를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제56·57조는 보전산지의 행위제한과 보호구역 지정 해제를 가능케 한다. 제30조는 산림 소유자의 동의 없이 ‘위험목 제거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 사유재산권과 생태적 회복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날 녹색연합의 임성희 팀장은 “복구라는 명분 아래 환경영향평가를 간소화하고, 산지전용과 보전산지에서의 행위제한에 대한 특례를 보장하며, 위험목이라는 명목으로 벌채를 허용하면서 각종 위락시설을 위한 규제완화를 보장하고 있다”며 “재난을 기회로 삼아 각종 규제들을 그야말로 불태워버리는 독소조항은 반드시 삭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다양성재단의 성민규 연구원은 “피해 주민을 돕겠다던 특별법이 난개발의 면허장이 돼 버렸다”며 “법이 통과되자마자 경북도지사가 골프장, 리조트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이 그 증거다. 불탄 숲이 곧 투자 기회가 되고, 재난이 돈이 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시민 단체들은 법안의 심의 구조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도지사가 선도지구를 지정하고, 같은 시·도지사 산하 심의회를 통해 스스로 승인하는 구조는 중앙의 견제가 사라진 자기심의 체계이며, 행정절차라는 외피 속에 지자체 중심 개발권의 폭주를 제도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관계부처 협의와 산림청 심의,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의무화했으니 난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시민단체들은 “심의회는 독립적 통제기구가 아니며, 관계부처 협의도 단순 통보 절차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린피스의 최태영 캠페이너는 “이번 결정으로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까지 보호지역 30% 지정’ 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며 “법안을 만든 산불특위와 여야 국회는 공동의 책임을 지고 독소조항 삭제와 개정 작업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국회와 정부, 대통령실에 △국회는 즉시 산불특별법 개정 논의에 착수해 제30조, 제55조, 제56·57조, 제60조 등 개발 특례 조항을 전면 삭제할 것 △산림청과 환경부는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난개발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통제 장치와 주민동의 절차를 마련할 것 △이재명 대통령은 거부권 포기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개발특례 조항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재검토할 것 등을 골자로 한 공식 성명서를 제출하며, 독소조항이 개정되고 난개발을 막을 시행령이 제정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22

7조4000억 효과… 대기업부터 지역기업까지 마케팅 열기 ‘활활’

2025 APEC 행사 기간에 펼쳐질 기업 마케팅의 열기가 크게 달아오르고 있다. 각국 정상 및 경제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기업들은 자신들의 특징을 살린 제품 등을 내세워 세계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오는 31일 열리는 갈라 만찬에서 5만 발의 불꽃과 2000대의 드론을 활용한 대규모 쇼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공중·수상 드론 연출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다. 현대차그룹은 각국 정상 및 장관급 인사 등 참가자들을 위한 의전차량 192대를 제공한다. 제네시스 G90, G80,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등으로 구성된 지원 차량은 친환경 기술력과 품격을 동시에 보여줄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호텔과 여행, 케이터링 등과 관련된 인프라를 총동원한다. 롯데호텔서울과 시그니엘부산이 정상회의와 CEO 서밋의 오찬·만찬을 담당하고, 롯데제이티비는 포항 영일만항에 크루즈 두 척을 띄워 숙박을 지원한다. 기업들은 국내외에서 APEC 홍보전도 벌이고 있다. LG는 지난달 말부터 경주 시내버스 70대에 APEC 홍보 래핑을 진행하며 '달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맡았다. 서울 광화문·시청·명동 등 7곳의 대형 전광판과 뉴욕 타임스 스퀘어, 런던 피카딜리광장 등 세계적 랜드마크에서도 공식 홍보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쿠팡은 공식 홍보 협력사로서 APEC 로고가 인쇄된 배송 박스와 포장재 5000만 개를 제작해 전국 로켓배송에 활용하며 생활 속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CJ올리브영은 화장품과 미용기기를, LG생활건강은 '더후' 화장품을, 에이피알은 '부스터 프로'를 협찬하며 K-뷰티의 위상을 선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참가자 배우자 프로그램 'K뷰티&웰니스' 행사를 돕는다. 농심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신라면 1만개를 협찬 한다. LG생활건강은 생수 9만6000병을 행사 기간 지원한다. 교촌치킨, 옥동식, 청년다방, 미정당, 부창제과 등은 행사장 인근에서 푸드트럭으로 한식의 세계화를 알린다. 경북의 우수기업과 물품도 글로벌 무대에 오른다. 해당기업은 경주축산농협 천년한우 육포, 상복명과원 전통 디저트(경주빵·찰보리빵·계피빵·녹차빵), 성왕이앤에프 원목 펜 접시, 세영정보통신 투어 가이드 통신 장비, 로진 소백산수 생수이다. 다미 생활자기 식기세트, 대본 전통차티백, 울릉샘물 울림워터 생수 등도 포함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딜로이트 컨설팅과 공동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APEC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7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APEC 21개 회원국이 전 세계 총 GDP의 60%를 차지하고 무역 또한 전 세계 물량의 50%를 차지하는 만큼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한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무대"라며 "우리 기업들이 여러 비즈니스를 위해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2025-10-22

