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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거산성’서 신라 최초 석축 양식 확인

황인무 기자
등록일 2025-11-13 13:43 게재일 2025-11-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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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팔거산성 3차 발굴조사 대상구역. /국가유산청 제공

사적인 대구 팔거산성에서 신라 최초의 돌로 쌓은 성벽임이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대구 북구청과 함께 진행 중인 팔거산성 3차 발굴조사에서 신라 최초의 석축성벽 양식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팔거산성은 함지산(287m) 정상부에 위치한 테뫼식 산성으로  2023년에 사적으로 지정됐다. 신라가 고구려·백제와 각축전을 벌이던 5세기 이후 서라벌 서쪽 최전방인 팔거리현(달구벌)에 수도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축조한 석축산성이자, 신라의 국방유적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2차 발굴에서 확인된 서문지와 곡성1의 서북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구간(면적 2151㎡)의 체성부(성벽의 몸체)에 대한 조사를 중점적으로 실시했다. 조사결과 체성, 곡성, 박석 등 다수의 석축산성 관련 시설을 확인했다.

체성은 최소 2차례에 걸쳐 축조됐으며, 신라시대에 축조한 성벽 상부에 고려시대에 개축된 성벽이 중복돼 있으나 개축된 성벽은 대부분 무너진 상태다.

초축 체성의 외벽 하부는 편축식, 상부는 협축식으로 쌓은 것이 확인됐는데, 하부는 비교적 잘 남아있는 반면 상부는 아래쪽 1~3단의 석축만 남아있다. 체성의 내벽은 외벽 상단보다 약 1m 높은 지점에 형성돼 있는데, 외벽 상부와 내벽을 비슷한 높이에서 서로 등지고 있는 형태로 쌓아올린 협축식 성벽은 신라 석축성벽의 초기 형식이다.

외벽의 하부 성벽은 길이 약 46m, 최고 높이 6.3m, 경사도 약 40도의 허튼층 뉘어쌓기 방식으로 축조돼 있다. 내벽은 길이 약 55m, 최고 높이 2.4m 규모로 남아있으며, 외벽 하부와 비슷한 경사도인 약 50도의 허튼층 뉘어쌓기 방식으로 축조됐다.

외벽의 평면은 ‘一’자형이지만 내·외벽을 합한 전체적인 평면은 ‘凸’자형이다. 내벽 중앙부에서 측정한 내·외벽 사이의 전체 두께가 약 14m에 이르는 반면, 양쪽 끝에서는 그 절반인 약 7m로 축소돼 곡성 쪽으로 이어진다. 내벽 일부를 2배 정도 두껍게 축조한 것은 함지산 곡부에 위치한 성벽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판단된다.

체성 외벽 하부와 내벽, 곡성2 등 초축 성벽에서는 2.3~2.7m 간격의 세로 구획선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구획선이 체성 외벽에서만 14개가 확인돼 성곽 축조에 동원된 집단별로 각 구간을 분업 축조하되 이웃 집단과의 경계 부분은 협업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다른 석재가 혼입되지 않고 동일한 색상의 자색이암만으로 축조한 구간이 존재해 한 구획 내에서는 한 집단이 채석, 운반, 축조까지 모든 공정을 맡는 책임시공 방식을 택한 것으로 유추된다.

한편, 앞서 진행된 2차례의 발굴조사 과정에서 목조집수지, 건물터, 수구, 서문터(현문), 곡성1 등 다수의 성곽시설을 비롯해 목간과 토기가 함께 출토돼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향후 국가유산청은 대구 북구청과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성과를 구체화하고, 보존과 활용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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