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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이슈 = 포항 해오름대교 구조·안전 진단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2-01 17:54 게재일 2026-02-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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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개통식과 함께 2일 오후 2시부터 임시 개통되는 해오름대교 전경.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 남구 송도동과 북구 항구동을 연결하는 ‘효자~상원 간 도로’,  일명 해오름대교가 2일 정식 개통됐다. 총연장 1.36km에 이르는 이 교량은 남·북구를 5분 거리로 연결하는 도심 교통의 핵심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개통의 환호 뒤에는 조망권 민원, 설계 변경, 구조적 혼선이라는 해결되지 않은 질문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집단 민원으로 사업의 방향이 뒤틀린 이 교량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선 지금부터 더 면밀히 보완하고 관리, 불편을 줄여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오름대교는 계획 단계부터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조망권과 일조권을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결국 포항시는 주민 민원을 수용해 당초 설계를 대폭 수정했다. 교량의 종단 구배는 기존 7.0%에서 법정 한계치에 가까운 8.3%까지 상향됐고, 이를 통해 상판 높이를 최대 7m 낮췄다. 동시에 주탑 수를 줄여 시각적 개방감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설계가 변경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도로의 기하구조와 주행 안전성이 후순위로 밀렸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토목 전문가는 “도심 간선도로에서 종단 구배를 8% 이상 적용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교량 정상부를 넘는 순간 시야 확보가 어려워 운전자의 심리적 불안과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안가 특성상 겨울철 블랙아이스가 빈번한 환경에서 급경사는 제동력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선형도 논란의 대상이다. 북쪽에서 송도 방향으로 진입하는 구간은 기존 도로와의 접속을 우선시한 나머지 급경사와 커브가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전문가들은 “선형의 연속성은 토목 설계의 기본 중 기본”이라며 “민원 해결에 급급해 주행 안전의 원칙이 훼손됐다”고 평가한다. 급경사와 곡선 구간이 겹치는 지점은 사고가 잇따를 수 있다는 경고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개통과 동시 불거진 교량 ‘정체성’ 부분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해오름대교는 공식 홍보에서 ‘사장교’로 소개돼 왔다. 실제로 중앙 주경간에는 주탑에서 사선 케이블이 상판을 직접 지지하는 사장교 구조가 적용돼 있다. 그러나 조망권 민원으로 설계가 변경된 접근교 구간에는 주탑과 사선 케이블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구간은 일반적인 교량 형식으로 시공됐다.

토목공학적으로 사장교는 주탑과 사선 케이블이 상판을 직접 지지하며 하중을 전달하는 구조가 실제로 작동해야 성립한다. 일부 구간에만 해당 구조가 적용됐음에도 교량 전체를 ‘사장교’로 분류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엄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해오름대교를 “사장교와 일반 교량이 결합된 혼합형 교량”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한다.

구조적 혼선에 따른 단순한 명칭 논란을 놓고 과한 지적이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교량 형식은 유지관리 기준과 점검 방식, 장기적인 안전 관리 체계와 직결되기에 그냥 넘어가기엔 곤란한 부분이 있다. 특히 대형 교량으로 통행량이 일정 기준을 넘어 갈수록 구조적 특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 공개는 행정의 기본 책무다. 벌써부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났던 설계 변경의 맥락 등에 대해 철저하고 충분한 설명 없이 ‘랜드마크 사장교’ 이미지로 소비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포항시는 개통을 전후 불거진 문제 등을 수집, 그중 자동 염수 분사 장치와 도로 열선 설치 등은 이미 보완 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설 보완만으로 구조적 한계를 상쇄할 수는 없다”며 “24시간 모니터링 체계와 사고 다발 구간에 대한 추가 안전시설 보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형 선박 통과 높이 제한으로 인해 요트 선주 들을 포함한 해운 업계의 불만 역시 향후 갈등 요인으로 남아 있다.

해오름대교는 포항의 새로운 관문이자 상징적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희생됐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시민의 안전 앞에서 정당했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해오름대교가 ‘소통의 상징’을 넘어 진정한 ‘안전한 도로’로 인정받기까지, 행정의 책임 있는 설명과 지속적인 검증이 요구된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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