‘K-자율주행 기술’ 세계 무대에 선보인다

기아, KGM 등 국내 대표 완성차의 하드웨어에 자율주행 전문기업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K-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장인 경주 보문단지 일대에서 운행한다. 셔틀을 운행하는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산화율 90% 이상을 달성한 순수 국산 자율주행기술을 세계 무대에 선보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셔틀은 보문단지 순환형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순환형 등 2개 노선으로 운행하고, 이미 지난달 10일부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정식 운행했다. APEC 주요 회의가 열리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는 보문단지 출입이 통제됨에 따라 일반 시민 탑승은 제한하고 정상회의 참석자 및 대표단 등 APEC 공식 참가자들을 대상으로만 운행한다. 11월 2일부터는 다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운행을 제개한다. APEC 주요 회의 개최 전후로 경주교통정보센터 자율주행 예약 누리집(its.hyeongju.go.kr/autobook) 또는 정류장 QR코드 스캔을통해 당일 예약 후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예약하지 않아도 현장 정류장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이번 운행을 앞두고 운행구간 내 위험 요소를 사전 점검하고, 자율주행차 사고조사위원회 및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비상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자율주행 셔틀 제작사 대상으로 사고 발생 비상 대응 매뉴얼을 배포하고 차량 작동상태를 점검하고, 행사 기간 중 사고 발생 때 즉각 대응을 위해 행사 기간 중 현장 대기 등 모든 안전조치를 철저히 이행할 계획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22

APEC 크루즈 정박료 6500만원⋯영일만항-대한상의 협의 완료

속보=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포항 영일만항을 크루즈 2척을 해상 숙박시설로 활용하기 위한 부두 사용료(본지 15일자 2면 보도)가 최종 확정됐다. 사용료 조정 문제가 원만히 정리되면서 APEC 회의 지원 준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포항영일만신항㈜(PICT)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협의를 거쳐 정박료를 6500만 원(부가세 별도)으로 조정하고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PICT는 애초 안전관리 구역과 대기장소, 셔틀버스 운행 공간 등 부대시설 사용을 포함해 약 3억원 규모의 사용료를 산정했지만, 국가행사라는 점을 고려해 금액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대한상의는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 3번과 4번 선석에 중국과 일본 크루즈 2척을 정박시켜 해상 숙박시설로 운영한다. 7만t급(850객실)과 2만6000t급(250객실) 규모의 크루즈는 ‘플로팅 호텔’ 형태로 운영하며, 회의 참가자와 운영 인력이 이용할 예정이다. 상업용 컨테이너 부두가 국가행사 숙박시설로 전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영일만항의 새로운 활용 모델로 평가된다. PICT 관계자는 “국제적인 행사에 협조한다는 취지에서 금액을 조정했다”며 “여객부두가 아닌 상업부두를 사용하지만, 화물 처리에 지장이 없도록 내부 일정을 세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주 APEC과 연계해 영일만항이 해상 숙소 역할을 맡게 된 만큼 성공적인 개최를 기대한다”라며 “무엇보다 안전관리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 관계자도 “양측이 충분히 협의한 끝에 6500만 원으로 결론이 났다”며 “입항이 임박한 만큼 현장 점검과 운영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PICT 관계자는 “이번 계기를 통해 영일만항의 국제적 활용 가능성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2

