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근대역사관의 ‘대구 도심 공장굴뚝, 기계소리 近代 대구 섬유 읽기’ 특별기획전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대구근대역사관 특별전시장.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산하 대구근대역사관과 국립대구박물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대구 도심 공장굴뚝, 기계소리 -근대 대구 섬유 읽기-’ 특별기획전과 연계한 ‘걸어서 만나는 대구 섬유공장 –동양염직소에서 제일모직 터까지-’ 를 주제로 한 도보 답사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26명의 시민이 모였다.
이번 행사는 제39회 열린 역사문화 강좌의 일환으로 시민들이 직접 걷고 눈으로 보며 ‘섬유도시 대구’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 마련됐다.
변윤희 학예 연구사는 “대구근대역사관이 소장한 1925년과 1962년의 대구 지도 속에서 섬유 공장의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며 “이번 답사는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산업 유산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는 현장형 프로그램으로, 섬유산업이 대구를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시장 내부에서 약 20분간의 설명을 들은 뒤 역사관에서 도보로 답사에 나섰다.
답사는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답사 장소에서 학예 연구사들이 당시 관련 자료를 챙겨와 참가자들에게 꼼꼼히 설명했으며, 참가자들이 답사 중간 중간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거대 자본 속에서 근대 섬유산업의 선각자로 불리는 추인호의 동양염직소와 대동염직소 등을 둘러봤다. 다만, 당시 건물이 사라지고 옛 터만 남아 아쉬워했다.
이어 중구 인교동 오토바이 골목의 한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니 호암 이병철 고택과 이건희 생가터가 나왔다. 해당 집에는 실제 거주하는 주민이 있어 내부를 구경할 수는 없었다.
한 참가자가 대문이라도 한번 보고 가자는 말에 거주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멀찍히 대문을 구경하고, 호암 이병철 회장의 출퇴근길 따라 삼성상회터로 향했다.
이후 3호선을 타고 북구 쪽으로 이동해 삼호방직·대한방직과 제일모직 등 광복 이후 섬유공장 자리와 고성성당 뒤편 근대산업 새로나길을 마지막으로 도보 답사는 마무리됐다.
대구근대역사관에서 평소 강좌와 답사에 자주 참여한다는 우차구 씨(57·대구 동구)는 “도시의 거리를 다니면서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됐다”면서 “그 당시의 시설이 없어지고 바뀌었지만, 다시 되짚어볼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은진 씨(57·여·경북 경산)는 “100년 전 중구 동인동, 대봉동, 달성동, 칠성동 등에 있던 공장 굴뚝과 기계 소리는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근대 대구의 한 장면”이라며 “지금은 근대 섬유 공장들이 사라지고 옛 터만 볼 수 있어 아쉽다”고 했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