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 꺾이며 도로 점유… 인명피해 면했지만 ‘안전 불감증’ 우려 2005년 준공된 노후 시설물… 정밀 안전 진단 및 관리 체계 점검 시급
경북 영덕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영덕풍력발전단지에서 높이 80m에 달하는 거대 풍력발전기가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에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2일 오후 4시 40분께 영덕군 영덕읍 해맞이길 인근 창포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 1기가 기둥 중간 부분이 꺾이며 쓰러졌다. 발전기가 전도되면서 41m 길이의 대형 블레이드(날개) 파편이 사방으로 비산했고, 인근 ‘별파랑집라인’ 구조물과 ‘영덕블루로드’ 게스트하우스 울타리 등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사고 당시 발전기 잔해가 왕복 2차선 도로를 완전히 가로막아 인근 통행이 전면 차단됐다. 소방당국과 영덕군은 사고 직후 긴급 안전 조치에 나섰으며, 당시 주변에 차량이나 보행자가 없어 천만다행으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고가 발생한 영덕풍력발전단지가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유명 관광지라는 점이다. 2005년 준공된 이 단지에는 총 24기의 발전기가 운용 중인데, 시설 노후화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을 목격한 한 주민은 “마치 천둥소리 같은 굉음과 함께 거대한 기둥이 나무젓가락처럼 꺾였다”며 “평소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라 사람이 있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전했다.
영덕군과 관계 기관은 사고 기기의 노후도와 금속 피로도, 기상 상황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기존 노후 발전 설비에 대한 철저한 유지 보수와 안전 관리 시스템”이라며 “나머지 23기 발전기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정밀 안전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현장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단지 관리 업체를 대상으로 안전 관리 규정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