스키장 안전모 쓴 해경⋯산업용 보호구 대신 ‘일상용’ 지급 논란

해양경찰청이 현장 함정요원들에게 산업용 보호구 대신 시중에서 판매되는 ‘스키장 안전모’를 지급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현장 근무자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장비가 일반용품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고령·성주·칠곡) 해경에서 자료에 따르면, 해경은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함정용 안전모 전량을 스키용 안전모 모델로 구입·보급했다. 최근 5년간 보급된 스키용 안전모는 총 6503개, 구입비는 4억4099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해당 안전모가 KC 인증을 받은 ‘운동용 안전모’, 즉 일상생활용 제품이라는 점이다. KC 인증은 일반 소비재 안전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로 산업현장 근로자 보호구에 부여되는 KCs 와는 엄연히 다르다. 해경은 과거 함정요원에게 KCs 인증 산업용 안전모를 지급했지만, 2021년부터 KC 인증 스키용 안전모로 전면 교체했다. 사실상 산업용 보호구를 일상용 안전장비로 대체한 셈이다. 이 문제는 내부 감사에서도 이미 지적됐다. 해경 감사담당관실이 올해 4월 작성한 ‘현장 기본업무 관리실태 결과보고’ 에서는 “임무활동 시 현장요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보호구(안전모)는 산업안전보건법상 KCs 인증 또는 그 이상의 성능 장비를 구입·보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해경은 실무적 이유를 들어 스키용 안전모 도입을 정당화했다. 해경 관계자는 “함정요원의 임무수행 시 착용감과 활동성을 높이고, 주·야간 제약 없이 착용 가능하도록 시인성과 내구성을 고려해 KC 인증 제품을 보급했다”며 “향후 산업현장에 적합한 보호구로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회에서는 해경의 행정 편의적 판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희용 의원은 “산업안전인증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스키용 안전모를 현장 함정요원에게 지급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의 전형”이라며 “위험에 상시 노출되는 함정요원의 경우 착용 편의성보다 유사시 생명 보호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경의 업무 특성상 파도, 충돌, 화재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이 존재하는 만큼, 산업용 보호구 기준에 맞는 장비 지급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철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2

미세먼지 저감 숲가꾸기 사업 도심 아닌 농촌·산지에 80% 이상 집중

도심 생활권의 대기 질 개선을 목표로 추진된 ‘미세먼지 저감 숲가꾸기 사업’이 본래 취지와 달리 농촌·산지에 집중되며 개발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문경 주흘산 정상에서 시행된 사례는 사업의 실효성과 공익성을 둘러싼 논란을 키우고 있다. 21일 산림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총 1719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미세먼지 저감 숲가꾸기 사업’은 전국 15만5785ha에 걸쳐 솎아베기와 가지치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업의 목적은 도시 내·외곽 산림의 수목 밀도를 조절해 미세먼지 흡착·차단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1762곳의 사업 대상지를 분석한 결과 도심지(동·읍 단위)는 15.3%에 불과한 반면 농촌·산지(리 단위)는 8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업의 핵심인 ‘생활권 인접 산림’이라는 기준이 사실상 무시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자체 개발사업의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 정황도 확인됐다. 문경 주흘산 관봉(해발 1000m)에서 시행된 사업의 경우 미세먼지와는 거리가 먼 산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숲 가꾸기 사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작업 현장 사진과 현지 조사 사진을 비교한 결과 큰나무 위주의 간벌로 인해 식생이 단순화되고 산림 구조가 훼손된 정황이 확인됐다. 이는 생태적 가치의 하락 뿐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도시 숲 수목 분포에 따른 대기 중 미세먼지 대기오염 특성 분석 논문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수목의 밀도가 높고 수목의 높이가 높은 지역일수록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높았다. 결국 이번 사업은 미세먼지 저감을 명분으로 시행됐으나 실질적인 환경 개선 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생태 가치 하락과 개발규제 회피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생활권과 거리가 먼 산 정상에서 미세먼지 저감 숲 가꾸기를 시행한 것은 공익을 가장한 개발규제 회피 행위”라며 “사업의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하고, 사후 모니터링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자체 위임사업이라 하더라도 산림청과 산림조합중앙회는 주무 기관으로서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하고, 부적절한 사업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21

“산불피해 컸지만 쏟아지는 경북 송이" 예상 밖 ‘대풍’

올해 경북 북부 지역 송이 생산이 급증했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송이 산지다. 전국적으로도 올해 송이 작황은 예년 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 봄 초대형 산불이 경북 북부를 휩쓸었을 때 올 송이 생산 급감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으나 최근 생산량을 보면 이 예측은 빗나갔다. 21일 산림조합중앙회 등에 따르면 영덕군은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1만3125㎏(공판 물량 기준)의 송이가 거래돼 작년 같은 기간(8901㎏) 보다 크게 증가했다. 공판 거래액은 23억8544만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9억4818만 원)보다 약 20% 늘었다. 산림조합 공판 기준으로 13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송이가 거래된 영덕은 올해 송이 출하 초기 작황이 부진해 한때 선두를 문경에 내주기도 했지만 뒤늦게 쏟아지면서 1위를 탈환했다. 안동시와 청송군은 영덕 보다 증가폭이 더 컸다. 안동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6785㎏의 송이를 거래해 작년 같은 기간(1271㎏) 보다 5배 넘게 늘었고, 청송은 6092㎏으로 작년 같은 기간(1315㎏) 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청송의 공판 거래액도 12억2661만 원으로 작년 같은기간(3억3583만 원) 보다 3배 이상 뛰었다. 이들 지역 역시 지난 3월 말 유례없이 큰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소나무가 자라는 산이 대규모로 훼손되면서 당시 송이 생산이 급감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기도 했었다. 올해 송이 거래량이 예상 밖으로 급증한 것은 산불 이후 송이 생장에 유리한 기상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9월 이후 한달여째 내리고 있는 비는 송이 서식에 가장 중요한 포자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산에서 나온 송이가 지난해 산불 피해지역에서 나오던 송이 생산량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많이 생산됐다. 산불이 비껴간 봉화군도 예외가 아니다. 올들어 지금까지 3057㎏의 송이가 거래돼 작년 같은 기간(493㎏) 보다 6배 이상 늘었다. 안동지역 한 임업인은 “올해는 여름 내내 비가 적당히 내려 토양이 촉촉했고, 9월 들어 일교차가 커지면서 송이가 예년보다 훨씬 많이 올라왔다”며 “작년에 비해 산이 한결 건강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윤식·이도훈기자

2025-10-21

경주, 준비는 끝났다… 도시 전체가 APEC 정상회의장

지난 19일 오전 경주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사찰 이름도, 관광지 표지판도 아니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도시의 공기를 지배했다. ‘APEC 2025 KOREA WELCOME TO GYEONGJU’ 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과 대형 꽃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버스와 택시, 매끈하게 재도색한 배전함까지 APEC 문구를 품었다. 건물 외벽과 신호등 옆에는 안내 표지판이 새롭게 부착됐고, 공사 현장의 소음으로 가득했다던 거리는 이제 정돈된 호흡 속에 팽팽한 긴장을 품고 있었다. 보문단지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여전히 공사 인부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가로수 전정 작업이 이어졌고 조명 기둥이 새로 박히고 있었으며 조경 설치를 위한 장비가 도로 옆에 줄지어 서 있었다. 도심 곳곳에서는 도로포장, 꽃 심기, 야간 경관 정비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한 상인은 “한 달 전엔 흙먼지가 눈에 들어갈 정도로 어수선했는데 지금은 도시가 행사용 옷을 다 입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보문관광단지 입구에는 ‘자율주행 셔틀 운행구간’ 안내판이 걸려 있었고, 자율주행 셔틀이 조용히 지나며 도시의 미래성을 암시했다.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앞에 들어서자 통제선이 멈춰 세웠다. 건물은 이미 외관 정비를 마쳤지만, 보안을 이유로 출입이 철저히 제한됐다. 새로 포장된 주차장에는 일부 공사 자재가 아직 남아 있었고, 안전모를 쓴 작업자들은 마지막 점검을 이어가고 있었다. 외관을 촬영하던 김모씨(49)는 “우리 동네가 세계 정상들이 모이는 무대가 된다고 생각하니 설레면서도 신기하다”고 했다. HICO 옆에 자리한 국제미디어센터(IMC) 외곽에서는 방송 차량용 전원 공급장치와 위성 송신 장비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국내 주요 통신사들이 이동기지국 설치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세계 각국 기자들이 몰려올 것을 대비해 내부 동선과 장비 조율을 마무리 중”이라고 전했다. 정상회의장에서 차로 5분 거리인 경주엑스포대공원은 경제전시장 준비로 한창이었다. 국내 산업의 과거부터 미래 기술까지 총망라한 전시관 내부에서는 전시 부스 구조 확인 작업이 이어졌다. 공사는 대부분 완료됐고, 구체적인 전시 구성만 최종 조율 중인 상황이다. 경주예술의전당 1층 로비 벽면에는 층별 안내문이 영어로 부착돼 있었고 전시실에는 그림들이 정렬 상태 점검을 받고 있었다. 5층 전망대에서는 정돈된 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글로벌 리더 1700명이 집결하는 CEO 서밋이 열릴 이곳은 이미 국제 손님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라한셀렉트 경주 대연회장 지하 1층 컨벤션홀은 회청색 카펫 위에 놓인 흰색 벽과 천장이 조용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약 1500㎡ 규모의 이 홀은 탁자 설치 여부에 따라 1000~2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호텔 측은 밝혔다. 호텔 입구에는 기존에 없던 가림막과 철제 펜스가 설치돼 행사 동선을 보여줬다. APEC 협력 숙박업소로 지정된 소노캄 경주는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시설 중 하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1700억 원을 투입해 전면 리모델링을 진행하며 기존 4성급에서 5성급 호텔로 승격됐다. 정상급 숙소 7개가 신설됐으며, 공개된 객실은 툇마루 형태의 거실 등 한국 전통미가 강조된 구조였다. 유럽인 관광객은 “도시 전체가 큰 행사를 앞둔 것처럼 활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신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역사관에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많은 이들이 황금빛 왕관에 푹 빠졌고, 짧은 탄식을 내뱉는 이들도 있었다. 야외전시장의 성덕대왕신종 앞에도 긴 줄이 이어졌다. 애초 정상회의 만찬장 후보지였던 부속건물은 APEC 공식 만찬이 라한호텔 대연회장으로 변경되면서 아직 용도가 확정되지 않았다. 정상회담이나 기업 포럼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속건물 앞에서는 ‘인증샷’을 남기려는 방문객들로 가득찼다. APEC 의전홍보과 관계자는 “이번 경주 APEC은 도시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0

돌에 새긴 이상향 불국사·시와 풍류의 포석정…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둔 경주가 천년의 시간을 넘어 다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신라의 유산은 단수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형 문화 수도’의 얼굴로 되살아나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를 열광하게 만든 것처럼 경주의 속살도 이제 세계가 열광하는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 불국사, 이상향을 돌에 새긴 신라인의 건축 정신 토함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불국사는 751년(경덕왕 10년) 김대성이 창건하고 774년 완공된 통일신라 사찰이다. 청운교와 백운교는 반원형 홍예 아치 아래에 놓인 석조 교량으로 총 34단(청운교 16단·백운교 18단)으로 구성된다. 세속과 불국토를 잇는 경계의 의미가 담겨 있다. 자하문을 지나면 다보탑(국보 제20호)과 석가탑(국보 제21호)이 서로 마주 선다. 화려함과 절제의 대비는 신라인이 추구한 조화의 미학을 보여준다. 유네스코는 1995년 ‘석굴암과 불국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며 “불교 교리를 건축공간에 구현한 대표 사례”로 평가했다. ◇ 포석정, 흐르는 물 위에서 시와 풍류를 나누다 경주 남산 서쪽 골짜기에 자리한 포석정은 통일신라 귀족들이 ‘유상곡수연’을 즐기던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 진성여왕조에는 왕과 신하들이 이곳에서 시를 짓고 술을 나눴다는 기록이 전한다. 현재 남아 있는 수로는 길이 22m, 높낮이 차 5.9cm의 화강석 홈이 이어진 구조로 물길 위에 술잔을 띄우던 풍류 문화를 짐작하게 한다. 신라 상류층의 예술적 교양과 사유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으로 평가된다. ◇ 대릉원, 흙 봉분 사이로 드러나는 신라의 장례 미학 경주 도심의 대릉원은 왕과 귀족의 무덤이 모여 있는 신라 왕릉군이다. 황남대총, 천마총, 미추왕릉 등 대형 고분이 포함돼 있다. 무덤 구조는 돌무지덧널 위에 흙을 덮는 적석목곽묘 형식으로 생과 사의 순환을 상징한다. 천마총 내부 벽화의 ‘천마도’는 현실과 내세를 잇는 신라인의 정신세계를 시각화한 대표적 유물이다. 잔디 언덕의 완만한 곡선과 봉분 사이의 공간미는 ‘죽음마저 품은 미학’이라는 신라적 감수성을 전한다. ◇ 황리단길, 신라 왕경 위에 피어난 현재형 감성 신라 왕경의 중심이었던 황남동 일대는 ‘황리단길’로 불린다. 전통 한옥과 현대적 상점이 어우러져 과거의 풍경과 새로운 감성이 공존한다. 한옥 지붕 너머로 고분 능선이 이어지고 돌길 사이로 전통과 현대가 만난다. 첨성대의 실루엣을 본뜬 간판과 골목의 불빛은 천년의 도시가 지금도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 동궁과 월지, 물 위에 반사된 궁궐의 밤 동궁과 월지는 674년(문무왕 14) 조성된 왕실 별궁과 연못 유적으로 신라의 조경예술이 응축됐다. 사적 제18호로 지정된 이곳은 밤이면 연못 위로 누각의 불빛이 반사돼 현실보다 선명한 환영을 만든다. 달빛과 조명이 겹친 수면 위의 궁궐은 신라 왕경의 미적 감수성과 자연관을 그대로 담고 있다. ◇ 월정교, 밤의 문화 경관 남천 위를 가로지르는 월정교는 신라 시대 교량 양식을 고증해 복원한 목교다. 2018년 복원사업 완료로 다리의 원형이 살아났고, 야간 조명이 더해져 대표적 야경 명소가 됐다. 붉은빛이 물결에 스며드는 교각 아래를 걸으면 과거의 건축 기술과 현대의 도시 조명이 한 장면 속에서 만난다. 월정교는 천년의 시간을 잇는 다리이자 유산과 문화가 공존하는 경주의 상징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0

영양군, 농어촌기본소득 사업대상지에 선정···자체 부담분 추가해 1인당 매월 20만원 지급

이재명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지’에 영양군이 선정됐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지’에 선정되면 주민들은 매월 15만원씩을 2년 동안 받을 수 있게 된다. 영양군은 자체부담분 5만원을 추가로 확보해 1만5185명 군민 모두에게 각각 2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지’는 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 주민들의 기본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경북도내에서는 영양군을 비롯 청송·의성·고령·봉화·울릉 등 6개 군이 신청했었다. 전국적으로는 전국 69개 인구감소지역의 군이 공모에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그동안 발표 평가 등을 거쳐 20일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지로 영양군을 포함 전북 순창군, 경기 연천군, 강원 정선군, 충남 청양군, 전남 신안군, 경남 남해군 등 7개 지자체를 선정해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열악한 여건에서도 소멸 위험이 큰 농어촌 지역에서 지역 지킴이 역할을 해온 지역 주민의 공익적 기여 행위에 대한 보상이자 소비 지출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역할을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15만원 기본소득은 선불카드 형태의 지역화폐로 내년 1월부터 지급된다. 당초 총 사업비의 40%를 국가가, 나머지는 해당 기초자치단체와 광역단체가 각각 30%씩 부담하는 비율이었으나 영양군이 5만원을 추가로 지급키로 해 국비 30%, 도비 13.5%, 군비 56.5%로 조정됐다. 영양군에 따르면 2년 동안 시행될 기본소득 총 예산은 754억3000만원이다. 영양군 박경해 농림관광국장은 국비 226억 9000만원, 도비 101억8300만원, 군비 426억1800만원으로 편성된다고 밝혔다. 그는 “영양군 연간 예산은 추경 포함 5400여억원 규모지만 올해 3분기부터 영양군이 원자력비상계획구역 내에 포함되면서 지역자원시설세를 받게 돼 재원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역자원시설세는 지역의 자원과 시설을 유지 관리하거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과되는 세금이다. 영양군은 지난 8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수비면 수하3리를 울진의 신한울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에 포함시키면서 지방세를 올해 11억원, 내년 50억원 등 최고 92억원까지 추가 확보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감소추세이던 영양군 인구도 9월 현재 전월 보다 20명 증가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지로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나타난 현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양군은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며 공동체 복원을 위한 혁신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이번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선정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얻은 값진 성과로 영양군 생존을 위한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단순한 현금성 지원이 아닌 에너지 자원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농촌 모델로 발전시켜 군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소득을 통해 지역 상권을 살리고 농산물 소비를 촉진해 순환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지속가능한 영양군, 군민 모두가 행복한 영양군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5-10-20

미사일 부대는 떠났지만 ‘군사시설보호구역’ 족쇄는 여전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 예하 공군 제8530부대가 철수한 지 2년이 지났지만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일대는 여전히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인근 주민 재산권이 제한되고 있다. 59년째 이어진 규제에 묶인 호미곶면 주민들은 “창고 하나조차도 못 짓는다”라면서 조속한 해제를 촉구하지만 군당국은 묵묵부답이다. 20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호미곶면 구만리·대보리 일대 3곳 걸쳐진 32만1047㎡의 공군 제8530부대는 2023년 2월 철수를 완료했다. 구만리 530번지, 구만리 산12번지, 대보리 735-21번지 등 3곳의 공군 소유 부지 25만2549㎡ 중 구만리 530번지 일대(5만3428㎡)는 관사와 연병장으로 쓰여 지뢰가 없지만, 지뢰가 매설된 나머지 2곳은 군사시설보호구역로 지정돼 있다. 고금산이 있는 대보리 735-21번지(7만5228㎡)는 과거 미사일 발사대와 통제실 등이 있었고, 봉화산 일원인 구만리 산 12번지 일대(12만3893㎡)는 사격장으로 활용했다. 국방부의 후방지역 지뢰 매설지 및 제거 현황에 따르면 고금산과 봉화산 일대에는 지뢰 343발이 매설돼 있다. 군당국은 별다른 설명 없이 지뢰제거 작업을 중단한 상태이며,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도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뢰 제거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절차가 지지부진하면서 건축물 신축과 증·개축, 토지 형질 변경 등은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 하기동 호미곶 공군부대 이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와 더불어 포항시가 국방부와 협약을 맺어 이전 부지를 매입하거나 공원화해야 한다”고 했다. 문중 땅이 군사시설보호구역 주변 제한보호구역 500m 안에 묶여 재산권 행사가 어렵다는 문두하씨는 “호미곶면 발전을 위해서라도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포항시의 호미반도권 개발계획과 연계한 공군 부대 이전 터 활용 계획도 답보 상태다. 포항시는 지난 2월 26일 ‘호미곶 공군부대 이전 부지 활용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했지만, 부지 매각 관련 공군의 답변이 늦어지면서 용역을 보류했다. 포항시 민자사업추진팀 관계자는 “부지 매입 가능 여부를 공군 제1여단에 문의했지만, 공군본부와 국방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어 회신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뢰 제거가 선행돼야 부지를 매입할 수 있는데, 지뢰 제거도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0-20

[이사람] “포항 농특산물·명소, APEC 프로젝트로 알립니다”···388만 유튜브 ‘흥삼이네’ 운영자 이두형씨

거대한 솥뚜껑을 중심으로 부모와 ‘가족 먹방’을 선보이는 구독자 388만 명의 채널 ‘흥삼이네’ 운영자 이두형씨(38)가 경주 APEC 정상회의를 맞아 야심찬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포항시 홍보대사인 그는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KTX 포항역과 포항경주공항을 품은 포항은 경주로 향하는 관문이며, 포항과 경주는 생활권을 함께 할 정도로 매우 밀접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면서 “포항의 농특산물도 이참에 먹방으로 제대로 알리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오는 25일 업로드할 APEC 특집 콘텐츠는 지난 주말 촬영했는데, 포항경주공항을 출발해 포항역에서 여정을 끝맺는 방식이다. 이씨는 “포항은 바다 뿐만 아니라 넓은 농촌 지역과 뛰어난 농산물을 함께 가진 도시”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카메라는 해변을 넘어 밭으로 향했다. 해풍 맞은 부추, 달큼한 포항초(시금치), 이런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식당들을 새롭게 조명했다. 포항 사람은 모두 아는 ‘포항초’가 외지인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이씨는 “포항 특산물의 브랜드화가 아직 덜 됐다는 방증”이라며 “이번 영상에서는 ‘포항의 밥상’이 가진 다양성과 풍요를 전면에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50만 포항시민을 대표하는 책임감으로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는 이씨는 구룡포와 호미곶을 비롯해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영일대해수욕장, 스페이스워크 등 포항이 품은 매력적인 명소의 속살을 담았다. 이동 포항초 한우불고기, 포항초 명물 닭강정, 포항초 치아바타도 직접 구매해서 먹방을 선보이고, 포항시 로컬푸드산림조합과 포항역 농특산품판매장 고향뜨락을 찾아 포항 농특산물의 장점을 직접 소개한다. 유튜브를 10년째 운영중인 그는 ‘꾸준함’을 금과옥조로 여긴다. 초창기엔 매일 오후 6시에 영상을 올렸고 지금은 주 2회로 줄였지만, 여전히 같은 리듬을 지킨다. 그는 “구독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게 기본”이라고 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삶의 원동력으로 꼽은 이씨는 “‘먹방’은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다”면서 “우리 가족의 밥상이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든다면 그게 바로 내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울의 좁은 옥탑방에서 유튜브를 시작해 고향인 포항에서 소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씨는 포항을 인생의 무대로 여긴다고 했다. 이씨는 “포항은 철강만의 도시가 아니다. 사람의 온기와 밥상의 정,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가 살아 있는 곳이다. 그 따뜻한 매력을 영상으로 오래 전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이씨는 “내가 찍는 영상 하나하나가 포항의 얼굴이 된다는 걸 느낀다”라면서 “더 신중하게, 더 애정을 담아 작업하겠다”고 전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0

땅이 움직인다···무인감시시스템 경고 2984건, 신뢰도는 ‘불안’

전국 40곳에 설치된 땅밀림 무인원격감시시스템이 올해 8개월간 총 2984건의 위험 경고를 발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평균 12건에 달하는 수치로, 땅밀림 위험이 상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낮은 데이터 수집률과 장비 노후화로 인한 오작동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고 시스템의 신뢰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한국치산기술협회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땅밀림 무인원격감시시스템 모니터링 및 데이터 관리’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초부터 12월 초까지 전국 40개소에서 수집된 경고 데이터는 총 2984건이었다. 경고 수준별로 보면,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 수준이 2003건(67.2%)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땅밀림의 초기 징후나 미세한 지반 변위가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심각’ 수준의 경고도 430건(14.4%)에 달해,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주의’ 수준은 399건(13.4%), ‘경계’ 수준은 152건(5.1%)으로 집계됐다. 센서별로는 땅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하는 와이어신축계에서 1480건(49.6%)의 경고가 발생해 가장 많았고, 지중경사계(926건), 지표변위계(462건), 구조물변위계(116건)가 뒤를 이었다. 경고가 집중된 지역은 경남과 전남이었다. 경남 사천시 곤명면 작팔리에서는 와이어신축계에서만 124건의 경고가 발생했고, 하동군 악양면에서는 지중경사계에서 294건이 감지됐다. 전남 담양군 금성면에서는 총 537건의 경고가 발생했으며, 이 중 ‘심각’ 수준이 49건에 달했다. 경북에서는 영덕군 축산면 칠성리에서 총 68건의 경고가 발생했는데 68건 모두 ‘심각’ 수준이었다. 문제는 시스템의 신뢰도가 여전히 불안하다는데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게이트웨이·노드·센서의 데이터 수집률은 40~60% 수준에 그쳤다. 일부 지역에서는 장비 노후화와 통신 불량으로 인해 데이터 수집이 실패하거나, 집중호우 시 강우량 값이 ‘0’으로 기록되는 등 오류도 발생했다. 임미애 의원은 “지난해 경주 토함산 땅밀림과 지난 8월 산청 재난처럼 이상기후로 인해 산사태보다 위험한 땅밀림 재해가 커지고 있다”며 “땅밀림 예측과 주민대피 시스템을 하루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치산기술협회 관계자는 실시간 예측과 주민 대피를 연계한 통합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데이터 품질 확보와 장비 현대화, 통신 안정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는 “경고는 시작일 뿐,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지반 불안정이 심화되는 만큼, 기술적·행정적 대응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20

‘북극 비즈니스포럼’ 포항서 열리나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1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2027년 이후 포항에서 북극서클총회의 공식 행사인 ‘북극 비즈니스포럼’이 열릴 가능성이 생겨 관심이 쏠린다. 북극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면서 북극 관련 가장 중요한 논의의 장인 북극총회의 공식 행사를 포항에서 열 경우 북극항로 거점항인 영일만항을 보유한 포항이 명실상부한 북극협력의 아시아 거점도시로 도약하고 새로운 북방 경제영토 개척의 동력을 갖는다. 19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강덕 포항시장이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지난 16일(현지시간) 개막한 ‘북극서클총회’(ACA)에 참석한데 이어 지난 17일(현지시간) 아바야 칼쇼이 크누덴 북극경제이사회( AEC) 의장에게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가 본격 가동되는 2027년 북극서클 한국포럼을 포항에서 개최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크누덴 의장은 “북극서클총회의 공식 행사인 ‘북극 비즈니스포럼’을 포항에서 개최하자”고 역제안했다. 크누덴 의장은 “기회가 되면 포항을 직접 방문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서현준 포항시 배터리첨단산업과장은 “2018년 12월 서울에서 동아시아 최초의 ‘북극서클 한국포럼’을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포항에서 다시 ‘북극서클 한국포럼’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는데, 크누덴 의장이 보다 진일보한 행사의 포항 개최를 제안해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서 과장은 “포항의 산업 역량과 탄소중립 경험을 세계 무대에 소개할 장이 마련되는 것”이라면서 “곧바로 실무·행정 절차를 밟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북극서클총회에 참석한 이강덕 시장은 크누덴 북극경제이사회 의장에게 AEC 가입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이 시장은 또 패티 브런스 북극시장포럼(AMF) 사무총장에게도 북극권의 다양한 도시들과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회원 가입 희망 의사를 전달했다. 크누덴 의장과 브런스 사무총장 모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19

산불 위험 키우는 방치된 간벌목

최근 10년간 경북 지역 산림에서 발생한 간벌목의 수집률이 평균 4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35.2%)보다는 높은 수치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간벌목이 산지에 방치되고 있어 산불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간벌목 수집률은 평균 35.2%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경북은 45.8%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했지만, 간벌된 목재 10그루 중 5그루 이상은 여전히 산지에 남아 있는 셈이다. 간벌은 나무의 생육을 돕기 위해 밀집된 수목을 솎아내는 작업으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벌목은 산림청의 ‘지속가능한 산림자원 관리지침’에 따라 최대한 수집·활용하거나 안전한 구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지침과 괴리가 크다. 경북 북부권의 한 산림조합 관계자는 “예산 부족과 험준한 지형, 인력 부족으로 인해 간벌목을 제때 수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경제성이 낮은 지역은 수집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방치된 간벌목은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올해 4월 발표한 ‘미국 LA 대형산불 주요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산불의 확산에는 연료량 증가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경북은 최근 몇 년간 봄철 건조기와 강풍이 겹치며 산불 위험이 급증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임미애 의원은 “숲 가꾸기의 목적은 단순한 벌목이 아니라 건강한 숲 관리와 산불 예방”이라며 “사업 물량 확대보다 지침에 따른 품질 중심의 숲가꾸기로 전환해야 한다. 방치된 산물을 신속히 반출할 수 있도록 수집비용을 현실화하고, 지자체의 수집·운반 실적을 관리지표로 반영해 책임성과 실적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북도 관계자는 “간벌목 수집률을 높이기 위한 예산 확보와 장비 지원 방안을 산림청과 협의 중”이라며 “산불 예방을 위한 선제적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올해 봄 발생한 산불로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일대에서 10만ha 이사의 산림이 피해를 입은 바 있어, 간벌목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